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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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마악 끝나갈 무렵 니코틴을 흡입한 영향인지 제법 흐뭇한 표정으로 교실을 들어

서던 성준에게 의자를 집어던지고 맹렬하게 달려들어 눈두덩이에 주먹을 날리는 내 모습이 

흡사 미친놈 같았다고 한결같이 말했던 것을 보면 당시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성준에

게 이글이글 타오를 듯 한 적개심만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성준은 내 매서운 주먹질 앞에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무너지듯 쓰러졌고, 난 

그런 성준의 모습에 짜릿한 전율마저 느끼며 교실 바닥에 웅크리듯 모로 누워있는 성준을 

마구 짓밟는 것으로 녀석의 무엄함을 응징했다.

돌발적인 내 행동은 뒤늦게 사건이 커짐을 염려한 친구들의 만류에 종지부를 찍었고, 그 때

까지도 분이 풀리지 않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한 녀석의 등에 업혀 교실 문을 나서는 성

준의 등짝을 노려보았다.

오후 수업을 알리는 차임벨이 낭랑하게 울림과 동시에 ‘어어~~~’하는 듯 멍한 표정으로 나

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을 멀리하고 교실 문을 나서 교문을 향해 내달릴 때쯤에야 이 사

건이 가져다줄 파장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공부하고는 담을 쌓은 채 시쳇말로 발랑 까진 날라리였던 성준이와 결정적으로 친해지게 된 

계기는 중학교에 마악 입학했을 때 같은 반 옆 짝꿍이었던 탓도 있으려니와 더 정확하게는 

녀석이 우리 집으로 세 들어오고 나서부터 마땅한 친구가 없던 나와 매일매일 붙어 다니고 

나서부터였다.

내가 그 일을 알게 되기 전까지의 나는 누구보다도 밝고 맑고 명랑한 아이였다.

나보다 열세 살이 많은 큰누나도, 그보다 세 살이 어린 둘째 누나도, 나와 일곱 살 차이가 

나는 막내누나도 나를 끔찍이도 위해주었고, 그런 누나들의 사랑은 나를 향해 별다른 이유 

없이 곧잘 야단을 치고 눈을 흘기곤 하던 엄마의 행동에도 세상 무엇하나 부러울 것 없는 

아이로 자라게 해 주었다.

그 일을 알게 된 것은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어느 봄날이었다.

진달래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그 봄날.

단지 옷을 더럽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마에게 파리채가 휘어지도록 종아리를 맞고 서러

움에 복받혀 엎드려 흐느끼다가 봄이 가져다주는 나른함에 잠깐 잠이 들었던 내가 눈을 뜬 

것은 마악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초저녁 무렵이었다.

벌써 아침이 되어 학교에 가야하나하는 생각에 벌떡 몸을 일으켰다가 노곤함에 잠시 낮잠을 

잤다는 깨달음이 혼자임에도 머쓱해져 쓴웃음을 지을 때 들려오는 말소리...

“아무리 민호를 내 친아들처럼 대하려고 해도 안 돼...어떨 땐 엄마라고 부르는 것도 징그러

울 정도야...”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던 나였지만, 그것이 내 신상에 관련된 일이

라는 것에 온몸이 오그라드는 듯 한 충격에 나도 모르게 숨을 멎고 다음 말을 기다려야 했

다.

“언니 마음 나도 알거 같아...씨받이 주제에 어디 감히 엄마 노릇을 하겠다고...”

나를 볼 때마다 흡사 송충이를 보는 듯 눈살을 찌푸리곤 하던 이모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

다.

“형부가 그년한테 천안 땅을 명의이전 해줬다며?....”

“그랬나 보더라...먹고 살 밑천 해 준다고 집도 지어주고...아마 다달이 받는 월세만으로도 

평생 돈 걱정 없을 거다...싸가지 없는 년...어린년이 싹바가지 없이 대학 간다고 돈을 요구

하지 않나...혼자 산다고 집을 사내라지 않나...아들래미 하나 내질러 놓았다고 유세 떠는 거 

보면 눈꼴이 시려워서...어떤 땐 죽이고 싶을 정도야...”

눈 앞에 있기라도 하면 금새 달려들어 머리채를 휘어잡을 정도로 치 떨리는 목소리였다.

“그래...혼자 산다는 건 사실이유?”

“말로는 그렇다고 하더라만...불여우 같이 생긴 년이 어련 하겠니?...이놈 저놈 가랑이 벌려

주느라 정신없겠지...”

“하긴...열여덟에 민호 낳았으니까...이제 스물여덟인가?...그 나이면...한창이네 뭐...호적에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 미모에 어디 가서 괜찮은 남자 만나서 시집이나 가지...뭐 

하러 형부 근처에 얼쩡거린대...미친년...형부도 그래...민호 데려올 때 그 정도 댓가를 줬으

면 됐지...뭐 하러 그런 년한테 질질 끌려 다니고...”

철부지 열한 살임에도 그 대화의 의미를 깨닫기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였기에 내 충격은 실

로 엄청난 것이었다.

스산한 바람이 뼛골 깊이 파고드는 듯한 느낌과 함께 무너지듯 바닥에 쓰러져버린 나였다.

그 후로 내 어릴 적 반항은 시작되었고, 밝고 명랑함에서 음울함과 침묵으로 대변되는 아이

로 바뀌었다.

나를 쳐다보는 엄마의 시선이 흡사 뱀을 바라보는 듯 하다는 느낌에 그 때마다 소름이 돋았

고, 누나들의 여전한 싹싹함도 온통 가식으로 느껴져 부담스럽기는 매 한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역시 나를 제일 귀여워해주었던 

큰누나였고, 그런 큰누나의 수차례에 걸친 탐문에 내가 엄마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고 있음을 알렸다.

그때 눈물이 그렁그렁한 나를 꼬옥 안아주던 큰누나의 안쓰러움 그득한 얼굴이 그나마 당시

의 내게 약간의 위로를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경위야 어쨌든 조그마하긴 하지만 꽤 견실한 속옷류를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에게 

그 사실이 알려졌고, 안쓰러움에 그간 내게 가해졌던 엄마의 행동이 큰누나에 의해서 적당

히 각색된 덕분에 생면부지의 생모와 함께 살 수 있었으니...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엄마가 운영하는 조그마한 란제리 샵을 찾았을 때는 길가에 코스모스 

꽃이 만발한 가을의 중턱이었다.

처음으로 엄마를 보았을 때 느낀 생각은,

큰누나에 비해서도 오히려 젊어 보인다는 것,

반 아이들에 비해 웃자랐던 내 키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 160 정도를 겨우 넘길까

말까하는 중간의 키에 다소 가녀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작은 체구라는 것,

주먹만 한 얼굴 크기에 쌍꺼풀진 눈이 어린 나이의 내 눈에도 무척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

그 눈이 잔뜩 물기에 젖어 뿌옇게 습막이 진 채로 내 얼굴에 고정된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

다는 것....

핏줄은 속일 수 없음인가.

생전 처음 보는 여자임에도 낯설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음은....

그 때부터 잊고 지냈던 모성을 듬뿍 느끼면서 전혀 새로운 내 삶은 시작되었다.

3미터 쯤 되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좌우에 5개씩의 살림방이 늘어서 있는 끄트머리에 내 

보금자리는 마련되었고, 엄마의 극진한 보살핌 덕분인지 예전의 씩씩함을 되찾은 나는 예쁘

고 젊은 엄마에게 칭찬받는 기쁨에 목말라 그야말로 착실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내 젊고 예쁜 엄마는 내게 너무도 지극한 자긍이었다.

이따금 씩 이지만 학교에라도 찾아올라치면 몇 되지 않는 남자 선생들의 눈이 가재미가 되

어 내 엄마를 흘끔거렸고, 철모르는 초등학생 아이들조차 내 엄마에게 환성을 올림이 내겐 

뿌듯한 자랑이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엄마를 보호해야 한다는 남자로써의 책무를 느꼈음인지 집에 면해있는 가

게 문은 꼭 내 손으로 닫아야 직성이 풀렸고, 처음에는 만류하던 내 엄마도 어느 새 당연한 

일이라는 듯 내게 의지해 왔다.

당시의 나는 내 엄마에게도 지극한 자랑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나를 앞세우기를 좋아했고, 대 듬직함을 칭찬해 주는 사람들의 립서비

스에 그럴 수 없을 정도로 흐뭇한 미소 짓기를 즐겨했던 것을 보면...

한없이 침울해야만 했던 엄마의 굴곡진 인생에 있어 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한없는 기쁨을 

엄마에게 안겨준 것 같다.

여상 3학년에 취업차 나간 회사의 사장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나누고, 건강한 육신이

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잉태를 하고, 아들보기를 간절한 여망으로 삼고 있던 아버지의 꼬

드김과 잉태된 아이에 대한 애틋함이 더해져 출산의 고통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였음에

도 아이와 제대로 된 대면도 해보기 전에 숱한 배앓이 끝에 낳은 아이를 빼앗겨야 했던 고

통.

핏줄에 대한 당연스러운 애착에도 불구하고 먼발치에서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슬픔.

버젓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아이 아버지의 부인의 저주를 이겨낼 재간이 없어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던 아픔.

훗날 엄마의 고백이 없었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리만치 엄마는 나와의 삶을 흥겨워했

다.

더 이상 성결스러울 수 없는 내 엄마의 육신을 발가벗기우고 더러운 육신을 그런 엄마에게 

비비적거리는 상상을 하는 성준을 용서할 수 없었다.

중학교에 마악 입학했을 때부터 우리 집에 세 들어오는 바람에 단짝처럼 돼 버린 성준이었

지만, 내 엄마에게 추악한 흑심을 품고 있음을 알고도 녀석을 친구로 대할 수는 없었다.

성준이 녀석 때문에 배운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들르곤 하던 열개의 가구가 사용하는 공중

화장실 벽에 쓰여 있는 엄마에 대한 더러운 욕정의 표현들을 보았을 때만해도 그것이 성준

의 작품이라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나였다.

점심 식사를 마악 끝내고 성준의 가방에 있을 담배를 찾기 위해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발견

한 일기장.

날라리 주제에 일기도 쓰나 싶어 호기심에 열어본 순간 눈에 띈 발칙하고 더러운 내 엄마에 

대한 상상.

밤이면 밤마다 창문너머 엄마를 훔쳐보고 있음과 늘 엄마 곁에 붙어있는 나에 대한 저주, 

그리고 내 엄마를 어찌해볼 기회 없음에 대한 아쉬움...

일기장을 찢어발길 듯 구겨 던져놓은 내 눈에 마침 흐뭇한 미소를 머금은 녀석이 발견되었

고, 당연히 나는 녀석에 대한 분노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학교를 뛰쳐나와 이름 모를 어느 공장의 담벼락에 기대앉아 하염없이 먼 하늘을 바라보아도 

치밀어 오른 내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의미 없는 시간의 경과 속에서 어느새 사위가 어둠에 물들 무렵에야 으스스한 한기가 느껴

졌고, 순전히 엄마가 걱정하실까 두려워 집으로 향하는 내 발길은 처음으로 행사한 폭력적 

행동에 대한 변명거리를 준비하느라 잔뜩 무거워져 있었다.

나를 바라볼 때마다 사랑스러움이 덕지덕지 묻어있던 엄마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해 있음을 

보고서야 결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엄마와 같이 살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엄마는 내 종아리에 회초리를 댔고, 나에 대한 엄

마의 매서운 회초리질은 내 종아리에 엷은 핏자국이 보일 때까지 계속되었다.

“성준이하고,,,성준이 엄마한테 사과해..............”

매몰찬 엄마의 명령에 성준에게 가혹한 응징을 하게 된 원인을 설명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성준이 내 엄마에게 그런 더러운 상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 자체가 내 엄마에 

대한 커다란 죄악이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통로의 맨 끄트머리 왼쪽에 있는 여닫이 나무문을 열고 녀석의 집을 찾았을 

때는 성준의 엄마가 방자하게 누워있는 녀석의 시퍼렇게 멍든 눈 주위에 계란 맛사지를 하

고 있었다.

“니가 깡패니?...친구를 이렇게 형편없이 때려놓고 어딜 뻔뻔스럽게 들어와...빨리 나가...나

쁜 놈 같으니라고...”

벌떡 몸을 일으켜 나를 향해 고함을 치는 지 엄마를 급히 만류한 성준이 나를 향해 어색한 

웃음을 머금었고, 나는 다시 한 번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아야 했다.

지은 죄를 알고 있음인지 뿌리치는 나를 끌다시피 밖으로 데리고 나간 성준이 화장실과 면

해있는 담벼락 밑으로 가더니 주머니를 뒤적여 담배를 내밀었다.

녀석은 내 앞에 주저함 없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내는 것으로 어이없는 사건을 일단락지어야 했다.

녀석과 함께한 두어 시간 동안 나와 녀석의 발아래 쌓인 담배꽁초는 열대여섯 개를 헤아렸

고, 입에서 쓴내가 맡아진다는 느낌이 들 때에야 녀석이 내민 손을 잡아주는 것으로 용서를 

대신했다.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고 나서야 엄마가 여전히 가게에 나가지 않고 거실에 우두커

니 앉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를 향해 처연한 웃음을 보인 엄마가 두 팔을 널따랗게 벌렸고, 익숙한 엄마의 동작에 엄

마의 가녀린 그것에 비해 훨씬 커다란 내 몸임에도 슬그머니 엄마의 뭉클한 가슴에 안겨들

었다.

“진작 말하지 그랬어...난 그런 줄도 모르고....”

무슨 소린가 싶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인 내 등짝을 도닥거리는 엄마.

“전화 왔었어...니 담임선생님한테서...성준이 일기장도 보셨대...선생님이 그런 입장이었다고 

해도 너처럼 행동했을 거라고...다 이해한다고...걱정 말고 학교에 오라고 하시더라...”

선생님의 용서보다 나를 안아줌으로 내 행동을 이해해 주는 엄마의 푸근함이 훨씬 더한 기

쁨이었다.

“엄마...너무 자랑스럽고 든든해...행복하기도 하고...옛날에 혼자일 때는 너무 외롭고, 무서웠

는데...이제는 하나도 외롭지 않고, 무섭지 않아...”

독백처럼 흘러나오는 엄마의 말을 들으며 가슴 뭉클해짐이 느껴지려는 찰라 안쓰러움이었는

지 내 종아리를 더듬어오는 엄마의 손짓에 자지러지는 쓰라림을 느낀 내 입에서 나직한 신

음이 토해졌다.

“어머...우리 아들 많이 아팠구나...”

엄마의 얼굴에 덕지덕지 매달린 것은 참을 수 없는 안쓰러움이었다.

“그럼 아프지 않아파?...그렇게 세게 때려놓고는...연탄 한 장 들 힘도 없다고 맨날 나만 부

려먹더니...때릴 때 보니까...천하장사던데...뭐...아...밥 안줘?”

“진작 말을 하지~~이”

공연한 내 심통에 퍼뜩 놀란 엄마가 벌떡 몸을 일으켜 당시엔 드문 입식의 주방으로 향하면

서 못내 미안했음인지 나를 향해 장난스럽게 내 뱉는 한마디에 내 가슴속의 응어리는 어느

새 말끔하게 씻겨져 있었다.

어디서 구해오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성준이 녀석은 당시의 내 또래 아이들이 충분히 환호

할 만한 것들을 무궁하게 지니고 있었고, 당연히 녀석이 지닌 보물-성준이도 나도 그것들을 

그렇게 표현했다.-중의 일부는 내 책상 서랍에 움츠리고 있다가 밤이 이슥할 무렵이면 내 

즐거움이 되곤 한 것이 중학교 1학년이 끝나갈 겨울방학 무렵부터였다.

붙임성 좋은 성준이 녀석이 우리 집에 세 들어 살면서 공장에 다니는 형들에게 배웠다며 가

르쳐준 방법대로 밤마다 부드러운 칫솔로 어른들에 비해서도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뒤

처지지 않는 크기를 자랑하던 내 물건의 끄트머리를 갈아대곤 했고, 왕소금을 손바닥에 그

득 잡고 찌릿한 고통을 참아내며 즐거움을 선사해주려는 것으로 착각하고 꿈틀꿈틀 대가리

를 치켜드는 발칙한 몽둥이에 사정없이 문질러주는 것으로 응징하기도 했으며, 마늘을 빻는 

방망이로 줄기를 두드리는 엽기적인 행각도 마다하지 않은 걸 보면, 공중목욕탕에서 만난 

어떤 아저씨의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자 깨나 울릴 소질을 타고난 듯 싶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내 밤일-낮에도 그런 짓 하기가 부지기수였지만 웬지 어린마음에도 밤에 

어울린다는 생각에 그렇게 표현하곤 했다.-의 소품이라곤 성준이 녀석이 성실하게 공급해주

곤하던 플레이보이 등의 잡지류와 조잡한 만화책, 타자기로 인쇄되어진 조악한 야설이 전부

였지만, 불꽃처럼 일곤 하던 내 끝없는 욕망을 잠재우기엔 충분한 것이라서 훔쳐보기 따위

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적어도 성준의 일기장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성준이 녀석과 그 일이 있은 토요일의 오후까지도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성준이 엄마였는데 

수돗가-집집마다 방 2개(하나는 방이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좁은 것이었지만)에 연탄보

일러가 설치된 부엌이 전부였던 터라 10개의 가구가 수도꼭지 하나에 매달려 빨래 등을 해

야만 했다-에 앉아 빨래를 헹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평일에 비해 한결 가벼운 책가방임에도 정오의 햇살이 주는 나른함에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

는 나를 발견한 성준이 엄마가 알록달록한 치맛자락에 젖은 손을 쓰윽 문지르며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안녕하세요...”

마뜩치 않은 인사를 건네자 성준이 엄마가 내 눈치를 살피는지 어색한 미소를 머금었다.

“성준이는?...”

워낙 뻥이 심한 터라 성준이 녀석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시간만 

나면 빠구리-녀석은 성스러운 섹스를 그렇게 표현하곤 했다.-의 짜릿한 경험을 안겨준 여

자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했지만 그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친구하고 시내에 놀러 갔다가 온다던데요..........”

자그마한 덩치임에도 언뜻 보기에도 볼륨감이 넘치는데다 제법 곱상한 성준의 엄마였지만 

용무가 있을 리가 없던 터라 슬그머니 돌아서 현관문을 열었다.

열 평 남짓이었지만 그 반은 입식의 주방이었는지라 다소 좁게 느껴지는 거실의 건너편에 

엄마와 내 방의 나무문이 나란히 놓여져 있었다.

버릇처럼 엄마 방의 문을 열어보았지만 당연히 엄마는 그곳에 없었고, 대신 기분 좋은 엄마

의 내음이 내 코를 간질였다.

제법 규모 있는 공장들이 즐비한 곳의 중심부에 있는데다 인근에 대학교도 위치하고 있어 

제법 장사가 잘되는 터라 아마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을 엄마를 잠시 머릿속에 떠올렸다

가 이내 지우고 내 방문을 열고, 성준이 녀석이 그리도 부러워하는 침대에 내 몸을 내 던졌

다.

침대의 스프링이 주는 기분 좋은 쿠숀감을 음미하고 있기를 한참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몸을 일으켜 방문을 열었다.

“어?...아줌마...”

현관문을 열고 쭈삣쭈삣 들어선 사람은 성준의 엄마였고, 그녀의 손엔 먹음직스러운 딸기가 

소북하게 쌓여있는 접시가 놓여져 있었다.

“이거...맛좀 보라고...가져왔는데...”

슬리퍼를 벗고 거실로 올라서는 성준엄마의 맨발과 뽀얀 종아리가 보이더니 망설임 없이 방

문을 가로막고 있는 나를 제치고 내 방으로 들어섰다.

“지난번엔 미안했어...그런 줄도 모르고...욕해서...”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는지 잠시 두리번거리던 성준 엄마가 내 책상위에 접시를 내려놓았

다.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했더구나...얼마나 민호한테 미안하던지...그 뒤로 우리 성준이하고 다

시 친하게 지내는 거 보고는 미안하기도 하고...고맙기도 하고...역시...민호는 사내대장부라

는 생각도 들고...뭐해...이리 와서 먹어보지 않고...”

성준엄마의 곱상한 얼굴이 새침해지더니 내 팔을 끌어 의자에 앉힐 때 맡아진 냄새가 아릿

한 것이 여간 기분 좋은 것이 아니었다.

빨갛게 칠해진 손가락으로 딸기 하나를 집어든 성준엄마가 내 입에 넣어주려는 몸짓을 함에 

잔뜩 어색한 기분이 들어 얼른 받아들려하자 내밀어진 내 손을 툭 쳐 머쓱하게 하더니 끝내 

내 입에 달콤한 딸기를 물려주고 나서야 만족한 듯 웃음을 머금는 성준엄마였다.

“어때?...맛있지?...이거 먹고 화 풀라고 일부러 사왔어...어때?...별로야?”

잔뜩 궁금해 하는 표정이 열여섯 소녀처럼 귀엽다는 느낌이다.

“맛있어요...잘먹을께요..."

"그래?...다행이다..맛있다니....그럼 이거 먹고 아줌마한테 화 푸는 거야?“

“화는요...저 화난 적 없어요...우리 엄마 같았어도 제가 그렇게 맞고 들어오면 그럴 텐데

요...뭐...아줌마가 저한테 그런 거...다 이해해요...걱정 마세요...”

제법 괜찮은 맛에 잠시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렇듯 신경을 쓰는 성준엄마

의 기쁜 표정을 보고 싶은 마음에 딸기 하나를 입에 물었던 나는 전혀 예기치 않게 성준엄

마가 내 머리를 끌어안는 바람에 하마터면 목에 걸릴 뻔 할 정도로 놀라야 했다.

“어머...고마워...역시 민호는 사내중의 사내야...호호호...”

말소리와 함께 내 머리를 부여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는 바람에 내 얼굴은 뭉클한 성준엄마

의 가슴에 파묻혔고, 그윽한 체향과 함께한 융기의 부드러움은 나도 모르게 성큼 다가와 있

는 성준엄마의 잘록한 허리를 감아 안을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숨 막힐 듯 한 전율감이 폭풍처럼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아랫도리의 중심부에서 뿌듯한 몸

부림이 시작되었다.

훗날 일부러 나를 유혹하려고 그런 것 아니냐는 내 질문에 성준엄마는 배시시 웃으며 아니

라고 딱 잡아떼었지만, 당시로서도 돌발적인 행동치곤 꽤 오랜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포옹을 

풀지 않는 성준엄마의 몸짓에 ‘혹시’하는 의문을 가졌던 내가 잔뜩 용기를 내어 허리의 잘

록함에 대비되어 확연하게 풍염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엉덩이를 슬그머니 안아 당길 때까

지, 아니 두 개의 불룩한 능선의 봉우리에 무엄한 양 손바닥을 대고 지그시 주무를 때까지 

가만히 나를 안고 있던 성준엄마가 슬그머니 내 머리를 풀어주었다.

“아이...이거 놔....”

한없는 탄력이 주는 뭉클한 촉감에 내 손바닥이 아우성을 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를 때쯤 성

준엄마의 손이 내 손을 두 개의 풍염한 능선에서 떼어냈다.

“엉큼하게 엉덩이를 만지고...호호...보기보다 엉큼하네...”

질책의 표정이 전혀 아니었다.

훗날이 되어서야 그 때의 표정이 지그시 피어오르는 욕념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때는 그저 이상야릇한 표정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내 눈에 떠오른 아쉬움을 뒤로하고 성준엄마는 내 방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나는 처음으로 

아무런 소품도 없이 아우성치는 홍두깨의 껍질을 사정없이 훑어줌으로 녀석의 섣부른 도발

을 잠재워야 했다.

그때부터 성준엄마는 나와 마주칠 때마다 의미모를 미소를 보내왔고, 난 내 손바닥이 기억

하고 있는 탱탱함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을 그녀의 엉덩이를 한번이라도 더 볼 요량으로 성

준엄마의 뒷모습을 훔쳐보곤 했다.

여름이 되자 창문을 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더위가 찾아왔고, 수돗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던 창문이었던지라 자연스럽게 수돗가에 모여들어 빨래를 하는 아낙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인근의 공장에 다니는 아가씨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열 개의 방 중 세 개만을 제외하면 그네

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공장에 다니는 아가씨들 중 네 쌍은 또래로 보이는 남자와 함께 살고-물론 정식으로 

결혼을 한지는 모르지만- 동거를 하고 있었고....

방 세 개란 성준이네 집과 우리 집과 학교의 중간쯤에 자리 잡은 다방의 마담-사실 마담인

지 아가씨인지 확실치 않지만 성준이 엄마와 비슷한 삼십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탓에 그리 

생각하게 된 것이긴 하지만...-이 혼자 살고 있는 방, 그리고 남편이라는 남자가 인근 공장

에 다닌다는 젊은 새댁-어딘지 모르게 남자보다 나이가 많은 것 같아 부부라는 것이 믿어

지진 않지만-이 살고 있는 집을 말함이다.

아무튼 우리 집에 세 들어 사는 여자들의 빨래터에서의 몸짓은 여간 자극적인 것이 아니었

다. 성준엄마로 인해 생겨난 엉덩이에 대한 관심은 빨래를 할 때마다 들썩거리는 펑퍼짐한 

엉덩이의 묘한 율동이 참을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왔고, 그 모습을 훔쳐볼 때마다 여지없이 

내 아랫도리는 맹렬한 반항을 했으며, 그 때마다 허연 피를 울컥 토해낼때까지 녀석을 다그

쳐야 했다.

운이 좋은 날이면 허벅지 사이에 끼워놓은 여자의 치마가 흘러내려 허여멀건 한 허벅지와 

함께 빼꼼 고개를 내미는 색색의 팬티를 훔쳐볼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었다.

물론 그런 일이 있을 때면 내 자랑스러운 방망이는 웬만한 다그침에도 끊임없이 또아리를 

들어 나를 당황케 만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여름방학을 며칠 앞둔 일요일의 오전.

그날따라 수돗가에는 성준엄마 한 사람밖에 없었고, 내 창문을 향해 앉아 있음에 적지 않게 

실망감이 든 것도 잠시 속옷인 듯 조그마한 천조가리를 양손에 쥐고 빨래판에 짓이기고 있

는 성준엄마의 치맛단이 슬그머니 허벅지 사이를 이탈함에 내 심장은 빠르게 뛰놀기 시작했

고 무엄한 아랫도리는 슬그머니 고개를 치켜들었다.

입안에 가득 고인 침을 꿀꺽 삼키고 성준엄마의 허여멀건 한 다리 사이를 노려보고 있는 내 

지성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세찬 움찔거림을 견디지 못한 그녀의 양 허벅지가 슬그머니 벌어

짐과 동시에 음습한 골짜기의 일단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처음에는 성준엄마가 팬티도 입지 않은 알보지인줄 알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충격을 맛

보아야 했지만 이내 그것이 아니라 까만색의 팬티라는 것을 깨닫고는 나도 모르게 ‘킥’하는 

웃음을 토해야 했다.

아아~~~

내 엉큼한 훔쳐보기가 들키기라도 한 것일까...

성준엄마의 움직임이 움찔 멈추더니 무심결인 듯 내 창문을 쳐다본다는 느낌과 동시에 잽싸

게 자리에 주저앉았던 나는 잠시의 시간동안 숨을 죽인 채 웅크리고 있다가 피어오르는 호

기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들킬 새라 벽 쪽으로 잔뜩 달라붙은 내 눈에 다시금 성준엄마의 까만 색깔의 팬티가 쏘듯 

다가왔다.

성준엄마의 몸짓에 따라 아래위로 일렁거리는 까만색의 팬티.

놀랍도록 희멀건 허벅지의 피부색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하게 빛나는 까만색의 팬티 속에는 

이제껏 그 실물을 본적 없는 부끄러운 조가비가 누가 엿보기라도 할 새라 입술을 꼬옥 다물

고 앙큼을 떨고 있을 터였다.

서양 잡지에서 본 잘 다듬어진 노란색의 터럭에 감싸인 인위적인 조가비가 아닐 것이 분명

했다.

머리 색깔 닮아 까만색의 미처 다듬지 못한 터럭에 둘러싸여 있을 엉큼한 보지가 저 까만 

색깔의 천조각 안에서 바튼 숨을 몰아쉬고 있을 터였다.

비누 거품이 잔뜩인 다라에서 빨랫감을 주무른 성준엄마가 옆에 받아놓은 깨끗한 물에 헹구

기라도 할 요량인지 한 주먹씩 옷감을 들어 옮겨놓을 때 무의식적인 듯 활짝 개방되는 허벅

지와 함께 삼사 센티에 불과할 것 같은 가느다란 천조각이 확연히 드러났고, 잘못 본 것인

지는 모르지만 천조각을 비집고 미처 숨지 못한 까만색의 터럭 몇 가닥이 고개를 내밀고 있

는 것 같음에 아까부터 손아귀에 쥐고 있던 내 홍두깨가 저도 모르게 찔끔 눈물을 토해냈

다.

아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내 훔쳐보기를 알고 있음을 알리기라도 하듯 벌겋게 달아올라 있을 내 얼굴을 향해 

요사스러운 웃음을 짓더니 한쪽 눈을 찔끔거렸다.

동시에 참을 수 없는 분출의 욕망을 참아내지 못한 내 물건이 거센 울컥거림과 함께 하얀 

정액을 울부짖듯 토해냈다.

잔뜩 눈 흘긴 성준엄마의 입 모양은 분명 “못됐어....”하는 질책이었다.

그날의 오후.

답답함에 옥상에 올랐던 내 눈에 뜨인 빨랫줄엔 익숙한 성준의 옷 옆에 자리한 터라 성준엄

마의 것임이 분명한 색색의 속옷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나는 옥상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옆 공장의 창문을 의식하느라 그저 얼굴만 붉힌 채 성준엄마의 앙증맞은 속옷을 노

려볼 수밖에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성준엄마의 속옷에 내 아랫도리가 흘린 눈물을 질펀하게 묻혀주고 싶은 마음

이 굴뚝이었지만 어쩔 수 없음이 그리도 안타까울 수 없었다.

잠시 그곳에서 머물며 서성거리고 있던 내 눈에 우연처럼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로 다가

가는 성준엄마의 모습이 보였고, 나도 모르게 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와 화장실로 달려

가고 말았다.

10개의 가구가 사용하는 화장실이었기에 소변만을 위한 남자의 변기를 빼고도 3칸의 변소

가 있었고, 재래식의 변소였기에 일주일에 한 번씩 소독을 하는 터라 소독약의 냄새와 인분

의 냄새가 교묘하게 배합되어 역겨움을 주었지만 그런 것쯤에 개의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녀가 마악 들어갔는지 불투명의 유리에 하얀색의 실루엣이 꿈틀거리다 풀썩 주저앉음에 

얼른 옆칸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옆 화장실 사이에 놓여진 벽 위에 숨겨놓은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일 즈음 들려오는 

‘쉬~~~’하는 물소리...

생각 같아서는 화장실 밑으로 들어가 오줌을 내 갈기고 있는 그녀의 아래에서 부끄럽게 입 

벌리고 있을 조가비를 노려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거울이라도 있더라면...

170을 작년에 넘긴 내 키보다 한 뼘쯤 위로 옆 칸에 엉덩이를 허옇게 까고 앉아있는 모습

을 볼 수도 있을 텐데...

진득한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담배 연기를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쉴 무렵 어느새 볼일을 

다 본 것인지 부시럭거리는 소리를 멀리하고 옆칸의 문이 열렸다 닫혔다.

“후우....”

담배 연기의 영향 탓으로 잠시 어찔했던 내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나오지 않는 오줌

을 갈기고 나서 화장실 문을 나섰다.

그날 밤부터 화장지를 그냥 똥통에다 버려도 됨에도 불구하고 공동 화장실에는 뚜껑이 제거

된 페인트 통이 하나씩 놓여졌고, 그것이 내 소행임은 나만이 아는 비밀이었다.

휴지통이랍시고 가져다 놓은 페인트 통을 발판삼아 옆 칸을 훔쳐보려던 내 앙큼한 계획은 

평일의 낮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 자체가 별로 없는데다가 밤에는 5촉짜리 침침한 

백열등 하나에 의지하고 있는 화장실임도 문제려니와 자칫 내 그림자가 발각될 염려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바람에 좀처럼 이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여간 실망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 날은 방학을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나서였고, 성준이가 예산에 있는 외갓집에서 며칠 머문

다며 집을 나선 지 이틀이 지나서였다.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엄마가 화장실에 들어가 한바탕 샤워를 하고 방으로 들어간 시간

은 어김없이 열한시가 마악 지날 무렵이었다.

담배라도 한 대 피울 요량으로 현관문을 나서던 나는 대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서는 한 남자

의 비틀거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성준이 아버지였다.

성준이 아버지는 목수였다.

솜씨는 어떨지 몰라도 생김새부터가 산 도적 같은 것이 어떻게 성준엄마 같은 곱상한 미모

를 가지고 있는 여자를 데리고 살게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술을 좋아해서 한 달에 서너 번 집에 올 때마다 곤드레만드레 잔뜩 취해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날도 당연히 우연히 마주친 성준이 아버지에게선 역겨운 술 냄새가 맡아졌다.

수돗가에 이르른 성준이 아버지가 수도꼭지를 돌려 쏟아지는 물줄기에 입술을 가져가 입을 

헹구고 몇 모금 마시더니 여전히 비척거리는 몸짓으로 통로 속으로 몸을 감추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알수 없는 일이었다.

묘한 예감에 사로잡힌 나는 잽싸게 통로를 지나 담벼락 밑으로 스며들었다.

발목 어림까지 자라난 풀들이 여간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니었지만 창문 하나를 지날 때마다 

허리를 잔뜩 웅크린 채 조심조심 걸음을 옮긴 끝에 이윽고 도착한 성준이네 집 창문...

가까이 다가서면 들킬 것 같은 두려움에 몸을 벽에 잔뜩 밀착시킨 내 시선의 끄트머리를 비

집고 익숙한 성준이네 집 방안이 화악 다가왔다.

“예산 갔어요...”

성준이 아버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성준이 궁금한 듯 질문을 던진 듯 했다.

“저녁은 챙겨 먹고 이러는지 몰라...어쩌자고 맨날 술을 마셔요...어머...저리 비켜...술냄새 내

요...”

성준이 없다는 말에 안심을 했음일까?...

성준이 아버지가 슬그머니 성준이 엄마의 어깨를 끌어안자 성준엄마가 앙큼을 떨며 남편의 

어깨를 찰싹인다.

“흐흐...어디 오랜만에..우리 마누라 좀 안아볼까?”

산도적같은 성준아버지의 잔뜩 일그러진 얼굴이 볼만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유...술 냄새...이렇게 취해서 안아보긴 뭘 안아본다고 그래요?...세우지도 못할 거면서...”

잔뜩 눈 흘기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도 전혀 싫은 기색이 아닌 성준엄마의 표정이었다.

“세우지도 못하긴...이렇게 씩씩한데...보여줄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허름한 작업복의 지퍼를 열어젖혔고, 어느새 시커먼 양물이 흉측한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성준아버지...웬일이유?...지난번에는 그렇게 핥고 빨고 난리를 쳐도 그렇게 힘이 없

더니....”

기쁨에 겨운 듯 형광등 불빛을 반사하고 있는 성준엄마 눈이 번쩍 빛을 발했다.

“지난번엔 성준이 놈 때문에 그렇지...아...가만히 있지 말고 이리 와서 빨아봐...오랜만에...”

슬그머니 맨 바닥에 드러누운 성준이 아버지가 성준엄마의 팔을 잡아당겼고, 힘없이 그런 

남편에게 다가 앉은 성준엄마가 다시 한 번 성준아버지의 팔을 툭 쳤다.

“아이...닦고 오지...더럽게....”

“아이씨...그냥...빨어...”

성준엄마의 칭얼거림은 성준아버지의 짜증에 금새 잦아들었고, 슬그머니 양 손으로 작업복

의 허리춤을 풀어 젖히고 내쳐 엉덩이를 들어주는 남편의 도움으로 무릎 근처까지 까 내리

고는 천장을 향해 곤두서 있는 시커먼 육봉의 가운데 어림을 감아쥐었다.

머리를 부엌 쪽으로 두고 있는 성준 아버지의 눈에 띄기라도 할 새라 잔뜩 조심하던 나는 

슬그머니 자신의 배 위에 성준엄마의 머리가 놓여질 무렵 기분이 좋은지 지그시 눈을 감음

과 동시에 방충망에 감싸여진 창문에 바짝 머리를 디밀었다.

음습한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하는 듯 한 기분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고무줄 반바지를 비집고 

아까부터 잔뜩 골나 있는 방망이를 꽈악 움켜쥐었다.

수북한 털에 둘러싸인 성준아버지의 까무잡잡한 허벅지에 놓여진 새하얀 손 하나가 뱅어처

럼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잔뜩 곤두선 육봉의 아래 매달려 있는 주머니를 움켜쥐고 부드럽게 

주무를 때 저절로 고인 침을 꿀꺽 삼킬 때쯤 화장기 없는 맨살의 성준엄마 얼굴이 들려지더

니 늠름하게 서 있는 육봉의 선단을 살짝 즈려물었다.

“으음...........”

내가 신음성을 내 뱉고 싶은 것을 알기라도 한 듯 대신해서 성준 아버지가 긴 신음성을 토

해냈다.

육봉을 먹기라도 하듯 깊숙이 품었던 성준엄마의 고개가 들려졌고, 성준엄마의 침이 잔뜩 

묻어 반들반들 윤기를 자랑하는 살덩이가 보임도 잠시, 다시금 성준엄마의 크게 벌린 입 속

으로 자취를 감춤에 다리가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긴장감이 밀려들었다.

그러기를 한참...

기둥의 아랫부분을 감아쥔 성준엄마의 혀가 뱀처럼 낼름거리며 기둥의 이곳저곳을 핥으며 

지나갔고, 성준 아버지의 입에서는 연신 기분 좋은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좋아?......”

“으응...허억...아....거긴 왜 건드려...”

느닷없는 성준아버지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자 성준엄마의 손이 가랑이 사이를 파고

들어 손가락의 끄트머리로 항문을 건드리고 있는 모습이 확연히 들어왔다.

“싫어?....”

“아니...너무 쎄...자극이...”

성준 아버지의 말에 만족스러운 듯 배시시 웃음 짓는 성준엄마였다.

성준 아버지를 향해 무릎을 꿇은 채 가로로 엎드린 성준엄마의 허리를 투박한 손이 감아쥐

는 것도 잠시이더니, 하늘색의 펑퍼짐한 치마 단을 끌어올렸고, 이내 백설기 같은 허벅지와 

부드러운 호선을 그으며 팽창해 있는 엉덩이를 둘러싸고 있는 핑크색의 팬티가 찢어질 듯 

드러났다.

투박한 손길이 핑크색의 천조각에 감싸인 엉덩이의 곡선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여자의 엉덩

이가 샐쭉 투정을 부렸다.

“닦았어?....”

무엇을 일컬음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건만 성준엄마의 대답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그럼...당신 올줄 알고...밑창 구석까지 깨끗이 닦았지....”

옆에서 말하는 듯 또렷한 단어의 연속이었지만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나였다.

“흐흐...그럼 어디...우리 마누라 보지...감별이나 해 볼까?”

느닷없이 들려오는 ‘보지’라는 단어가 그리도 음란하게 들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

기에 다시 한 번 꼴깍 고인 침을 삼키고 그들의 놀음을 노려보았다.

투박한 남자의 손이 엉덩이 한켠을 비집더니 이내 팬티 자락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고 그와 

동시에 성준엄마의 엉덩이가 퍼뜩 굳어졌다.

“아유...살살 만져....”

성준엄마의 목소리가 잔뜩 젖어 있다는 느낌이다.

“허어...이거 완전히 한강이 따로 없구만...”

남자의 목소리도 여자의 그것에 못지않게 잔뜩 젖어있었다.

“당신 땜에 꼴려서 그렇지...한 달도 넘었잖아...이렇게 발딱 선 자지를 본게....”

성준엄마의 입에서도 흘러나온 ‘자지’라는 단어가 무척 생경하게 들림은 무슨 까닭이었을

까....

“벗어봐....”

나직한 성준아버지의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일까?

잽싸게 몸을 일으킨 성준엄마가 거추장스럽다는 듯 하얀 색의 반팔 티셔츠를 훌렁 벗어던졌

고, 팬티와 세트를 이루고 있는 핑크색의 젖가리개의 후크를 풀었다.

탱~~~~~~

결코 작지 않은 젖무덤이 뭉클 모습을 드러냈다.

서른 중반의 나이 때문인지 덩치에 비해 버겁도록 도드라진 융기 때문인지 아래를 향해 살

짝 쳐지긴 했지만 그럴 수 없이 육감적인 젖가슴이었다.

이윽고 몸을 일으킨 성준엄마가 하늘색의 치마를 벗었고, 튼실한 허벅지 위에 잔뜩 위용을 

뽐내고 있는 엉덩이를 위태롭게 감싸고 있던 천조각마저 발 아래로 밀어버렸을 때는 하마터

면 ‘아~~’하는 탄성을 뱉어낼 뻔 했다.

어느 새 무릎에 걸쳐있던 성준아버지의 바지도 성준엄마의 치마 옆에 나뒹굴고 있었다.

양말도 벗지 않은 성준아버지가 술기운 탓인지 바지만을 벗고 드러눕자 성준엄마가 두 다리 

사이에 남편의 엉덩이를 둔 채 방자한 자세로 우뚝 서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풍염한 삼십대가 내 눈에 그 뒷모습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

다.

“해줘?”

금새라도 울 듯 젖어 있는 성준엄마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

덕이는 것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성준엄마의 무릎이 굽혀진다 싶더니 그렇지 않아도 탐스러운 그녀의 엉덩이가 터질 듯 팽팽

해지며 아래로 가라앉았다.

두 개의 커다란 살덩이의 갈라놓고 있는 깊은 골짜기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는가 싶더니 털

이 수북한 성준아버지의 허벅지를 짓뭉개며 깔고 앉아 있었다.

성준엄마의 풍염한 몸에 가려 설사 눈을 뜨고 있더라도 나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방충망이 찢어질 듯 가까이 다가선 내 눈에 슬그머니 들려진 그녀의 엉덩이 사이에 자리한 

장대한 방망이가 눈에 띄었고, 잠시 그놈을 움켜쥐어 그 단단함을 음미하던 그녀가 무릎걸

음으로 위로 조금 나아가 시커먼 털 숲을 가르고 빼꼼 고개를 내민 연분홍 빛 속살의 입구

에 끄트머리를 댈 때쯤 내 바지 속에서 성난 신음을 토하던 녀석이 기어코 울컥거리며 슬픈 

눈물을 쏟아내었다.

잠시 진저리를 치며 등골 오싹한 쾌감을 음미하다가 검붉은 남자의 육봉이 털 숲 사이에 난

잡한 음순을 삐죽거리고 있는 조가비의 중심을 꿰뚫고 미련 없이 자취를 감춤에 팬티를 앞

자락이 축축하게 젖어듬에도 그곳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음....좋아...뜨거운게 너무...좋아........”

반팔의 남방을 벗지도 못한 남자의 가슴에 양손을 댐으로 중심을 잡은 성준엄마가 긴 한숨

을 토해내며 오랜만의 기쁨을 음미하더니 느린 동작으로 엉덩이를 일렁거리기 시작했고, 성

준아버지의 입에서도 느긋한 신음성이 길게 흘러나왔다.

“으음...좋은데...빡빡한 것이....오랜만에 먹어서 그런가....더...맛있는 거 같구만....흐음....”

남자의 칭찬에 기쁜 듯 성준엄마의 엉덩이가 한결 빠르게 들썩거리기 시작했고 그런 성준엄

마가 가상했던지 어느 새 허여멀건 한 엉덩이를 주무르던 남자의 손이 성준엄마의 어깨에 

놓여지더니 슬그머니 끌어당겼다.

기다리기라도 한 듯 남자의 품에 엎드린 그녀가 키스라도 하는 듯 남자의 얼굴에 머리를 올

려놓았고, 순간 드러나는 황홀한 장면에 내 눈은 놓치기라도 할 새라 한껏 크게 떠졌다.

잔뜩 숙여진 허리 때문에 확연히 드러나는 엉덩이의 골짜기...

깊은 골짜기를 뚫고, 거의 매일이다시피 더러운 가래떡을 뽑아낼 것이 분명한 국화 모양이 

눈에 띄었고, 그 아래 자세가 주는 특이 상황으로 깊숙이 찾아들었던 기둥을 삼분의 일쯤 

뱉어낸 듯 빠꼼히 벌어진 여자의 속살이 눈에 들어왔다.

벌써 싸기라도 한 것일까.

여자의 음탕한 입술이 즈려물고 있는 검붉은 양물의 기둥에 허여멀건 한 액체가 지저분하게 

발라져 있었다.

윗동네의 볼일이 끝나기라도 한 듯 여자의 머리를 잡고 있던 남자의 투박한 양손이 여자의 

엉덩이를 떡반죽하듯 주물렀고, 그 때마다 거무스름하게 착색된 앙큼한 성준엄마의 항문과 

남자의 성기를 물고 있는 여자의 아랫입술의 형태가 묘하게 찌그러지기도 했고, 이따금씩 

모습을 감췄다가 다시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음....여보....나...미칠 거 같아....구멍이 막 욱씬거려....”

음탕한 말과 함께 남자를 머금고 있는 풍성한 성준엄마의 엉덩이가 사방을 향해 일렁거리기 

시작했고, 여자의 입에서는 한숨 같기도 하고 울음 같기도 한 신음이 연신 내 귀를 간질였

다.

남자의 기둥을 적시고 있는 허여멀건 한 액체가 점점 많아지더니 기둥의 아랫부분에 침착되

는 것을 보고서야 그 정체가 기쁨에 겨운 보지의 눈물임을 짐작해 낸 내가 한 번의 방출로 

결코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어느새 기지개를 켜고 있는 기둥을 감아쥐었다.

끈적한 액체가 손바닥과 손등에 감지되었지만 그런 것에 개의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런 보지를 해가지고...어떻게 참았대?...당신 혹시 나 몰래...샛서방 만나는 거...아니지?”

어느 새 한 바퀴를 굴러 여자의 활짝 벌려진 가랑이 사이에 자리를 잡은 남자의 말에 자칫 

오늘의 구경거리가 종말을 맞이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 정도로 민감한 문제였지만 여자

의 반응은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잔뜩 칭얼거리며 대꾸한다.

“언제는...상관 없대며...하악.....으음...좋아...좀더...꽉꽉 박아줘....하음...여보...”

여자의 요구에 양 팔로 여자의 오금을 감아쥐며 빠르게 들쑤시는 남자였고, 그 바람에 떡판 

두드리는 듯 한 철썩거림이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허음...그래서?...하나 만들었어?...그놈 생각하고 이렇게 허벌창이 된 거야?...”

“하음....여보....좋아.....미칠 거 같애....아아....여보....나...어떡해...”

여자의 목소리가 간헐적이나마 숨이 멎은 듯 토막토막 끊어져 나오는 것이 생전 처음의 경

험에 어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디가...어디가...좋아?”

작심한 듯 남자의 손이 두둥실 떠올라 있는 여자의 엉덩이를 짓 주무르기 시작했고, 남자의 

피스톤 운동이 한층 빨라지기 시작함과 함께 ‘찔꺽'거리는 듯 요상한 소리가 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를 비집고 삐쭉삐쭉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보지...보지가 좋아....”

“어디?”

“아흑....씹...씹구멍...아아...여보....씹구멍이 좋아....미란이...보지 구멍이....너무...

좋아...멋져...당신...좆대가리...아유.....여보.....나...어떡해...될..거 같아.....하윽....

여보....”

남자의 등짝을 끌어안은 성준엄마의 손등에 파랗게 힘줄이 돋아나 있었다.

“허억...나도...못참겠어....”

거친 남자의 호흡과 함께 빠르게 엉덩이를 일렁거리더니 깊숙이 허리를 가라앉힌 채 우뚝 

멈추는 것이 파정의 순간을 맞이한 듯 했고, 나도 참을 수 없는 쾌감에 울컥거리며 정액을 

토해냈다.

잠시 멍한 기분이 들었고, 몸을 일으키려는지 남자의 몸이 꿈틀거릴 때에야 들킬 수도 있다

는 생각에 슬그머니 벽 쪽에 내 몸을 바짝 밀착시켰다.

성준의 아버지가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더니 ‘드르륵’ 소리와 함께 부엌으로 통하는 문이 열

렸을 때 조심성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다시금 방안을 향해 고개를 디밀었다.

그토록 멋들어졌던 젖가슴이 그 우아함을 잃고 이지러져 있었고, 중년의 그것답게 보기 싫

지 않을 정도로 도톰한 아랫배와 함께 울창한 털 숲이 드러나 있었다.

꼴깍 침을 삼킨 내 눈에 한껏 벌려진 여자의 가랑이가 들어왔고, 거무죽죽하게 착색된 음순

을 비집고 연분홍의 속살이 보이더니 그 곳에서 시작한 허연 물줄기가 자연의 법칙인 듯 항

문을 향해 삐질삐질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까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에 전율에 가까운 짜

릿함이 느껴졌다.

멍하니 실물의 조가비를 노려보던 내가 움찔거리는 여자의 움직임에 퍼뜩 놀라 눈길을 위로 

향했을 때 ‘쿵’하고 심장이 내려앉은 듯 놀라야 했다.

아아~~~

그곳에는 나를 향해 두 눈을 고정시킨 성준엄마의 놀란 얼굴이 있었다.

금방이라도 소리를 지를 듯 살짝 벌어진 입을 가리고 있는 성준엄마의 손바닥...

들켰다는 생각이 내 뇌리를 스치자마자 선불 맞은 멧돼지마냥 도망쳐야 했고, 그 바람에 내 

발에 끼워져 있던 나이키 슬리퍼 한 짝이 벗겨지는 것도 몰랐다.

그 와중에도 누가 보기라도 할 새라 성준의 집 옆으로 늘어서 있는 창문들을 지날 때는 잔

뜩 허리를 숙이는 간사스러움을 결코 잊지 않았다.

옥상에 올라 긴 한숨을 뱉어내자 조금 전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고, 조급증 걸린 노인

네처럼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이고 나서야 한쪽 발에만 슬리퍼

가 신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덩달아서 모기에라도 물린 듯 허벅지며 종아리며에 아

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물파스 한 병을 다 발라도 모자라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성준이의 엄마 아버지가 나를 잡기 위해 밖으로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진 내가 한

참이 지나서야 여전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음에 적이 안심되어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와 내 

보금자리를 향한 현관문을 열었다.

“민호니?”

“으응”

언제나 내 귀를 즐겁게 해 주었던 엄마의 목소리였음에도 섬칫하게 들리는 것은 몹쓸 짓을 

했다는 자책감 때문인 듯 싶었다.

“한 밤중에 어딜 나갔다 와....”

“으응...더워서...바람좀 쐬려고....”

“샤워라도 하고 빨리 자.....”

“으응...”

굳이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듯 잠잠해지는 엄마였고, 엄마 말대로 샤워라도 할 생각으로 

화장실의 문을 열었다.

들어가자마자 팬티째 반바지를 벗어 세면대에 던져 넣고 수도를 튼 것은 혹시 내 죄 많은 

파정을 엄마가 눈치 챌 것이 두려운 탓이었다.

전신을 비추고 있는 거울 앞에 서서 샤워기의 물을 틀자 시원한 물이 폭포수처럼 내 몸을 

삼켜버렸다.

이윽고 바라본 거울에는 한결 어른이 된 듯 징그러워 보이는 까까머리 사내아이 하나가 성

준아버지의 그것보다 훨씬 장대한 불기둥을 자랑스럽게 곧추 세운 채 감아쥔 손으로 빠르게 

훑어 내리고 있었고, 그 때마다 골프공만 한 대가리가 금새 피를 토할 듯 검붉게 물들어 있

었다.

그 다음날 저녁부터였다.

내 본격적인 훔쳐보기가 시작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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