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8 7장 새로운 시작 =========================================================================
"흐음~ 적귀, 년이,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하아앗, 왔다고?"
"네."
"...아아~ 알았다. 가봐."
바닥에 납작 엎드려 절하던 인영은 천장에 빨려들아갈듯 사라졌다.
그리고 그 인영이 사라진 방안에는 흰빛의 화려한 돌침대에 알몸으로 엎드려있는 장신의 여성과 그런 여성의 몸을 주물럭거리는 알몸의 미남 두명이 남아있었다.
어찌나 잘 만들었는지 천정의 나뭇결마저 보일정도인 돌침대는 무척이나 고급스러웠고 그 위에 놓여진 여성은 놀랍게도 피부가 저 남쪽의 곤륜노(崑崙奴:흑인)마냥 시컴었다.
흰 침대와 대비되는 검은 피부의 여성은 미련하다고 보일정도로 우락부락한 근육이 아니라 육식짐승마냥 탄력적인 근육으로 뒤덮여있었는데 그런 여성의 등을 주무르는 미남들은 얼굴이나 상체가 땀으로 흠뻑젖은 것을 보니 보통 질긴 근육이 아닌 모양이다.
화려하고 커다란 고리모양의 황금 귀고리는 미남들이 여성의 몸을 주물거릴 때마다 팔랑거렸고 그에 맞추듯 그들의 하물도 덜렁거렸다.
영령이나 하연의 것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남성들의 것과 비슷한 하물들이 덜렁일때마다 업드린 여성은 검보랏빛의 두툼한 입술은 점점 벌려지더니 눈이 아플정도로 흰 이사이에서 새빨간 혀가 뱀처럼 기어나와 입술을 촉촉히 적셨다.
두툼한 어깨에서부터 하반신까지 이어진 척추근육들로 주무르면서 쭉 내려오던 미남들의 손들은 곧 탱탱한 엉덩이와 길게 쭉빠진 다리까지 다다랐다가 다시 올라왔는데 이상하게도 그들의 손은 엉덩이와 그 근처에서 벗어나지를 않았다.
아니 벗어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이상하게도 보통 안마라면 하지 않을 엉덩이 사이의 은밀한 부분까지 뱀처럼 그들의 고운 손들이 뻗어져갔다.
잘 다듬어진 분홍빛 손톱들이 달린 길고 흰 빛의 손들은 옹달샘의 물을 마시러온 뱀들마냥 검은 계곡사이를 지분거렸는데, 그럴 때마다 그들의 하물들은 점점 곧추세워지며 더 강하게 위아래로 끄덕거린다.
"으음~ 그만하면 됬다. 어서, 다음을..."
달뜬 여자의 말이 떨어지자 엉덩이 사이를 음란하게 주무르던 손길을 빼낸 그들은 검은 피부의 여성의 몸을 부축하여 일으키고서 그대로 그녀의 탄탄한 허벅지에 자신들의 뾰족한 엉덩이를 걸터 앉았다.
그리고 그런 미남들을 옆구리에 끼운체 앉은 여성은 그들의 어깨에 걸쳐있던 팔뚝을 내려 등으로 내려와 허리를 거쳐, 붉게 달아올라 뻣뻣하게 서있는 물건들을 크고 두툼한 손으로 감싼 체 위아래로 흔들며 자신의 검은 유방을 핥는 미남들의 얼굴을 맛있는 당과마냥 핥아대었다.
쮸릅, 쮸릅. 쯉.
길고 두툼한 혀가 미남들의 얼굴을 핥을 때마다 혓바닥에 달라붙는 그들의 끈적이는 땀에 잔뜩 들어있는 체취와 옅게 뿌려진 분을 음미하며 손바닥을 데우는 남자들의 물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아, 아아"
"아파요~ 사, 살살..아앗!"
흥분을 함에 따라 검은 피부의 여성의 악력은 더욱 강해져만 갔고 그 악력을 견디지 못한 미남들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의 손에 정을 토해내버렸고 덕분에 체력이 다한 그들은 여성의 탱탱한 검은 유방에 얼굴을 갖다댄 체, 가쁜 숨을 내뱉었다.
아기처럼 품에 안긴 그들의 모습은 어떤 여성이라도 모성을 자극할만큼 애틋했지만 정작 그들을 품에 안고있는 이 검은 피부의 여성에게는 마뜩치 않은 듯해보였다.
"쳇, 조루녀석들 같으니라고...흥이 깨졌다."
두툼한 입술을 달싹거리며 이 한마디를 내뱉은 뒤 축 늘어진 남성들을 허리를 통나무같은 팔뚝으로 옥죄어 빗장뼈를 부러뜨려 단번에 그들의 목숨을 뺏어버렸기 때문이다.
털썩, 털썩.
"젠장, 겉만 번지르르한 놈들같으니, 어떻게 된게 내 손아귀에서 반각을 버티지를 못하는 놈들이 없으니 원.."
짜증스럽다는 듯 숨이 끊어진 미남들을 던져버린 그녀는 검은 피부와 대비되는 하안이를 드러내며 남자들의 액이 끈적이는 손을 다리사이로 가져다대며 비비적대었다.
"아~ 앗 흐응~ 그나저나 어머니도 너무하시지. 그 개차반을 벌써 부르시다니. 한 10년쯤 내쫓아야하거늘.. 아앙~ 조, 조금만 더....아앗!"
찔걱, 찔걱, 쩌억. 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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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겨우 다 치웠다."
적귀아가씨의 기준으로 작달막한 이 장원은 꽤나 넓었고 그동안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 먼지와 거미줄이 잔뜩있었는데, 비영누나와 장우의 도움을 받아 3일만에 사람이 살만한 상태로 만들었다.
이왕할거면 완전히 깨끗하게 청소하지 왜 그정도로 마쳤냐고?
나도 마음같아서는 정말 깨,끗이 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질린듯한 표정을 짓는 아가씨와 두눈이 움푹꺼진체 어기적어기적 걷는 누나와 장우의 모습에 어쩔수 없이 그저 이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무공보다 청소가 더 힘들줄이야."
"머, 먼지 싫어. 처, 청소싫어."
넓은 방 한 구석에 사부와 제자가 서로 쪼그려앉아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시던 아가씨는 찻잔을 내려놓으시고 탁자위에 올려진 다과하나를 들어올려 입에 쏙 넣으시고 우물거리시며 둘에게 말했다.
"그만하고 어서 밖으로 나가자. 우움. 나 심심하니까. 대련이라도 한판 어때?"
꿀꺽.
입안에 우물거리던 다과를 삼키시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던 두 여자의 옷깃을 잡고 나가신 아가씨는 잡초가 무성한 연무장(본래는 석판으로 뒤덮여 있었지만 아가씨가 너무 자주 깨먹어서 아예 석판을 깔지 않았다고한다.)에 둘을 내던지며 밋밋한 장식의 도를 꺼내었다.
스르릉.
검집에서 꺼낸 도는 태양의 빛을 받아 번쩍이며 주인의 흥겨운 기분을 드러내는 듯했다.
"아, 아가씨, 저. 우야는 아직 진검대련을 하기에는 모자란 실력이.."
"상관없다. 나에게는 목검이나 진검이나 죽는건 마찬가지이니까, 그리고 너무 곱게 훈련시키면 안되니까? 여자라면 말야. 칼자국도 좀 있어야하고 그러니까."
차락.
아가씨가 도를 횡(橫:가로)으로 베자 누렇게 말라가기 시작한 잡초들이 말끔하게 잘리며 가을바람에 휘날리자 약간 겁을 먹은 듯한 비영누나와 장우의 표정이 이제는 완전히 겁을 집어먹은 듯한 것으로 변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들의 표정에도 불구하고 아가씨는 웃으시면서 횡으로 베었던 도를 머리 위까지 번쩍들고서 아래로 올곧게 내리그었다.
길가던 도객(刀客)이 보면 무릎을 탁칠만큼 시원하고 깔끔한 종(縱:세로)으로 내려진 도는 땅에 아슬아슬하게 닿기전에 멈추었다.
"덤벼."
그 한마디로 인해 두 여자의 그날 운명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낙엽과 죽어가는 잡초가 가득한 마당을 잔뜩 뒹굴 운명말이다.
그렇게 한 여자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철끼리 맞부딪히는 소리가 울리던 수련장의 소음이 멎어갈 쯤, 장원에는 손님이 방문하였다.
해가 지기시작하면서 동백꽃잎마냥 새빨갛게 물들어가는 하늘아래 찾아온 손님은 내 또래의 새침한 아가씨였다.
등 뒤로 두명의 건장한 덩치의 무사를 거느린 그 손님은 문을 연 나에게 대뜸 "적귀데려와"라고 나에게 소리를 쳤고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본 난 주어없이..
쾅!
문을 닫았다.
왠 이상한 사람이 저녁무렵등장했다고 생각해 식사준비를 하려했지만 등뒤에서 들리는 큰 소리에 한숨을 내쉬었다.
"어. 어? 야! 이게 무슨짓이야! 어서 문열지 못해?! 적귀 데려오라고 했잖아!"
"죄송합니다만 시간이 시간이고 아가씨는 손님께서 오라가라하실 분이 아니십니다."
"이, 이, 이익. 청! 홍! 당장 이 문을 부숴!"
"아, 아가씨. 그러면 적귀님께 실례가.."
"홍 말대로입니다. 아가씨. 역시 내일 뵙는것이.."
쿵! 쿵! 쿵!
"당장 나오라고해! 어서! 어서! 어서! 어서! 어서어어어~~~!"
문을 두드리며 떼를 쓰는 손님의 태도에 절로 주먹이 쥐어지는 손을 풀며 소란을 무시하고 부엌으로 돌아가려했지만 어느세 눈앞에 등장한 아가씨덕분에 난 걸음을 멈추었다.
"무슨일이야? 왜이리 시끄러?"
"그것이.."
이제는 거의 문을 부술듯이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는 손님의 목소리를 듣던 아가씨는 평소의 나른한 표정에서 장난스러운 웃음을 머금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나를 자신의 등 뒤로 물린체 잠겨진 문을 확하고 갑자기 열었다.
덜컹.
문을 열자마자 튀어나온 손님에게 칼집을 휘두르는 아가씨의 모습에 놀랐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손님의 반응이었다.
왼쪽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리그어지는 칼집을 덩굴같은 것으로 순식간에 둘러싸서 옴짝달싹도 못하게 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서로의 눈을 살벌하게 노려보던 아가씨와 손님은 이내 조금씩 씰룩거리더니 곧,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바뀌며 박장대소를 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적응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자 아가씨가 내 꼬리뼈쪽을 손바닥으로 찰싹하고 한번 두드리시며 손님몫까지 식사준비를 하라고 귓가에 속삭여주시고 손님과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나갔다.
그리고 그런 둘의 뒤로 손님의 호위무사들이 나에게 살짝 고개를 까닥거리며 서둘러 따라갔고 말이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잠깐 아직까지 정신을 되찾지못하던 난 두 호위무사들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나서야 완전히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부엌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다른 것에는 털털하신 아가씨이지만 식사시간만큼은 아주 깐깐하셔서 조금이라도 늦으시면 짜증을 내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