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7화 (6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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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은 따뜻하고 기분 좋은 이불의 감촉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해는 벌써 중천에 떴는지 거대한 창문을 가린, 역시 거대한 커튼 틈으로 겨울 햇살이 힘겹게 통과하고 있었다. 아아, 그래. 여행 중이었지. 오늘이 여정 막바지의 날이고.

성진은 침대에 일어나 앉았다. 그는 호텔방 한 켠에 있는 인터넷 PC로 돌아갈 열차와 버스 시간표를 확인해볼까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는 문득 왼쪽 손에 부드럽고 물컹한 게 잡힘을 느꼈다. 성진은 고개를 돌렸고 무의식적으로 같이 자던 혜진의 젖가슴을 매만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

성진은 얼른 그녀의 가슴에서 손을 뗐다. 혜진은 누가 자기 몸을 만지는지 마는지도 모른 채 성진을 향해 누워서 쌕쌕거리며 잘도 자고 있었다. 흐트러진 새하얀 이불 사이에서 역시 군더더기 하나 없는 뽀얀 살결을 드러낸 채 알몸으로 잠에 빠져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던 성진은 곧 시선을 돌렸다. 보기 싫은 무언가에서 눈을 돌리는 동작은 아니었다. 성진은 한번 그녀에게 넋을 놓고 보거나 만지다보면 다시금 밀려오는 성욕을 감당할 수 없게 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언제나 적당한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반드시 끝장(?)을 봐야 겨우 진정되곤 했다.

미리부터 차단해야 했다.

하지만 문제는 성진이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서 거부하려고 해도 혜진이 그렇게 놔두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섹스에서 발전한 연인이라 그랬을까. 둘은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을 증명이라도 하듯 하루도 빠짐없이 섹스를 했고 그건 아침이라고 종종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이를테면 지금 일어나 앉아있는 성진의 허벅지를 손가락으로 꼼지락거리며 만지고 있는 혜진의 손길이라든가.

“일어났냐?”

“…….”

혜진은 자는 건지 깬 건지 구분이 안 가게 여전히 눈을 감고 누운 상태로 계속해서 성진의 허벅지를 만졌다. 그녀의 손가락은 조금씩 성진의 자지 부근으로 꼬물거리며 올라가고 있었다.

성진은 그런 그녀를 흘끗 다시 내려다보았다가 모른 척 다시 나지막하게 말했다.

“일어났으면 씻고 얼른 옷 갈아입어. 막바지 일정 지연되겠다.”

“으음…….”

혜진은 여전히 졸린 어투로 가느다란 음성을 내며 기어코 성진의 자지를 붙잡았다. 그녀의 보드랍고 섬세한 움직임의 손놀림을 느낀 자지는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떡하고 치솟았다. 성진은 최대한 그녀의 손길을 무시하려 애쓰며 인내심이 담긴 어조로 낮게, 하지만 또박또박 말했다.

“식사까지 생각하면 의외로 시간이 촉박하다고. 여기서 꾸물댈 여유 없어.”

“우웅… 오빠아…… 그래도…….”

그녀의 손가락은 쉴새 없이 성진의 자지를 주물렀다. 딱딱하게 굳어지는 자지만큼이나 성진도 성욕이 무럭무럭 피어올랐고, 그런 오빠의 반응을 눈치챈 듯 혜진도 손가락 움직임이 점차적으로 집요해지고 있었다. 성진은 결국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손목을 잡아 자지에서 떼어놓으려 했다. 당연하게도 혜진의 손힘은 이럴 때 무척이나 세었고, 그걸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진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느라 상당한 애를 먹어야 했다. 그리고 간신히 그녀의 손을 떼어놓는 데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순간, 이번엔 그녀의 머리가 성진의 자지로 돌진해 들어왔다.

“허억… 야, 너 잠깐…….”

언제나 그렇듯 혜진은 그의 외마디의 제지는 한 귀로 흘려버린 채 그의 자지를 입 속에 넣고 혀로 귀두를 살살 간지럽혔다. 성진은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떼어내려 했지만 혜진은 성진의 허벅지를 꽉 끌어안고 자지를 절대로 뱉어내지 않으려고 했다. 성진은 팔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결국 그는 팔꿈치로 뒤를 지탱하곤 몸을 반쯤 뒤로 눕히며 신음처럼 말했다.

“늦는다는 말 안 들려? 헉, 헉…….”

혜진은 그제서야 자지 끝에서 침을 길게 늘어뜨리며 잠시 입을 떼었다.

“안 들려. 오빠. 하자.”

“무슨 여자애가 그렇게 성욕이 왕성하냐? 게다가 체크아웃 시간도 얼마나 남았는지 알고나….”

“몰라. 나도 이상하게 오빠만 보면 해도해도 부족한 것 같아. 그리고 자꾸 시간을 따지는데… 뭣하면 하루 더 묵는 걸로 연장시켜버리지 뭐.”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못할 것 같아? 와, 그럼 오늘은 하루 종일 오빠랑 할 수 있겠네.”

혜진은 생각만 해도 신난다는 듯 다시 자지를 입에 물고 힘차게 고개를 앞뒤로 움직여댔다. 성진은 떨리는 손으로 혜진의 어깨를 붙잡아서 제지하려 했고 혜진은 능숙하게 그 손을 밑으로 내려서 자기 가슴을 주무르게 만들어버렸다. 자지는 금방이라도 쌀 것 같이 붉게 치솟아올라 불끈거렸다. 성진은 마지막 힘을 짜내서 상체를 다시 제대로 일으킨 후 다른 쪽 손으로 그녀의 등을 눌렀다.

“나… 나도 일정이 있다고. 제발 좀 봐줘.”

“흐음…….”

혜진은 자지를 입에 문 채 빛나는 눈으로 성진을 올려다보다가 킥 웃으며 말했다.

“오빠, 지금 그거 이 순간을 빠져나가려고 거짓말하는 거지?”

“어? 어… 진짜야! 중요한 일정이야. 그러니까 너만 생각하면 안 되겠지? 자, 이제 그만…….”

“무슨 일정인데?”

“그… 러니까 그게… 중요한 약속…….”

성진은 차라리 과제나 시험공부 같은 학생의 본분을 짚을 수 있는 학기중이길 바랐다. 하지만 현재는 방학이라 그럴 수도 없었고 납품 일도 그만둔 마당에 뭔가 만만한 핑계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혜진은 그 사이에 그의 생각보다 더 빨리 앞서나가서 ‘(그 이유란 것의 타당성에 의문이 가지만)오빠의 의견을 존중함과 동시에 그녀 자신도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합리적인 타협 방식을 떠올린 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혜진은 그대로 혀를 자지에 갖다 대는 듯하더니 성진의 배 쪽으로 이동해서 가슴으로 타고 올라가 그의 젖꼭지를 살짝 깨물었다.

성진이 의아한 시선으로 몸을 움찔거리는 사이 혜진은 그대로 능숙하게 성진을 끌어안으며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성진의 가슴은 그녀의 젖가슴에 짓눌린 채로 침대 위에 밀려서 겹쳐지듯 강제로 뉘어졌다.

“허업… 읍…… 쭈쭙…….”

“쪽… 쪼옥…… 쭈웁, 쭈웁…….”

성진은 숨이 턱하고 막혀왔다. 혜진은 일단 그렇게 성진을 쓰러뜨려놓고 그의 입술과 혀를 한바탕 빨아낸 후, 살짝 고개를 들어서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면 쉽고 좋은 방법이 있지. 얼른 하고 정리해서 나가는 것.”

“뭐…?”

“그러니까 빨리 하자, 오빠.”

성진의 어처구니없는 심경은 오래 가지 않았다. 자신의 위에서 짓누르듯 정신 없이 앵겨오는 혜진의 부드러운 살결들에 그토록 잡아두려고 발악했던 이성 따윈 그냥 한 순간에 소멸해버리는 것을 느꼈다. 성진의 자지는 혜진의 허벅지 사이를 스치면서 금방이라도 터질 듯 엄청나게 부풀어올랐다. 성진은 뭐라고 다시 웅얼거리려 했지만 혜진은 듣지 않겠다는 것마냥 재차 키스로 입을 막아버렸다.

“아, 진짜…! 내가 못살아!”

성진은 기어코 괴성을 지르며 혜진을 붙잡고 몸을 돌려 침대 위에 쓰러뜨리듯 눕혀놓았다. 그리곤 그녀의 목과 가슴을 정신 없이 빨아대었다.

“꺄아…….”

혜진의 즐거운 비명. 성진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 위해 서둘러서 그녀의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리게 했다. 그리고는 자지를 보지 가까이에 들이밀었다. 혜진은 있는 힘껏 다리를 양 옆으로 벌려서 자기 가슴을 끌어안아 기대감 반짝이는 눈으로 성진의 자지를 응시하였다. 잘록하면서도 미려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그녀의 허리를 꽉 붙잡은 성진은 새하얀 살결 한가운데에 자리한 그녀의 보지 숲 속으로 자지를 쑤우욱 밀어 넣었다.

익숙하면서도 중독된 쾌감이 혜진을 감싸오면서 야릇한 신음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아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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