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8/20)

"흑... 오지 않잖아... P군... 아영이..."

"울지 마... 울지 말래도?"

서유라가 홍세린을 토닥이는 사이 강아름은 이제 밝아져 잘 보이게 된 근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니겠지...'

그런데, 저 멀리서 희뿌연 물체가 보였다.

"아... 얘들아! 저기 애들이 온다...!"

강아름이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으응? 훌쩍."

홍세린이 글썽이는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서유라도 그 쪽으로 눈길을 보냈다. 정말이지 저쪽에서 사람의 형체같은 것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와!"

"P군.... 아영아!!!"

"P군.... 어?"

분명 사람 두 명은 맞았다. 하지만 그들은...

<-- 습격과 강간의 위기 -->

"헤에... 뭐야. 여기 우리 반 애들이 있었네?"

그들 두 명은 P군과 아영이가 아니었다.

"박성규! 최기훈!!"

12반 남자 두 명이었다... 강아름은 이번에는 정말로 불안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그들은 12반에서 가장 체격이 좋고, 가장 불량하기로 이름난 두 명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박성규는 중학교 때부터 옆 중학교 여자 애를 임신시켰다느니, 바이크를 절도했다느니 하는 소문이 돌고 있

었다. P군도 없는 상황에 이런 깡패 같은 애들과 맞닥뜨려 좋을 것이 없었다. 조난당한 상황에서도 그들은 혈색이 좋아 보였다.

'무... 무서워...'

"여긴 살만하냐? 우린 저쪽에서 왔는데... 숲으로 들어왔다가 잘못 나온 것 같다."

박성규가 다른 쪽 해변을 가리켰다.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다 죽은 줄 알았다고.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는 애들이 있는 걸 보니 좋네. 좋지? 안그러냐? 최기훈?"

"좋지!"

"어라? 이거 봐라? 불도 피웠나 보네?"

"그러게? 너희 어떻게 피웠냐? 담배 피는 애들도 없었을 텐데..."

최기훈이 눈 앞에 라이터를 흔들었다.

"우리는 방수 라이터가 있었지만 말야..."

"그건 P군이..."

홍세린이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P군? 그게 누군데?"

"5반의..."

"오라, 너희 남자랑 같이 살고 있었구나?"

박성규가 음흉한 말투로 말했다.

"그... 그런 거 아니야!"

"뭐가 아니야? 나는 아무 말도 안했는데..."

"아니.. 워낙 이상하게 얘기하니까 그렇지."

"그런데 그 P... 그놈은 어디 갔는데?"

"아영이를..."

서유라는 마악 대답하려는 홍세린의 팔을 급히 붙잡고 대신 대답했다.

"뭐 가지러 숲에 갔으니까 금방 돌아올 거야!"

"호오.. 그래?"

박성규가 턱을 쓰다듬으며 가소롭다는 듯한 말투로 받았다.

"내가 학교를 잘 안나와서 몰랐는데... 우리 반 여자애들이 좀 예쁘장하단 말야?"

"...?"

"너희!!"

"으, 응?"

강아름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랑 살지 않겠냐! 우리 꽤 생활력 있다고~"

"그래 그래~ P뭐시긴가 하는 그 놈은 알라서 살라고 하고... 우리한테 붙어라."

"우리랑 살면 누가 구하러 올 때까지 호강하면서 지낼 수 있어."

"싫어!"

홍세린이었다. 앙칼지면서도 단호한 목소리에 서유라와 강아름은 저으기 놀랐다. 세린이가... 저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니?

"우리.. 우리는... P군이 좋아!"

겨우 말을 마치고 나니 역시 무리였는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뭐야?"

박성규는 화가 난 것 같아 보였다...

"건방지게."

"그래.. 우리가 좀 같이 살아 주시겠다는데~"

"너, 이리 와!"

"아악!"

박성규는 홍세린의 가늘고 하얀 손목을 거칠게 꺾어 잡은 뒤 숲 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뭐야? 뭐하는 거야?"

"너넨 기다리고 있어라. 버릇 좀 들여야겠어."

"세린아!"

그러나 달려가려는 서유라와 강아름 앞을 최기훈이 막아섰다.

"조금만 기다리라니까? 이래서 여자들은 좀 길을 들여야 돼..."

"세린아!!"

"야! 우리 세린이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시끄러워..."

최기훈은 강아름을 거칠게 밀었다. 강아름은 흙바닥에 힘없이 나뒹굴었다. 서유라는 겁에 질려 말을 잃었다.

한편 숲 어귀로 끌려간 홍세린은 이미 너무 울어서 눈이 토끼처럼 빨개져 있었다.

"흐흑... 흑..."

"잠시만 있어라, 응? 말을 잘 들어야지..."

박성규는 달래는 듯한 말투로 천천히 홍세린의 웃옷을 벗겼다. 그러자 뽀얀 속살과 함께 탐스러운 가슴이 드러났다.

"아흑... 흑...."

"오오... 오..."

박성규는 입맛을 다셨다.

'이게 얼마만에 보는 여자 몸이냐... 훌륭한데! 얼굴도 예쁘고... 재미 좀 볼 수 있겠어.'

"뭐야 왜 이렇게 떨어? 너 버진이냐?"

"흐흑..."

"오빠가 기분 좋게 해줄게...."

박성규는 두 손을 들어 그녀의 따뜻한 가슴을 쥐었다. 홍세린은 몸을 격하게 떨었다.

"그래 그래... 별로 무서운 거 아냐..."

"흑... 흑...."

박성규는 천천히 홍세린의 옷을 모두 벗겼다. 가녀리고 미소녀다운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나자 그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이미 박성규의 남성은 커질 대로 커져 있었다. 그는 홍세린의 늘씬한 흰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리고...

<-- 일촉즉발의 위기를 넘기고 -->

다리 사이에 자세를 잡았다. 박성규는 이미 부풀대로 부풀어오른 자신의 남성이 거북하게 느껴졌다.

"아... 흑.... 하지마... 하지마..."

"괜찮아... 자..."

박성규는 흐느끼는 홍세린이 정말 예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어 흡족했다. 창백할 정도로 흰 피부와 흐트러진 갈색 머리카락이 음심을 자극했다. 무인도에서 미소녀와 함께라... 좋지... 어디 한 번 재미 좀 볼까.

박성규의 몸이 앞으로 슬쩍 움직여 홍세린의 질구 바로 앞에서 멈추었다.

'어디 보자... 버진인가본데. 좀 놀려 줄까?'

그는 자신의 남성을 쥐고 그녀의 질구 근처에 슬쩍슬쩍 문질렀다.

"아... 아악! 흐흐흑... 흐흑! 안돼!!!"

홍세린이 히스테릭한 비명을 지르며 흐느꼈다.

"왜 이렇게 젖지 않았어? 그럼 아프다구."

그는 홍세린의 질구 근처를 문질러 댔다. 홍세린은 겁에 질려 거의 실신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 안돼..."

"자, 겁내지 말고..."

그는 자신의 남성을 그녀의 질구 앞에 갖다 댔다. 그녀의 따뜻한 질구는 여전히 메마른 채였지만, 박성규는 더 기다릴 수 없었다.

"자, 들어간다..."

홍세린은 눈물을 흘려 봐야 이제 소용이 없으리라는 것을 직감하고 질끈 눈을 감고 이를 악물었다. 역겨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그때였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박성규가 그녀의 왼쪽으로 쓰러졌다. 세린의 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으으응...?"

"괜찮아? 홍세린!"

"아, 이 목소리는... P군?"

세린이 감았던 눈을 뜨자 P군의 걱정스런 얼굴이 보였다.

"아아, P군..."

홍세린은 반가운 마음에 P군을 붙잡으려다, 문득 자신이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했다.

"아아.."

"자, 어서 입어."

P군은 그녀에게 옷을 던져 주고 다시 숲속으로 사라졌다. 홍세린은 재빨리 옷을 입고 그를 불렀다.

"어어.. 어디 가는 거야?"

"혼자서는 걸을 수 없는 사람이 있어서 데리고 오려고... "

"혹시 아영이가?"

"다리를 삐었어."

"그런데 P군... 어디 다쳤어?"

"아니."

"저... 등쪽에 피가 묻었어."

P군은 움찔하고 놀랐다.

"아.. 그거 살짝 긁힌 거야."

"굉장히 많이 묻었는데? 엄청 아픈 거 아냐?"

"그런 거 아냐, 아냐."

홍세린이 P군을 따라 가자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윤아영이 보였다.

"아영아...! 괜찮아?"

"응..."

"그보다 아영아, P군! 유라와 아름이가 최기훈한테 잡혀 있어..."

"최.. 기훈? 그게 누군데?"

"설명하자면 길어. 어서 가자!"

"좋아!"

잠시 후, 박성규는 정신을 차렸다.

"흐음..."

그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온몸이 야생 담쟁이 덩굴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익..."

그의 등 뒤에 또 다른 누군가가 묶여 있는 것이 느껴졌다. 말하자면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묶인 형국이다.

"너.. 혹시 기훈이냐?"

"그래 임마.."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냐, 우리?"

"몰라... 나는 여자들 둘을 지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하나가 나를 유혹하려 하는 거야. 웬 떡이냐 싶어서 좀 놀아 보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강한 충격이.. 그 뒤로는 기억이 없어."

"영리한 년이네. 분명 그 P뭐시기 하는 놈이 오는 걸 보고 수작을 부린 걸 거야."

사람들의 발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

"잘 잤냐?"

P군의 무덤덤한 목소리였다.

"이봐! 이거 풀어줘..."

"너희가 한 짓이 있는데, 어떻게 풀어."

여자들과 P군이 그들을 빙 둘러쌌다.

"그래서.. 우릴 죽일 거냐?"

"죽인다고?"

P군과 여자 아이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희 정말 불량한 녀석들이구나... 그렇게 생각이 미치는구나. 우리는 아예 그런 건 생각도 안 했는데..."

서유라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우리가 너희가 이 근방으로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풀어 주면 분명히 달려들겠지?"

"..."

"좋아. 눈을 가린 뒤 너희를 먼 곳으로 보내야겠다."

P군과 여자들은 그들의 눈을 잎사귀로 가렸다.

"가자."

P군과 서유라, 강아름은 포로 두 명을 데리고 해안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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