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5)

********** 모뉴망 엘레지...지희의 서울 상경..****************************

    

    영환의 데생 실력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었다.

    이혜진 선생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달콤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영환이 본인이 어떤 석고상을 보더라도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스스로도 

    대견해 보이고 그림을 그려내는 속도와 테크닉이 날로 발전해 가는 것

    이 느껴지는 상태였다.

    벌써 가을로 접어 들어 입시생들이 많아진 화실의 분위기만으로도 덩달

    아 조급해진 마음 탓도 있는 듯했다.

    그림이 어느 정도 완성 되어 갈때는 아직 미숙한 여고생들이 주위에 우

    르르 몰려 와 완성 시키는 부분을 구경하며 감탄을 하기도 했다.

     "어머..오빠..테크닉이 너무 좋아 진것 같애요.."

     "연필의 질감을 너무 잘 살리시는 것 같아요.."

    주위에서 여학생들이 재잘 대기 시작하면 괜히 으쓱해지는 기분에 들떠 

    자칫 쓸데 없는 연필 터치가 들어 가기도 했고, 그럴 때 어김 없이 이

    혜진 선생의 핀잔이 날아 들기도 했다.

    재수를 하고 있다는 중압감에 입시가 점점 다가 오는 시월의 첫 연휴는 

    낭만적일 수 없는 안타까운 계절이었다.

    거리의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과 노랗게 자태를 뽐내는 은행잎마저 

    영환이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유혹을 해대고 있었다.

     "영환아~~전화!!"

    성희 누나의 카랑한 목소리를 듣고 전화를 받으러 가는 영환에게 성희 

    누나는 묘한 눈흘김과 시샘 어린 목소리로 넌지시 영환의 발목을 붙들

    었다.

     "누굴까...이 가을에..묘령의 예쁜 목소리는..."

     "에이..누나는..무슨..."

    여자에게 전화가 올리 없는 영환이는 반신반의 하면서 수화기를 들었고 

    너무 반가워하며 영환이를 불러 대는 전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고

    향의 여자 친구였던 윤 지희였다.

     "어!..네가 여길 어떻게 알았니..??"

    영환이는 대구를 떠나 오면서 지희에게 대학에 붙은 후에 다시 만나자

    고 약속을 하고 거의 반년을 연락도 한번 없이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응..다 아는 수가 있지....나 지금 홍대 앞이야.."

     "뭐..??..서울에 왔어..??"

     "응..몇시쯤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어디니..바로 나갈께.."

    지희와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함께 붙어 다녔던 단짝 같은 아이였다.

    사는 동네도 같았고 집안의 어머님들끼리도 아주 친하게 지내셨으며 영

    환이 어머니는 지희만 보면 '어이구..우리 아가..'하며 마치 며느리라

    도 보듯이 귀여워 하며 보듬어 주곤 하셨었다.

    고등학교 일학년때 우연히 자전거 사고로 알게 되었고, 무릎이 조금 까

    진 정도인걸 병원으로 업고 뛰느라 아주 고생을 하면서 친해 졌지만 처

    음에 지희는 영환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청순한 분위기에 문학소녀였던 지희는 차분하고 지적이며 아주 깨끗한 

    피부를 가진 순수한 여학생이었고, 영환이는 조금은 불량끼가 있어 보

    이는 껄렁한 남자 학생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전거 사건 이후로 지희는 영환에게 마치 무슨 빛이라도 진 것처럼 항

    상 미안해 하며 따스한 눈길을 보냈고 조그만 선물 상자를 자신이 직접 

    쓴 시작 노트와 함께 슬그머니 디밀어 놓곤 했었다.

    영환이도 그런 지희가 너무 귀엽고 예뻐서 흐믓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으

    로 응답하기 시작 했고, 어느새 둘은 항상 붙어 다니는 단짝이 되었었

    다.

     "여기~~...."

    조그만 카페의 문을 밀고 들어 가자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아이가 손을 

    번쩍 들며 영환을 맞았다.

    영환은 깜짝 놀라며 다가갔다. 지희는 상당히 변해 있었고 몰라보게 여

    성스러워져 있었다. 원래 고운 아이였지만 살짝 파마를 한 머리에 엷은 

    화장기가 몰라 볼 정도로 성숙해진 여인으로 변해 앉아 있었다.

     "이야...너무 반갑다.."

    영환이는 진심으로 지희가 반가웠고 이렇게 예쁘게 변한 모습에 그만 

    첫눈에 반해 버린 숫캐처럼 들떠 버렸다.

     "아니..어쩐 일이니..갑자기.."

     "응..나두..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기로 해서 이것저것 알아 보려구.."

     "그것뿐이야..??"

    영환이의 짖굿은 질문에 지희는 하나도 변하지 않은 예의 그 예쁜 눈으

    로 살며시 흘기며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그래..나는 네가 보고 싶어서 올라 오자마자 찾아 왔지만...너는 나  

      안보고 싶었지..??"

    살짝 눈을 흘기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 였지만 

    영환이는 꾹 참으며 능글 맞게 웃기 시작했다.

     "보고 싶었지...하지만 우리 한 약속도 있고..금의환향 할려고 꾹 참  

      고 있었지..."

     "피이..."

    하지만 영환이의 말은 진심이었다.

    아직도 영환이는 지희를 좋아하고 있었고 서울에서 혼자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머리속에서 지희를 그려 보곤 했었다.

    그만큼 깊은 정이 들은 아이였다.

    영환은 지희가 서울에 오자마자 자신을 찾아 준데 대해 너무나 고마운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내가 여기 있는걸 어떻게 알았어...??"

     "음...우리 학교 다닐때 후배 아이가 서울로 전학을 했는데 네가 다니 

      는 화실에 잠깐 다녔었데...그 아이는 너를 알아 보았는데 네가 그   

      아이를 못 알아 본다고 섭섭해 하며 전화를 했더라구.."

     "응..그랬구나..난 다른 여자한테는 신경도 안쓰니깐..."

     "에게...정말로..??"

     "그러엄...난 너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피이..."

    지희는 거짓말 같은 영환이의 말에 속아 주면서 기분이 좋은지 귓볼이 

    빨개지며 살며시 웃었다. 그렇게 지희는 순수했다.

    그런 순진한 지희가 영환은 좋았고 그래서 지금도 가슴속에 영원한 애

    인으로 점쳐 두고 있는지도 몰랐다.

     "우리 나가자...배도 고프고...내가 맛있는걸 사줄게.."

     "응...좋아.."

    카페의 밖으로 나오자 길거리에는 물 좋은 대학가의 거리답게 예쁘고 

    죽죽 빠진 몸매를 자랑하는 연인들이 팔장을 끼고 깔깔 거리며 이야기

    를 나누고 어디론가 흘러 들어 가고 있었다.

    벌써 단풍이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시월초의 외로운 연휴를 지희가 올라와서 이렇게 기쁘게 해 주리라곤 

    생각도 못했던 영환이는 혼자 흥에 겨워 저절로 나오는 콧노래를 주체

    하지 못하고 흥얼 거리기 시작 했다.

    지희는 그런 영환의 모습을 보고 예쁘게 웃으며 자기를 반갑게 맞아 주

    는 영환에게 고마운 감정을 갖고 있었다.

    둘이는 쌈직한 버섯매운탕집을 찾아 들어 갔다.

    그곳은 버섯을 가득 넣고 칼국수 사리에다가 밥까지 볶아 주는 학생들

    의 실속 있는 술집이었다.

    소주를 한병 시켜서 지희에게 한잔을 따라 주고는 영환이 혼자 홀짝 거

    리며 한병을 다 비워 버리고, 지희가 마시지 않은 마지막 잔까지 홀랑 

    비워 버린 영환은 기분이 좋아 얼굴이 벌개진 채로 지희의 얼굴만 보며 

    연신 싱글거리고 있었다.

    얼큰한 기분으로 둘은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를 찾아 들었다.

    적당히 칸막이가 되어 있었고 둘만의 공간을 갖기엔 아주 좋은 조그만 

    카페였다. 키가 자그마한 여주인에게 맥주 한병과 쥬스를 한잔 시키고 

    한쪽 구석에 둘은 자리를 잡았다.

     "지희야..너 참 예쁘다..."

     "흥..술이 들어 가니까 이제 진심이 나오는군..헤헤.."

    지희도 기분이 좋은지 영환이의 팔에 매달려 얼굴을 살며시 어깨에 기

    대고 오랜만에 좋아하는 사람의 체취를 맡듯이 바싹 다가 앉았다.

    맥주가 나오고 한잔 가득 부어 시원하게 들이킨 영환은 기대고 있는 지

    희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고등학교 졸업식날..둘은 처음으로 맺어졌었다.

    처음에 지희는 완강 했지만 영환이의 진심을 알고 있는 지희는 바로 몸

    을 열어 주었고 뜨겁게 받아 들였었다.

    고통을 호소 했었지만 지희는 만족해 했고 사랑을 서로에게 확인 시켜 

    주는 밤이었다.

    그 후 서울에 올라 오기 위해 헤어지던 날 밤에 둘은 마치 서로를 잃을

    까 두려운 듯이 모든 것을 주기 위해 애를 곰고, 또 모든 것을 갖기 위

    해 서로 애를 곰었다.

    그때의 기억이 저 속에서 다시 끓어 오르며 영환이는 지희의 머리에서 

    나는 향기로운 향취에 다시 한번 꼭 끌어 안았다.

     "아...너무 보고 싶었어..."

     "나두..."

    카페의 어둑한 조명이 그들만의 공간을 잘 가려 주고 있었고 얕은 칸막

    이와 한적한 분위기가 그들을 조금은 용기 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영환은 지희의 뺨을 살며시 어루 만지며 턱 끝을 살짝 들어 올리고 작

    고 봉긋한 입술위에 올라 앉았다.

    감미로운 향내가 달콤하게 스며 들었다. 지희의 입술은 언제나 촉촉한 

    느낌이 있었다.

    가볍게 입술을 핥아 주며 살며시 혀를 들이 밀기 시작 했다.

    입을 벌리며 영환의 혀를 받아 들이는 지희의 순종적인 자세가 더욱 영

    환을 적극적으로 만들었고 깊숙히 들어가 모든 것을 빨아 들일 것처럼

    힘 있게 서로를 확인 하였다.

    오랜만에 안아 보는 지희는 그전처럼 너무나 부드러웠다.

    가볍게 안겨 오는 살결과 품속에 꼭 들어 오는 지희의 몸은 언제나 영

    환이를 들뜨게 만들었다.

    영환이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깨끗하게 차려 입은 하얀 브라우스의 단추를 하나 풀러 내고 가슴속으

    로 손을 밀어 넣었다. 지희는 한번 움찔 하고는 모든 것을 내 맡긴 채 

    가만히 받아 들이고 있었다.

    뜨거운 전률이 느껴졌다. 브래지어 밑으로 파고 들어 간 손이 도톰한 

    젖가슴을 감싸 안고 살며시 쥐자 지희의 입에선 신음이 새어 나왔다.

     "아....하..."

    따스한 가슴을 쥐고 살며시 젖꼭지를 쥐는 영환이의 손길에 지희는 벌

    써 딱딱해지며 반응하고 있었다.

    정말 부드러운 가슴이었다. 바로 그곳에 고향이 있었고 스며들어 가고 

    싶은 충동에 영환은 한없이 빠져 들어 가는 듯했다.

    영환의 물건이 주책 없이 고개를 들기 시작 했다.

    힘이 잔뜩 들어 가 바지 위로 불룩하게 일어서면서 욕심을 내고 있었

    다. 영환은 지희의 치마속으로 불쑥 손을 집어 넣었다.

    지희는 깜짝 놀라며 히프를 뒤로 빼면서 영환의 손을 잡고 말렸다.

     "아..잠깐만...안돼..오늘은..."

     "왜..?...오늘 나하고 같이 있지 않을거야..??"

     "이모댁에 일찍 들어가 봐야 돼...이모가 기다리셔..오늘 올라오자

      마자 이모님댁으로 가기로 했는데..이리로 먼저 온거야..."

     "응...그랬구나..."

     "미안해...나두 같이 있고 싶은데..."

     "아니야...내일은 만날 수 있지??"

     "그럼....내일 오전에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 만나 보고

      나면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어..."

     "그래??...알았어..."

    영환은 아쉬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지희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어 주고 브라우스의 단추를 잠궈 주며 옷 

    매무새를 만져 주었다.

    지희는 영환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 보다가 얼른 입을 쪽 하고 맞

    추며 환하게 웃었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영환은 서둘러 어제 마무리 하지 못한 '카라칼라스'의 데생을 정리하면

    서 조급해 하는 자신을 보고 피식 웃었다.

    그때 성희 누나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이네...데이트가 있나..?"

     "응..고향에서 애인이 올라 왔거든.."

     "그으래...??..애인도 있었나...나 말고..."

    성희 누나는 질투가 나는 듯 말꼬리를 올리면서 옆구리를 살짝 꼬집는 

    시늉을 했다. 누나에겐 미안 했지만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영환이는 떳떳하게 말했다.

     "그러엄...나 정도 외모에 애인이 없으면 되나.."

     "치이..좋겠다...따라가서 훼방이나 놓을까 보다.."

     "그래...같이 갈래..??..누나??"

     "싫다!!...찬밥 신세 되긴 싫어.."

    누나는 약간 섭섭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저쪽에서 손을 들고 부르는 학

    생에게로 얼른 달려 갔다.

    영환이는 조금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그래도 함께 살을 섞은 사이인데 

    질투가 나는 모양이었다.

    영환은 얼른 이젤을 정리하고 화실을 나왔다.

    오늘은 지희를 꼭 안아 주어야 겠다고 마음 먹으면서 새삼스레 꽃을 한

    아름 사 들었다.

    약속한 카페에 들어 서자 여러명의 여자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중에 환한 지희의 모습이 보였다.

    영환이는 씩씩하게 다가가서 지희에게 꽃을 내어 밀었다.

    눈이 동그래 지면서 지희는 놀랬고 같이 있던 여자아이들은 부러운듯한 

    시선으로 영환이와 지희를 벌갈아 보며 '우와~~'하며 탄성을 질렀다.

    처음보는 지희의 서울 친구들은 지희와는 조금 달랐다.

    야하게 화장을 한 친구도 있었고 큰 키에 모델 같은 여자아이도 앉아 

    있었다.

    지희가 소개를 주욱 했다.

     "여기는 은정이...진숙이..차현이...그리고..이쪽은 우리 애인인 영환 

      씨야.."

    눈들을 반짝이며 시선을 보내고 있는 지희의 친구들은 모두 예뻣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키가 큰 진숙이란 여자아이가 눈에 확 들어 왔다.

    새까맣고 긴머리를 갖고 있는 진숙이란 여자아이는 무언가 고독한 분위

    기가 있는 개성이 아주 돋보이는 여자였다.

    하지만 여기서 한눈을 팔 수는 없었다.

    영환이는 지희의 옆에 앉으며 지희의 어깨에 팔을 둘러 다정한 표시를 

    내면서 씨익 웃었다.

    한참 여자들의 수다를 듣다가 영환은 자기가 술을 한잔 사겠노라고 밖

    으로 나가자고 했다.

    모두들 반가운듯 따라 일어 섰고 영환은 그들을 데리고 호프집으로 들

    어 갔다.

    지희만 술을 못 했지 다른 친구들은 모두 술을 잘 마셨다.

    진숙이란 친구는 시종 말이 없이 조용히 앉아서 술잔만 비우고 있었다.

    그녀의 깊은 눈동자가 무언가를 빨아 들이는 듯해서 섬영한 기분이 들

    기도 했다.

    밤이 깊어 가고 문 닫을 시간이 되었다는 주인의 말에 우리들은 자리를 

    털고 일어 섰다.

    그녀들은 영환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남녀 관계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그만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것이었다.

    영환은 지희의 친구들을 택시에 태워 보내고 가까운 여관으로 찾아 들

    어 가 방을 하나 잡았다.

    지희는 별 거리낌 없이 영환을 따라와 주었다. 의견을 묻지도 않고 끌

    고 들어 와서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이해를 해 주리라고 생각 했다.

    작은 여관 이었지만 방은 깔끔하고 잘 정돈 되어 있었다.

    지희는 방에 들어서자 잠깐 머뭇대고 낫설어 하다가 이내 밝은 표정을 

    보여 주었다.

    영환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먼저 욕실로 들어 갔다.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지희는 옷을 입은 채로 가만히 앉아서

    바닥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샤워하지 않을래...??"

    침묵을 깨고 영환이가 말을 하자 지희는 몸을 일으켜 타올을 찾아 들고 

    욕실로 들어 갔다.

    지희가 욕실에 들어 가자 영환이는 옷을 완전히 벗고 이불 위에 누웠

    다. 영환이는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

    물을 세차게 틀어 놓은 소리가 들렸다. 한참이 지나고 이윽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지희는 금방 나오지 않았다.

    '분명히 목욕탕에서 몸을 닦고 있을거야.'

    영환이의 예상대로 지희는 속옷을 손에 든채 가운 차림으로 욕실을 나

    왔다.

    영환이는 알몸으로 누워 있었다.

    방에 들어온 지희는 멈춰섰지만 눈길은 창문을 향해 있었다. 

    창문이 열려진 채였다.

     "덥지만 닫아도 돼?"

     "응"

    지희는 창문을 닫고 자물쇠까지 걸고 커튼을 쳤다.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꼭 닫았다.

    그리고는 영환이의 옆에 똑바로 앉았다.

    지희는 오늘을 한참이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오히려 침착하게 영환의 

    몸을 샅샅히 훑어 보고 있었다.

    위를 보고 누워있는 영환이의 발기한 몸은 천정을 향해 큰 폭으로 움직

    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장면도 아니었고 이미 둘은 서로에게 익숙해져 있는 듯이 자

    연스러웠다.

    갑자기 지희는 몸을 숙여 한손으로 그것을 잡았다. 

    움직임은 멈춰지고 쾌감이 퍼져갔다. 지희는 물건을 손에 넣은 채로 각

    도를 바꾸어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영환이는 지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뺨은 발그스레 했고 눈은 촉촉해 있었다. 지희는 영환의 그곳에 얼굴을 

    들이 대었다. 

    천천히 뺨을 부비면서 살며시 잡아 당겼다. 그리고는 입을 대었다. 

    영환의 그곳에서 투명한 액체가 배어 나왔다.

    지희는 혀로 그것을 살짝 쓰다듬었다.

     "어제는 미안해 "

    그것을 향해 그렇게 말한 뒤 지희는 눈을 감고 위에서 부터 입에 넣기 

    시작했다.

    영환이는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서 애무를 받고 있었다. 

    지희의 애무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그리움이 물씬 풍겼다.

    오랫동안 참았던 일을 하는 듯했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고 혀까지 

    동원해 열심히 빨아 내고 있었다.

     "자, 이제 됐어. 이리와."

    영환이는 지희의 팔을 끌어 자리 위에 눕혔다. 

    허리띠를 풀고 목욕 가운을 벗겼다.

    예상대로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였다. 

    분홍빛의 맨살이 환하게 드러났다. 사랑스러운 피부였다.

     '난 여러 여자와 관계를 가져 보았지만 가장 사랑스럽고 친숙한 것은  

      지희뿐이야...그 것만은 분명해.'

    '

    바람을 피운 죄책감은 그런 자기변명으로 크게 감소 되었다.

    그렇게 영환이는 이기적이었다. 영환이가 젖가슴을 쓰다듬자 지희가 

    물었다.

     "커졌지?"

     "예뻐. 이 정도가 제일 좋아. 너무 크거나 야위어도 별로 안좋아..

      여자들은 뭘 모르고 남자가 흥이 깨질 만큼 야위고 싶어해. 

      옷을 입을 때는 늘씬하고 모양이 좋을지 몰라도 너무 야윈 몸은 

      역시 사랑스럽지 않아."

    커튼은 쳐져 있었지만 불빛으로 방안은 밝았다. 

    지희의 살갖에 깨끗한 윤기가 흘렀다. 

    영환이는 젖가슴을 애무하고 뺨으로 감촉을 음미하며 입에 대었다.

    확실히 커져 있었다.

    그러나 유두의 색깔과 크기는 여전했다. 꼭 앵두 같았다.

    지희 옆에 나란히 누워 그 젖가슴을 감상했다.

     "여자는 가슴이 커지면서 조금 아프다고 하던데 정말이야? "

     "응... 조이는 느낌이 들때도 있고 속이 간지러울 때도 있어."

    영환은 교대로 양쪽의 유두를 빨면서 한손으로는 비모를 쓰다듬었다.

    비모도 좀 많아져 있는 듯 했다.

    지희의 호흡이 가빠져 오기 시작 했다.

     "아...하....!"

    영환이는 유두에서 입을 떼고 지희의 아래로 내려갔다.

    지희는 그저 약간, 저항이라고 하기보다는 당황함이라고 할 정도로 

    몸을 뒤틀었다.

    영환이는 지희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고개를 숙였다.

    지희는 양손으로 자기 얼굴을 가렸다. 

    하얀 살결과 어울려 있는 짙은 숲속 아래의 화원 근처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가까이 가서 꽃잎을 벌렸다. 

    분홍색의 세계가 찬란하게 펼져지고 투명한 샘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역시 이렇게 바라보기만 해도 그곳은 영환이가 가장 좋아 하고 친밀해 

    하는 성역이었다. 

    영환이가 서울에 올라 오기 전과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영환이는 그곳에 입을 대었다.

    지희의 남새가 났다. 향수 냄새였다.

    다른 여자에게선 맡은 적이 없는 독특한 냄새였다. 

    입술이 닿자마자 지희의 허리가 크게 한번 진동했다.

     "아..학..!!"

    영환은 다른 여자에게 이렇게 할때는 항상 죄책감을 느끼곤 했었다.

    늘 지희에게 미안해서 행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이 흥분을 

    감소시키고 방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지희와 같이 있고 죄책

    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지희는 간혹 신음소리를 냈다. 그러더니 마침내 울음 섞인 콧소리로 

    영환이의 팔을 잡고 말했다.

     "이리로 와...줘...고만....아..항.."

    그래도 영환이는 애무를 계속했다. 지희는 이제 달아나기 시작했다.

     "안돼..으..흥.. 안돼....."

    약간 콧소리가 섞여 있었다.

    보통 때는 늘 명료한 목소리로 말하는 지희였기 때문에 콧소리의 달콤

    함이 흥분으로 느껴 지고 있었다.

     "아...안 돼....나...난..네 것으로 직접 느끼고 싶어...."

    처음 듣는 말이었다. 너무 신선했다. 영환이는 감동했다.

    영환이는 마지막으로 강하게 빨아 들이고 나서 얼굴을 떼었다.

    지희의 허리에서 손을 떼어 내며 그녀의 몸위에 천천히 엎드렸다.

    지희는 그대로 영환이를 끌어 안으며 입술을 찾았다.

    입맞춤을 하자 지희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빨아 들이고 있었다. 

    영환이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깨끗하게 닦아 주려는 것 같았다. 

    모든 문들을 꼭 닫았기 때문에 방안은 몹시 더웠다. 

    영환이는 입술을 떼고 지희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지희의 표정에 수줍음이 번졌다.

     "나 만나고 싶었어?"

    지희가 물었다.

    사실은 더욱 노골적인 질문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 그럼. 항상 꿈을 꾸었는걸."

    그렇게 말하며 영환은 지희의 팔을 어깨에서 내렸다. 

    자연스럽게 지희의 손은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부풀대로 부푼 영환이의 그곳을 잡았다. 지희는 천천히 손을 놀

    리기 시작했다.

    따듯함이 온몸에 퍼져 나갔다. 영환이는 천천히 그 감촉을 음미했다. 

    지희는 눈을 감고 영환이를 만지고 있었다.

     "눈을 떠 봐"

    영환이가 말했다. 아래 눈꺼플이 두드러지게 붉어져 있었다. 

    지희는 눈을 떴다. 취해 있는 눈빛이었다. 수줍음도 사라지고 없었다.

     "오래간 만이야."

     "으...응"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영환이는 앞으로 나아갔다. 지희는 손을 뺐다. 

    그리고는 영환이의 어깨를 껴 안았다. 

    따듯한 소용돌이 속으로 영환이는 천천히 들어갔다.

    지희는 길게 신음 소리를 냈다. 

     "아......."

    아주 깊이 들어갔을 때 영환이는 멈추었다.

     "아, 이렇게 되고 싶었어."

     "기분이 좋아"

    정지 상태에서 곧 지희의 내부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영환이를 맞이한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 같았다. 

    영환이는 지희를 더욱 강하게 끌어 안으며 그 반응을 보다 확실히 확인

    하려 했다. 

    지희의 귀에 입을 대며 말했다.

     "너..너무 좋아....황홀해...지희야.."

     "아.....나두...!"

    영환이는 지희로부터 자신이 받고 있는 그 아찔한 힘과 반응을 그녀에

    게 더욱 농밀하게 전했다.

    지희는 작게 끄덕이면서 신음했다. 서둘 필요는 없었다.

    아침 무렵까지는 둘만의 밀실이 될 수 있었다.

    영환이는 정지 상태에서의 지희의 반응을 되도록 오랫동안 음미하고 

    싶었다.

    움직일때 보다도 이렇게 할 때가 심정적인 일체감에 훨씬 깊이 잠길

    수 있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지희였기 때문에 이 상태 만으로도 영환이는 충분한 

    만족을 얻고 있었다.

    그리고 서둘지 않고 오래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함을 

    진정시키는 의미도 있었다.

    영환은 아무리 다른 여자들과 성행위를 해도 지희만큼 자신에게 잘 어

    울리는 여자는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영환이가 지희를 가장 깊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서로의 몸이 너무 잘 맞고 있다는 사실을 지희의 몸이 계속 생생하게 

    증명해 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희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아...하....저기...나....."

     "응?"

     "나...,나.., 될 것 같아."

     "......"

     "나..벌써...잘 될 것 같아...아...아..."

    영환이의 물건의 끝이 닿은 지희의 비경 깊은 곳에서 다채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움직임이 뚜렸해 졌다.

     "이대로???"

     "응...흐..응..."

    지희는 신음했다. 

    지희의 안에서 영환이를 밀어내는 듯한 압력이 생겼다.

    몸전체가 경직 되었다.

    양팔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억세게 영환이를 끌어 안았고 내부에서 

    일어나던 압력은 깊은 소용돌이로 변했다. 

     "아....하...."

    영환이는 살아있는 진주를 안은 기분이었다.

    곧 지희의 팔이 힘을 잃고 몸 전체가 부드러워 지면서 깊은 곳에서

    부터 경련이 전해져 왔다.

    귓가에 입을 대어 영환이는 지희의 이름을 불렀다.

    지희는 말로 대답하는 대신에 고개를 두번 끄덕였다.

     "이제 괜찮아?"

    이번엔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그 동안에도 경련은 끊임없이 이어져 지희의 내부에 영환이가 존재한다

    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영환이는 지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희의 

    몸 전체가 매우 작아진 듯 한 착각이 들었다.

     "이제부터야....지희야..."

     "응!....알았어...으흥.."

    지희의 호흡은 점차 평정을 되찾았다. 

    영환은 지희의 입술을 더듬었다.

    키스를 하면서 영환이는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술을 떼고는 동작의 폭을 넓히며 크게 변화를 주었다.

    지희는 영환이에게 끌려오는 듯했다.

     "아....아...학...하..."

     "아...너무.. 좋아...."

    지희는 어린애처럼 어쩔줄 몰라 하며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하지만 밑에서 영환이에게 맞추어 지희도 빈틈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사람의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여관의 창 밖에서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영환이는 급속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금방 한계에 다달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오래간만이라고 해도 다른 여자하고 할때는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었을 텐데 영환은 사랑스럽다는 심리가 작용하여

    더욱 빨리 정상에 오르게 된 것이었다.

    지희는 영환이의 상태를 모르는 채 흠뻑 취한 신음소리만 내고 있었

    다. 그것이 영환이를 더욱 궁지에 몰아 넣었다.

    이럴 때, 경험이 풍부한 이혜진 선생이라면, 영환이가 궁지에 몰려 있

    다는 것을 눈치채고 더 지속시킬 수 있는 동작으로 변화 시켰을 것이다.

    영환이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영환이는 한계를 느끼고 동작의 폭을 좁히며 속도를 늦추었다.

    그래도 위험했다. 

    '어쨌든 여기서 한숨 돌리자.'고 생각한 영환은 그 상태에서 정지해 버

    렸다. 

    양팔로 지희를 힘껏 포옹하며 허리를 눌러 지희의 동작을 멈추게 했다.

     "싫어~이...힝.. 계속해...."

    지희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까지로 봐서 영환이가 혼자 빨리 끝나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 있는 

    모양이었다. 영환이는 어떻게 하나 궁리를 했다. 

    영환이는 속삭였다.

     "나 곧 폭발해 버릴 것 같아."

     "벌써? "

    지희의 눈에 놀라움과 불안이 퍼져 나갔다.

     "응.., 너무 오래간만이라서..."

    서울에서 다른 여자와 관계하지 않았다는 증명이 되는 셈이었다.

    지희는 한번 가볍게 조이더니 계속해서 더욱 강하게, 또 강하게 조인뒤 

    늦추어 주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옆으로 돌렸다.

     "나도 이제 금방이야."

     "...때를 맞추고 싶어."

     "응."

    지희는 영환에게 안긴 채 허리를 움직이지 않고 몸 안의 움직임만으로 

    고조 되려고 애쓰고 있었다. 영환이가 멈추었다고 지희까지 움직이지 

    않으면 두 사람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영환이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조금 안정이 되는 듯하자 영환은 다시 지희를 껴 안았다.

    가능한 한 지희의 조임을 느끼지 않도록 방향을 잘 조절했다.

    지희는 영환이에게 안긴 채 경련했다. 생생했다.

     "아..으...!!.."

    절정에 다다른 목소리가 지희의 입에서 터져 나오면서 갑자기 온몸

    을 뒤틀었다. 

     "이제 됐어.... 힘껏...해 줘...."

    영환이는 지희가 허리 동작으로 나타낸 요청에 따라 움직임을 크게 

    했다.

     "아!......."

    지희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 나오며 격렬히 조여 오기 시작 했다.

    영환이는 힘을 조금 늦추고 지희의 몸을 음미했다.

    영환이의 내부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아 나기 시작 했다. 

    지희는 길게 신음했다.

     "아....하......"

    지희의 작은 어깨를 힘껏 껴안으며 영환이도 소리를 질렀다.

    자신이 확 내쏟는다는 것을 의식할 때 조용히 있던 지희가 다시 소리

    치며 격렬히 움직였다.

     "아..!..."

    영환이의 진수가 다 쏟아졌다는 것을 느끼자 뜻밖의 반응이 지희의 

    내부에서 생겼났다.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지희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이미 폭풍은 지나 갔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그대로 있었다.

    여운을 즐기고 있는 시간이 한 없이 흐르는 것 같았다.

    "나 잠깐.. 욕실에서 몸을 닦고 올께."

    그러자 지희가 영환이의 등을 껴안으며 매달렸다.

     "아..잉..잠깐만..조금만 더 이러고 있어 줘..."

     "응??...으..응..."

    영환이의 물건은 작고 부드러워진 채 조금 더 지희의 내부에 머물러 있

    었다.

    부풀어 있던 여운은 아직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영환이...네가 이 안에 있어."

    지희가 말했다.

    영환이가 서울에서 다른 여자를 안은 적이 있는지 없는지 지희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지희를 끌어 안으며 영환이는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지희가 허리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내부에서 의식적으로 영환이를 조이

    기 시작했다.

    영환이의 몸은 어느 정도 부드러워지긴 했어도 완전히 평상시 대로 돌

    아간 건 아니었다.

     "느껴져?"

    안에서 조여 오며 지희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응."

     "저기이...."

     "응?"

     "나, 좋아?"

    영환이는 그 질문이 중대한 의미를 품고 있음을 직감했다.

    '다른 여자와 비교해서'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그러엄...,훌륭해!!.."

    지희는 계속 신호를 보냈다. 

    영환이는 다시 흥분되기 시작했다. 급속히 되 살아나 단단해지고 있었

    다.

    영환이는 지희의 귀에 은밀히 속삭였다.

     "다시 또...?"

    지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부끄러워..."

    지희는 계속 신호를 보냈다. 그러면서 영환이에게 힘껏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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