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7화 (6/8)

5부 

겨우 내의를 입었지만 그렇다고 이 상태로 걸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모든 것을 다 주었다고 생각하는 남편에게도 여자들은 항상 가리고 여밀려는 본능이 있다.

그것은 여자로서의 운명....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조금은 가리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고 남자를 유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었다.

그나마 내의를 입었고 홑이불이지만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도영의 뒤쪽으로 다가가 손을 뻗는 선미.

하지만 옷을 잡았지만 그 다음도 쉽지 않았다.

끝 부분을 깔고 앉은 도영 탓에 옷이 빠지지 않는 것이었다.

"저...거기...."

"뭐...? 왜..? 아, 이거~~"

의도적인지 아니면 모르고 그랬는지 정말 짐작이 가지 않을 도영의 태도에 선미도 그냥 서 있을 뿐이었다.

"보자...이게 왜 엉덩이 밑에...어이 샤~~"

겨우 옷을 되찾은 선미가 막 돌아서 도영에게서 떨어질려고 할 때였다.

"왜 이래요!!"

선미는 갑자기 몸에 감고 있던 홑이불이 풀어짐과 동시에 몸이 허전해짐을 느끼고는 급하게 주저 앉고 말았다.

"도영씨!!"

"음~~좋아,좋아~~~"

".........."

할 말이 없었다.

간신히 손에 넣은 옷가지를 놓치고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선미를 보면서 도영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왜 이러는 거에요...정말..."

간절한 선미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홑이불을 던져 버린 도영의 손에는 어느새 선미의 옷가지들이 들려 있었다.

팬티와 브래지어만 하고 쪼그리고 앉은 선미.

그런 선미를 천천히 훑어보는 도영.

그런데 갑자기 도영이 혀를 차는 것이 아닌가.

"쯧,쯧......"

"............'

"내 여자는 그런 옷을 입으면 안돼."

"......."

"그런 옷은 선미에게 어울리지 않아...."

"......."

"내일부터 당장 바꿔! 아니 내가 사다줄까?"

"아,아니에요..제가.."

순간적으로 당황한 선미는 일단 결사적으로 도영의 말을 막고 나섰다.

도영의 말에 기겁을 하고 일단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막아 섰지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이었다.

도영의 턱짓으로 가볍게 선미의 앞쪽을 가리켰다.

무심코 고개를 숙이던 선미.

그리고 나서 천천히 눈에 보이는 자신의 내의를 보면서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정말...이 사람..너무해....'

어떻게 여자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지....

아무렇지 않게 뱉어내는 도영의 말을 들으면서 선미는 그냥 숨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약간 낡아 보푸라기가 일어난 브래지어...

하지만 대부분의 주부들이라면 그런 정도는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평범한 면 팬티...

둔부 전체를 감싸는 일반적인 팬티였다.

지금까지 이런 옷을 입는다고 아무에게도 다른 소리를 듣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왜 선미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냥 남자에게서 그런 말을 듣는 다는 것이 수치스러울 뿐이었다.

"선미 같은 좋은 몸에 이런 싸구려 내의를 입는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

"아름다움은 가꿔야 하는 것이고 존중 받는 몸은 더 아름다워지는 법이지..."

"..........."

"선미..."

거역할 수 없는 힘에 끌려 고개를 든 선미를 도영이 빤히 쳐다보았다.

"보기 좋은 몸은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야. 아름답고 좋은 내의를 입는다는 것도 그것과 마찬가지, 앞으로는 이런 우스광스러운 옷을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

".........."

할 말이 없었다.

이제 다시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말을 해야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선미의 입 안에서만 맴도는 말들....

"선미의 몸은 대접받을 만큼 충분히 아름다워. 그건 내가 증명하지~~"

또 다시 부드럽게 녹아들어가게 만드는 달콤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도영.

갑자기 선미는 눈물이 날 것 같이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 남자에게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기분 나쁘더라도 꼭 지켰으면 한다~~"

"..........."

"남편에게도 마찬가지야. 이런 옷을 입는다는 것은 아마 남편도 원하지 않을 걸. 언제나 아내는 남편을 유혹할 준비를 해야지. 그게 성스런 부부관계의 출발점이 아니겠니~~"

뭐라 대답을 할 수 없는 선미.

도영의 말에 따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릿속으로는 남편을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런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예쁜 옷들을 입어~. 너는 그런 것을 입어야만 돼.~~~"

"이제....그만 하..하세요..."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선미.

"너...음...이거 뭐라 해야 하나...."

도대체 또 어떤 말을 할려고 그러는 것인지 선미는 두려워졌다.

괜히 한 없이 작아지고 스스로에 대해 실망을 하게 만드는 남자의 당당함이었다.

"다음에 말이야, 아니 남편 앞에서 예쁜 내의를 입어라~"

선미도 도영의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굳이 부부 사이에,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옷을 입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음...비키니~? T~? 그런 거 없어~~? 아니 입어 본적은 있는 거니~~"

선미는 깜짝 놀랬다.

대학생때 잠깐 입어 본 적은 있었으나 결혼 이후에는 굳이 그런 옷을 입을 필요가 없었고 오히려 불편했기에 그 이후에 한번도 입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너무도 뻔뻔하게 그런 말을 하는 도영의 태도에 기가 찼다.

"후후~~없구나~. 내가 선물하지~~"

"아,아니에요.!!"

"놀라는 것을 보니 뻔하네. 송팀장이 그런 거 하나도 사다준 적이 없어~~?"

선미는 스티브를 빤히 쳐다보았다.

고개를 푹 숙이는 선미.

남편도 그런 쪽에는 무관심이었다.

섹스 자체를 싫어하는 남편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런 옷을 입으라고 한다든지

아니면 사다준 적은 없었다.

"그,그건 내가 알아서 할거니까 그만 하세요...어떻게...."

"만약에 말이야...만약에 다음에 우리가 만날 때는 그런 옷을 입...."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던 선미가 소리를 질렀다.

"그만!! 이제 만나지 않을 거에요!!!"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던 도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재밌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래,그래~~그렇게 되야겠지~~"

"옷을 주세요. 이제 그만하면 되잖아요..."

"아~~옷~~!!. 주지. 자 여기~~"

의외로 선선히 옷을 건네주는 도영.

급히 손을 뻗는 선미를 보면서 다시 손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었다.

완전히 자기를 놀리고 있다고 생각한 선미의 어이 없다는 표정.

"잠깐만... 잠깐만 있어. 커피 한잔하고 갈 시간은 있겠지?"

선미가 대답도 하기 전에 도영이 벌떡 일어나는 것이었다.

"어머나!!!"

순간 선미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선미를 보면서 어깨를 가볍게 으쓱거린 스티브는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며 벌거벗은 체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쪽으로 걸어갔다.

남자의 발자욱 소리가 들리자 가슴을 쓸어내리는 선미.

'정말....저런 남자가 다 있어....'

아무 것도 몸에 걸친 것이 없는 나체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 앞을 걸어가는 남자의 그 당당함에 선미는 할 말을 잃었다.

오히려 보고 있는 선미가 낯 뜨거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선미~~~!!"

도영의 갑작스런 외침에 선미는 화들짝 놀랐다.

"고개 들어~~. 그러지 않으면 이 옷 안 준다~~"

'뭐라고....!'

선미는 황당했다.

옷을 주지 않는다면, 이렇게 가라는 것이란 말인가.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그렇지만 고개를 들라는 것은....

'아...어떻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니까 고개를 들었으면 좋겠어~~"

강압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거부할 수 없는,

아니 거부라기보다는 끌려들어가는 마력이 있는 남자의 당당함.

그리고 선미의 고개가 조금씩 조금씩 치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음~~으~~음~~"

도영의 가벼운 콧노래와 함께 달그닥 거리는 그릇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선미의 얼굴이 정면을 향했다.

"아......."

그리고 또 다시 떨구어지는 고개.

아주 잠깐이었지만 선미는 보았다.

건장한 남자의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니~~~?"

도영의 고개는 절대로 선미 쪽으로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면서 집요하게 달콤한 질문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안 보는가 봐~~~? 그럼 내가~~"

"아,아니에요!"

선미의 고개가 마치 뭔가에 홀린 듯이 급하게 움직였다.

"음~~보고 있겠지~~"

'참 멋있다.'

그 말 밖에 할 말이 없었다.

남자의 몸이 저렇게 아름답고 괜찮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데도 저렇게 열중한 모습,

그리고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낼 때의 뒤돌아 선 모습....

훤칠한 키에 약간 곱슬머리..

등에서부터 역삼각형으로 내려가 잘록한 허리를 거쳐 불룩한 모습을 가진 엉덩이.

그 무엇보다도 선미는 남자의 히프에서 눈을 뗄수 없었다.

걸을 때마다 실룩대는 근육들이 마치 무슨 경쟁이라도 하듯이 좌우가 아름답고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갑자기 선미는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오른다는 것을 느꼈다.

보아서는 안되는 것을 보고 난 뒤의 수줍은 모습.

'아....'

남자의 벗은 몸은 결혼 후에는 남편 이외는 처음이었다.

결혼 전에 잠깐 사귀 남자친구들이야 있었지만 깊은 관계까지 간 남자들은 없었다.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남편과 비교가 되는 바람에 눈을 찔끈 감았지만 곧 다시 뜨고 말게 되는 선미.

마치 뭔가에 이끌리는 것처럼 도영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었다.

"고개 들었니~~? 나 지금 보고 있어~~?"

"예........"

정말인지 몰라도 선미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커피 만들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도영.

그 덕분에 선미의 부끄러움도 조금은 가셨지만

선미는 자신이 도영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피부가 뽀얀 편인 남편.

남편도 그리 작은 체구는 아니었다.

180 가까운 건장한 몸이었고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하는 남편이었다.

그런데도 자꾸 도영이라는 저 남자와 알 듯 모르게 오버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공을 응시하는 선미의 눈동자는 마치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초점이 풀어져 가고 있었다.

눈 앞의 뿌옇게 변하면서 멍하게 그저 앞쪽으로 눈길만 주고 있던 선미는 도영이 얼굴을 들고 자신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후후....정말 귀여워~~'

도영은 그런 선미의 모습이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섹스를 할 때의 그 열정적인 모습을 생각하자 어느 것이 선미의 본 모습인지 구별이 가지 않으면서도 정말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이스커피가 다 되었다.

손에 두 잔을 들다가 문득 도영은 잠시 생각을 했다.

벌거벗은 이대로 선미에게 다가가도 되겠는지....

그리고 멍한 표정으로 응시하고 있는 선미를 흘끔 쳐다본 도영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커피잔을 들고 오는 스티브와 그만 눈이 마주 치고 만 선미.

"어머!!"

얼굴이 빨개지면서도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

분명 자신이 본 것은 벌거벗은 전라의 남자였다.

'어,어떻게 여자 앞에서.....'

너무도 자신을 의식하지 않는 남자의 잔인한 행동에 선미의 몸이 온통 빨개지고 말았다.

"왜 그러니~~"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남자의 향기....

선미의 머릿속에는 조금 전 걸어오던 전라의 남자 앞 모습이,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지만 걸을 때마다 빳빳하게 위로 치켜올라간 그 물건이 흔들거리던 잔상이 어지럽게 남아 가슴을 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었다.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자신을 윽박질렀지만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그 모습만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선미의 목 아래까지 빨개진 모습을 보는 도영의 표정은 장난꾸러기 그대로였다.

"왜, 괜찮지~~? 어때 쓸만하지?"

".........."

선미는 어쩔 줄 몰라 쓰러질 것만 같았다.

괜히 쳐다보고 있다 들켜 약점을 잡히고 만 것 같아서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아...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음란한 여자라고 분명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아...어쩌면 좋아...'

왜 자신이 그렇게 한 눈을 팔고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벌써 남자는 자신을 놀리는 듯한 말투가 아닌가.

"이거 사람 정성을 무시하는 거야~~."

선미는 무릎 사이에 상체를 숙이고 움직일 줄 몰랐다.

"후후~~팔 떨어질 것 같은데~~, 응 빨리 받아야지~~"

"............"

어떻게 고개를 든다 말인가.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이건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참 나~~~. 그까지 눈에 보이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거니. 나, 미국에서는 이렇게 있는 것이 보통이야. 몸에 뭐라도 걸치고 있으면 답답해. 너 좋으라고 이러는 거 아니다~~"

"............"

"이봐~~. 섹스를 할 때는 서로의 육체가 사랑의 매개체가 되어 정욕의 탐닉 대상이 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잖아. 왜. 하고 싶어~? 내 몸을 보면 하고 싶어지는 거야~~?"

".........."

어처구니가 없었다.

너무도 허무맹랑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생각한 선미.

"그렇구나. 너 지금 또 하고 싶어진 거지~~"

"아,아니에요. 어떻게 그런 말을....."

"그럼, 고개를 들어~~. 나 또한 지금 너의 모습을 보면서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지, 너를 강제로 가질 생각은 없다~. 섹스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자신 있게 나를 봐~~"

"............."

선미의 마음속에서 갈등이 일기 시작했다.

교묘하게 사람의 내면을 파고들어 분란을 일으키게 만드는 도영의 화술에 선미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남자의 벌거벗은 모습을 본다는 것은 아.......

"왜, 남편 몸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거 아니야. 그렇다면 문젠데~~~"

남편 얘기가 나오자 자신도 모르게 방어적으로 입이 열리고 만 선미.

"피이......"

"오~~. 이제야 입을 여는군~~"

"..........."

"힘들다, 나도~~~. 이렇게 세워 둘거야..."

어쩔 수 없었다.

선미는 차마 고개를 쳐들지는 못하고 옆쪽으로 시선을 피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제서야 도영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어리는 것이었다.

"여기~~~. 내가 만들었으니까 특별히 맛있을 거야~~"

차갑게 손에 닿은 유리잔을 잡은 선미.

"아...놓,놓으세요....제발...."

도영이 쉽게 건네주지 않자 두 사람은 옥신각신 다투기 시작했다.

"고개 돌려~~. 그러지 않으면 내가 그쪽으로 간다~~"

선미는 정말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왜 이다지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보여줄려고 하는 것인지...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도영의 계획이자 진실된 마음의 표출이었다.

사랑을 할 때 남녀는 몸에 걸친 것이 있으면 안된다는 도영의 생각.

태어날 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어야지 진정한 사랑이라고 여기는 도영.

섹스 뒤 여자가 남자의 손길을 원하는 것도 피부를 쓰다듬는 사랑의 손길에서 여자 자신을 보호받고 당신의 여자라는 인식을 남자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여기는 도영.

그렇다면 서로에게 가장 충실한 모습은 벌거벗은 모습 그대로라고 여기는 도영이었다.

자신이 선미의 몸을 보고 만지고 애무를 하고 사랑을 한 그 모든 순간들을 기억의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것도,

언제가는 즐거움속에서 입력시켜 놓았던 것을 꺼내 놓을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선미에게도 자신의 그런 모습을 기억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잇는 것이었다.

육체를 통해 알게된 남녀의 기억은 추억속에 머물 수 있지만 그것이 정확하게만 저장된다면 언제라도 보고 싶을 때 상상속에서 음미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란 말인가...

선미는 자꾸만 작아지는 자신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왜 자신이 이 남자 앞에 위축되어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이 들자 자존심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선미는 조금도 멈추지 않고 고개를 들어 바로 도영의 눈을 마주보았다.

절대 얼굴 이외는 보지 않겠다는 듯이....

"자, 받어~~."

유리잔이 선미의 손에 완전히 들어왔다.

서늘함....

"보고 싶으면 봐~.이미 몸은 알고 있는데 피할려고 할 필요가 있을까~?"

한 모금 커피를 삼킬 때도 선미의 눈은 도영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름다워~~. 선미의 눈을 보면 나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지금 선미의 몸에서 원하는 것을 해. 정말이다. 열을 셀게. 그 다음은 내가 물러서지..."

"............."

도영과 선미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부드러우면서도 웃고 있는 도영의 표정속 눈길은 의외로 잔잔하고 깊었다.

선미는 정말 자신이 뭘하고 있는 것인지 어지러웠다.

"하나, 둘...셋...넷...다섯...."

도영의 목소리는 전혀 흔들리거나 망설임이 없었다.

무덤덤하게 마지막 열을 향해 거침없이 세고 있었고

선미의 눈길도 그런 도영의 눈에서 입술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먼 천상에서 들려오는 소리 처럼 아득하게 울려 다가오는 소리....

도영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변화도 찾을 수가 없었다.

자신 있다는 모습으로 변함없이 웃는 표정.

선미의 마음이 오히려 급해지는 것이었다.

"아.........정말..잔인해요..."

"일곱...여덟..."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도영의 숫자세기가 두 번만 남겨놓았을 때,

그 순간 선미의 고개가 조금씩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입술을 잘잘근근 깨물고 있는 선미의 얼굴에서 뭔가 굳은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남자에게 끌려가서는 안된다는....

어쩌면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이 도영의 계획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자신을 근본부터 무너뜨리려는....

그렇다면 자신도 도영의 의도대로 따르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신의 감정에 따르는 것이 도영의 계획을 망가뜨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알게 된 선미.

너무 힘들었다.

고개를 내린다는 것이....

하지만 그런 갈등 속에서도 선미의 자존심은 결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선미의 숙여진 고개를 따라 뭔가 굳은 결심을 한 눈길은 도영을 더듬고 있었다.

잘 발달되어 벌어져 있는 대흉근을 지나....

요즘 한 창 몸만들기에 열중한 사람들이 떠들고 있는 명치 아래 부분...

큼직한 네모들이 모여있는 것처럼 선명한 골을 드러내고 있는 복근.

"아홉....."

선미의 눈길이 멈췄다.

잠시 멈짓했던 도영의 셈도 끝났다.

"열..."

선미의 눈에는 온통 까만 색이었다.

배꼽까지 이어진 무성한 털들이 눈에 총총히 박혀 들어오는 순간 그 까만색 속에서 점점 커지며 다가오는 것이 있었으니...

도영의 입가에 만족한 듯한 웃음이 가득 보여졌다 조금씩 사라졌다.

여자가 자신의 중심을 보고 있다는 생각은 점점 도영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고 있었다.

마치 불에 데인 것처럼 조금씩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거기...

열을 셌던 도영의 목소리가 끝난지 한 참이 지났지만 선미의 시선은 한군데 고정이 되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선미는 눈을 뜨고 있었지만 마음의 눈꺼풀은 내리고 있었다.

일부러 초점을 흐리고 눈에 보이는 것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

남편인 원우의 물건 외에는 처음으로 눈 속에 담겨지는 남자의 물건을...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 어떤 느낌도 없이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속에 서서히 젖어들어가고 있는 선미의 눈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어었다.

흔들리는 마음....

이를 악물며 눈을 감았다.

"음..........."

미동도 없는 선미를 보면서 도영이 입을 열었다.

"너에 것이었어. 이게 바로 너의 몸을 사랑해준 놈이었지~~."

"........."

선미는 그대로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눈을 감았다.

손을 꼭 쥔 주먹이 '바르르..'떨고 있었다.

"너의 흔적으로 아직도 이렇게 죽지 않고 있잖니~~"

도영의 집요한 흔들기....

눈을 뜨지는 않았지만 가슴의 눈은 이미 활활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눈을 떠봐~~. 선미를 사랑해 준 놈에게 인사 정도는 해 주지 그래...기다리고 있는데~~"

뭔가 다가오는 느낌.

선미는 눈을 떴다.

손을 뻗으며 닫을 거리에서 위쪽을 향해 꼿꼿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도,도영씨....그만..."

선미의 가슴이 터질듯이 아파왔다.

'아...이건 아니야....'

또 다시 꿈틀거리는 사타구니 안쪽의 쪼임에 선미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이상하게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런 선미를 흐뭇한 미소로 내려다보고 있는 도영.

"후후...괜찮은 놈이야. 이래봬두 서양애들과도 기죽지 않았다구..."

선미에게 위용을 과시라도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도영의 허벅지 근육들이 살아 움직이자 껄덕거리며 요동치는 물건....

"음..."

격하게 넘어가는 마른 침의 소리가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만져볼래~~?"

선미의 고개가 강하게 좌우로 흔드렸다.

"그래~~. 싫다면 어쩔 수 없지~~"

순순히 물러서는 도영이었지만 커피잔을 잡고 있는 선미의 손이 미약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너무 채근해서는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남자의 상징을 바로 보고 있는 이 정도라도 충분했다.

조금씩 자신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면서 나중을 기약할 수 있는...

"그만 봐라, 닳겠다. 이거 순 내숭이야..하하.."

"그,그런 말이...."

선미의 얼굴이 잘 익은 홍시처럼 붉어졌다.

완전히 자신을 갖고 노는 듯한 도영의 말이 너무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었다.

빨개진 선미의 얼굴이 급하게 돌려졌다.

"괜찮아, 괜찮지 말고~~"

"남자가 처음이니?"

선미가 놀라는 눈으로 스티브를 쳐다보았다.

"아... 남편 말고 말이야.."

"........"

"후후~~그런 것 같아서 말이야~"

선미는 몸을 웅크리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면 할수록 자꾸 더 도영의 말에 취해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커피잔을 들었다.

얼음이 녹은 커피가 싱겁게만 느껴졌다.

문득 자신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을 했지만 아무런 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단지 이제는 정말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만 생각날 뿐이었다.

도영도 마지막 커피를 넘기면서 다시 한번 선미를 훑어 보았다.

"애까지 있으면서 몸관리를 잘했어. 너, 정말 좋은 몸이야."

선미는 더 이상 듣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이 남자는 무엇이든지 자기 멋대로였다.

"저 갈래요..."

"그래....가야겠지."

한시라도 빨리 일어설려던 선미는 그제서야 당황하기 시작했다.

옷....

벗겨진 옷들이 주방 의자에 걸려져 있는 것이 생각난 것이었다.

"저....옷 좀.."

"옷? 아....옷..."

남자는 고개를 흘낏 돌려 보고는 어깨를 으쓱이는 것이었다.

"옷 좀 갔다 주시면 안되요..?"

"음...글세~~~선미가 가서 입어."

그것으로 끝이었다.

손으로 커피잔만 돌리면서 쳐다보지도 않는 도영이었다.

입술을 꼭 깨문 선미는 도영을 째려보다가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그리고 서둘러 주방 쪽으로 움직였다.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자신을 도영이 뒤에서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도영은 마른 침을 삼켰다.

아름답고 앙증맞은 걸음걸이....

"너는 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 그 아름다운 몸을 감추는 것은 죄야, 죄"

도영의 뜬금없는 소리에 선미는 잠깐 멈짓했으나 그대로 걸어갔다.

남편에게도 애를 낳고 난 이후에는 이런 내의만 입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건만...

뒤쪽에 닿는 뜨거운 시선을 느끼면서 선미는 속으로 주문을 걸었다.

'당당해야 해....내가 잘 못한 것은 없어....'

그렇게 스스로 최면을 걸었지만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여자였다.

허리를 숙여 옷가지를 집었다.

스티브는 선미의 숙여진 엉덩이 사이로 진한 섹스의 흔적을 발견했다.

'내가 왜 이러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게임이 끝난 뒤, 좀처럼 여자를 보고 흥분하는 일이 없었는데...

"잠깐!! 그대로 있어."

몸을 일으킬려고 하던 선미는 남자의 요구에 놀랬지만 이상하게도 거부할 수가 없었다.

마치 마법이 걸린 것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었다.

허리를 숙인 체 그대로 있었다.

'아...이 남자...'

이 자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남자의 눈길이 어디에 머무는지 알자 선미도 질속에서 다시 뭔가 흘러나오는 기분이었다.

"음~~~좋아. 정말 멋진 ass야!!"

선미는 도저히 그래도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제서야 몸을 펴고 급하게 옷을 입기 시작했다.

"뒤 돌아 볼래?"

또 다시 멈짓하는 순간 맥이 풀리면서 다리에서 흘러 바닥에 떨어지는 치마....

이상하게도 선미는 남자의 말을 거역할 수가 없었다.

단 두 번,

두 번의 만남과 두 번의 섹스....

그것이 다였건만 남자의 거침없는 요구를 받아들이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선미.

마치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도영의 목소리에 빠져들고 있었다.

천천히 선미가 뒤돌아섰다.

완벽한 몸이었다.

167의 늘씬한 몸

54의 적당한 살집을 가진 34의 유부녀의 아름다운 몸....

"오우~~ 뷰티풀~~"

스티브도 선미의 몸매에 감탄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누가 아이있는 유부녀라고 하겠는가!

다 쭉쭉빵빵이었다.

팔이며 다리가 늘씬했다.

유방도 처지지 않고 바짝 위로 치켜 올라간 원추형의 모양으로 적당한 크기였다.

잘록한 허리와 배쪽도 아직은 처녀와 같이 탄탄해 보였고

약간 두툼한 듯하면서도 육감적인 허벅지는 여자의 건강미를 그대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손, 손을 치우지."

두 손으로 앞쪽을 가리고 있던 선미는 남자의 그 한마디 말에 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다.

이런 자신의 모습이 어쩌구니 없었지만 한번도 거부를 하지 못하는 선미.

"제,제발...도영씨....."

비록 팬티를 입었다지만 선미는 두 손으로 앞쪽을 가리고 애처롭게 쳐다보았다.

"보고 싶다!"

그 말이 다였다.

망설이면서도 서서히 손을 거두어 올리는 선미.

'"허어....!!"

스티브는 입술이 바싹 타 들어갔다.

하연 피부와는 너무 대조되는 시커먼 음모가 촉촉이 젖어 양쪽으로 멋지게 갈라져 있는,

마치 길가의 가로수 처럼 활짝 나래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반투명 면팬티 사이로 보였다.

"음......."

모든 섹기의 기운이 거기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선미는 남자가 자신의 온 몸을 훑어보고 있다는 사실에 더 이상 서 있을 힘이 없었다.

"아...정말...미워..요..."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의 선미.

선미는 말없이 돌아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선미가 옷을 다 입을 때까지 스티브는 한 번도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옷을 입은 선미.

바닥에 떨어진 서류봉투까지 주워든 선미가 돌아섰다.

잠시 허공에서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쳤다.

이제 선미도 남자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한 눈길이었다.

"갈래요....."

그렇게 선미는 돌아서 현관 앞에 섰다.

언제 내가 이 문을 열고 들어왔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았지만 이제 저 문을 열고 나가면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아니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만을 하는 선미의 눈에 한쪽 면에 걸려있는 거울이 보였다.

엉클어진 머리,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

조금 전 음탕한 몸짓으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한 여자가 거기에 있었다.

선미는 너무 부끄러웠다.

남편을 어떻게 봐야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아....내가 미쳤어....어떻해....'

자신에게 그런 음란함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 선미.

죄책감에 눈을 감고 잠시 입술을 깨물고 있는 선미는 바로 뒤에 도영이 다가와 있다는 것을 미처 모르고 있었다.

도영은 옷가지로 감춰진 선미의 육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벗은 것 보다 더 생각나게 하는 묘한 매력에 또 다시 옷을 벗겨 버리고 싶어지는 마음으로 선미의 바로 뒤에 와 선 것이었다.

"음...정말 너, 너는 요물이야...."

목덜미에 쏟아지는 뜨거운 숨결을 받아내면서 가만히 서 있는 선미.

머릿속이 윙윙 거리며 쓰러질 것 같이 휘청거렸지만 참고 서 있었다.

도영의 손이 치마를 들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손을 치마속으로 넣어 잔뜩 힘이 들어간 허벅지를 훑어내렸다.

"흐...음...."

여자만의 향내가 새롭게 느껴지면서 핏줄을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참을 수 없는 쾌감이었다.

"아~~~도영씨... 제발~~~"

뭐라 말 할 수 없는 이 간지러운 듯 하면서도 몸을 휘감는 전율감...

선미는 이상하게도 남자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었다.

또 다시 바닥에 떨어지는 서류봉투.....

"툭......"

이를 악물고 선 선미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선반을 잡고 서 있을 뿐이었다.

도영이 선미의 몸을 돌아서게 했다.

꼭 감은 선미의 얼굴에 열기가 불어왔다.

"안돼요....그만..."

더 이상 안된다고 생각한 선미가 고개를 돌려 도영의 입술을 피했다.

겨우 진정되어가고 있는데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도영의 얼굴이 가볍게 찡그려졌지만 금방 풀리면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가만히 선미의 손을 잡았다.

"아.....도영씨...안돼요..정말...."

마주잡은 손바닥을 긁는 도영의 섬세하고 생각지도 않던 자극은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날카로운 쾌감을 안겨주는 것이었다.

움찔거리는 손을 뺄려는 선미의 손을 꼭 잡은 도영이 앞쪽으로 팔을 움직였다.

"헉!!"

애써 참으며 감고 있는 선미의 눈이 번쩍 뜨여졌다.

손에 잡히는 것은....

얼떨결에 선미가 잡고 있는 것은 아직도 식지 않은 뜨거움을 토해내고 있는 도영의 물건.

멍한 표정으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잡고만 있는 선미.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만이 두 사람의 눈길을 잡아두고 있었다.

"아~~~~"

이미 남자에게 주고만 육체 때문일까,

도영이 또 한번 선미를 훔치고 있을 동안 선미는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손 가득 잡고 있는 남자의 자지가 뛰고 있었다.

거칠게 부풀어 오르면서 또 다시 뭔가를 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선미는 이럴수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 동안 누구보다도 남편에게만 충실했는데 단 두 번의 만남을 통해 너무도 어이없게 변해가는 자신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이렇게 뻔뻔한 여자였는지......

도영의 손들이 선미의 옷가지들을 파고 들었다.

등을 쓸어가는 손길은 브래지어 쪽에서 자꾸만 맴돌고

치마속에서 들썩이는 손은 팬티라인을 따라 탱탱한 둔부의 살결을 훑어가고 있었다.

"음....아....도,도영씨....."

또 다시 밀려오는 흥분의 파고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다.

"선미, 정말 너...대단해~~~"

도영의 숨결이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어느새 허벅지까지 흘러내려간 팬티.

그리고 다시 또 뒤쪽에서 계곡을 따라 침범해 가는 도영의 흥분된 손길...

도영의 물건을 잡고 있는 선미의 손에 규칙적으로 힘이 들어갔다.

잡았다 놓았다...

도영의 연주에 맞춰 그렇게 선미의 손은 저절로 반주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너무도 치명적인 유혹의 손길이었다.

"그,그만.....이러면 안돼...요..."

하지만 말과는 달리 선미의 손은 점점 더 깊은 곳으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미끌거리며 자꾸만, 자꾸만 커지고 있는 남자를 느끼면서.....

"스르르...."

바닥에 팬티가 떨어졌다.

선미는 그것도 몰랐다.

도영의 손이 깊은 곳을 건드릴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몸을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

뱅뱅 돌아가는 머릿속...

구름속을 걷듯이 한 없이 빠지는 느낌....

그 때 도영의 손이 선미의 어깨를 눌렀다.

"아....왜....."

놀라 커지는 눈과 벌어지는 입을 바라보는 도영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렇게 무너지듯 무릎을 꿇으면서도 선미의 고개는 쳐든 체 절대 스티브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그제서야 선미는 남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도영의 힘에 의해 앉게 되는 선미의 가슴을 건드리며 목 부근을 치는 딱딱한 감촉....

고개를 내렸다.

바로 눈 앞에 펄떡이며 살아 있는 남자의 무기가 보였다.

'이런 것이구나...'

신기하듯 바라만 보고 있는 선미.

왜 자신이 거부하지 않는지 그 이유조차 생각 할 겨를이 없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바라볼 뿐이었다.

밝은 불빛아래 남자의 성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신혼 여행 때 딱 한번 남편 것을 처음으로 본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아무것도 몰랐을 때였다.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 했을 뿐이었고

그 날 처녀막이 파열된 흔적을 본 다음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남편의 물건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을 보여주는 것도 피하게 되었다.

웬지 자신의 몸이 더럽고 불결하게만 생각이 되어졌던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남편과의 섹스도 한동안 멀리 하게 되어 부부 사이가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그런 기피현상은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밝은 곳에서는 섹스를 하는 것이 무섭고 두려운 것은 여전했기에

남편과 같이 누울 때도 꼭 불을 끄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는 선미였다.

손으로 만져보는 남편의 느낌은 오랫 동안 보지 못했어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지만

그 오랜 기억 속의 남편의 물건과 스티브 것은 다른 것이 분명했다.

남편의 것은 끝까지 살이 덮혀 있어 손으로 가만히 밀며 속살이 드러났었고

그런 것이 마냥 신기하게 생각했던 선미에게 남편이 자신은 포경이라 그런 것이라고 말을 해서 남자들은 대부분 다 그런 줄로 알았다.

그런데...

신기했다.

이것이 자신의 몸을 그렇게 뜨겁게 만든 것이라니...

선미는 문득 잘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보았던 남편 것과는 달랐다.

앞부분이 드러나 있었는데 검붉은 색의 그 것은 마치 전사들이 투구를 쓰고 있는 것 같았고 유별나게 그 부분이 커 보였다.

그리고 매끈한 것이 기름이라도 바른 것처럼 반질 거렸다.

도영은 애가 탔다.

여자의 눈길을 의식하면서 서 있는 것이 이렇게 고통인줄은 몰랐다.

여자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자지 쪽으로 눌렀다.

곧 여자 입속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니 힘이 들어가면서 좆이 끄덕이는 것이었다.

선미는 머리에 힘을 주며 저항을 했지만 도영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꾸만 눌리켜지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도,도영씨..!"

고개를 쳐든 선미의 눈에 내려다보고 있는 도영의 눈이 보였다.

"괜찮아~~. 힘을 빼봐~~"

간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선미의 눈에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 도영의 모습이 가득 차게 들어왔다.

도영이 누르던 힘을 빼고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너...너무 아름다워~~"

선미는 잠을 자고 싶었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이 느낌.

"아....."

선미의 고개가 꺽이고 있었다.

아니 스스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었다.

눈이 감겼다.

꼭 다물고 있는 입을 뚫지 못한 뜨거운 숨결이 코속을 열기로 가득차게 만들었다.

"음...음....."

턱을 건드리는 낯선 느낌....

그리고 '툭,툭' 치듯이 이어지는 꿈틀거림...

눈을 감고 있는 선미의 입술 끝이 '바르르..' 떨렸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 선미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를 정도로 아찔해졌던 것이었다.

"흐..음..!"

도영은 발 끝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귀두에 닿는 느낌보다도 그 다음 이어질 생각에 온 몸이 오그라 들 정도로 강한 전율감이 순간적으로 몸 속을 흐르고 있었다.

"오..호~~"

좀 더 부드러운 촉감.

껄떡거리던 도영의 물건이 마침내 선미의 입술에 닿고 말았다.

찌릿한 감촉.

노크하듯이 입술을 터치하고 있는 둔탁하면서도 뜨거움으로 끓고 있는 이 느낌...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든 선미.

갑자기 뒤로 물러나며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

"아,안돼요!!"

"허어...."

스티브의 안타까움과 허탈함...

하지만 역시 노련했다.

여자의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재빨리 알아챈 것이었다.

"안해 봤어?"

"......."

선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것이 긍정인지 부정인지 헤갈리는 도영.

"오랄은 처음이니?"

그제서야 선미는 고개를 들고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

"허어 뭐야......"

도영은 웃음이 나왔다.

이거 완전히 섹스에 쑥맥이었다.

이건 남편의 잘못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내에게 그런 좋은 섹스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지 않았다는 것은 어쩐지 결혼 생활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 뿐이었다.

조금 전 섹스를 할 때의 그 질감 좋은 것이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도영은 이해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오로지 삽입만 했다는 것인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도영을 보자 선미는 부끄러웠다.

"왜 웃어요.!!"

선미는 기분이 나빴다.

비웃는 것 같은 느낌과 비참해지는 기분...

"아,아니야. 절대 비웃는 것이 아니지."

"........"

도영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혹시 선미가 기분이 나쁠까 드러내지 않는다고 얼굴이 뻘겋게 상기되었다.

슬쩍 뒤를 쳐다보며 참고 있던 기운을 뱉어내고는 선미를 다시 쳐다보는 도영.

"너는 처음인 것이 너무 많다."

"........"

도영은 갑자기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에 흥분이 되었다.

이 철 모르는 여자에게 남편보다 자신이 알게 해줘야 하는 섹스의 참맛들을 생각하니 뭔지 모를 힘이 나는 것이었다.

선미는 도영이 또 어떤 말을 할지, 또 어떤 행동을 할지 두려웠다.

빨리 벗어나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다.

"이제 정말 갈꺼에요...."

"그래~~~"

신발을 신던 선미의 눈에 그 때 바닥에 떨어진 팬티가 보였다.

부끄러웠다.

왜 섹스를 할 때보다 이렇게 끝나고 난 뒤의 하찮은 이런 것이 더 창피한 것일까..

선미가 잠시 머뭇거리며 팬티를 줍기 위해 몸을 숙이는 순간,

"어머나!! 뭐,뭐에요!!"

선미는 눈 앞에서 사라지는 팬티에 깜짝 놀랐다.

홱 돌아서는 선미의 눈에 자신의 팬티를 들고 서 있는 도영이 보였다.

"저,정말...."

어이가 없었지만 입술을 깨물면서 손을 내밀었다.

"주세요..."

하지만 이내 선미는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팬티를 들고 있는 도영의 손을 따라가던 눈에 도영의 물건이 보였던 것이었다.

"이거~~~"

도영은 마치 재밌는 놀이라도 하듯이 선미의 팬티를 흔들면서 선미의 손에 갖다 대었다.

"나..빠..요, 정말...어머!!"

어쩔 수 없이 아래쪽을 보지 않으려 애를 쓰며 손을 뻗어 팬티를 움켜쥐던 선미는 그만 허전해지는 손을 느꼈다.

도영이 장난하듯이 팬티를 선미의 손에 대었다 거두어 들여서는 자신의 얼굴로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뭐,뭐에요....."

이해할 수 없는 도영의 행동에 선미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더 선미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손을 들어 얼굴에 갖다 대는 스티브는 가볍게 다시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 입을 열었다.

"음~~좋은 냄새~~. 킁~킁~~"

너무도 황당한 일에 선미의 얼굴이 빨개졌다.

'이 남자 정말 변태 아니야....'

어떻게 팬티의 냄새를 맡고 저럴 수가 있단 말인가.

"뭐하는 짓이에요!"

"후후~~~좋은 향기가 나는데~~"

"허어!! 정말 변태같이...."

그런데 도영의 다음 말에 선미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선미, 앞으로 이런 것은 입지마..."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선미.

"이런 값싼 것은 너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오늘부터, 알았지?"

".........."

말문이 막히 선미.

"오늘은 그냥 가~~. 이것은 내가 버린다~~."

선미는 깜짝 놀랐다.

자기가 버린다니...그리고 이렇게 벗고 가라니....

"안돼요!! 그런 말이 어딨어요!!"

"흠...흠...냄새는 좋은데 이건 아니야. 선미 같이 예쁜 몸에는 당연히 예쁜 것을 입어야지~"

선미의 눈에 올이 약간 나가 있는 것이 보이는 자신의 팬티가 너무 부끄러웠다.

"당장 이리 주세요. 빨리요!!"

선미는 도영의 손에 있는 팬티를 잡기 위해 급하게 손을 뻗었다.

"하하...이거 왜 이러시나~~. 그렇다면...."

선미의 눈 앞에서 멀리 사라지는 팬티.

도영이 거실 쪽으로 던져 버린 것이었다.

"정말...이러실 거에요...."

입술을 깨물며 인상을 찌푸리는 선미를 보면서 도영이 팔짱을 꼈다.

"자신 있으면 들어와서 가져가~~. 후후~~~"

어이가 없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완전히 벗은 몸으로 현관을 막아선 도영을 뚫고 다시 들어가기는 죽어도 싫었다.

"어때~~. 이 놈 괜찮지~~"

한 발 뒤로 물러서며 하체를 흔드는 도영을 보는 선미는 급히 고개를 돌렸다.

여름 날씨임에도 너무 추웠다.

몸이 추운 것이 아니라 마음이 너무 추웠다.

현관문을 열고 나설 때까지만 하더라도 한시라도 빨리 도영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문이 닫히고 몇 발을 내딛어 첫 계단을 밟았을 때부터 선미의 다리에는 힘이 풀려 버렸다.

"아...어떻해...."

걸을 수가 없었다.

도영의 끝임없는 공격에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어버려 그 달콤한 유혹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자신이 비로소 생각났던 것이었다.

"아...내가, 내가...미쳤어....미쳤어,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꿈을 꾼 것 같았던 공간에서 벗어나자 바로 현실.

꿈을 꾼 듯 몽롱했던 그 시간이 끝나고 현실의 싸늘함을 느끼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우씨.....미안해..."

기다리고 있을 남편을 생각하자 더 이상 내려갈 수가 없었다.

철제난간을 잡고 선미는 멈춰섰다.

처음 이 곳을 올라갔던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몸에 남겨진 열락의 흔적은 너무 뚜렷했다.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고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을 낙인이 너무도 선명하게 찍힌 것이었다.

"휴우....내가 어쩌다가...."

선미는 자기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불륜.....

바람.....

남편과 나리의 얼굴이 번갈아 떠올랐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남편에게 어떻게 말을 한단 말인가...

나리를 이제 어떻게 다시 안을 수가 있단 말인가...

어지러웠다.

머릿속이 뱅글뱅글 돌고 귀속이 윙윙거리는 것이 속까지 거북해지게 만들고 있었다.

"아......"

발걸음을 옮기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만 선미.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고 터질 것 같은 눈물을 참았지만 떨리는 몸과 마음.

"어떻해....내가 미쳤어, 정말 내가 미쳤어....."

얕은 물기가 눈가에 스며나왔다.

"아...휴우....."

두 번 다시 생각하기 싫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눈을 꼭 감고 애써 침착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던 선미는 이를 꼭 앙다물면서 굳게 결심을 했다.

"그래...원우씨에게는...말하면 안돼..."

자신의 불륜 때문에 남편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면 도저히 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말을 하지 않기로 한 선미.

남편에 대한 죄책감은 두고두고 갚을 생각을 했지만 이미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아....음...."

힘겹게 난간을 붙잡고 일어난 선미.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다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리가 풀린 걸음은 보기에도 위태스러울 만큼 선미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그 가운데도 몇 번이고 치마를 단단히 여미며 조심스럽게 내려왔지만 부질 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모든 것이 끝나버린 마당에 아무 의미없는 행동이었다.

"정말, 내가 미쳤지, 미쳤어....."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는 선미.

얼마나 지났는지 시간도 모를 정도였다.

그렇게 남자에게 자신이 빠져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선미.

불과 열 몇 개 남짓한 계단이 마치 수백개 처럼 느껴지는 거리였다.

문 앞에 섰다.

몇 번이고 손잡이를 잡았다 놓으며 결심을 하지 못하는 선미.

문을 여는 것이 망설여질 수 밖에 없었다.

자꾸만 문 안쪽의 공간으로 자신이 들어가면 안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순결하고 무엇보다도 따뜻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는 곳에 더러워진 불결한 몸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휴우......."

몇 번이고 다시 깊은 호흡을 하며 한숨만 토해내는 선미.

입술을 꼭 깨물고는 손잡이를 놓았다.

다시 머리를 매만지고 옷맵시를 바로했지만 그것은 남편에 대한 미안감을 조금이라도 희석시키기 위한 자신만의 보잘 것 없는 시간일 뿐이었다.

"아...원우씨....미..안해...."

눈을 꼭 감았던 뜬 선미의 얼굴에 굳은 결심을 한 표정이 보였다.

"이제...들어가야돼...."

더 이상 밖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선미.

너무 초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사치라는 것이 들 정도 정신이 번쩍 들고 있었으니...

"어머....! 아....."

치마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다는 것이 생각 난 것이었다.

자신의 눈 앞에서 날아가 버렸던 팬티와 능글맞게 웃던 도영의 모습,

그리고 이어지는 아찔한 순간들의 모습....

그제서야 선미는 아래쪽에 찝찝한 것들이 허벅지 사이에서 미끈거리고 있음을 느꼈다.

섹스의 흔적들....

"어쩌면 좋아...."

허벅지를 오므리며 다리를 붙이고 섰지만 아무 소용 없는 일이었다.

식은 땀이 순간적으로 배어 나왔다.

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윙윙 거리는 머릿속과 울컥 토할 것만 같은 가슴의 답답함에 벽을 짚고 머리를 대고는 그냥 하염없이 서 있는 선미.

미친 년 처럼 외간 남자 앞에서 온갖 추태를 보여준 자신이 너무 미웠기에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뜨거운 눈물이.....

얼마를 그렇게 있었을까,

선미는 아래층에서 문이 열리고 발자욱소리가 나자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

들어가기에는 너무 죄스런 자신이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마냥 있을 수는 없는 일,

얼굴을 훔쳐내고 결심을 한 선미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딸...깍...."

문 열리는 소리가 왜 그렇게 큰 것일까...

마치 천둥치는 소리처럼 머릿속에서 큰 울림이 되풀이 되는 것이었다.

죄를 지었으니 잊지 말라는 듯이....

현관에 잠시 서서 안 쪽의 동정을 살폈다.

자신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을 텐데도 그 어떤 기척도 없었다.

움직이지 못하고 다시 귀를 기우렸지만 TV소리에 묻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음........'

선미는 일단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벽쪽 신발장 위에 붙은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미친 년.....'

거기에는 나쁜 짓을 하다 도망친 듯한 여자가 서 있었다.

삐쭉삐죽한 머리카락과 달아오른 듯한 빨간 얼굴,

그리고 뭔가에 쫒기는 듯이 불안해 보이는....

선미의 손이 얼굴을 가만히 감쌌다.

뜨거웠다.

괜히 가슴이 콩닥거리며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자기를 보는 순간 무엇을 하다 왔는지 다 알아 챌 것만 같았다.

'화냥년.....'

당장이라도 쫒겨날 것만 같은 두려움...

그저 남편이 모르고 넘어가기 만을 바라며 마음을 다잡는 선미.

"여보, 나 왔...어..."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들어가면서 남편을 찾아보는 선미.

대답이 없었다.

혹시....

웬지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선미는 가슴이 철렁내려 앉았다.

무슨 일을 하고 왔는지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보....."

그 때 선미의 눈에 소파에서 누워 자고 있는 남편이 보였다.

"휴우........."

다행이었다.

순간적으로 몸에서 힘이 쭉 빠져 나가는 선미는 휘청거리는 몸을 가까스로 가누었다.

그리고 참고 있던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아........휴우....."

품에 안고 있던 봉투를 남편 앞에 가만히 내려 놓는 손길이 떨렸다.

그리고 행여 깰까봐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남편 앞을 떠났다.

방안으로 들어온 선미는 문에 몸을 기대고 잠시 눈을 감았다.

이제 집에 들어왔다는 안도의 한숨과 절망적인 자신의 모습....

잠시 후 본능적으로 화장대 앞에 앉은 선미는 거울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왜 이러지....'

귀신이 씌워진 것은 아닌지

미친 년 같이 굴었던 자신이 이해되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시계를 보았다.

'어머...시간이....'

집을 나선지가 1시간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도영과 함께 1시간 동안이나 살을 맞대고 있었다는 사실에 선미는 입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록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갑자기 엄습해오는 두려움과 불안감.

마치 남편이 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잠을 자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아....정말..."

온 몸이 다 뻐근한 것이 뭔가로 맞은 것 처럼 무겁고 그리고 찝찝한 느낌.

남자의 흔적이 몸 곳곳에서 아우성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 생각속에 자신의 몸에 남자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자 빨리 씻고 싶었다.

욕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브래지어까지 풀고 치마를 내리는 순간 보이는 것은...

당연히 있어야 할 팬티가 없다는 것을 그 때서야 다시 알게 된 선미는 온 몸이 떨려왔다.

볼쌍 사납게 엉클어지고 뭉쳐져 있는 거웃...

빨개진 몸뚱이와 히끗히끗 묻어있는 남자의 흔적들...

왔다갔다 하는 정신 속에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확실히 알게 해 주고 있었다.

보고 있는 선미의 얼굴이 빨개졌다.

숲도 더 검어지고 그 안쪽이 자꾸만 음탕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내려 붓는 물줄기 속에서 선미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곳곳에 남아있는 도영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살이 빨갛게 피멍이 들도록 문지르는 선미였다

선미가 씻고 나왔을 때 남편이 막 잠에서 깨고 있었다.

"어...? 내가 좀 잤구나..."

"어머....."

"당신 씻었구나~~"

"어..? 어...더워서...."

선미는 가슴이 뜨끔했다.

일부러 남편의 시선을 피해 머리를 말리는 척 했다.

"뭐래? 결재는?"

"으...응, 해 주신던데......"

"그래...? 휴우... 다행이다."

".........."

"당신 수고 했어."

"내가 뭘....."

원우의 얼굴에 흐믓한 미소가 번지는 모습을 보면서 선미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왜 이렇게 가슴이 메여 오는 것일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선미.

"걱정을 덜었네~~"

원우는 큰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만에 하나 사장의 결재를 없었다면 내일 회사에서 난리가 날 것은 뻔한 일이었기에 일이 잘 해결된 것이 너무 즐거웠고 아내가 너무 고마웠다.

"이리 와봐~~"

"머,머리 좀 마,말리고......"

선미는 그런 자신의 표정을 보이지 않을려고 머리카락을 요란하게 말리기 시작했다.

"생각해 봐라, 내일 사장님이 그냥 가 버렸으면 내가...휴우...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원우는 그러잖아도 좌불안석인 회사에서 이 일까지 처리하자 못했으면 정말 큰 일이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아내가 너무 고마웠다.

생각 같아서는 선미를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불편한 다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러지 말고 이리 와~~"

남편의 채근에 더 이상 버틴다는 것도 이상하게 생각할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선미.

"수고했어요~~내 마누라~~~"

원우의 손이 선미의 가슴에 닿았다.

"어머!! 왜, 왜 이래...."

깜짝놀라는 아내를 보면서 원우는 의아한 듯이 쳐다보았다.

"허어...이 사람도..왜 그렇게 놀래..."

"당신이..갑자기 손을 넣으니까..."

"언제는 그렇게 하면 좋다면서....참 사람도...."

괜히 어색한 분위기가 되고 만 두 사람...

선미는 그런 남편에게 너무 미안했다.

"미안해....갑자기 당신이 그러니까 너무 놀랬잖아...."

"알았어~~. 나도 갑자기 당신을 만지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원우의 눈치를 살피며 선미는 TV를 보는 남편 옆에 앉았다.

"당신, 안 자...?"

"어..., 한 숨 자고 났더니 잠이 안오네..."

원우는 아내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아내의 손은 참 부드럽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 이게 무슨 냄새지?"

갑자기 원우가 코를 찡긋거리는 것이 아닌가.

선미는 원우의 킁킁대는 동작에 깜짝 놀랐다.

씻었지만 혹시 남자의 냄새가 배여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흠...흠...이거 당신 씻고나오니까 죽인다. 냄새가 완전히 히히~~~"

"뭐..?"

그제서야 선미는 안도했지만 뛰는 가슴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죄를 짓고는 편히 잘 수 없다는 말이 생각나는 선미.

남편의 손이 맨 살 위를 더듬기 시작하자 선미는 눈을 꼭 감았다.

지금은 안된다고 거부하고 싶었지만 행여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그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음~~오늘 따라 당신 너무 이쁘다~~"

원우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결재도 마무리가 되었는데다 씻고나온 아내에게서 풍기는 향긋한 냄새가 오랫동안 참고 있던 정욕을 불러오는 것이었다.

기브스를 한 다리 때문에 아내를 안아 본지가 몇 주가 되었는지...

아내의 늘씬한 다리선을 따라 원우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와우~~당신 허벅지가 완전히 야들야들한 것이 죽인다~~~"

남편의 말에 선미의 다리가 자동으로 다물어졌다.

남편이 한 마디씩 할 때마다 선미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여보...미안해....'

하지만 오늘 따라 남편의 애무가 점점 더 깊어지는 것이었다.

"다리 좀 벌려봐라~~~"

원우는 꼭 다물고 있는 아내의 허벅지를 벌리고 그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고 싶어졌다.

이상하게도 오늘 따라 급흥분이 되면서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강한 욕정이 고개를 쳐드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가장 껄끄럽던 사장의 결재가 무사히 이루어졌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잠깐이지만 잠을 자고 일어난 뒤의 개운함과 샤워한 아내에게서 풍겨나오는 상큼한 기운이 어우러진 결과임이 틀림없었다.

"여,여보...왜 이래...."

"허허...왜 이러기는~~. 좋아서 그러지~~"

선미는 난감했다.

남편의 좋은 기분을 깨뜨리는 것도 싫었지만 그렇다고 지금 이러는 것은...

다른 남자와 몸을 섞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더러워진 몸을 남편에게 보인다 말인가...

"하,하지마...."

그런데 남편은 왜 오늘따라 이렇게 더 요구하는 것인지 선미는 미칠 것만 같았다.

"히히~~.이것 봐~~"

선미의 눈에 반바지 앞 쪽이 불룩하게 솟은 곳을 가리키는 남편이 보였다.

"이 놈이 오늘따라 완전 미쳤어~~"

선미는 고개를 슬며시 돌렸다.

하지만 그런 아내의 모습은 원우를 더 자극적이게 만들었다.

그 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도 몇 주,

쌓이고 쌓인 정액의 울부짖음이 미친듯이 날뛰고 있었던 것이었다.

오랜만에 아내를 안고 싶어지는 마음이 굴뚝 같아진 원우의 바지 앞쪽이 점점 불룩해지기 시작했다.

바라 보는 선미의 마음은 처첨하게 찢겨지고 있었지만...

"헤헤~~한번 만져 봐, 어서~~"

"다,다음에..여보, 다음에 할께...."

약간 물러나 앉으며 허벅지 사이에 끼인 남편의 손마저 밀어낼려는 선미.

"나 미치겠단 말이야... 그러니까 한번만 응. 한번만 만져 줘..."

원우는 아내의 손길이 너무도 필요했다.

어떻게 해결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자고 일어난 뒤의 회복된 몸 상태는 당장이라도 끝장을 보고 싶은 욕구를 미친 듯이 만들어 내고 있었지만 불편한 다리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원우.

'아....정말....'

평상시와는 달리 얼굴이 뻘개지면서 강하게 욕정을 드러내는 남편을 보면서 착잡한 선미.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에 매정하게 남편의 요구를 내칠 수도 없었다.

근본적으로 그런 것은 선미의 성격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

"빨리~~. 나 미칠것만 같단 말이야~~"

소파에 드러누운 원우는 아예 눈까지 감고 선미를 재촉하는 것이었다.

고개를 숙인 선미의 입술이 이에 눌려 파랗게 변해갔다.

"선미야...! 나 미칠 것만 같다, 빨리 좀...."

보채는 아이처럼 몸을 흔들는 남편을 보자 모든 것이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해야만 했다.

선미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그냥 흘러갈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선미는 남편의 바지위에 손을 얹혔다.

"오~~!! 좋아,좋아~~"

남편의 물건이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음이 여실히 느껴졌다.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남편의 기분을 맞춰 주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자신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선미.

원우는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쾌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내의 손이 얼마만에 자신의 물건 위에 놓여진 것인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들고 일어나는 물건.

하지만 바지에 걸려 고개를 들지 못하자 옆으로 삐죽이 비틀어 발기가 되는 것이었다.

눈을 감고 있는 선미도 그런 남편의 흥분을 느끼고 있었지만 일부러 다른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여보! 조금만, 조금만 만져 줘..가만히 있지 말고...."

허리까지 들썩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원우.

'아...정말.....'

눈을 감으면 손바닥에 전해지는 남편의 느낌이 더 예민하게 느껴지고 눈을 뜰려고 해도 남편의 모습을 바로 볼 자신이 없어 미칠 것만 같은 선미.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남편이기에....

선미의 손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남편의 물건을 잡기 시작했다.

그것은 남편에 대한 자신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 내고 싶은 심정에서 할 수 밖에 없는 최선의 일이었다.

움켜쥐는 손아귀에 튼실한 남편의 물건이 잡히고 있었다.

"헉~~,헉!!"

원우는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게 얼마 만인가....

아내의 가냘픈 손이 오물조물 만지는 느낌까지 생각하자 머리가 띵해오는 것이었다.

"여,여보~~오우,오우~~"

선미는 완전히 오늘 못된 여자가 된 기분이었다.

아니 나쁜 여자였다.

'내가....내가...아....'

몸을 파는 매춘부도 아니고 음욕에 미쳐 날뛰는 그런 여자도 아니건만

지금 자신의 모습은 영락없이 섹스에 굶주린 볼쌍스러운 섹녀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선미.

이마가 한 대 맞은 것처럼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순간적으로 휘청거리는 선미였다.

"자,잠깐만...!!"

원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는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만 같았다.

서둘러 옷을 벗기 시작하는 원우.

"아! 아,아....!!"

서두르다 그만 기부스를 한 다리가 바닥에 부딪쳤다.

순간 선미는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여..여보!! 왜 그래!!"

남편의 찡그린 얼굴.

"아,아니야....다리가 부딪쳐...."

약간의 울림에 의한 통증이 전해졌지만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픔보다는 욕구해소가 먼저였다.

바지를 벗자 텐트를 친 팬티가 드러났다.

그것마저 훌떡 벗어버린 원우.

몇 주 동안 답답함을 풀지 못한 원우의 물건은 엄청나게 발기가 된 상태로 튕겨져 나왔다.

"여,여보....빨리,빨리~~"

원우가 바지를 벗을 때 선미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지금은 남편의 물건을 봐서는 안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원우는 아내의 수줍어 하는 듯한 모습을 보자 더 정욕이 솟구쳐 올랐다.

언제나 섹스에 있어서는 부끄러워 하면서 막상 시작이 되면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는 아내.

때로는 같은 여자가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섹기를 드러내는 아내였다.

사람들이 그렇듯이 낮에는 숙녀, 밤에는 요녀가 딱 들어맞는 아내를 보고 느끼면서 항상 섹스를 하고 싶어지게 되는 원우였다.

아내를 희롱하고 싶어지는 남편.

"선미야!! 이것 봐~~~"

급하면 자신도 모르게 아내의 이름이 튀어 나오는 원우.

"................"

빨개진 목덜미를 드러내며 고개를 돌리고 있는 선미.

"빨리~~~"

기브스를 한 남편.

발까지 구르면서 원우는 아내의 몸을 '툭,툭' 쳤다.

선미는 왜 오늘따라 자신에게 이런 시련이 주어지는지 울고 싶어 질 뿐이었다.

"빨~리~~~선미야~~~"

남편의 요구를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자 한숨만 조용히 내쉬며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하는 선미.

어쩔 수 없는 일.

다른 남자와는 거의 1시간 동안 같이 있으면서 온갖 수모를 다 겪으며 섹스까지 했는데 사랑하는 남편의 간절한 요구를 거부한다는 것은 너무 미안한 일이었다.

'아...선미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차라리 빨리 끝내고 싶어졌다.

그것이 너무 힘든 오늘 저녁 시간으로부터 도망가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돌린 채 선미.

원우는 아내의 표정이 어둡다는 것을 그 때서야 느꼈다.

"왜... 기분나뻐...?''

자신의 요구에 아내가 감정이 상해 그런다고 생각이 들자 울컥해지는 원우.

"아,아니야.....그런게 아니라....."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행여 남편이 언짢아 할까봐 일부러 웃는 선미.

"갑자기 당신이 그래서...."

그제서야 원우의 얼굴이 다시 활짝 웃기 시작했다.

"난 또....당신을 보니 갑자기 생각이 나잖아~~"

몸을 쭉 뻗으며 하체만 벌거벗은 원우는 눈을 감았다.

선미의 안타까운 시선이 그런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안해...여보....'

그리고 남편이 바라는대로 손을 뻗어 가만히 잡았다.

"음...!"

뜨거웠다.

느낌이 그래서인가 남편의 물건도 오늘따라 이상하리만큼 컸다.

딱딱했다.

남편의 지금 상태를 말해 주듯이 너무 딱딱하게 발기되어 잡히는 물건.

"잡지만 말고~~"

가만히 있는 선미를 보면서 보채는 아이처럼 몸까지 흔드는 남편.

선미는 남편의 물건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오~~좋아,좋아~~"

점점 요동치는 남편의 몸과 꿈틀대는 물건....

어느새 남편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선미였다.

"아..후~~아,아...음~~~"

하체를 들썩이는 남편의 입에서 연신 신음소리가 선미의 귀속을 파고 들었다.

마치 모든 남자들의 허기진 신음소리 처럼....

손에 끈적이는 액체가 달라붙기 시작했다.

가만히 남편의 물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선미.

귀두 가운데 외눈에서 맑은 액체가 맺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

남편의 몸이 지금 최고로 흥분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스르르..' 감기는 눈.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으려는 선미.

빳빳해지는 남편 물건의 꿈틀거림이 손아귀를 예민하게 파고 들자 무심코 잡고 있던 손을 조금씩 아래 위로 왕복운동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가끔 그래왔던 것 처럼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랑하는 남편의 떨림을 느꼈던 그 본능....

"어..허어,허어~~"

거칠어지는 남편의 신음소리.

그렇게 얼마나 움직였을까, 갑자기 피곤함이 엄습해 왔다.

그러면서 눈 앞이 침침해지며 몽롱해지는 것이었다.

양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히면서 이를 앙무는 선미.

어느사이엔가 선미는 자신이 지금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잊고 그저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각적으로 손에서 전해지는 실체감만을 느끼면서...

그런데 남편의 신음소리는 점점 더 깊게 가슴속을 파고 드는 것이 아닌가.

"아..후..아후,아~~~오~~"

선미는 가슴은 남편의 신음소리에 비례해 점점 찢어지고 있었다.

밝은 불빛 아래 벌거벗은 남편의 몸을 보는 것도 오랜 만이었지만

남편 물건을 본 적이 너무 오래 전이었기에 선미는 눈을 뜰 수 없었다.

만약 눈을 떠 다시 한번 본다면.....

'안돼!!.......'

생각없이 조금 전 남편의 물건을 내려다보면서 들었던 그 불안감이 자꾸 맴도는 선미.

그것은....

'그럴수는 없어....이,이건...아니..야....'

묘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던가....

교활한 인간의 음심은 그 비좁은 틈새를 비집고 귀신 같이 음침한 생각을 점점 퍼뜨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잖아도 남편의 불룩해진 앞쪽을 보면서 뭔가 다른 것이 자꾸 머릿속을 파고 드는 것 같아 일부러 다른 생각을 한 선미였다.

'아...내가 왜....안돼, 선미야....'

이를 깨물며 두 눈을 깊게 찔끈 감았지만 마음의 문은 점점 그 열기로 타들어가고 있었다.

원우는 아내가 보고 있으면 너무 행복할 것만 같았다.

그 동안 한번도 자신의 사정하는 모습을 보아주지 않았던 아내였다.

찌릿찌릿한 절정감이 오고 있는 지금 눈에 보이는 아내의 모습도 언제나 처럼 눈을 감고 있었다.

"허..억! 여,여보...."

선미의 손이 한번씩 강하게 움켜 쥘 때마다 놀란 상체가 금방이라도 벌떡 일어날 것 같이 튀어 오르는 원우.

그런데 오늘 만큼은 아내의 고운 손에 절정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을 아내가 보아 준다면 더 큰 자극으로 사정을 한 없이 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서,선미야...봐..어서 내 것을 좀 봐 줘....크..윽..."

원우는 몸 안의 모든 성감이 한꺼번에 들고 일어나 혈관을 타고 빠르게 부풀어 오르며 머릿속 한 곳으로 쾌감이 모이기 시작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불을 붙인 쾌락의 전율감이 다시 몸 곳곳을 향해 흘러내려감과 동시에 이번에는 사타구니 쪽으로 그 흐름이 모여들고 있는 것이었다.

"아....서,선미야...제발....."

남편의 말에 몇 번이고 움찔거리면서도 조금씩 고개를 돌리는 선미.

남편에게 그래서는 안된다는 부지불식 간의 미안함과 죄책감....

마침내 선미의 눈이 열리기 시작했다.

"아...원우씨....."

꼭 다문 입술이 벌어지면서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탄식의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선미의 호흡이 빠르고 깊어졌다.

자신도 모르게 꽉 움켜잡고 있는 남편의 물건이 뻘겋게 변해 있는 것이었다.

귀두 부분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처럼 잔뜩 성을 내어 검붉은 색이 되어 있었다.

잠시 원우와 눈이 마주친 선미.

조용히 고개를 아래쪽으로 떨구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흐릿한 형체의 그것.

선미는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 여러개가 겹쳐지고 있음을 느꼈다.

하나, 둘, 셋.....

희미했던 그 모습들은 곧 이어 하나로 맞춰지면서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들어진 형상은 바로 눈에 보이는 남편의 물건과는 또 다른 남자의 성기였다.

"아............."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곧 하늘거리며 솟구치는 상상속의 그것은 남편 것과는 다르면서도 웬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모습과 느낌을 주며 눈과 가슴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것은 불과 얼마 전 자신을 사랑했던 그 남자의 그 것이었다.

남편을 앞에 두고 다른 남자의 분신을 생각하는 자신의 비열함에 스스로 자책을 하면서도 선미의 머릿속에서는 얄궂게도 그 생각이 떠나지 않는 것이었다.

선미가 가만히 있자 원우의 몸이 들썩이며 아내의 손길을 재촉했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절정감이 급격하게 몰려들고 있었고

그 사정의 쾌감을 그냥 느끼고 싶지는 않았던 원우는 아내의 달콤한 손길 속에서 정액을 분출하는 생각을 하면서 애써 참고 있는 것이었다.

"서,선미야...빨리~~!!"

선미는 생각에서 깨어났지만 눈을 뜰 수는 없었다.

단지 자신의 손에 전해지는 딱딱한 실체를 느끼면서 힘껏 움켜쥐었다.

물컹거리는 가운데서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남자의 실체...

자신도 모르게 선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음......여보...."

그리고 입술을 꼭 깨문 선미의 손이 부드러우면서 리드미컬하게 아래 위로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자

원우의 하체가 비틀리면서 급박한 신음소리를 토해내는 것이었다.

"헉! 허..억!! 크...윽...큭!"

남편의 몸이 한번씩 뒤척일 때마다 선미의 손길도 빨라졌다.

"서,선미야!! 빨리! 크...윽, 좀더 빨리 커억,컥~~!!!"

원우의 외침이 선미의 가슴속에 날카롭게 박히면서 선미는 팔이 아프도록 흔들어댔다.

"그,그,그래. 그렇게...!!!"

선미의 머릿속에 남자의 물건이 자기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것이 남편인지 아니면 바로 도영이라는 사람인지 구분할 수 없을만큼 흐릿했지만 분명 남자의 물건이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은 질식감.

선미는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만 같았다.

어느새 자신이 이렇게 남편을 다른 남자와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흐억!!헉,헉~~나,나온다...여,여보..."

선미의 눈이 번쩍 떠졌다.

남편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리고 상체가 튀어 오르며 뒤척이기 시작하는 남편.

바로 눈 앞에서 남편의 물건에서 뿌연 정액이 불꽃놀이처럼 허공에 뿌려지고 있었다.

"아.....허..억....."

남편의 몸이 마치 돌아가던 기계가 멈춰서는 것처럼 턱,턱 거리며 움찔거렸고 그 때마다

점성의 액체가 선미의 손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그 중 얼마는 선미의 얼굴에 튀어올라 입가에 묻고 말았다.

끈적거림,

밤꽃 향기,

조금씩 찾아드는 행복감....

자기에 의해 남편이 만족하고 사정까지 한 모습을 보는 선미의 얼굴에 조금은 편안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여전히 꿀럭이며 응축된 덩어리 같은 미끈거리는 정액을 토해내고 있는 남편.

선미는 턱선을 타고 흐르는 사정의 흔적을 닦아낼 생각도 없이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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