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이름모를 작가님께서 올리던 “무너지는 아내”를 바탕으로 다시 올려봅니다.
2부까지는 그 작가님의 글을 인용하였고, 3부부터는 제가 스토리를 이어보았습니다.
이름모를 작가님께 좋은 소재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
춥고 배고프다.
애초에 노름이란것에 손을대는게 아니었다.
사흘간의 노름으로 가진것을 몽땅 포카판에 쏟아붓고 말았다.
그나저나 걱정이다.
아내에게 이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말인가.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하다.
처음나를 노름판에 끌어들인 친구 상식이란놈이 원망스럽지만 이미 늦었다.
하긴 녀석도 나랑 마찬가지로 가진걸 모두 잃어버렸다.
영문모르는 아내는 나를 웃는얼굴로 대한다.
"춥죠??? 어서와요...제가 따듯한 된장국 끓여놓았어요...."
아내는 살갑게 나를 맞아준다.
"으응....."
뭐가 그리좋은지 연신 웃음을 입가에 띠우고 방글거리며 웃는 아내에게 차마 노름으로 내가가진 모든것을.....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말할수없다.
"저...저기 윤정아...."
"왜요???"
"아...아니 아무것도 아냐.....식겠다...어서먹자..."
나의 모든것을 앗아간 박실장이란 사람의 마지막 웃는모습이 눈에선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남긴말이 귓가에 멤돈다.
'상식씨 한테 듣기로 아내가 참 예쁘다면서....집문서 찾고 싶으면 아내를 내게 일주일간 빌려주든지...후후...'
그말을 듣는순간 피가 꺼꾸로 솓았지만 참았다.
왠지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느낌이었다.
아내가 눈한번만 질근 감아준다면 내인생을 다시 3일전으로 돌려놓을수 있을텐데......
"오빠...무슨 고민있어요???"
"아...아니 아무것도 ...."
잠자리에 들어서도 고민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왜 그래요??? 아까부터...회사에서 무슨일 있어요???"
"아냐...신경쓰지마...그냥 잠이좀 안와서...."
"아니죠...아무래도 이상해요...."
윤정은 불을켜고는 자리에 앉는다.
"말해봐요...고민이 있으면 같이 해야죠...어서요..."
"저...그게....그게 말야...."
난 상식에게 꼬여 노름판에 들어간것과 일어난 모든일에대해 말해줬다.
"그...그런일을.....마...말도 안돼.....어떻게 그럴수가..."
아내는 충격이 컷던지 얼굴이 하얗게 되더니 몸을 부르르 떤다.
"미안해 윤정아..나도 모르게 그만....."
아내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오빠만 믿고 지금까지 왔는데....흑흑....어떻게 마련한 집인데...흑흑흑...."
결혼해서 아기도 안낳고 4년을 벌어서 겨우 올가을에 아파트하나를 장만했는데 그걸 날려버렸으니 아내의 심정을 이해할수있다.
"흑흑흑...어떻게 할거예요..이제 우리 어떻해요...."
"미안해....어떻게든 다시 시작하자....다시는 이런일 없을거야...."
"아...안돼요...이집을 내줄수는 없어요...."
"그...그럼 어떻게...."
"그냥 그...박실장이란 사람 만나볼래요...."
아내는 흐르는 눈물을 딱아내더니 아랫입술을 피가나도록 깨물고는 결심한듯 말한다.
가슴한구석이 무너져 내린다.
아내는 내게 등을 돌린체 이불을 덮어쓰고 오열한다.
내아내를 벼랑끝으로 몰아버린 내자신이 원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