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18)

흔들리는 대로 몸을 내 맡기고 거친 호흡 사이로 끊임없이 신음하며 쾌감의 파도에 몸을 싣고 나아갔다. 후퇴한 육봉이 밀고 들어올 것을 기대하고 마주 밀어 붙이려는 순간 그대로 빠져 나가버린다. 허전해진 질구가 오무라 들면서 새로운 음액이 주루루 흘러내렸다.

그녀의 풀려진 상체가 확실한 힘에 의해서 일으켜졌다. 그리고 돌아 세워지고 다시 번쩍 들리더니 책상 위에 올려졌다. 치마가 책상 위에 펼쳐지고 맨 살의 엉덩이가 딱딱한 책상에 닿았다. 그녀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준희의 손에 이끌리고 있을 뿐이었다. 다시 그녀의 엉덩이가 책상의 모서리까지 당겨지고 그녀는 벽에 등을 기대었다. 그녀의 두 다리가 들려졌다.

들려진 다리가 활짝 벌어지고 젖은 음부도 활짝 열렸다. 털이 별로 없는 오동통한 두개의 살덩이와 젤리처럼 투명할 듯 빨간 소음순, 그 속의 음액이 질질 흘러나오는 질구도 준희를 향하여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

음액으로 미끄러운 허벅지가 준희의 허리에 둘러졌다. 허전했던 음부에 다시 준희의 육봉이 메워지자 스러지던 쾌감의 파도가 바로 이전의 수위로 되 살아나기 시작한다. 육봉이 다시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두 다리로 준희의 허리를 감고 발꿈치를 교차해서 물린 다음 박자에 맞추어 준희의 엉덩이를 당겼다 풀었다를 반복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강도를 찾고 있었다.

준희가 허리를 움직이면서 자신의 런닝 셔츠를 벗은 뒤 그녀의 블라우스를 열고 있었다. 준희의 팔이 움직일 때마다 그 가슴의 부드러운 굴곡 속에 근육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블라우스가 허리에서 뽑히고 하얀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준희가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윤정은 허리를 감은 발로 당기고 밀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준희는 허리의 움직임을 그녀의 다리에 의존하고 작업을 계속했다. 그녀의 등 뒤로 팔을 돌려 브래지어의 후크를 열었다. 유방이 출렁였다.

준희는 자유로워진 유방을 잡고 주물렀다.

발로 준희의 허리를 당길 때마다 음액으로 젖은 엉덩이가 책상을 미끄러졌다. 반복해서 손으로 추스려도 그녀의 몸은 자꾸만 기울어지고 고개가 벽에 눌려 꺾였다.

눈앞에 자신의 음부가 보였다. 두툼한 주름은 육봉을 물고 좌우로 찢어질 듯이 벌어졌고 그 중앙에 클리토리스가 콩알만하게 잔뜩 성나 있었다. 그 아래로 준희의 번들거리는 육봉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책상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엉덩이는 자꾸만 미끄러져 모서리를 벗어났으며 드디어 그녀의 상체는 책상에 등을 대고 누웠고 다리는 준희의 허리를 풀고 치켜 올라갔다. 그녀의 다리가 유방을 주무르고 있는 준희의 팔에 갈매기의 형태로 걸쳐졌다. 준희는 이제 허리를 힘차게 움직이면서 주무르다가 허리를 숙여 입에 물고 교대로 빨았다.

유방의 애무가 더해지고 소외되고 있던 음핵이 육봉의 뿌리와 준희의 음모에 짓눌리게 되자 그녀는 단숨에 오르가즘에 오르기 시작한다.

그녀는 유방을 빨고있는 준희의 머리를 부둥켜 안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책상의 삐걱거리는 소리와 몸이 흔들릴 때마다 철퍽 철퍽 울리는 소리로 마치 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착각 속에서 오르가즘의 파도를 넘어갔다.

그녀가 두 번째 오르가즘을 넘었을 때에도 준희의 육봉은 여전히 그 실체를 과시하고 있었다.

준희는 그녀를 안아 올리고 삽입한 그대로 의자에 앉았다.

형식적으로 걸쳐있던 블라우스와 브래지어가 벗겨져 바닥에 떨어졌다. 이어서 스커트의 후크도 열리고 머리위로 벗겨져 블라우스 위로 던져졌다. 그녀는 이제야 알몸이 되어 준희의 허벅지를 깔고 앉았다.

준희는 의자의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비스듬하게 앉아서 그녀의 유방을 빨았으며 그녀는 의자의 등받이를 잡고 허리를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방아를 찧듯이 오르내리다가는 맷돌을 돌리듯이 갈아대었다.

준희는 왼손으로 그녀의 오른쪽 유방을 잡고 입으로는 왼쪽 유방을 빨았으며 오른손으로는 엉덩이를 주물렀다. 엉덩이를 주무르던 준희의 손이 골짜기로 들어오더니 항문을 문지른다. 그녀는 헐떡이며 박아대고 있었다. 항문 속으로 손가락 하나가 비집고 들어왔다. 짜릿한 쾌감이 일었다. 아까처럼 강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좋았다. 질구를 자극하는 육봉의 쾌감과 클리토리스로 준희의 음모를 뭉개는 쾌감에 어우러지면서 항문에서 또 다른 쾌감이 멋진 하모니를 이루기 시작했다. 유방을 빨아대는 느낌도 멋졌다.

육봉이 한번 왕복할 때에 항문의 손가락은 두 세 번 피스톤 운동을 했다. 그녀의 헐떡임과 방아질이 요란해지고 있었다. 웅장하고 온몸이 녹아 내릴 것 같은 오르가즘이 덮쳐오고 있었다.

준희의 기교는 한달 전에 비해 더욱 예리하고 세련되어져 있었다.

그녀는 역시 준희야 말로 그녀를 완벽한 오르가즘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버스에서 내려 집을 향해 걷고있는 윤정의 다리가 휘청거렸다. 구름다리를 걷고있는 듯이 자꾸만 발이 헛디뎌지고 비틀거렸다. 섹스로 탈진한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방금 격렬한 섹스를 하고 여러 번의 절정에 올랐건만 지금은 충족감이 없었다.

한시간 가까이 섹스를 하는 동안 제대로 키스 한 번 없었다.

그녀는 섹스의 뒤처리도 제대로 못하고 도망치듯이 준희의 방을 나오는 길이었다.

의자 위에서 준희의 무릎에 타고 앉은 채 오르가즘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그녀의 질 속에서는 아직도 준희의 육봉이 사정의 여진으로 껄떡이고 있었으며 역류하는 정액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전신이 얼어 붙는 것 같았다. 준희의 몸도 굳어지고 있었다. 현관 문을 잠그지 않고 준희가 들어왔던 것이다. 방문도 잠갔을 리가 없다. 당장에 '드르륵'하고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공개되는 것이다. 또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준희 있니?"

젊은 여자의 목소리다. 누군지는 몰라도 아주 조심스러웠으며 다행히도 감히 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누 누구세요?"

준희가 가까스로 대답했다. 갈라진 목소리였다.

"나야. 은미."

아름다운 목소리가 그렇게 밝히고도 그냥 문 밖에 기다리고 있었다.

"성준이 누나예요."

준희가 귀에 속삭였다. 윤정의 몸은 더욱 얼어 붙었다. 그대로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잠간만 기다려요. 옷을 입고."

준희는 그렇게 말하며 윤정을 일으켰다. 그리고 눈짓으로 방 구석을 가리키며 부지런히 옷을 주워 입었다. 윤정은 옷을 집어 들었지만 입을 생각도 못하고 가슴을 가리고 방 구석에 웅크렸다.

준희가 문을 조금만 열고 나가고 다시 닫혔다.

"누나가 여긴 어떻게."

"으응, 얼마 전에 성준이가 알려줬어."

"작은 엄마가 오셨어요. 편찮으신가 봐요."

준희의 변명이 너무나 어색하게 들렸다.

"혹시 성준이 여기 안 왔니?"

"아뇨. 성준이는 학교 끝나고 바로 갔어요."

두 사람의 말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윤정은 그제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그것 마저도  가까스로 조심스레 눌러야 했다.

"나하고 얘기 좀 할 수 있어?"

"무슨 얘기를."

둘이서 계단을 내려가는 모양이었다. 이제는 무슨 말인지 잘 들리지 않았다. 골목의 쪽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도 그녀는 한참을 쪼그리고 앉았다가 불현듯 생각난 사람처럼 옷을 입기 시작했다. 정액과 꿀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음부를 얇은 팬티로 씌웠다. 손이 떨려서 블라우스의 단추가 잘 연결되지 않았다.

가까스로 옷을 입고 거울을 보니 얼굴은 괜찮은 것 같았다. 방을 내려서는 데 장딴지가 젖어있는 것이 보였다. 살펴보니 허벅지며 장딴지가 온통 질펀하게 젖어있었다.

부뚜막에 행주를 집어서 대충 씻었다.

현관 문을 빠끔히 열고 내다보니 골목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구두를 질질 끌면서 신으면서 그렇게 빠져 나왔던 것이다.

비참했다.

가슴이 텅 빈 것처럼 허전했다. 갈증이 일었다. 아무리 물을 마셔도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갈증이었다.

불현듯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다. 미안했다. 너무 미안해서 원망스러웠다.

남들은 이렇게 오랫동안 헤어지지 않고도 단란하게 잘 들 살고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남편이 미웠다.

30여년을 안온하게 지켜왔던 가치관이 준희로 인해서 뒤집어지고 그것이 정돈되기도 전에 또다시 통째로 갈아 엎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는 준희와 헤어지게 될 것 같았다. 혈연의 관계로 이어졌으니 보기야 하겠지만 내연의 관계는 끝날 것 같았다. 육체를 나누는 남자를 딸과 공유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어린 아이를 사이에 두고 딸과 다툴 수도 없는 것이다. 자신의 처지가 한심했다.

어쩌다 욕정의 노예가 되어서 딸마저 그 수렁에 빠지게 하고 그것도 사촌이며 조카인 아이를 두고 모녀가 번갈아 몸을 섞게 되었는지.

뭔가가 불안했다. 모두를 잃을 것만 같았다. 남편도 정희도 준희도. 성준 마저도.

세상이 그녀를 향해서 등을 돌릴 것만 같았다.

저쪽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이 걸어오고 있었다. 성준이였다.

성준은 요 며칠간 출근하다시피 학교가 끝나면 윤정의 집부터 찾아오고 있었다.

아마도 3시간은 기다렸을 것이다. 성준이 반가웠다.

"성준아."

"누나!"

"많이 기다렸어?"

"예."

그래도 골이 난 기색은 없었다.

"미안해. 급한 볼일이 있어서."

성준의 팔을 잡고 사과를 하자 성준은 불평도 없이 오던 방향으로 돌아서 같이 걷기 시작했다. 가게 문을 열자 성준이 먼저 성큼 발을 들여놓는다.

윤정이 따라 들어가 문을 닫고 잠근 뒤 돌아서자 성준이 다가왔다.

윤정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윤정은 그런 성준의 머리를 끌어안고 타는 갈증을 적시려는 듯이 격렬하게 그의 입을 빨았다. 성준의 타액을 빨아 삼켰다.

더욱 갈증이 강해질 뿐이었다.

카운타의 의자를 꺼내어 성준을 앉히고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허겁지겁 벨트를 풀고 단추를 열었다.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성기를 잡았다.

"누나가 해줄게."

메마른 목에서 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거기서 감로수가 나오기라도 하는 듯이 아직 발기하지 않은 성기를 입에 물고 빨았다. 그녀의 입안에 들어온 성준의 성기는 급격하게 부풀어 올라 그득 채웠다. 쥐어 짜듯이 손으로 훑고 입으로 빨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새삼 성준의 바지와 팬티를 발목까지 내리고 자신의 스커트 속으로 손을 넣어 질척이는 팬티를 끌어내렸다.

장시간 기다리다 지쳐있던 성준은 그녀의 열정이 그의 기다림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윤정은 스스로 스커트를 허리까지 올리고 성준의 무릎으로 올라갔다. 성준의 육봉을 앞으로 당겨서 질구에 대었다. 준희의 정액이 성준의 육봉에 쏟아졌다. 천천히 엉덩이를 내렸다. 성준의 귀두가 질 통로를 헤집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질척이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움직이면서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 하나 풀었다. 유방이 출렁였다. 그제서야 브래지어를 준희의 방에 두고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준의 입이 춤을 추는 유두를 찾아 물었다.

은미로 인하여 끊어졌던 섹스가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마치 잘못 편집된 필름이 돌아가듯이 은미의 출현은 삭제되고 시간과 공간과 상대마저 바뀌었지만 그녀의 음부만은 준희와의 쾌감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낡은 의자가 부서질 듯이 삐걱거렸다.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부둥켜 안고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배고프지? 우리 같이 저녁 먹자."

한참 만에 성준의 어깨에서 고개를 들며 윤정이 상냥하게 속삭였다.

"하지만 시간이."

식사를 하고 나면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성준은 한번으로 끝내고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것이었다.

"오늘은 천천히 놀다 가. 아니면 자고 가면 안될까?"

"그래도 되는 거예요? "

성준의 얼굴에 화색이 가득 퍼진다. 항상 윤정의 딸 정희가 과외에서 돌아오기 전에 돌아가야 했던 게 아쉬웠었다.

"오늘은 정말 혼자 있기 싫어서 그래. 혼자서는 잠들 수 없을 것 같애."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아무 일도 없어. 그냥 갑자기 외로워서 그래. 괜찮지?"

"전화를 하고 올게요."

"친구 집에서 잔다고 그래."

"알아서 할게요."

"빨리 와. 밥 차려 놓을게."

윤정은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어떤 방향인지도 모르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밥상을 차렸다.

성준은 집에 전화를 했다. 은미 누나가 받았다.

"나 준희하고 얘기 좀 하다가 늦을 거야. 어쩌면 자고 갈지도 몰라."

"성준아."

은미 누나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을 기회를 주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말 한 뒤 그냥 끊어버렸다.

두 사람이 이렇게 마주앉아 식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윤정은 식욕이 없어서 성준이 먹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볼이 미어지도록 밥과 반찬을 퍼 넣고 턱의 근육을 움직이며 씹고 삼키며 찌개도 떠서 후루룩 마시는 활기찬 식사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또다시 알 수 없는 갈증이 일어서 물만 마셨다.

마치 어딘가가 몹시 가려운데 여기 저기 긁어봐도 그 원천을 찾을 수 없을 때처럼 안타까웠다.

상을 치우고 세수대야에 더운 물을 받아 성준을 씻게 했다. 성준이 쪽방에 들어간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신발을 보이지 않게 치우고 시간을 보니 8시다. 정희가 돌아오려면 아직 한시간은 남아 있었다.

성준이 씻은 물을 버리고 새로 물을 담아 부엌 뒤켠으로 가서 세수를 했다. 그리고 사타구니도 씻었다. 그리고 팬티도 입지 않은 그대로 성준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성준이 런닝셔츠 바람에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이불을 피자."

준희가 사용하던, 준희와 그녀가 사랑을 나누던 이불이었다. 지금은 겉창을 갈았지만 속에는 솜까지 배어든 사랑의 흔적이 여기저기 얼룩져 있었다.

"일어서."

일어난 성준의 앞으로 가서 런닝 셔츠롤 벗겼다. 손바닥을 펴서 가슴을 느껴본 다음 바지를 벗겼다. 삼각팬티가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마른 침을 삼키며 팬티를 내렸다. 무성한 음모 속에 아직 발기하지는 않았어도 퉁퉁하게 불은 심벌이 늘어져 있다.

그것은 의자에서의 섹스로 인하여 아직도 젖어있었다.

그것을 손으로 받쳐 들어올리자 검은 실타래처럼 주름으로 이루어진 고환이 야무지게 올려 붙어 있었다. 손으로 고환을 받치며 페니스를 입술로 물었다. 정액의 냄새가 강하게 났다. 그 속엔 준희의 냄새도 섞여있고 그녀 자신의 음향도 섞여있을 것이다.

그리고 빨아들였다. 국수의 가락이 빨려 들어오듯이 말랑말랑한 페니스가 입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타이어에 바람이 들어가듯이 입 속에서 뭉글뭉글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방금 전 섹스의 뒤처리를 하듯이 빨았다. 음모도 싹싹 핥았다. 무성한 음모 속에는 많은 양의 액체가 고여있었다. 마치 동물이 혀로 털을 골라주듯이 핥았다. 고환도 핥았다. 구슬을 교대로 입 안에 넣고 사탕을 빨 듯이 빨았다.

성준의 육봉은 어느새 완전히 발기되어서 하복부에 붙을 듯이 휘어져 올라가 있었다.

"누워."

성준이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눕고 그녀는 옷을 벗었다. 옷이래야 블라우스와 스커트 뿐이었다. 불을 끄고 성준의 알몸에 그녀의 나신을 겹쳤다.

이불을 망토처럼 어깨에 걸치고 성준의 허리를 타고 앉아 육봉을 삽입했다. 방금 씻었지만 그녀의 질 속에는 충분한 액체가 고여있었다.

윤정은 잠든 성준을 두고 나와 가게의 불을 켰다.

정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젖은 팬티가 바닥에 떨어져 있고 의자에는 질펀한 애액이 성준의 엉덩이 자욱을 그리며 뭉개져 있었다.

윤정은 팬티를 집어서 의자를 닦았다.

정희는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었다. 카운타에 앉아서 편지지를 꺼냈다. 지난 주에는 남편에게 편지를 쓰지 않았다. 매주 한 통 이상 주고 받았던 편지인데 지난 주에는 준희와 자영의 일에 성준까지 더해서 편지를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편지지를 앞에 놓고 남편을 떠올렸다. 갑자기 남편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안방에 들어가 사진을 보았다. 저 얼굴이었다. 너무나 낯익은 얼굴이 미소를 띠고 있었다. 너무나 낯익어 그것은 남편의 얼굴이 아니라 방안에 있는 가구의 일부가 되어버린 액자와 사진이 경대 앞에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다시 카운타에 앉아 남편의 얼굴을 생각했다. 생동하는 남편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고 퇴색한 사진의 잔상이 망막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편지를 쓰려 해도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짜증 섞인 단어와 푸념만이 머리 속에 가득 날아다니고 있었다. 조금 끄적여 보다가 구겨서 쓰레기 통에 던져 넣었다. 그러고 있을 때 정희가 들어왔다.

"조금 늦었구나."

"응."

정희는 윤정의 앞을 지나며 짧게 대답했다.

"밥 먹었니? 뭐 좀 차려줄까?"

"아니. 먹고 왔어. 나 좀 피곤해서 씻고 그냥 잘게."

하곤 쪽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간다.

'피곤도 하겠지.'

윤정은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편지를 써보려 하지만 아무래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는 편지를 포기했다.

'내일 쓰지 뭐.'

편지지를 서랍에 넣은 뒤 마당쪽 문을 열어보니 정희의 방은 벌써 불이 꺼져있었다.

마루의 문을 닫고 돌아와 가게의 문을 잠갔다. 본래는 밖에서 쪽문들을 끼우고 걸쇠를 채운 뒤 자물쇠를 잠그고 대문으로 들어오도록 되어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귀찮았다.

그냥 안에서 유리 문을 열쇠로 잠그고 불을 껐다.

성준은 어둠 속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윤정은 쉐타와 스커트를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성준의 알몸을 안았다. 따뜻한 알몸에 밀착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탄탄한 가슴과 배를 쓰다듬고 사타구니에 손을 뻗어도 성준은 모르고 고른 숨을 쉬고 있었다. 방금 전 정사의 흔적이 말라 붙어 있었다. 소년 답지 않게 무성한 음모를 쓸어 준 뒤 지금은 말랑말랑하게 위축되어 얌전하고 평범한 모양으로 처져있는 성기를 만졌다. 조그맣게 줄어서도 당돌하게 귀두를 모두 드러내고있는 성준의 성기가 귀여웠다. 그것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조물락거리자 잠결에서도 조금씩 부풀기 시작하면서 손아귀에 뿌듯한 양감을 채워준다. 그것을 잡은 채 이불 속으로 뱀처럼 스며들어가 성준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대었다. 그녀가 수건으로 정사의 뒤처리를 해 주었지만 또다시 입으로 핥았다. 성준의 음모가 그녀의 타액으로 흠뻑 젖을 때까지 핥아준 다음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으으음."

잠꼬대인 듯한 신음이 이불 밖에서 들려왔다. 잠결에도 윤정의 애무에 반응하며 굳어지고 그 독특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손으로 젖혀서 단단히 잡고 그 굴곡들을 혀로 더듬어 나갔다. 어둠 속에서 혀만으로도 준희의 그것과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준희는 기둥의 중심 부근이 불룩하고 귀두에 가까워지면서 조금 잘록해지다가 예리한 각도로 파도가 말리듯이 솟구치는 턱을 형성하고 하트모양의 균형 잡힌 귀두를 가지고 있는 대체로 미끈하다는 느낌인데 비해 성준의 것은 기둥의 두께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대신 부드럽게 위쪽으로 휘어있고 귀두가 잘 발달해 있었으며 중간이 한번 함몰된 박력있는 형태였다. 귀두가 목구멍을 막을 때까지 깊게 삼키자 침에 젖은 음모가 코와 뺨을 간지른다. 음모도 준희는 이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는데 비해 성준은 이미 어른처럼 무성했다.

언제 깨었는지 성준의 손이 그녀의 머리와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성준의 손길이 움직이기 쉽도록 엉덩이를 그의 가슴쪽으로 이동해주었다.

성준의 손이 엉덩이의 골짜기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성준의 육봉을 빨면서 한쪽 다리를 들어 그의 가슴을 넘어갔다.

엉덩이를 한껏 내밀고 밑으로 내리자 따스하고 부드러운 것이 음부에 닿았다. 해면체처럼 부드럽고 미끄러운 것이 음부의 앞쪽에서부터 쓸어 올라가 질구에서 맴돌더니 퍼올리듯이 헤집고는 계속 위로 진행한다. 질구와 항문 사이의 짧은 거리를 깔짝일 때에는 윤정은 호흡을 멈추고 대기하고 있었다. 드디어 항문에 압박이 시작된다.

성준은 며칠 동안 그녀의 몸 구석구석의 성감을 파악해 가고 있었다.

뾰족하게 모아진 혀가 항문의 주름들을 건드릴 때까지 숨을 죽이고 한껏 힘을 빼고있던 윤정은 드디어 주름을 펴고 밀고 들어올 듯이 압박이 강해질 때에 탄성을 내었다.

마치 뱀 대가리인 듯이 꿈틀거리면서 들이밀고 직장으로 향하는 안쪽을 자극하고 있었다.

윤정은 성준의 육봉을 잡고 귀두에 뜨거운 숨을 토하며 크게 신음했다.

방금 잠자리에 든 정희가 아직 깊은 잠에 빠지지 않고 있다면 깰 정도의 자제하지 않은 큰소리였다. 질 속에서 혼탁한 액체가 흘러 내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계속된다면 비명을 지를 것 같은 위기를 느낄 때 직장 속으로 밀고 들어올 것 같은 압박이 풀어졌다. 다시 음부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생각난 듯이 육봉을 빨았다. 빨면서도 음부쪽의 변화하는 쾌감에 집중하고 있었다.

성준은 입을 크게 벌려 음부 전체를 물고 혀를 길게 빼어 질구를 휘저었다. 물컹물컹 애액이 입 속으로 흘러들었다. 혀가 떠난 항문은 손가락이 대신하고 있었다. 손가락은 혀보다 단단하다. 항문의 주름정도는 가볍게 헤치고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아흐흐."

윤정은 고개를 젖히고 흐느꼈다.

"아파요?"

"아니! 좋아! 넣어줘."

조금 더 힘을 가하자 마디 하나가 쑥하고 들어갔다.

"아욱!"

주름들이 모아지며 손가락을 조였다. 조금 빠져나갔던 손가락이 다시 밀고 들어갔다.

"아후후."

두 번째의 마디가 들어가고 손가락의 끝이 꼬물거리며 직장의 벽을 자극했다.

"으으. 좋아. 더."

벌어진 그녀의 입술에서 침이 흘렀다. 다시 후퇴했던 손가락이 이번에는 끝까지 들어갔다. 혀로는 질구를 휘젓고 손가락은 직장을 탐색하듯이 돌리며 자극했다.

"아윽. 나. 으흐흐."

윤정은 성준의 육봉이 손잡이인양 두 손으로 잡고서 오르가즘에 올랐다.

성준은 애액이 줄줄 흘러내리는 질구를 입술로 틀어막듯이 밀착하고 빨아 마셨다. 손가락은 천천히 전후로 움직였다.

윤정은 오르가즘 속에서 성준의 육봉을 입에 넣었다. 육봉을 빨면서 음부를 마구 갈아대듯 돌렸다.

그녀의 갈증은 끝이 없었다. 빨아도 박아도 오르가즘을 수 없이 넘어도 만족할 수가 없었다. 마치 약에 중독된 사람처럼 섹스를 탐닉했다.

성준의 쇠진을 막기위해서 최대한 삽입을 자제했다. 성준의 신체에 존재하는 모든 기관과 돌출물을 이용해 스스로 자극했다. 삽입을 하더라도 사정을 지연시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움직임은 그녀가 주도했다.

사정을 하면 최소한의 휴식으로 다시 발기시키고 섹스를 이어갔다. 자정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나서야 두 번째의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소변이 마려우면 벌거벗은 채 수도 가로 나가 볼일을 보았고 오줌이 뚝뚝 떨어지는 음부를 성준이 빨았다. 잔여의 오줌이 질금질금 흘러나와도 성준은 목을 추기듯이 그것을 빨아 마셨다.

누워서, 앉아서, 엎드려서, 벽을 집고 서서 엉덩이를 내민 자세로도 섹스를 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자세로 박았다.

통금을 해제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릴 때도 섹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드디어 날이 밝았다. 마루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드르륵' 울릴 때 그녀는 엎드린 자세로 마지막 오르가즘의 여운 속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성준의 육봉이 그녀의 음부에 갇혀서 껄떡이고 있었다. 이제는 사정할 정액도 고갈되었는지 분출도 느껴지지 않았다. 앞으로 엎어졌고 등에 성준의 무게가 실렸다.

완전히 탈진한 상태로 나가서 밥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녀가 눈을 뜬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서였다.

그녀는 엎드린 자세로 자고있었다. 몸을 뒤채자 요의 겉감이 하복부에 붙어서 딸려 올라왔다. 풀을 잔뜩 발라서 붙인 듯이 '지지직' 소리를 내며 떨어져 나갔다. 옆에는 성준이 벌거벗은 채 누워 자고있었다. 성준의 음모가 아교를 이겨 붙인 듯이 뭉쳐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은 맑았다.

기지개를 켜자 오줌을 지릴 것같이 상쾌한 파문이 온몸으로 퍼져갔다.

몸도 가뿐했다.

그대로 누워서 돌이켜 보았다. 지난 이틀간의 일들이 마치 악몽을 꾸었던 것처럼 현실감이 없었다. 그토록 괴로웠던 일들을 담담하게 돌이켜 볼 수 있었다.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깨어난 것 같았다. 관념의 허물을 벗고 탈태를 하기위해 몸부림을 쳤던 것이었다.

머리 속에는 선명한 해답이 보이고 있었다.

그녀가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었지만 그를 괴롭게 하지 않는 방법은 알 수 있었다. 가정을 허물지 않는 길이기도 했다. 그 방법은 하나였다.

비밀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한들 얻어지는 것은 모두의 괴로움과 불명예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육신의 욕구를 외면하고 이전의 지옥 같은 생활로 돌아갈 자신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준희나 성준과 헤어진다 해도 또 다른 남자를 찾을 것이다. 그것은 더욱 위험하고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게 분명했다.

철저한 이중성만이 그녀가 선택할 유일한 길이었다.

그 사실을 지금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다.

더 이상 괴로워 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지키는 길은 허울뿐인 양심을 극복하는 길 뿐이었다. 그녀는 알몸으로 일어나 가게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말라붙은 점액으로 복부와 허벅지의 피부가 땡겼다. 허벅지 안쪽은 아직도 끈적였다. 문턱을 내려설 때 질 속에 가득 고여있던 정액이 허벅지로 흘러 내리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서랍 속에 넣었던 편지지를 꺼내어 방으로 돌아왔다.

잠이 깰 무렵이 되었는지 성준의 성기가 발기되어 배 위에 얹혀 있었다. 역시 젊음이란 위대한 것이었다.

그것에 뺨을 대어보았다. 단단함과 힘찬 젊음의 맥동이 느껴지면서 간밤의 열정이 되 살아난다. 정액의 냄새가 유월의 밤꽃 향기처럼 싱그럽다.

고환이 손바닥에 묵직하게 느껴졌다. 그것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기둥을 따라 올라가며 차례로 여러 차례 입을 맞추면서 귀두까지 올라갔다. 귀두를 혀로 감싸고 돌려보고 입 속에 넣어 빨아준 다음 그의 몸 위에 올라갔다. 입술에 키스를 했다.

성준의 육봉을 질구에 연결하고 삽입했다. 두 눈을 감았다. 남편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웃고 있는 얼굴이 마주보고 있는 듯 생생했다. 지난 날의 즐거웠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돌아갔다. 성준의 뺨에 자신의 뺨을 대었다. 연애 시절 교회 뒤의 동산에서 키스하던 일이 그날처럼 생생하다. 그녀의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성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대었다. 첫 키스 때의 그 달콤하던 감촉이 살아난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나아갔다. 비몽사몽간의 성준의 입술이 열리고 그녀의 키스에 호응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그의 성기가 몸 속에 들어올  때 아프고도 황홀하던 느낌.

성준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그녀는 허리를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성준의 육봉에 박아대면서 남편과 환상의 섹스를 하고있었다. 성준과 그닥 길지 않은 섹스를 한번 하는 동안에 전 결혼생활을 통해서 남편과 가졌던 섹스가 모두 주마등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불가사의 한 일이었다.

출국하기 전날의 격렬하던 섹스도 잊지 않고 있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섹스동안 남편은 수 십번도 더 사랑한다고 속삭여 주었었다.

"사랑해, 여보."

그의 속삭임이 그녀의 입을 통해서 성준의 귀에 울리고 있었다.

성준이 그녀의 등을 으스러지도록 껴안으며 허리를 들썩였다.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성준이 허리를 쳐 올리며 용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가 되 찍어 내렸다.

성준의 육봉이 부풀어 오른다. 그녀는 오르가즘 속으로 의식을 던진다.

성준의 육봉이 뜨겁게 분출하는 것이 느껴졌다. 머리 속에 하얀 불꽃이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고 각 불꽃이 또 터진다. 망막 가득히 하얀 불꽃이 퍼졌다가 사라지면서 남편의 얼굴로 바뀌었다.

"사랑해요. 여보."

그녀는 편지의 첫 귀절을 떠올리고 있었다.

"나두 사랑해요, 누나."

성준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성준의 입에 격렬한 키스를 퍼부었다.

"나 조금 더 잘게요."

사정도 마치고 키스도 끝난 뒤 성준이 나른하게 말했다.

"그래. 그러렴. 누나가 이렇게 좀더 안고있어도 괜찮지?"

"예."

성준은 다시 잠 속으로 들어갔고 그녀는 성준의 몸 위에서 안은 채 편지의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성준의 머리맡에 편지지를 놓고 펜을 들었다. 성준의 육봉은 부드러워졌지만 완전히 줄어들지는 않은 듯 괄약근을 움직일 때마다 그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성준의 이마에 뺨을 대고 편지를 써나갔다.

첫 머리에 '사랑해요. 여보.'라고 적었다. 그토록 풀리지 않았던 문장이 시냇물 처럼 흘러갔다.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가 편지지를 가득 채워갔다.

젊은 아내가 멀리 떨어진 남편에게 보내는 연서였다. 편지를 쓰는 동안에 간간이 힘을 주어 질 속의 이물감을 확인했다. 성준이 잠꼬대처럼 신음했다. 고개를 돌려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고 다시 썼다.

평소 두 장 정도를 채웠던 편지를 다섯 장이나 썼다.

편지를 끝낼 무렵 성준이 깨어나며 그녀의 등을 안았다.

"깼어? 갑갑하지?"

"아뇨. 근데 뭐해요, 누나?"

성준의 한 손이 엉덩이로 내려간다.

"아무것도 아니야."

편지지를 접어서 한쪽에 치운 뒤 성준의 입에 키스해 주었다. 질 속의 성기가 뿌듯하게 차 오르고 있었다.

"잘 잤어?"

성준의 이마에 이마를 대고 그의 눈을 보면서 입에다 속삭였다. 남편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했던 그녀의 의식이 질 속에서 맥동하기 시작하는 육봉에 모아진다.

"누난 정말 굉장해요."

"그렇게 생각해? 성준이가 좋아서 그런 거지 뭐."

"나도 누나가 너무 좋아요."

"그래."

그녀는 사타구니를 한껏 밀착해서 성준의 뿌리에 음핵을 눌렀다. 두 사람은 뒤엉켜 뒹굴었다. 성준이 그녀의 위로 올라갔다.

성준은 잠에서 완전히 깨기도 전에 또다시 그녀의 욕정을 채워주기 위해 헐떡여야 했다.

섹스가 끝났을 때는 두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학교를 이렇게 빠져도 괜찮아? 며칠 전에 정학을 받았는데."

너무 늦은 염려였다.

"괜찮을 거예요. 핑계를 대죠 뭐."

"나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지?"

"염려 마세요. 방법이 있어요."

"정말 괜찮은 거지?"

"그렇다니까요."

"배고프지?"

"고파요."

"우리 씻고 밥먹자."

그녀는 그대로 나가서 세수 대야에 더운 물을 떠왔다. 두 사람은 방에서 젖은 수건으로 서로의 몸을 닦아주었다.

성준은 사춘기의 소년답게 회복이 빨랐고 그녀는 알 수 없는 기운으로 몸이 날듯이 가벼웠다.

"안방으로 가 있어. 내가 밥을 하고 방을 치우는 동안 좀 더 쉬고있어."

그녀는 쉐타와 스커트를 걸치며 말했다.

성준을 안방으로 보내놓고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다시 쪽방으로 돌아와 청소를 시작했다.

방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이불을 젖혔다. 빨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얼룩으로 더럽혀지고 젖어있었다. 겉감을 뜯어 뭉쳐서 수도가의 함지에 넣었다.

부엌으로 가서 찌개를 끓이고 반찬을 만들었다. 밥을 퍼서 상을 차려서 안방으로 들고 들어갔다.

상을 내려놓자 성준이 밥상에 다가 앉으며 쪽지를 내밀었다.

"뭐야, 이게?"

"보세요."

쪽지에는 '자고 올거야.' 내뱉듯이 휘갈겨 쓴 간단한 문구가 적혀있었다. 정희가 적은 것이었다.

성준이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괜찮아. 밥이나 먹자.

쪽지를 다시 접어 경대에 던져 놓았다. 경대의 옆에는 남편의 사진이 벽에 기대어 비스듬히 세워져 있었다. 액자의 주변에는 그 동안 편지로 보내온 것들이 여러 장 끼워져 있었다. 주로 이국의 사막이나 공사현장을 배경으로 찍은 작업복 차림의 사진이었다.

"집에서 맛있는 것만 먹다가 어떡하니? 반찬이 없어서."

"와- 냄새가 엄청 좋아요."

성준은 고봉으로 담은 밥을 맛있게 두 그릇이나 먹었다. 윤정은 가끔씩 반찬을 집어 성준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것을 맛있게 씹는 성준을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바로 집으로 갈 거야?"

"일찍 갈 필요는 없어요."

"그럼 나 잠간 다녀올 데가 있는데 기다릴래? 금방 올거야."

그녀는 장롱을 열고 새 이불과 벼개를 꺼내어 펴준 뒤 편지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빨리 부쳐주고 싶었다.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남편이 그녀의 사랑을 실은 편지를 빨리 받아보게 하고 싶었다.

우체국이 문을 닫기 전에 가까스로 부칠 수 있었다.

편지를 부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오니 성준은 속옷차림으로 엎드려서 앨범을 넘기고 있었다.

"뭘 봐? 재미있어?"

“이 사람이 아저씨예요?”

“응.”

“멋있게 생기셨네요.”

“그래?”

그녀는 성준의 옆에 바싹 다가 앉으며 앨범을 바라보았다. 성준은 정희가 국민학교 때 세 식구가 창경원에 놀러 가 함께 찍은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준희하고 많이 닮았어요.”

“당연하지. 삼촌이니까. 준희 아빠의 동생이야.”

“이 여자애가 정희 누나예요?”

“응.”

“아주 귀여울 때네.”

몇 장을 넘기자 세 식구가 함께 찍은 사진은 없어졌다. 남편의 사진은 주로 사막을 배경으로 작업복을 입은 사진이고 교복을 입은 정희의 사진이 주로 장식하고 있었다. 그녀의 사진은 거의 없었다. 가족이 흩어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야. 예쁘구나.”

성준이 중얼거렸다.

“누가?”

성준은 얼른 시선을 돌린다. 한 귀퉁이에 윤정의 사진이 조그맣게 붙어있었다. 주민등록증을 할 때 찍은 증명사진 이었다.

“누나가 예쁘다고요.”

“정희가 예쁘지?”

“예.”

성준이 멋적어 하면서 수긍한다.

“나도 그 나이땐 그랬어.”

“누난 지금도 예뻐요.”

성준이 앨범을 덮고 돌아 누우며 그녀의 목을 끌어 안는다. 두 사람의 입술이 마주치고 뜨거운 키스를 했다.

“그럼 오늘 정희라는 누나는 안 오는 거예요?”

“그럴 거야.”

“그럼 혼자 자요?”

“그래야 겠네?”

윤정은 마치 묻고있는 듯이 말꼬리를 올린다. 성준을 바라보는 눈에는 일말의 기대가 담겨져 있었다.

“나 오늘도 자고 가면 안돼요?”

“그래도 괜찮아?”

그녀는 기쁜 기색을 감추고 말했다.

“내일 학교만 빠지지 않으면 괜찮아요.”

“그래도 이틀씩이나…”

“어차피 집에서는 상관 안 해요. 전화만 걸어주면 돼요.”

윤정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성준의 얼굴을 끌어 당기고서 입을 맞추었다.

그 시간에 준희는 방에서 모처럼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엄마와의 약속을 다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지키고 싶었다. 엄마를 슬프게 하는 것은 싫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 마자 씻고서 책상에 앉았으니까 2시간 정도 한 셈이었다.

“뭐해?”

돌아보니 문을 빼꼼히 열고 정희 누나가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어- 누나.”

“뭘 그리 열심히 해? 나 들어가도 되지?”

문을 열고 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아예 세면도구가 든 조그만 플라스틱 가방까지 가지고 왔다.

"누나 또 왔네?"

“또 왔네? 무슨 말이 그래?”

“반가워서…”

"다음 편을 기대하고 왔어."

조금은 쑥스러운 듯이 혀를 낼름 내밀었다.

가을비

그 시간에 준희는 방에서 모처럼 공부를 하고 있었다. 아니 공부에 몰두하려 애쓰고 있었다. 엄마와의 약속을 지켜주고 싶었다. 다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지키고 싶었다. 엄마를 슬프게 하는 것은 싫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 마자 씻고서 책상에 앉았으니까 2시간 정도 한 셈이었다.

생각은 자꾸만 흩어지고 마치 자석에라도 끌린 듯이 어느새 어제의 일을 더듬고 있었다.

어제의 일로 작은 엄마와 정희 누나는 상대방과 준희의 관계를 모두 알게 되었다.

어제 새벽까지 이방에 머물며 준희와 정희 누나가 몸을 섞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도 작은 엄마는 준희와 섹스를 했다. 몇 시간 전에 딸의 몸 속에 드나들며 뜨거운 정액을 방출했을 준희의 육봉을 자신의 몸에 넣고 신음했던 것이다.

평소의 관계 때처럼, 아니 평소보다도 더욱 예민해져서 준희가 한번 사정하는 동안에 여러 번 반복해서 절정에 올랐었다.

준희는 모처럼 작은 엄마와 마음껏 즐겨보려 했었다. 한번 사정으로 만족할 준희가 아니었으며 작은 엄마 역시 오랜만에 만나서 그 정도로 만족할 체질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만 은미 누나의 출현으로 중단되고 말았던 것이다.

작은 엄마를 구석에 숨게 한 뒤 떨리는 가슴을 누르며 옷을 입고 나갔을 때 은미 누나는 상당히 어정쩡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문 앞에 있는 여자의 신발을 보았을 것이다.

"작은 어머니가 오셔서 주무시고 계세요. 어디 아프신가 봐요."

묻지도 않은 설명을 했다.

"이모가 가 보라고 해서."

은미 누나 역시 변명처럼 어색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요?"

"성준이 일인데 지금 시간 좀 낼 수 있니? 이모가 보자고 하시는데."

"가 보죠. 성준이가 왜요?"

준희는 밀다시피 은미 누나를 앞세우고 나갔다.

"나도 잘 몰라. 요즘 매일 늦게 들어오고 외박도 자주하고 그래서."

바로 방 안에 있는 작은 엄마가 요즘 바람을 피운다는 학생이 바로 성준 일 것이다 는 확신이 들었다.

은미 누나는 집으로 들어가고 준희만 병원으로 올라갔다. 이미 오래 전부터 얼굴을 아는 간호원에게 인사를 하고 원장실을 노크했다.

"들어와요."

차분하게 정돈된 목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푹신한 회전의자에 기대어있던 성준의 엄마가 안경을 집으며 앞으로 당겨 앉는다.

"안녕하셨어요."

준희는 꾸벅 인사를 했다.

"그래. 준희 왔구나. 이리 좀 앉거라."

"부르셨다고 해서."

"우선 거기 좀 앉으렴."

한쪽 옆의 테이블을 가리켰다.

준희가 소파에 앉자 그녀는 들어오는 문을 열고 마실 것을 부탁한 뒤 준희의 맞은편에 앉았다. 금테 안경 속에서 쌍꺼풀이 깊은 이지적인 눈매가 준희를 바라보았다.

"준희는 우리 성준이의 제일 친한 친구지?"

윤기가 흐르는 목소리에 물이 흐르는 듯한 빠른 말투였다.

"예."

"난 준희가 우리 성준이의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얼마 전 사고를 쳤음에도 인정해준다는 말이었다. 사실 지금 준희는 그 일로 면목이 서지 않고 있었다. 보통의 부모 같으면 같이 잘못을 했다 해도 자기 아들이 나쁜 친구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있을 때 간호원이 음료수를 들고 들어왔다.

"마시렴."

탁자에 놓인 주스를 권하는 손이 하얗고 길었다. 하얗다 못해 창백한 손이었다. 그 하얀 손등에서 드러난 팔뚝에 진한 솜털이 안쪽에서 바깥으로 결을 이루고 누워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준희의 심장이 마구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길다란 손가락 사이에서 아름다운 보석이 반짝 하고 빛났다.

준희는 한 모금 마신 뒤 컵을 내려 놓았다.

"준희야."

눈을 들어 바라보았다. 눈을 마주치는 것이 왠지 두려워 그녀의 입술을 보았다.

루즈를 바르지 않은 단정한 입술에 미세한 주름들이 있었다. 입술의 주변과 계란형의 얼굴 전체에 무수한 솜털이 빛을 가득 담고 있었다.

"성준이 요즘 여자친구 사귀고있니?"

"아뇨. 모 모르겠는데요."

"몰라? 제일 친한 친구가?"

말이 되는 소리냐고 말하고 있었다. 긴 머리채를 아무렇게나 틀어서 뒤로 돌려 고정시킨 모습이 하얀 가운과 어울려 아주 세련되고 노련한 전문가로서의 위엄을 풍기고 있었다. 하얗고 긴 목에 드리워진 가는 체인에는 손가락에 끼워진 것과 같은 구슬이 반짝이고있었다. 파리하게 비치는 정맥까지도 지적이고 청결한 분위기를 풍겼다.

"저 번에 그 일이 있고 나서 요즘은 별로 얘기해 보지도 못했거든요."

준희는 공연히 주눅이 들어서 무슨 잘못이라도 해명하듯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싸웠니?"

"아뇨. 그런 일 없었어요."

성준이 요즘 자신을 피하고 있었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사실은 요즘 우리 성준이가 조금 변한 것 같아서."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부드러워지고 조금 느리게 변했다.

"준희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왜 남자들은 친구가 제일이잖니."

뭔지 몰라도 구슬리고 있는 게 분명한 말투였다.

"그리고 친구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땐 도와주는 게 우정이잖아. 그렇지?"

다리를 꼬고 상체를 조금 숙이며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준희는 무슨 말씀이냐는 듯이 멀둥멀둥 바라보고 있지만 신경은 온통 그녀의 무릎쪽에 집중하고 있었다.

주머니에 꽂은 청진기가 무릎에서 미끄러지면서 하얀 가운이 좌우로 갈라지고 청진기의 튜브에 걸렸던 스커트가 허벅지까지 밀려간 것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모른 채 무릎에 깍지를 끼고 다리를 까딱거리고 있었다.

"숨기는 것은 친구를 위하는 일이 아니야. 솔직하게 아는대로 말해 주겠니?"

준희는 음료수 컵을 들면서 그녀의 다리를 슬쩍 보았다. 낮은 소파에 앉아서 다리를 꼰다는 것은 스커트를 입은 여자로서는 무리가 있었다. 준희가 성인 남자였다면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에 얹혀진 무릎은 허벅지보다 높았다. 스커트는 허벅지의 3분의 2 정도 상단에 밀려있었다. 목젖이 꼴깍 울렸지만 주스를 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요즘은 만나지 못했지만 여자친구는 없을 거예요."

그녀가 무릎에 끼웠던 깍지를 풀었다. 준희는 재빨리 다시 컵을 집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위에 얹혀진 무릎이 들리면서 스커트 아래 깊숙한 허벅지가 슬쩍 보였다. 그리고 상하의 허벅지가 교차했다. 다리의 위치가 바뀌면서 스커트 속에서 희끗한 것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주스 맛이 이상하니?"

준희가 컵에 입을 댄 채 이상한 소리를 내며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아 아니예요. 요즘 성준이 특별활동을 하는 것 같애요. 제가 좀 알아보겠습니다."

준희는 주스를 모두 입에 털어넣고 사래가 들려서 캑캑거리며 더듬더듬 말했다.

"그래애? 그런 것 같지는 않던데. 숨겨주는 것만이 친구를 위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준희도 잘 알지? 좀 알아 봐 주겠니?  이런 건 고자질이 아니란다. 그렇지?"

그녀는 상체를 더욱 숙이고 어린아이를 어르듯이 은근하게 말했다. 상체를 숙이자 가운의 못 깃 너머로 하얀 속살이 보였다. 잔잔한 향기가 코를 스쳤다. 그녀는 화장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향수는 사용하는 가 보았다.

"알고있어요."

그때 노크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환자가 오셨다는 간호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일어서기위해 다리를 크게 움직였다. 이번에는 그녀가 입고있는 팬티가 분명히 보였다. 그녀는 하얀 색이 아니라 밝은 핑크 색의 팬티를 입고 있었다.

"성준이는 아주 좋은 친구를 가진 것 같구나."

그녀가 일어나 돌아서면서 말했기 때문에 준희는 육봉을 추스리면서 일어날 수 있었다.

츄리닝의 사타구니가 불룩하게 텐트를 치고 있었다. 그것을 꺾어 올리고 상의를 당겨서 덮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래. 수고했다. 집에 자주 놀러 오너라."

준희가 꾸벅 절을 하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본래의 빠르고 윤기 흐르는 말투로 말했다.

문을 나서는 준희의 뇌리에 검은 유혹이 그림자처럼 스며들고 있었다.

돌아와 보니 작은 엄마는 돌아가고 없었다. 브래지어만 책상 밑에 뒹굴고 있었다.

준희는 방금 전의 일로 참을 수 없을 만큼 흥분해 있었다. 아직도 육봉은 빳빳하게 발기되어 있었다.

혀를 빼물고 최근에 끊었던 수음을 두 번이나 했다.

그것이 어제의 일이었다.

지금도 그녀의 팔에 결을 이루던 융모만 떠올려도 숨이 막혔다.

"뭐해?"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문을 빼꼼히 열고 정희 누나가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어- 누나."

"뭘 그리 열심히 해?"

"누나 또 왔네?"

"또 왔네? 무슨 말이 그래?"

"반가워서."

"들어오라는 말도 안 해?"

"누나야 마음대로 들어와도 누가 뭐래?"

문을 열고 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아예 세면도구가 든 조그만 플라스틱 가방까지 들고 있었다.

"다음 편을 기대하고 왔어."

조금은 쑥스러운 듯이 혀를 낼름 내밀었다.

"그런데 이렇게 자주 와도 괜찮은 거야? 과외는 어떻게 하고서."

"괜찮고 말고 가 어딨어? 과외 걱정이나 하고. 내가 와서 귀찮은거야?"

"그게 아니라 작은 엄마가 걱정하실 거 아니냐구."

"엄마? 엄마 걱정만 하구 내 생각은 안 해줘?"

"그게 무슨 말이야?"

"관둬. 엄마한테 허락 받았어. 오늘 내가 여기서 자고 가는 줄 알고 있어. 이제 됐지?"

"작은 엄마가 그러라고 하셔?"

"그러니까 허락을 받았다고 그러지. 밥은 먹었어?"

"작은 엄마한테 잘 하기로 약속하지 않았어?"

"그런데 말야."

준희는 말을 하면서 교복의 단추를 하나씩 열고있는 섬세한 손가락을 보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너무한 거 있지."

"또 무슨 일이 있었어?"

"말도 마. 나 잠 한숨 못 잤어. 잠간 돌아서 줄래? 옷 좀 갈아입게."

준희가 의자에 앉아 책상에 팔꿈치를 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자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면 안돼."

다급한 손놀림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새삼스럽게 내외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손을 약간 들추고 눈을 뜨니 하얀 양말을 신고있는 발이 보였다. 그 둘레에 스커트가 떨어져 있었다. 보고 있는 동안에 하얀 슬립이 스커트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발이 빠져 나갔다. 아마도 속옷차림으로 있을 것이 분명했다.

다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린 다음

"이제 됐어. 봐도 돼."

준희가 얼굴을 돌려 바라보니 정희 누나는 청바지에 쉐타를 입고 있었다. 깜찍하고 스포티한 모습이었다.

그녀가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예쁘게 포장한 작은 물건이 들려 있었다.

"이게 뭐야?"

"선물. 날 생각하게 될 거야. 나중에 봐."

그리고는

"밥 안 먹었지? 내가 맛있는 거 사줄까?. 우리 나가. 나가면서 얘기할게."

정희 누나와 팔짱을 끼고 분식집을 향해 걸으며 얘기를 들었다.

"그 사람 어제 우리집에서 잤어."

"또? 이번엔 자고 갔어? 누나도 있는데?"

"그렇다니까? 그 뿐 아니야. 밤 새도록 그 짓을 하더라구. 와- 난리였어. 온 동네 사람이 다 들었을거야."

"좀 심하네."

"별 짓을 다 하는 것 같더라구. 밤새 녹초가 됐는지 아침엔 아예 일어나지도 않았어. 나 아침밥도 못 먹고 학교 갔어. 아마 그 사람 학교도 못 갔을걸."

"이름이 성준이라고 하지 않아?"

"맞아. 아는 사람이지?"

"음."

짐작하고 있던 바라 놀라지 않았다.

"제일 친한 친구야."

"뭐? 세상에. 놀라지도 않네? 이중 배신이잖아?"

"대충 알고 있었어."

분식집 아줌마는 반갑게 맞아주었다.

"오랜만이네."

"네."

"왜 그 동안 안 왔어? 누구? 여자친구?"

뒤따라 들어오는 정희를 보고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누나예요."

"엑스누나?"

코를 찡긋하며 물었다. 그 모습이 아주 섹시하게 보였다.

"사촌 누나예요."

"아아- 그러고 보니 정말 닮았네. 미안해서 어쩌지?"

아줌마가 미안해 하며 사과했다.

"괜찮아요."

정희는 전혀 불쾌한 기색이 없다. 오히려.

"뭘 누나라고 그래? 그냥 여자친구라고 하지. 내가 못생겨서 창피하니?"

정희는 농담처럼 말하지만 진심을 내포하고 있었다.

"아주 예쁜 누난데 뭘."

아줌마는 찬찬히 정희 누나의 얼굴을 살피고 있었다.

"누가 다쳤다면서요?"

"응? 어떻게 알았어? 그이 동생이야. 죽었어."

"예?"

"그래. 어제 새벽에."

아줌마의 얼굴이 잠간 어두워졌지만 슬퍼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근데 아줌마는 안 가요?"

"갔다 왔어. 그보다 뭐 먹을래?"

말을 돌리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희 누나가 준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어서 주문하라는 표정이다.

"난 김치 볶음밥. 누나는?"

"난 떡볶이 먹을래."

김치볶음밥과 떡볶이를 주문했다.

떡볶이가 먼저 나왔고 그것을 나누어 먹었다. 떡볶이를 거의 다 먹었을 때 볶음밥이 나왔다. 떡볶이도 대부분 준희가 먹었고 정희 누나는 몇 조각 먹지 못했다.

"여기 통만두 하나 더 주세요."

정희 누나가 만두를 추가했다.

"여자는 참 이상해."

준희는 밥을 뒤적이며 중얼거렸다. 정희 누나는 무슨 소리냐는 듯이 쳐다보았다.

"작은 엄마 말이야."

"엄마가 뭘?"

준희는 묵묵히 밥을 섞고 나서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고 대충 씹어 넘긴 다음 갑자기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누나 혹시 어제 과외 선생님과 아무일 없었어?"

고개를 숙이고 얌전하게 만두를 베어 물던 정희의 동작이 그대로 멈췄다.

"뭐라구?"

반쯤 물었던 만두를 도로 내려놓고 얼굴을 드는 정희 누나는 뺨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정희는 정곡을 찔린 충격을 감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학교의 간부인 친구 규연이 행사의 일로 바빠서 과외 수업은 오늘까지 쉬기로 하고 있었다.

어제 성연이 집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가슴을 두근거리며 찾아갔었다. 부끄러움 보다도 그가 집에 있을까 가 걱정되었다.

준희와의 섹스에서 발견한 그 신비롭고 황홀한 느낌을 확인하기 위해서 였다.

다행이 선생님은 집에 혼자 있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정희의 방문을 받은 그는 횡재를 만난 듯이 흥분했으며 당연히 포옹하고 키스해 왔다. 정희 역시 새로운 호기심으로 인하여 평소보다는 흥분하고 있었다.

그의 방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순식간에 알몸이 되어 침대에 뒤엉켰다.

정희는 그의 애무에 몸을 맡기고 느낌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주시했다. 그는 성숙한 대학생 답게 달콤한 키스도 했고 유방에 대한 애무도 소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뭔가가 허전했다. 마침내 삽입을 했다. 조금 달콤한 것 같기도 해서 그것을 상승시켜보려고 몸짓을 하기도 했지만 되지 않았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큰 변화는 없었다. 마침내 그가 사정을 마쳤다. 그는 정희의 몸에서 떨어지기 전에 다정한 입맞춤을 해주는 것도 빠트리지 않았다.

정희는 그의 키스를 받으면서 의문의 실마리를 풀어보려 애쓰고 있었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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