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간의 금기 13부
"흠....좀 깍아 주세요. 뭐 그렇게 비싸게 받아요."
"아주머니 요즘 저희들도 힘들어요. 물가가 계속 오르지 사람들이 살려고 하지는 않지.
이정도면 싸게 드리는 건데 계속 깍아 달라고 하시면 곤란해요. 그저 사실려면 사시고 마실려면 마세요."
"할수없죠. 얼마라고 했죠?"
"아따 생각 잘하셨어요. 이만원만 주세요."
"그럼 수고하세요."
지수는 오늘 하루의 일을 끝마추고는 곰곰히 여러 생각들을 하다가 명우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일이 기억에 계속 남았기에 오늘은 명우에게 뭣 좀 먹일 생각으로 시장에
나와 쇠고기샀던 것이였다.
'후후....명우가 좋아하겠지?'
지수는 명우가 좋아할 것 같은 기분에 상당히 즐거웠다. 자신의 능력이 되지를 않아
다른 애들같이 외식시켜주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명우는 그런 것 같고 투정
부리거나 뭐라고 할 애가 아니라는 사실이 흐뭇하게 다가왔다.
지수는 얼른 저녁 준비를 하고 명우 마중 나갈 생각으로 즐겁게 흥얼 거리며 집으로
향하는 길을 빠르게 걸어갔다.
명우는 서점의 문을 닫고는 얼른 아침부터 줄곧 떠오르던 엄마를 보고싶은 마음을
담고는 버스를 탔다.
'엄마가 마중 나올까?'
요즘 자신과 엄마의 사이가 상당히 예전보다 가까워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명우는
자신 처럼 엄마가 마중 나올 것 같았다. 아니, 분명히 나올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버스가 집앞에 도착하고 내려보았지만 보이는 사람들은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모르는 사람들 뿐이었다. 명우는 그런 모습에 괜한 실망감을 느꼈다. 얼만 전이라면
느끼지도 않았을 그리고 생각하지도 않았을 일이었다.
'후~'
속으로 괜한 한숨을 쉬며 명우는 빠르게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어둑해진 골목길은 언제나 보지만 익숙해지기는 힘들었다. 깜빡이는 가로등과 거의
인적이 없는 골목길 이였기에 어떤 점에서는 상당한 두려움과 긴장감을 느끼게 만드는
곳이였다. 명우 역시 한번도 나쁜일은 당한적이 없었지만 이 골목길이 싫었다. 가끔씩
일어나는 안좋은 일을 들을 때마다 자신의 엄마가 이 골목길을 통해 온다는 생각이
스쳤고 그럴 때마다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엄마가 안좋은 일을 당한적은
없었지만 앞으로의 일은 언제나 알수없는 것이였다.
명우는 그러한 골목길을 조심해서 걸어갔다. 그러다가 문득 주위에서 들려오는 비명성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잘못들은 것 같이 생각되던 소리가 두번째에서는 상당히 큰 소리로
어둑한 골목을 울렸다.
"꺄아아아아악---!!"
그러나 명우는 들려오는 곳으로 가는 것을 망설였다. 자신이 간다고 해서 어떻게 할수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잘못해서 안좋게 될 경우 슬퍼하고 걱정하실 엄마가 생각난 것이였다.
자신이 빨리 들러오기를 바라는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집에는 아마도 맛있는 저녁이
차려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꺄아아아악---!!!"
결국 움직일수 밖에 없었다. 언제나 들어왔던 정의감에 그를 움직였다. 분명히 비명성을
보아 여자가 위험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골목을 꺽고 두번째의 골목을 꺽어
비명성이 들려왔던 곳으로 움직이던 명우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안좋은 장면을
목격할수 있었다. 세명의 사내가 골목 벽쪽으로 여자하나를 몰아넣고 있는 것이였다.
다들 하나같이 거칠게 생긴 얼굴들이 주는 두려움은 상당한 것이였다. 대충 보기에는 고등학생들로 보일정도의 외모들이였다. 색깔을 뺀 머리칼과 귀에 걸려있는 귀걸이등이 그들의
어떤 애들인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어둑어둑한 가로등 사이로 들어나는 여성의
모습은 상당히 명우에게는 익숙하고 낯설지 않은 것이였다. 명우는 가슴이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분명히 낯설지 않는 모습. 길게 흩틀어진 머리칼 그리고 검은색의 발등까지 내려오는
긴치마와 하늘색의 예쁘장하게 생긴 잘짜여져 보이는 스웨터가 눈에 거슬렸다. 많이 보지 못했지만 분명히 알고있는 듯한 복장이였다.
"어이...아줌마 가진 것 좀 다 내놔야 겠어. 나이를 보니까. 우리같은 아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아들에게 용돈 준다고 생각하고 다 내놓으라고."
"그래, 그 지갑에 있는 돈좀 보자구."
점점 세명의 사내들은 골목 벽쪽으로 몰고있는 여성을 협박하며 험상굿은 얼굴로 겁을 주고
있었고 그 여성은 두려운듯이 창백한 안색으로 온몸을 떨면서 손에 들려있는 작은 지갑을
꼬옥 품안으로 안으며 뒤로 주춤 한걸음씩 물러났다.
"아줌마 말을 못알아 듣네. 그 지갑 좀 보자구요. 괜히 반항해서 맞지 말고요."
"히히...아줌마 괜히 우리에게 잘못보이면 안좋아. 재수없으면 아들 뻘의 애들에게 안좋은 꼴을보이게 될지도 모른다고. 그러면 얼마나 아들이 슬퍼하겠어."
"그러고 보니까. 사진기 가지고 있었네."
그들의 말에 더욱 겁이 드는지 여성은 연신 뒤로 물러나면서 주위를 훓어본다. 혹시 도와줄
사람이 지나갈 것을 기대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런 어둑한 골목길은 누구나 꺼리는 지역
임을 생각하면 그런 우연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 또한 알고 있는 세명의 건달들 이었다.
"아줌마 아무리 둘러보아도 도와줄 사람 없으니까. 우리 말 듣는게 좋을 거야."
그러다가 한 건달이 천천히 손을 뻗으며 여성의 손에 들린 지갑에 손을 가져다 대었고 여성은
뒤로 물러나다 결국 벽에 등을 대고는 더욱 지갑을 꼬옥 안을 뿐이었다.
"쳇, 어이 아줌씨 그렇게 말을 않들으면 말이야 다쳐."
옆에 있던 건달하나가 손늘 번쩍 들더니 여성을 보며 겁을 주었고 여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여성은 곧 자신에게 올 고통이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눈을 살짝 떠보았고 그 앞에는 어느새 나타났는지 모를 새로운 사람하나가 당당히 앞을 막고 서있었다. 여성은 눈에 보이는 그 남자의 등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며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고 느꼈다. 마치 자신의 아들같이. 그러자 걱정들기 시작했다. 잘못하면...
"이 쌔끼들아!!! 건들 사람이 없어서 너희 엄마 또래의 사람을 건들어!! 이런 개자식들!!"
명우는 자신의 눈을 믿을수가 없었다. 분명히 익숙하다고 생각된 사람이 자신의 엄마였던 것이였다.
그리고 상황이 대충 어떻게 되었는지 인식할수 있었다. 분명히 자신을 마중나오다가 이들에게
붙잡힌 것이리라. 젠장! 명우는 엄마를 생각하며 급하게 뛰어들어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엄마를향해 손을 뻗는 건달하나의 손목을 잡고는 그들 사이로 끼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