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풍지대 8 편
애욕의 바다,
금요일 오후,
청명한 가을 햇살이 곱게 늘어 선 교단 정원의 화단을 비추고 아스팔트 위의
버드나무는 자신을 내리 쬐고 있는 햇볕이 마치 못마땅하기라도 한 듯 쓸쓸히
뒹굴고 있을 뿐이다.
점심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모처럼 찾아온 휴식시간에 들뜬 학생들이 군데군데
모여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3-3반,
흑장미의 여왕 한소영이 속해 있는 치외법권 지역이다.
170cm의 늘씬한 키에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고 있는 소영은 얼굴도 예쁜 편이다.
흔한 또래의 가냘픈 몸매와는 반대로 운동으로 단련된 소영의 몸은 전혀 군살이
없이 매끄러웠고 이국적인 용모는 많은 남학생들로 하여금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영의 매력은 탁월한 싸움 실력이었다.
태권도 5단의 고수.
여자의 몸으로 웬만한 사내 몇 명쯤은 거뜬히 이겨내는 소영은 어디에 내놔도
스스로 몸 하나쯤은 지켜낼 정도의 실력파였다.
어렸을 적부터 운동이란 운동은 두루 섭렵한 소영은 태권도 외에도 합기도부터
유도까지 합치면 도합 7단이다.
또, 흑장미란 불량서클의 리더답지 않게 성적도 항상 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소영은
선생들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치사한 자식! 애들 싸움에 어른을 불러들이다니!"
소영의 단짝 친구인 김민선이 도저히 화가 풀리지 않는 다는 듯 씩씩거렸다.
민선은 키가 165cm로 소영보다 조금 작은 편이었지만 나름대로의 귀여운 이미지로
많은 인기가 있었다.
특히 유달리 눈이 크고 웃을 때 보조개가 살포시 들어가는 민선은 항상 시원하고
생기가 넘쳐 뭐든지 자신이 있어 보였다.
어쩌면 소영은 그런 그녀의 자신 있는 태도가 맘에 들어 친구로 사귀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야, 민선아! 나도 담배 한 대만 줘!"
민선에게 담배를 건네 받은 소영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끝에서 맨 끝 통로의 두 번째에 위치한 3-3반 교실은 코너에 붙어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볼일이 없는 한 선생들의 왕래가 거의 없다시피 하였고, 그런 연유로 종종
흡연실로 이용되곤 하였다.
"어, 어휴- 소영이 너, 애인이 끌려갔는데 담배가 넘어가냐?"
"그럼 어떡해, 방도가 없는데... ..."
소영은 한숨을 내리쉬었다.
애인인 두식과의 연결이 끊긴지 벌써 이틀째였다.
한국을 주름잡는 국내 최고의 암흑가 조직 일진회.
난폭하기로 유명한 보스의 아들 이광운만은 절대로 손대선 안 된다고 그렇게
말렸건만 왕성한 혈기를 감당 못한 두식이 기어코 사고를 치고 만 것이다.
몇 명의 질풍조 멤버들과 합의해 광운을 폭행한 그 날 저녁 두식은 초라한 몰골로
소영을 찾아 왔었다.
"마지막으로 네 얼굴 한번만 보고 싶어서... .."
두식의 말끝이 흐려 나왔다.
일진회의 눈길을 피해 부산으로의 도피를 준비중이라던 두식은 그 날 처음으로
소영과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싸움만 잘했지 성에 대해서는 유달리 보수적인 두 남녀.
그래서 무려 이년 반을 사귀는 동안에 손목 몇 번 잡아본 것이 고작이다.
"사랑해... ..."
그날따라 유달리 긴장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두식을 보며 소영은 그를 창고로
쓰고 있는 지하실로 안내했었다.
오랫동안 사용 안 한 창고에는 형광등조차 제대로 들어올 리 없었고 어둠 속에서
둘의 몸이 자꾸만 부딪혔었다.
그때, 돌연 두식이 입술을 포개어 왔다.
거친 숨소리를 헐떡이며 애써 용기를 낸 듯.
소영도 반사적으로 입술을 마쳐주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
순간적으로 남성용 화장품의 냄새가 신비로운 향수처럼 코끝을 간질이고
코피라도 쏟아질 것처럼 정신이 아찔해져 왔다.
단단한 근육질인 두식의 몸이 적당히 솟아오른 자신의 두 유방에 밀착 되 오고,
그의 숨결과 입술이 감미롭게 자신을 점령해왔다.
소영은 심장이 멎을 것만 같은 충격 속에 그만 기절해 버릴 것 같았다.
"아아, 그만!"
더욱더 억세지는 사내의 손길.
몇 번 뿌리치려 하였지만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었다.
이상하게도 처량해 보이는 두식의 눈동자가 슬프게 젖어 있었고 당장이라도 그를
밀치면 갈곳 없는 그의 눈에선 와-락 눈물을 쏟아 내리며 쓰러질 것만 같았다.
"... ... ... ..."
"아아! 나 책임질 거지?"
"... ..."
자신의 가슴속을 파고드는 억센 사내의 손을 느낀 소영이 외쳤다.
"... ... ... ..."
"바보, 넌 내 전부야... ..."
"... ... ... ..."
나지막한 한마디 말을 끝으로 두식은 거세게 다가왔다.
단번에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급하게 팬티를 벗긴 두식은 서둘러
자신도 벗었다.
완전히 나체가 된 두 남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구 뒤엉킨 두 남녀는 서로를 탐닉하고 체 10분도
되지 않아 파티는 끝이 났었다.
서로 순결을 바치는 성스런 의식이었을 뿐 일체의 불순한 의도도 없었던
두 사람만의 사랑 행위.
"우리 집 별장에 가 있어! 당분간 숨어 지내면서 사태를 보는 거야!"
순식간에 두식에게 몸을 허락한 소영이 그를 안으며 말했다.
그저 헤어지기 싫다는 막연한 생각에 소영은 그를 광주에 있는 별장으로
안내하였고 그도 동의한 것이다.
소영과 되도록 멀리 떨어지기 싫은 두식은 일주일치 식량을 준비하고는
소영이 안내한 별장으로 들어갔다.
마치 커다란 동물이 겨울잠을 자듯 몇 일간의 동면을 목적으로... ...
"... ... ... ... ... ..."
씨-팔 갑갑해 미치겠어... ..."
"... ... ... ... ... ..."
불과 3일 전 짜증 섞인 목소리로 신세 한탄을 하던 두식이 실종 된 것은 바로
그 다음의 일이었다.
뚜뚜뚜뚜 / 뚜뚜뚜뚜
통화중 소리... ...
처음에 소영은 갑갑한 두식이 바람을 쐬러 잠시 나간 거라 믿었지만 광운의 린치에
가담한 질풍조 멤버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가자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됐다.
자꾸만 밀려드는 알 수 없는 불안감!
"미친놈! 실력으로 안되니까 조직을 끌어들인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분한 듯 민선이 성을 버럭 내었다.
이제 고3인 두식이 어른 깡패들에게 둘러 쌓여 구타당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갑자기 미칠 것만 같았다.
"그만해 제발! 아직 확실한 건 아니잖아! 조금만 기다려보자."
혹시라도 두식이 질풍조를 피하기 위해 꼭꼭 숨었을지도 모를 거라 생각한 소영은
당분간은 사태를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래도 갑갑한 듯 소영은 절로 한숨을 내리 새었다.
"칠공주는 메두사한테 붙었다지?"
갑자기 생각 난 듯한 소영의 물음에 민선은 크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완전히 개판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더니!
갑자기 전학 온 이광운 하나 때문에 학교는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감히 고개조차 쳐들지 못했던 메두사가 칠공주를 제압한 후 자신이
속해 있는 흑장미까지 노리고 있었고, 최강이라는 질풍조는 거의 해체 된 거나 마찬가지다.
소영은 비록 적이지만 한순간에 학교를 휘어잡은 이광운에게 알 수 없는 경외감마저
들고 있었다.
단기간에 미래고교를 이렇게까지 휘저을 수 있다니.. ... ....
소영은 흑장미든 칠공주든 순간 모든 것이 허무하기만 하다.
"그 쌍년이라도 조져 버릴까? 소문에 그년이 광운의 씨받이라던데."
갑자기 재미난 생각이 든 듯 민선이 바짝 다가왔다.
요즘 겁없이 설치는 메두사의 리더 양미라.
민선은 이광운이란 배경을 믿고 까부는 미라에게 배알이 잔뜩 뒤틀려 있었다.
겁 없이 설치는 메두사의 리더.
감히 1학년 꼬마 계집이 설치기에는 미래고교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민선은
반드시 보여 주고 싶었는지 소영을 재촉한다.
"일단은 설치게 놔둬! 한번에 밟아 버리게."
소영은 최근 들어 공공연히 자신을 씹고 다니는 미라가 칠공주를 흡수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지만 눈으로 보지 않은 이상 믿지 않았다.
칠공주가 누구인가!
이들 개개인은 한 명 한 명이 능히 열 명과도 맞먹는 타고난 싸움꾼들이다.
특히 리더인 박소라는 자신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대.
소영은 칠공주가 무너졌다는 민선의 말에 뭔가 음모가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씨-팔 제대로 걸리면 그년 머리를 빡빡 깎아버리겠어!"
소영은 당장이라도 1학년 교실로 쳐들어가 박살을 내고 싶은 유들유들한 미라의
얼굴을 떠 올려 보면서 입술을 앙 다물었다.
그 날 저녁,
어느덧 해가 저물고 시간이 벌써 여덟시를 넘어서려 할 때다.
"저 뭐 좀 여쭤 보겠습니다."
"네?"
"이 근처에 파라다이스 나이트가 있다던데?"
오늘은 강남역 사거리의 2번 창구 앞에서 유난히 교복을 걸친 남녀가 눈에 많이
뜨인다.
"바로 저 앞인데... ..."
사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가 가리키는 곳을 들여다보았다.
"아... 바로 여기였네... ... 코앞에 두고 헤매다니... ..."
머리를 긁적이는 사내는 파라다이스 나이트라고 쓰여진 커다란 팻말을 따라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잔걸음을 재촉해서 건물 앞에 당도하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보인고 단번에
지하 계단을 밟고 내려가자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린다.
"야-호! 까-악!"
한데 어울리는 남녀의 소리가 음악소리에 가려 새어나왔다.
"마, 맙소사 이 정도라니!"
아무렇게나 지정된 테이블에 앉아 숨을 돌린 사내는 간간이 보이는 낯익은
얼굴들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용산의 강문휘, 제일의 기린아, 대우의 박광식... ...
모두 알려진 고등학교의 짱들이었다.
"자, 여러분 이제부터 T.N.T의 영원한 황태자 이광운이 노래를 한 곡
선사하겠습니다!"
일진회의 후계자답게 나이트를 통째로 빌린 광운은 T.N.T의 강남 진출을 축하하는
자축연을 벌이고 있었고 뜻밖에 노래 신청을 받고서는 당황해 하였다.
사회로는 한창 MBC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개그맨 박경주가 나와 익살스런 표정으로
진행하는 통에 간간이 장내에는 웃음이 넘쳐흘렀다.
"자, 이만 나와주세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웅성웅성 거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어쩔 수 없는 광운이
무대로 올라갔다.
늘씬한 키에 반듯한 용모.
검정 색 세미정장을 걸친 광운은 은연중에 무대를 압도하고 있었고 천장에서 쏘아보낸
조명은 뭔가 이질적인 분위기를 연출시켜 주고 있었다.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여자들이 소리 질렀다.
"꺄아아악∼ 오빠∼∼∼"
잘생긴 용모 때문인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광운은 한번도 여자에게
호감을 표시한 적이 없을 정도로 대단히 인기가 많았다.
"그럼 못 부르지만 분위기상 한 곡 부르겠습니다."
전자기타를 등에 멘 광운이 잠시 눈을 감는가 싶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
"...... ..... 흘러내리는 눈물을 짜서 당신에게
바칠 수 있다면... ...
".... .... ...."
수많은 시련이 나를 감싸도 결코
그댈 향한 마음이... ... ... ... ..."
"... ..."
처음엔 발라드로 시작한 광운이 역동적인 춤과 끼로 빠른 댄스까지 소화해내자
그의 카리스마에 사로잡힌 관중들이 앵콜을 외쳐대기 시작했다.
광운은 유달리 노래를 좋아하였고 잘 부르는 편이었다.
또, 야구나 농구, 축구 등등 못하는 운동이 거의 없었다.
일찍 엄마를 여윈 탓에 보통의 또래 아이들이 느껴보는 모성을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광운은 조금은 외로운 야생마였다.
일진회란 울타리 안에서만 생활한 광운은 자연히 거친 깡패들과 생활할 수밖에
없었고 성장기 시절의 영향 때문인가 조금은 난폭한 면이 많았다.
항상 권위와 위엄만을 중시하는 아버지.
흔한 어미의 젖 한번조차 제대로 먹어 보지 못한 광운은 아버지의 기대대로 훌륭한
살인기계로 키워졌지만 실상 성격은 늘 삐 뚫어져 있었다.
"오, 정말 예술이야... ..."
마지막 앵콜송을 부르고 돌아온 광운에게 미라가 숨이 넘어가듯 재잘거렸다.
땀으로 몸을 흠뻑 적신 광운은 맥주를 한잔 시원스럽게 들이마시려다 '선배도 한잔
하세요' 라며 소라에게 잔을 건넸다.
순간 미라의 얼굴엔 알 수 없는 질투가 튀어 오른다.
"어멋, 둘이 서로 눈 맞았나봐... ..."
단짝 친구인 주영이 새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며 활짝 웃자 소라가 얼굴을
붉혔다.
미라는 도무지 남자들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봐도 박소라의 어디가 예뻐서 광운이 그렇게
관심을 갖는 건지 도저히 이해되질 않았다.
칠공주의 리더인 박소라.
적이었을 때 미라는 칠공주를 접수하기 위하여 갖은 머리를 굴렸었다.
하지만 상대는 거물중의 거물.
쉽사리 손댈 수 없는 미라가 전전긍긍하던 차에 스스로 서클을 해체 한
소라가 메두사로 합류한 것이다.
아마도 일진회란 거함이 버티고 있는 메두사와의 싸움은 이로울 게 없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판단이었겠지만 때문에 메두사는 1학년만으로 구성된 전통을 깨고 3학년을
4명이나 받아 들여야 했다.
물론 남은 칠공주의 멤버도 많았지만 실제로 주력이 넷이나 빠진 이상 메두사로
오거나 흑장미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바닥의 생리였었다.
(흥!)
미라는 다정스레 소라에게 접근하는 광운의 태도에 짐짓 못 마땅한 표정이다.
"선배님! 근데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질문? 뭔 데요?"
"선배님 머릿결이 이 중에 제일 윤기 나거든요. 혹시 무슨 샴푸를 쓰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뜻밖의 말에 일행은 재미있는 듯 미소를 머금었다.
"하하... 너무 재밌다... ..."
너무도 강렬하게 쏘아보는 광운의 시선에 소라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비록 2살 밑의 후배였지만 사내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그의 태도에 조금은
쑥스러웠던 것이다.
(후후, 넌 내가 찍었어! 내가 찍어 안 넘어가는 여자가 없었지.)
광운은 그런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오랜만에 접해보는 여자다운 여자.
칠공주의 리더답지 않게 수줍음이 많은 듯 얼굴이 붉게 물들어진 소라를 바라보던
광운의 손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고추를 어루만졌다.
벌써부터 일어선 물건이 어서 여자를 맛보여 달라며 보채는 바람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는 소라는 후배로서 광운이 꽤 괜찮은 남자라는 생각 들었다.
(바람둥이 놈!)
광운의 생각을 읽은 미라는 분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잡으려 하면 더욱더 멀어지는 것이 남자!
그대로 놓아 둘 수밖에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쳇, 마음대로 하라지!)
잔뜩 토라진 미라는 쿵쾅쿵쾅 소리와 함께 다시 댄스 음악이 켜지자 메두사의
일원들과 신나게 춤추기 위해 스테이지로 달려나갔다.
"나도 빠져줘야겠네... ..."
입을 삐죽 내민 주영이 애써 자리를 피해준다는 듯 생색을 내며 자리를
빠져나갔다.
"거, 건배할까?"
모두가 빠져나간 어색한 분위기.
뭔가 야릇한 분위기에 당황한 소라가 잔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때, 두 남녀의 앞으로 다가온 곰 같은 사내.
"광운아 간만에 형 봤는데 인사도 안 하기냐?"
190cm도 넘어 보이는 곰 같은 사내가 다가오며 광운에게 말을 걸었다.
뜻밖의 불청객에 인상을 쓴 광운도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을 하고는 빙그레
웃어 보인다.
먼저 다니던 용산고의 3학년 선배 강문휘 선배였었다.
용산고의 짱이자 T.N.T의 행동대를 맡고 있는 강문휘.
운동으로 다부진 강문휘는 오랜만에 본 광운이 반가운 듯 꼭 끌어안고는
자신의 테이블로 끌어 당겼다.
"어, 어, 잠깐만 갔다 올게요. 선배... ..."
익살스런 표정의 광운이 한마디를 불쑥 던지고는 사라지자 잔을 높이 올려든
소라는 그냥 내려놓기가 무색했던지 단숨에 잔을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