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20)

제 17부

나는 마지막 주말을 윤정과 혜미와 함께 보냈다. 윤정은 이제 몸이 정말 무거워져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였다. 나와 혜미는 윤정을 돌보며 초산이 약간 노산인 윤정을 안심시키려고 애썼다. 혜미는 집안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나는 윤정이 옆에서 그녀를 돌보며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던 우리는 윤정의 소리에 잠에서 깼다. 윤정의 진통이 시작된 것이다. 나와 혜미는 미리 챙겨둔 가방을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윤정은 생전 처음으로 겪는 진통에 겁먹은 표정으로 아파했고, 나와 혜미는 그런 윤정을 안심시키려고 애쓰면서 윤정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에서 윤정은 곧바로 분만실로 향했고, 남편도 같이 들어오라는 간호사의 말에 나는 윤정이 누워있는 침대를 같이 밀며 분만실로 들어갔다.

분만실에 들어간 지 얼마되지 않아 윤정의 진통이 주기가 빨라지고 강도가 커지는지 윤정의 고함이 커지기 시작한다. 그러기를 1시간여… 간호사가 윤정을 확인하고 의사를 불러온다. 윤정은 이제 내 손을 잡고 숨을 몰아쉬며 고함을 질러댄다. 그런데 윤정의 고함속에 내가 아닌 박실장의 이름이 나온다.

“아아… 윤호씨… 여보… 자기야… 아악… 악…”

나는 허탈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제 나올 아이도 분명히 박실장의 아이이니까…

그렇게 초산 치고는 정말 빠른 2시간여의 시간이 지난 후 윤정의 보지 구멍에서 아이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경외스러운 광경이었다. 나는 새삼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꼈다. 의사가 한번 더 힘을 주라는 말에 윤정은 죽을 힘을 다해 힘을 주었고, 결국 아이는 세상에 나왔다. 의사가 나에게 수술용 가위를 건네며 탯줄을 자르라는 말에 나는 가위를 받아들고 떨리는 손으로 두개의 클립으로 찝혀진 탯줄을 자른다. 간호사들이 아이를 데려가 씻기고 나자 아이의 울음 소리가 터져나온다. 드디어 새 생명이 탄생한 것이다. 나는 비록 내 아이는 아니었지만 그 경외스러운 광경에 넋을 잃고 있었다.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되고 늘어진 윤정을 회복실로 옮기는 데, 복도에 박실장이 와있다. 윤정은 아직 정신을 못차린 상태였고, 나는 침대를 박실장에게 넘기며 아무말 없이 병원을 빠져 나오고 말았다. 혜미에게는 인사도 하지 못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집 문서와 이혼서류, 그리고 그동안 내가 녹화해 두었던 DVD를 거실 탁자위에 놓고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 윤정에게…

윤정아, 너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를 이렇게 변하게 만든 것도 미안해…

모든게 다 내 책임이고, 내 잘못이야…

내가 그런 실수만 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미안해…

그래도 네가 아이를 무사히 순산하는 것도 보고, 박실장과 행복하게 지내는 것도 보고 떠나게 되어서 다행이야…

이제 내게서 벗어나 박실장과 행복하게 살아…

박실장은 내가 보니 너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 같아…

이제 나는 잊어버리고, 나를 찾지도 마…

나도 이세상 어디인가에서 아무탈 없이 잘 살고 있을거야…

그리고 죄책감은 가지지 않아도 돼…

나도 그동안 혜미 말고도 너 모르게 별장에 있던 여자와 부부같이 살았으니까…

그리고 집은 박실장의 재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내가 너에게 주고 싶었던 거니까 네가 알아서 처리해... 명의는 이미 네 이름으로 바꾸어 놓았어…

윤정아… 너와 사는 동안 정말로 행복했어…

나도 이제 나의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날거야…

나는 꼭 행복해질거야…

그러니 너도 꼭 행복해야돼…

윤정아…

나의 윤정아…

이제… 안… 녕…’

나는 편지를 접어 탁자 위에 놓고,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다 다시 한번 집을 돌아본다. 이 집에 맨 처음 이사오던 날이 생각난다. 결혼 후 전세를 전전하다 간신히 마련한 이 집, 윤정은 이사온 날 눈물을 글썽이며 나에게 매달려 그렇게 좋아했다. 그날 밤 나와 윤정은 이사짐 정리도 뒤로 미룬 채 마치 신혼 첫날밤처럼 뜨겁게 달아올라 서로를 탐닉했었다. 나는 그날 밤의 정사를 잊을 수가 없다. 결혼 이후 신혼여행지에서를 제외하고는 할 수 없었던, 주인집을 신경쓸 필요도 없고 우리만의 공간에서 우리 마음대로 서로에게 느껴지는 것을 고스란히 내뱉으며 더없이 뜨겁게 뜨겁게 불태웠던 그 밤의 정사를…

나는 문을 잠그고, 열쇠는 우체통에 집어 넣은 후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서 예약은 안했지만 가장 빨리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사서 뉴욕으로 향했다. 비행기에서 나는 그동안의 모든 일을 생각해보며, 이제는 모두 잊자고 다짐하며 잠을 청한다.

……………………………………

뉴욕 케네디 공항에 도착한 나는 입국 심사에서 다소 긴장했지만, 미리 준비해둔 가짜 초청장 등을 들이밀며, 내 여행 목적이 비즈니스이며 이곳에서 유명한 S&P Finance 관계자와 미팅을 할 예정이라고 떠듬떠듬 입국 심사관에게 설명했다. 심사관은 나를 한번 올려다 보더니 싱긋 웃으며 여권에 스탬프를 찍어주며 여행 잘하라고 한다. 일단 한고비는 넘은 것이다.

짐을 찾아 밖으로 나오니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나는 잠시 생경스러운 풍경을 쳐다보다 택시를 잡아 탄다. 나는 택시 기사에게 뉴욕 맨하탄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저렴하고 장기 투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띄엄 띄엄 단어들을 짜 맞추어 말을 했다. 택시 기사는 어렵게 내 말을 알아 듣고는 한 모텔로 데려다 준다. 도착해서 보니 중급 모텔인 것 같고,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게 마음에 들었다. 나는 택시 기사에게 요금보다 더 돈을 주면서 나머지는 팁이라고 했다. 기사는 고마워 하며 내 짐을 꺼내 모텔 로비까지 들어다 주었다.

나는 호텔 종업원에게 2달 정도 머무를 거라고 하면서 방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종업원은 부엌이 딸린 방이 있다며 괜찮으냐고 묻는다. 나는 좋다고 하면서 방을 달라고 했다. 나는 키를 받아들고 내 방으로 가 짐을 대충 작은 소파가 있는 공간에 놓고 침대에 덜렁 눕는다. 천장을 쳐다보다 잠이 들어버렸다.

……………………………………

나는 잠결에 내게 익숙한 향기가 나는 것을 느낀다. 내게 너무나도 익숙한 윤정의 향기…

눈을 떠보니 윤정이 촉촉한 눈망울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나는 반가움에 눈물을 보일뻔 했다.

“오빠… 왜 이런 곳에 있어…”

“윤정아…”

“오빠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나를 버리고 어떻게 이렇게 도망쳐 올 수 있어…”

“윤정아… 그건…”

윤정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나를 보는 윤정의 눈빛은 애처러움이 가득했다. 나와 윤정은 그렇게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윤정의 눈빛이 점점 요염하게 변한다.

입술이 반쯤 열리며 숨소리가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하아… 하앙… 여보… 그러…면… 나… 하아… 하아…”

고개를 조금 들어 보니, 내 눈 앞에서 박실장놈이 윤정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뒤에서 빨고 있다. 윤정의 허리는 휘어지고 입에서는 뜨거운 숨결과 교성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하아… 하아… 여보… 자기야… 나… 하아… 너무… 좋아… 하아… 하아…”

“후르룹… 후릅…추웁…”

“하아… 아항… 어떡해… 아아”

윤정의 입에서는 거침없이 신음과 교성이 튀어나오고, 박실장은 마침내 윤정의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을 혀로 다시며 윤정의 엉덩이 사이에서 일어선다. 박실장은 그 우람한 좆을 윤정의 보지에 겨냥하더니 이미 충분히 젖은 윤정의 보지 속에 한번에 집어넣는다.

“헉… 하아… 엄마야… 여보… 자기야… 여보… 하아… 나 어떡해…하아…하아”

“쩔꺽쩔꺽… 수걱수걱…”

윤정은 이제 나는 안중에 없는 듯 내가 누워있는 침대 맡을 두손으로 잡고 황홀한 표정으로 박실장의 움직임에 맞추어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다. 내가 누워있는 호텔 방안은 두 남녀의 교접소리와 신음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그렇게 흔들어대던 윤정은 내가 윤정에게 다가가려 하자 나를 매몰차게 뿌리치더니 박실장에게 돌아서서 그에게 안겨버린다. 박실장은 윤정을 안아들고 다시 윤정의 보지에 좆을 맞추더니 윤정을 안아 들은 채 박아대기 시작한다. 윤정은 더욱더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나에게 등을 보이고 있는 윤정의 보지에 박힌 박실장의 좆이 내 눈에 적나라하게 보이며 윤정의 애액이 흥건히 좆을 타고 흘러내린다. 윤정은 박실장의 목을 끌어안고 쇠꼬챙이에 꽂힌 물고기마냥 온 몸이 펄떡이며 박실장의 좆 위에서 춤을 춘다.

“아항… 아항… 여보… 아하… 사랑해… 여보… 사랑해… 하아…”

“헉… 윤정아… 허억…나도… 사랑해…”

박실장은 윤정의 엉덩이를 두손으로 움켜잡고 위 아래로 거칠게 박아댄다. 윤정의 애액은 더욱더 흘러내리고 일부는 튀기 시작한다. 요란하게 철푸덕거리는 소리를 내던 둘은 마침내 절정에 오르는 듯 온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박실장은 그 상황에서도 윤정을 떨어뜨리지 않고 굳건히 안고 좆을 윤정의 보지속에 깊숙히 넣은 채 다리를 부들거리며 사정한다.

“하아… 여보… 사랑해… 여보… 사랑해… 하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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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번쩍 떴다. 모텔 내방의 천장이 보인다.

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한 윤정과 박실장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

내 앞에서 박실장의 좆에 박혀 몸을 흔들어 대며 떨어대던 윤정의 모습이 잊혀지지를 않는다.

떠나오면서 모든 것을 잊자고 했건만, 아직도 나는 그들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시계를 보니 2시를 가리키고 있다. 창 밖을 보니 컴컴한 것이 한밤중이었다. 나는 미국에서의 첫날밤을 그렇게 꿈속에서 윤정을 만나면서 보내고 있었다. 나는 내일부터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는 채 다시 잠을 청한다. 또다시 꿈속에서 윤정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 아닌 기대(?)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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