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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기서 하자고?”
“그래. 뭐 문제점이라도 있나?”
그들은 척 보기에도 인적이 뜸할 것 같은 학생회관 한 구석의 여자화장실 앞에 서있었다. 선영은 여자화장실 문을 흘끗 바라보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주도권을 잡아서 여기까지 데려온 성진에겐 꽤나 반가울 법한 반응이었지만 그는 그 반응의 의미가 다른 데 있다는 걸 알아채고는 면밀하게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예상은 들어맞았다. 선영은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한번 쓸어넘기면서 투덜거리듯 내뱉었다.
“좁지 않겠어? 이런 데서 하면 누가 올까봐 인기척도 제대로 낼 수 없잖아. 난 좀 더 마음 놓고 하고 싶은데.”
성진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것은 굳이 그가 화장실 섹스를 하고 싶은 데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뜻대로 그녀를 움직이게 만들어야겠다는 일종의 제압적 심리였다. 그래서 성진은 이 타이밍에서 일부러 히죽 하고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내키지 않아하는 걸 보니 좀 의외군.”
“무슨 뜻이야?”
“아무나 붙잡고 섹스하자며? 네가 그랬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남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장소의 협소함을 신경 쓰고 그런 게 꽤나 아이러니컬하다는 거지.”
성진은 스스로의 논리에 감탄하며 제대로 한방 먹였다는 일종의 자부심까지 일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다음에 나온 선영의 반응에 돌아온 충격도 배가 되었다. 고개를 약간 꺾어서 생긋 웃으며 넌지시 말을 건네는 그녀.
“너, 지금 기선제압하려고 하는 거지. 그렇지?”
성진은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를 배려하기라도 하듯 일부러 시선을 딴 데 두며 고개를 끄덕이던 선영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뭐 그다지 내키진 않지만 여기서 하도록 해. 들어가자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먼저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녀. 하지만 성진이 망치로 얻어맞은 표정을 했던 건 단순히 자신의 속내가 들켰다는 점에서 나온 행동만은 아니었다. 성진은 그렇게 자신을 야유하듯 미소짓는 그녀의 외모에서마저도 빠져들 듯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겨우 정신을 수습하며 간신히 따라 들어간 성진은 세 번째 칸막이를 열며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선영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켰다.
뚜껑이 내려져 있는 변기를 보며 쭈뼛거리듯 들어선 성진은 화장실 문을 잠그는 선영의 손짓에도 흔들리는 자신의 심경을 느꼈다. 정신차려, 성진. 네 본연의 날카로운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하지만 그가 심호흡을 한번 할 사이도 없이 문을 잠근 선영은 그대로 성진을 끌어안고 그에게 키스를 했다.
“웁….”
성진은 비명소리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한 채 그녀에게 떠밀려 변기 위에 강제적으로 앉혀졌다. 하지만 성진이 뭘 어떻게 수습해보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그에게서 깊숙한 키스로 정신을 빼앗아가고 있었다.
머릿속이 텅 빌 정도의 깊은 키스였다. 하지만 단순히 강렬한 데에서 그치지 않은, 남자의 정신을 완전히 혼미하게 만들 정도로 선영의 혀놀림은 능숙했다. 성진의 입 안에 넣은 혀를 이리저리 헤집으며 구석구석 청소시켜주듯 탐닉하던 그녀는 살며시 그의 혀를 물어서 빼어드는 척 하다가 윗입술로 옮겨붙었다. 그의 입술을 꿈결처럼 섬세하고 세밀하게 옆으로 핥아갔고, 아랫입술로 옮겨붙었던 그녀는 많은 침을 내어 그의 입 속으로 흘러보내다가 다시금 그의 혀를 잡아 물었다.
뭐야, 이 녀석… 너무 능숙하잖아. 성진은 지금껏 어떤 영상으로조차도 이렇게 치밀하고 섬세한 느낌을 주는 키스를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어디 키스방 매니저로라도 활동하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일었고, 사실 그런 추측도 얼마 가지 않았다. 그녀의 키스는 공격적으로 접근했던 그의 행동력과 심리를 완전히 녹여버릴 정도로 알 수 없는 힘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녀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별 거 아닌 옅은 화장품 냄새까지도 그 어떤 매력적인 유혹보다 달콤하게 느껴졌다.
“으음…. 응…….”
가느다랗게 새어 나오는 선영의 신음소리. 끌어안은 그녀의 옷 위로 느껴지는 나긋나긋한 느낌과 녹아들 듯한 키스와 정신을 간지럽히듯 귓가로 들려오는 늘어지는 음성. 성진은 자신이 준비한 심리를 찌르는 날카로움과 방어적 마음가짐이 완전히 무용지물이 됨을 느껴야 했다. 대신에 그녀와 하나가 되고 싶다는 어처구니없는 심경의 변화가 일었다. 남자가 공격적 성향이라면 여자는 흡수적 성향이라 했던가? 성진은 어느새 선영을 마주 끌어안고 그녀의 키스에 반응하며 혀를 놀려가기 시작했다.
“흐음… 으응…… 쪽, 쪼옥….”
“음… 쩌업… 쩝…… 쩝…….”
성진은 그녀의 등 뒤로 뻗은 손을 본능적으로 더듬었다. 푸른색 블라우스 위로 브래지어 끈이 더듬어졌다. 성진의 손가락이 애처롭게 그것을 갈망하듯 이리저리 만지었다. 선영은 그것을 도와주기라도 하듯 키스를 쉬지 않고 하며 자신의 블라우스 단추를 한 손으로 풀어내었다. 그리고는 성진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이동시켰다.
성진은 브래지어 위로 그녀의 가슴을 더듬었다. 키스를 하느라 볼 수는 없었지만 무늬가 이리저리 수놓아져 있는 부드러운 느낌이 그의 손가락을 통해 전해졌다. 정신 없이 키스하며, 정신 없이 브래지어를 만지던 그는 갑자기 브래지어를 아래로 잡아당겨 내린 후 젖가슴을 꼭 쥐었다. 선영의 신음소리가 살짝 - 아주 살짝이긴 하지만 - 톤이 높아졌고, 옷에 가려졌을 때는 잘 몰랐지만 의외로 큰 가슴에 기분 좋은 탄력감이 성진의 기분을 점점 더 고조시켰다.
끊임없는 키스 속에서 성진은 간신히 틈을 찾아내서 아래쪽으로 그녀의 몸을 핥으며 내려갔다. 매끄러운 살결이 톡톡 튀듯 그의 입술에 호응했다. 군살 하나 없어 보이는 마치 모델과도 같은 몸매를 핥는 기분을 느끼면서 그는 그녀의 가슴쪽으로 이동했다. 선영은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끌어안았고 성진은 그녀의 가슴 위에다 정신 없이 얼굴을 부벼대었다. 보통 때라면 하지 않을 행동이었지만 그녀의 탄력 넘치는 살결들에 도취된 그는 자신의 의지라기보다는 본능적으로 그렇게 하게끔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선영의 입장은 약간 달랐다. 선영은 마치 그것이 예정된 남자들의 반응임을 짐작하기라도 한 것마냥 조금씩 키득거리며 성진을 내려다보았다. 성진이 젖가슴을 물고 유두를 빨아댈 때도, 그리고 그 행위에 선영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려댈 때도 예정된 반응이었다. 성진의 손이 슬금슬금 내려가 그녀의 치마와 팬티를 비집고 들어가 보지 근처를 더듬거릴 때도 예정된 반응이었다. 성진은 미처 그것을 알아채진 못했지만 - 그러기는커녕 선영을 탐닉하는 데만도 온 정신을 쏟고 있었지만 - 선영은 자신을 더듬는 행위와 자신이 느끼는 행위 하나하나에까지 마치 맡은 배역을 연기하는 것처럼 제 3자의 기분을 부여하고 있었다.
“흐응…….”
“으읏…….”
그러나 느끼는 감정의 타입은 달라도 서로 몸이 달아오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분명하고 작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랬기에, 선영은 성진의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지를 꺼내는 순간, 성진이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그녀를 밀어붙일 때도 별다른 제지를 가하지 않았다. 성진은 그녀의 등을 화장실 벽에 기대게 했고, 벌써부터 촉촉이 젖어 있는 팬티를 아래로 끌러 내렸다. 선영은 능숙하게 다리를 오무리고 발을 세워서 그 좁은 팬티가 벗겨지기 쉽도록 도와주었다.
모든 게 어쩐지 너무도 익숙한 행위인지라 성진은 잠깐 이것이 날카로움을 위주로 하는 자신의 타입은 아니라고 자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아주 잠깐이었을 뿐이다. 검은 털들이 소복하게 자라나 있는 그녀의 촉촉한 보지를 올려다보자 이제는 멈출 수 없다는 자신의 행동을 인정해야 했다. 선영은 살짝 얼굴을 붉힌 채 한 손으로 입을 조금 가리고는 갈망하는 눈빛을 보냈고, 어찌 됐든 성진은 그 갈망을 충족시켜주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것이 자신의 행동을 그녀의 의지대로 이끌도록 하는 기제가 스며있더라도.
성진은 선영의 다리 한쪽을 잡아서 위쪽으로 들어올렸다. 하얀 하이힐을 신은 그녀의 예쁘고 기다란 다리가 치마를 들추며 맨살을 드러냈다. 여자가 아니고서는 쉽게 유지할 수 없는 자세였고, 선영은 아름다운 외모에 호응하듯 갖추어진 유연성을 지니고 있었다. 선영은 한쪽 눈을 살짝 가리게 내려온 머리카락 사이로 얼굴을 들어 성진을 마주보았다. 그리고는 깊고 아름다운 눈동자를 빛내듯 응시하며 미소 지었다.
그것이 신호라도 되는 듯 성진은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맞추자마자 곧바로 밀어 올렸다. 쑤우우욱. 별다른 애무 없이도 이미 발기할 대로 발기한 자지와 촉촉이 젖은 보지가 서로 맞물리며, 온몸에 쾌감을 전달시켰다.
“허…… 억!”
“으읏… 음….”
비교적 쉽게, 하지만 꽉꽉 조여주는 그녀의 보짓살 힘에 성진은 그녀를 끌어안고 기음을 흘렸다. 화장실 칸막이 벽에 등을 기대고 있는 선영도 한 팔을 그의 몸에 두르고 다른 쪽 손은 옆으로 뻗어 벽을 지탱한 채 그의 자지를 느껴갔다. 키스할 때보다 조금 더 고조된 신음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성진은 다시 그녀를 마주보며 - 끌어안고 있었던 터라 둘의 사이는 코와 코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웠다 - 눈짓으로 무언의 물음을 던졌다. 그리고 이 순간만큼은 선영도 별다른 얘기 없이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진은 서서히 자지를 그녀의 보지 속에서 빼어 들었다가 다시금 힘껏 올려 붙였다. 쑤우욱, 퍼억!
“아흣…….”
선영의 몸이 움찔 떨리며 그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옆으로 뻗어 등과 함께 벽을 지탱하던 그녀의 손바닥이 살짝 오므려졌다. 머리칼이 살랑거리며 가까이 붙어 있던 성진의 뺨을 간지럽혔고, 성진은 그 상태로 다시금 선영의 입에 키스하였다. 선영은 성진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며 그의 키스를 부드럽게 맞이하였다. 또다시 능숙하게 빨아들이는 그녀의 혀와 입술 놀림에 성진은 이제 자신의 욕망을 제어할 수 없는 기분을 받았다.
성진은 계속해서 키스하고 싶은 유혹을 참으며 입술을 떼곤 그녀의 들어올린 다리를 받치고 있는 손에 단단히 힘을 주었다. 그렇게 제대로 고정시킨 그는 이제 연이어서 선영의 보지 속에 자신의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퍼억, 퍼억, 퍼억. 쑤욱 퍽, 쑤욱 퍽…!
“으으으음…. 으으응…….”
“허억, 허억, 허억…. 하악, 하악….”
둘은 이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신음소리와 거친 숨소리를 내어대고 있었다. 아무리 구석진 화장실이었지만 밖에 누군가가 들어올지도 모르는 일이었는데, 그런 것에 이젠 아무런 상관도 없는 듯했다. 전후상황이 어찌 되었는지도 그들의 행위에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성진과 선영은 지금 이 순간의 쾌감을 음미하기 위해 더 깊이, 더 자극적으로 서로를 원하고 있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상대의 있는 그대로의 본능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철퍽, 철퍽, 철퍽, 쑤욱 퍽, 쑤욱 퍽, 퍼억, 찌걱…!
“아으으응… 아아… 아아앙…….”
“하악, 하악, 하악…… 하악, 하악!”
피스톤 운동이 거칠어졌다.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인 그들의 해대는 성행위는 뿜어져나오는 열기 또한 강렬했고, 그것은 딱히 찌걱거리거나 신음소리가 없다 하더라도 지나가는 사람이 알아챌 정도였다. 팬티가 벗겨져서 치마만 걸쳐져 있는 선영의 다리 사이로 쿠퍼액과 보짓물이 섞인 액체가 질질거리며 흘러내렸다. 그녀의 하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려간 그 묽은 씹물은 화장실 바닥에 떨어지며 커다랗게 원을 그려 나가고 있었다.
성진이 한계에 다다른 듯 더듬거리며 다급하게 말했다.
“아윽…. 아…… 야, 나 쌀 것 같아……!”
“싸.”
“뭐… 뭣?”
“싸라고. 안에… 흣, 안에다 싸라고…….”
성진이 뭐라고 물어보거나 대응할 틈은 없었다. 그러기에는 제지하기 어려운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조차도 제대로 곱씹어볼 여력도 없이 그대로 선영의 보지 속에다가 좆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찌이이익, 울컥…!
“어… 아…. 아으윽!”
참았던 그 무언가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듯 성진은 기염을 토하며 정액을 쏘아 올렸다. 밖으로 나오지 못해 안달하던 정액이 일단 한번 길게 쏘아지고 뒤이어 계속해서 정액이 그녀의 보지 속으로 밀려들어갔다. 왈칵, 왈칵….
“흐으응…….”
선영은 자신의 보지 속에 쏟아져 들어오는 성진의 정액을 느끼며 한 손으로 그를 더욱더 꽈악 끌어안았다. 어느 사이엔가 그녀는 성진의 정액을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화장실 벽에 기댔던 등을 약간 늘어뜨리고 엉덩이를 앞쪽으로 들이민 상태였다. 벽 한쪽을 뻗어 지탱하던 그녀의 손은 주먹을 꼬옥 쥐고 살짝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액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그칠 줄 모르고 울꺽거리며 발산되었고, 그렇게 끝까지 보지 속에 자지를 넣고 있던 성진은 겨우 힘이 다한 듯 서서히 자지를 빼어들었다. 들어올리던 그녀의 한쪽 허벅지를 내려놓고는, 이젠 그녀에게 기대듯 끌어안아 지탱하고 섰다. 가뿐 숨결이 서로의 얼굴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선영은 조금 흐트러진 머리칼을 옆으로 쓸어 넘기고는 약간 아래로 쳐져 안겨 있는 성진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마치 ‘잘 하네’라고 칭찬하듯 생긋 웃어보이는 선영.
성진은 그 미소의 의미가 맘에 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미모에 끌리는 자신의 본능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리고 질펀하게 젖은 그의 자지를 손가락으로 살며시 감싸 쥐는 그녀의 행동을 느끼면서도 아무 제지도 가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