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20)

무풍지대  

아 한 반년 쉬었더니 온 몸이 근질근질~

신경 마니 썼는데 재밌게 봐주세요 ^^;. 

< 무 풍 지 대 >

예상 밖의 전학생, 

때는 바야흐로 2002년... ...

강남에 위치한 사립 남녀고등학교인 미래고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가을... ...

쌀쌀한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에 한 명의 남학생이 이곳으로 

전학을 왔다.

"자, 여러분 인사하세요... 앞으로 같이 생활하게 될 친구이니 불편함이 없도록

많이들 도와주길 바래요."

이 학교의 1학년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담임선생 윤아영이 방그레 미소를 

지어 보이며 새로 온 학생에게 소개를 하라고 권유했다.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윤아영은 영어 선생인 채시영과 함께 미래고교의 

양대 미인으로 손꼽히고 있었다.

"이름은 이광운이고 잘 부탁한다."

"... ... ... ..."

"... ..."

간단한 전학생의 말에 뭔가 호기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보던 교내의 학생들은

맥이 빠진 듯 허무한 표정이다.

하지만 그래도 몇몇의 여학생들은 반듯한 그의 이목구비에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은근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180cm의 늘씬한 키에 운동으로 다부진 체격, 그리고 수려한 용모 때문에

광운은 전학오기 전 다니던 용산고교에서도 여학생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많았었다.

"저 자식 인기 좀 있겠는데 가시나들 눈 돌아가는 것 좀 봐!"

새로 온 전학생에 대한 텃세 때문인지 질투하는 남학생들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자, 광운이라고 했지? 일단은 저쪽의 빈자리에 가서 앉도록... ..."

마침 한달 전 전학간 학생으로 인하여 자리가 빈 맨 끝 쪽의 창가 자리에 앉도록 지시한

담임은 조례를 마치고는 서둘러 사라졌다.

"호∼ 반듯하게 잘 생겼는데... ..."

담임이 나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주변을 에워싼 질풍조 녀석들이 전학생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새로 온 전학생에 대한 편견 때문일까.. .. ..

학교 최강의 불량 서클인 질풍조 녀석들이 히죽거리며 전학생에게 시비를 걸고 있었다.

"저 녀석 잘 생겼는데 불쌍하다."

1학년만으로 구성된 여자 불량 서클인 메두사의 리더인 미라가 아쉽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남학생들이 관여하는 행사에 관여할 수 없는 미라는 뭔가 아쉬운 표정이다.

"손 치워 뒈지기 싫으면... ..."

순간 교내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 유명한 질풍조 녀석들에게 둘러 쌓인 급박한 상황 속에서 터져 나온 전학생의 말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처럼 교내는 웅성거리고 있었다.

"후훗, 정말 어이가 없군. 감히 질풍조에게 대들다니.. .. .."

성난 창규가 주먹을 불끈 쥐며 전학생의 면상을 향해 내리치자 바람을 가르는 듯한 

파공음이 울려 퍼지며 광운의 얼굴에 닿기 직전이었다.

"멈춰! 바보 같은 자식... ..."

"... ... ... ..."

갑작스레 울려 퍼지며 싸움을 멈추게 한 장본인은 바로 질풍조의 1학년 리더이자 짱인

박대산이었다.

덩치가 산처럼 커다란 대산은 모든 1학년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광운이로구나... ..."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식은땀을 살짝 손등으로 훔쳐낸 대산이 허겁지겁 싸움을 말리며

다가왔다.

"미안하다 광운아 애들이 못 알아 봐서... ..."

당황함에 어쩔 줄 몰라하는 대산의 태도에 옹기종기 모여 시비 걸고 있던 학생들은 

잔뜩 의아한 표정이다.

고양의 앞의 쥐처럼 안절부절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교내의 학생들은 뭔가 불신의

눈빛이다.

"앞으로 나한테 엉겨붙는 놈들 있으면 네가 죽는다 대산아... ..."

마치 자신의 부하한테 명령을 하듯 지껄인 전학생은 매서운 눈초리로 창규를 노려보며 

밖으로 나갔다.

"대산아 저 새끼 누군데?"

".... .... .... ...."

"병신 같은 새끼... 하필 건들 사람이 없어서 용산고의 이광운을 건들이냐?"

"맙소사!"

대산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에 장내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용산고의 이광운이라면 누구나 알아주는 최고의 싸움꾼이었고 최강의 폭력 서클인

T.N.T의 리더인 것이다.

질풍조가 고작 미래고등학교와 주변 몇몇 고등학교에서나 알아주는 서클정도라면 

T.N.T는 지방을 포함한 전국에서도 이름 석자만으로도 양보해줄 만큼 규모 있는

서클이었다.

특히 아직까지 일대일로는 져 본적이 없다는 무패의 사나이 이광운에 대한 소문은

여기저기서 무성하게 들려 나왔지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대산의

폭탄적인 발언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었다.

"이런 시팔 왜 T.N.T의 리더가 여기까지 진출한 거지?"

공포감 때문인지 시뻘겋게 상기된 얼굴로 창규가 중얼거렸다.

"흠, 그건 아마도 강남을 빼고 모든 지역을 석권한 T.N.T의 강남 진출을 의미할걸."

이것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실상 T.N.T는 정계의 유명인사급 자제들이 많은 강남 지구는 교묘히 피하며 세력을 

확장하였고, 충분한 확신이 선 지금에서야 강남으로 진출한 것이다.

특히 T.N.T의 리더인 이광운의 아버지는 암흑가 조직인 일진회의 보스였었고, 사실상 

일진회가 암흑가를 평정한 지금 이광운의 눈에는 거칠 것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시-팔, 아무튼 몸 사려야겠군."

"... ... ... ..."

어제까지 세상이 좁다고 설쳐 댄 대산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에 누구도 반감을 품을 수 

없었다.

그만큼 항간에 떠도는 T.N.T의 소문은 잔인하고도 무성한 것이었기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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