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5화 (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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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바랜 듯 하면서도 약간 건조한 입술과 엷지만 매끄럽고 부드러운 입술이 맞물리며 서로에게 특별한 느낌을 전달한다. 맞물림은 피동적이고 질척거리고 약간 징그럽기까지 하지만 이상스레 몰려오는 쾌감이 그러한 단점들을 장점으로 바꿔놓는다. 성진은 누워있는 혜진에게 키스를 하며 그러한 기분 나쁠법한 행위를 기분 좋은 행위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세심한 키스의 몰두는 보편적으로 본격적인 삽입의 전희로 이루어지지만 그들의 경우에는 좀 달랐다. 이미 성진의 꼿꼿이 솟아오른 자지가 혜진의 보지 속으로 깊숙이 넣어져 있었고, 흘러나온 애액이 침대 시트를 흥건히 적시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여러 번의 피스톤 운동이 있었던 듯하다. 반전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지만 보다 로맨틱한 섹스를 지향하는 커플이라면 이상할 것도 없다. 성진은 삽입 상태에서 상대와 키스를 하는 것을 좋아했고 혜진도 그것을 바라고 있었다. 둘은 삽입으로 인해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키기라도 하듯 살짝 상기된 얼굴로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한껏 키스에 몰두했다.

“후음…… 음…… 쪼옵… 쪽…….”

“쭈웁…… 쪽…… 으음…… 오빠…….”

혜진의 늘어지는 신음소리는 성진으로 하여금 더욱더 그녀를 가지고 싶은 욕구를 무럭무럭 자라나게 했다. 성진은 한동안 키스에 몰두하다가 서서히 허리를 움직이며 보지 속에 자지를 다시 박아대기 시작했다. 미끈한 혜진의 보지 속은 그의 자지를 부드럽게 받아들였고 동시에 꽉꽉 조여왔다. 키스를 멈추지 않으며 성진은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여 왕복운동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혜진의 보지 속은 더욱 매끄러워졌고 성진의 자지는 더욱 딱딱해져 갔다. 그에 따라 서로의 흥분도도 급상승해갔다.

“어어어엇… 혜진아……. 하…… 하악…… 하….”

“으으응…… 오, 오빠…. 기분 좋아?”

“어, 어…… 하아…… 으으읏…….”

“흐응…… 읏… 쿡쿡…… 킥킥킥.”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몰려오는 쾌감에 겨워하는 성진을 보며 혜진은 귀엽다는 듯 웃었다. 그녀는 두 팔로 각각 성진의 목과 등을 끌어안으며 다시금 그에게 깊숙이 키스했다. 덕분에 그녀의 두 가슴은 성진의 가슴에 짓눌렸고, 혜진의 큰 가슴을 심장 가까이 느끼면서 성진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을 받았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하게 와닿는 것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고조되는 성욕이었다.

성진은 속도를 높여 혜진의 보지 속에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쑤욱-. 쑤욱-. 쑥쑥쑥쑥 퍽퍽퍽퍽.

“우우으으음…! 으으으…….”

“하아, 하아… 아아앙. 오빠. 너무, 너무 빨리 사정하면 안 돼.”

“무… 무슨 말이야? 내가 그렇게 쉽게 가버릴 것 같…….”

혜진은 부풀어오른 성진의 자지에 역시 깊은 쾌감을 받으면서도 터져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와 이미 수많은 관계를 가졌던 그녀로서는 성진이 어느 시점에서 사정할지를 상당히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녀가 이른 말은 흥분도의 목적이 아닌 진짜로 조심하란 얘기였고 지기 싫어하는 성진은 짐짓 여유부리듯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혜진이 성진의 가슴을 밀면서 잠시 중지하란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오빠, 힘들지? 이젠 내가 위에서 할게.”

한편, 그녀에게 떠밀리듯 침대 위에 똑바로 누운 성진은 그제서야 숨을 고르며 자신을 조금 돌이켜볼 틈을 가졌다. 왜 이렇게 이 녀석과 섹스를 하면 정신을 못 차리고 하게 되는 거지? 그리고 성진은 자신의 아랫도리 위에서 내려앉을 준비를 하는 혜진을 보며 어느 정도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혜진은 한 손으로 윤기나는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고 다른 쪽 손으로는 위로 꼿꼿하게 치솟은 자지를 잡아 자신의 보지에 갖다 대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문득 들어지며 땀에 젖은 성진의 시선과 마주치자 생긋 웃는다. 익숙하지만 설레고 편안하지만 참을 수 없는. 그리고 그것은 혜진이 자지 끝부분에서 밑둥까지 보지 속에 삼키듯 내려앉을 때도 느끼게 되었다. 마치 그의 좆대를 완전히 보지 속에 담아서 붙여버릴 것처럼 사방에서 빈틈없이 조여댔던 것이다. 만일 자지가 따로 분리된 생명을 가진 존재였다면 필시 숨이 막혀 죽을 것처럼 부드럽게 꽉꽉 감싸 안았다.

“허억…….”

“아으응…….”

혜진은 성진의 아랫도리 위에서 자지를 완전히 집어넣은 상태로 살짝 몸을 떨면서 한동안 신음을 흘리다가 서서히 엉덩이를 들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귀두 끝부분까지 빼어지도록 일어선 혜진은 다시 아래로 걸터앉으며 자지를 자신의 보지 안으로 들이밀게 했다. 쑤우우욱- 퍼억.

혜진은 그 동작을 반복했다.

쑤욱- 철퍽. 쑤욱- 철퍽. 쑤욱- 철퍽.

“으으으윽…!”

성진은 떨리는 손을 들어 혜진의 허리를 붙잡았다. 혜진은 모아쥔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다른 손은 옆으로 뻗은 채 내려찍는 행위를 반복했다. 성진을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이 미간을 살짝 좁힌 채 반짝거리며 빛났다.

“으응, 으응…… 으으음…… 아아… 앙…….”

퍼억, 퍼억. 철퍽, 철퍽.

내려찍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져 갔다. 모텔 침대의 부드러운 쿠션은 그녀의 피스톤 운동에 맞춰서 탄력 있게 들썩거렸다. 성진은 자신의 위에서 커다란 가슴을 흔들거리며 자지를 느껴가는 혜진을 바라보며 다시금 몰려오는 사정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 혜진은 성진의 가슴 위에 두 손바닥을 얹고는 자지를 완전히 푹 넣은 상태에서 원을 그리듯 허리를 돌렸다.

유연한 그녀의 허리놀림으로 인해 자지는 보지 속에서 이리저리 휘어지며 그녀의 질 내부 깊숙한 곳까지 자극시켰다. 혜진은 눈을 내리깐 채로 그 느낌을 음미하면서 동시에 뻗은 손바닥의 손가락을 살살 움직여 성진의 젖꼭지를 자극했다. 온몸이 짜릿짜릿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성진은 고개를 뒤로 꺾어 침대 시트에 깊숙이 묻었다.

“하악, 하악… 허억, 헉, 하악 하악 하악!”

“하아, 하아…… 아앙 으으읏, 으으으응.”

둘의 거칠어진 숨소리가 모텔방 안을 가득 메워갔다. 혜진의 왕성한 보지가 성진의 자지를 한껏 조여댔고, 불투명하게 내어진 보짓물이 성진의 자지 끝에서 나온 윤활액과 섞여 둘의 성기를 온통 질펀하게 만들었다. 혜진도 이젠 몰려오는 쾌감을 참을 수 없어 성진의 아랫도리에서 정신없이 펌프질을 해대고 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고 다른쪽 손으로는 피스톤 운동이 이루어지는 보지 앞쪽 클리토리스를 매만지며 그 쾌감을 느껴갔다.

그리고 사정.

바깥이었다면 앉아있는 혜진의 머리위까지 치솟았을지도 모르는 힘찬 정액의 쏘아짐은 그녀의 보지 속에서 이루어졌다. 성진은 누워있는 등을 들썩이며 계속해서 사정했고 머리 한구석이 풀리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그것을 멈추지 않았다. 혜진 역시 그의 아랫도리 위에서 허리를 휘어 몸을 약간 뒤로 젖힌 상태로 자신의 보지 속에 쏘아져 올라오는 정액을 느껴갔다. 격하지만 그녀 역시 이 순간을 좋아했고 그래서 완전히 사정을 멈출 때까지 보지에서 자지를 빼지 않았다.

격정적인 순간에 마비된 듯 둘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한동안 그 자세를 고수했다. 뒤이어 허연 정액이 그녀의 보지 속에서 주르륵 흘러나와 성진의 불알을 적시며 침대 시트 위를 걷잡을 수 없게 적셔간다. 혜진은 서서히 엉덩이를 들면서 그런 아래쪽을 내려다보곤 완전히 푹 젖어버린 자지와 보지 사이를 손가락으로 훑어내었다. 손가락은 온통 점액으로 물들었고 혜진은 그것을 들어서 미소 띤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았다. 끈끈한 점액질이 그녀의 손가락 사이사이에 굵거나 혹은 가는 실들로 연결되었다.

혜진은 거친 숨을 고르고 있는 성진의 옆에 털썩 하고 나란히 누웠다. 성진은 눈도 뜬 건지 만 건지 축 늘어져있는 자지마냥 뻗어있었다. 그런 그를 옆으로 누워서 바라보던 혜진은 이윽고 손끝으로 톡하고 그의 겨드랑이를 가볍게 찌르며 물어보았다.

“오빠, 힘들어?”

“헉, 헉…… 후우…….”

“뭐야, 며칠 쉬고 몸도 잔뜩 달아올랐다고 해서 기대하고 왔는데. 벌써 이러기야? 혹시 벌써부터 거기가 노쇠해져가는 것…?”

키득거리며 놀려대는 혜진을 곁눈으로 바라보던 성진은 정체가 뭐냐고 되묻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나이에 비해 꽤 많은 여자와 관계를 가졌던 그로서도 약간 비정상적일 정도로 섹스에 강함을 보여주는 그녀에게 늘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고, 현재도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 이 녀석… 미모뿐만이 아니라 보지도 상상 이상의 것을 타고났군. 성진은 전혀 신빙성이 없어 보이는 대꾸로 그녀의 농담을 맞받아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소리야, 2차전 해야지. 간만에 한꺼번에 너무 많이 내어서 적응이 안 되는 것뿐이야….”

“그럼, 그래야지.”

오빠를 마치 어린아이 달래듯 손으로 살살 그의 몸을 쓰다듬으며 생글생글 웃는 혜진. 그런 그녀를 계속 눈동자만 옆으로 돌려서 바라보던 성진은 낮의 일이 머릿속에서 부상하는 것을 느꼈다. 여자를 강간한 주제에 배짱 좋게 맞받아쳐 말하던 동혁의 말투. 거기에 언급되었던 혜진이란 이름. 그리고 성진은 철저히 비공개로 이루어지는 정사지만 바깥에서 또한 그녀와 적잖은 시간을 보낸 건 사실임을 되새겨야 했다.

성진은 혜진에게서 눈동자를 거둬들여 천장을 향하고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야, 강혜진. 너 내 어디가 좋냐?”

두 손바닥을 시트 위에 모아 베개처럼 볼을 갖다댄 채 고개를 옆으로 해서 그를 보던 혜진은, 별로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오빠의 모든 게 좋아.”

성진은 그런 혜진의 대답에 그만 픽하고 웃었다. 그는 누운 채로 여전히 천장을 바라보며 대꾸했다.

“뭐야, 그건. 어디 노래가사 같은 대답 말고.”

“올라가는 계단이 내려가는 통로로 연결된 매력과 같달까.”

“형이상학적인 대답 말고.”

혜진은 여전히 옆으로 누운 채 똑바로 누운 성진을 바라보다 눈동자를 한번 또르륵 굴렸다. 기억의 조각을 더듬어가는 듯한 과정이 끝나자 그녀의 연한 살구빛 입술이 촉촉함을 과시하듯 톡하고 열린다. 하지만 그건 대답이 아닌 반문이었다.

“갑자기 그게 왜 그렇게 궁금한데?”

“이성이 서로 끌리는 이유라면 상대에게 합당한 매력이 있어서이지. 이에 근거하여 너같이 완벽한 여자가 나를 그렇게 좋아하도록 만드는 내 매력이 뭔지 알고 싶어져서 말이야.”

혜진은 눈을 동그랗게 떠서 성진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똑바로 누워 모텔 룸 천장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잠깐 후 혜진은 킥하고 웃었다.

“오빠 생각보다 부끄럼 많이 탄다. 단순한 이유를 길게 늘려서 말하는 걸 보면.”

성진은 그녀의 지적을 피하기라도 하듯 혜진이 누워있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혜진은 ‘읏차’하고 몸을 일으켜서 그가 시선을 향하고 있는 쪽으로 넘어갔다. 성진은 얼른 고개를 원래 혜진이 누워있던 자리로 돌렸고, 혜진은 다시 원 자리로 돌아갔다. 성진은 얼굴이 붉어져서 시선을 가눌 데를 찾지 못했고 혜진은 그런 오빠의 얼굴을 붙잡아서 자신에게 고정시켜버렸다.

“오빠, 날 바라봐. 응? 도망가지 말고. 날 좀 똑바로 봐줘, 이잉.”

“대… 대답이나 해! 이상한 짓 하지 말고!”

결국 혜진은 오빠를 그만 놀리기로 마음먹고는 침대 위에 일어나 앉았다. 그녀는 무릎을 옆으로 굽힌 채 한 손을 뻗어서 지탱한 자세로 앉았고, 여전히 누워있는 성진은 그녀의 보지가 절묘하게 보이는 각도에 있음을 알아채곤 다시 안절부절 못하게 되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혜진은 지탱하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성진의 가슴 위를 살살 문지르며 느릿하게 대답했다.

“오빠는 사람의 심리를 정형화시킬 수 있어? 누군가가 어떤 행동을 한다면 그 행동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지만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지. 오빠도 알다시피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니까. 때로는 그 행동을 한 당사자도 왜 그랬는지 이유를 찾지 못할 수도 있으며, 어떤 당위성보다도 심플한 이유가 주체가 될 수도 있어. 그리고 내가 오빠한테 느끼는 감정도 그렇고.”

“결국 1학기 때 합작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만났던 첫인상 이상의 것은 없는 거냐?”

“플라토닉한 시작이 없으면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지기 어렵다곤 하지만, 나는 좀 달라. 오빠와 나는 서로의 외모에 이끌려서 육체적 관계부터 시작했을지언정 그 어떤 사이보다 얇다고 생각하진 않아. 게다가 우린 아직 이십 대 초반이잖아? 그냥 순수하게 마음 내키는 대로 상대를 좋아하고 연애의 기분을 느끼고… 설령 상처받는 일이 있다 해도 성장의 밑바탕이 되는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나는 그것이 다른 어떤 이유 못지 않다고 여기고 있어.”

성진은 그녀가 스스로를 ‘아직 이십 대 초반’이라고 지칭하는 부분에 있어서 묘한 위화감을 받았다. 게다가 그녀는 미선에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라고 ‘조언’까지 했었지 않은가.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다. 하지만 성진은 이 기회에 모종의 결정을 내리기로 마음먹고 있었고, 그래서 그녀의 형이상학적인 대답까지 되짚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게 올라가는 계단이 내려가는 통로로 연결되는 매력과 무슨 상관이 있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연관점을 찾을 수 없는데.”

혜진은 성진의 한쪽 손목을 두 손으로 잡아 들어서 손가락에 가만히 키스하는 시늉을 하고는 자신의 머리 쪽으로 갖다 댔다. 성진은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여 그녀의 등을 덮는 긴 머리칼을 이리저리 매만졌다. 혜진은 마치 머리를 쓰다듬는 듯한 그의 손놀림을 느끼며 눈을 감았고, 성진은 자신도 몸을 일으켜 제대로 만져볼까 하는 짧은 갈등 속에서 혜진의 말을 경청했다.

“뭐랄까… 차가움이었어. 첫인상이 좋았다곤 하지만 사실 그 프로젝트에서 오빠가 일하는 걸 옆에서 봤을 때 든 생각은 그거야. 오빠의 요 날카로운 앞머리 스타일마냥 사근사근할 것 같진 않았거든. 뭐 그렇다고 거부감이 든 것도 아니지만.”

그런데?

“얼마간 프로젝트가 진행됐을 시점이었어. 몇 명이 잠수를 타거나 제대로 맡은 일을 수행하지 못한 반면 오빠는 꾸준히 매니저의 요구에 맞춰왔지. 다른 참여자들은 잘 몰랐지만 나는 그런 오빠의 부분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다? 지금 들으면 기분 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의외의 성실함이랄까, 후후.”

그때부터였나. 그런데?

“그리고 이번 학기 때 오빠를 만났지. 난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그 자리가 친목을 빙자한 원나잇 자리라는 걸. 그래서 별로 내키진 않았는데 동혁 선배가 얘기한 참여자 이름 중에 오빠 이름이 있더라고. 여기서 다시 의외인 자유분방함 발견!”

점점 웃기는군. 그런데?

“그 후로 얼마간의 만남이 이어졌고 사실상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오빠는 거의 만나지 않았지. 도대체 이게 뭐야, 여자가 먼저 연락하고 만남과 맺음을 주관하고. 하지만 이때쯤엔 난 상당히 오빠한테 관심이 갔던 터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 그리고 오빠가 날 잘 안 만나려는 이유도 약간은 알게 됐지. 오빠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오빠를 좋아한다는 걸 이용해서 위로 받으려는 자신을 허락하지 않았던 거야. 여기서 다시 의외인 착한 심성 발견!”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성진은 그만 웃어제껴버렸다. 정작 나 자신은 별 생각 없이 행동했던 것들이 이 녀석에겐 매우 특별하게 보였나 보다. 성진은 한결 편해진 기분으로 한 손을 뒷머리에 베개처럼 받치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혜진도 따라 웃느라 조금 흘러나온 눈물을 손가락으로 훑어내며 곁눈으로 마주보았다.

“그랬던 거야, 오빠는. 뭐 기본베이스는 첫인상이었다… 라고 대답하겠지만 벗기면 벗겨볼수록 참 예상치 못한 타입이 드러난 것도 매력이었어. 그래서 언벨런스한 계단 표현을 쓴 것이기도 하고.”

“그랬단 말이지…. 그럼 혜진아.”

“응?”

혜진의 머리칼을 이리저리 매만지던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어깨로 이동했고 곧이어 툭 튀어나온 그녀의 젖가슴 쪽으로 내려갔다. 혜진은 자신의 젖가슴을 만지는 성진의 검지손가락엔 별 신경을 안 썼지만 잠시 뜸들여진 그의 말이 궁금했다.

“그 계단을 한층 더 쌓아볼까 하는데.”

당연히 무슨 말인지 몰랐기에 혜진은 고개를 갸웃하곤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가슴을 가볍게 콕콕 찍어보던 성진은 그 탄력성에 감탄이라도 하듯 입술을 오무렸다가 내뱉듯 말했다.

“나랑 사귀자.”

“어… 어?”

갑작스런 발언에 분위기가 어색해질법도 하지만 성진은 이미 그 후에 이어질 말도 머릿속으로 다 정리해둔 상태였다. 그래서 그는 누운 자세 그대로 혜진에게서 시선은 뗀 채 천장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보지 않아도 그녀의 표정은 경직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누군가가 말했지. 진부한 표현이지만 ‘달콤하고 로맨틱’보다 더 근접한 표현을 찾기 어려운 게 연애적인 감정이라고. 그리고 네 말마따나 그게 꼭 특별한 접점이 있어야 한다고는 나도 생각지 않아.”

성진의 시선이 다시금 스르르 혜진에게로 돌아갔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듯한 굳은 표정으로 성진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는 그 표정에 별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놀랄 법도 하겠지, 여기서 고백이 들어오리라곤 생각지 못했을 테니.

그보다 성진은 ‘누군가가 말했지’란 부분에서 그 누군가가 미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녀가 한발자국 물러남으로써 눈앞의 혜진에게 더 쉽게 사귀자는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미선은 내가 혜진에게 이끌리고 있었다는 걸 알아채고 그렇게 말했던 걸까? 아니면 선영 때문에 흔들렸던 마음에 대한? 어느 쪽이 됐든 간에… 그녀도 날 좋아했던 건 확실하다. 그런 것을 감지하려면 보통의 사이로는 알아채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감지했기에’ 그녀는 내게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이기도 했다.

사랑이란 참으로 오묘하고 알 수 없는 것….

“그러니까… 나 또한 네가 말한 것마냥 마음 내키는 대로 좋아하고 연애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졌어.”

이런 시작은 어떤 결과에 도달하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말을 굳이 붙여야 하나 짧은 고민을 하던 성진은 문득 멍청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부끄러움을 가리기라도 하듯 얼굴로 올라간 혜진의 두 손 사이에서 묽은 액체가 방울져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울고 있어…?

성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꽤 놀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반응까지 예상하진 못했기에 어찌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는 일단 근처의 티슈를 집어서 혜진에게 몇 장을 건네었다.

“혜진아, 왜 그래? 오빠가 뭐 잘못 말했니?”

그녀는 성진이 건넨 티슈로 눈가를 닦으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는 얼굴을 숙였고 그에 따라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표정을 살필 수 없게 된 성진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 이유를 찾으려 애썼다.

“그… 러니까 혜진아. 사귀자는 말이 부담스러우면 그냥 지금까지 하던 대로….”

당황함 속에서도 열심히 생각한 성진의 입장에서는 조금 애처로울 법도 하지만 혜진은 더욱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성진은 그만 입을 다물었고 그에 따라 방안은 정적이 감돌았다. 정말로 뭐라도 잘못 말한 건가? 성진은 심오하게 자신을 반성해보기로 했으나 역시 뾰족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소리 죽여 눈물을 훔치는 혜진을 가만히 응시하던 성진은 침대 근처에 걸려있는 그녀의 옷을 집어들었다. 현재 완전한 알몸이었기에 일단 뭐라도 좀 입혀두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어깨에 옷을 걸쳐주는 순간, 혜진은 갑자기 손을 들어 팍하고 그 옷가지들을 뿌리쳤다.

“……?”

성진이 다시 멍청한 표정이 되어 혜진을 바라보았을 때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지만 표정은 의연했고, 그녀는 성진이 뭐라고 말할 틈도 주지 않은 채 - 사실상 성진은 거의 할말을 잊고 있는 상태였지만 - 오빠를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빠 지금 나랑 사귀자고 한 거 맞지?”

“어…? 어….”

“그거 고백인 거 알지?”

“그… 런데?”

“오빠 지금 나한테 고백한 거다?”

“……?”

성진은 그녀의 ‘고백’이란 강조에 자신이 모르는 뭔가 특별한 뜻이 있나 하고 머리를 굴려보았다. 하지만 사실상 그 뜻은 한정되어있었고 혜진이 보편적인 남녀 사이의 고백이란 단어를 왜곡시키거나 비약시키는 오류를 범할 리 없다는 것 정도는 성진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잠시 후 그는 푸근한 미소를 짓는 혜진을 보며 그녀가 너무도 기뻐서 저지른 해프닝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기다렸나, 내 고백을? 불과 몇 달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하지만 성진은 그녀에게 사귀자고 한 것이 잘한 것이라 생각했다. 비록 서서히 깊어져 가는 관계로 시작한 건 아니지만, 짧은 시간들에도 혜진이 얼마나 자신을 좋아하는지 정도는 알고도 남았기에. 게다가 그녀는 놀라운 미모와 완벽하다 싶을 정도의 몸매, 테크닉을 겸비하고 있었고(이 부분에서 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아직도 고인 눈물을 조금씩 훔쳐내는 혜진의 가슴과 허리라인을 슬쩍 훔쳐 바라보았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로망에 잠길 캠퍼스 커플의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늘 내 문제만으로도 힘들어서 이런 여자가 옆에 있다는 행운을 감지하지 못했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성진은 눈앞의 혜진이 한층 더 사랑스러워짐을 느꼈다. 그는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혜진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아주었고 그녀는 더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성진을 마주 끌어안았다. 비록 많은 경우의 CC가 이루어지는 순간 주변에서 환호성 등을 통한 화려한 시작을 알리기도 하지만 그런 게 없어도 둘은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성진은 자신의 고백이 ‘잘한 것만은 아니다’로 그 평가를 약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것은 은연중에 지금까지 혜진에게 느꼈던 문제점이기도 했다. 평소에도 성진은 침대에서 어이없을 정도로 성욕이 넘치는 혜진을 감당하기 버거웠다. 하물며 고백을 받게 되자 혜진은 상대를 생각하는 리밋트를 잠시 풀어버리고 성진의 자지를 빨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읍…… 음…… 읍…… 쭙, 쭙…….”

포옹을 풀자마자 그녀의 고개가 아래로 내려가며 성진의 자지를 덥썩 입으로 물었다. 그리고는 엄청난 흡입력으로 자지를 삼켜버리고는 혀로 아랫부분을 핥아갔다. 성진은 쭈뼛거리며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혜진은 안 놔주겠다는 듯 다른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녀는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여 입술로 자지를 마사지해주었고 성진은 그만 온몸이 저릿저릿해지는 기분을 받으며 혜진의 머리를 붙잡았다.

“야, 혜진아. 잠시만, 잠시만… 오빠 아직 준비가…….”

“쭈웁-. 쭈웁-. 쭙쭙쭙… 하압…… 쭈우웁…….”

자지가 순식간에 부풀어올랐다. 혜진은 침으로 범벅이 된 오빠의 자지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며 귀두와 좆대, 불알 부분을 정신 없이 빨고 핥아댔다. 질질거리며 좆대를 타고 침이 흘러내렸고 혜진은 자신의 손에도 많은 침을 발라 그의 자지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어주었다. 자지가 핏대를 세우며 불끈거리자 그녀는 다시 귀두에서부터 아랫부분까지 한껏 입 속에 넣어 삼키었다.

“하으읍…… 아응…… 웁, 응… 응.”

“읏…… 끗…….”

찔걱… 찔걱……. 쩝쩝거리는 소리가 음란하게 방안에 울려퍼졌고 성진은 부들부들 떨면서 신음처럼 말했다.

“혜… 혜진아. 좀 천천히…….”

하지만 혜진은 전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녀는 성진의 자지를 한껏 삼키고 뱉기를 반복하다가 혀를 길게 빼어서 거의 성진의 항문 부분까지 갖다 대고는 위로 핥아 올라왔다. 성진의 귀두 끝에서 나온 묽은 좆물과 혜진이 대량으로 뱉어낸 침이 한데 뒤엉켜 섞여서 그녀의 입가와 자지를 질펀하게 물들였고 그녀 얼굴과 자지 사이를 끈적한 선들로 이어놓았다. 혜진의 턱 밑으로 질질거리며 침이 흘러내렸고 자지 털들도 온통 그녀의 침에 반들거리며 적셔졌다.

“야… 아…… 혜진아. 잠깐, 나온다… 나온다고…….”

물론 혜진은 멈추기는커녕 더욱 힘있게 빨아대었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입술을 버티지 못한 자지가 벌떡거리며 사정하자 혜진은 그 자지를 목구멍속까지 들이밀었다. 성진의 좆 끝에서 분출된 정액이 식을 틈도 없이 그녀의 목을 통해 몸 속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울꺽, 울꺽……. 혜진은 한동안 좆대 밑부분을 입술로 꼬옥 조이다가 위아래로 고개를 움직이며 더욱 많은 정액을 뽑아내었다. 숨이 막힐법도 하지만 혜진은 별로 기침하는 기색도 없이 꿀꺽꿀꺽 잘도 그 정액들을 삼켰고 얼굴이 벌개진 성진은 숨도 몰아쉴 생각도 못한 채 파들거리며 사정에 온 힘을 쏟았다.

찌익-. 왈칵.

간신히 혜진의 입 밖으로 내어진 자지 끝에서 한번 더 대량의 좆물이 분출된다. 그 정액들은 혜진의 예쁜 얼굴 위에 허옇게 내려앉았고 그녀는 살며시 눈을 감아 성진의 좆을 얼굴에 갖다 댄 채 꿀럭거리며 사정하는 감각을 느끼었다. 귀두 끝에서 좆물이 계속해서 흘러나와 그녀의 코와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질질거리며 흘러내리는 그것을 그녀는 이따금씩 혀를 내어 받아내어 쩝쩝거리며 핥아먹었다.

“하아……♡”

잠시 후 혜진은 정액으로 범벅이 된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거의 실신 상태로 뻗어버린 그를 내려다보곤 키득키득 웃으며 조심스레 눈가의 정액을 손으로 훑어내었다. 성진의 원망스러운 눈초리가 그녀에게로 쏘아진다.

“갑자기 그렇게 세차게나오면… 버티지 못한단 말야.”

“히힛… 미안해, 오빠. 갑자기 오빠 정액을 1초라도 빨리 먹고 싶어져서….”

“너의 그 오빠, 피곤해 죽겠다. 후…….”

“흐음… 근데 있지, 오빠. 나 아직 멀었어.”

성진은 소름 끼치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그 말이 어떤 선언보다도 무섭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가만, 그러고 보니 그녀가 만족할 때까지 해본 적이 있었나?

혜진은 누워있는 성진의 가슴 양쪽으로 무릎을 벌려 다가와 그를 내려보았다. 그녀의 내리깐 눈동자 속에는 몰려오는 성욕을 감당하지 못해서 초조한 빛이 어려있었다.

“나 좀 이상해… 기분이…… 오빠한테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들어서 그런가, 참을 수가 없어….”

어쩐지 그녀의 말 속에 한층 고조된 숨소리가 섞여있다는 기분을 받은 성진은 경직된 표정으로 혜진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서서히 시선을 아래로 향하였고 이미 보지털까지 반짝이며 젖어있는 혜진의 보지를 보고는 침을 삼킬 여유조차 갖지 못했다.

혜진은 그런 오빠를 즐기기라도 하듯 매력적인 미소를 생긋 짓고는 연이어서 말했다.

“우리 이제 연인 사이니까 오빠도 나 만족할 때까지 해줘야 한다?”

성진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그녀의 의지대로 자지가 서버리는 것을 느끼며 절망감에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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