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7화 (4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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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찾으시는 분이라도…?”

“여기가 참가자 확인하는 곳 맞나요?”

“예. 그렇긴 한데….”

진행석의 여자 아르바이트생은 자신과 비슷해보이는 동성의 또래가 책상 앞에 서있는 게 이례적이었는지 두 눈을 깜빡거려보였다. 하지만 선영은 가방에서 꺼낸 젤리를 떠먹으며 태연하게 서있었고, 아르바이트생은 자신의 본분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는 접수자 명단이 적혀있는 종이를 붙잡으며 어색하게 물었다.

“혹시… ‘카잔 전쟁’ 대회 참가자 본인 되세요?”

“예. 은선영이라고 인터넷으로 이미 신청하고 참가비도 결제했는데요.”

“…일단 신분증이나 학생증부터 보여주세요.”

선영은 한쪽 손에 젤리통을 쥔 채로 능숙하게 지갑 속에서 학생증을 꺼내었다. 포림대의 디지털 출판 학과임을 확인한 아르바이트생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접수자 명단에서 대조가 끝나자 돌려주었다. 목소리는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의외라는 음성이 그녀의 목에서 흘러나온다.

“여성 참가자는 손에 꼽을 정도라서 은선영 씨 이름도 명단에서 기억하고 있긴 했죠. 그런데 정말 미인이시네요. 게다가 혼자 오실줄은….”

“혼자 오면 안 되나요?”

“그런 건 아니지만 몇 안 되는 여성 참가자들도 대부분 대회의 목적보다는 특이한 놀이의 목적이 짙죠. 그냥 견학? 비슷하게 남친이나 친구랑 놀러 오거든요. 사실 이런 아마추어 경기가 아닌 프로리그에서는 거의 100퍼센트 남성으로 구성돼있고요.”

“흐음…….”

선영은 젤리를 떠먹는 플라스틱 수저를 입에 문 채로 까딱거리며 ‘카잔 전쟁’ 경기장 내부를 바라보았다. 한쪽에 열려있는 문으로 커다란 강당 내부에 컴퓨터들이 줄지어 놓여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마추어 경기라지만 처음 실전에 참가해보는 그녀로서는 설렘과 함께 호기심이 적잖게 발동되고 있었고, 이와는 다른 의미로 호기심이 약간 생긴 아르바이트생은 더듬거리며 질문했다.

“은선영 씨도… 진지하게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죠?”

선영의 눈동자가 다시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곧 생긋 웃으며 고개를 약간 옆으로 기울여보였다.

“물론입니다.”

아르바이트생은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이쁘네. 그럼 그렇지, 저정도의 미모를 가진 여대생이 할게 없어서 프로게이머 따위에나 골몰하지는 않겠지. 물론 그녀가 프로게이머란 직업을 폄하할 생각이 있던 건 아니다. 선영이라면 얼마든지 쉽게 돈벌수 있는 다른 일들을 차치하고 이런 고난의 연습을 필요로 하는 직종을 선택한 데에서 온 안타까움 같은 것이었고, 그래서 선영의 대답에 안도했다.

물론 지원하는 몇 안 되는 여성 게이머들도 사실상 아마추어 리그나 예선전에서 대부분 탈락하기 마련이다. 아르바이트생도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곧 자신의 걱정이 애초부터 쓸 데 없는 것이었다고 생각을 고쳤다. 그녀는 목에 거는 줄이 달린 번호표를 선영에게 건네주며 해당 번호 구간이 지명되었을 때 입장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감사의 표시로 고개를 살짝 끄덕인 선영은 대기실로 향하였다. 경기장 한쪽 구석에 마련된 선수 대기실로 향하는 좁은 복도는 경기 준비를 위한 직원, 경기 참가자 혹은 동행자들이 제각기 목적으로 바쁜 발걸음을 놀리고 있었다. 그 사이를 걸어가며 선영은 조금 전에 아르바이트생이 건넸던 물음을 되새겨보았다. 물론 그 진행석의 여자는 선영이 일종의 경험 혹은 호기심 이상의 플레이를 위해 이곳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본인인 선영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어쨌거나 같은 대답이긴 하지만.

선영은 자신의 목에 걸린 번호표를 바라보았다. A조 15번. 나쁘지 않은 느낌의 번호다. 선영은 물끄러미 그것을 내려다보다가 살포시 미소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미려한 갈색 빛이 어린 눈동자가 생기있게 빛을 발한다.

- 잠시 후 10시 30분에 A조 1번부터 40번까지의 경기가 시작됩니다. 해당 번호의 선수들은 강당으로 입장하여주시기 바랍니다 -

‘뭐야, 여자잖아? 이거 운이 좋은걸.’

모니터는 대전 상대의 화면을 볼 수 없도록 각기 반대 방향으로 놓여져있었지만 자리에서 조금만 일어서면 그 너머로 상대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선영의 상대자인 역시 20대 초반의 남자는 자신과 맞붙을 여자의 모습을 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음은 물론이다. 그는 자신만만한 동작으로 net플레이 승률 70%이상을 자랑하는 ‘단련된’ 자신의 손을 이리저리 풀어보았다. 컨디션도 좋다. 오늘 잘하면 경기에서 우승하고 프로게이머 스카웃 제의까지 들어올 가능성도 고려해볼만 하다. 그의 머릿속에는 바야흐로 ‘프로게이머’라는 급상승 추세의 신직종에 몸을 실을 꿈이 탄탄대로처럼 형상화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선영은 간단한 마우스와 키보드 테스트만 마치고는 세 번째 젤리통을 꺼내 조그만 플라스틱 수저로 떠먹는 동작만 반복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약간 지나친 열성으로 컨트롤 연습을 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소풍이라도 온 것처럼 한가로운 동작이다. 진행 도우미도 선수자 명단을 재확인하면서 그런 선영을 보고 상대자로 뽑힌 남자의 행운에 건배라도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 ‘카잔 전쟁’ A조 첫번째 경기 시작합니다. 맵은 예정대로 ‘하모니카 계곡’. 진행자 분들은 선수들의 경기를 확인하여주시기 바랍니다. May the goddess of luck be with all of you! -

관객이 거의 없는 아마추어 경기였기에 함성소리 같은 건 울려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긴장감이 감소한 건 아니다. 그들은 제각기 크고 작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에 첫 번째 시련을 통과하는 것마냥 절대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심산이었다. 어떤 승부에서든 이겨야 의미가 큰 것은 당연한 것. 그리고 자신이 올라가려면 상대방은 그저 쓰러뜨려야 하는 적에 불과하다.

그런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 발을 내딛듯 선영은 떠먹던 젤리를 옆에 내려놓고는 그 손으로 마우스를 움켜쥐었다.

자판기의 버튼을 눌렀을 때 나와야 할 제품이 나오지 않는 경우 원인을 두 가지로 짐작해볼 수 있다. 돈을 넣지 않았거나, 아니면 자판기가 고장이라서 소위 말하는 ‘돈을 먹었다’이거나.

남자는 현재 적잖은 스트레스가 쌓여있었고, 그래서 자판기의 블랙커피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자 원인을 ‘반성’보다는 ‘남 탓’으로 돌리는 사고회로가 먼저 발동되었다. 결과는 꽤 담백하면서도 보편적인 모양새로 표출된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자판기의 윗부분을 주먹으로 탕! 탕! 쳐댔고 그래도 반응이 없자 걷어차려고 발을 약간 빼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의 이성이 간신히 더 이상의 추태를 방지했다.

블랙커피는 400원이었는데 남자는 300원만 넣었던 것이다. 물론 그걸 알아챈 남자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무슨 자판기 커피가 이리 비싸’ 등의 말을 중얼거리며 바지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그리곤 100원 더 넣는 순간 옆에서 부산스런 발소리가 들려옴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렸다.

“박 코치님! 여기 있었군요. 갑자기 말도 없이 나가셔서 한참 찾았습니다, 휴우….”

자판기 앞의 남자는 자신을 찾으러 여기저기 뛰어다닌 흔적이 이마에 베인 땀으로 증명되는 또다른 남자를 돌아보았다. 박 코치는 자신의 동료를 보게 되자 다시금 일에 관한 스트레스가 머릿속에 채워지는 것을 느끼며 눈살을 조금 찌푸렸다. 사실 프로게이머 구단 중 하나인 ‘메지즈’ 팀의 코치인 그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의 프로게이머 구단이라면 신경도 안 쓸 아마추어 경기에까지 물색할 것을 상사에게서 지시받았기 때문이었다.

프로게이머란 직업이 활성화된지는 수 년이 지났고 급부상한 직종인만큼 레드오션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그럴듯한 인재는 넘쳐났다. 때문에 정형화된 드래프트에서만 뽑아도 적당한 수익을 올려줄 선수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은 자신의 맡은 일에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인 성실함을 갖추고있는 인물이었다는 게 문제다. 덕분에 그 밑으로 박 코치나 스탭들은 감독의 꼼꼼함을 저주하며 인터넷 한 구석의 기삿거리도 되지 않을 이런 아마추어 경기까지 관람하러 와야 했다.

‘까라면 까야지…. 하지만 전체 참여자 200명도 안 되는 PC방에서나 볼법한 경기까지 굳이 살펴볼 필요가 있나?’

물론 경기 참여자들이야 프로게이머로 등극할 기회가 찾아왔다며 박 코치를 가리키곤 수근수근 좋아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경기를 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저 내일에나 열릴 결승전이나 좀 관람하고 적당히 한두명정도 이름과 연락처만 적어갈 심산이었다. 매우 당연하게도 명단을 적어간 그 종이는 박 코치의 수당 쪽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임이 불 보듯 뻔하다.

박 코치를 찾은 스탭원 또한 그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근무태만에 관한 그 어떠한 말도 일절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모종의 전달사항을 간직하고 있었고, 어쩐지 긴박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박 코치가 스탭원의 내면을 알 리 없었기에 그는 태연하게 자판기가 조리한 커피를 꺼내들고 입가로 가져갔다. 꽤나 친절하게도 그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동전을 더 찾아봄으로써 동료의 몫까지 챙겨주는 미덕을 발휘하고 있었다.

“어째 용케도 찾았군. 어떤가, 자네도 커피 한잔 할텐가?”

“지금 여기서 한가롭게 커피 따위를 마실 때가 아닙니다, 선배님. 저희의 본분을 발휘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박 코치는 커피 종이컵을 한 손에 쥔 채 고개를 갸웃하며 ‘자네 언제부터 직무에 그렇게 성실한 태도를 보였지?’라고 묻는 듯한 시선을 보내었다. 그리고 박 코치에게 그런 이면의 인상을 심어준 스탭원은 이번엔 조금 침을 튀기면서까지 말을 이어갔다.

“경기장에서 난리가 났어요! 무명의 선수 하나가 웬만한 프로게이머급 우승 후보자까지 휩쓸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스탭원은 전달 사항을 알리는 도중에도 연신 그 무명의 선수 경기를 보고 싶다는 듯 안절부절 몇 발자국 물러났다. 그리고는 박 코치가 커피를 마저 다 마실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먼저 강당 쪽으로 달려갔다. 박 코치는 물끄러미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커피를 홀짝거리며 약간 빠른 걸음걸이로 자신도 경기장으로 걸어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머릿속은 무명의 프로게이머급 선수에 대한 궁금증보다 그 스탭원에게 충고해줄 말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이래서 신입 스탭들은 문제라니까. 조금만 현란한 컨트롤을 보여줘도 대단한 프로게이머 하나 탄생한것처럼 호들갑을 떠니 말야. 이 바닥에 조금만 오래 있으면 날고 기는 준프로게이머들이 얼마나 널렸는지 깨달을 텐데.’

그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박 코치는 항상 예외적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반성을 해야만 했다. 물론 반성할만큼 심적 여유가 주어지지도 않았지만. 박 코치는 아까 그 스탭원이 말했던 무명의 선수가 여자였다는 점에서 일단 놀랐고, 그녀가 웬만한 연예인 못지 않을 세련된 미모를 가졌다는 점에서 두 번째로 놀랐고, 그녀가 보여주는 경기 내용에 차츰차츰 충격을 받았다.

선영은 여타 프로게이머들처럼 빠른 손놀림을 보여주진 않았다. 물론 해커의 경력을 간직한 손은 단축키를 찾아가는 데 익숙했지만 남성에 비해 반응 속도라든지 컨트롤 능력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그녀의 손놀림은 평균에서 약간 위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본래 천재적인 활동량을 갖는 그녀의 두뇌가 다른 면에서의 운용을 완벽하게 끌어내고 있었다.

선영의 건물 배치와 유닛 운용은 말 그대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상대편이 어떤 전략을 펼치든 간에 그야말로 파고들 빈틈을 주지 않았다. 행여나 상대가 약간의 빈틈이라도 포착하고 찔러들어오면 정확한 계산을 통한 최소한의 병력으로 방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모은 병력들은 그동안의 잔방어나 견제 등에서 예상치 못한 기세를 몰고 상대의 진영을 휩쓸고 다녔다. 선영과 경기를 한 사람들은 훗날 한결같이 그녀의 플레이를 ‘믿을 수 없는 정갈한 솜씨’로 표현할 것이었다.

현재 선영은 그 날의 마지막 경기를 펼치고 있었고, 토너먼트식으로 승리하며 올라간 그녀는 내일의 결승전에 참여할 것이었다. 게다가 현재의 상대도 거의 선영에게 휘둘리다시피 하고 있었다. 상대의 20대 중반 남성은 이를 악물고 중장기병과 포병을 한데 뭉쳐 선영의 확장진지를 뚫어보려고 하고 있었다. 사실 뚫려도 거의 선영이 기선을 잡은 경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선영은 이미 ‘승리’의 목적에서 ‘보다 적은 피해’의 목적으로 넘어간 상태였고 상대의 노력을 애처로운 수준까지 차단해버리고 있었다. 상대가 대부분의 병력을 쏟아서 확장기지를 공격했지만 선영 쪽의 유닛 피해는 기본적인 ‘일꾼 몇 마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의 본 병력, 즉 고급 중장기병들과 잘 쓰지 않는 궁기병까지 포함해 ‘카잔 전쟁’ 매니아가 본다면 예술적이라 표현할 만큼 깔끔한 일격으로 끝내버렸다. 어느 새 강당에 몇 겹으로 모여든 관중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아직 타인을 대하는 데 익숙지 않는 선영은 모자가 없음을 다시금 아쉬워하며 겸허히 고개를 숙여보였다. 경기 진행자는 선영의 이름을 결승전 명단에 표기하곤 다음날의 방문 시간을 알려주었다.

선영은 자리에서 일어선 후 어깨에 가방을 걸치고 몇 걸음 걸어가, 잠시 자신과 경기를 펼쳤던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자칭타칭 프로게이머라고 불려지던(실제로 실력도 뛰어난 축에 속하는) 그 남자는 패배감에 사로잡혀 의자에 앉은 채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문득 자신의 시야에 여자의 구두가 들어왔음을 알아채고는 고개를 들었다. 선영이 바로 앞에 있었다. 그는 멍하니 자신과 대결했던 여자를 마주 올려다보며 기묘한 기분을 받았다. 어디 천사라도 내려왔나? 그리고 그의 손에 선물이라도 되는 듯 쥐어지는 약간 차가운 조그만 통.

남자는 그것이 아직 개봉하지 않은 젤리임을 깨닫고는 다시 멍청한 시선이 되어서 그녀를 재차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때쯤 선영은 이미 군중을 뚫고 강당을 걸어나가고 있었다. 미모의 ‘카잔 전쟁’ 여신을 방불케 하는 모습.

결승 일정이 주어진 내일까지 기다릴 것도 없었다. ‘메지즈’ 팀의 소속 박 코치는 노련한 선배답게 감탄의 공황에서 얼른 빠져나와 곁에 서있는 스탭원의 팔을 툭 건드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박이다’라는 표정만 짓고 있던 신입 스탭원은 그제서야 허둥지둥 스카웃 제의서 등을 확인했다. 그리곤 앞장서는 박 코치를 따라서 때아닌 들뜬 분위기에 젖어있는 강당을 조심스럽게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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