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M E M O R I Z E - IF편 Chapter - 09 [솔이의 캠퍼스 라이프] (9/11)

#001

“언니 나 먼저 다녀올게!”

“유정아! 이거마저 먹고 가야지!”

“안돼~. 늦어서 나 못 먹어! 미안~.”

“유정아! 이유정!”

미처 말릴 새도 없이 휘리릭 지나가는 붉은 머리 여인을 보며 정하연이 한숨을 내쉬었다. 막 담은 밥그릇을 식탁에 내려놓던 정하연은 그것을 다시 도로 들어 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그녀가 멈칫한다. 한쪽을 바라보자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다다다, 하는 발소리가 들려온다. 오두방정을 떨면서도 사뿐사뿐 한 걸음걸이가 누군가를 바로 연상하게 했다. 

다시 식탁에 밥그릇을 내려놓은 정하연은 잠시 기다렸다. 그리고 청 핫팬츠에 검은 니삭스를 신은 소녀가 내려오자 방긋 웃으며 말했다. 

“솔이 좋은 아침~.”

“아, 안녕히 주무셨어요오~.”

조금은 졸린 눈을 한, 그러면서 활짝 웃는 밝은 소녀를 보며 정하연은 덩달아 마음이 잔잔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가 의자를 당겨 손짓하자 안솔이 총총걸음으로 다가와 식탁에 앉았다. 

“솔이 밥 먹어야지? 어제 늦게까지 마시느라 속도 불편할 텐데. 시원한 국물도 줄까?”

“네에~. 다 주세요오~.”

“아이 예뻐라. 그래 많이 먹으렴.”

그런 안솔이 예뻐 죽겠는지 정하연의 얼굴에 미소가 가시질 않는다. 거의 성인 남성이 먹을 정도의 양을 덜어주고 나서야 정하연도 자리에 앉아 식사하기 시작했다. 

“냠냠. 냠냠.”

“천천히 먹어. 그러다 체할라.”

“괜찮아요오. 저 먹는 건 자신 있으니까요!”

“그래그래. 그런데 어제도 꽤 많이 마신 거 같던데 요즘 모임이 많나 봐?”

안솔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요즘 선배들이 같이 밥 먹자고들 하셔서. 거절해도 부탁하는지라 어쩔 수가 없어요오.”

“그래? 혹시 괴롭히는 사람은 없지?”

“네! 다들 착하신 분들이에요~. 너무 잘해주셔서 조금 부담되기도 한데……. 귀엽다고 칭찬들 해주시니까~.”

“그러니? 후후.”

방긋방긋 웃으며 열심히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며 정하연이 다시 안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분 좋은 듯 그녀의 손을 받아들이면서 안솔은 마저 밥을 다 먹었다. 

“그럼 다녀올게요오~.”

“그래, 차 조심하고.”

“네에~.”

아무리 마력을 가두었다고는 해도 기본적인 사용자 능력치는 어딜 가지 않는다. 기본적인 내구 능력치가 있어 트럭이 와서 들이받아도 트럭이 산산조각이 나지 사용자가 다칠 일은 없다. 

그런데도 안솔의 행각은 불안하기만 하다.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마음이 조마조마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신난 걸음으로 멀어지는 모습을 보니 또다시 훈훈함을 느끼며 정하연은 현관의 문을 닫았다. 

“룰 루루~.”

콧소리를 내며 거리를 걷는 안솔. 그런 그녀의 얼굴엔 밝은 미소가 잔뜩 걸려 있다. 

그럴 수밖에. 요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재밌는 대학 생활을 보내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귀엽다고 칭찬해주니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어제도 마찬가지. 

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지며 좋아하는 술을 아무 간섭없이 실컷 마실 수 있었다. 평소라면 사랑하는 오라버니, 김수현이나 다른 언니들이 마구 말렸겠지만, 대학교에서는 그런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마시라고 술을 마구마구 따라주는 사람들만 있을 뿐. 

그렇게 마시고 즐기다 보니 날을 넘기는 날도 많아졌다. 매일 어린애 취급받으며 통제받던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 자신은 어른이었다. 조금 귀여운 동생 취급을 받는 느낌이긴 했지만 여기서 자신은 엄연한 성인이었다!

오늘도 학교에 가면 자신을 어른으로 대해주는 선배들이 잔뜩 있겠지. 다시 어른이 된다는 생각만 해도 절로 신이 나는 안솔이었다. 

그렇게 신나는 발걸음으로 걷다 보니 어느샌가 캠퍼스에 도착했다. 대한민국에서 꽤 이름을 날리는 명문대학교답게 화려한 캠퍼스 거리를 걸으며 안솔은 자신의 학과가 있는 건물로 빠르게 달려갔다. 

“어머? 솔이 왔니?”

“앗, 선배 안녕하세요!”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얼굴에 안솔이 얼른 달려갔다. 긴 생머리에 꽤 예쁜 외모를 한 여 선배가 귀여운 강아지를 대하듯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래그래. 어제 집은 잘 들어갔고?”

“네에!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깨보니 제 방이었어요! 잘 들어간 거 같습니다!”

“후후, 그러니? 다행이다. 성진 선배가 잘 데려다준 모양이구나?”

“성진 선배요?”

안솔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제 술자리에서 같이 마신 것 같기는 한데 자신은 분명 그 선배와 조금 떨어져서 마셨었다. 눈앞에 여 선배들과 잔뜩 마신 거로 기억하는데 어째서 그 선배가 자신을 데려다준 것일까?

“응. 마침 볼 일이 있다고 하셨는데 거기가 너희 집과 가까운 곳이더라고. 그래서 부탁했는데 잘 들어간 모양이야.”

“그런가요오?”

“그러니까 좀 있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렴? 너 어제 많이 취해서 조금 고생 좀 하셨겠더라.”

“네에~.”

별 특별하게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인 안솔은 이내 강의실로 들어가는 선배의 뒤를 쫓았다. 그렇게 강의가 시작되었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종강 시간이 다가왔다. 

“그럼 이만. 오늘의 강의는 이걸로 마치겠다. 조심히 다들 집에 들어가고.”

“네~.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 강의를 진행한 교수님의 인사말을 끝으로 오늘의 수업도 모두 끝이 났다. 교재들을 잘 정리해 책가방에 넣고 있던 안솔은 누군가가 다가오자 슬쩍 고개를 돌렸다.

“솔아~.”

“네? 아, 선배.”

“오늘도 한잔하러 갈 거지?”

“오늘도요? 그럴까…….”

아까 아침에 건물에서 만났던 여 선배. 생각할 것도 없이 승낙하려던 안솔은 순간 멈칫했다. 

다른 게 아니라 요즘 너무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선 또 술을 마시러 가고 싶지만, 오늘만 해도 정하연이 조금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말은 하지 않아도 자신을 걱정하는 눈치가 그대로 보였기에 오늘은 좀 자제할 생각이기도 했다. 

“으응……. 저도 가고는 싶긴 한데에…….”

“오늘 무슨 약속이라도 있어?”

“그건 아니고요……. 언니가 걱정해서.”

“으음, 그러니? 그러면 오늘은 조금만 마시고 들어가는 게 어때?”

“조금만요?”

조금 아쉬운 얼굴을 보이던 안솔의 안색이 갑자기 밝아졌다. 여 선배의 얼굴에도 활짝 미소가 피었다. 

“응. 솔직히 내가 봐도 요즘 너무 마시게 한 것 같거든~. 그러니까 딱 한두 병만 하고 오늘은 일찍 헤어지는 거야. 어때?”

“그, 그럴까요오?”

“그러자. 우리도 요즘 솔이 없으면 술맛 떨어지는 기분이라. 언니들에겐 솔이가 꼭 필요하다고~.”

“헤헤…….”

안솔을 와락 끌어안은 여 선배가 그녀의 정수리에 볼을 비볐다.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보듬어주는 것처럼, 그런 애정 깊은 행동에 안솔도 헤헤 웃으며 그 행위를 만끽했다. 

그렇게 근처 술집으로 향한 안솔과 선배들은 룸을 잡고 술과 안주를 시켜 먹기 시작했다. 단숨에 테이블에 올려진 여섯 개의 녹색 술병. 또 한 명의 여 선배가 하나를 낚아채 맛깔나게 흔들어 뚜껑을 열었다. 

“자자~ 우리 귀여운 새내기 후배님부터 한잔 받으시죠!”

“와아~. 감사합니다~.”

“아이, 귀여워~.”

단숨에 차오르는 술잔. 그렇게 한 번씩 돌아가며 잔을 채운 네 명의 여인은 시원하게 건배하며 한입에 소주를 털어 넣었다. 

“키야아아~. 씁쓸한 어른의 맛!”

“꺄하하. 솔이 너무 웃겨~.”

“소주 마실 때마다 그 말 하네? 뭐 특별한 의미라도 있는 거야?”

“네? 아뇨, 딱히 그런 건 아닌데에…….”

“어? 뭔가 있구나? 있구나?”

“뭔데 뭔데? 말해줘어~.”

선배들이 가깝게 붙으며 물어보자 안솔은 우물쭈물하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건 아니고요~. 저희 집 언니들이 저를 너무 아이 취급을 해서……. 술을 잘 못 마시게 하는 걸요오…….”

“어? 이렇게 잘 마시는데?”

“그러니까요오. 한 병만 마셔도 더 못 마시게 하고 들어가 자라고 해서……. 그래도 대학교에 들어온 이후에는 그렇게 뭐라고는 안 하시는데 집에서 마시는 건 좀…….”

“아아, 그렇지. 성인이 됐는데도 집안 어르신들은 아직까지 철부지 어린 애처럼만 본단 말이지~.”

또다시 술을 한잔 받은 안솔이 동그랗게 눈을 떴다. 방금 말한 사람은 몸매가 좋기로 유명한, 성숙미가 잔뜩 흐르는 인기 있는 선배였으니까. 

“선배도요……?”

“그러엄~. 오빠나 부모님한테는 한없이 어린애 같은가 봐~. 항상 늦게 들어온다고 잔소리만 해대서 홧김에 자취한다고 나와버렸지.”

“아~. 그래서 자취를 하고 계시는 거구나아.”

“뭐, 그것도 있지만, 딱히 그것 때문 만에 나온 건 아니야. 학교에 가까운 것도 있고, 남친하고도 눈치 안 보고 섹스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온 거지.”

“세, 섹스요?”

술잔을 입가에 가져가던 안솔이 다시 한 번 놀랐다. 이야기하기 민감한 내용이 나왔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소주 한잔을 쭉 들이킨 여 선배가 깔깔 웃었다. 

“우리 솔이한테는 아직 한참 먼 이야기려나? 우리 솔이는 순수해서 언니들이 이런 말도 잘 못 하겠네~. 뽀뽀는 해 봤니?”

“해, 해 봤어요!”

안솔이 발끈하자 선배들이 깔깔 웃었다. 안솔의 볼이 빵빵하게 부풀었다. 

“지, 진짜예요! 솔이도 섹스해 봤어요!” 

“으이그, 으이그. 그래 우리 귀여운 솔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죠~?”

“지, 진짠데…….”

“그래그래. 우리 솔이 벌써 다 큰 처녀예요~. 호호호.”

안솔이 작게 몸부림까지 치자 선배들이 킬킬 웃었다. 마지못해 믿어주는 듯한 분위기에 안솔이 주먹을 꽉 쥐었다. 

“거짓말 아니에요! 저도 우리 오라버니랑 밤새 끈적한 섹스를 나눴다고요! 길게는 이틀 동안 한숨도 안 쉬고 섹스했어요!”

“뭐어~? 이틀 동안? 깔깔깔깔.”

“어, 어어?”

“그래그래. 우리 솔이, 일단 진정하고 한잔 마시렴.”

어느새 비운 건지 빈 잔을 채우며 안솔의 잔도 다시 가득 차올랐다. 조금 이상한 분위기에 의아해하던 안솔이 다시 한 번 술잔을 들이켰다. 

“우리 솔이. 조금 분해 하는 건 충분히 이해해요~. 그런데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는 건 못된 아이나 하는 거예요~.”

“거, 거짓말 아닌데……?”

“에이~. 어떻게 이틀 내내 섹스할 수 있니? 남자 고추 빠지겠다, 얘.”

“지, 진짠데. 우리 오라버니는 일주일 동안 쉬지도 않고 돌아가면서 섹스하는데…….”

“일주일? 푸하하하!”

안솔의 말을 들은 여 선배들이 동시에 폭소했다. 일주일 동안 쉬지도 않고 섹스한다니. 그녀들이 아는 상식선에선 절대로 불가능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사실 안솔 입장에선 조금 억울할 수도 있는 면이었다. 실제로 김수현은 일주일 내내 섹스했으니까. 오히려 그 수많은 여인이 다 지쳐 쓰러지는 와중에도 본인은 혼자 멀쩡히 서 기절해 있는 여자들의 음부에다 대고 허리를 흔들었다. 그러기를 몇 바퀴. 김수현은 정말로 모든 여인이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을 모르는 여 선배들은 다들 안솔의 말을 허풍으로 받아들였다. 

“그래그래. 우리 솔이. 여기 한 잔 더 마셔!”

“지, 진짜라고요! 저희 오라버니는 신의 계열에 들어가셔서 체력은 거의 무한대로 유지할 수 있는……!”

“오케이 오케이. 자, 원샷~.”

“꼴깍꼴깍.”

그렇게 뿔이 난 안솔을 달래주며 순식간에 술자리를 달렸다. 한 병 두 병. 그렇게 올려진 술병들이 한둘씩 깨끗하게 비워지기 시작했다. 

“이야~. 아무리 봐도 우리 솔이는 술을 참 잘 마신단 말이야.”

“그, 그래요오?”

“아직 어려서 그런지 매일 이렇게 마시고도 다음날이면 아무렇지도 않은 안색으로 학교에 온단 말이지? 선배들은 모두 나이가 있어서 죽을 맛이란다.”

“선배님들도 매일 예쁘신데…….”

“오호홋, 그러니? 아이구, 우리 솔이 예뻐라!”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진 선배들은 다시 예뻐라를 외치며 술잔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세 병이 더 비워지고 다시 테이블에 새로운 소주병들이 길게 나열되었다. 

“히끅! 제가 한 말……. 모두 다아 거짓말 아니에여어……. 솔이는 거짓말하지 않아요오오…….”

“그래그래. 우리 언니들은 모두 솔이의 말을 다 믿고 있어요~.”

“정말이요오?”

“그럼~. 우리 솔이가 많이 서운했구나? 이 언니가 사죄의 의미로 다시 한잔 따라줄게.”

“네에……. 근데 저희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니에요오……?”

어느새 열 병이 넘는 빈 병이 테이블 주위에 굴러다닌다. 그것을 풀린 눈으로 보던 안솔은 다시 잔에 술이 따라지는 소리에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고개를 꾸벅거리며 채워지는 잔을 바라보는 안솔.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여 선배는 안솔의 시선에 들어오지 않도록 반대편 손을 돌려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나머지 두 명의 선배가 은밀하게 움직여 소주병들을 안 보이는 곳에 감추기 시작했다. 신호를 준 선배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우리 오늘 딱 두 병 까지만 마시기로 했잖아? 아직 한 병씩도 마시지 않았는걸?”

“네에? 으응, 꽤 많이 마신 것 같은데에…….”

“그럴 리가. 한 번 보렴? 자, 아직 네 병 밖에 마시지 않았잖니?”

순식간에 치워진 술병을 슬그머니 바라보던 안솔이 고개를 갸웃했다. 확실히 구석에 세워진 술병의 개수는 네 개였다. 

“에엥? 그러네에?”

“그렇지? 그러니까 솔이는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쭉 들이키렴~?”

“네에~. 꼴깍꼴깍.”

아무런 의심 없이 소주잔을 다시 원샷하는 안솔. 그런 안솔을 보는 선배들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비웃음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워낙 한순간이라 안솔이 술잔을 내렸을 때는 어느새 다시 사람 좋은 미소로 돌아온 여인들이었다. 

“자자, 우리 솔이 안주도 먹고~.”

“냠.”

“안주 먹었으니까 한잔 또 해야지?”

“네에~.”

“다시 안주!”

“냠!”

그렇게 안솔은 혼자서 세 병의 소주를 다시 해치웠다. 아까부터 연신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안솔은 그제야 테이블에 얼굴을 박고 쿨쿨 잠이 들었다. 

“하아, 진짜 잘 마시네 얘.”

“그러게. 몸은 이렇게 조그마한데 어디로 그 술이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니까?”

“간도 좋은가 봐? 이렇게 마시고 내일이면 또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올 거 아냐?”

“으, 징글징글하다.”

한순간에 바뀐 말투. 사랑스럽다는 시선은 온데간데없고 질렸다는 얼굴로 변한 여인들은 다리를 꼬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입으로 길게 들이마신 연기를 뿜으며 한 여 선배가 안솔의 볼을 잡아 쭉 늘였다. 

“처음엔 웬 장애인 같은 년이 학교에 왔나 싶었는데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닌 거 같지?”

“어. 조금 지능 장애가 있어 보이는데. 그런 데도 머리는 꽤 좋으니 뭐, 장애인 특별 전형인가 봐.”

“하, 장애인 주제에 외모는 조금 반반해가지고. 남자애들 시선 끌어모으니 세상 자기만 잘난 줄 알지? 얄미워 죽는 줄 알았다니까?”

“그러니까. 설마 그 우진 선배도 얘한테 관심을 가질 줄은……. 하여간 남자들은 여자들 겉모습만 보고 해롱거린다니까!”

필터링 하나 없이 질투 어린 말을 내뱉던 여자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는 안솔의 머리를 툭툭 치기까지 했다. 그렇게 여기저기 안솔을 괴롭히던 여자 중 한 명이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어. 나야. 응. 끝났어. 지금 방으로 와.”

간단한 대화를 끝으로 통화를 끊는 여인.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룸의 문이 열렸다. 

“또 꼴았어?”

“어, 업어가도 모를 거야.”

“오케이. 잘했어.”

킥킥 웃으며 들어온 건 다름 아닌 세 명의 사내였다. 다들 실실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문을 닫고서 여자들의 옆에 앉기 시작한다. 그중 한 명은 안솔도 잘 아는 얼굴이었다. 

바로 오전에 안솔이 직접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던 성진이라는 선배였다. 안솔의 집까지 직접 데려다주었다던 남자 선배. 사람 좋게 괜찮다고 답했던 그 남자가 지금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안솔의 옆에 앉아 있었다. 

“너희들 때문에 요즘 얼마나 회포를 푸는지 몰라. 오늘도 잘 먹을게.”

“뭐, 얼마나 박던 신경은 안 쓰는데 안에 싸거나 그런 짓은 하지 마. 그러다 꼬투리 잡히면 좆되는 건 한순간이니까.”

“알아알아. 안 그래도 어제 얘 집 데려다주는데 깜짝 놀랐다. 야. 얘네 집 존나 부자야.”

“부자?”

성진이라 불린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 집 존나 크다니까? 나는 처음에 그 동네 구석에 있는 평범한 빌라인 줄 알았는데 그냥 그쪽 부지 다 먹은 큰 저택이더라고. 깜짝 놀랐다. 진짜. 괜히 이런 애한테 질싸했다가 잘못 걸리면 뼈도 못 추린다.”

“...재수 없는 년. 가질 거 다 가졌네. 정신 빼고.”

“킥킥. 솔이가 예쁘긴 하지.”

“예쁘긴 씨발. 그냥 조금 귀여운 편이지…….”

질투심이 역력한 얼굴로 안솔의 머리에 꿀밤을 놓는 여 선배. 아침부터 안솔을 잘 보듬어 주던 그 선배와 동일인물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안솔은 행복한 얼굴로 잠에 빠져 있는 상태였지만. 

“어찌 됐든. 영상은 꼭 찍어 올려. 너 어제는 영상 안 찍었지?”

“아, 깜빡했어. 어제는 좀 덜 취했나 중간에 깨서 깜짝 놀랐거든. 다행히 취해서 기억은 못 하는 것 같지만 말이야.”

“조심해. 걸리면 다 끝이니까. 그리고 정신 차려도 반항 못 하게 동영상 무조건 찍어. 하루하루 갱신할 거니까.”

“오케이, 알았어.”

그렇게 말을 마친 세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룸에서 나갔다.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듣던 남성들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잠들어 있는 안솔을 바라보았다. 

“킥킥, 오늘도 실컷 즐기겠구나~.”

“아, 오늘은 안에 싸려고 했었는데. 까비~.”

“야, 그러다 우리 좆돼. 질싸는 참고 즐기자.”

“오케이.”

어질러진 테이블 위를 정리하기 시작한 사내들. 그렇게 한쪽으로 물품들을 몰아놓은 다음, 그들은 안솔의 몸을 조심스레 일으켜 테이블 위에 눕혀 놓았다. 

한 명은 안솔의 얼굴로, 그리고 한 명은 안솔의 가슴으로. 나머지 한 명은 안솔의 무방비한 허벅지를 향해 천천히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002

“흐응, 흥, 흐응…….”

낮은 숨결. 그것을 듣는 남자들의 얼굴이 흥분으로 달아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덜렁이지만 학급 내에서 가장 유려한 외모를 가진 안솔이었다. 순박하면서도 남들보다 빛이 나는 외모에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 치유되는 듯한 기분을 몇 번이나 느꼈는가. 

그렇게 학급 내 아기 천사로 불리는 안솔이다. 그런 안솔이 지금 자신들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 

“이야, 얘 진짜 만질 때마다 적응이 안 된다. 어떻게 이런 얼굴로 이런 가슴을 가지고 있냐?”

“그러니까. 솔직히 옷을 하도 껴입어서 평소엔 티가 안 나잖아? 나도 처음에 만졌을 때 순간 뽕인 줄 알았다니까?”

“이거 완전 촉감이……. 오우야.”

한껏 벗겨진 코트. 그 안으로 드러난 티셔츠에 덮인 풍만한 살이 사내들의 손에 이리저리 일그러진다. 한 사내가 두 손으로 가슴을 힘껏 그러모아 와락 일그러뜨렸다. 옷 위지만,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오는 부드러운 살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아응, 흥…….”

“킥, 얘 느끼는 거 봐라. 가슴으로도 이렇게 헐떡이니 와.”

“킥킥. 야. 그래도 처음에 받았던 충격보다 훨씬 낫다. 와, 난 영락없이 처녀인 줄 알았는데.”

“그러긴 하지. 단순히 처녀만 아니었을까. 물 질질 흘리면서 꾹꾹 물어주는데 난 순간 타락천사가 이런 거구나 하고 느꼈다.”

킥킥 웃으며 사내들이 안솔의 상의를 벗겨냈다. 완전히 벗겨낸 건 아니고 티셔츠만 위로 들어 올려 가슴 위로 걸쳐놓는다. 이미 옷 위로 만져져 흐트러진 속옷이 가슴을 놓친 상태. 브래지어 위로 삐져나온 분홍빛 유실이 탐스럽게 반들거린다. 

“그래도……. 이런 걸레라면 난 완전 찬성이지. 안 그러냐, 성진아?”

“응……?”

여전히 가슴을 주무르며 손가락 끝으로 유두를 자극하던 사내가 묻자 한쪽에서 무언가에 열중하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성진이라 불린 사내의 모습에 불렀던 남자가 히죽 웃었다. 

“와, 이 새끼. 그새 아래 건드려놨네. 야, 얼굴이나 닦으면서 해라.”

“어. 하도 맛있어서 순간 빠져들었다.”

“븅신. 킥킥.”

피식 웃은 성진이 다시 고개를 묻는다. 테이블 위로 올려진 안솔의 다리가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두 손으로 허벅지를 꽉 잡은 성진이 그대로 이를 놀렸다. 

짧게 입은 핫팬츠. 그 사이에 얼굴을 박은 성진이 이로 핫팬츠 사이를 힘껏 물었다. 그대로 옆으로 젖히자 상의 속옷과 마찬가지로 순백의 속옷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상태서 혀를 밀어 속옷을 밀어 옆으로 밀어낸다. 

그 좁은 틈새로 보이는 분홍빛 속살. 이미 한참의 작업으로 젖어 있는 그 은밀한 속살을 보자 성진은 다시금 갈증이 솟는 걸 느꼈다. 누가 뭐라 할 새도 없이 그가 힘껏 입술로 베어 물었다. 

“하응……!”

“쯉, 쭈웁, 쭙.”

민감한 곳을 자극받자 다시 꿈틀거리는 안솔. 하지만 단단하게 붙잡힌 하반신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상체에서는 손가락을 튕기며 끊임없이 유두를 괴롭힌다. 위아래로 느껴지는 자극에 안솔의 뜨거운 숨결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하응, 읍.”

“쯉, 쯉, 쮸읍.”

그렇게 하염없이 흘러나올 것 같았던 신음이 단숨에 막힌다. 가슴과 아래를 뺏긴 다른 한 사내가 그대로 안솔의 입에 입을 맞춘 것. 

당연히 입술만이 맞닿는 순수한 키스가 아니었다. 벌어진 안솔의 입술로 사내의 굵직한 혀가 무식하게 들어갔다. 상대적으로 두꺼운 혀로 안솔의 입 구석구석을 범하기 시작했다. 

“흥, 흐응, 흡!”

“쯉, 쯉.”

“츄릅, 츄릅.”

그렇게 세 사내에게 범해지는 안솔. 미세하게 꿈틀거리던 여체가 점점 격하게 변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흐응, 흐응! 흐응……!”

하반신을 바르르 떨며 몸부림치는 안솔을 세 명의 사내가 힘껏 붙잡는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행위에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가슴을 붙잡은 손은 끊임없이 유두를 괴롭혔고 아래에서는 역시 발기한 클리토리스를 혀끝으로 놀리는 중이었다. 그 자극에 절로 나오는 신음을 뱉으려 벌어진 입술은 다른 사내에게 무참하게 빨리는 중이었고. 

그렇게 한차례의 격정적인 시간이 지나갔다. 점점 잔잔해지는 여체에 사내들 역시 쉬는 시간을 가져갔다. 

“후우, 이제 벗겨볼까?”

한 사내의 말에 다른 사내들이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그렇게 천천히 벗겨지는 안솔. 끝내 걸쳐져 있던 코트가 소파 한쪽에 걸쳐지고 그녀의 상의가 바닥에 던져진다. 속옷과 하의 역시 마찬가지. 어느새 안솔은 허벅지까지 올려진 양말을 제외하고는 알몸의 상태가 되었다. 

“이야~. 봐도 봐도 꿀 덩이 같은 몸매란 말이야. 어떻게 이런 순둥이가 이런 몸매를 가지지?”

“딱히 운동한 거 같지도 않고. 그냥 타고난 몸매라는 건가.”

벗겨진 안솔을 보며 사내들이 또다시 감탄사를 흘렸다. 그도 그럴 것이 사용자 정보로 최상의 육체가 된 상태였다. 사정을 모르는 일반인들이라면 감탄할 수밖에 없는 몸이 되어버린 것. 

전체적으로 마르고 작아 보이는 육체지만 여성의 매력을 나타낼 수 있는 부위는 이미 성숙하게 다듬어진 상태였다. 가는 어깨 아래로 꽤 볼륨이 있는 젖가슴이 부드럽게 늘어졌고, 복부는 군살 하나 없이 매끈한 평지를 이룬다. 허리가 얇은 건지, 아니면 골반이 발달한 건지. 잘록한 허리 라인에 사내들은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매번 볼 때마다 똑같은 소리 하냐. 야, 다리 벌려.”

성진이라 불린 남자의 말에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두 사내가 안솔의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얇은 다리가 벌어지며 드러나는 분홍색 속살. 이미 한 번의 절정으로 반들반들해진 은밀한 속살이 움찔거리며 사내의 그것을 바라고 있다. 

찔꺽.

“흐응…….”

“아무리 봐도 남자를 바라는 반응이란 말이야.”

성진이 슬쩍 손가락을 가져가자 그것에 반응하듯 음부가 쉴 새 없이 움찔 인다. 마치 먹이를 삼키려는 식충식물처럼 잡히기만 하면 곧바로 삼켜져 버릴 듯한 모습. 

그것에 순응하듯 음부를 건들던 성진이 그대로 손가락을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기가 무섭게 성진이 움찔했다. 생각보다 강한 흡착력으로 붙은 살들이 손가락을 통째로 삼킬 듯이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안쪽을 느끼던 성진이 그대로 손가락을 빼내었다. 찔꺽, 하고 강한 흡입력을 이겨낸 손가락이 쭉 빠져나왔다. 이미 젖다 못해 질척할 정도로 많은 양의 애액에 성진이 저도 모르게 다시 안으로 손가락을 찔러넣었다. 

“흐응, 흥……!”

찔꺽, 찔꺽, 찔꺽.

저도 모르게 행한 행동. 마치 중독이라도 될 것 같은 감각에 성진은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몇 번이나 찔러넣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안솔의 안은 점점 강한 흡입력으로 성진의 손가락을 놓아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가 침을 꿀꺽 삼켰다. 

“와, 아무리 봐도 이건 명기란 말이야. 시발, 이거 보이냐? 이제 안쪽 살이 딸려 나오려 그런다.”

“솔이 흡입력은 알아주지. 얘는 처음 넣자마자 쌌잖아? 하마터면 질 내 사정할 뻔.”

“닥쳐라. 흑역사는 건들지 않는 법인 거 모르냐?”

킥킥거리며 농담을 주고받는 사내들. 그러거나 말거나 성진의 손은 점점 빨라지는 중이었다. 

“이대로 넣으면 또 바로 쌀지도 모를걸? 한 번 더 보내놔야겠다.”

“더 세게 해줘. 얘 은근히 좋아한다, 그런 거.”

“오케이.”

이제 맛보기는 그만할 생각인지 성진은 점차 본격적으로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중지만 넣었던 손가락에 두 개의 손가락을 더 더한다. 단숨에 세 손가락을 넣은 성진은 힘차게 팔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살짝 구부려 위쪽 질벽을 자극하면서 안쪽을 무참히 쑤시기 시작했다. 

찔꺽, 찔꺽, 찔꺽, 찔꺽. 

“흐응, 흥, 흐응, 흐으응!”

촥, 촥, 촥, 촥.

“흐응, 흡, 흐읏!”

“야, 소리 봐라, 소리. 홍수 났다, 홍수!”

힘차게 아래를 쑤시는 움직임에 안솔의 몸이 크게 퍼덕이기 시작했다. 한껏 벌어진 음부에서 끈적한 애액이 사방으로 뿜어진다. 사내의 손에 가득 모이는 애액이 살과 비벼지며 음란한 소리를 가득 흘려낸다. 

“흐응, 흥, 흐으으응……!”

그렇게 안솔의 허리가 다시 크게 들썩였다. 손을 마구 휘젓던 성진도 손가락을 빼내며 안솔의 음부를 전체적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찌직, 찍. 거세게 쏘아지는 물줄기를 손바닥으로 받으며 사내의 손바닥이 여인의 소중한 부위를 덮고 문질렀다. 

“흐으, 흐으으으…….”

엉덩이를 번쩍 들었던 안솔이 다시 천천히 허물어졌다. 격한 절정을 느끼고 다시금 쉬어가는 시간이 다가왔다. 하지만. 

“와씨. 나는 더는 못 참겠다. 나부터 해도 되냐?”

“씨벌, 나도 못 참겠는데. 하, 입으로 할까?”

“그러던가. 나는 조금 있다 할게.”

그건 오로지 안솔에게만 허용되는 말이었다. 사내들은 조금도 진정되지 않았다. 

아직 본 게임에 돌입하지 못한 사내들이 하나둘씩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이미 한껏 부푼 남근을 부여잡은 한 사내가 안솔의 다리 사이로 들어오자 성진이 옆으로 살짝 비켜주었다. 그가 안솔의 음부에 귀두를 갖다 대고 천천히 비비기 시작했다. 검붉어질 정도로 부푼 귀두 위에 점차 끈적한 액체가 발라진다. 

“흐응, 흥.”

“자, 그럼 오늘의 처녀는 제가 먹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랄 말고 빨리해.”

“넵.”

한쪽에서 참지 못한 사내가 양물을 주물럭거리며 재촉하자 사내가 얼른 허리를 밀어 넣었다. 찔꺽, 하고 부푼 남근이 너무나도 쉽게 안솔의 안으로 사라져 들어갔다. 

“아. 아아…….”

“끄하, 나 바로 쌀 뻔.”

“미친. 안에 싸지 마라. 걸리면 진짜 다 죽는 거다.”

“알아, 알아. 피 볼 뻔 한 적 한 두 번이냐. 걱정하지 말아.”

이미 이런 일에 꽤 익숙한 모습이다. 그렇게 엄지를 치켜든 사내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척, 척, 척.

굵직한 남근이 깊숙이 박혔다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처음엔 천천히 움직이던 동작이 점차 빨라지는 건 금방이었다. 

척, 척, 척, 척, 척.

“하응, 항, 하윽, 하악!”

사내의 격한 행위에 안솔의 몸이 통째로 흔들렸다. 그녀가 누워있는 테이블도 위태위태하게 흔들렸지만 사내는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 소리에 자극받아 더욱 세게 안솔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아응, 항, 하앙! 항!”

“끄윽, 끅, 끄읍!”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삽시간에 온 힘을 다해 허리를 흔들던 사내가 호흡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단숨에 뽑힌 남근을 잡고 힘껏 흔들던 사내가 이내 안솔에게로 하얀 정액을 싸지르기 시작했다. 

“헉, 헉, 헉. 와, 씨. 좆 될 뻔.”

“아씨, 더럽게. 야 빨리 닦고 비켜.”

그렇게 한 사내가 끝나기가 무섭게 다른 사내가 자리를 잡고 들어왔다. 투덜거린 사내가 휴지로 자신이 내보낸 정액을 닦아내자, 다른 사내가 곧바로 양물을 집어넣었다. 

“와나. 내가 먼저 할걸. 괜히 저기서 딸치다 와서 바로 쌀 것 같잖아.”

“킥킥. 그러게 입으로 한발 싸놓지 그랬냐. 어차피 계속 돌릴 거니까 크게 상관은 없지 않아? 얼른 싸고 비켜라. 성진이도 기다리는 중이다.”

“원래 메인 정식은 제일 나중에 등장하는 법이잖냐. 조금 천천히 가도 될걸? 안 그러냐, 성진아?”

두 사내의 시선이 한쪽으로 향한다. 한쪽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성진은 피식, 하고 가볍게 웃었다. 그도 다른 사내와 마찬가지로 다를 바 없는 상태였다. 다만, 아직 바지는 벗지 않은 상태라 발기한 사타구니가 도드라져 보일 뿐.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던 사내가 킥, 웃었다. 

“아무리 솔이가 명기라 해도 저 새끼가 한번 거치고 나면 조금 헐렁해지기는 해. 저 새끼가 워낙 커야지.”

“그렇긴 하지. 근데 몇 번 박아주면 다시 조여주니까. 난 오히려 좋던데?”

“변태새끼. 뭐, 나도 그렇긴 한데 저 새끼한테 열등감이 느껴진다니까. 솔이 반응 보면.”

“어쩔 수 없지. 이러니까 좆 큰놈이 제일 갑이라는 거 아니겠어?”

“야, 헛소리 말고 빨리 끝내. 나도 조금 급하니까.”

“네이~.”

성진의 재촉에 사내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찔꺽, 찔꺽, 찔걱. 

사내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에 안솔의 몸이 움찔 떨렸다. 조금 전과는 다른 움직임. 의식이 없음에도 그 차이를 본능적으로 알아챈 것이다. 

“흐응, 흥, 으응…….”

“킥, 솔이 조이기 시작한다. 얘는 사람만 달라지면 이렇게 바로바로 반응해주더라?”

“명기가 괜히 명기겠냐. 상대에 맞춰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거겠지.”

조금 전의 사내가 무차별적으로 격하게 범했다면, 이번 사내는 완전히 다른 성향의 움직임이었다. 삽입은 하되, 살이 닿지 않는 움직임. 딱 남근만 넣었다 뺐다 하는 수준의 움직임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에 안솔의 숨결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앙, 하앙……. 좋아……. 좋아아…….”

“킥. 우리 솔이, 좋아? 오빠 자지 좋아?”

“좋아아. 오라버니 자지……. 조아아…….”

잠꼬대 식으로 칭얼대는 안솔의 모습을 보며 사내가 더욱더 허리를 놀렸다. 마찬가지의 섬세한 움직임으로 점차 빨라지는 움직임에 안솔이 파르르 떨었다. 그녀가 돌연 사내의 허리를 힘껏 끌어안았다. 

“가, 가요! 소, 솔이 가버려요!”

“야, 잠깐만. 나도 쌀 것 같은데…….”

“하앙, 하아아앙!”

예상치 못한 절정에 사내의 안색이 파래진다. 덕분에 움직임이 멈췄긴 했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푸슛, 푸슛, 푸슈슛. 

“아, 씨발, 야…….!”

아랫배에 느껴지는 따뜻한 물줄기. 그것은 의식하지도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조여오는 속살에 사내가 몸을 바르르 떨었다. 어떻게든 허리를 빼 보려 했지만, 힘껏 끌어안은 힘이 어찌나 센 건지 안솔의 팔과 다리는 도무지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사내가 막 사정을 하려던 순간이었다. 그 아슬아슬한 찰나에 문득 안솔의 팔다리가 풀리며 사내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갔다. 허공으로 흰 정액이 힘차게 쏘아졌다. 

“앗, 씨발! 더러워! 어디다가 싸는 거야, 새끼야!”

“어, 미, 미안. 와, 진짜 좆 될 뻔했다. 와.”

처음으로 사정했던 사내가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안솔의 구속을 풀어준 모양이었다. 사정한 사내가 혹시나 하는 얼굴로 안솔의 다리 사이를 살펴보았다. 활짝 벌어져 있는 음부 사이로 딱히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안쪽에 사정한 건 아닌 모양이었다. 

“휴, 다행히 안에는 안 싼 모양이네. 와, 야. 얘 힘 장난 아니다. 이렇게 끌어안겨 진 적은 처음이었는데.”

“나도 깜짝 놀랐다. 순간 팔 안 풀려서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얘, 뭔데 이렇게 힘이 세냐. 야, 성진아. 넌 조심해라.”

“나야 뭐,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

호들갑을 떠는 둘과는 달리 조금은 여유로운 얼굴의 성진. 그를 보던 사내들이 부럽다는 듯 말했다. 

“하긴, 저 새끼 조절 능력은 끝내주니까. 하, 부럽다. 자지도 크고.”

“뭐, 우리야 그냥 떨거지 아니겠냐. 그래도 쟤 때문에 여자애들도 많이 먹어 봤잖아. 숙여야지 뭐.”

“인정 인정. 자, 우리 대장님. 어서 잡수십쇼.”

어느새 공손해진 둘의 행동에 성진이 킥, 웃으며 일어났다. 조금 과장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것은 평소에 꽤 있는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저 친구들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안솔의 옆으로 걸어온 그가 바지의 지퍼를 열기 시작했다. 주섬주섬, 옷을 풀며 그가 바지와 함께 속옷을 내리자 거대한 물건이 불쑥, 하고 바지 속에서 튀어나왔다. 

“으, 시발. 저 새끼 좆은 볼 때마다 징그러워.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클 수가 있냐?”

“흑인 것만큼은 못돼도 백인급은 될걸? 내가 쟤 때문에 믿었잖냐. 한국인도 자지가 크게 태어날 수 있다는 거.”

친구들의 대화를 들으며 성진은 안솔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갔다. 그가 살짝 허리를 들어 안솔의 가랑이 위로 양물을 얹어 놓았다. 툭, 이전 사내들과는 다르게 꽤 묵직한 크기의 물건이 그녀의 아랫배에 올려졌다. 

“흠, 끝까지 넣으면 이 정도 까지 넣어지는 건가?”

안솔의 허벅지를 잡아 벌리며 성진이 더는 밀려들어 가지 않을 정도로 허리를 밀어 넣었다. 배 위에 올려져 있던 남근이 움직이며 안솔의 배꼽까지 닿았다. 살짝살짝 움직이며 비교하는 것이 안에 삽입했을 때와 위치를 비교해보는 것 같았다. 

그것을 보던 다른 사내들이 침을 꼴깍 삼켰다. 삽입한 건 아니지만, 저런 거대한 물건이 방금까지 자신들이 헤집던 안을 통째로 바꾸어 버릴 거로 생각하니 절로 흥분에 고조된 것이다. 

“…씨벌. 저러니까 여자들이 큰 자지에 목메지. 우리 같은 놈들은 희망이 없던 거야.”

“닥쳐. 가뜩이나 암울해지려고 하는데 불난 집에 기름 붓지 마라.”

“야, 조용해. 이제 넣을 거니까.”

성진의 말에 두 사내가 입을 다물었다. 안솔의 배에 얹어져 있던 남근이 살짝 빠지더니 아래로 내려가 그곳에 있는 입구에 닿았다. 

그리고.

찔, 꺽.

“…….”

“…….”

성진이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음에 따라, 굵직한 남근이 좁은 음부를 활짝 벌리며 천천히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003

찌걱, 찌걱.

“아, 앗.”

사내의 허리가 점차 깊게 들어간다. 그럴 때마다 안솔의 허리가 조금씩 경직되며 활을 그리기 시작한다. 

조금 전과는 명백히 다른 반응. 앞서 두 사내의 물건을 어렵지 않게 받아내 그들의 욕망을 받아냈던 여체가 지금은 사내의 물건을 받아내기 매우 힘들어한다. 

접힌 다리가 본능적으로 사내의 몸을 막았다. 미약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이 어떻게든 밀어내려 하는 듯했지만 성진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상체를 숙여 안솔을 꾹 누르고 허리를 더욱 깊이 밀어 넣는다. 

찌걱, 찌걱.

“아, 아으, 으.”

“으음!”

지켜보던 사내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완전히 붙었다. 성진의 물건이 뿌리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게 다 들어갔다. 

“와, 이건 볼 때마다 신기해. 어떻게 꾸역꾸역 끝까지 다 들어가긴 하네.”

“그러게. 이 조그마한 뱃속에 어떻게 이런 게 들어갈 자리가 있지?”

움찔거리는 안솔의 배를 꾹꾹 누르는 사내들. 가뜩이나 큰 물건으로 가득 찼는데 외적인 자극까지 오니 안솔의 입에서 희미한 신임을 흘러나왔다. 

“자꾸 만지지 마라. 안에서 계속 조여오잖아.”

“그래? 야. 더 눌러 더.”

“킥킥. 어때? 어때?”

킥킥거리며 꾹꾹 누르는 둘의 행동에 성진도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실제로 안솔의 안쪽이 살아있는 지렁이처럼 꾸물꾸물 조여왔기 때문이다. 

“자, 그럼 좀 움직일까?”

원래라면 이대로 여체를 느끼며 천천히 즐겼겠지만 안솔에게 만큼은 그런 여유가 통용되지 않았다. 아래쪽이 명기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순둥순둥한 아이 같은 겉모습이 자꾸만 그의 무언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성진이 안솔의 허리를 살포시 부여잡았다. 부드러운 살결. 그것을 잠시 음미하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려는 순간이었다. 

“아직 시작 안 했지?”

“헉?!”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너, 너……!”

“왜? 어차피 영상으로 보내줄 거였잖아? 새삼스레 부끄러운 거 아니지?”

어깨가 모두 드러나는 오픈 숄더 스웨터에 짧은 미니스커트. 전체적으로 아리따운 미모를 갖춘 여인이 허락도 없이 자리에 앉았다. 

“수지, 너…….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렇게 마음대로 들어오면…….”

“안된다고? 내가 너희 일용하는 양식 제공해주는 사장님인데?”

“쩝, 그렇긴 하지만…….”

입맛을 다시는 사내들을 뒤로하고 수지라 불린 여인이 안솔을 슬쩍 보았다. 상냥하게 웃어 보이더니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아이구, 우리 솔이. 저 대물 받느라 힘들었지? 그래도 기특하게 다 받고 있네~?”

애정이 가득한 목소리. 하지만 싱글거리는 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얼굴을 쓰다듬던 손이 가슴 쪽으로 순식간에 내려갔다. 

“쪼만한게 가슴은 또 있어서는. 야, 너 여기 쪽쪽 빨아봐.”

“으, 응?”

“키스 자국 좀 많이 내보라고.”

안솔의 새하얀 가슴을 주물럭거리며 사내에게 권하는 수지. 당황하던 사내 한 명이 그녀의 기세에 눌려 안솔의 젖가슴으로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 잠시 후.

“쭙, 쭈웁, 쭙.”

“아하하. 우리 솔이 어른 자국 하나 또 생겼네? 야, 이것도 다 찍어.”

“어. 어어…….”

멀뚱히 서 있던 사내도 그녀의 말을 따라 카메라를 들었다. 다들 하의가 벗겨진 채로, 남근을 덜렁거리면서 여자 한 명에게 쩔쩔매는 모습이 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그것을 조용히 바라보던 성진이 피식 웃었다. 

“야, 전수진. 웬일이냐? 이런 자리에 원래 직접 안 오잖아?”

“음? 그냥. 근처에서 술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리 솔이 보고 싶어서~.”

귀엽다는 듯 다시 안솔의 얼굴을 쓰다듬는 여인. 그녀가 성진에게 슬쩍 눈치를 주었다. 

“뭐해? 하던 거 계속해.”

“하,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인데…….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

“음? 뭐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서. 너 그렇게 안솔 챙겨주는 척하더니 이렇게 뒤통수 쳤잖아. 근데 이 모습은 무슨 모습이지?”

“뒤통수치긴 누가. 그냥 우리 솔이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았으면 해서 그러는 거지.”

“세상의……. 아름다움?”

전수진이라 불린 여인이 활짝 웃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홀리게 할 정도로 정말 환한 미소였다. 

그녀가 말했다. 

“섹스.”

물론 입에서 나온 단어는 별로 그렇지 않았지만.

“하, 참, 나.”

“왜? 좋잖아? 다들 정조니 뭐니 중요시하는데 사실 그런 거 하나도 쓸데없거든. 많이 한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결혼하면 평생 한 명하고만 해야 하는데 그 전에 미리 즐겨놔야 하지 않겠어? 아, 몰래 바람 피면 되나? 히히.”

“너……. 존나 무섭다.”

“네 좆만 하겠어요? 흑인 대물 주제에.”

전수지의 시선이 내려와 사내의 아래로 향했다. 안솔의 안쪽으로 깊숙이 박혀있는 부위. 그녀가 성진의 아랫배에 손을 대고 살짝 밀어냈다. 

“잠깐만. 조금 빼봐.”

“…….”

뒤로 살짝 밀리자 안에 박혀있던 물건이 주르륵 빠져나온다. 흠뻑 젖어있는 남근. 그것에 찰싹 붙어있던 속살이 조금 딸려 나오자 안솔의 몸이 다시 부르르 떨렸다. 

“하으으으…….”

“하, 정말 신기하단 말이야. 어떻게 이게 다 들어가지? 이해가 안 가네.”

“그렇지? 우리도 볼 때마다 느낀다니까?”

“우웅, 웅, 웅.”

안솔의 젖꼭지를 물고 있던 사내도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여전히 입술로 문 상태로. 

“흐응~. 나는 도저히 안 되던데.”

“이상한 일 아니야. 쟤 물건 받을 수 있는 여자, 몇 없어. 일단 내가 본 사람 중에서는 안솔이 처음이야.”

“으, 자존심 상해.”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는 여인을 보며 사내들이 꿀꺽 침을 삼켰다. 이렇게 대놓고 색에 대한 욕망을 마구 표출하다니. 듣는이로 하여금 절로 흥분되게 하는 말이다. 

“그럼 조금씩 움직여봐.”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긴 한데……. 자꾸 그렇게 명령할 거야?”

“아, 왜~? 재밌잖아? 빨리 움직여 봐.”

조급해졌는지 전수진이 성진의 상의를 잡아끌었다. 그로 인해 사내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고 남근 역시 다시 안으로 깊이 삽입된다. 

“아윽!”

“와, 진짜 가뿐하게 들어가네? 야, 계속 움직여봐.”

“아, 알겠으니까 그렇게 잡아끌지 마.”

결국, 전수지의 재촉에 못이긴 성진이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음란한 소리가 룸 안에 울리기 시작했다. 

“오. 오오.”

안솔의 허리를 잡은 채로 움직이는 허리. 남근이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괴상하다는 느낌이 없어지지 않는다. 그럴 수밖에 없다. 비정상적으로 큰 양물이 작디작은 여자의 구멍에 수월하게 드나드는데 이상하지 않을 리가 없다. 

“아응, 흥, 으응!”

처음엔 버겁게 받아들이던 안솔도 점차 뜨거운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바동거리던 상체도 어느새 진정되었고 가만히 사내의 물건을 받아들인다. 눈을 감고 깊은숨을 흘리는 모습이 영락없이 쾌감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움직이던 성진이 안솔의 다리를 잡고 몸을 돌리게 했다. 옆으로 뉘어진 안솔의 둔부에 다시 남근을 쑤셔 넣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아으, 못 참겠다.”

안솔의 가슴을 탐하던 사내가 바뀐 자세 때문에 불편해지자 결국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크게 발기한 자신의 물건을 벌어진 안솔의 입에 가져갔다. 

“하음, 음…….”

사내의 남근을 본능적으로 느낀 걸까? 여전히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안솔은 수월하게 사내의 남근을 입술로 물어 빨기 시작했다. 

“으음, 음……. 쭙, 쭙…….”

입술로 귀두를 톡톡 건드리다가 끝에서 새어 나온 사내의 맛을 느낀 다음 격하게 변했다. 입으로 양물을 가득 물며 온 힘을 다해 쭉쭉 빨기 시작했다. 

척, 척, 척, 척.

“흐응, 흥, 으응, 흥!”

그런 음란한 광경이 연출되자 성진 역시 급격하게 흥분감이 솟아오르는 걸 느꼈다. 사정감이 차오르자 잠시 움직임을 늦춘다. 그제야 머리에 가득 찼던 열기가 빠져나가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음, 음…….”

어느새 안솔의 곁에 다가가 뚫어지라 보고 있는 전수지. 테이블을 짚고 허리를 이리저리 비트는 것이 아무래도 같이 흥분한 모양이었다. 

“더, 더 빨리 움직여…….”

“잠시 쉬고. 더 하면 나도 쌀 거 같아.”

“그냥 싸버리면 되지. 너 어차피 연달아 가능하잖아.”

“콘돔 없어. 바깥에다가 계속 싸면 흔적 남잖아.”

“피. 재미없긴.”

실망한 얼굴로 혀를 찬 전수지가 이내 시원하게 스커트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선 카메라로 촬영하며 남근을 주물럭거리던 사내에게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야. 그만 주물럭거리고 여기에 박아.”

“어? 오오, 이게 웬 떡.”

마찬가지로 속옷까지 벗어 던진 전수지가 엉덩이를 내밀자 사내가 다가와 허리를 맞추었다. 단번에 삽입에 성공한 사내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전수지의 입에서도 뜨거운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윽, 흑, 으응! 좋아, 더 세게 박아. 더 세게!”

“헉, 헉!”

퍽, 퍽, 퍽, 퍽.

여자의 요구에 따라 강하게 허리를 움직이는 사내. 그런 음란한 모습을 보니 성진도 다시 흥분감이 끌어오르는 걸 느꼈다. 

“헉, 헉.”

그가 손을 뻗어 전수지의 상의를 끌어 내렸다. 어깨가 오픈되어 있던 옷이 내려가 젖가슴이 불쑥 튀어나온다. 속옷도 착용하지 않았는지 부드럽게 출렁이는 가슴을 멍하니 보던 성진이 그녀의 가슴 한쪽을 손에 쥐어 주무르기 시작했다. 

“헉, 헉! 너, 너는 솔이한테나 집중……. 하악!”

“한쪽은 내꺼지!”

“하악! 하악!”

전수지의 뒤에서 박고 있던 사내도 나머지 한쪽 가슴을 쥔 채 힘차게 허리를 흔들었다. 철썩거리는 살 소리와 함께 남녀들의 뜨거운 신음이 섞인다. 

그런 끈적한 분위기 속에서 먼저 절정에 다른 건 공교롭게도 안솔의 입을 사용하고 있던 사내였다. 그가 황급히 허리를 뽑아 전수지에게 다가갔다. 쾌락에 빠져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사내의 향기를 눈치챈 그녀가 눈을 흘겼다. 

“뭐, 뭐야……. 나보고 받아달라는 거야?”

“응. 오랜만에 네 색스러운 얼굴을 보니 거기다 싸고 싶어서. 안돼?”

“흐, 흥! 트, 특별히 허락해줄게. 자.”

그녀가 입을 벌려 고개를 내렸다. 잔뜩 흥분해 터질 듯이 부푼 남근의 끝을 입술로 베어 문 그녀가 이내 쪽쪽 빨아대기 시작했다. 

“야, 전수지……. 너 너무 야한 거 아니냐?”

“우웅, 웅, 웁…….”

열렬히 남근을 빠는 모습을 보니 세 남자 역시 크게 흥분이 되는 걸 느꼈다. 안솔과 전수지의 뒤에서 허리를 흔들던 사내들이 더욱 격하게 움직인다. 잔뜩 힘이 들어갔는지 전수지의 가슴을 쥔 손이 그녀의 살덩이들을 이리저리 당기기 시작했다. 

“으윽! 싼다!”

그렇게 전수지의 입을 탐하던 사내가 먼저 사정에 이르렀다. 그가 크게 움찔 이며 사정을 하자 전수지가 동작을 멈추고 가만히 그의 정액을 입으로 받아내었다. 

“야, 나, 나도!”

사내의 정액을 받아내면서 그녀도 크게 흥분한 걸까? 갑작스럽게 강하게 조여오는 통에 뒤에서 허리를 흔들던 사내도 남근을 깊숙이 밀어 넣고 몸을 크게 떨었다. 

앞뒤로 쏟아지는 정액들. 그 모습을 본 성진 역시 갑자기 사정감이 치솟는 걸 느꼈다. 

‘이, 이런. 지금 싸버리면 큰일 나는데.’

그러나 성진은 앞선 두 남자와는 달랐다. 그가 괄약근을 힘껏 조이며 동작을 정지했다. 귀두 끝까지 차올랐던 정액을 억지로 틀어막고 견뎠다. 꾸물거리던 질벽이 사내의 정액을 받기 위해 쉴 새 없이 짜내왔지만, 성지는 이를 악물고 끝끝내 버텨냈다. 

“후우, 후우, 후욱.”

결국, 포기했는지 안솔의 내부가 천천히 진정된다. 사정감이 천천히 가라앉자 성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꿀꺽……. 꿀꺽…….”

“…….”

그러나 그런 그의 흥분을 다시 건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입안 가득 정액을 머금은 전수진이 목젖을 크게 움직이며 조금씩 그것들을 삼키기 시작한 것. 

마치 잘 보라는 듯이 고개를 들어 천천히 삼켜낸다. 그 관능적인 모습에 성진은 다시금 흥분감이 치고 올라오는 걸 느꼈다. 

“하, 진짜 미치겠네. 너 왜 이렇게 오늘 서비스가 좋아?”

“하아, 하아……. 네가 그 대물로 솔이 쑤시는 거 보니까 흥분되잖아. 하, 부럽다 진짜. 나도 네거 맘껏 맛보고 싶어.”

“하면 되잖아.”

입술을 삐죽 내밀며 실망감을 드러내던 전수진은 이내 질색했다. 그녀가 손을 내저었다. 

“네 거? 안돼. 나 죽으라고? 너랑 하고 나면 삼일을 못 걸어, 이 괴물아!”

“쩝.”

이미 이쪽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그녀도 성진과 여러 번 관계를 맺은 사이었다. 그의 물건을 받아내고 쾌락 어린 섹스를 할 수는 있어도 얼마 안 가 그의 페이스에 휘말려 끝내는 당하고 만다. 

그것은 그녀가 추구하는 섹스가 아니었다. 그냥 쾌락만 있지 강간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흐응~. 나도 한번 풀었으니까 이제 본 쇼 계속해봐.” 

“응?”

“아직 안 쌌잖아? 계속해야지. 자, 카메라 줘.”

그녀가 손을 내밀자 옆에서 사정의 여운에 빠져있던 사내가 카메라를 넘겨주었다. 그것을 든 전수지는 정확히 안솔과 성진을 향한 후 한 손으로 일어나라는 신호를 보냈다. 

“일어나서 솔이 들고 박아줘.”

“지금 계속하라고?”

“응. 아, 솔이 얼굴은 잘 보이게 이쪽으로 돌려주고. 최대한 보지가 잘 보이게.”

“쩝. 지금 하면 바로 쌀 거 같은데.”

“안에 싸면 되지. 너 아직 한 번도 안 싸지 않았어?” 

아직 성진은 한 번도 내어내지 않았기에 사실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수지의 입가에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야.”

“……?”

“얘 임신시킬래?”

“뭐?”

이어진 전수지의 말은 그야말로 경악스러운 말이었다. 세 남자가 동시에 입을 벌렸지만, 오히려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얼굴이었다. 

“얘 임신하면 엄청 흥분될 거 같지 않아? 순수한 얼굴을 하면서 배는 볼록 만삭인 상태야. 낑낑거리며 엉기는 모습 보고 싶지 않아?”

“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위험한데.”

“뭐? 남자들이 간이 왜 이리 작아?”

전수지가 얼굴을 찡그리며 핀잔을 주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었다. 세 남자가 완강히 거부하자 전수지도 아쉽다는 듯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뭐, 나도 사실 그냥 한 번 해본 소리였어.”

“후, 네가 말하면 장난 같지가 않다.”

“헤헤. 아, 근데 안에 싸라는 말은 장난 아니다? 그거 한번 싼다고 임신 안 하니까 마음껏 싸질러 버려~.”

“…….”

금세 미소를 짓던 전수지는 사내들의 반응이 여전히 미적지근하자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그 얼굴들은? 설마 안에 못 싸겠다는 거야?”

“그게……. 얘네 집 꽤 부자라서……. 괜히 그랬다가 걸리기라도 하면…….”

“내 안에는 허락도 없이 싸질렀으면서 지금 사람 차별해? 엉?”

“아, 아니…….”

결국, 성진은 그녀의 제안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어쩔 수 없이 피해왔던 거지 안에다 사정하고 싶었던 적은 수없이도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 사정까지 너무 오래 참아 어떻게든 듬뿍 사정하고 싶었다. 

안솔을 뒤에서 끌어안은 채로, 그녀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받쳐 들어 올린 성진은 그녀를 움직이며 남근에 맞추었다. 곧 입구를 찾은 그가 천천히 안솔을 내리자 다시금 살 무덤 안으로 굵직한 남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응, 으응!”

철퍽, 철퍽, 철퍽.

이내 들어 올려지는 여체. 그러다가 뚝 떨어지기를 반복하더니 곧 뜨거운 행위가 지속되기 시작했다. 

질척이는 소리. 안솔의 안에서 끄집어내지는 남근에서 뜨거운 액체가 사방으로 튀어 번졌다. 귀두까지 뽑힌 남근이 삽시간에 뿌리까지 삽입되며 곧 모습을 감추었다. 

“아응, 아응, 흐응, 흐으응!”

격한 움직임에 꽤 자극을 받는 걸까? 흐느적거리던 안솔의 턱이 높게 쳐들렸다. 그런 그녀의 입술로 다른 사내가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반사적으로 혀를 내밀어 그것을 반기는 안솔. 

“흐으응. 좋아, 좋아.”

그 모든 장면이 전수지가 든 카메라 안으로 녹화되었다. 이윽고 나머지 사내 하나가 그들 옆으로 다가가 남근을 집어삼키는 안솔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뻗었다. 

잔뜩 벌어진 음부의 첨단에 있는 콩알. 이미 흠뻑 젖은 손으로 그곳을 비비기 시작하니 안솔의 반응이 더욱 격해졌다. 

“아으, 흐응, 흐응, 으으응! 흐으으응!”

그리고 그런 안솔의 떨림이 극에 달했을 때. 

푸슈슉, 푸슛, 푸슛!

그녀의 다리가 쭉 펴지더니 투명한 물줄기가 사내의 손을 때리며 사방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환호하듯 사내가 깔깔 웃으며 손을 더욱 격하게 놀렸고 성진 역시 남근을 끝까지 틀어박고 참아냈던 정액을 모조리 쏟아내었다. 

“으으, 으으으으…….”

한껏 벌어진 분홍빛 조갯살 사이로 깊숙하게 박힌 남근. 그것이 꿀렁거리며 씨앗을 모조리 여자의 안으로 주입시켰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적나라해, 지켜보던 전수지 역시 꼴깍 침을 삼킬 정도였다. 

주르륵. 

이내 그 틈 사이로 새하얀 정액들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음란한 광경을 모두 촬영한 전수지가 잔뜩 고조된 얼굴로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야, 한 번 더 해.”

곧 그녀도 다시 참전하였고 뜨거운 열기가 다시 한 번 룸 안에 휘몰아쳤다. 

#004

“야, 어제 잘 데려다줬어?”

“어……?”

책을 들여다보고 있던 성진. 순간적으로 어깨를 잡는 느낌에 화들짝 놀랐다. 고작 어깨를 잡았을 뿐인 친구가 오히려 당황스러운 얼굴을 보였다.

“아니, 어제 솔이 잘 데려다줬냐고.”

“어, 어. 데려다주긴 잘 데려다줬지.”

“그래? 그럼 됐고. 근데 뭔 일 있었냐? 왜 이렇게 안색이 안 좋아?”

새파랗게 질린 얼굴. 말을 건 사내가 아니었어도 다들 성진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럴 정도로 성진의 얼굴은 정말로 죽을상이었으니. 

“아니, 딱히 뭐 있는 건 아닌데……. 내 얼굴 많이 이상하냐?”

“곧 죽을 사람 같다는 느낌? 대체 뭐길래?”

“그게 사실…….”

순간 무언가 말을 할 듯싶었지만 성진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야.”

“왜 뭔데? 왜 말을 하다 말아?”

“아니야. 별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나 먼저 간다.”

그렇게 자신을 붙잡는 친구를 두고 성진은 재빨리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빠르게 복도를 걸으며 성진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안솔과 전수지와의 광란의 밤을 보내고 역시나 안솔을 데려다주는 역은 자신이 맡게 되었다. 

어차피 한 두번 해본 일도 아니고 집도 조금 거리가 있긴 해도 익숙한 터라 오늘도 역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일을 마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초인종을 누르고 들려온 목소리는 그동안 문을 열어주었던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무슨 일이지?]

고혹적이면서 무거운 목소리. 섹시 하다못해 묵직한 느낌마저 드는 목소리에 성진은 절로 숨을 삼켰다. 

뭐랄까, 단순히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도 절로 무릎을 꿇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저도 모르게 주춤했지만 성진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답하였다. 

“저, 아, 안솔의 학급 선배인데요. 지금 솔이가 많이 취해서요.”

[그 덜렁이가? 들어오거라.]

철컹, 하고 문이 열린다. 성진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동안 가정부로 보이는 여자가 항상 문 앞까지 나왔기에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별수 있는가. 성진은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안솔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넓디넓은 마당. 마치 잔디 파티장을 방불케 하는 정원을 가로지르며 성진은 대저택이라 부를 만큼 커다란 저택의 문을 열어젖혔다. 

“저기……. 실례 합니……. 헉?!”

그리고 그 안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여인을 본 순간, 성진은 절로 헛숨을 들이켰다. 

흘러내리는 용암같이 밝은 핏빛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오연한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미인을 본 순간 성진은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아얏!”

등 뒤에 안솔을 업고 있다는 사실도 망각할 정도로 성진의 신경은 오로지 눈앞의 여인한테 향한 상태였다. 

내려다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것만으로도 천근만근의 바위가 내리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들어온다. 

대체 왜 이런 걸까, 싶은 의문도 들지 않았다. 마치 이것이 당연하다 느낄 만큼 성진은 그저 무한한 복종감만 느낄 뿐이었다. 

“그 덜렁이의 학우라 했나?”

“그, 그렇습니다.”

“마력의 도움이 없으면 술 한잔 못 하는 덜렁이가 저렇게 마시다니. 네놈이 마시게 한 것이냐?”

“그, 그게…….”

마치 추궁을 하는 것 같아 성진은 고개를 더더욱 조아렸다. 오로지 절대로 벌을 받아선 안 된다는 본능적인 발악이었다. 

“뭐, 본인의 몸가짐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게 그이의 철칙이었지. 스스로 주체하지 못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까.”

“가, 감사합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가 없이 남의 물건에 손을 대어서는 안 되지. 그것도 하찮은 벌레가 감히 왕의 것을 탐내다니. 불태워져 영혼조차 남기지 못할 중죄로다.”

“허, 허억?!”

점점 거세지는 압박. 바닥에 고개를 박고 납작 엎드린 성진이 정체 모를 공포에 몸을 떨었다. 

“일단 돌아가라. 처분은 왕께서 하실 테니.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괜히 귀찮게 굴어 왕을 노하게 하지 마라.”

그렇게 성진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벗어나야 했다. 그리고 잠 한숨 자지 못하고 이렇게 등교한 상태였고.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른다. 마치 폭탄이라도 몸에 숨긴 사람처럼, 한동안 안절부절못하던 성진은 마지막 강의가 끝나기가 무섭게 도망치듯 학교를 벗어나야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직까지 불안감에 빠져 사는 성진은 점심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여느 때와 같이 강의실을 벗어나려던 순간이었다. 

“아, 선배~. 안녕하세요오~.”

“허, 허억?!”

순진하게 그지없는 목소리에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 성진은 저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간 도망치듯 피해왔던 목소리의 주인공. 안솔이 자신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다, 당황하지 말자. 당황하지 마라…….’

애써 심장을 억누르며 페이스를 유지하려는 성진. 그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아무렇지 않게 답하려던 순간이었다. 

“어, 그래 솔아. 오랜만……!”

성진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의 시선이 덜덜 떨렸다. 

안솔이 있는 곳. 그 옆에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마성의 붉은 여인에게 성진의 시선이 고정됐다. 

그 여인 역시 자신을 빤히 보고 있다. 마치 벌레라도 보듯, 무심하기 그지없는 눈길이 자신을 향해 똑바로 고정되어 있다. 

성진은 저도 모르게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

“아, 선배 안녕하세요오~.”

“응? 솔이 안녕……?”

천진난만한 목소리. 절로 불쾌감이 솟는 목소리였으나 전수지는 안색을 싹 바꾸고 사람 좋은 미소로 뒤를 돌아보았다. 언제나 귀여움을 띄고 있는 소녀, 안솔을 향해 손을 흔들려는 순간이었다. 

“어?”

안솔의 옆에 가지런히 서 있는 사내. 그를 일부러 보려 하지 않았는데도 그쪽에서부터 쏟아지는 휘광에 절로 시선이 간다. 그리고 그 사내의 얼굴을 본 순간, 전수지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어, 어어?”

“선배, 다음 강의 들으러 가시는 거예요?”

“어? 어어어……. 엉?”

좀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내의 얼굴에서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으니까. 

쏟아지는 빛에 심장이 미칠 듯이 뛴다. 자신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는 조금만 바라보더라도 그 안으로 빠져들어 들 것 같아 전수지는 시선을 돌릴 생각도 하지 못했다. 위험하다고 느끼면서도, 죽더라도 저 시선에 빠져 죽고 싶다. 

“선배? 선배에에.”

“어, 그, 그래 솔아. 응, 그래, 그래.”

“무슨 강의요?”

“나, 나? 그, 어, 어…….”

그렇게 안솔이 몇 번 방해를 하는 통에 전수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언제 이렇게 달아오른 걸까, 화끈한 얼굴을 애써 진정시키며 전수지는 안솔을 살짝 밀어내고 사내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 안녕하세요. 솔이의 학과 선배 전수지라고 합니다.”

“네. 김수현입니다. 반갑습니다.”

“기, 김수현……. 김수현이구나…….”

“우우! 선배!”

자신은 안중에도 없고 김수현만 바라보는 전수지에게 안솔이 투덜댔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김수현을 보는 여자들은 십중팔구 저 모습이었으니, 이제는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저, 저희 학교에는 어쩐 일로 오신 건가요?”

“간만에 시간이 나서 우리 솔이의 학교가 어떤 곳인지 한번 보러 왔습니다. 요즘 바빠서 솔이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거든요.”

“그, 그러신가요? 소, 솔이하고는 어떤 관계가…….”

“부부입니다.”

“네……?”

순간 전수지는 넋이 나간 듯한 기분이었다. 방금 무슨 말을 들은 걸까?

“아이, 오라버니도 참. 후후후.”

“…….”

하지만 이어 수줍게 반응하는 안솔을 보며 전수지는 자신이 방금 잘못들은 게 아니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만, 절로 주먹이 쥐어질 뿐. 

그렇게 김수현의 허리에 찰싹 달라붙어 행복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며 전수지는 저도 모르게 이를 갈았다. 이유 모를 불쾌감을 느끼며 있을 즈음, 돌연 안솔이 화들짝 놀라며 떨어졌다. 

“아! 아아! 깜빡했다! 오늘 최교수님이 학점 때문에 만나자고 하셨었는데!”

발을 동동 구르며 어찌할 줄 몰라하는 안솔. 아무래도 이번 수행평가에 걸린 가점 때문에 학점에 변동이 있는 모양이었다. 순간 전수지의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번뜩였다. 

“오, 오늘 최교수님 오후에 일정이 있으셔서 가보셔야 한다고 그랬는데?”

“네에? 크, 큰일이다!”

“지금이라도 가보는 게 낫지 않을까? 다음 강의 없으신 거로 알고 있는데.”

“아, 으, 오라버니! 저, 죄송한데 저 먼저 좀!”

“어, 그래 가봐. 나는 신경 쓰지 말고.”

김수현의 허가가 떨어지자 안솔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곧 나는 듯 계단 위로 사라진 안솔을 보다가 전수지가 가만히 호흡을 내쉬었다. 

“저,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학교를 안내해 드려도 괜찮을까요?”

쿵쾅거리는 심장을 억누르며 전수지가 애써 밝게 물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전수지는 자신의 반응에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했다. 

‘잘 생긴 미남은 수도 없이 만나왔는데……. 가, 갑자기 왜 이러지?’

평소 눈엣가시던 안솔의 남편이라 그런 걸까? 아니, 그 사실을 알기 전, 첫 만남부터 이랬다. 그 사실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이 심정은 조금도 주체할 수 없겠다는 것. 

그 감정이 평소의 전수지라면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일으키게 했다. 원래라면 상대의 음심을 건드려 먼저 다가오게 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오로지 이 사내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욕구만이 그녀의 머릿속에 가득할 뿐이었다. 

만약 거절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전수지의 눈이 떨려온다.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김수현. 그의 입이 천천히 움직였다. 

“그럴까요?”

“네?”

“괜찮으시면 그 호의 감사히 받겠습니다.”

“아, 네, 네!”

이제는 속마음을 숨길 여유가 없는 전수지의 얼굴에 미소가 꽃피웠다. 저도 모르게 김수현의 팔을 잡은 전수지. 그런데도 김수현은 별다른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가, 갈까요?”

“그러시죠.”

마치 연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 좋은 심장박동을 느끼며, 전수지는 기쁜 발걸음으로 김수현을 이끌었다. 물론 슬슬 피어오르는 음심을 마음속 깊이 감춘 채로.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교사 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

대한민국, 한 대학교에서 때아닌 난리통이 터졌다.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조용히 흘러갈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끄러운 문제로 언급될 수 있는 성교 문제였기 때문이다. 

오늘 오후, 느닷없이 대학교 전체 방송으로 달뜬 음성이 터져나갔다.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해 볼 필요도 없었다.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신음 소리였기 때문.

[하앙, 하앙, 하앙! 더, 더 깊이 박아줘! 아아아!]

[헉, 헉! 끄으윽!]

[히익?! 흑?! 좋아아! 좋아아아!]

처음엔 누군가의 장난인가 싶었다. 누군가가 방송실에 잠입해 성인 영상의 음성 부분을 틀어 장난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제일 먼저 방송실로 달려온 학생들에 의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 금방 밝혀졌다. 방송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 난교. 무려 여섯 명의 남녀가 알몸으로 뒤섞여 음탕한 현장을 자아내고 있는 모습은 순식간에 학교 전체로 퍼져나갔다. 

뒤늦게 달려온 교수진에 의해 상황이 정리되긴 했지만, 이미 수많은 학생의 스마트폰에 촬영된 후였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 난교를 벌이고 있던 몇몇 학생은 학교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던 학생이었다는 것. 

“야, 너 전수지 알지? 그 과 퀸카라는 애. 걔 걸레라는 소문이 있던데 진짜더라.”

“엥? 설마.”

“내가 두 눈으로 봤다니까? 수십 명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 흔드는데 정신없더라. 교수님이 와서 말리는데 섹스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밀치기까지 하던데.”

“정말……?”

“내가 직접 촬영도 다 했지. 볼래?”

하나도 아니고 수십 명에 의해 촬영된 영상이다. 그것이 학교 외부로 퍼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나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퍼져 유사 여러 커뮤니티에 게시. 그것이 또 수백의 사이트에 퍼지는 건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영상 주인공들의 요청으로 경찰들이 빠르게 차단하고 있지만, 그 속도보다 퍼지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랐다. 

[속보입니다. 대한민국의 유명한 모 대학교에서 때 없는 집단 난교가 펼쳐졌습니다. 갑작스레 방송에서 울린 음란한 소리에 학교가 떠들썩해…….]

“흠. 벌써 그 뉴스라는 것에 나오는 것이냐.”

“그런가 보네. 생각보다 빠르지?”

“그래. 그 언론이란 단체의 정보 공유 속도가 상상을 불허할 만큼 빠르구나. 그 그림자 계집의 속도보다 빠를 것 같다만.”

“뭐,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 고연주는 단독이라는 것 자체가 사기니까.”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리며 김수현이 손을 움직였다. 자신의 허벅지를 베고 곤히 잠들어 있는 소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으응, 으헤헤.”

“훗, 무슨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웃는 것 봐.”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시선. 그것을 불만 어린 얼굴로 보고 있던 게헨나가 김수현의 빈 어깨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 모든 게 그 꼬맹이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다만. 그대는 저 계집에 대해서 한없이 무르구나.”

“솔이는 잘못이 없으니까.”

“모르는 건, 모르는 죄라고 말한 게 그대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구나.”

“오늘따라 질척거리는데? 질투하는 거야?”

“지, 질투는 무슨!”

게헨나 답지 않게 귀여운 모습을 보인다. 김수현이 손을 들어 그녀의 볼을 쓰다듬자 툴툴거리면서도 게헨나가 몸을 붙여왔다. 

그렇게 고양이처럼 김수현의 손길을 받던 게헨나.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사실 전부터 수상한 기운을 느끼긴 했다. 나도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어느 순간 이 꼬맹이에게서 다른 남자의 기운이 느껴지더군.”

“그래? 그게 느껴져?”

“화정의 기운을 품은 아이다. 오로지 그대만의 흔적이 남아야 할 계집이건만 다른 부정한 것들이 섞여 있는데 그것을 모를 리가. 그대도 알고 있는 줄만 알았다. 그대의 성향이 그쪽이기에……. 모른 척하는 줄로만 알았다.”

김수현의 손길이 더욱 진해진다. 게헨나가 차분히 눈을 감았다. 

“그래도 씨앗만은 안에 남겨 놓질 않더군. 해서 모른 척하고 있었다. 근데 어제 도를 넘었지.”

“그래…….”

“그대도 알고 있었나?”

김수현은 답하지 않았다. 다만 고개를 젓는 감각이 몸으로 전해졌다. 

“알고 있었다면 진작에 일을 벌였겠지.”

“그렇구나. 하지만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대의 성향인데 왜 이번에는 이런 보복을 한 것이냐? 그런 약을 써 가면서.”

김수현은 쓰게 웃으며 품 안에서 하나의 주머니를 꺼내었다. 아프로네지아. 웬만한 고위 사용자들도 저항하지 못한다는 희대의 미약. 

이것을 풀자마자 서로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던 남녀들을 떠올리며 김수현은 다시 주머니를 품에 넣었다. 

“엄연히 다르지. 일부러 그러라고 내몬 결과와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속이며 강간한 것과는 확연히.”

“흠, 그런가? 그저 정도의 차이라고밖에는 난 모르겠다.”

“솔이는 상처가 깊은 애야. 그런 애가 홀플레인이라는 곳에 떨어져 어찌어찌 버텨내며 그렇게 밝게 살아오고 있어. 그런 아이에게 이따위 짓을 벌이다니. 용서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깔끔하게 죽여버리지 그랬나?”

머리를 쓰다듬는 손이 멈췄다. 게헨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려 김수현을 바라보았다. 

마주치는 시선. 그 시선에서 조용한 분노를 느낀 게헨나는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김수현이 천천히 말했다. 

“죽이면……. 그래. 쉽겠지. 그보다 더한 대가는 없을 거야.”

“그래. 그대의 기운이라면 영혼까지 소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흔적조차 남지 않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애써 돌아온 일상에 의미가 없어지잖아?”

“뭐……?”

게헨나의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김수현은 씁쓸한 미소로 답했다. 

“그런 살육이 즐비한 곳에서 애써 돌아온 곳이야. 이곳은……. 항상 행복한 일만 있어야 해. 마력을 일부러 봉인하고 생활하는 의미가 없어져.”

“그대여…….”

“어떻게든 살인 만은 피해야지. 안 그래?”

목소리에 담긴 슬픔. 그것을 느낀 게헨나는 말없이 김수현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힘없이 기대지는 감각을 느끼며 게헨나는 슬픔을 안은 사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래……. 그대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구나.”

“응…….”

“그래. 잘했다. 아주 잘했어.”

아무것도 모르는 안솔을 김수현이. 그리고 그런 김수현을 게헨나가 어루만지며 그들은 서로를 이용해 마음을 치유해 나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따스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안솔은 김수현의 손길에 한없이 행복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아우웅, 오라버니이…….”

행운의 능력을 극도로 끌어올린 안솔. 언제나 상황을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이끄는 천운을 가진 아이. 

“저 좀 신경 써 주세요오오…….”

과연 이번에 일어난 일들이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을까? 

김수현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안솔은 행복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

모든 상황이 벌어지기 전, 게헨나에게 끌려간 성진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벌거벗겨진 하의. 이미 수번이나 사정한 남근은 전의 그 위용을 잃고 처참하게 흐물거리는 상태였다. 

게헨나가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허공에서 솟아오른 마법진으로부터 흉측하게 생긴 촉수가 나타나 빠르게 움직였다. 주둥이가 있는 촉수. 그것이 벌어지며 성진의 남근을 뿌리까지 베어 물었다. 

“끄어억……!”

허공에 퍼진 미약, 연이은 사정. 

사람을 천당에 이르게 하는 쾌감이지만, 그것이 극도의 강도로 거듭되면 천당은 지옥으로 뒤바뀌게 된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게헨나에게 이 행위는 또 하나의 고문 방법이었다. 

“고작 그 이유더냐.”

“끄, 끄으윽.”

“그저 질투심 어린 계집의 말 한마디에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을 건드렸단 말이냐.”

“저, 정말입니다! 거, 거짓이 아닙니……. 끄아악!”

또 한 번의 사정이 이루어졌다. 말이 사정이지 억지로 뽑아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내가 몸을 격하게 떨며 다시 축 늘어졌다. 그가 애원하듯 말했다. 

“저, 정말입니다. 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 그저 귀여운 후배라고만 생각됐었는데……. 갑자기 저도 모르게 덮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들어서?”

“협조까지 오니 저도 모르게 그만……. 죄, 죄송합니다!”

이미 정신붕괴의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태에서 거짓을 고할 정도로 이 세계의 인간은 정신력이 높지 않다. 그렇다면 지금 말하는 게 사실이라는 이야기인데…….

다른 여인들은 인지하지 못하겠지만, 사실 김수현의 정을 받은 여인이라면 화정의 기운을 품게 된다.

미약하기는 해도 그 기운 때문에 여인들이 갖는 효과는 이루 말할 것 없이 많다. 예를 들어 기운을 품은 여자들은 잔병치레하지 않으며 그 기운을 이기는 정이 아니면 임신도 하지 않는다. 즉, 김수현이 아니라면 임신할 수 없는 몸을 가진 셈이 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바로, 미세하지만 신의 격을 갖게 된다는 것. 그것을 갖게 된 순간, 그녀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자연스레 경외가 깃들게 되니, 그녀들에게 함부로 음심을 품을 수가 없게 된다. 

아니, 품어도 감히 그것을 드러낼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세상의 이치였으니. 

근데도 아무런 능력이 없는 이들이 신의 격을 갖춘 안솔에게 음심을 품는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적어도 게헨나의 상식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신조차 인지할 수 없는. 그저 세상의 뜻이라고밖에 분류할 수 없는 미지의 힘이 아니고서야.

‘대체 무슨 경우인지 이건…….’

성진이 거짓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짚이는 경우도 없다.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게헨나는 김수현과 합류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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