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6/20)

무풍지대 15 편 

아내의 몰락,

이곳에 갇힌 지 겨우 이틀이 지났다.

Y-P라는 최음제가 불법으로 쓰여질 것을 막기 위해 아내의 친구인 윤민희의 사촌

오빠가 사는 대전으로 도망 친 최진영은 한낮에 이들에게 납치 되 왔다. 

그리고 가해지는 끔찍한 고문들... ...

...... ..... ...... 

음습한 지하실의 한편에 묶여 있는 최진영은 모진 고문으로 온 몸이 피투성이다.

일진회의 마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도박을 건 최진영은 모든 게 후회되었다.

고액을 주는 일진회의 요구에 따라 Y-P 개발을 착수한 것부터 지금의 상황까지 

그 모든 것들이... ...

Y-P의 개발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마약 성분을 분해해 다시 priung이라는 특수한 화학 약품과 융해시킨 이 최음제는

아주 미량의 양만으로도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잠정적인 섹스에 빠지게 한다.

몸 속의 모든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황홀경에 빠뜨리는 Y-P를 의학 쪽으로 

사용한다면 국내 남성의 임포와 조루 증세를 50% 이상이나 해결할 수 있을 만큼

효과가 탁월했지만 그것을 나쁜 쪽으로 사용한다면 사회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특이나 그것이 사람을 밥먹듯 죽이는 일진회의 무리들에게 악용된다면.. 아아!

진영은 일진회에게 날개를 달아준 자신에게 어떤 사회적 비난이 돌아올지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뿐,

어젯밤 놈들에게 끌려간 아내가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자 계속해서 불길한 예감만이

스치는 진영은 갑갑해 미칠 지경이었다.

놈들이 잔인하게 아내를 죽였는지 아니면... ...

아내를 윤간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에 진영의 안색은 창백해지고 말았다.

이제 갓 물이 오른 삼십대 초반의 아내는 자신이 평가하기에도 비교적 예쁜 얼굴이다.

아직도 소녀 마냥 귀여운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 있고 보조개가 들어가서인지

전혀 어른스럽지가 않은 아내는 길거리에서도 곧 잘 처녀로 오인 받아 헌팅이 들어 

올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럴 때면 아내는 '오늘도 웬 남자가 말을 걸더라.' 하며 익살스럽게 웃어 보이고는

질투로 부글부글 끊는 진영의 표정을 재미난 듯 쳐다보곤 한다.

진영은 그런 아내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 아내가... 놈들의 손에 불려간 체 아직까지 나타나질 않고 있으니

별의별 상상에 스스로 지쳐 갈 뿐이다.

더-컹,

그때 창고의 문을 여는 소리가 났다.

반사적으로 그곳을 바라보니 Y-P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이철주가 들어오고 있었고

뒤로 두 명의 젊은 사내와 한 명의 여자가 따르고 있었다.

수수한 검은 색 정장 차림의 여자는 아내의 친구인 윤민희였다.

왠지 어두운 기색이 역력한 여자는 애써 자신의 시선을 외면하며 이철주의 등 

뒤로 다가선다.

"개...새...끼... 감히 도망을 가?"

한때 진영의 도망으로 조직에서 궁지에 몰렸던 철주는 성난 표정이다.

(이젠... 죽는구나...)

몸이 와들와들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 아내는 어떻게 됐죠?"

"개새끼!"

철주의 구둣발이 진영의 배를 난타했다.

두 번, 세 번째까지 계속 된 발길질이 겨우 멈춰지자 복부의 고통이

엄습해왔다.

금새라도 구토가 나올 것만 같고 몇 일을 굶은 탓에 현기증이 올라오는

진영의 이마에선 절로 식은땀이 솟는다.

"박사면 시키는 대로 연구나 하지. 감히 날 물 먹여?"

"죄, 죄송합니다."

"... ..."

어차피 죽겠지만 편안히 죽고 싶은 진영은 애써 사과했다.

"배신의 대가는 잘 알겠지?"

진영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속으론 간절히 구원의 손길을 바라지만 이런 외딴 창고 구석에 쳐 

박힌 체 죽어 가는 자신의 존재를 알고 도와 줄 사람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아, 아내는 제발 살려주세요!"

"..... ..... .... "

"아내를 살리고 싶나?"

"..... .... "

"제발, 아내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 ..."

자신 때문에 곤경에 빠진 아내만은 반드시 살리고 싶은 진영은 죽음을

눈앞에 둔 지금 그것만이 가장 절실할 뿐이다.

".. .. "

"둘 다 죽이진 않을 거야."

".. 네?"

".. ..."

"후후, 하지만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거란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

".. ..."

칼처럼 찢어진 철주의 입가에 잔인한 웃음이 베어 나왔다.

당한 만큼 돌려줄 생각인 철주는 쉽게 안 죽이고 두고두고 괴롭힐

계획이다.

"준비 됐으면 시작하자."

"넵!"

철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 사람이 진영을 잡아끌었다.

오랫동안 뒤로 묶인 양팔이 굳어지고 저려와 거의 감각이 없는 진영이

지친 몸을 일으켜 사내를 따라나서자 그 뒤로 일행이 뒤따른다.

마침내 진영은 긴 통로를 따라 걷다가 조그마한 방으로 인도되었다.

자신이 갇혀있던 침침한 감옥 같은 창고와는 달리 마치 신혼부부의 집처럼

잘 정돈 된 깔끔한 방이었다.

잠시 후 시계를 들여다본 철주의 부하가 TV의 리모콘을 들어 화면을 키자

화면 속에 낯익은 여자가 나타났다.

바로 자신의 아내인 현미화였다.

"무, 무슨 짓을 하려고... ..."

"가만히 구경이나 하라고..."

예감이 불길한 진영은 두려운 표정이다. 

뭔가 초조한 기색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카메라에 찍힌 아내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카메라는 돌며 아내의 얼굴과 방안을 번갈아 비쳐준다.

커다란 방안엔 어느 살림집과 마찬가지로 전화기 한대가 놓여져 있고,

조그마한 탁자와 두 개의 의자, 그리고 아내가 앉아 있는 소파가 전부이다.

하지만 마치 신혼부부의 집처럼 안락하게 꾸며진 하트모양의 물침대가 거의 

방안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자꾸만 화면에 비쳐졌다.

"잘 봐두라고. 저것은 실제상황이니까!"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거죠?"

갑갑한 진영이 문득 아내의 친구인 민희의 얼굴을 쳐다봤지만 그녀는 자신도

영문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시작합니다!"

" . . . . . . "

"좋아, 어서 보자고."

" . . . . . ."

동시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다시 아내의 모습이 비쳐지고 아내의 

옆에는 어느새 한 명의 백인과 흑인이 앉아 있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흰색의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입은 아내는 낯선

이국인들이 옆에 앉자 긴장으로 무릎을 오므리며 다리에 양손을 얹는다.

한눈에 보기에도 긴장한 아내의 얼굴이 커다랗게 화면에 비쳐지고 다시 

한바퀴 방안을 도는 카메라의 렌즈 속에 자신도 아는 일진회의 거물급 

간부들이 옹기종기 모여드는 것이 보였다.

'설마' 하는 막연한 불안감.

진영은 숨도 쉬지 못한 체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언뜻 비쳐진 방안에는 무려 십 여명 정도의 사내들이 모여 있었고, 

꽤 시끄럽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나온다.

(아! 아아.)

진영의 가슴은 콩닥 콩닥거렸다.

다시 화면이 아내의 얼굴을 비쳤다.

그러면서 점점 더 밑으로 내려가는 초점은 살짝 솟아오른 가슴을 

보여주며 약간 위로 올려진 허벅지를 비추다가는 이내 아내의 옆에 

앉은 백인과 흑인을 보여주었다.

"my name is joy."

카메라를 의식한 흑인이 자신의 이름을 밝힌 듯 흰 이를 드러내며

바보스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방에서 킬킬대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my name is franky."

"혀, 현미화... 예요..."

코가 우뚝 솟은 백인의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다시 카메라가 아내를 

향해 비추자 떨리는 음성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순간, 구경꾼들이 휘파람을 불어대며 소릴 질러댔다.

"... ... ... ... ..."

"아내에게 널 살려주는 조건으로 한편의 포르노를 

찍으라고 했더니 흔쾌히 승낙하더군."

"... ... ... ... ..."

"이이, 개자식들... ..."

"... ... ... ... ..."

미칠 것 같은 분노,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기 시작한 진영은 웅성거리는 소리에

다시 화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내의 곁에 앉은 흑인이 움직이고 있었다.

오른쪽에 앉아 허벅지를 주무르는 새까만 흑인의 손.

희멀건 아내의 허벅지와는 대조적인 손이 멋대로 내려가며 

아내의 한쪽 다리를 치켜들었다.

"와-우"

한 쪽 다리를 높이 들어올린 아내의 가랑이 사이로 엷은 팬티가

비쳐지자 야유의 소리들이 울려 퍼진다.

이에 질세라, 

아내의 뺨을 잡은 백인의 손이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키스를

시작한다.

몇 번인가 혀로 아내의 입술을 두들긴 백인이 서서히 아랫입술이 

벌어지자 긴 혀를 뻗어나가며 돌려대는 것이 보였다.

"이... 이... 짐승들... 그만 멈춰!"

"가만있어!"

"으-아악!"

이성을 잃은 진영이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려 하였지만 사내들의 

폭력에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양손이 묶인 상태에서 그들의 힘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얌전히 구경이나 해."

"죽여버리겠어 널."

"개새끼가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사내들의 주먹이 날아왔다.

연달아 얼굴을 가격하는 사내들의 주먹.

무기력하게 제압 당한 진영은 다시 화면을 응시했다.

분노로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 나오는 진영은 이를 앙 다물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희멀건 백인의 손이 아내의 블라우스 단추에 닿았다.

흑인 역시 손을 뻗는다.

능숙한 두 명의 사내는 몇 초만에 아내의 상의를 벗기고는 브래지어마저

벗겨 내렸다.

출렁이는 아내의 가슴.

흑인과 백인이 서로 한 쪽씩 아내의 유두를 집어삼키자 속에선 알 수 없는 

불길이 치 솟는다. 

잠시동안 아내의 가슴이 비치고,

그것을 빨고 삼키며 돌려대는 혀의 움직임이 생생히 잡혀 나왔다.

"oh, very good."

감탄한 흑인이 아내의 앞에 무릎을 끊었다.

코를 킁킁거리며 가랑이 사이에서 나오는 열기를 느끼듯 흑인이 

얼굴을 비벼댄다.

"아아∼"

능숙한 두 사내의 애무에 벌어진 아내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자세가 흐트러진 아내는 간신히 소파에 기댄 체 숨을 몰아 쉬고 완전히 

두 다리를 벌린 흑인의 얼굴이 스커트 속으로 들어간다.

"아-학."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괴로운 듯 아내가 몸을 뒤틀었지만 악착같이 스커트

속에 머리를 파묻은 흑인은 집요하게 따라다닌다. 

진영은 비참함에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개자식들... ...)

이곳을 빠져나가면 반드시 복수하리라 다짐했었다.

계속되는 능욕!

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흑인이 스커트를 허리까지 말아 올렸다.

얇은 검정 색의 팬티스타킹으로 가려진 늘씬한 아내의 두 다리가 드러나고 

커다란 흑인의 입술이 움푹 패인 사타구니 부분에 키스를 시작한다.

흑인의 침이 스며들어 젖은 팬티가 불빛에 반짝거렸다.

그동안 아내와 키스를 주고받던 백인도 두 유방을 주무르고는 은근슬쩍 

손을 아래로 내려 팬티 속을 파고든다.

"헉!"

마치 손으로 키스라도 하 듯,

움직이는 백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oh, very good ... "

"very, beautiful ..."

손에 잡힌 아내의 비너스가 진짜로 멋있다는 듯 백인이 계속 지껄여댄다. 

"you want it .. "

"ok, hurry up! "

뒤돌아 관중들에게 아내의 사타구니를 가리킨 흑인의 손이 한번에 내리려는 

듯 움푹 패인 아내의 허리에 걸쳐진 두툼한 끈을 만지작거린다.

"와-와!"

"you, very good"

관중들의 칭찬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흑인이 아내의 팬티와 스타킹을 

허벅지까지 잡아 내렸다.

"와우∼"

비록 백인의 손에 가려졌지만 살짝 보일 듯 말 듯 내비치는 아내의 음모에

관중석에선 일제히 함성이 울려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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