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2/16)

모자간의 금기 12부

지수는 천천히 곁에서 같이 걸어가고 있는 명우의 모습을 슬쩍 보았다. 자신의

손에 들린 장미가 보였고 명우의 손에 들려있는 옷이 든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후후....애가 오늘따라 선물도 다하고 하니까 기분이 굉장히 좋네.'

지수의 발걸음은 너무도 가벼웠다. 마음과 발걸음은 비례하나 보다. 지수는 다시

장미로 시선이 돌아갔다. 30송이 정도되는 붉은색이 주는 기쁨은 상상 이상이였다.

오늘의 피곤이 싸악 풀리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지수는 곁에서 걷는 아들의 팔이

눈에 들어왔다. 이러고 걷고 있는 자신과 아들의 모습은 젊었을 때의 남편과 자신의

모습 같았다. 깜짝 놀랄 선물을 어느 날인가 하고 자신은 즐겁고 행복한 기분으로

남편과 같이 쑥쓰럽게 그리고 기쁘게 어느 한 거리를 걸으며 서로의 사랑하는 마음과

미래를 생각하던 그런 모습이. 아들의 팔은 어느새 남편의 든든한 자신을 사랑해주던

팔 같이 보여졌고 그녀의 심정은 아까부터 두근두근 거리던 마음대로 젊었을 때의 자신

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이와 같이 한때의 추억을 만들어가던 그때로. 지수는 난짝

아들의 팔에 명우의 아빠에게 하던식으로 안았다. 남편 처럼 아들의 팔은 두툼했고

단단했다.

명우는 깜짝 놀랬다. 자신의 엄마가 너무도 기뻐하고 행복해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가던 자신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팔에서 느껴진 감촉때문이었다. 무거운듯 하면서도

따뜻한 약하며 얇은 무언가가 느껴졌다. 명우는 눈을 크게 놀래서 뜨며 옆으로 고개를

내렸고 거기에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푸근한 시선으로 자신의 시선을 맞추고 있는

지수 자신의 엄마를 발견할수가 있었다. 자신의 엄마가 팔에 팔짱을 낀 것이였다.

명우는 처음으로 그러는 엄마의 모습이 낯설게 다가왔고 어색했지만 엄마의 밝고

행복한 모습은 그런 생각을 접을수 있게했다. 그저 엄마가 좋다면야 아무거나 할수

있는 명우였기에 이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였다. 더군다나 자신도 은근히 기분이

들뜨면서 좋지 않은가. 작은 체격의 귀여운 엄마의 모습....

'또....귀엽다고 생각했네....왜 이러지?'

명우는 곧 고개를 살짝 가로저으며 잊을려고 했지만 쉽지않았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이런 모습을 보이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도 색다른 느낌이었나 보다. 어쨌든 명우는

좋은게 좋은거라고 생각하며 가만히 엄마의 작은 발걸음에 맞추어 걸어갔다.

-두근....두근....

'어?'

그러는 사이에 다신 찾아온 이 감정의 고동소리는 명우에게 당혹스러웠다. 알수없는

마구뛰쳐나가는 어린애같은 심장의 빠른 자신의 귓가로 들려오는 강력한 박동.

명우의 얼굴은 굳어졌다.

'두번째.....그것도 엄마가 있을 경우에만.....뭐지?'

이해할수없는 명우는 그러나 곧 한곁으로 치울수 밖에 없었다. 옆에서 들려오는 지수의 음성은 괜한 희열과 흥분을 주었다.

"애, 꼭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꼭 연인같다. 그치?"

자신을 쳐다보며 살풋시 웃음 지으시며 소근 거리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도 새롭고도

희안하게 다가왔다.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마냥 보호해주고 싶은 생각이 떠오르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것 같은 소녀같은 모습의 엄마. 그리고 주위에서 보이는 간간히

눈에 들어오는 남녀들의 친근하며 아름다워 보이는 모습들이 자신과 엄마의 모습을

상기시켜주며 괜스레 부끄럽고 얼굴을 붉히게 만든다.

'진짜 이러고 보면 연인 같겠어.'

명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이 왜 그렇게 사랑스럽게 보이는지

이해할수 없었지만 들뜬 기분과 묘한 열기 때문에 그저 싱긋이 웃으며 명랑하게

입을 열었다.

"진짜 그렇네요. 우리 잠깐동안만 연인 할까요? 어떠세요? 좋아요?"

명우의 말에 지수는 그저 웃으며 사랑스럽게 바라볼 뿐이었다. 뭐가 필요할까.

이미 자신의 마음은 젊었을 때 그이와 같이 있었을 때의 마음 이었것만.

"후후...명우는 어때? 좋아?"

"네, 좋네요. 여태까지 한번도 데이트한적이 없었는데 엄마가 처음으로 저와 데이트

하게 되니까 좋아요."

명우의 말에 지수는 그저 기분이 좋은게 더욱 상승되었다. 아들의 첫번째라는 의미가 묘한 느낌을 주었다.

'아들의 첫번째 데이트가   엄마라....후후....왠  지 기분이 좋네.'

지수는 아들의 말을 들으며 더욱 가슴가까이 있던 팔을 끌어 안았고 명우는 그 순간

자신의 풀꿈치에서 느껴지는 알수없는 물컹 거림에 약간 놀랬다.

'뭐지?'

여자에 대한 지식이 자신의 또래에 비해 별로 없었던 명우에게는 이러한 모든게

색달랐고 알수없었다. 그러나 곧 알수있었다. 자신이 어렸을 때 자주 만지던

그러나 철들고 부터는 보지도 만지지도 않았던 엄마의 가슴이었다.

'가슴이구나....'

엄마의 가슴이라는 생각을 하며 명우는 괜히 궁금해졌다. 어렸을 때는 뭘 모르고

만졌지만 지금은 아닌 것이였다. 그러나 그럴수 없었다. 자신의 엄마였으니까.

지수는 자신의 가슴에 닿은 명우의 팔꿈치를 느끼며 괜히 짓굿은 생각이 들었다.

순간 아들의 몸이 굳었던게 보였다. 약간 놀랬나 보다. 지수는 살짝 미소지으며

명우의 팔을 가슴에서 조금 움직이게해서 더욱 자신의 가슴에 닿을수 있게 했다.

옆에서 보이는 아들의 얼굴은 어두워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붉어졌을 것 같았다.

'후후....역시 명우는 보통 애들 같구나.'

아까 읽었던 책의 내용이 떠오르며 자신의 아들이 정상적이라고 느꼈다.

오늘 하루의 마무리는 지수에게 행복했다. 아들과 데이트였으니까. 하루의 고달픔도

오늘만은 즐거웠다. 지수는 그저 명우의 팔을 안고는 장미의 은은한 향을 맡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까지 명우는 자신의 팔에서 느껴지던 엄마의 가슴 살에 대한

신경으로 피곤했다.

지수는 바빴다. 오늘 하루는 아들이 개교기념일 이라고 학교를 가지 않았기에

대신 서점 일을 봐준다고 하고는 갈려고 준비하고 있던 자신을 말리고는 후딱

가버렸기에 시간이 남게된 지수는 여태까지 밀린 빨래와 청소 그리고 여러가지

집안일등을 하느냐 힘들었고 바빴다. 항상 주말에 아들과 같이 해오던 일을

혼자 한다는 것이 여태까지 알지못했던 아들의 도움을 상기시켰다. 빨래 할때는

빨래를 세탁기에서 꺼내서 널어주고 청소기로 여기저기 청소해주며 집안정리하는데

도움을 주던 자신의 든든한 아들이. 그러다가 얼마전에 자신에게 선물해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지수는 푸근한 생각과 같이 행복감을 느끼며 그때의 선물을

떠올렸다. 장미와 척 보기에 비싸보이는 그러나 명우는 비싸보이지 않다고 말

했던 옷. 다시한번 감동스러웠다. 주던 대상만 다르지 죽은 남편이나 아들은 자신을

생각해 선물을 주었다. 지수의 입가에는 그저 보기에 예뻐보이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명우는 이담에 크면 아내에게 사랑 받을 거야.'

자신에게 하던 그 섬세한 마음씀씀이와 가끔식 보여주는 따스한 행동이나 마음

그리고 사람을 놀랠키고 감격하게 만들줄 아는 말등 자신의 아들이 사랑 받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자신만 해도 이렇게 사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은.....

지수는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무슨 생각인가. 방금 전에 떠올랐던 생각이

너무도 당혹스러웠고 어처구니 없었다. 아들에게 그 무슨 생각을....곧 지수는

고소 지을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너무 외롭다가 갑자기 아들의 포근한 엄마에 대한 사랑과 모습을

봐서 그럴꺼야.'

혼자 자신의 생각에 대한 핑계를 대보지만 솔직히 납득되지는 않았다. 더욱

명우의 모습만이 가슴에 세겨 질뿐이었다. 명우가 하던 자신에 대한 그 부드러운

미소와 동작들. 하나같이 자신에 대한 아낌과 사랑이 담겨있었다.

'아니야. 명우는 그런 의미로 나에게 한게 아니잖아. 정신차려라. 지수야.

너는 엄마야. 엄마! 명우라는 아들을 가진.....'

그러나 마음은 계속 흔들렸다. 순간 떠올랐던 자신의 감정에 대한 생각이 너무도

황당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일시적이라도 가질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지수는 하던 일을 멈추고는 멍하니 자신의 가슴을 추리기 위해 노력했다. 있을수

없는 일.

'후.....그이가 그립네.'

지수는 조용히 눈을 감고는 저 푸른 하늘 위로 시선을 돌렸다. 베란다에서는

널린 빨래들이 바람을 타고 흔들이고 있었다.

명우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홀로 서점에 지수 대신 나와 멍하니 있다보니

계속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는 자신의 엄마의 모습이였다.

선물 받고 마냥 좋아하던 모습과 그날 왠지 너무도 가깝게 느껴지게 행동하시던 모습.

그리고 슬픔 때문에 우시던 모습등 여태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모습들이 요즘 함꺼번에

일어나는게 이상하게도 생각되었고 그런 일들이 가슴 깊숙히 있다가 떠오르는 것도

이상했다. 아른 거리는 엄마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빨리 서점의 일이 끝나면 집으로

얼른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후...."

명우는 자신도 모르게 멍하니 있다가 한숨을 내쉬며 잡념을 떨구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두번 느껴보았던 그 두근거림. 가슴 떨려오는 그 느낌은 생전 처음

으로 느꼈지만 아프거나 고통스러운 것이 아닌 오히려 알수없는 묘한 흥분과 열기를

주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될지 명우는 알수없었다. 누군가에게 얘기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 싶지 않기도한 그 기분. 생각하면 울렁 거리는 가슴과 멍해지는

그리고 오직 떠오르는 것은 엄마인 지수 뿐이었다.

'왜 그럴까? 무엇 때문이지?'

요즘 일어나는 일들과 같이 발생한 기분은 명우에게 어찌보면 부담스럽기도 했다.

'모르겠다. 그나저나 엄마가 보고싶네....'

명우는 끝내 알수없었기에 고개를 심하게 떨치기 위해 가로저으며 지수를 향해 마음이 저 멀리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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