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6화 (66/86)

00066  7장 새로운 시작  =========================================================================

"적귀님 오셨습니까."

""""적귀님 오셨습니까.""""

적귀님, 아니 아가씨를 따라 평소 거지패들 사이에서 접근 불가 지역 중 하나인 폭웅파에 들어서니 아까 본 주먹패들보다 더욱 험상궃고 살벌한 기세를 지닌 여자들이 허리를 푹 숙이면서 아가씨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런 아가씨 뒤에서 나와 장우는 바짝 붙어 쫄래쫄래 따라가니 허리를 숙인 여자들이 눈알을 뒤룩뒤룩굴리며 우리를 쳐다보았지만 나는 상관않고 그저 눈 앞의 아가씨의 머리카락을 보며 전진하였다.

달달달.

..물론 장우는 그런 여자들의 시선에 겁을 집어먹어 몸을 떨어대었지만 말이다.

혹자는 겨우 시선으로 이렇게 겁을 먹는 장우의 태도가 이해가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칼밥먹은 사람들의 시선에는 살기가 스며들었기에 보통 건장한 여자들이라도 이 시선들에게서는 겁을 집어먹는다.

그런 시선을 10살된 말라비틀어진 꼬마아이가 버틸수나 있겠는가? 

오히려 남자아이면서 그녀들의 시선에 위축되지 않고 걸어가는 내가 이상한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린 험악한 여인네 중 몇몇이 나를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런 것까지 깔끔하게 무시하고서 장우의 손을 꼭 잡고 오로지 아가씨의 뒷통수만 바라보며 걸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화려하고 깔끔한 폭웅파의 내부에는 하녀들과 하인들이 왔다갔다했는데, 아가씨를 뵈면 갈길을 멈추고 바르르 떨면서 고개를 숙이는 것이 꼭 겁먹은 닭같았다.

그런 하녀들과 하인들을 지나쳐 금칠된 문 앞에 다가가니 그 앞을 지키던 무사들이 시시덕 대다가 바로 각잡은 태도를 보였지만 이미 그녀들의 불량한 태도를 본 아가씨와 나에게는 같잖았다.

"적귀님 오셨습니까?"

"응. 오셨으니 문이나 열으렴."

"네, 넷!"

"적귀님 들어가십니다!"

큰 소리와 함께 열리는 금칠된 문이 열리자 안에서 미묘한 냄새가 조금씩 흘러나왔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나에게는 절로 얼굴이 찌푸려질만한 냄새다.

진하고 독한 향수냄새에 가려졌기는 했지만 은밀하게 코를 찌르는 이 냄새는 나에게 너무나도 익숙했기 때문이다.

'애액과 정액이 뒤섞인 냄새.'

막 향수를 뿌린 참이어서 그런지 차마 그 냄새가 다 가려지지 않았는데, 그것을 아가씨께서도 알고 계셨는지 방금전만해도 떨어뜨린 손을 매끄러운 나뭇결의 협도집에 올린 체 손가락을 꿈틀거리셨다.

당장이라도 협도를 뽑아 이 냄새를 만든 인물들을 베어내고 싶으신 모양이다.

"허엄 험. 적귀님 오셨습니까. 미리 기별이라도 주셨으면..."

"그래, 미리 말했으면 옷을 제대로 차려입었겠지."

"큼큼."

커다란 덩치의 멧돼지라도 해도 믿을 만큼 살이 뒤룩뒤룩 찐 여자가 의자에서 발이 드리워진 자리에서 걸어나와 아가씨의 앞으로 나왔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마치 구미호에게 들은 멧돼지 요괴, 저팔계라는 요괴의 후손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거대한 덩치에 한눈에 보기에도 과도하게 부풀다못해 늘어진 배와 볼, 가슴살들과 걸을 때마다 출렁이는 그녀의 뒷다...리가 아니라 허벅지와 팔뚝살, 작은 눈동자는 충분히 인간이 아닌 요괴로 보였기 때문이다.

온 몸에는 진한 냄새를 풍기는 육수를 뚝뚝흘리면서 그녀와 걸맞지 않는 화려한 비단옷을 대충차려입는 모습은 이를 절로 갈아버릴만큼 끔찍한 모습이었다.

"하아~ 어차피 내가 뭐라해도 소용없다는 걸 없으니 문주에게 더이상 말하지 않겠네만...휴우~"

"죄, 죄송합니다."

"아니, 아니야. 그럴 필요 없지. 아무튼 볼 일이 있어 직접들렸네, 나를 보좌하는 하녀와 하인들말인데.."

아가씨께서 한숨을 쉬시다가 하녀와 하인들이라는 말을 하려하자마자 육수를 흘리면서 당황한 표정을 짓던 문주라는 요...아니, 인간이 눈치도 없이 아가씨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그런 문주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는지 협도를 살짝, 아주 조금 뽑으려다가 중간에 넣으셨다.

"그, 그것들이 설마 적귀님께 무례라도.."

"무례라기보다는 겁이 많은 것 같아서 시중을 제대로 들지 못하더군."

"그럼 다른 아이로..."

"이미 3번째 바꾸는 것인데, 얼마나 달라질것인가? 그래서 말인데, 내가 바깥에서 내 시중을 들 아이들을 데려왔으니 그것들을 전부 치우라고 말하려고 왔네."

"설마 저 거렁뱅이들을..."

조그마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문주의 시선은 탐탁치않다는 듯 찌푸려졌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시장바닥에서 암퇘지가 처음 숫퇘지와 접을 붙을 때와 같은 표정이라 무척 우스웠다.

아랫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겨우 막은 나와는 다르게 장우는 실수로 조그맣게 쿡하고 웃어버렸는데, 그것을 들은 문주의 얼굴은 더욱 찌푸려져 이제는 막 절정에 다다른 암퇘지와 같았다.

그 모습에 장우가 깔깔대며 크게 웃을 수 있기에 난 재빨리 장우의 머리를 강제로 숙이게 하고 등을 손바닥으로 짝짝소리가 나도록 내려쳤다.

퍽퍽, 퍽.

세게 장우의 등을 내려치는 모습에 문주는 찌푸린표정을 풀고 의아하다는 듯 변했고 어느세 몸을 돌린 아가씨는 나와 장우를 번갈아 바라보시면서 이상하다는 듯 한 쪽눈썹을 치켜올리셨다.

그런 두 여인의 모습에 난 웃음기가 어렸던 목소리를 가다듬은 후, 변명을 대었다.

"죄송합니다. 제 여동생이 너무 심약한 아이라서, 문주님의 기세에 놀라 살짝 맛이 간 듯합니다."

"으흠흠. 겨우 내 기세에 놀라는 주제에 어떻게 적귀님의 시중을 들겠다는게야? 그리고 너는 사내녀석 아니냐? 쯔쯧, 꼴을 보니 어디서 빌어먹는 거지인 듯..."

"그만하지. 문주. 이 아이들은 내가 데려온 것이다. 어떻게 하던 내 마음이지."

"하지만 적귀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가 내쫓을 터이니 신경쓰지말게. 그럼 난 가보지. 가자."

아가씨께서 문주의 방문쪽으로 걸음을 옮기실때, 난 여전히 허리를 숙인 장우와 함께 문주에게 한번 크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서 등짝을 두들겨 아파서 눈이 그렁그렁한 장우를 부축하여 아가씨를 따라 방으로 움직였다.

끼이익.

아가씨의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가씨는 도도했던 태도가 거짓인 듯이 축 늘어진체 검을 허리에서 풀고서 침대에 드러누우셨다가 멀뚱하게 서있는 우리를 불러세우신 뒤 문주의 방에 있었던 일을 물으셨다.

왜 문주의 얼굴을 보고 웃었는지 말이다.

그런 아가씨의 물음에 나와 장우는 서로 얼굴을 마주쳤다가 실실 웃었는데, 그런 우리의 모습에 심통난 듯 볼을 부풀리시면서 대답을 재촉하는 아가씨에게 그 이유를 들려주었더니 아가씨는 방이 떠나가도록 크게 웃으시며 침대에 대굴대굴 구르셨다.

"푸하하하하하, 접붙은 암퇘지래에에~ 푸하하하, 저, 정말 암퇘지가, 접붙으면 그런 표정을 짓는거야아~~하하하하."

"정말이래두요. 제가 두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아얏!"

팔을 새처럼 퍼덕거리면서 재잘대는 장우의 머리를 한번 꽁내려친 나는 장우의 태도를 고쳐주었다.

"'제가'가 아니라 '소첩' 그리고 버릇없이 팔을 경거망동하게 움직이지 마!"

"우으으으, 오빠가 갑자기 무서워졌어어~ 아가씨이이~"

도도도. 털썩.

어린아이처럼 울먹이면서 아가씨에게 안기려는 장우의 넝마를 잡아 끌어온 난 다시한번 꿀밤을 먹이려다가 아직도 웃음기를 지우시지 못한 아가씨가 그만하라는 말씀에 그것을 중단하였다.

"정말, 너희를 내 하인과 하녀로 삼기에 잘한 것 같구나! 그동안 여기에서 지내느라 꿀꿀했던 기분이 확 풀려졌어. 이렇게만 해주렴. 쿡쿡."

"네."

"너희들은 바로 옆에있는 방을 쓰도록하면 되고, 옷이나 여러가지 물품은..."

짝짝.

아가씨께서 박수를 몇번치자 천장에서 무언가 풀썩하고 떨어졌다.

"여기 내 수신호위인 비영에게 받도록하렴. 비영, 이 아이들을 책임지고 돌봐줘라."

"네."

당가에서 봤던 일호나 팽가의 그림자 무사처럼 복면을 한 것이 아닌 아가씨같은 흑의를 몸매가 드러나도록 달라붙게 만든 옷을 입은 여인은 기이하게도 이곳에서 처음 본 안경을 쓴 차가운 인상의 여인이었다.

차분한 목소리로 아가씨의 명에 답한 그녀는 눈짓으로 우리에게 따라오라고 하였는데, 그녀의 차가운 인상에 장우는 조금 겁을 집어먹은듯 했다.

그녀를 따라 아가씨의 방에서 나온 우리는 그녀를 따라 걸어가, 뒷 쪽 우물이 있는 곳에 다다랐는데, 그 곳에 도착하자마자 씻어라는 한마디를 하고서 휙하고 사라져버렸다.

"오, 오빠."

"...우선은 여기서 씻자, 옷은...벗어두고."

"응."

때와 먼지로 시커먼 넝마덩이를 벗어던지니 확하고 가벼워진 몸에 깜짝놀라면서 우물의 물을 길어올린 난, 일단 장우의 더러운 얼굴부터 씻겨주었다.

10살이나 되었으면서 혼자 제대로 세수를 못하는 장우를 대신해 얼굴을 빡빡 문대면서 씻기자 장우가 아프다며 고개를 돌려 피했지만 내 손아귀에는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의 작은 볼을 붙잡고 이마와 눈을 물뭍은 손으로 문대서 살이 벌개지도록 씻기는 동안 왠지 뒷목에서 뜨끈한 느낌이 나서 뒤를 돌아보니.

"우왁!"

퍽.

누군가가 놀란듯한 소리와함께 향긋한 냄새가나는 것에 얼굴을 얻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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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안하다. 남자의 알몸은 처음보는 것이라 놀라서 그만..."

"아니요, 괘아스니다.(괜찮습니다.)"

우물가에서 알몸으로 목욕하던 중, 우리에게 새옷과 수건, 창포주머니를 건네주려던 비영씨는 내 알몸에 놀라 그만 그것들을 내 얼굴에 정통으로 던져버렸고 그것에 제대로 맞아버린 나는 코피를 줄줄 흘리면서 목욕을 끝마쳤다.

그녀가 건네준 지혈초로 코를 막고서 코먹은 소리로 괜찮다고하는 나를 미안하다는 듯 내려다보는 비영씨는 차가워보이는 첫인상과는 다르게 엄청 순진하고 의외로 덤벙대어서 장우에게는 치마를 나에게는 바지를 건네주려했다.

전생이라면 그녀의 행동이 맞겠지만 이곳에서는 남녀의 복장이 뒤바뀌었기에 그녀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는데, 그런 내 시선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얼굴을 붉히는 비영씨는 고개를 푹숙이다가 내가 옷이 이상하다는 말에 놀라, 경신법까지 써서 달려갔다.

딱딱한 군인같은 말투를 하며 딱부러지는 듯한 외모를 가진 주제에 의외로 허당끼가 보이는 비영씨는 의외로 귀여운 것에 약했는데, 그 증거로 목욕을 한 이후, 하얀 살갗과 동글동글한 눈을 가져 강아지같은 외모를 가진 장우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은 나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비여시느 으에러 사냐하시구뇨(비영씨는 의외로 상냥하시군요.)"

"아니, 상냥하다니.."

내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던 그녀는 '핫!'하는 소리를 내며 정신을 차린 듯 장우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도 내리고서 다시 처음 봤을 때처럼 차가운 인상으로 코에 겨우 매달린 안경을 들어올리며 사무적인 태도로 말을 하였다.

"일단 나에대해 말하자면 주군이신 적귀님의 그림자호위이며 곁에서 모시는 하녀이다. 말하자면 너희들의 선배이지.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그녀의 말을 간단하게 간추려보자면 아가씨는 오령문이라는 사파에서도 역사있고 영향력있는 곳의 간부이시면서 그곳의 문주의 바로아래, 즉 5명의 부문주 중 하나라고 하셨다.

부문주들은 각각 청, 적, 흑, 녹, 황의 성씨에 귀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 본래 이름은 따로 있으나 부문주의 자리에 오르면서 이런 이름으로 개명하고 문주인 오귀일령 오휘의 수양딸이란다.

사파이면서 특이하게 정종무공에서나 쓸법한 오행에 대한 무공을 쓰는 오령문은 본래는 정파였으나 무공이 정파의 것치고 실전적이고 죽이는것에 특화되어 사파로 자리를 옮겼다고했다.

"...여기까지가 대충 오령문의 설명이었고 더 궁금한것은?"

깐깐한 그녀의 표정에 장우는 우물쭈물하면서 고개를 수그렸고 난 아가씨에 대해 궁금했던 점에 대해 물었다.

============================ 작품 후기 ============================

달달쪽으로 나간다고하니까 코멘이 확줄었네요. 이런 신사분들! 역시 피가튀기고 난잡한 떡씬에만 반응하신다 이것인가? 

월병인/힐링이라 다행이네요. 암걸리시면 어쩌나했는데.

DJ르마이유/시야공유를 하려면 주인공이 무공을 어느정도 익혀야가능합니다. 지금은 불가능하고요.

키르딘/...정말요? 떡씬보다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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