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화 (6/86)

00006  1장 당가에서의 생활  =========================================================================

가주의 회임이라는 큰 경사에 들뜬 사천당문의 분위기와는 달리, 화향옥에서 나오며, 나에게 주어진 작고 아기자기한 방안 만큼은 무거운 분위기가 넘실거렸다.

"콜록, 콜록. 제길...정작 임신시킨나는 이런 찬밥신세라니...."

3개월간의 휴식을 허락받은 나는 이 방에서 그동안 가주에게 시달리느라 혹사당한 몸을 돌보고 있었는데, 가주의 곁에 있을 때는 입안의 혀처럼 시중을 들던 하인들이 아무리 불러도 오지않았다.

무공의 고수이자 노처녀인 가주에게 늦봄이 오자마자 뜨거운 여름의 태양처럼 불타올라 나를 매일쥐어짜버려 현재 체력이 급속도로 하락해, 점점 쌀쌀해지기 시작한 늦가을의 공기에 감기몸살이 걸려 열이 끓어올라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버린 처지가 되었지만 아무도 나에게 따뜻한 죽한그릇 가져다주지 않았다.

열로 부글거리면서 뇌때문에 몽롱한 정신과 허약해진 몸을 간신히 이끌고 겨우겨우 주방에 들어가도 하인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서 매일매일 난 서럽게도 벽곡단과 찬물을 떠서 방안에 가져가 먹는 수밖에 없었다.

"흑...우욱.."

갑작스럽게 밀려온 설움에 눈물을 흘리면서 오늘로 4일째, 맛없는 벽곡단을 입안에 우겨넣는 나는 갑작스런 찬밥신세에 갖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씨내리였던가? 혹시 내가 직계 당가라는 것도 거짓인 것은 아닐까? 할머니를 잊어버리고 살던 나에게 벌이 주어진것은 아닐까? 등등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들어오면서 이제는 묘한 냄새가 나기시작하는 물을 억지로 꼴깍 삼키면서 가까스로 침대에 기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잔뜩 몸을 웅크렸다.

이렇게 하면 차가운 방에서나마 따뜻한 공기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체온과 숨으로 점점 따뜻해지는 깜깜한 이불속의 공기에 취하면서 오늘도 잠에 빠져들었다.

슬픔과 설움에 마음이 너덜너덜한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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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호호, 정말 속이 시원하네요. 감히 천하고 징그러운 사내새끼 주제에, 가주님의 성체에 손을 대다니..."

"그러니까요. 아이들에게 들으니 지금 벽곡단과 쉬어터져가는 물만 마시고 울면서 뒹굴거리고 있다고 합니다."

어두운 방안, 당수연이 오늘도 울며 잠들고 있을 때, 2명의 중년 여성들이 하얀잔에 붉은 술을 따르면서 깔깔대었다.

한명은 중원인 답지 않게 곱슬거리는 붉은 머리카락의 여자였고 다른 한 명은 검은 안대를 찬 여자였는데, 그녀들의 얼굴은 탁자의 등불에 음영이 짙게 비춰져서 그런지 상당히 요악스럽게 보였다.

"시골 촌놈주제에 주위에서 오냐오냐하지까 거들먹거리는 꼴이 얼마나 밉살맞은지...당장이라도 화골산을 끼얹고 싶었다구요."

"호호호, 역시 언니는 너무 화끈하세요. 저는 그저 겁만 주는 것밖에 상상하지 못했는데..."

붉은 머리카락의 여자가 눈에 살기를 번들거리면서 당수연에게 화골산을 끼얹고 싶다는 말을 하자 외눈의 여성이 붉은 여성에게 언니라는 말을 하면서 그녀를 잔뜩띄워주었다.

"정말 가주도 그렇고, 다른 여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희 당가가 무너진 이유는 바로 남자때문인데, 간신히 사라진 남자들을 또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니요. 게다가..게다가..."

붉은 머리카락의 여자, 적아(赤蛾:붉은 나방) 당호는 몸시도 혐오스럽다는 듯이 자신의 팔뚝을 잡고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런 당호의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면서 가까이 다가와 뒤에서 다정스레 껴안은 독안의 여자는 독안접(獨眼蝶:외눈 나비) 당기로써, 이 둘은 서로 연인관계이자 장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걱정마세요. 언니. 산공독과 오한초를 섞은 약재를 듬뿍뿌려놨으니, 좀 있으면 감기몸살로 정신을 놓고 미치거나 죽을거예요. 그러면 당가는 다시 여자들이 지배하는 천국으로 돌아갈거예요."

몸을 떨어대던 당호는 귓가에서 달콤하게 중얼거리는 당기의 말에 안정을 되찾고 자신을 다정스럽게 껴안은 손을 잡고는 굳은살로 험한 당기의 중지 손가락을 자신의 축축하고 따뜻한 입안에 쏙 집어넣고, 마치 당과라도 먹는것 마냥 빨아대었다.

짭짤하면서도 굳은살로 흉한 손가락을 맛있다는 듯이 쩝쩝거리는 소리까지내면서 빨아대던 당호의 가슴은 당기의 유연하고도 섬세한 움직임에 위, 아래, 좌우 여러방향으로 흔들리면서 서서히 그녀의 몸을 달구어버렸다.

"으으으..역시 언니의 입놀림은 최고예요...아아~♥"

당기의 목소리가 끈적거리게 변하자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존댓말을 하던 당호는 갑작스래 하대를 하면서 음란함이 깃든 목소리로 당기에게 중얼거렸다.

"쪽. 다 동생이 너무 사랑스럽기 때문이지. 정말, 가주도 식솔들도, 여자의 아름다움을 모른체, 더러운 남자를 받아들이다니...정말 어리석다니까?"

"앗흥~ 그, 그래요...하지만 그 애새끼가 죽는다면..."

"그래..죽는다면..."

""다시 여인들만의 천국으로...""

둘은 합창하듯 같이 말을 동시에 하고서는 소녀처럼 해맑게 웃으면서 뜨겁게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나서 입술을 갖다대고 거친숨을 몰아쉬면서 비비적거렸다.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서 신음소리를 내면서 탐욕스럽게 서로를 갈구하던 두 여성은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옷고름을 풀어주면서, 갓 태어날 때의 모습을 한 체, 뱀처럼 엉키었다.

일정경지를 넘어 환골탈태를 한 가주와는 달리 아직 그정도의 경지에 다다르지 못한 처지라 그녀들의 몸 곳곳에는 여러가지 상처가 남았었는데, 이것은 그녀들의 탄탄하고 부풀어오른 근육들과 같이 야성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였다.

격렬하고 색정적인 입맛춤을 끝내면서 길게 이어진 희고 끈적거리는 침이 그녀들의 육체에 한두방울씩 떨어지자, 아름답게 반짝였는데, 갈색으로 그을린 피부에서 빛에 반짝이는 침방울 하나하나가 마치 별과 같아, 뱀처럼 뒤엉켰던 그녀들의 행동을 잠시 잠깐 멈추게 하였다.

"하아아...역시 언니는...아름다워요."

"후후, 그건 동생도 마찬가지야. 

맨 바닥아래에 알몸으로 뒤치락거리던 그녀들은 서로의 흉터, 갈라진 근육, 냄새나는 겨드랑이들을 혀로 핥고 손으로 문지르고 토닥이면서 애무를 하다가 이내, 당호가 못 참겠다는 듯이 당기의 가지런한 털로 뒤덮인 삼각지를 자신의 수북하고 복슬거리는 붉은 털이 자란 하부를 들이대면서 비비적대었다.

"아, 아앙~ 어, 언니. 전보다 더..."

"후후, 우리 동생을 위해 이 언니가 신경을 썻지..어때? 좋아?"

"아아, 네...정말..아아.."

붉은 숲속사이에서 자신의 위용을 드러내는 가늘고 기다란 고기콩은 다른 여자들에 비해 길이가 길었고...흉했다.

징그럽게도 길다란 고기콩...아니 이제는 고기 막대로 불러야할 그것은 맨들맨들한 것이 아니라 마치 도깨비 방망이 마냥 우둘투둘한 작고 단단한 혹이 나있었는데, 그 고기막대로 당기의 고기콩을 비비거나 두들길때마다, 당기는 갈라진틈사이가 뻐끔뻐끔거리면서 끈적거리고 투명한 물을 뱉어내었다.

투명한 물이 울컥거리면서 쏟아져나오자 당호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찍어 쪽-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을 먹었는데, 그 표정은 마치, 천도복숭아를 처음 먹은 손오공과 같은 얼굴이었다.

".....역시, 동생의 물은 달아, 다른 여자들은 시큼털털하지만 우리 동생...아니 기 매(妹)는 다른 여자들과는 차원이 달라!"

"어, 언니..."

당호의 말에 감격한듯 한쪽눈에서 눈물을 흘리던 당기는 부끄럽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면서 자신의 위에서 자신의 육체를 지배하고 군림하는 듯한 늠른한 암호랑이를 몽롱하게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저, 저를 마구 범해주세요. 저의 몸을 언니의 색으로 뒤덮여주세요..."

중년의 여성답지 않게 귀여운 얼굴과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당기의 모습을 보고 참을 수없었던 당호는 먹이를 발견한 암호랑이처럼 거세게 그녀의 몸을 유린하려하였다.

쾅-

"뭐, 뭐야!"

"꺄악."

"흐음...요새 내 귀염둥이가 날 찾아오지 않는다 싶더니 두 늙은 암캐들 때문이었군..."

"가..가주..컥."

당호의 말에 가주, 당천우는 손에 들고있던 호두를 던져 당호의 목을 치고 번개같이 달려가서 당호의 목을 붙잡고 그대로 누워있던 당기의 머리를 내려쳤다.

쿵.

"이것이 일타쌍피라는 거지."

"가, 가주님~ 이런것은 태교에 좋지 않다고 누누히 말씀드렸건만..."

"시끄러, 남자아니든 여자아이든 이 어미의 늠름함을 주입시켜주려면 이러는 수밖에 없잖아?"

'그딴 억지를....'

뒤따라온 인물들중에서 상당히 순해보이는 중년의 여성, 가주와 가장 친하게 지낸다는 이면독사 당아호는 땀을 흘리면서 가주의 억지에 속으로 딴죽을걸었다.

휴식을 허가받은 당수연의 거처에 가보고 싶었지만 주위의 모든 여성들이 일단 쉬게 내버려두어야한하고 말린 탓에 일종의 금단현상까지(손을 부들거리면서 담뱃대에 가져갔다. 그동안 당수연의 관계에 빠져 끊었던 담배가 땡겼다고 하였다.) 참으면서 아기씨의 머리에 좋다는 호두굴리기를 하던 중에, 일호가 묘한 소문과 정확한 정보가 쓰여진 종이를 주자, 태교고 나발이고 분노한 당천우는 당장에 모든 식솔들을 불러일으켜, 하인들을 굴비엮듯 묶어버리고 고문을 하면서 배후를 캐내어 이곳으로 쳐들어온 것이다.

호두알에 맞아 기절한 당호와 당호의 돌머리에 이마를 부딪치고 기절한 당기의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쉰 당아호는 문득, 전보다 부드러워진 가주의 손속에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암기를 던져 머릿구멍이나 심장의 구멍을 내던 그녀가 이렇게 온건한 처사를 한 것은 뱃속의 아기씨와 그동안 가주와 몸을 섞은 소년, 당수연덕분이었다.

처음에는 잘 살고있는 남자아이를 납치하여 종마처럼 쓴다는 것에 내심 반대를 하던 그녀였지만 가주의 태도와, 지금의 당가의 분위기를 보면 별로 좋은 수단은 아니었지만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일단 지금은 가주를 진정시켜야지.'

"가주~ 그만하시고 지금 가장중요한건 수연 공(公)..."

"맞다. 우리 수연이! 아호장로 이년들하고 가담한 하인자식들 전부 감옥에 쳐넣고...."

"네, 네. 알아서 처리할 터이니 어서 가서 돌봐주세요. 아직 어린나이이고 연약한 남자아이니까 잘 다독여주셔야합니다."

"....응!"

당천우의 밝고 화사한 미소를 본 당아호는 포권을 하고나서 쓰러진 두 장로의 모습을 아까까지와는 다르게 싸늘한 눈으로 내려다보면서 차갑게 무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년들을 구속하고 바로 분근착골을 실시해라. 반각휴식 반각착골이다. 그리고...절대 죽이지마라. 죽이는 년은 나한테 죽는다."

""""넵!""""

같이온 무사들은 이면독사(두 얼굴의 독을 가진 뱀)라는 별호를 머리속에 깊이 세기면서 알몸으로 흉한 꼴을 보이는 두 여자들에게 분근착골을 실시하였다.

두 장로는 고통에 눈물과 콧물, 오줌까지 싸면서 빌었지만 당아호는 눈도 꿈쩍하지않고 그녀들의 머리카락을 잡아, 머리가죽이 뜯어지고 땅에 이끌려 피가나더라도 질질끌면서 고문당한 하인들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오로지 그녀들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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