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4화 (74/86)

00074  8장 구양마공  =========================================================================

적령, 장우의 스승이자 전대 적귀인 그녀였다.

복도의 지붕을 지탱하는 기둥에 등을 기대고서 어딘지 모르게 흐트러진 기색으로 서있는 그녀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평소에는 느긋하고 여유로우면서도 당당한 여장부와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면 지금은 아편굴에 처박힌 중독자들마냥 어딘가 얼이 빠진 그런 분위기다.

단전에 쌓인 공력으로 또렷하다못해 강렬하기까지하던 안광은 흐트러져 먹구름낀 하늘마냥 탁했고.

언제나 당당하고 여유롭던 표정도 헤실헤실풀려, 어딘가 정신에 이상있는 여자같았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바보같은 웃음을 짓던 그녀는 오른손을 들어 검지와 중지로 번들거리던 자신의 입술을 쓰다듬다가 갑자기 그것들을 집어삼키고 쪽쪽빨아당겼다.

쮸웁. 쪽. 쪼옥.

젖먹이들이 어미의 젖을 빠는 것마냥 혹은 어린아이들이 불안할 때마냥 자신의 손가락을 바람빠지는 소리가 나도록 쪽쪽 빨아대던 그녀는 얼마안가 그것을 뱉어내며 땅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하아~ 달라. 너무나도 달라. 같은 피륙으로 이루어졌거늘. 어찌 이리 다를까?"

방금전 하연의 방에서 자신의 입안에 집어넣었던 하물을 생각하면서 단지 짠맛만이 느껴지는 자신의 손가락을 원망하였다.

'입안을 가득메우는 그 굵직함이나 목구멍을 넘어 들어갈정도의 길이. 그리고..무엇보다 짙은 사내의 향과 맛.'

턱이 아플정도로, 입이 찢어질 정도로 벌려도 벅차면서 자신의 입안과 혀 그리고 목젖까지 체우고 찔러대던 하연의 것을 생각하면서 황홀해했다.

그러다 적령은 나중에 튀어나온, 입안을 가득메우다 못해 목구멍으로 절로 흘러들어간 짙은 냄새의 끈끈한 액을 떠올리자 찌릿거리는 감각과 함께 몸을 바르르 떨어대었다.

콧속을 가득메운 사내의 향기와 목구멍이 막힐정도로 진득했던 그의 아기씨.

숨이 막힐뻔하면서도 목에 달라붙는 그 느낌을 다시 되새기며 밀려오는 환희에 몸을 맞기던 그녀는 갑자기 제 뺨을 후려치는 차가운 밤바람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여기서 대체 내가 뭘하고 있는거지?'

찬물을 뒤집어쓴 듯 퍼득거리며 일어선 적령은 방금전과는 다르게 총명한 모습을 하면서 자신의 방으로 성큼성큼걸어나갔다.

얼굴을 잔뜩구기면서 흉흉한 기세를 조금씩 내뿜으며 방으로 돌아간 그녀는 옷을 거의 찢다시피하여 벗어 땀에 얼룩진 속곳만 입은체로 푹신한 침대에 몸을 던졌다.

좋은 향기가 풍기는 침대보와 새로운 솜을 넣어 부드러운 베게에 얼굴을 파묻은 그녀는 방금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평소와는 다르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그것도 달빛이 환한 정원에서 미친년마냥 땅바닥에 주저앉아 실실 웃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워 스스로를 책망하다가 문득, 왜 그녀가 그런 짓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어졌다.

'분명 하연의 방에 들어가고 나서..'

제자인 장우가 나온 뒤, 자신 때문에 몸도 마음도 망가진 그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밤중에 그의 방으로 들어간 그녀는 방안가득풍기는 독특한 냄새에 머리가 아찔했다.

칙칙한 여자냄새와는 다르게 어쩐지 달콤하고 머리를 어지럽히며 몸을 오싹하게 만드는 그런 냄새.

고수라고는 하나 무림의 경험이 일천한 그녀로써는 이 향기에 저항할 수 없었고 그 이후로는 기억이 모호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마치 꿈을 꾼듯하달까?

초절정의 경지에 이르면서 제 몸하나는 스스로 잘 조절한다고 생각했던 자신이지만 그 때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는 의식과는 다르게 절로 움직이는 몸을 바라보는 나.

하지만 그것이 결코 기분나쁘지는 않고 되려 무척이나 즐겁고 좋았다는 감정을 느끼며 찬찬히 그 때 행동을 생각하자 얼굴이 확달아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평범한 서민들이라면 모를까 무공과 교육을 받은 그녀가 천박아니 불결하게도 남아의 그것을 입으로 집어삼킨 것이 아닌가!

남자가 여자의 것을 물고빨고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여자가 남자의 것을 물고 빠는 것은 거리껴지는 것이 세간의 풍속.

하지만 자신은 그 풍속에 반(反)하는 행위를 하면서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무척이나 좋아하였다.

이러면 마치 자신은...자신은....

'도저히 구제할 수 없는 변태인 거잖아!'

남동생이 자신을 대신해 죽은 이후로 남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고 그렇다고해서 여색에 눈을 뜬 것도 아니었기에 자신은 성에 대해 담백하다고 생각했거늘 어찌 이런 변태가 되어버렸단 말인가!

남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다른 4명의 문주후보들도 이 정도까진 아니리라!

그리고 그보다 더욱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남자의 아니, 정확히 말해 하연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싶다는 마음!

예쁘지도 않고 그냥 빼빼마르고 허약한 하연의 엉덩이를 벌려 고개를 처박고 분홍빛을 띄고 있음에 틀림없을 국화에 입을 마주대고 혀로 낼름거리며 맛을 보고 싶다.

그리고 국화의 구멍사이로 혀를 집어넣어 뜨끈거리고 물컹거리는 그것을.....

'으아아아아아! 아냐! 난 변태가 아냐! 아니라구!'

퍽퍽퍽.

죄없는 베게를 두손으로 두들기던 적령은 이제 베게를 붙잡고 비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다면 자신의 속에 있는 더러운 마음이 깨끗하게 사라질듯이.

하지만 그녀의 생각이...아니라 망상은 더욱더 음탕하게 변해갔다.

그의 팔다리를 뒤로 하여 꽁꽁 묶은 뒤, 얼굴에 앉아 자신의 소변을 먹인다거나.

또는 남자의 성기모양을 한 나무토막으로 그의 구멍을 괴롭힌다거나.

혹은 젖꼭지나 배꼽, 혓바닥이나 코등등 여러부위에 고리를 박아넣고 얇은 쇠사슬을 이어 잡아당긴다거나.

천박한 문양을 몸 곳곳에 문신으로 세겨넣는다거나 등등.

과격하고 음란하고 난잡한 망상을 하면서 몸을 부비적대던 적령은 이내 자신의 아랫쪽이 찌르르 울리는 것을 느끼다가 그만..

솨아아아앗!

"흐으으읏~!"

맑고 투명한 액체를 폭포수처럼 강렬하면서도 시원하게 아랫입으로 토해내어버렸다.

똑, 똑.

마지막 한방울까지 모조리 토해내자 적령은 여태까지 느껴본적없는 황홀감이 파도처럼 계속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베게에 고개를 처박으면서 엉덩이를 치켜든체, 속곳과 침대보를 적시던 적령은 시간이 지나자 고개를 번쩍 처들더니 재빨리 침대에서 내려와 비처를 가리는 속곳과 침대보를 번갈아보며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20세가 넘어가는 말만한 여자가 어린아이처럼 지도를 그렸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결코 소변이 아니었다.

그것은 여성이 성적으로 최절정에 이르거나 그것을 넘겨버릴 때, 솟아나오는 액체인데, 이것을 옥수(玉水)라고 부른다.

보통 평범한 여인네들이라면 가슴이 봉긋해지거나 음모가 자랄무렵부터 가끔씩 이 옥수를 쏟아내는데, 유감스럽게도 적령은 단 한번도 옥수를 쏟아낸 적이 없었다.

여태껏 남자라고는 남동생이 죽은 이후로는 한번도 거들떠 보지않고 오로지 무공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남들은 다 아는 사실도 몰라서 이렇게 발을 동동 굴렀다.

나찰단원들의 스승이자 현(現) 적귀인 장우의 스승이고 최고 어른인 그녀가 지도를 그렸다는 것이 모두에게 알려진다면 그만한 망신이 없으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결국 그것을 은폐하기로 마음먹고 자신의 옥수로 축축히 젖은 침대보와 아랫속곳을 쥐고 화기를 조금씩 불어넣었다.

치이이익.

양강계열의 기운이 천쪼가리에 불어넣어질때마다 미약한 소리를 내면서 얼룩덜룩한 자욱이 점점 사라져만 갔다.

이 상태로만 본다면 곧 지도를 그린 흔적이 사라질 것 같아 적령은 스스로를 칭찬했지만 곧 그것은 수그라들었다.

옥수가 화기에 증발되면서 액체상태였을 때와는 다르게 강렬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코를 찌르다 못해 뇌까지 물들일듯 강렬한 암컷의 냄새.

수컷을 발정시키고 하물을 세우는 그것이지만 같은 암컷에게는 악취나 다름없다.

비록 자신의 몸에서 나왔다고 하더라도.

지독한 악취를 꾹참고 계속 속곳과 침대보를 말리려하던 적령이었지만 어느 정도가 되자 도저히 참지못하고 그만 화기를 너무 많이 불어넣어 두 천쪼가리들이 불타기 시작했다.

화륵.

순식간에 불덩이가 되어버린 두 천쪼가리들때문에 그것을 도풍(刀風)으로 꺼뜨리고 매캐한 냄새와 연기때문에 창문과 방문을 연체로 잠든 그녀는 다음날 평소와는 다르게 약간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런 스승의 모습에 장우는 걱정이 되어 스승의 안부를 묻는다.

"스승님. 밤새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요?"

"응? 으응..아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잠이 잘 오지 않아서. 하하."

"네에..."

"장우야."

"네!"

제자를 부르고 잠깐 우물쭈물거리던 적령은 마음을 다잡은 듯 아랫입술을 한번 질끈 물고서 질문했다.

"성인이 된 여자가 그..지도를 그리는건 어찌생각하느냐?"

스승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장우는 곧 스스럼없이 적령에게 말했다.

"무슨 병이지 않을까요? 어린아이도 아니고..."

"그, 그렇구나.."

"..스승님?"

"으응! 아, 아무래도 오늘은 몸 상태가 영 좋, 좋지 않구나. 뒤, 뒷일을 좀 부탁하마."

"네!"

힘차게 대답하는 제자의 모습에 얼굴에 살짝 그늘이 드리워진 적령은 은밀하게 의원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몰래 진료를 받았다.

진찰을 한 의원은 빙그레 웃으며 적령에게 옥수에 대해 설명하며 드디어 여자가 되었다며 축하한다는 말을 하였다.

적령은 이 일을 비밀로 하고 싶었지만 누군가가 이 사실을 널리 퍼뜨려 그 날 저녁은 연회가 벌여졌다.

....물론 당사자인 적령은 이 연회를 취소하려 했지만말이다.

============================ 작품 후기 ============================

가볍고 밝고 자신있게(?) 끝났네요.

..어라? 무슨 광고 멘트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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