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화 (6/17)

가슴 주위를 돌면서 가볍게 입술을 대며 돈다.

본격적으로 빨아들이며 강한 자극을 가하기 시작한다.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흠...흠...하아...하아..."

건드리지도 않았지만 이미 자극에 영향을 받은 유두가 잔뜩 성을 부리고 있다.

잔뜩 성이 난 유두를 혀끝으로 살짝 튕겨본다.

 "하악..."

반응이 크게 나온다.

혀끝으로 살살 다루다가 급습한다.

입으로 유두를 쪼옥 빨자 안절부절 못하던 손이 나의 어깨를 강하게 잡는다.

유두를 포함해서 넓게 빨아드리다가 다시 유두만을 빨아드리다가 하면 자극을 높여간다.

살짝 살짝 이빨로 건들자 엄마의 몸이 안절부절 못하고 떤다.

다른 한쪽 가슴으로 이동한다.

아직 점령되지 않은 산이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약하게 주변부터 시작해서 점점 강도를 올리며 유두로 공략해간다.

엄마의 숨소리는 이제 신음으로 변하고 있다.

콧소리가 섞여서 나의 청각을 자극한다.

 "흐응....하아....흐응...하악..."

그 와중에 문득 한가닥의 나의 이성이 자리를 잡는다.

본능에 이끌려 온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시작된 키스 그리고 애무까지.

그리고...

그리서 나서 기다리는 건...

섹스...

머리가 훤해진다.

 '어쩌면 섹스는 이미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까지는 도달하지는 않았다.'

남녀간의 온몸의 일치.

몰론 섹스란 단어가 연인이나 창녀와 같은 대상이었다면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난 엄마를 상대하고 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일이 닥치리라 감히 상상치 못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면 이리 주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를 낳아주신 엄마다.

하지만 이렇게 머리가 복잡하지만 진행되던 애무는 멈춰지질 않는다.

나의 애무에 달떠서 신음을 뱉어내고 있는 엄마가 지금 내 앞에 있다.

상상치 않았던 현실에 온몸에 전율이 흐르고 아울러 두려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 이성도 본능과 탐색에 조금씩 묻혀버리기 시작한다.

육체는 나의 이성을 배반한다.

이미 솟은 녀석은 어서 어떻게든 소원을 풀어달라 아우성이다.

당장 돌격할 듯이 팬티안에서 울부짖고 있는 것이다.

 '엄마의 저항은 없었어. 지금 난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이 뭐가 잘못인가?

사랑에 따른 섹스는 사랑의 일부분이야.'

이젠 모든 상황을 정당화시키기 시작한다.

지금 엄마와 나의 종착역은 오직 하나 즉 섹스다.

서로가 원하고 있다.

나의 입술이 산을 정복하고 다시 또 다른 부분을 찾아 이동하기 시작한다.

아래로 내려온던 입술은 치마라는 장벽을 만난다.

나의 손이 치마밑으로 들어가 위로 걷어올린다.

나는 이제 더욱 몸을 아래로 인도한다.

손에 의해 치마는 허리에 말려올라가 있고 허연 허벅지가 들어나있다.

허벅지에 입을 쪼옥 맞춘다.

혀로 핥으며 넓은 허벅지를 뛰어다닌다.

허리까지 올려진 치마사이로 팬티가 살짝 숨어있다.

허벅지를 애무하며 팬티를 바라본다.

목적지가 눈앞에 보인다.

허벅지 안쪽을 세차게 빨아대자 엄마가 허리를 뒤튼다.

참기 힘든 흥분에 몸을 떨고 있는 것이다.

치마사이로 손을 뻗어 팬티를 쥔다.

 "꿀꺽..."

나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팬티를 잡아당기는 순간이었다.

엄마가 나의 손을 잡았다.

꽉잡은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갑자기 엄마가 상체를 일으키며 손을 놓고 들어올려진 브레지어와 상의를 수습한다.

나는 얼떨떨한 상황에 그저 동작을 멈추고 말았다.

엄마의 눈과 마주쳤다.

엄마의 눈은 금방이라도 떨어뜨릴듯한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나를 원망하듯이...

그리고나서 엄마가 일어섰다.

아무말없이 나를 지나 부엌을 나가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하려했던가?'

뜨거워졌던 나의 몸이 서서히 식어갔다.

혼돈.

 '내가 미친놈이지. 내가 미친놈이야.'

뒤늦은 후회가 찾아들기 시작한다.

부엌에 덩그러니 주저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는다.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

엄마의 몸에 욕정을 느끼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냥 예전의 넘볼 수 없는 엄마와 그 엄마의 착한 아들로 돌아가고 싶다.'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나의 역겨운 행동에 갑작스레 구역질을 느낀다.

 "우웩..."

화장실 변기에 토사물을 쏟아낸다.

계속해서 구토를 한다.

구토의 고통인지 나에대한 역겨움인지 눈물이 흐른다.

화장실 바닥에 주저않아 넋을 놓고 말았다.

엄마의 미소가 떠오른다.

 '이젠 엄마를 어떻게 봐야할까? 이런 폐륜적인 자식을 봐주실까?'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그냥 눕고 싶다.

세면대에서 얼굴을 씻고 거울을 본다.

일그러진 나의 얼굴이 보인다.

탐욕에 일그러진 얼굴.

손으로 그 얼굴을 가렸다.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엄마에 대한 미안함이 나를 미치게 한다.

베게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찍어낸다.

 '가자...여기서 빨리 나가자...집에 조금이라도 더 있다가는 정말 숨을 쉴 수가 없을 것 같다.'

침대에서 일어나 군복을 꺼낸다.

다시한번 엄마를 떠올린다.

굳이 빨지 말라고 했건만 엄마가 빨아놓은 군복이 걸려있다.

반듯하게 다려진 군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그동안 입었던 사제복을 모두 벗고 군에 지급받은 속옷과 군복을 입는다.

마지막으로 방을 둘러본다.

이 휴가는 평생 잊지 못하지만 괴로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어제밤의 기억이 나려하자 머리를 흔들어 흐트려버린다.

모자를 꾹 눌러쓰며 방을 나온다.

닫혀있는 안방문 앞에서 나는 멈추었다.

방문에 손을 댄다.

하지만 문을 열지 못한다.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엄마...미안해요..."

눈물이 날 것 같아 몸을 돌려나온다.

현관문앞에서 전투화를 신고 문을 나섰다.

나의 현실이 느껴진다.

얼룩무늬 군복과 전투모 그리고 무거운 전투화를 끌고 집을 나선다.

마지막으로 집 현관문을 잠시 바라봤다.

혹시나 엄마가 보고 계시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그러나 엄마는 없었다.

엄마가 있더라도 어짜피 고개를 돌렸을 것이다. 

 '지금쯤 엄마는 뭘 하고 계실까? 주무시려구 누웠을까? 거실 쇼파에서 늦게 퇴근하는 아빠를 기다리구 계실까?'

엄마의 얼굴이 흐릿하니 머리속에 그려지질 않는다.

엄마의 얼굴을 자세히 그리려 애를 써본다.

엄마의 얼굴이 조금씩 진한게 그려지기 시작한다.

가슴이 뛴다.

 '엄마...'

코끝이 찡하더니 눈에 눈물이 고인다.

눈물을 안 떨구려 한숨을 내쉬어본다.

어릴때부터 엄마는 나에게 짜증이나 화를 거의 내신 적이 없다.

또한 아빠가 꾸지람이나 혼을 내면 나중에 안아주시고 조용히 타일러주셨다.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주시려 했으며 막내라서 더 이뻐해주셨다.

그래서 나역시 엄마와 아빠가 기뻐해주는 일이 있으면 항상 먼저 알려주고 그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

대학에 붙었을 때도 집으로 달려와 엄마에게 맨 먼저 알렸다.

엄마의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나 역시도 엄마에게 무언가를 해주었다는 기쁨을 느꼈었다.

엄마가 잘 해주시는 만큼 나역시 엄마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려했는데...

이제 모든 것이 다 끝이 난 것이다.

욕정을 억제 못하고 엄마에게 욕을 보인 것이다.

아들로서 못 할 짓을 한 것이다.

몇 번의 보초 깨우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오래동안 잠을 들 수가 없다.

조용히 깨우는 소리와 보초나가려는 전우들의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의 현실을 인지한다.

 '이제 자야지...내일부턴 고된 생활의 시작인데...'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를 생각한다.

 '미안해 엄마...정말 미안해요.'

군대에서 제일 바쁜 계급이 무엇인줄 아는가?

바로 일병이다.

일을 하두 많이 해서 일병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암튼 이등병 시절에 비해 많은 일들을 해야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은 잠을 잘 때일 뿐 눈을 뜨면 긴장과 일이 기다리고 있다.

어서 상병으로 진급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는 것이다.

일병을 단지도 3개월 되던 어느 가을 일요일 아침.

종교활동시간이어서 일이병은 어쩔수 없이 종교행사를 참석해야했다.

말이 종교활동이지 일이병에게는 두려운 시간이다.

일병주임이 인솔해가서 평시에 고참들 눈 때문에 하지 못한 집합을 하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구타가 많이 없어진거는 사실이나 아직까지 약간의 구타와 얼차려는 남아있었다. 

하지만 집합의 두려움은 어쩔수가 없다.

집합시간에 보초라도 나가면 그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집합시간이 정해지고 그 시간이 다가올 때의 두려움과 무기력함에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생긴다.

하지만 막상 집합이 끝나면 후련하거나 무사히 또 한번의 집합을 넘겼다는 안도감이 든다.

암튼 오늘의 종교행사에서 집합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병주임을 제외하고는 모두 숨도 제대로 못쉬고 종교활동을 가고 있었다.

교회에 도착하자 잠시 담배 피울 시간을 주더니 곧 교회 뒤로 모이게 했다.

오늘 집합의 원인은 군가소리였다.

군가소리가 작다는 것이다.

집합때마다 나오는 지적사항이다.

속으로 짜증이 났다.

 '씨발. 목이 쉴 정도로 소리치는데 소리가 작다니...'

일병주임이 짬밥순으로 나란히 서있는 우리에게 다가와 쪼인트를 차례차례 깐다.

그리고나서 머리박고 한소리 또 듣는다.

아침이라 날이 훤해서 집합시간은 짧게 끝났다.

긴장도 풀린다.

다들 그나마 이정도로 끝난게 다행이다는 표정들이다.

담배를 피우며 주임들이 장난을 치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씻어낸다.

교회에서 예배가 끝나고 나오면서 우유와 쵸코파이를 하나씩 받아든다.

사회에 있을 때 쳐다보지도 않던 쵸코파이.

달달한 쵸코로 뒤덮힌 빵에 하얀 마시멜로우.

이거 하나에 군생활의 고단함도 잠시 달콤함에 젖어든다.

그렇게 부대에 복귀하자 나를 기다리는 소식이 있었다.

종교행사 복귀를 일직사관에게 보고하고 들어가려할 때 나를 불렀다.

 "장도하."

 "일병 장도하!"

 "가족이 면회왔다. 언능 옷 갈아입고 면회준비해라."

 "일병 장도하 예 알겠습니다!"

 '엄마만 혼자왔을까?'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얼굴도 보지 못한 체 복귀한지가 3개월이 되었다.

복귀하고나서 몇번이나 전화를 하려했지만 차마 통화할 수가 없었다.

용기를 내어 전화를 해도 엄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수화기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세수를 대충하고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신고를 하러 행정반으로 향한다.

일직사관이 상부의 지시로 인해서 영내면회만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면회실로 뛰어갔다.

문앞에서 잠시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갖갖이 음식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면회실 내부를 주욱 훑다고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다.

면회실 한구석 테이블에서 아빠가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테이블 맞은편에 두여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벌써 나를 발견한 누나가 손을 흔든다.

엄마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잠깐이지만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바로 엄마의 눈은 다른 곳을 향했다.

곧장 테이블로 향해간다.

아빠가 일어나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신다.

 "잘 지내고 있었냐?"

 "네 아빠. 잘 지내셨어요?"

악수를 하며 대답했다.

 "네가 고생이지 우리야 뭐 잘 지내고 있다. 옆에 앉아라."

난 아빠 옆에 앉았다.

엄마가 맞은편 의자 왼쪽으로 앉아있었다.

 "도하야 너 완전히 시커먼스다. 크크크."

누나가 검게 그을린 내얼굴을 보고 놀린다.

 "당연히 군인이니 햇빛에 그을려 검게 탔지. 보자마자 시비네?"

아빠와 누나가 웃었다.

엄마를 보니 어색한 웃음을 보인다.

아빠가 내 어깨를 툭 치며 말하셨다.

 "야! 네 엄마가 말야. 너 부대복귀하고 네 걱정하느라고 며칠을 끙끙 알았단다.

여보! 이제 건강히 잘 있는거보니 안심이 좀 돼?"

그때서야 엄마가 입올 여셨다.

 "이이는 네가 언제 그랬다구..."

 "허허. 이사람이. 야 내말이 거짓이냐?"

 "맞아 도하야. 엄마 네 걱정 매일 했어."

누나까지 거들자 엄마는 더이상 변명을 못하고 난처해했다.

 "헤헤헤. 엄마는 걱정도 팔자셔. 아들 이렇게 건강히 잘 있잖아요."

엄마가 우물쭈물 못하자 내가 어색함을 피우려 먼저 말을 했다.

엄마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셨다.

 "그래 검게 그을리니 건강해 보인다. 이제 안심해도 되겠다."

그렇게 말하지만 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는 못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듯 누나가 입을 열었다.

 "엄마 준비해온거 먹어요."

하고 엄마들 부추겼다.

엄마는 테이블에 놓인 보자기를 풀어 도시락을 꺼냈다.

 "엄마가 너 좋아하는 거라구 아침부터 김밥이며 소갈비찜 준비하셨다. 참내. 딸이 어디가도 이렇게 해주실라나?"

누나가 웃으며 빈정거리자

"얘 너두 군대가면 이 엄마가 이거보다 더 잘해서 매일 면회갈께."

모두가 같이 웃었다.

누나의 농담에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 아무렇지 않게 농담을 건네고 이야기를 해갔다.

엄마도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행동을 했으나 결코 나의 눈을 보지는 못했다.

나 역시도 엄마에 대한 죄책감이 있어서 차마 엄마를 제대로 보질 못했다.

엄마가 싸온 음식을 먹으며 여러 이야기를 했다.

아빠의 회사는 일본쪽으로 큰건의 거래가 성사되면서 활기를 찾았다고 한다.

나는 군대 생활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안심시켜주었다.

얼마전에 갔다온 훈련을 자랑삼아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축구와 족구 이야기를 해주었다.

군에서 하는 일이 뭐 다 그렇지않은가?

작업, 보초, 축구 등등

 나는 신나하며 이야기하지만 듣는 사람들은 늘 지루한 표정이다.

가족들이 좀 지루해 하길래 곧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이것이 군인과 일반인과의 벽인가보다.

음식을 다 먹고나니 마땅히 할 일이 없어진다.

면회실에서 모두 나와 면회소 주변의 정원을 같이 산책했다.

늦가을이라 낙엽도 다 지고 횡한 느낌마저 든다.

오래 있어봐야 할 것도 없다.

이야기 꺼리가 떨어지면 영내면회는 이렇게 썰렁해진다.

벤치에 나란히 앉아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던 중 누나는 화장실을 가고 아빠는 차에 잠깐 가게 되었다.

엄마와 단둘이 남게 되자 난 뻘줌이 앉아 먼산을 쳐다 보고만 있었다.

엄마도 누나와 아빠가 사라진 방향으로 고개를 향하고 있었다.

잠깐이지만 침묵이 계속되자 마지못해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음....응..."

약간은 당황한 엄마의 대답이다.

그리고나서 또 침묵.

 "넌 잘 지냈니?"

 "네..."

나역시도 짧은 대답만을 하고 말았다.

 "음..."

 "..."

 "이 말만은 엄마에게 꼭 하고싶었어요."

 "..."

 "미안해요...정말 미안해요..."

 "..."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내니 가슴이 조금 후련해지는 걸 느꼈다.

엄마의 대답은 조금뒤에 있었다.

 "넌 잘못없어. 도하야."

 "..."

 "너 그렇게 보내구 가슴이 많이 아팠고 혹시나 네가 힘들어 하지않을까 걱정 많이 했었어."

 "..."

 "네가 엄마에게 미안해할 필요없어. 그냥 이제 조용히 묻어두자."

 "..."

 "엄마가 바라는 건 그게 다야. 네가 잘못한게 아니구 엄마가 정숙하지 못한게 오히려 잘못이야.

그러니깐 더이상 서로 미안해 하지말자."

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고마워서 고개만 끄덕이구 있었다.

멀리서 아빠가 손에 음료수를 들고 나타나자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애써 웃음을 보였다.

 "뭐가 좋아서 그렇게 좋아하냐?"

 "당연히 좋져. 오랜만에 아빠 엄마랑 누나보는데 안좋겠어요? 흐흐흐."

 "이구 이 녀석아! 군대가서 좀 어른스러워졌나 싶었는데 아직 멀었구만. 하하하."

아빠가 웃으며 나와 엄마에게 음료수캔을 하나씩 준다.

잠깐이지만 엄마와의 짧은 말 몇마디가 그동안의 어색함을 많이 없애주었다.

이젠 엄마도 대화에 좀더 끼어들기 시작했고 웃음도 보여주었다.

엄마의 그런 모습에 나역시 조금씩 안도를 하게 되었다.

지난일에 대해 죄책감을 덜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그날 이후로 엄마와 짧지만 대화를 할 수 있었다는게

 너무나도 좋았다.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을 더 전하고 싶지만 둘만이 따로 시간을 낼 수 없다보니 아쉽기만 했다.

엄마와 중간중간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이제 눈을 피하지는 않았다.

따스한 눈웃음이 나를 반겨주었다.

어느덧 복귀시간이 다 되어서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갔다.

 "아빠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응 그래. 너두 몸조심하고 남들 다 하는 군생활이니깐 힘들더라도 잘 하리라 믿는다."

아빠가 양어깨를 힘차게 치며 격려해준다.

아빠가 운전석으로 타고 누나가 차안에서 손을 흔든다.

 "야! 휴가나오면 이 누나 많이 청겨줄께. 몸 건강하고 휴가때 보자."

엄마가 차에 타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등지고 나를 향한다.

 "몸 건강하구...엄마 괜찮으니깐 걱정말구..."

엄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한다.

이윽고 엄마가 손가방에서 하얀 봉투 하나를 꺼내 조용히 바지주머니에 찔러넣는다.

엄마가 순간적으로 쉿하는 입모양을 한다.

그리고나서 돌아서서 차 조수석으로 탄다.

차에 시동이 걸리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주차장입구로 차가 향하자 마지막 인사들 나눈다.

서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차가 줄발했다.

잠시 차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다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피운다.

아빠앞이라 피우지 못한 담배를 맘껏 들이마신다.

돌로 만들어진 벤치에 앉아 주머니를 뒤적인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몰래 넣어둔 편지봉투를 꺼낸다.

봉투가 좀 두둑한게 용돈을 제법 넣으셨나보다.

 '엄마는 뭔 이런걸 다 챙기신데...'

봉투를 열고 내용물을 꺼내자 하얀 편지지와 만원권 지폐가 여러장 같이 나온다.

돈은 그대로 집어넣고 편지지만 꺼낸다.

편지지를 펼쳐 꺼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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