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2. 악몽의 24시간
고1여름방학. 집앞에 해수욕장이 개발되며 가게가 너무 바빳던 여름이였다.
그다지 공부에 재능이 없었던난 실업계 고등학교였던 속초정보통신고에 진학을 한 상태였다. 보통 실업계는 공
업고나 농업고등학교가 대부분이지만 인터넷이 보급되던 그시절 컴퓨터기술전문 학교라며 정부에서 정보통신
고란 학교를 나라 여기저기 만들었었다. 공고에가면 기계를 배우고 농고를가면 농사짓을 배우듯 우리학교엔 주
로 컴퓨터와 관련된, 디자인과나 통신, 프로그램 머 이딴 이름으로 반을 나누고 수업을했다. 물론 취지는 좋으나
문제는 어쨋거나 실업계라는 것이다. 공부에 재능있는 년놈들은 죄다 인문계에 진학을 했으니 말만 정보고지 공
고나 농고처럼 그냥 꼴통집합소였다.
입학지원때 난 디자인과에 지원을했다. 이유는 웬지 다른 반보다 여자가 많을거같아서. 디자인과가 뭘가르쳐 주는지 관심도 흥미도 없었지만 혹 그림그리는걸 가르쳐주면 씨발년들 보지뚫는 그림이나 시컷그려야지 라며 혼자 큭큭대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였다. 나의 바램대로 우리반엔 여자32명 남잔 나까지 포함 4명뿐이였다. 나날이 즐겁고 평화로운 학교생활이였다.
실업계에 보충수업따윈 없다. 방학이되고 난 가게일을 돕게되었다. 작은고모는 아예 누나방을 차지하고 같이 지
냈고 그래도 손이 부족했던 아버지는 알바비를 아낄겸 조금 싼인건비로 날 가게에 투입시켰다. 뭐 방구석에서 또
야동이나 틀어놓고 강간질당하는 여자얼굴에 고모얼굴을 넣어 딸이나 치는거보단 생산적인거같아 웬만하면 가
게를 도왔고 중3때 친구놈들땜에 피기시작한 담배값이나 벌기위해 나름 성실히 일했었다.
무더운 여름날 속초엔 피서객들로 붐볐다. 주로 서울이나 도시에서 휴가를 맞아 놀러온 관광객들이였다. 가족들
끼리 온사람들도 있었고 대학생으로 보이는 년놈들이 섞인 단체손님도 있었으며 어떻게 여자들과 헌팅을해 뜨거
운 여름을 보내보려는 새끼들로 가게는 늘 붐볐다. 물론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법. 발정난 암캐년들도 허
연 빨통을 한컷드러낸체 수컷들의 시선을 즐기며 빨리 누군가 다가와 말을걸고 그날밤 신나게 자기들의 보지를
쑤셔주실 바라는 년들도 수두룩했다. 물론 나만의 오해일수도있겠지만..
예쁜여자손님이라도 왔다간 날엔 어김없이 잠들기전 나만의 상상속에서 그녀를 한껏 유린한뒤 잠에들곤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가족과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린 사건이 벌어졌다. 불과 24시간채 안되는, 한사람의
일생에비교해 너무도 짧고짧은 그 24시간만에 내 인생은 다시는 돌이킬수없이 바뀌어버렸다.
어김없이 바쁘던 토요일 저녁장사. 방학이라 잠시 집에 내려온 누나까지 매달려 가득찬 가게는 겨우겨우 큰 항의
없이 돌아갈정도로 바빳던 날이였다. 평소같으면 1초라도 더 볼까 손님들중 오늘밤 내상상속에서 따먹을 년을 힐
끔거리고 괜히 빨통이나 가까이 보려 기웃거렸겠지만 그날은 정말 바빠 누가들어오는지 누가나가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움직이고있었다.
'쨔악!!!!!!!!!!!!!!!!!!!!!!!!!!!!!!!!!!!!!!!!'
가게 어디선가 뺨때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어찌나 쌔게 싸대기를 날렸던지 그소리가 너무커 왁작지껄하던 가
게는 한순간 정적이 흐르고 가게에있던 모든사람들의 시선은 후려맞은 뺨을 두손으로 움켜지고 고개숙여 흐느끼
는 여자에게 집중됐다.
'이런씨발..'
뺨을 후려맞고 울고있던 여잔 다름다닌 우리누나 이민지였다.
곧 얼마나 취했는지 눈까지 벌겋던 20대초반쯤보이는 그녀석은 누날향에 소리를 지르며 쌍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야 이 씨발년아 이게 얼마짜리 옷인줄알아? 병신같은년아 니년 그 개같은 몸뚱이 팔아도 못사는거야. 그지같은
년이 재수업게"
대충 상황을 보니 서빙을 하던 누나가 실수로 녀석이 벗어놓은 재킷에 초장을 업질렀나보다.
공부한다고 가게일은 해본적도 없던 누나가 결국 일을 저질렀나보다.
친누나가 뺨을 후려맞고 쌍욕을 듣고있었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일이여서 난 멍하니 바라만보고있었다.
테이블엔 누나에게 싸대기를 날린 녀석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남자두명이 더있었다. 운동꽤나 한 건장한 체격
들이였지만 생긴거나 머리스타일로 봐선 조폭이나 건달들은 아닌거같고 그냥 돈좀있는 집에서 태어난 날라리들
인거 같았다. 세명모두 훤칠한 키에 다부진 체격이였고 속초촌놈인 난 듣지도 보지도 못해 모르지만 웬지 비싸보이는 옷과 악세사리들을 걸치고 있었다.
어찌해야할지몰라 멍때리던 사이 주방에서 조개를 손질하던 아버지가 뛰쳐나와 그녀석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어디 어린놈의 새끼가 술쳐먹고 여자를 때려? 어? 쌍놈의 새끼. 사람이 실수할수도있는거지 니네 부모님이 그렇
게 가르치디? 니녀석도 한번 맞아볼래? 얼른 사과하지 못해? "
앉아있던 두녀석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멱살이 잡힌녀석은 아빠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너가 여기 사장이야? 종업원 서빙교육을 얼마나 개같이 시켯으면 손님 옷에 초장을 엎어? 너 이게 얼마짜린줄알
아? 너가 물어낼꺼야? 저년 한달치 월급으로도 못사는 옷이라고. 별 그지같은 것들이 진짜. 이거안놔? 너내가 누
군지알아? 난 어른대접같은거 안해. 맞아본지 오래됐지? 우리부모님은 너같은 놈들 만나면 개패듯 패고 돈주고
입막으라고 가르치는데? 오늘 피똥쌀때까지 한번 맞아볼까?"
아들뻘되는 놈에게 말도안되는 이야기를 들은 아버진 결국 참지못하고 멱살을 움켜쥔체 녀석의 얼굴을 손바닥으
로 후려쳤다.
싸움같은거 관심도 없었고 해본적도 없던 난 당황하여 그대로 서있을 뿐이였고 놀란 누나는 아빠의 팔을 잡으며
말리기 시작했다.
"아빠. 아빠가 참아요. 내가 실수한거니까. 괜찮아요. 제발 하지 말아요."
아버지가 흥분을 가라않치지 못하고 다시 손을 위로 들어올리자 누난 테이블에서 일어나 아버지를 치려는듯 소
주병을 거꾸로 들어올리던 두녀석중 한명을 가로막으며 애원했다.
"손님. 죄송합니다. 제가 일이 서툴러 실수를한거에요. 제가 어떻게든 깨끗이 닦아 드릴께요. 혹시 지워지지 않으
면 어떻게든 변상을 해드릴께요. 제발 그만하세요."
"뭐야? 딸이야? 나참 별 그지같은 집구석이네. 야 이년아 니가 무슨수로 이걸 변상할껀데? 어? 너 삼백만원있어?
씨발 간만에 놀러온다고 장만했더니 개시하자마자 재수업게. 니년이 이걸뭔수로 사낼꺼냐고 어?"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불행중 다행으로 셋중 그나마 가장 술이 안취해 보이던 비싸보이는 큼지막한 시계를 찬
짧은 스포츠머리를한 녀석이 다른 둘을 말렸다.
"야 그만가자. 다들 쳐다보자나 쪽팔리게. 한대씩 주고받은걸로 퉁치고 그냥 가자 썅. 어? 야 너가 참어. 너가 심했
어. 이새끼는 꼭 술만먹으면 여잘때리고 지랄이야. 가자가자. 씨발 옷 내가 사줄께 버려버려. 아저씨도 그만 그손
놓고 가서 일봐요. 괜히 시끄럽게 만들지말고. 이쁜아가씨 그냥 재수업게 뺨한대 맞았다고 생각하고 너무 맘에담
지말고. 응?"
녀석은 멱살을 잡고있던 아버지의 손을 친구의 멱살에서 뜯어놓으며 친구들을 독촉했다.
"그만가자고! 내가 쏠께. 나가나가. 놀러왔으면 놀아야지. 여기까지와서 경찰서나 구경가야겠냐 지겹다 어? 빨리
나와"
옆에서있던 놈이 피식거리며 손에들고있던 소주병을 가게 구석에 내던져 박살을 내며 가게를 나갔고 누나를 때
렸던 녀석은 멱살이 풀리자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누나와 아버지를 화가 가득한 눈빛으로 번갈아 쳐다본뒤 테이
블에 올려놨던 옷과 핸드폰을 챙겨 가게를 나섰다. 삼백만원짜리라던 재킷은 그대로 버려둔체.
"나참 어디서 저런것들이 와가지고 손님이라고. 에잇. 머리에 피도안마른 새끼들이. 뭐가될려고 저 지랄인지. 내
가 가게를 때려치던가원 하루이틀도아니고. 말세네 말세야"
아버진 분이 풀리지 않는듯 혼잣말을 되풀이하며 주방쪽으로 들어가 밖으로 연결된 쪽문을 발로 차며 나가버리
셨다.
불과 10분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에 난 아직도 뭘 어찌해야할지 몰랐다. 울며 테이블을 정리하던 누나를
뭐라 말하며 위로해야하는지도 몰랐고 아버지를 ?아가서 화를 풀어드려야하나 이런저런 생각만 할뿐 딱히 움직
여 행동하진 못했다.
가게밖에 나간 녀석들은 담배를 한대씩 물고 지들끼리 머라 씨부리며 들으라는듯 큰소리로 웃어댔고 아버지께
뺨을 맞은 녀석만이 웃음기없는 조금은 오싹할정도로 굳은 표정으로 누나를 응시하며 아직 화가 안가라않는지
연신 담배를 빨아댔다. 잠시뒤 녀석들은 타고왓던 외제차에 올라타고 가게안까지 들릴정도로 큰 소리로 음악을
튼뒤 가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어찌나 크게 틀었던지 베이스에맞춰 가게 유리가 울릴정도였다.
[아 뭐야 재수없게. 나도 나섯어야하나?' ]
대충 상황이 끝나자 가만있던 내모습이 조금 창피하기도했고 누나가 안쓰러워 테이블정리를 도와주며 누나의 눈
치만 살폈다.
세상에서 제일재밌는게 싸움구경이랬나? 재밌는듯 혹 불쌍한듯 구경하던 손님들은 다시 자기들끼리 떠들기 시
작했고 아버진 10여분뒤 다시 들어와 일을하셨다. 고모는 놀란 누나를 이끌고 주방으로 들어가 누나의 손에 따뜻
한 보리차한잔을 쥐어 방에 들여보낸뒤 나왔다. 나와 고모는 다시 서빙을 했다.
새벽1시가 가까워오자 대부분의 손님들이 가게를 나섰고 남은건 내가 치워야할 난장판이된 테이블들 뿐이였다.
몇몇 테이블에 손님이 있긴 했지만 만취상태여서 그닥 오래 남아있을거 같진않았다.
더이상 새로운 손님이 오지않자 아버진 대충 주방을 정리하시곤 냉장고에서 소주한병을 꺼내들곤 집으로 들어가
셨다.
"민혁아 우리둘이 치워야겠다." 작은고모가 말했다.
"네..고모 저 잠시만 슈퍼좀 갔다올께요."
"그래 고모가 치우고있을테니까 다녀와"
가게에서 나온난 가게에서 조금 떨어진 방파제로 걸어가 바다를 향해 걸터앉으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물고
불을붙였다.
'후~~'
누나에게 일어날일에 몇시간째 정신없이 일하다 이렇게 앉아 담배를 빠니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며 나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