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 (10/20)

"저기.. 기분 풀렸냐능? 계속 풀이 죽어 있는 거 같다능."

"응?"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능. 아까 소리 질러서."

우경철은 머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아... 아냐. 네가 왜 미안하다고 그래? 내가 미안하다니깐..."

"아니, 내가 미안하다능."

우경철은 채하진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누나는... 내가 중학교에 들어갈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능. 나보다 네 살 위였는데, 우리 친척 통틀어서 나를 그 누나처럼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능. 집에서는 내가 이상한 취미를 가졌다고 혼냈는데... 누나는 항상 내가 가진 취미를 함께 이해해 주고 재미있어해 줬다능.

프랑소와즈도 누나랑 같이 사러 간 거라능.

그런데 누나가... 차 사고로 학교 앞에서 세상을 떠났을 땐... 참... 참... 많이 울었다능."

채하진은 우경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

"정말 좋아했다능. 누나는... 사촌이었지만... 정말 좋았다능. 어릴 땐 뭣도 모르고 나중에결혼하고 싶을 정도였다능."

"..."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누나를 아끼고 좋아했다능..."

"누나 잃은 거 정말 유감이야..."

채하진과 우경철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우경철의 손 위로 채하진의 손이 가만히 포개어졌다. 우경철은 흠칫 놀라며 채하진 쪽을 바라보았다.

"가... 갑자기 무슨..."

채하진이 우경철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얼굴이 맞닿고, 곧 채하진의 따뜻하고 달콤한 입술이 우경철의 입술에 닿았다.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우경철의 눈이 크게 떠졌다.

"..."

"......"

"누나 닮아서... 나에게 잘해주는 거야?"

"그... 그렇지 않다능... 물론 닮았으니까 생각은 나지만..."

"그런 말 싫어..."

채하진은 우경철에게 다시 키스했다.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에 태평양 위로 맑은 밤하늘에 뜬 별빛이 비쳐 아름답게 빛나다가, 입술이 맞닿자 곧 감겼다. 긴 속눈썹이 무척이나 예뻤다.

"우.. 읍..."

우경철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자기도 모르게 적극적으로 키스에 화답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자극이 들어오는 순간이 당황스럽지, 일단 키스의 느낌을 알게 되면 본능에 의해 물 흐르듯 일이 전개된다.

'아... 내가 죽기 전에 여자와 키스를 하는 일이 생길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능...'

그것도 채하진같은 미소녀와 말이다.

채하진의 입 속은 따뜻하고 보드라왔다. 우경철은 자신도 모르게 그 안에 혀를 밀어넣고 탐욕스레 핥았다. 채하진은 침착하고 다정하게 그를 받아주었다. 그는 난생 처음 느끼는 벅찬 감정에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아... 아음..."

채하진은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가슴으로 손이 갔다. 그녀의 볼륨감 있는 젖가슴이 말캉하니 쥐어졌다.

'이거 위험하다능...'

그런데도 채하진은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잠시 후에 그녀의 조그만 손이 그의 손을 눌렀다. 이런 적극적인 애정 표현에 우경철은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이대로라면 참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능...!'

<-- 진심이 담긴 첫경험 -->

채하진은 어렸을 때부터 귀엽고, 예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어쩜.. 하진 엄마, 하진이는 정말 인형같아요."

"너, 일본 미소녀 닮았다."

그래서인지, 학교에서도 자연스레 예쁘고 멋내는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고, 전교에서도 좀 잘생겼다 하는 남자애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예쁘고 잘생긴 건 점차 하진의 주변에서 너무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하진의 엄마는 하진이 어릴 때 이혼했다. 그녀는 낭비벽이 심했다. 인테리어 사

업을 하는 아빠는 엄마의 사치스러움을 견딜 수 없었다. 이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진의 엄마는 곧 재혼을 했다. 상대는 **물산의 사장으로, 내로라하는 준재벌가였다.

"하진아, 엄만 예쁘게 꾸미는 게 좋단다. 남자도 능력있는 남자, 멋있는 남자가 좋구.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도 있잖아? 세상에서는 양보? 이런 건 없는거야. 고를 수 있는 가장 좋은 걸 고르렴. 하진이도 할 수 있을거야. 엄만 지금 아빠와 결혼한 게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 중 하나같

단다."

'그럼 아빠는? 우리 아빠 만난 건 실수였어, 엄마?'

하진은 처음엔 엄마에게 반발심을 가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동화되어 감을 느꼈다. 이혼한 아빠는 가끔 하진을 보러 왔다. 그는 등이 구부정하게 굽고 추해 보였다. 처음에 하진은 아빠를 무척 보고싶어했지만, 점차 엄마의 영향을 받아 먼저 연락하는 일이 뜸해졌다.

'아빠는 못생겼잖아. 부끄러워.'

하진은 자기도 모르게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 주변에는 예쁘고 잘생기고 집이 잘사는, 소위 말하는 능력있는 친구들이 모여 유행이니 연예인이니 하는 얕은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오타쿠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었다.

"뭐니? 그 사람들은 컴퓨터 화면 안에 있는 여자만 좋아한다며? 기분나빠. 변태야."

"응. 변태 맞는 거 같아."

"피규어 모으고, 이상한 말투 쓰는 거 보면 소름이 돋더라... 만화책 너무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

"그 사람이 돈이 많으면?"

"어머~ 그럼 얘기가 달라지려나? 꺄르륵~"

그런 친구들 사이에 둘러싸여 하진은 못생기고 이상한 것은 싸그리 경멸하게 되었다. 길 가다가 살찐 사람을 봐도 그녀는 안쓰럽고 한심한 마음부터 들었다. 우경철을 처음 봤을 때도 그랬다. 살찌고 추한 외모에 그녀는 반발심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를 오해하기까지 했었다. 그런

데...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건 조건 때문이 아니구나...'

채하진은 우경철과의 키스에서 생애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날것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꼈다. 사촌 누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진심으로 마음이 불편했고 말이다.

"계속... 해도.. 괜찮아."

"..."

흥분한 우경철의 표정이 보였다. 그녀도 어느새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이렇게 해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일까...?'

왠지 싫지 않았다.

우경철은 안경을 조심스레 벗어 머리맡에 놓고,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가 프랑소와즈용 반짇고리를 이용해서 하나하나 정성스레 꿰매어 만든 옷이다. 옷을 벗기자 모닥불에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났다. 군살 없이 날씬한 배, 적당히 살이 오른 가슴... 전체적으로 앙증

맞은 몸집과 더불어 그녀는 마치 일본 잡지에 나오는 미소녀같아 보였다.

이제 채하진은 상의는 단추가 모두 풀려진 채 치마만 입고 있었다.

"저... 정말 괜찮겠냐능?"

"으응..."

채하진은 색기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틀었다. 그러자 아름다운 목덜미 선이 드러나, 우경철은 더 흥분이 되었다.

'엄마, 엄마도 처음엔 아빠가 좋아서 결혼했던 거잖아. 그렇지? 나는... 꼭 보이는 것만이 전부인 것 같지는 않아.'

분명히 구조되어 돌아가면 엄마가 성에 안 찰 상대다. 하지만 지금, 채하진은 예전에 좋아했던 그 어느 상대보다 우경철이 좋았다...

"계속 해줘..."

우경철은 천천히 그녀의 가슴을 주물렀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걸까나, 잘 모르겠지만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하겠다능...'

"아... 으음..."

채하진은 짧게 끊어지는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우경철은 고개를 숙여 채하진의유두를 입에 가져다 댔다.

"하앗."

혀끝으로 애무하자 채하진은 제법 큰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우음.. 음.."

"하아... 하아... 아..."

채하진이 온몸을 비틀며 교성을 냈다.

우경철은 바지를 벗고 그녀의 치마를 들추었다. 그리고 팬티를 내렸다. 채하진의 속살이 드러났다.

"저기... 나 처음이니까 조심해 줘..."

'채하진이 버진이었다니...'

채하진은 워낙 인기가 좋아 이미 남자친구도 있었다. 그는 채하진이 이미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했었다.

"으음..."

그녀의 질구는 이미 애액으로 푹 젖어 있었다. 그는 채하진의 질구에 자신의 것을 가져갔다. 끝이 닿자 처음 느끼는 격렬한 자극에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으..."

"아앙... 하아..."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하아아앗........ 아으앗....!!"

"으윽......"

엄청나게 조이는 느낌이 환희로 바뀌어 물밀듯 밀려왔다.

그는 얼른 몸을 다시 뺐다.

"으으응..."

"아프지 않냐능...?"

채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액이 많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능... 근데 이거 참 문제라능... 벌써 쌀 것 같다능...'

"그럼... 다시 간다능...!!!"

"아앗...!!!"

그의 남성이 몸집 작은 채하진의 미끈한 다리 사이로 빨려들듯 들어갔다. 그리고 이어 짧게 끊어지는 숨소리, 쫓기는 듯한 신음 소리만이 해변을 가득 채웠다.

"조... 좋아... 아아... 아아앙.... 나 처음인데도....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은..."

"흐윽.. 그런 소리 하면... 위험하다능..!!!"

모닥불은 타닥, 타닥 하는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고, 무인도의 밤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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