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4 5장 현부양남(賢夫良男) =========================================================================
내가 이 비밀서고에 오면서 개발하려하는 술법은 전생에서 즐겨봤던 만화 나0토에서 나온 기술, 그림자 분신술이다.
이 그림자 분신술로 만든 분신은 사라지면서 자신이 겪은 경험이나 차크라라는 힘을 전해주기도 하던데(자연 차크라를 분신이 모아서 본체에 넘겨주던 것.), 이 2개의 효능이 바로 내가 바라는 것이다.
...뭐, 그 만화에 나왔던 주인공마냥 수련시간을 단축시키기위함은 아니고 그저 요력을 흡수하는데 쓰기위해 이것을 개발하는 것이다.
분신을 많이 만들어서 한쪽은 요력흡수, 한쪽은 요술훈련등으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사실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렇게 많은 분신을 만들고 유지할 만한 요기를 많이 지닌 것도 아니고 요력도 낮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우선 그런 술법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그르르르르릉.
호랑이 동상에 구슬을 먹이자 열리는 문으로 들어간 비밀서고는 내가 없을 때와 달라진 점은 하나도 없었다.
먼지하나 날리지 않은 깨끗하고 건조하고 서늘한 공기와 왠지 기분나쁜 분위기.
계단을 하나하나 내려가고서 도착한 서고는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다. 변한 것은 있었다.
스승님의 머리통이 전보다 말라있었다.
....라고 보다는 생기가 줄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지.
생전과 비슷해보이던 전과 달리 지금은 거의 죽어가는 기색이다.
단정하게 정리되어있던 머리카락은 듬성듬성 빠져서 봉두난발이 되어있었고 볼부분은 홀쭉했으며 이마에는 주름이 가득했다.
겉모습만 보면 반 송장이나 다름없는(원래 송장이었다.) 꼴이지만 요괴가 됨으로써 민감해진 감각을 보건데, 아직 스승님은 완전히 성불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냥 시체라면 없을 귀기가 아직 저 머리통에 남아있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승님."
오랜만에 불러본 단어에 나 스스로도 놀랄때, 머리통에는 귀기가 출렁이면서 점점 그 덩치를 키우더니 이내, 보통 사람도 보일 만큼 진하고 농밀하게 모였다.
그오오오오오
귀기가 몰리면서 모여든 잡귀들의 귀곡성이 들리면서 눈을 뜬 스승님의 눈은 눈알이 사라진체 시퍼런 귀화만 이글거리는 것으로 뒤바뀌어있었다.
[오오, 도령아닌가. 참 오랜만이군.]
"그렇군요. 스승님."
[오랫동안 찾아오지 않길래, 악몽으로 죽었나 싶어 포기하던 차에 이렇게 건강한 모습을 보게 되니 참으로......응? 도령? 거기 있는 것이 도령 본인이 맞는 건가? 기질이 상당히 변했군?]
"그것이..."
금비가 이곳에 온 이후로 내가 겪은 일을 하나하나 설명하였더니 스승님은 내 말 한마디마다 감탄사나 추임새를 불어넣으며 끄덕거리더니(어떻게?) 이곳에 온 이유까지 말하자 듬성듬성빠진 이가 보일정도로 입을 벌렸다.
[허어....나도 꽤나 파란만장하게 살았다지만 도령만큼은 아니구만. 요괴가 되고 요괴 부인을 얻고....]
"그나저나 스승님의 모습은 왜이렇게 변했나요? 눈알도 사라지고..."
[흐흐흐, 영혼이 저승과 이승을 왔다갔다하다보니 이놈의 머리통이 삭아가는 것이지..저승의 기운이 묻은 이승의 것은 쇠약해지거나 삭아가는 것이 순리 아니겠는가?]
"흐음...그렇군요."
몰랐던 사실이다. 이를 이용하면 꽤나 위력적인 요술이 만들어질지도..가 아니라 지금 내가 필요한 것은 이게 아니지!
내가 지금 만들어야 할 술법은 그림자 분신술! 거기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다른곳에 한눈팔 시간은 없다.
"스승님, 혹시 저승에 있는 주술사들과 연결가능한가요?"
[응? 아아, 조언을 얻는 것 때문인가? 아쉽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네. 주술사들이 있는 곳을 내가 모르니까.]
"그, 그렇군요."
좀 실망이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이 서고에서 주술을 뒤지는 수 밖.....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
"네?"
[강신술이라는 주술이 있지. 그 방법이라면 저승에 있는 주술사의 영혼을 부를 수 있어.]
강신술. 저승의 영혼을 소환하는 그 주술은 지금 내 수준으로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여우불을 소환하는 것을 요괴의 심장이 조여질 정도로 그리고 팔다리가 부숴지도록 수련한 나에게 영혼을 소환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문제는 그 주술사와 연관된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소환하는 데에는 그 소환대상과 연관이 있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이 없이 소환을 시도하면 무작위로 아무거나 소환되기 때문에 소환술사들에게는 금기로 여겨진다.
때문에 내가 인상을 긋고있자 스승님은 내가 왜 그런지 물으셨고 내가 그에 대답하자 스승님은 장난치기 직전의 개구쟁이처럼 씨익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도령, 이 곳에 있는 머리들 중에는 주술사도 있다네.]
그 말을 들은 난 곧바로 스승님에게 주술사의 머리가 어떤 것인지 골랐고 몇개의 것을 골라내고서 스승님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 자는 악충술사라하여 온갖벌레들을 조종하였다네, 특히 책맹(蚱蜢:메뚜기)들을 이용해 온나라에 기근을 몰고왔고, 저 자는....]
여러사람들에 대해 정보를 얻은 나는 그들의 머리통에 달린 머리카락을 한개씩 뽑은 다음 강신술을 시전하였다.
그리고 비밀서고의 내부는 그 날 하루 불길한 빛으로 가득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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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과거 이름을 날린(주로 악명) 주술사들의 영혼을 강신술로 소환하여 내가 생각했던 술법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결과, 일단 그림자로 분신을 만드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하였다.
문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분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보는 것'밖에 할 수 없다고한다.
내가 원하는 경험을 얻기위해서는 오감모두를 느껴야하거늘 가능한 것은 오로지 시각 하나뿐.
게다가 요기를 모으는 것도 불가능하다한다.
왜냐하면 분신을 이루는 것이 이세상의 실존하는 물체가 아니기 때문이라는데, 그에 대한 이유는 너무 복잡하니까 생략하도록한다.
"그럼 그렇지..."
내가 이 세상에서 환생하면서 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거의 강물에 휩쓸리는 물풀과도 같이 여기저기 휘말릴 뿐...
그렇게 한숨을 쉬면서 다른 방법(애완용 동물을 기르면서 그들의 생명력을 뽑아 요력을 높이는 것이나 어린아이들을 납치하여 자발적으로 생명력을 바치도록 세뇌시키는 것등)을 생각할 때, 주술사들이 나타날 때부터 조용하던 스승님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도령. 그 그림자로 분신을 만든다는 방법말인데...그렇게 만들어진 분신은 일종의....귀신 같은 거 아닌가?]
"네, 뭐, 따지고보면 그렇죠."
[그럼 그 분신을 빙의 시킨다음 요력을 모은다거나 하면 안되는 건가?]
콰광!
그렇다. 그런 방법이 있었다. 이 세상에 실존하는 물체가 아니라 요력도 모으지 못하는 것일 뿐, 빙의한 육체에 모은 요력이나 경험한 것들은 그림자로 만든 분신으로 옮길 수 있다.
"하하, 그렇네요.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스승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거 참, 이 나이에 그런 말을 들으니 상당히 부끄럽군.]
"후흐흐흐, 이런 방식을 쓰면...금방 꼬리수를 늘릴 수 있어. 두고봐라 900년이 걸린다고 했지? 그걸 단숨에 줄여주마."
다시 떠오르는 희망에 난 주먹을 쥐고 일어서서 내가 생각하고 구상했던 술법을 종이에 써내렸다.
안전성을 위해서 요력에 알맞는 방식을 구하기 위함인데, 목표는 정해졌으니 시간만 좀 투자하면 금방 완성할 수 있다.
.....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에게 싸대기를 날려주고 싶다.
그로부터 3일 밤낮을 먹는것도 자는것도 잊고서 연구를 한 결과 큰 문제에 봉착했다.
그림자 분신...이 아니라 그림자 귀신을 만드는 방법은 적당한 양의 영혼을 찢어 꼬리털에 옮긴다음 그림자에 박는 것인데 문제는 영혼이 찢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강신술로 부른 주술사들에게 물어본 결과...
[[[[자네의 요력이 부족하네]]]
라는 공통적인 답변을 듣게되었다.
영혼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질긴 것이고 설사 찢겼다하더라도 금방 합쳐질만큼 응집력이 강한데, 이것을 찢으려면 왠만한 힘으로는 무리라고한다.
....결국에는 일단 요력이나 높이라는 소리다.
주술사들의 영혼들과 머리를 쥐여짜 필요한 요력을 계산한 결과 1개의 그림자 귀신을 만들기위해서는 꼬리 3개만큼의 요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날 나는 지랄발광이라는 것을 직접체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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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예 결실이 없는 건 아니군."
지금은 쓸 수없지만 그림자 귀신술법을 만들었고 그 외에도 죽은 주술사들의 주술들도 배울수 있었다.
비록 주술과 요술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연료인 자연에 퍼진 기와 요기의 차이일 뿐 어느정도 수정만 가하면 나도 쓸 수 있다.
요술쪽이 주술보다 위력은 강하다고하지만 주술만큼 다양하지 않았기에(좀 더 다양한 요술은 요력이 높아야지 쓸 수 있다.) 다양한 무기가 생긴것을 기뻐하면서 수욕을 하고 침대에 누웠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 특이한 문 두드림은 분명 양후의 것이다.
'그러고보니 그 날로부터 하루, 이틀, 삼일.....보름! 어래? 오늘이 딱 보름째인건가?'
정신없이 술법에 대해 생각해보니 시간을 느끼지도 못했는데, 설마 오늘이 보름(15일)째일 줄이야.
그동안 나를 괴롭혀온 문제를 해결하고 이제야 겨우 잠드려는 때, 늙고 살찐 여자와 잠자리를 가져야하는 지금 내 입장에 대해 아주잠깐 속으로 신세한탄을 하고나서 방문을 열었다.
열린 방문에서는 아니나 다를까 달빛을 등진 체, 독한 체향을 풀풀 풍기면서 느물거리는 미소를 지은체 다가오는 양후의 얼굴이 보였다.
꿀꺽.
'이거 오늘..잘하면 쓰러질지도 모르겠는데?'
평범한 상태였다면 저런 늙은 암컷따위 금방 자지러뜨릴 수 있겠지만 지금나는 며칠간 철야에다가 술법연구로 인해 체력을 쏟아부어 기진맥진한 상태.
지금 이 몸상태로 저 여자와 잠자리를 가지다가 잘못하면 정말 쓰러질 수도 있다.
미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녀와 나의 이름을 건 약속이기에 이것을 어기면 난 요력을 잃기 때문이다.
'그래. 뭐 죽기야하겠어?'
죽기 직전까지 짜여질 뿐이지.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사냥하는 사냥꾼과도 같은 각오를 다지며 그녀의 손을 잡고 침대로 이끌었다.
============================ 작품 후기 ============================
이번편을 쓰면서 가장 머리가 아팠습니다.
주인공이 금비를 엿먹이기위한 술법을 생각할 때, 독자님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게 써야한다고 생각하니...썼다 지우기를 4번이 넘는군요.
독자님들께서 이번편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면서 쓴 것이니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감사합니다.
※이번편을 위해 죽은 내 머리털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ㅠㅠ 안그래도 머리숱적은데 뭔 털갈이하는 것마냥 후두둑...ㅠㅠ
태성쉪, 월병인/모녀간의 주인공을 다투는 싸움은 당가의 모녀뿐만 아니라 다른 모녀도 다룰 예정입니다.
hisa353121/안됩니다. 2달만에 구미호라니, 저는 그런 먼치킨 허락 못합니다.
여관집아들/에이~ 금비 히로인 맞다니까요.
Elizabethe/강해질겁니다. 나중에요...
주비트/깽판치면 남녀역전이라는 것이 무너질 것 같네요.
不滅의廢橘君/그러시군요.
le/그래서 굴립니다.
linetd/하지만 그 통수는 훗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