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8 3장 팽가에서의 생활- 종(終) =========================================================================
팽적랑 이모님이 북방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아니, 돌아가시고 나서도 계속 그 꿈은 계속되었다.
주위의 경관이 휙휙바뀌면서 광기에 물든 목소리로 [기다려, 기다려.]라고 하거나 [그리고...그리고 쿠후후훗♥]이라고 중얼거리는 것은 정말...무서웠다.
그 목소리에 담긴, 나를 소유하겠다는 암컷특유의 끈적이는 욕망이 진득하게 베어있었기 때문이다.
당가에서도 수적채에서도 이 팽가에서도 느껴본적 없는 짙은 농도의 욕망과 광기섞인 목소리를 매일 밤마다 듣는것은 아무리 마공으로 단련하고 악당짓거리로 물든 나에게도 견디기에 힘든것이다.
덕분에 매일매일 눈밑그늘, 다크서클이라는 것이 점점 짙어지고 내려올 뿐만아니라 피부는 푸석거리고 창백해지며, 비쩍마르고 쇠약해져버리자 노예들이 보약을 먹이거나 몸에 좋다는 것들을 먹이며 간호해주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좋은 약이나 음식이라도 잠을 제대로 자지를 못하면 소화능력이 떨어지니까 받아들이지를 못하니 그림의 떡이다.
아니, 오히려 독이라고 할까나?
약한 소화능력에 고열량의 약재나 음식을 들이부으면 그것을 소화시키느라 내장이 무리를 하기때문에 몸은 좀 더 많이 망가질 뿐이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는 그냥 묽은 미음만으로 식사를 대신하고있다.
사실은 그것도 먹기싫었지만 살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먹어야한다는 어머니를 비롯한 노예들의 강권에 어쩔 수 없이 먹으면서 버티고 있다.
"하아, 하아..."
본래는 코로 숨을 쉬지만 그것도 힘들어 입으로 숨을 쉰다.
덕분에 입이 자주말라서 곁에있는 시녀가 어느정도의 시간만 되면 옆에서 물을 흘려넣어주며 수분을 유지시켜준다.
"우리 주인님 어쩌신데요. 매일 이렇게 비쩍 마르셔서..."
"어머님, 역시 무당이나 소림에 사람을 보내야하지 않을까요?"
"않된다!"
"하지만 이러다가 정말로 주인님은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구요!"
"...그래도 않 돼! 그년들이 하는 퇴마의식은 진정한 퇴마가 아닌 성폭력이란 말이다!"
몽롱한 정신으로 옆에서 떠드는 어머니의 말을 들어보니 왜 어머니가 9파의 도사나 법승을 부르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그녀들이 하는 퇴마의식은 전생에서보는 아주 지독한 성적폭력이기 때문이다.
요물에게 씌였다고 판단되면(판단하는 기준도 웃긴 것이 도사나 법승이 애무를 하고 일정 시간의 이하에서 사정하거나 절정에 오르면 요물에게 씌인것이란다.) 그 때부터 퇴마를 빙자한 성적폭력이 시작된다.
법보라는 성고문도구로 괴롭힘을 받거나 정화라면서 그녀들의 오줌세례를 받거나 요물을 쫓는 도식을 그린다면서 모욕적인 그림을 억지로 그리고서 욕을 하는등의 행위를 그녀들(도사나 법승)이 만족할때까지 받는다.
그러고 나서 상태가 악화되면 너무 늦었다고 고개를 절래절래흔들거나 업보라는 핑계로 책임을 지지 않는데, 이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이 중원의 2대 종교(도교, 불교)의 성지같은 위치를 차지한 9파이고 정말 가끔 그런 행위로 정상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이다.
그러니 어머니가 도사나 법승을 부르지 않는것이다.
그녀들의 변태적이고 지독한 행위에 내가 죽을 수도 있으니까.
때문에 어머니는 무인들을 파견하여 나를 치료할 방법을 찾으러 보내고 시녀들이나 자신들이 번갈아가면서 나를 돌보는 것을 하기를 거의 한 달을 넘길 때.
달이 사라진 그믐의 어두운 밤.
차갑고 끈적이는 공기가 주위를 둘러싸면서 방안에 비추던 양초가 꺼지며 매일 밤마다 꿈속에서 나에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꿈속이 아닌 바로 현실의, 내 방 안에서 말이다.
[차아~자았~다아♥]
"우와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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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네가 바로.."
[후후훗♥, 못 본사이에 상당히 자랐구나. 상당히 멋지게 성장했어. 킁킁, 흐으으읍. 아앙♥ 이렇게 진한 수컷의 냄새라니이~~♥ 역시 내가 어릴 때부터 점찍은 신랑다워.]
"그게 무슨..난 너같은 요물은 본적이 없어."
전생에서도 무서운것에 약해서 공포영화나 납량특집 프로그램도 못보던 나에게 그것따위는 씹어먹을 법한 등장으로 나타난 요물의 정체는 금빛털을 지닌 여우였다.
그것도 9개의 탐스러운 꼬리를 지닌 구미호말이다.
보통 여우라면 귀엽게 보이지만 이 구미호는 귀엽다기보다는 요사스럽고 광기스러운 분위기를 두르고 색욕에 물든 표정(동물의 얼굴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놀랐다.)으로 내려다보며 내가 경기를 일으키는 것을 강제로 진정시켰다.
그러고서 지금의 대화 중이고 말이다.
녀석, 구미호는 누워있는 나의 몸위에 깔고 앉으면서 기다란 주둥이로 땀에 흠뻑젖은 목에 처박아 냄새를 맡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난 녀석의 말에 반박하였다. 정말로 난 녀석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흐응~ 아! 그렇구만 그럼, 요 얼굴은 기억나니?]
"독....안, 파...파."
나를 짓누르며 아래로 깔아보던 구미호는 황금빛 눈동자를 뒤룩뒤룩굴리더니 얼굴만 변하여 나에게 바싹들이대었는데, 그것은 아기였을 때부터 날 길러준 독안파파였다.
그러니까...내가 진짜 할머니처럼 생각하던 파파가 사실은 이 요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날 강간하기위해 키웠다는 것인데...솔직히 너무 충격발언이라 머리가 돌아가지가 않았다.
그런 나의 모습을 낄낄거리며 보던 녀석은 다시 여우의 얼굴로 바꾼후에 주절거렸다.
인간들이 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리고 그런 인간들의 힘이 강해짐에 따라, 요괴들은 인간으로 변해서 인간들과 섞여살거나 험한 자연속에 숨어사는데, 구미호는 전자의 경우였다.
인간들과 섞여살며 지루하면 인간을 잡아먹는 생활을 하던 그녀는 작은 산골의 의원으로 변해 살다가 곧 지루해져서 이제는 마을인간들 전부잡아먹고 다른 곳에 옮기려던 차 나를 맡게 되었다고한다.
첫눈에 나에게 반한 그녀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신랑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는데, 그 부작용으로 동물들이 내 곁을 피하는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나를 키우던 차에 무공을 익힌 여자들이 나타나 나를 데려가게 되었다.
바로 나를 되찾으러 가려했지만 내 몸에 조치한 것이 자신과 함께 있는 것보다 바깥에 있는 것이 더 빨리 완성될 것이라고 판단하여 계속 그 마을에 있다가 이 팽가에서 완성된 것을 느끼고 왔다는 것.
무엇이 완성되었는지, 어릴 때부터 내 몸에 조치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내 어깨를 물고 피를 핥아먹는 그것의 행위에 안그래도 떨어진 체력이 바닥을 기어, 말할 힘도 없었다.
[할짝. 이만하면 잘 익었군. 영혼도 적당히 타락했고..후후훗, 자아~ 잠깐 눈을 감으렴.]
'대체 무슨짓을 하려..는..거...'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바뀌어 있을 거야. 그래, 모든것이. 후후후훗♥]
'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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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구미호의 말대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나의 노예였던 팽가의 모든 여자들은 구미호의 노예가 되어버렸고, 누나는 잡아먹혀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런 누나의 모습으로 구미호는 둔갑을 하고서 내 곁에 끈적하게 달라붙어있고 말이다.
"이, 이게 무슨일이야! 내, 내가 가진 모든것이..."
"호호호호, 이제는 내것이라는 거지. 그래도 너무 원망하지마렴? 알.겠.지?"
"으. 으으으으."
어제까지만해도 침대에 일어설 수 없던 나의 몸은 전보다 더욱 좋게변해 곧바로 무공을 써도 될만큼 건강해졌지만 구미호, 지금은 누나의 모습을 한 그것에게 소수를 날리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난....구미호의 권속이 되어버렸으니까.
쉽게 말해, 인간을 그만두고 요괴가, 그것도 여우 요괴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너무 갑작스럽고 혼란스러웠지만 내가 왜 이런 꼴이 되었는지 궁금했기에 날 이렇게 만들어버린 구미호에게 물어본 결과, 난 이마를 쳤다.
그녀는 아주 오래전부터 날 이렇게 만들어왔었기 때문이다.
과거, 구미호는 아기였던 나를 처음보고 반해버린 뒤, 여러가지 생각을 하였다.
대요괴가 되어 불로불사가 된 자신과는 다르게 연약한 인간인 나는 금방 늙고 죽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나와 같이 오랫동안 살고 싶다고 생각한 그녀는 내 몸과 영혼에 조금씩 요기를 불어넣어 요괴의 씨앗을 심으려하였다.
이 씨앗에서 싹이 튼다면 인간에서 요괴가 될 수 있기에,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자신의 권속으로 받아들여 대요괴로 만들어서 영원히 같이 살 수 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조금씩 요기를 넣어서 씨앗을 심었고 그 싹이 트기까지 기다렸다.
중간에 잘못되는 듯했으나 겨우 싹이 트고 요괴화가 진행되는 것을 느낀 그녀는 나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나의 존재를 느끼고, 자신에게 순종적으로 만들기 위해 꿈이라는 수단으로 계속 나를 압박하였다.
그리고 이곳에 와 나의 피를 먹고 자신의 피를 먹이는 권속화계약을 강제로 맺게해버린 후, 요괴화가 진행되면서 만든 노예들의 주도권을 전부 그녀가 뺏어버렸다.
"이, 이이..."
"호호호, 아무리 그래도 넌 날 해할 수 없어! 그리고....자꾸 그렇게 심통맞은 얼굴을 하면 말이야."
움찔, 움찔.
요괴화가 되면서 꼬리뼈부분에서 솟아나온 금빛털의 여우꼬리를 쓰다듬다가 꼭 움켜쥐고 머리위에 솟은 금빛 여우귀를 한손으로 조물거리며 다른 귀는 입으로 깨무는 것에 치솟던 화가 사라지고 간질거리는 느낌에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
아무래도 귀와 꼬리가 새로운 성감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아랫쪽의 물건이 단단해지고 체온이 오르면서 얼굴이 붉어져갔다.
...그러고보니 천령보의는? 그건 어디 있는 거지?
"아, 그거? 방해되서 뽑아냈다가 꽤 힘을 많이 가지고 있기에 내가 먹었어♥ 꽤 맛있더라?"
"...이, 늙고 머릿속에는 교미밖에 생각못하는 여우년이! 내 물건을!!!"
구미호가 내 몸을 주무르던것을 그만두고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무언가를 들어올리고 꿀꺽 삼키는 시늉으로 천령보의를 먹었다는 것에 화가나서 심한 욕을 했는데, 구미호는 색기어린 미소를 짓던 표정에서 싸늘한 표정으로 바꾸더니 한마디 툭 내뱉었다.
"마침 잘 됐군. 너에게 위 아래를 각인시켜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후훗♥"
차가운 표정과 목소리에 뭔가 잘못했다는 예감이 들었고 바로 사과하려고 했지만 꼬리를 꽉 움켜져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나의 귓가에 구미호는 전처럼 광기와 욕망으로 끈적거리는 목소리로 속닥거렸다.
"우리, 대화를 나누자고..남편?"
============================ 작품 후기 ============================
기다리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난생처음 더위를 먹었더니 죽겠네요.
도저히 성욕도 의욕도 생기지 않아 며칠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당가 외전은 더 이상 없습니다. 나중에 본편에서 이어지는 외전입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본처 구미호에게 조련당하는 우리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리코멘은 못하겠네요. 그리고 연재주기는 일주일에 1편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