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6 3장 팽가에서의 생활 =========================================================================
어머니가 화경에 오른것은 당분간 비밀로 하였다.
안그래도 하북이라는 땅을 자신의 영토처럼 만들었다면서 사람들이 수근거리는데, 괜히 가주인 어머니가 화경에 올랐다고까지하면 어떤 짓을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비록 군부까지 그 힘이 뻗쳐져있는 팽가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 힘은 9파 1방에 미치지않기 때문에 지금은 엎드려있을 때이다.
9파 1방이 속세와 떨어져있다고하지만 그들도 무공을 익힌 무인이고 탐욕을 가진 인간이라 자신들보다 더 문파의 위세가 높아진다고 싶으면 두려움을 느끼고 질투하며 뒷공작을 하는 것은 무림의 바닥에서 좀 굴러봤다는 인간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요녕땅의 패자였던 모용세가가 9파 1방의 음흉한 수작으로 무너졌었고 말이다.
....정파라고 다 깨끗하고 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높으면 높을수록 어둡고 더러운 곳이 정파라는 곳이다.
그렇다고 사파년들이 좋다고 할 수도 없지만.
여튼 세가원들 중에서 간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직위를 가진자들에게만 몰래 어머니가 화경에 오른것을 말하고 입을 다물게 하였다.
그리고 어머니는 폐관수련을 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로써 환골탈태하고 반로환동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도 방지하고 나중에 '화경에 올랐다'라고 말할 수 있는 핑계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폐관수련을 하는 곳에서 이어진 비밀통로를 이용하여 처소를 왔다갔다하는 것이지만 잠을 잘 때빼고는 줄곧 거기에서 무공을 수련한다고 하니까 마냥 거짓은 아니었다.
그렇게 어머니는 폐관수련, 누나는 간부 아줌마들의 도움을 받아 세가의 일을 처리하면서 가주 수업을 받고있고 난 오랜만에 약초술과 독술에 관해 공부하고 있을 때, 팽가에 손님이 찾아왔다.
그것도 아주 부담스러운 손님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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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하하하하, 철기 요년, 요거, 팔뚝만한체로 꼬물딱거리던데 엊그제같은데 벌써 결혼할 나이가 되었구나? 옆에있는 남아가 네 요거냐?"
나머지 손가락은 오므리고 새끼손가락만든 체 까닥거리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 중년여성의 얼굴을 나는 떨떠름하게 누나는 어정쩡하게 웃으면서 쳐다보았다.
군문에 투신한 팽가인물 중에서 가장 높은 자리인 북방대장군의 자리까지 오른 여걸인 팽적랑은 북쪽의 오랑캐들에게 '피에 미친 늑대', '뼈먹는 미친년'등으로 두려움을 사는 여자인데, 북방에있어야할 이 여자가 팽가에 있는 이유는 황제에게 휴가를 빵빵하게 받았기 때문이란다.
황제가 황녀들에게 이모로 여기라고 말할정도로 신임이 두텁고 공을 탐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부하들의 공을 뺏지도 않는 이상적인 신하이자 군인이지만 오는세월은 이길 수 없는 인간이라 '북쪽의 바람에 차서 뼈마디가...'로 시작하는 사퇴서찰을 황제에게 보냈더니 부랴부랴 휴가를 줘, 오랜만에 가족들 얼굴도 볼 겸 팽가로 왔다고 한다.
대장군이라는 직책답지않게 단촐한 차림으로 말한마리를 타면서 홀로 팽가에 방문한 이모님은 남편도 자식도 없는 홀몸이시다.
결혼을 안 한것이 아니라 젊었을 적 참한 남자하나 물어서 자식하나 낳고 북방으로 달려간 이모님이 공을 쌓을 동안 남편과 자식은 성도에 유행했던 돌림병에 걸려 죽어 시체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한다.
돌림병이라는 것 때문에 시신을 한데모아 불태웠기 때문이다.
사랑했던 남편과 자식의 죽음에 절망한 이모님은 그 분노를 오로지 오랑캐들의 목을 베는데 쏟아내었고 덕분에 대장군의 자리에 올랐다고...
나중에 어머니혹은 이모님과 친하게 지내던 군인들이나 관리들이 남자들을 소개시켜주려고 했으나 이모님은 ㄷ거절했다고 하신다.
오랑캐와의 전투에서 화살을 아랫배에 맞은 뒤로는 석녀(石女:성적인 흥분을 느낄 수 없는 여자)가 되어버렸다는 것이 이모님의 말.
덕분에 휴가 때만되면 이곳 팽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북방으로 올라가신다고 한다.
"히끅. 으응~ 언니가 이 아이를 양아들로오~? 그러면 내 조카인가아~ 으음~ 어디 무공 좀 보여주련? 재주 좀 보자꾸나아~"
독한 술을 쭉들이키시면서 말씀하시는 이모님은 팽가의 여자답지않게 처음보는 남자아이인 나에게 사근사근한 어투였다.
싱글거리는 표정과 부드러운 표정을 보면 분명히 나에게 호감을 가진듯하지만 눈동자를 본다면 단번에 호의가 아닌 경계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나처럼 눈치가 빠르다면 말이다.
항상 여자들에게 욕정, 호감, 사랑같은 감정이 담긴 눈길만 받다가 저런 차가운 눈빛을 처음받았기에 마음속으로는 놀랐으나, 어차피 며칠있다가 다시 떠날사람이라 생각하면서 대충 삼재검법을 보여주었다.
연무장(본래 누나는 마당에서 화려한 연회를 펼치려했지만 이모님이 부담된다면서 가문의 간부들과 술안주만 있으면 된다고하였기에 연무장에 돗자리를 펴고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에서 목도를 들고 휘두르는 나의 모습을 보고 낄낄웃으면서 그만두라고 한 이모님은 무공연습 좀 더하라고 한말씀하시고서는 나에게 술을 권해주셨다.
꼴깍.
"오오~ 우리 이쁜 조카아아~~ 멋지구만. 아암~ 우리 팽가의 남자라면 단번에 잔을 비워야지. 자, 여기 또 한잔 받으시게~"
"이모님. 그 남자아이에게 독한 술을 더 주는 것은 좀..."
"으이잉? 쿠하하! 괜차나 개앤차나! 겨우 2잔째인데 무어얼! 자아~ 쭉쭉 드리켜어...옳지. 캬하하하, 정말 맘에 드는구마안~"
안주없이 2번째 잔을 단번에 삼켜버리자 누나도 간부들도 날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확실히....그녀들이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볼만큼 이 술은 너무 독하여서 식도나 위장이 타들어가버리는 듯 하지만 못 견딜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뒤이어 몰려오는 몽롱함에 기분이 좋달까? 막 어지럽고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지만 이 왠지모를 부유감만큼은...좋다.
".....다아~"
"....만....님."
누나와 이모님이 또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잘 들리지가 않는다.
그녀들의 목소리가 제멋대로 커졌다가 줄어들었다가하였고 머리는 둔해져서 그녀들이 무슨말을 하는지 잘 인식이 되지않는다.
둘의 실랑이를 잠깐 쳐다보다가 무거워진 눈꺼풀을 이기지못하고 잠시 후, 수마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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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어디지?'
방금전까지만하더라도 팽가의 연무장에 있었던 내가 이름모를 숲을 이동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빠른속도로 말이다.
주위의 나무들이 휙휙 뒤로 지나쳐가는 모습을 보아하니 내가 전력으로 경공을 운용했을 때와 비슷한 속도이거나 좀 더 빠른 속도인듯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상한 건, 난 분명히 술을 마시고 연무장에 뻗었다는 것과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것은 내 몸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작아도 이것보다 시야가 높았고 더군다나 난 4발로 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공을 운용하면서 짐승같은 소리도 내지 않고 털달린 앞발도 없다.
'꿈...이겠지?'
꿈이길 바라면서 꿈이라면 당장에라도 깨어나라고 생각하여 볼을 꼬집으려 손을 들어올리려해봤지만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팔을 들어올리는 느낌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다!
이 사실에 크게 당황하여서 온갖수단을 다 써 발버둥을 쳐봤지만 난 꼼짝도 못하고 그저 이 짐승...으로 추정되는 것의 시야를 공유하고 있었다.
숲을 가로지르며 갈증이 나면 물냄새를 따라 시냇물에 주둥이를 쳐박고 물을 마시고 배가 고프면 작은 다람쥐나 토끼, 운좋으면 사슴같은 것을 사냥하여 피비린내나는 살점을 뜯어먹고(물컹한 내장의 감촉이나 비릿한 피냄새가 생생하게 느껴졌지만 역겹다기보다는 맛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주잠깐 눈을 붙이며 계속달리다가 도착한 곳은 괴로운 기억이 가득했던 사천당가 근처였다.
멀리 떨어진 사천당가의 큰 건물들을 근처 산에서 망원경으로 보는 것마냥 크고 또렷하게 관찰하며, 민감한 코를 이용해 킁킁거려 냄새를 맡던 이 짐승은 고개를 절래절래흔들더니 놀랍게도 말을 하였다.
[이곳에는 없군.]
이라면서 말이다. 그러고서 이어지는 말에 난 깜짝 놀랐다.
[으음...분명히 당가라는 곳에 수연이가 끌려갔는데, 왜 그 아이의 냄새가 나지 않는것이지? 곤란하군.]
'어떻게 이 짐승이 내 옛이름을 아는거지?'
늑대인지 개인지 여우인지 모를 짐승이 말하는 것도 놀랍지만 짐승이 나를 아는 것도 신기하였다.
어릴때부터 나는 동물들이 피해가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들고양이나 들개들은 물론 쥐나 토끼같은것이나 가축들도 나를 슬금슬금 피했기에 동물과는 연이 없어서 약초술에 집중했던 것이다.
'내가 기억하지도 못할만큼 어렸을 때 본 짐승? 아니야 말도 않되. 그만큼 나이를 먹고 살아있는 짐승이 있을리가....'
[....있구나?]
혹시라도 과거에 내가 만난적이 있던 짐승일까 싶어 생각하던 차에, 녀석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말을 자세히 듣기위해 정신을 집중하자. 녀석은.....
[거.기.있.었.구.나! 이 앙큼한 것♥]
오도도독.
나를 콕 찝어서 말하는 그것의 발언에 소름이 돋아서 몸을 부르르 떨어댈 때, 그것은 말을 이었다.
[기다리고 있으렴. 바로 너를 찾아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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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
"헉, 헉, 허억...."
"으응. 무슨일이세요. 주인님."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세상에, 이 식은 땀 좀 봐. 악몽이라도 꾸셔...."
"아무것도 아니라잖아!"
그렇게 버럭소리를 지르자 옆에서 동침하던 어머니가 입을 다물었지만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보면서 밤공기에 식어버린 차를 건네주었다.
난 부들거리는 손으로 겨우 그것을 붙잡아 단숨에 들이키고나서 고맙다고 말하자 다시 입을 연 어머니에게 내가 꾼 꿈에대해 말을 해주었다.
비록 노예라고는 하지만 현재 내가 기댈 수 있는 믿음직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골수무인인 탓일까? 속시원한 대답을 주는 대신에 자신도 모르겠다면서 그저 나의 식은 땀을 닦아줄 뿐이었다.
그렇게 식은 땀을 닦고 알몸이 된 나는 새로운 옷을 입는 대신에 그녀까지 알몸으로 만들어버린 후,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가슴골사이에서 풍기는 체향을 맡으며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교합을 벌이기에는...지금의 내가 너무 지쳤기 때문이다.
그런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어머니는 요염한 목소리가 아닌 자애롭고 모성이 듬뿍담긴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라고 하지만, 그것도 얼마안가 달뜬 신음성으로 바뀌었지만 말이다.
주인의 마음도 모르고 아랫도리는 암컷의 체향과 탱탱한 피부맛에 불끈 솟아올라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난 허리를 움직였고 뜨거운 교성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파닥거리는 암컷의 몸을 탐하던 나는 악몽덕분에 찜찜했던 기분을 풀어버리고 교합 후, 특유의 피곤함에 빠져 서서히 눈을 감았다.
물론 이모님이 날 찾을 수 있으니 세안수를 떠온 하인에게 숙취로 인해 고생하고 있으니 방문은 사절한다는 말을 꼭 전하라고 명령한 후였다.
이번에는 꿈도꾸지않고 푹 잘거라고 생각하면서 기절하듯 잠든 나의 얼굴은 저도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재밌다는 코멘트를 보고 안심하였습니다.
그리고 재미가 떨어져간다는 코멘트를 보고 제 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아무래도 점점 주인공이 여자들에게 당하는 것이 줄어들다보니 그런 것 같은데 다시한번 말씀드리지요. 이번 3장이 끝나고 4장이 될 때부터 주인공은 다시 여자들에게 농락당하게 될겁니다.
여태까지 쌓아온 무력이나 세력들이 통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말이죠.
그동안 좀 편하게 대해줬잖아요?
woomee9님:네,어떻하든 후타는 집어넣을 겁니다. 꼭이요.
스핑0님:감사합니다.
dhgkdldy2님:다행이군요.
linetd님:꾸준한 댓글 감사합니다.
wjodwow89님:좀 많이 늦었지만 한편 더 올립니다. 앞으로는 쭉빵된 여자가 좀 나올겁니다. 그만큼 이상한 여자가 나오기도 할테지만요.
rmswnrjs님:다음장에 나옵니다. 환골탈태한 팽철호같은 미녀.
silverchariot님:...? 어떤것을요?
asdfnksd1님:후타나리니까 bl은 아니죠? 감사합니다.
레디다님:감사합니다.
Clai님:그런가요? 막장까지 안가게하는 것이 힘들군요.
le님:역시 주인공이 여자들에게 당하지 않아서일까요? 다음장부터는...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