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39)

고3 이란 시절은 참으로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입시에 찌들어 수많은 유혹과 욕구를 뿌리친 채, 대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달리고 또 달려야한다.

하지만 그게 애초에 말이 되는 요구인가?

고3. 19세. 

한창 힘이 넘치고, 왕성한 욕구가 고개를 쳐들고, 시도 때도 없이 아랫도리를 세울 수 있는 그런 시기다.

수험생이라고 해서, 기계처럼 모든 관심사를 오직 공부에만 쏟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남자로 태어나 이 왕성하고 팔팔할 시기에 모든 일련의 욕구들을 제쳐둔 채 오로지 책에만 열중할 수 있는

그런 놈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칭찬받을 만한 자세이긴 하지만, 솔직히 말해 유감스럽게도

남자로서의 성에 대한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 보아야 할 듯 하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모든 욕구를 종이처럼 접어두었다 자기 편할 때 펼쳐서 방출하는 그런 간편한

기능 따위는 애초에 없는 것이다. 수면욕이나 활동욕이 그러하듯, 물론 성욕도 마찬가지로.

그래서 고3 이란 힘겹다. 마치 기계처럼 자신의 온갖 욕구를 차단하고 하나의 목표만 봐야하기에.

"……."

나는 손목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11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바로 버스에 올라 집으로 향하는 길이거늘 벌써 12시가 가까워졌다.

집에 도착해서 공부든 무엇이든 조금 더 하고 즉시 잠자리에 든다고 해도 거의 2시 정도일테지.

지난달에는 독서실까지 다니느라 거의 3시 정도에 자곤 했다.

아무리 많아봐야 평일 5시간 이상의 수면은 취할 수 없는 괴로운 현실, 수험생.

덜컹 덜컹-

몸을 싣고있는 버스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간임에도 같이 하교를 하는 고3 들이 꽤 있어서 그런지 

버스 안이 한적하지는 않았다. 적당히 뒤쪽 자석에 앉아있던 나는 버스 안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심심하던 참에 괜찮은 눈요기 거리가 될만한 요소들이 꽤 눈에 띈다.

마찬가지로 하교 중인 옆학교 고3 여고생들의 교복 치마 밑으로 쭉 뻗은 다리들이 

유난히 땡긴다. 의자에만 퍼질러 앉아있기 때문에 남자든 여자든 수험생은 몸매가 축 처진다는

말이 있긴한데, 이렇게 버스에서 간혹 보는 여고생들의 날씬한 다리나 교복 상의 위로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을 보고 있자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창밖을 보는 척 고개는 고정시키고 눈동자만 굴려 곁눈질로 여고생들의 미끈하게 빠진 

각선미를 하나하나 감상하고 있으니 눈이 심심하지 않아서 좋았다.

뭇 남성들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버스나 길거리에서 이러한 경험을 숱하게 겪어보았을 것이다.

길거리에서 발견한 괜찮은 아가씨의 얼굴이나 몸매를 곁눈질로 흘끔 쳐다보며 나름대로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것 말이다. 

나는 길이나 버스에서 눈에 띄는 그런 여자들을 상대로 야한 상상을 하는 것을 유난히 즐겼다.

뭐 성욕이 한창 왕성할 시기이니 예쁜 여자만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윽고 버스가 구청 앞 정류장에 멈추자 그 여고생들은 버스에서 내렸다.

우리집은 여기서 두 정거장을 더 가야하기 떄문에, 쓸만한 눈요깃거리가 없어진 

나는 약간 아쉬움을 느끼며 다시 버스 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아쉬움도 잠시, 내 눈에 또 다른 대어가 들어왔다.

'오호.'

나는 속으로 조그맣게 탄성을 질렀다.

한눈에 보기에도 늘씬하게 빠진 미녀가 방금 자리에서 일어서 출구 쪽으로 걸어나간 것이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은 곁눈질하여 그녀의 몸을 이리저리 훑었다.

나이는 20 대 초중반쯤 될까. 

성숙한 분위기에, 등까지 살짝 내려오는 길이에 약간의 웨이브를 넣은 헤어스타일을 비롯해서

쭉 빠진 늘씬한 몸매를 한층 섹시하게 강조해주는 옷차림 등을 보아하니 

그녀는 틀림없이 센스있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여대생 정도로 보였다.

'후후, 여대생 좋지.'

비슷한 나이의 여고생들의 교복 차림을 보는 것도 좋지만, 

성숙하고 섹시한 여대생들 역시 눈요기로는 최고였다. 

은은하게 몸에 달라붙는 슬림핏 라인의 티셔츠와, 하체의 늘씬하고 미끈한 굴곡을 드러내어주는 면 스키니.

직접적으로 맨몸을 드러내는 노출은 거의 없었지만, 잘 빠진 몸매 라인을 은근히 자랑하듯 

평범해보이면서도 섹시함을 강조하는 저런 식의 옷차림이 내겐 더욱 끌렸다.

얇은 슬림핏의 분홍색 티셔츠 위로 봉긋하게 가슴이 솟아올라 티셔츠의 면이 팽팽하게 부풀어있었고,

그 아래로 급격히 허리선이 날씬하고 잘록하게 굽어들어가며 상체의 완벽한 굴곡 라인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느다란 허리선 아래로, 엉덩이를 타이트하게 조여주는 스키니의 면 바지를 통해 

다시 급격히 바디 라인이 곡선을 그리며 미끈하게 쭉 뻗은 허벅지와 종아리의 수려한 각선미가 그려졌다.

'와, 진짜 쌔끈하네.'

내가 보기에 그녀의 몸매는 정말이지 완벽 그 자체였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에서 개미 허리같이 가느다란 허리를 지나 농염하게 부풀어오르는 

엉덩이의 S 라인은 물론이며, 다시 그 밑으로 쭉 미끄럽게 뻗어지는 섹시한 각선미. 

섹시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라인과 굴곡이었다. 어떤 남자든 유혹할 수 있는 그런 몸매.

특히 그 타이트하게 달라붙는 면 스키니 바지 덕분에 꽉 조여진 엉덩이가 압권이었다.

여자를 볼 때 하체의 각선미와 엉덩이의 라인에 먼저 눈이 가고, 야한 상상을 즐길 때도 

주로 뒷치기의 자세를 자주 떠올리는 취향의 내게 있어 하체를 타이트하게 조여주는 그런 스키니진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엉덩이 한번 만지고 싶다, 진짜.'

그러지않아도 빵빵하게 부풀은 것이 엉덩이 사이즈가 꽤 될 것 같은데,

거기에다 저런 식으로 꽉 조이는 스키니를 입었으니, 보는 남자의 입장에선 정말 미치도록 

섹시한 엉덩이의 굴곡이 그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아랫도리에 힘이 불끈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곁눈질로 열심히 그녀의 엉덩이 라인을 훔쳐보았다.

요즘 여자들이 몸매 가꾸기에 신경을 많이 쓰며 관리를 하는 덕분에 길거리 여기저기서 잘 빠진 몸매의 

아가씨들이 종종 눈에 띄었지만, 저렇게 완벽한 S 라인의 몸매를 보는 것은 정말 처음이지 싶었다.

몸매로 치자면 그 어떤 연예인 부럽지 않을 것 같을 정도였다.

덜커덕- 덜컥-

그녀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모양인지, 버스의 출구 부분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

버스가 움직일 때마다 약간씩 흔들리는 그녀의 몸에 따라, 면 스키니 위로 타이트하게 조여진

그녀의 엉덩이가 약간씩 미세하게 실룩였다.

'큭, 엉덩이 리듬 한번 죽여주는군.'

내 그런 취향 때문인지, 난 저런 식으로 여성들의 바지 위로 엉덩이의 굴곡이 흔들리며 실룩거리는 

모습을 뒤에서 쳐다보는 것에 굉장한 흥분을 느끼곤 했다.

뭐 미녀의 빵빵한 엉덩이가 바지 위로 넘실거리는 그 광경을 보고 흥분하지 않을 남자도 없겠지만 말이다.

버스의 흔들림에 맞추어 이리저리 실룩이는 엉덩이를 보며 머릿 속으로 온갖 야한 상상을

모락모락 피워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저렇게 도도하고 섹시해보이는 성숙한 연상의 아가씨를 볼 때는

난 어김없이 그 여인을 강간하는 상상을 즐겼다.

'집에가서 딸딸이 한번 치고 자야하나.'

머릿 속으로 눈 앞의 미녀의 엉덩이를 마음껏 주무르는 상상을 하며 입맛을 다셨다.

평일에 딸딸이를 치고나면 다음날 학교에서 굉장히 피곤하기 때문에 가급적 참을려고는 하지만,

가끔 참을 수 없이 흥분했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정액을 시원하게 방출해줘야만 하는 상황도 생기는 것이다.

피곤함에 대한 걱정은 그 다음에 할 일이고, 나는 우선 집에가서 질퍽하고 화끈한 포르노 야동을 보며

욕구를 해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탄력있게 흔들리는 엉덩이의 리듬을 감상하며, 머릿 속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고 

격렬하게 뒤치기로 좆질을 하는 상상이 한창 무르익어 갈 때쯤,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어섰다.

'쳇, 내리는군.'

그 미녀는 버스의 뒷문이 열리려 하자 내리려는 듯 출구에 가까이 다가섰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그 끝내주는 S 라인의 몸매를 마지막으로 눈에 담기 위해 

열심히 그녀의 뒷모습을 쫓았다. 

찰랑이는 부드러운 머릿결을 한두번 매만지고는 그녀는 버스에서 내렸다.

나는 옆 창문으로 그녀를 흘끗 내려다보았다.

방금전 까지는 옆으로 비스듬히 서있어서 얼굴을 잘 볼 수 없었는데, 

정면에서보니 얼굴도 수준급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작고 갸름한 얼굴에 뚜렷한 이목구비는 꽤 거리가 있었음에도 눈에 확 들어올 정도로 예쁘장했다.

오똑한 코와 도톰한 입술은 매우 귀여워보였지만, 눈매는 약간 도도해보였다.

눈이 아주 또렷하고 이쁘면서도 어딘가 약간 도도해보이는 맛이 있었는데, 

그건 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 않은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이런저런 매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외모라고 평가할 만 했다.

어딘지 모르게 섹시한 느낌마저 주는 얼굴에, 저런 몸매까지 가지고 있다니 

정말이지 사내를 녹이기에는 최고의 여자로 보였다. 

색기가 줄줄 흐르는 외모가 아니었음에도, 그녀의 외모 구석구석에서 남자를 끌리게 하는 매력이

짙게 배어나오고 있었다. 

오늘 처음 본 여자, 그것도 버스에서 잠시 몇분 쳐다본 것만으로 내리는 평가치고는 근거없이 구체적일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확실히 그렇게 보였다. 그만큼 그녀가 남긴 인상은 강렬한 것이었다.

그 강렬한 느낌 떄문일까, 어쩌면 나는 바로 그 순간에 피할 수 없이 그녀의 매력에 빠져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어차피 여기서 집까지는 한 정거장 밖에 남지 않았다. 

걷는다고해서 별로 먼 거리도 아니었고 그렇게 멀찍이 떨어진 간격도 아니었다.

치익-

머릿 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흘러가고 있을 때, 버스의 뒷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민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나 급히 출구 쪽으로 다가가며 버스 기사에게 말했다.

"아저씨, 잠깐만요! 저 아직 안내렸어요."

"거 빨리빨리 좀 내리쇼."

버스 기사는 퉁명스레 대답하며 뒷문을 다시 열었고, 난 재빨리 버스에서 내렸다.

그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었다. 바보같다고 해야하나?

눈요기 삼아 흘끗 훔쳐보는 정도야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오늘 처음 버스에서 잠깐 보았는데 끌렸다고해서 그 이성의 뒤를 밟는다는건 아무래도 정상은 아니었다.

스토커나 치한이 아니고서야…….

나는 왜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따라 일부러 버스에서 내렸는지 내 자신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예쁘게 생겨서? 몸매가 죽여주게 잘 빠져서?

그렇다면 그저 잠깐 눈이나 즐겁게하는 정도에서 그치는게 일반적이지 않나?

이렇게 따라내려서 애당초 나는 대체 뭘 할려고 하는거지?

약간 혼란스러움을 느끼면서도 방금 그녀가 사라진 방향으로 재빨리 내달렸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모퉁이 하나만 돌고 나니 그녀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득 그녀가 내가 그녀를 따라 내렸다는 사실을 알까 갑자기 염려되었지만 버스에서 눈한번 마주치지 않은데다

지금 시간이 좀 늦었긴 했지만 아직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기 떄문에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는 무작정 그녀의 뒤를 따라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저 뒤를 밟으며 스토커처럼 따라걷기만 할려고 버스에서 내렸단 말인가?

아니, 애초에 나는 버스에서 왜 내린거지? 이렇게 따라가서 그 다음엔 뭘 어떻게 할거지?

갈수록 더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지는 머리를 살짝 흔들고는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걸음만 옮겼다. 이 부근의 지리는 훤히 알기 때문에 길을 잃을 걱정 따위는 없었다.

'아무튼 그래도…… 정말 몸매 끝내준다.'

아까 버스에서 봤을 때도 느꼈지만 이렇게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있으니 정말 환상적인 뒷태였다.

보통 뒷태가 이뻐도 앞모습은 꽝인 여자들이 많은데, 그녀는 원래 미인이라 그런지 뒷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뒤에서 꽉 끌어안고 싶을 정도였다. 

'에이, 이렇게 된 바에 눈요기 더 한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감상하는거지 뭐. 조금 늦게 자면 어떠랴.'

뒤에서 보는 것이니 일부러 곁눈질할 필요도 없었지만 그래도 대놓고 쳐다보기는 조금 민망해서 

적당히 그녀의 뒷모습을 감상했다. 부드러운 어깨선과 슬림한 허리는 물론, 이렇게 뒤에서 보니까

아까보다 엉덩이의 굴곡이 한층 더 섹시해보였다. 

물론 걷고있는 중이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아까보다 훨씬 확연하게 

엉덩이가 타이트한 바지 위로 넘실거리며 실룩이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다리를 움직임에 따라 면이 팽팽히 늘어나며 탄력있는 엉덩이의 굴곡을 훤히 드러내주는 광경에

뒤에서 그 끝내주는 일정한 리듬을 감상하고 있던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으, 저 엉덩이 한번 주물러봤으면…….'

양 손으로 엉덩이를 붙잡고 마구 주무르고 싶은 욕망이 머릿 속을 가득 채웠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엉덩이를 누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른채,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계속 걷고있었다. 

이렇게 일어선 상태에서 보니 그녀의 키는 여성치고는 꽤 커보였다. 

그다지 간격을 멀리 두고 걷는 것이 아닌데도 170 중반의 나보다 약간 작아보이는 듯 했으니

160 후반 정도로 짐작할 수 있었다. 

가슴과 엉덩이의 비율과 매우 잘 조화되는 딱 적당한 수준의 키라고 성재는 생각했다.

볼륨감과 리듬감이 넘치는 엉덩이를 지나 수려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날씬하고 쭉 뻗은 다리가

우아하게 걸음을 옮기고 내가 그 뒤를 쫓아가며 그 모습을 감상하는 패턴이 몇 분쯤 지속되었을까.

그녀가 몇 걸음 앞에서 갑자기 멈추어섰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따라서 멈출 뻔 했지만 이내 다시 내색하지 않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내가 그녀를 앞지를 때 쯤, 그녀는 길 옆의 어떤 건물로 들어서고 있었다.

여기가 집인건가 해서 나는 그 건물을 흘끗 돌아보았다.

하지만 집은 아니었다.

상당히 넓고 벽이 유리창으로 되어있으며 간판에는 무슨 헤어라인이라고 쓰여있는 

그곳은 다름아닌 미용실이었다.

"어이 조성재. 일어나, 임마. 수업 끝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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