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9화 (59/86)

00059  6장 구밀복검  =========================================================================

"아앗~ 아아~ 으으으~"

갑작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 영령의 움직임에 아랫배를 가득메운 육봉이 꿈틀거리자 간신히 수그라들었던 고통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그만...아아. 악."

아무리 내가 애원하고 빌어도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욱 크게 꿈틀거렸는데, 무게감있는 살덩어리가 좌우앞뒤로 흔들거리며 육벽에 마구 부딪히자 몰려오는 통증에 육단지는 단단하게 굳어버렸다.

아랫배에 힘을 주며 자신의 내부를 휘젓는 이 몽둥이, 아니 육검(肉劍)의 움직임을 봉쇄하고자 처녀적 때보다 더욱 강하게 꽉 조여대었지만 이 육검은 천혜(天惠)의 보검(寶劍)마냥 꽉 조이는 육벽을 손쉽게 가르며 마음껏 휘둘러졌다.

턱, 터억, 턱.

육검은 삼류무인이나 망나니가 휘두르는 것 마냥 일정한 초식없이 마구잡이로 휘둘러졌는데, 그럴 때마다 고통과 긴장으로 단단하게 굳어있던 육벽은 억지로 갈라지고 풀어지며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부드러워진 부분에서는 전에같은 통증이 아닌 몇십년동안 느껴본적이 없는 쾌감이 뒤섞인 진한 열기가 피어올라왔다.

'아아~'

예전 황제폐하의 은혜로 저 남쪽의 화산근처에서 떠온 유황천수라는 물이 가득담긴 욕조에 몸을 담갔을 때처럼 내장까지 노골노골 풀어주는 열기와 그에 따른 쾌감과 비슷한 감각이 아랫배에서부터 시작하여 내장을 타고올라와 심장까지 다다랐다.

쿵. 쿵. 쿵.

전장에서 처음 피를 봤을 때만큼이나 크게 뛰는 심장은 그 속에 남은 피를 한방울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전부 몸으로 뿜어내었다가 빠르고 힘차게 들어오는 피를 받아들였는데, 그 때마다 온몸은 찌릿찌릿거려 손가락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으아, 아아아아~!'

드넓은 초원에서 거침없이 말을 몰아 달리는 것만큼, 수백의 오랑캐들의 목을 자르며 피를 볼때만큼의 짜릿함과 계속해서 아랫배를 자극시키는 육검의 감촉은 석녀판정을 받았던 자신마저도 운우지락으로 실신시킬만큼 환상적인 것이었다.

다만, 갑작스럽게 온몸을 지배한 운우지락을 몸이 받아주지 않아 시원하게 교성을 지를 수 없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북방의 차가운 먼지바람을 맞아 걸걸하지만 질긴 성대는 쾌락으로 마비되어 주인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수 십년간 북방을 뛰어다니며 단련된 근육들도 마찬가지로 뻣뻣하게 마비되어 목상마냥 가만히 영령의 골반위에서 앉아있을 때, 다시 한번 아랫배를 건드리는 자극에 밭은 숨을 뱉었다.

여태껏 거칠게 육벽을 가르던 검이 이제는 찌르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단단한 검의 첨봉(尖峯)으로 어린아이가 죽은 뱀을 찌르는 것마냥 쿡쿡 벽을 찔러대는 통에 운우지락으로 마비되었던 몸이 강제로 풀려버려 그제서야 겨우 제대로 숨을 쉬고 소리를 낼 수 있었지만 그것은 사형하기전 사형수들에게 주는 특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장난 치는 것마냥 자신의 깊은 육단지를 찌르던 육검이 갑자기 점창파의 사일검마냥 날카롭고 정확하게 자신의 약점을 찔러대었기 때문이다.

"아흐으으, 흐어어어엉~"

자신조차도 몰랐던 약점을 푹푹찔러대는 육검은 단순한 찌르기가 아닌 무게가 실린, 게다가 미묘하게 진동까지 섞여있어 한번씩 찔릴 때마다 자신을 자지러뜨리게 만들어버렸다.

푹, 푸욱, 퓩.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깊고 얕고 부드럽게 찔러오는 것뿐만아니라 검을 거둘 때마다 벽을 긁어대는 뭉특하면서도 단단한 감촉은 가려운 곳을 긁는 시원함까지 더했었다.

"으어어~ 아아~"

이제는 천치마냥 바보같은 소리를 내며 육중한 궁둥짝을 흔들어대는 자신은 인간이 아닌 짐승같아, 점점 자신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기 시작하려했으나 또다시 새로운 곳을 찔러대는 육검탓에 그 생각은 이어갈 수가 없었다.

아니, 생각이라는 행동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머리는 이미 운우지락으로 녹아버려 그저 쾌락을 받는 것에 불과했으니까.

자신의 나이도, 지위도, 상황도 모두다 잊어버린체 그저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쾌락만을 받아들이는 암컷이 되어버린 나는 음탕하게 찔걱이는 물기젖은 소리와 육검에 찔리면서 바람을 빼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침을 질질 흘려대다가 갑자기 머리가 앞으로 당겨져버렸다.

무엇인가가 내 뒷통수를 잡아당긴 탓이다.

저항? 그것도 해보려했지만 내 뒷통수를 누르는 강한 압력은 이겨낼 수 없었다.

그리고 곧이어 입안에 들어오는 달콤한 액으로 인해 벗어나려는 시도도 그만두어버렸고 말이다.

입이 강제로 벌려지면서 들어온 그 액체는 물이라기에는 끈적거렸고 꿀이라기에는 그렇게 달지않았지만 은은한 단맛과 향기는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꿀꺽. 꿀꺽.

한 입은 그냥 삼키고 두 입은 살짝 입에 머금어 향기를 음미한 뒤 삼키고, 세 입째에는 혀를 굴려 맛을 즐긴뒤 삼킨다.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에 고여있는 이 액체는 샘처럼 고여있으면서 향긋한 공기를 조금씩 뱉어내게 되었는데, 그 향기는 역으로 타고 올라와 폐속으로 들어갔다.

폐속에서 머무르는 달큰한 공기는 안그래도 쾌락에 녹아버린 뇌에 들러붙었고 곧이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는 머릿속이 툭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

"허억, 헉...으, 으으~ "

왠지모르겠지만 갑작스레 눈을 뜨고 급격히 몸을 일으키려던 나는 숙취로 인한 두통으로 인해 잠깐동안 머리를 부여잡았다.

짹짹. 

아침햇살이 비치면서 바깥 나뭇가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참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마저도 머리를 울리게하여 짜증나게 해, 열려있던 창문을 거칠게 닫고서 침대에 다시 드러누우려던 나는 축축한 느낌에 다시 몸을 조심스레 일으켜 침대에 손을 갖다대었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습기에 혹시라고 생각하면서 이불을 들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나이 먹고서 침대에 지도를 그린다면 언니도 그렇고 황녀님도 나를 비웃을 것이 아닌가?

다행히 침대를 축축히 적신 것은 소변이 아닌 자신의 땀이었다.

'그러고보니..'

킁킁.

어제 연회가 끝나고 바로 침대에 드러누워 복장이 연회때 그대로였는데, 땀에 흠뻑젖은 그 옷은 술냄새와 땀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뒤섞여 괴악한 악취가 풍겼다.

북방에서 뒹굴 때에는 이보다 더한 악취도 맡았던 자신이었기에 인상을 찌푸릴망정 호들갑은 떨지 않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땀 때문에 끈적거리는 것도 불쾌하여 얼른 그것을 벗어던지며 하녀를 불렀다.

옷을 훌렁훌렁 벗던 그녀는 어제 침대밑에 숨겨두었던 속곳도 꺼내어 땀에 절은 옷과 함께 둘둘 뭉쳐놓고 한 쪽에 던져버린 뒤, 옷장에서 새옷을 꺼내입으려다가 땀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며 그냥 벌거 벗기로 하였다.

북방에서는 할 수 없었던 알몸, 해방감이 느껴지는 이 상황에 숙취로 욱씬거리는 머리마저 조금 풀려지는 듯 하여 크게 심호흡을 쉬고 있을 때, 하녀들이 나타났고 곧바로 땀에 절은 옷과 침대보를 갈라는 명령을 내리고, 따뜻한 물을 담은 수욕통을 들고오라하였다.

수욕을 하는 장소가 따로 있기는 했지만 괜히 옷을 입고 그곳까지 가기는 싫었으니 말이다.

하녀들은 그런 내말에 공손히 허리를 숙이고 옷과 침대보를 가지고 나갔는데, 오래 걸릴 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금방 데워진 물이 가득들어찬 수욕통을 가지고 들어왔다.

그 사실에 놀라 수욕을 시중드는 하녀 중 한명에게 그것을 물어보았더니, 영령이 미리 준비해두라고 일렀단다.

영특하게도 미리 이런 것을 준비한 그 아이에 대해 생각했을 때, 몸에서 이상한 반응이 나타났다.

아랫배의 깊숙한 곳에서 찌릿거리면서 미끌거리는 애액이 흘러나왔다.

'이, 이것이..'

화살을 맞고 석녀가 된 이후로, 여자들의 농밀한 애무 없이는 흘러나오지도 않던 애액이 어째서 영령, 그 아이를 생각했을 뿐인데 흘러나오는 것인가?

역시 자신은 그 아이에게 반해버린, 아니 욕정해버린 것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하녀 중 한명이 물이 식는다고 말해주어서 얼른 정신을 차리고 몸을 닦았다.

따끈한 물에 잠깐 몸을 담궜더니 남아있던 숙취가 말끔히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가 영호를 안고서 철기녀석과 다정하게 웃고있는 영령이를 보니 왠지...가슴과 아랫배가 욱씬거렸다.

그리고 깨끗하게 갈아입은 속곳이 또다시 끈적이는 애액으로 적셔져 버렸고 말이다.

애액은 지난 몇십년동안 잘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반동때문인지 소변과 비슷할 정도로 졸졸흘러나왔는데, 덕분에 다시 방으로 들어가 아침식사를 건너뛰고 다시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혹시나 늙은여자들이 걸리기 쉽다는 요실금인가 싶어 젖은 속곳을 보았지만 분명 암컷의 냄새가 진동을 하며 투명하고 끈적이는 이것은 소변이 아닌 애액이었다.

'미치겠군.'

남편을 잃고나서 새시집을 가려고 할 때는 나오지 않아서 탈이더니 지금은 너무 흘러나와 탈인 이 애액에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문에 손에 쥐고있던 젖은 속곳을 허둥지둥 뭉쳐서 침대밑에 던져버리고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정돈한 후, 헛기침으로 목소리를 다듬고 방분자에게 들어오라고 하였다.

쇠로된 경첩 특유의 소리가 나며 열린 문 밖에는 아침햇살을 등지며 서있는 황녀님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를 본 난 어서 들어오라고 하면서 문을 닫은 후, 공손히 절을 하려했지만 황녀전하께서 그런 나를 막았다.

"황녀전..."

"쉿, 여기서는 그냥 옥랑이라고 부르랬잖아요."

"..알겠습."

"옥랑!"

"알았다. 옥랑."

그제서야 굳은 얼굴을 푼 옥랑은 왠지모르게 무척 피로해보였다.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일까? 피부도 약간 거칠거리고 눈 밑에 검은 그림자가 깔린 것 같아보인다.

아침 식사대용으로 마시려던 차와 다과를 내어놓자 옥랑은 차를 한모금 마시더니 한숨을 한번 깊게 쉬고나서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나온 말은 안그래도 복잡한 내 마음을 더욱 복잡하게 뒤흔들었다.

"저...아무래도 영령 공에게 반한 듯해요. 어찌해야할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황녀전하.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말을 꿀꺽 삼키고 옥랑 앞에서 차를 들이키는 내 심정은 찻잔에서 일렁거리는 찻물처럼 흔들거렸다.

============================ 작품 후기 ============================

역시 4연참은 좀 무리인 듯...

그리고 이번에 소제목에 대한 것이 나왔습니다.

구밀복검.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나 뱃속에는 칼을 품는다는 사자성어인데.. 제멋대로 바꿔버렸어요. 입으로 달콤한 입맞춤을 하고 뱃속에 육검을 쑤셔박는다로요.

...왠지 이 고사성어 만드신 분에게는 좀 죄송스럽네요.

태성쉪/그렇죠? 그런 거예요.

여관집아들/감사합니다. 꿀잼이라니요...

저매인/일단 다음 편이나 다다음편에 신사다운 것을 쓰려합니다. 군신덮밥으로요..

tlsdmlwnwkr/누구요? 영호요? 어휴~ 잘못하다가 거기가 뚝 분질러지거나 주머니가 툭터질수도 있는데... 그럼 주인공은 고자가 되고 성전환을...어라? 이거 외전으로 써볼까?

MrTJoker/제가 존경하는 작가님입니다. 기발하고 야한 쪽에서는요.

Aㅏ잉여롭다/약해졌다고요? 그 러시아 여자 괴롭히는 거보면 아직도 하드하던데요..인외마경인가? 그 후속작 예고도 보면 엄청 하드할 걸로 예상되는데요.

不滅의廢橘君/재밋다고해서 고맙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