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86)

00018  2장 장강- 종(終)  =========================================================================

하북팽가의 무인들의 활약으로 혈리채의 수적들이 토벌되자 민초들의 칭송이 끊이질 않고 황궁에서도 그것에 관해 상을 내리자 여태까지 수수방관하고 있던 정파의 무인들은 때 아닌 수적토벌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덕분에 장강에는 피가 마를 날이 없었고 물고기들은 때아닌 고기덕분에 살이오를 때, 장강에서 그리 멀리떨어지지 않은 어떤 마을의 밀실에서는 비밀스런 거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음~ 이렇게 정제된 아편이라니...당가에서도 보기드문 상급품이구만...그래, 뭘 원하는 거지?"

"식량, 가축, 옷...그리고 연초씨앗도 있으면 가져다줘."

밀실에서도 빛나는 하얀 가루를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먹는 여자 앞에서 이진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아주 정확하고 똑똑히 말을했다.

그 말에 아편을 찍어먹던 여자는 잠시 이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자신의 누런 이빨을 드러내도록 씩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흐하하하, 그려그려, 식량하고 가축, 옷이라...좋아. 좋군. 얼마든지 내어주지. 연초는...기간이 좀 걸리겠군."

"그러면 다른 쪽을 더 많이 줘."

"하하, 이사람아! 그거야 당연한 거고. 우리가 남도 아니지 않은가? 이왕 온거 질펀하게 놀다가라구."

'놀고 있네, 방금전까지만하더라도 내쫓으려 한 주제에...'

이진의 어깨에 팔을 턱하니 걸친 이 여자는 이진의 사촌인 이군이라는 자로써, 사천의 하오문(下午門)에서 꽤나 힘 좀 쓰는 지부장이다.

돈을 밝히지만 맡긴일은 잘 처리하는 사람이라서 아편 유통을 위해 찾아왔더니 혈리채가 존재했을 때와는 천지차이로 대하기에 이진은 당장이라도 이 냄새나고 약한(영령과의 관계덕에 내공이 놀랄정도로 증가했다.)년의 목을 뽑아버리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이 사근거리면서 아편을 보여주었다.

아편을 보여주자 또 방금전과는 달라진 이군의 모습에 속이 울렁거렸지만 주인님의 명령이 있었기에 꾹 참고 이군의 행동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었다.

오랜만에 술을 걸치면서 남창들의 부드러운 속살을 주물럭거리던 이진은 멍한 눈빛을 하면서 실실거리는 남창들의 표정에 뭔가 떠오른듯 퍼득거리고나서 이군에게 말을 걸었다.

"연초가 어렵다면...그냥 대마씨로 주게."

"응? 대마? 옷이라도 지어입게?"

"아편 말릴 때 필요해."

"그러면 여기서 그냥 대마포를 사가는 것도.."

"아니, 특정한 방법으로 만들어야하는 거라서 우리가 직접키우고 짜야되."

"음... 수적을 그만두더니 상당히 부지런해졌군. 하하, 알았어, 대마야 그냥주지. 까짓거 그정도야..."

호쾌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이군의 모습에 이진은 남몰래 속으로 씩 웃었다.

아름답고 똑똑하고 지고하신 자신의 주인님의 말씀에 따르자면 옷이나 만드는 대마는 양귀비보다 얻는 마약이 더 많은 은혜로운 작물이었다.

꽃잎과 잎을 말려서 가루로 내어도 되지만 그냥 잎을 말리고나서 돌돌 말아 불을 붙여 연기를 들이켜도 되고, 대마에서 나오는 끈적한 진액을 말려서 가루로 내어 이 잎과 같이 섞으면 더 강한 효과의 마약이 된다고 한다.

'역시 주인님은 아시고 계신것이 많으셔....'

그런 귀중한 작물을 그저 옷이나 그물만드는데만 쓰는 줄 아는 이군을 비웃으며 이진은 오랜만의 사바세계의 쾌락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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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장강수로채의 수적들이 토벌되어갈 때, 사천의 암흑가에서는 큰 파도가 출렁이고 있었다.

하오문을 타고서 공급되는 아편을 비롯한 극락연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연초때문이었다.

아편이야 본래 돌고 도는 것이지만 이번에 나온것은 보통의 것보다 더 순도가 높았고, 극락연이라는 이 연초는 기존의 것과는 달리 궐련이라는 형태와 보통의 연초와는 다른 쾌감에 순식간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장죽에 연초를 집어넣고 불을 붙여야하기 때문에 장죽을 청소해야하는 것과는 달리 이 궐련이라는 것은 그냥 입에 물고 불만붙이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라 애연가들에게는 새로운 연초로서 인기를 끌었고, 약쟁이들에게는 연초를 위장한 약물이었기에 팔아먹기도 좋아 인기를 끌었다.

급격히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했기에 그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오르는 극락연이었으나 곧이어 풀리는 양에 다시 값이 내려서 하루 이틀 굶으면 살정도가 되자, 다시 날개 돋힌듯 팔리게 되었다.

그것과 동시에 사천의 하오문 지부장이 이진이라는 사람으로 바뀌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오문의 지부장이라는 자리가 좀 있어보이지만 사실 힘 좀 있는 여자라면 누구나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자리였기도 하고, 하오문 본부에서는 세금만 제대로 납부하면 되었기에 그렇다.

하지만 사람들은 알까?

이 이진이라는 여자가 사천의 지부장이 되고나서 마약이 풀리는 양이 급격히 증가했고, 환락가가 더욱 증가한것을....

그리고 소리소문없이 납치되는 사람들이 증가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사천의 권력자들에게는 아무래도 좋을 일이었다.

민초들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법한 천한 것들이었으니까, 게다가 지금 그녀들에게 중요한 것은 하찮은 민초들이 아니라 자신의 즐거움을 채워줄 연초와 야들야들한 살결의 남창들과 그들의 아랫도리일 뿐이었으니....

이렇든 사천이 조금씩 썩어가기 시작할 때, 하북팽가에서는 유래없는 피바람에 몸살을 겪고 있었다.

바로 일부 팽가의 무인들이 가주의 의견에 반발하여 폭동이 일어난 사건이었는데, 다행히 가주의 단호한 결단력 덕분에 큰 피해는 없었다고한다.

그리고 남은 자들은 지금....

찰싹찰싹.

"헤, 헤엑, 하악..."

"으으으으, 간다. 간다..가버려어어~~~엇!"

알몸으로 한 체, 짐승처럼 헥헥대면서 집단 난교를 벌이고 있었다.

평소 긍지높다면서 남자를 가축취급하던 팽가의 무사들도, 가축처럼 취급당하면서 조금만 큰소리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던 팽가의 남자들도 모두 눈을 벌겋게 물들인체 박고박히면서 울부짖고 사정하고 몸부림을 쳐대었다.

길짐승처럼 4발로 엎드린 자세를 한 팽가 무인의 뒤에서는 호리호리하고 연약해보이는 남자가 장거리 달리기라도 한 듯히 거친 숨을 쉬면서 자신의 허리를 거세게 움직이며 자신의 씨앗을 뿌리기위한 행위를 해대었는데, 중간중간마다 흥분을 이기지 못했는지 평소라면 하지도 못할 손찌검을 무공으로 만들어진 크고 탄탄한 엉덩이에 무자비하게 내리쳐대었다.

하얗던 궁둥이가 빨간 손자국투성이로 될 때마다, 팽가의 무인은 기쁜듯한 소리를 내면서 아니, 발정난 암짐승들의 울부짖는듯한 소리를 내었고 잠시 후, 벼락이라도 맞은 듯 몸을 퍼득이다가 쓰러졌다.

그 때문에 무인의 거대한 몸뚱아리에 깔린 남자는 버둥대다가 포기라도 한 듯, 힘을 빼고 축늘어졌는데 그의 얼굴에는 방금전과는 달리 눈가나 입가에 아주 작은 주름들이 잡혀져있었다.

그러한 현상은 이 남자뿐만아니라 다른 남자들에게도 보이는 반응이었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고 그저 아랫도리의 물건을 여자들의 내부에 집어넣기에만 급급하였다.

남자와 여자들의 쾌락에 젖은 신음성과 울부짖음, 체향과 여러가지 체액과 뒤섞여 마치 매음굴과도 같은 방안과는 다르게 방의 바깥쪽은 벌레우는 소리만 들리고 산들바람이 부는 평화롭고 조용하였다.

그 방바깥쪽에 나타난 한 남자, 몇개월전 소가주 팽철기의 의동생으로 이곳으로 왔다가 그대로 입양되어 팽영령이라는 이름을 얻은 영령은 지금도 난교가 벌어지는 방안을 바라보면서 뱀처럼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무공의 고수라고하더라도 약물에 대한 반응은 보통인간과 똑같네...몇가지 마약과 약재가 뒤섞인 최음향에 그렇게 취할줄은...팽가의 선조들이 이 꼴을 보면 뭐라고할까? 울까? 쿠쿠쿠."

화려한 비단옷에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손목의 방울달리 팔찌를 짤랑대며 가볍게 통통거리는 걸음으로 이동한 곳은 팽가 내부에서도 구석진 작은 전각이었다.

먼지와 거미줄투성이인 낡은 전각안에는 먼지투성이인 호랑이 동상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다.

영령...아니, 이제는 팽영령이 된 그는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꺼낸 구슬을 입을 벌린채 포효하는 호랑이의 입안에 집어넣자, 그르릉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동상이 움직여 바닥으로 이어진 통로를 만들었다.

서늘함이 몰려오는 지하통로로 내려가자 팟-거리는 소리와 함께 동굴의 불이 켜졌는데, 그곳에는 여러가지 책들이 꼽혀져있는 책장뿐만아니라 사람의 머리가 벽에 박제되어 걸려져있었다.

콧노래까지부르면서 상큼하게 그 암울하고 무서운 곳을 둘러보던 팽영령은 어느 책장에 다가가서 위아래고 쭉 훑어보더니 책 한권을 꺼내 그곳에서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용히 한 책을 천천히 정독하던 팽영령은 책을 집어넣더니 기지게를 켜고 나서 생전 상당한 미인으로 자자했을 법한 남자의 머리가 박제된 곳으로 다가가더니 전 혈리채의 채주가 가지고 있던 기물, 검은 옷을 손에 모아둔채 그 머리를 쓰다듬자 눈을 감은체 핏기없이 하얗던 머리가 부르르떨다가 눈을 번쩍하고 뜨고서는 걸걸한 목소리를 내었다.

[아아~ 또 오셨는가 도령. 내 기술을 3일만에 홀라당 벗겨먹고 또 뭘 벗겨먹으려고 날 깨운거지? 응?]

"벗겨먹다니..무슨 그런 섭하신말씀을... 전 스승님의 가르침을 그저 정성껏 행했을 뿐이랍니다."

[....흐아아아~ 내 사부님의 심정을 알겠구만...사부님 유언이 너 같은 제자나 만나라였는데..나보다 더한 남자를 제자로 들이다니...나도 참...]

"다행이네요. 스승님보다 더 아름답고 깜찍하고 천진난만하고 똑똑한 제자를 들이셔서. 아마 사조님께서도 저승에서 기뻐 눈물흘리실거예요."

[다른의미로 기뻐 눈물흘리시다못해 배까지 부여잡고 저승땅에서 구르시더군. 하여튼 뭐가 궁금하기에 또 날 깨운거냐?]

"그게 말이죠....."

그렇게 벽에 박제된 남자와 대화를 나눈 팽영령은 지하 서고에서 나와, 다시 난교가 벌어지는 방안으로 들어가자 남자들의 정액과 여성들의 애액, 땀, 침등 기타 여러가지로 흥건하게 젖은 바닥에 신발이 젖지 않기위해 알몸으로 쓰러진 사람들의 몸을 밟으면서 중앙으로 걷던 팽영령은 방 한가운데에 무릎을 꿇고 아까전처럼손에 검은 옷을 모은체 바닥에 갖다대자 검은 옷은 땅속에 스며들더니 살아있는 생물마냥 꿈틀거리면서 넓게 퍼져 방바닥전부에 퍼져 흥건하게 젖어있는 정액과 기타등등의 체액 전부를 집어삼켰다.

전부 집어삼킨 검은 옷은 스물스물 방의 한가운데로 기어오더니 바닥에 손을 댄 팽영령의 손에 조금씩 들어오더니 나중에는 그의 온몸을 전부 감싸안은체 꿀렁꿀렁 움직이다가 서서히 그의 눈동자속으로 흘러들어갔다.

검은 옷을 집어삼킨 눈을 몇번깜빡이던 팽영령은 쓰러진 남자들과 여자들의 알몸을 발로 툭툭걷어차면서 밖으로 나오고나서 곧바로 그의 양어머니이자 이 팽가의 가주인 철혈도호(鐵血刀虎) 팽철호의 침실로 향했다.

비록 나이가 많은 여자이지만 그녀의 딸인 팽철기보다 더욱 매력적인 얼굴과 몸매를 지니고 있었고(환골탈태덕분에 팽철기처럼 괴악한 키와 몸집을 지닌 것이 아닌 키가 약간 큰, 육감적인 몸매의 미녀였다.) 아이를 낳은 유부녀의 경험때문인지 허리놀림이 그 누구보다 절묘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방문을 거칠게 열고서 옷을 훌렁훌렁벗으면서 침대로 몸을 던지자 향긋한 냄새를 풍기면서 속이 비치는 침의를 입고 자신을 유혹하는 팽철호의 몸을 우왁스럽게 주물럭거리던 팽영령의 손길에 잠이깬 철호는 자신의 양아들의 애무에 다가올 쾌락을 기대하면서 끈적이는 신음을 내뱉었다.

옷이 찢어지는 소리와 침대가 삐걱이는 소리, 달콤하면서 끈적이는 듯한 여성의 신음소리와 변성기가 오지 않은 소년특유의 미성은 달이 지평선으로 자신의 몸을 감출때까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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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드디어 안정되었군....빠른 연공속도도 좋지만, 정말 여자가 없으면 대성하기 힘든 무공이라니까?"

배부른 고양이같은 미소를 지은체, 행복하게 자신의 정액이 묻은 이불보를 빨면서 잠든 팽철호의 모습을 키득대면서 보던 팽영령은 2년전 자신이 이 곳, 하북팽가에 왔을 때를 떠올렸다.

'그 땐 정말 힘들었지. 솔직히 이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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