소설리스트

14화 (14/39)

현준은 고급 인력을 고용할만큼의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또 여인 하나를 제압하는데 굳이 비싼 돈을 쓸 

필요도 없이 그렇게 적당한 양의 돈으로 대충 하나의 인력을 만들기만 하면 되었고, 또 사내는 어느정도의 

돈도 받을 수 있는 데다가 이렇게 환상적인 미녀를 겁탈하는 남들은 해보지도 못할 쏠쏠한 경험까지 하게 되는 

것이니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일이 끝나면 서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헤어지기로 하였기 때문에 서로 신상정보같은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뒤탈이 없을거라고 호언장담한 현준의 말을 그대로 순순히 믿을 것을 보면 사내도 그리 신중한 

성격은 아니었겠지만 그는 자신이 행운을 잡아도 단단히 잡은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고용주는 분명히 현준이었기 때문에 그녀를 미행한다거나 이렇게 그녀를 제압하는 것은 

사내의 몫이었던 것이다.

"읍! 으웁!"

또다시 입을 틀어막힌 유경의 비명소리는 사내의 손에 가로막혀 애처롭게 단말마의 신음으로 새어나갈 뿐이었다.

상의가 뜯어져나간 이 끔찍한 상황에 유경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벗어나야한다는 심정으로 사내에게 비틀린 

팔목이 아닌 다른 한쪽의 팔을 있는 힘껏 이리저리 휘둘렀다. 

- 퍼억.

결국 유경의 팔꿈치가 사내의 옆구리를 한방 가격했고 사내는 순간 유경의 입을 틀어막은 손에 약간 힘이 

풀려버렸다. 계속 포기하지 않고 격렬하게 반항하는 유경의 몸부림에 이제는 성가심을 넘어서 곤란함을 느낀 

사내는 더욱 확실히 그녀를 제압하기위해 그녀의 팔목을 더욱 세게 비틀어 위로 살짝 꺾어올렸다.

"아아악!"

사내의 손에 힘이 풀림으로써 입이 한순간 자유로워진 그녀는 무어라 말을 할 틈도 없이 그 끔찍하기 짝이없는 

고통에 비명을 질러야했다. 손을 대기도 어려워보일 정도로 가냘픈 여인을 이 정도로 잔인하게 다루는 

그 야만적인 모습에는 조금의 피도 눈물도 없었다. 

"그러게 내가 반항하지 않는게 좋을거라고 했잖아. 니가 반항할수록 넌 더 힘들어질 뿐이라구."

"으흑...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거 같아!?"

고통과 수치심, 그리고 절망에 휩싸여 그녀는 현준을 노려보았지만 그 표독스런 시선을 받은 현준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왜? 경찰에 신고라도 하려고? 할 수 있으면 해봐!"

그는 진정으로 재미있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친오빠는 아니라지만, 자기 오빠에게 강간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할 셈이야? 앙?

그랬다간 네 년도 끝장이야!"

현준은 유경에게 비속어까지 써가며 모멸감을 주었지만 유경은 그 폭언에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비참한 자신의 모습에 서글픈 눈물방울만이 맺혔다. 입술을 꽉 깨물어가며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눈에서는 이슬같이 투명한 한줄기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크큭, 내가 저주스럽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이건 니가 그 집에 들어오게 되었을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라고! 난 너처럼 끝내주는 년을 그렇게 가까이 두고도 참을 만큼 인내심 있는 놈이 아니란 말이야."

현준은 바닥에 잠시 내려놓았던 주머니칼을 다시 집어들었다.

오싹하게 빛나는 그 칼날을 유경의 살결에 가까이 가져가자 칼날이 투명한 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럼 여기도 그 동안 얼마나 더 예뻐졌는지 한번 볼까? 예전에도 죽여줬지만 말야..."

"그, 그만 해!"

유경의 애처로운 외침에도 전혀 상관하지 않고 현준은 주머니칼의 예리한 칼날로 브래지어의 앞섬 끈 부분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블라우스를 잘라낼 때와는 달리 브래지어는 너무나도 힘없이, 마치 실이 잘려나가듯 

끊어져버리고 있었다. 유경은 심연 깊은 곳까지 추락하는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꼈다.

'제발 아무라도 와줬으면...'

누구라도 상관없었다. 이 상황에서 자신을 구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저히 그런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지 않는 이 잔혹한 현실이 

그녀를 더욱더 깊은 절망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었다.

"아아악!"

잠겨있지않은 대문을 아주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려던 나는 갑자기 그 집 안쪽에서 퍼져나오는 비명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고통을 호소하는 듯한 그 비명소리는 분명 여인의 것이었다!

"누, 누나?"

난 최대한 조심스럽게 행동해야한다는 것도 잊고는 현관문을 그대로 열어젖혔다.

신발장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거기서 유경 누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비명 소리는 집 안쪽의 더욱 깊은 곳에서 울린 듯 했다.

난 유경 누나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생각하자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처럼 놀라 생각이고 뭐고 없이

그대로 집 안으로 당장 난입하고 싶었지만 그 와중에도 이성의 끈을 용케도 놓지않고 머리를 굴렸다.

분명 아까 집 안으로 그녀를 끌고 들어간 것은 내가 본 것만 해도 사내가 둘이었다.

이대로 아무런 대책없이 쳐들어간다해도 그 두 놈을 혼자서 어찌해볼 방법은 없는 것이다.

난 조심스럽게 살금살금 걸음을 옮겨 현관을 넘어 집 안으로 천천히 진입해 들어갔다.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고 침 삼키는 소리가 천둥보다 더 크게 들리는 것 같다.

심장은 폭탄이 터지는 것 마냥 쿵쿵 뛰어대고 있었다.

벽에 바짝붙어 다시한번 소리를 듣기위해 정신을 집중하려는데, 그러지 않아도 집 안쪽에서 다시 한번

유경 누나의 목소리가 퍼져나왔다.

"으흑...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거 같아!?" 

"하하하하! 왜? 경찰에 신고라도 하려고? 할 수 있으면 해봐!" 

유경 누나의 고통에 찬 목소리와 그 뒤를 잇는 남자의 목소리.

그건 현관에서 꽤 깊숙히 떨어진 안 쪽에서 울려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 짧은 대화를 통해 지금 이 상황을 비로소 실감하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개새끼들이.."

아까 전까지만 해도 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던 그녀가 지금 이 집 안에서 웬 거지같은 사내새끼들에게

겁간을 당할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은 내가 간신히 부여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기어코 끊어지게 만들어버렸다.

조심이고 나발이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목소리가 새어나온 곳으로 달려들어가려던 내 눈에 집안 한구석에

놓여있는 선풍기 한대가 보였다.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그것을 거꾸로 집어들고는 스스로 채 인식을 하기도

전에 부엌으로 보이는 그 방향으로 겁도 없이 뛰쳐들어가고 말았다.

"흐흐, 속옷 맘에 드는걸. 하긴 니가 입으면 뭐든 어울리지만."

브래지어의 정중앙을 사정없이 잘라내는 현준의 칼날은 이제 브래지어의 앞섬 연결부분을 거의 다 잘라내버렸다.

이제 서너번만 칼질을 하면 힘없이 벗겨질 신세였다.

바람 앞의 등불같은 이 상황에 유경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지만 순순히 체념할 수는 없었다.

뒤쪽의 사내가 분명 더 세게 팔목을 비틀어오겠지만 유경은 마치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듯 다른 팔을 

휘둘러 현준이 자신의 속옷을 잘라내는 것을 막으려고 젖먹던 힘까지 써가며 몸부림을 쳤다.

현준은 그런 유경의 세찬 반항에 잠시 즐거운 고민을 하듯 칼질을 멈추고 그녀를 잠시 내려다보았다.

"그렇게 싫다면야, 뭐 그냥 이걸 까뒤집어 줄 수도 있지."

그는 유경의 몸부림을 즐기듯이 주머니칼을 내려놓고는 브래지어 위로 손을 뻗었다.

끓어오르는 흥분 때문에 되도록이면 자신의 특이한 취향인 잘라내는 방법을 쓰고 싶었지만 

그녀를 더욱 철저하게 괴롭히기 위해서는 어떤 몸부림을 치더라도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음을 

똑똑히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싶었다.

아예 브래지어를 위로 뒤집어버릴 생각으로 그가 손을 뻗어오자 유경은 이를 악물며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뒤 쪽의 사내는 다시 입을 거세게 틀어막기 시작했다. 수치심과 모멸감으로 흐르는 눈물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그 어느때 보다도 도움의 손길을 절실히 느꼈다. 

문득 머릿 속에 윤아의 얼굴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녀의 동생은 자신이 마중나가겠다고 한 말 때문에 바깥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대체 왜 윤아에게 그런 쓸데없는 말을 했을까...

- 뻐억!!

그 때, 엄습하는 후회와 절망감 때문에 눈을 질끈 감았던 유경은 웬 둔탁한 타격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무슨 일인지 자신을 침범해 들어올 거라 생각했던 현준의 끔찍한 손길은 느껴지지 않았다. 

유경은 꼭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떠보았다.

자신의 가슴을 손에 쥐려던 현준은 등에 둔탁한 타격을 받고는 그대로 마루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어져있었다.

이게 무슨 조화인지 순간 이해를 하지 못한 유경은 눈을 토끼처럼 깜빡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곧 뒤에서 현준을 내려친 듯 선풍기를 거꾸로 집어들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넌..."

유경의 입술이 더듬더듬 떼어졌지만 말은 쉽게 흘러나오지 않았다.

작은 선풍기를 거꾸로 치켜들고 있는 남학생, 그 얼굴은 분명 아는 얼굴인데... 

부를 이름이 선뜻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뭐, 뭐야 이 새끼!?"

바닥에 쓰러진 현준의 모습에 뒤에서 유경을 붙들고 있던 사내가 놀란 듯이 소리쳤다.

그것이 그가 이 집 안에 발을 들여놓은 후 내뱉은 최초의 말이었지만 그는 그 말을 뱉은 직후에

자신의 면상을 있는 힘껏 갈겨버리는 그 갑자기 나타난 소년의 주먹에 유경을 팔목을 비틀고 있던 

손을 놓쳐버리고는 그만 뒤로 나가 떨어져버렸다. 

그 덕에 그제서야 겨우 팔목이 자유로워진 유경은 오랫동안 비틀려있었던 팔목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과 동시에

고통이 어느정도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그만 맥이 탁 풀려 그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고 말았다.

손목이 안쓰러울 정도로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살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이 느닷없이 나타난 소년을 올려다볼 수 밖에 없었다.

"너, 너는..."

분명히 본 적이 있는 아는 얼굴이었다. 그것도 불과 아까 전에. 

하지만 유경은 그 소년이 왜 여기에 서있는지는 알 수 없었고, 또 그럴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다.

주먹을 얻어맞고 나가떨어진 사내가 다시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소년이 한발 더 빨리 움직여 그를 다시 

걷어차버렸다. 선풍기를 등에 얻어맞은 현준은 충격이 컸는지 쉽게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음성을 흘리는 것으로 보아 정신을 잃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하긴 선풍기로 머리를 내리쳤다면 그건 자칫 잘못하면 살인이 될 수도 있었다.

아직도 도저히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유경은 그저 넋이 빠진채 순식간에 난투극의 싸움판으로 뒤바뀐 부엌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 씨발놈이! 뭐하는 새끼야!?"

발길질에 얻어맞은 사내는 재차 들어오는 발을 간신히 막아내며 몸을 일으켜세우려 하고 있었다.

상황은 그렇게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었다.

"저기... 도망가세요."

난 사내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하니 주저앉아있는 유경 누나에게 

슬쩍 말했다. 그녀는 아직 진정되지 않는 파르르 떨리는 눈으로 날 보았다.

"...으, 응?"

"도망가시라구요. 밖으로."

마치 어설픈 3류 영화라도 찍고있는 듯한 자괴감이 문득 들었지만 지금은 그딴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지금이야 선풍기로 내리찍은 그 째진 눈과 거의 기습적으로 몇방 먹인 사내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일단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일어서기만 한다면 그때부턴 정말로 위험해진다.

이게 만약 영화였다면 여기서 내가 저 두 놈을 해치우는 속편한 전개가 나오겠지만 불행하게도 이건 현실이었다.

내가 무슨 격투선수도 아니고 난 저 남자 둘과 싸워서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

그랬기에 일단 어떻게든 여기서 유경 누나와 함께 벗어나는 것만을 생각해야했다.

우선 탈출부터 하고 신고를 하든 뭘 어쩌든 그 뒤의 일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한몸 빼내는 것 보다 유경 누나를 여기서 내보내는 것이 더욱 급선무였다.

하지만 이런 내 속과는 달리 그녀는 아직 제대로 정신을 수습하지 못한듯, 블라우스가 처참하게 찢어진 채로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안쓰럽게 주저앉아 있었다. 

나는 금방이라도 몸을 일으킬 것 같은 사내를 계속 주시하며 바짝바짝 말라들어가는 심정으로 유경 누나를 겨우

부축해 일으켜세웠다. 그녀의 몸이 가벼웠기 때문에 일으켜세우는 것 자체는 힘들지 않았지만 과연 그녀가 

제대로 도망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세요. 여기서 나가라구요."

"...어, 어떻게 네가 여기 있는거야?"

간신히 어느정도 정신을 수습했는지 내 얼굴을 알아본 듯,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더듬더듬 말을 꺼냈다. 그 모습이 너무 애처로워보였지만 지금은 우선 한순간이라도 빨리 움직여야했다.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어서 여기서... 제기랄!"

난 말을 하다말고 다급히 옆에 떨어뜨려놓은 선풍기를 다시 집어들어 붕 휘둘렀다.

몸을 일으킨 사내가 정신을 차리고 내게 덤벼들었던 것이다. 아까 선방으로 선풍기로 내려찍은 그 놈은

아직 신음성을 흘리며 바닥에서 몸을 꿈틀대고 있었지만 사내는 이제 완전히 일어서서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가세요! 빨리!"

거꾸로 집어든 선풍기를 마구잡이로 휘둘러 그 사내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거리를 두며 나는 소리를 질렀다.

유경 누나는 파들파들 떨리는 다리로 간신히 다시 쓰러지려는 것을 버티며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너, 너는 어떡해?"

"알아서 나갈게요, 빨리 가세요."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부엌 입구에 서있었기 때문에 뒤로 빠져나가 현관으로 도망갈 수 있는 위치였다.

나는 한손으론 선풍기를 끊임없이 휘두르며 다른 한손으로는 유경 누나의 등을 억지로 떠밀며 부엌 밖으로 

내보냈다. 선풍기를 등에 얻어맞고 바닥에 뻗어있던 째진 눈의 남자가 그제서야 겨우 고개를 들어 그 모습을 

보고는 눈을 부릅뜨며 사내에게 소리쳤다.

"잡아!"

씨발! 

나는 선풍기에 얻어맞을 것을 아예 각오했는지 양팔로 몸을 웅크리며 내게 덤벼들어오는 사내의 모습에 

미친 듯이 선풍기를 이리저리 내려쳤다. 하지만 이제는 그 째진 눈의 남자놈도 완전히 정신을 차렸는지

유경 누나를 잡으려는 듯 몸을 일으켜 이쪽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난 유경 누나가 집 밖으로 완전히 나갔나 보기위해 그 와중에도 고개를 재빨리 힐끗 한번 돌렸다.

누나는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에 어정쩡하게 걸음을 옮기고는 있었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데다가 

내가 걱정되는지 계속해서 이쪽을 돌아보느라 자꾸만 서성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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