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 나만의 것.
이후, 나는 유미년에게서 미리 얻어두었던 두 여자의 연락처를 내 핸드폰에 저장하여 현구가 모르게 두 여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심지어 카카오톡으로 3명으로 이루어진 단체방을 만들어 현구가 알지 못하도록 비밀스럽게 나만의 명령을 내렸다.
유미에게 제시한 세 가지 조건 중 마지막 남은 하나는 바로 '앞으로도 꾸준히 헬스클럽에 나올 것'. 물론 유미 뿐만이 아니라 다영이도 함께. 그 말인즉슨 앞으로도 꾸준히 나와 현구의 손아귀에 놀아나며 육노예 혹은 정액받이 노릇을 하라는 것과 다름없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현구에게 그녀들에 대한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주었냐 하면 그것은 아니었다.
나는 현구에게 그녀들의 절도 행위에 대한 사실들은 끝까지 감추었고, 그녀들에 대한 협박거리라고는 난교의 장면을 찍은 동영상들이 전부인 현구였음에도 내가 그 동영상들의 원본이나 복사본을 현구에게 넘기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현구는 그녀들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힘이 없었다. 두 여자가 헬스클럽에 계속 나타나며 현구의 상대를 해주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현구가 모르게 뒤에서 그렇게 하라는 나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한편으로 나는 현구에게 의미심장한 충고를 하며 녀석으로 하여금 주의를 하게 만들었다. 혹시라도 수틀린 두 여자가 동영상이 퍼트려지는 것을 감수하고서 우릴 강간죄로 몰아넣으면 더욱 피를 보는 것은 우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느며 넌지시 우려하는 척 겁을 주기 시작하자 과연 멍청한 현구 녀석은 그 때부터 다소 조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녀들의 절도 행각에 대해 알지 못하는 현구로서는 우리가 쥐고 있는 약점이 약하다고 생각하여 그럴 만도 했겠지만, 좌우지간 나는 오다영과 김유미, 그리고 현구의 쌍방향 사이에서 절묘하게 입장을 바꿔가며 양쪽을 마치 꼭두각시들처럼 조종하고 있었다.
현구에게 심어준 약간의 우려와 더불어, 정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그녀들로 하여금 가끔씩 현구의 성욕을 해소해주게끔 유도를 하니 현구는 속사정도 모른채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해했다. 뒤에서 내가 현구 모르게 그녀들에게 갖가지 명령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말이다. '정도를 넘지 않는 선'이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한번은 현구가 마침내 유미의 항문을 취하려고 온갖 준비를 끝내고 그녀를 관장시키려고 했을 때, 나는 유미로 하여금 현구에게 저항하도록 사전에 명령했다. 유미가 동영상이 퍼트려지는 대신 강간죄로 고소를 하겠다며 현구에게 이빨을 들이밀도록 만들고는, 그 현장에 있었던 내가 적절히 유미에게 겁을 먹은듯 분위기를 이끌어 상황을 종료시키자 현구는 어리석게도 그 때 이후로 조심스러워졌다.
유미와 다영이도 내 명령을 들음으로써 현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들의 범죄행위와 더불어 치욕스런 성행위의 장면에 대한 비밀이 지켜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우리는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기묘하고 비밀스러운 우리만의 복종관계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2:2로 시작되었던 너저분한 노예관계가 '나만의 육노예 2호, 3호'로 마침내 정리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