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간의 금기 3부
저녁 9시 30분 정도에 일을 다 끝마친 명우는 지수와 같이 서점 문을 닫고는 집으로
돌아 올 버스 안에 있었다. 서울의 도로가 대부분 엉망이듯이 그들이 가는
집쪽도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새롭게 지어진 곳도 아닌 많은 시간이 지난 곳에
집을 가지고 있어 도로의 사정은 더욱 좋지가 않았다.
버스는 덜컹덜컹 거리며 많은 사람을 태우고는 가고있었다. 지금의 시간은 비록
퇴근시간에서 많이 벗어난 시간이였지만 사람들은 퇴근 시간에 비해서 그다지
많이 줄어있지 않아 버스안은 많은 사람으로 인해 서로의 몸이 부딪혔고 멀쩡히
서가기도 힘들었다. 그런 속에서 명우와 지수는 서로의 몸을 맞대고는 조용히
집에 가고 있었다.
"엄마 힘드시죠?"
서점에서도 많이 서서 보내는 지수를 생각한 명우는 버스 안에 앉을 자리가 없는게
안타까웠다. 이렇게 서 가는 엄마의 모습은 애처롭게 보였다. 어렸을 때는 언제
커서 엄마를 도우나 하며 엄마늬 커다란 키를 보며 부러워 했것만 이제는 어느새
훌적 커버려서 엄마를 볼때마다 내려다 보는 입장이 된 명우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오늘따라 새롭게 다가왔고 애처로워 보였다. 저렇게 작은 키를 가지시고 항상 자신에게
엄하게 한순간의 방심도 보이시지 않게 행동하신게 뭇내 마음에 걸렸다. 너무도
작아 보였다. 자신의 품에 있는 작은 새 처럼. 아버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런
작은 몸의 엄마를 두고 떠나신게 영영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비록 자신의 아버지지만
만약 보게 되면 한대 칠 것 같았다. 그리고 말할 것 같았다. 어떻게 어머니를 혼자
놔 두시고 떠나실수 있냐고? 어머니를 사랑하시지 않았냐고? 그치만 자신이 살아 생전
아버지를 볼 일은 없었다. 그렇했기에 더욱 자신의 어머니가 애처러워 보였다.
"괜찮아. 항상 이랬는데 뭘."
하루의 일과가 끝나서 일까. 약간 기운없는 엄마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약해 보였다.
그런 엄마를 보며 명우는 마음이 아팠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살아오신 엄마가
불쌍해 보였다. 다른 엄마들은 남편 믿고 나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남편한테 어리광도
부리고 자식들에게 의지도 하고 지낸다고 하는데 자신의 엄마는 친구들 만날 시간도
없이 항상 바쁘게 자신을 키우느냐고 시간을 대부분 보냈으며 어리광 피울 남편도
나가서 쇼핑할 여유도 없었다. 젠장! 빨리 컸으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커서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뭔가를 해드리고 싶었다. 지금의 모습은 너무도 연약해
보였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얼마되지 않는 자신의 능력이 싫었지만 어쩔수 없었다.
명우는 그런 지수를 보며 속으로 안타까운 마음에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조용히
창가를 바라보았다. 지치고 힘들어하시는 엄마를 계속 보고 있으면 울 것 같았고
분노를 참을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는 순간 버스가 안좋은 도로를 가는지 덜컹 거리며 심하게 흔들렸고 많은 사람들이
같이 중심을 잡지 못했으며 지수 또한 그러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 같이 흔들렸다.
그러고는 중심을 잃고 기우뚱 뒤로 넘어가며 눈을 커다랗게 떴다. 잘못하면 심하게
다친다는 생각에 그녀는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어찌할수 있는게 아니였다. 남자들도
같이 중심을 잃었는데 자신같은 여자가 어떻게 잡을수 있는게 아니였다. 지수는
두눈을 꼬옥 감고는 심하게 다치지 않기를 바랬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명우의
슬픈 얼굴을 보게 될거고 잘못하면 병원비도 많이 들어 갈 것이였다.
그러다가 지수는 뒤에서 느껴지는 따뜻하며 단단한 무언가에 자신의 등이 심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부딪치는 것을 느끼며 깜짝 놀랬다.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피해를 입었는지
알았던 것이였다. 그치만 그녀는 곧 그 생각을 지울수 밖에 없었다. 순간 넘어지며
등이 닿았던 곳에서 강하며 억샌 팔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낀 것이였다. 깜짝
놀랬다. 자신을 감싼 팔의 주인이 누군지 몰랐서였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이런 팔을 가진 사람은 죽은 자신의 남편 밖에 없을 성인의 강한 근육이 있는 팔이였다. 그러고는 지수는 놀라 고개를 얼른 뒤로 돌렸다. 분명히 버스 안에서 자신을 이렇게 해준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확인할 생각으로 돌린 것이였고, 돌린
시선에 들어오는 자신에게 처음 보는듯한 인상을 순간 느끼게 만든 아들을 볼수가 있었다.
명우가 자신을 한팔로 감싸고는 넘어지지 않게 단단한 가슴으로 자신을 등을 안고
있었던 것이였다.
지수는 놀랬던 가슴이 진정되는 것을 알수 있었다. 낯선 남자가
이상한 생각을 품고 자신을 안았는지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명우가 자신이 넘어
질 뻔한 것을 보고 감싼 것을 알수 있었다. 그녀는 방금 전까지 평소같이 생각해
혼자 집에 가고 있는 것으로 알았던 것이였다. 그리고는 서서히 안심되는 것을
느끼며 등이 참으로 따스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명우의 어느새 커서 넓어진 가슴
의 단단함과 자신의 배를 감싸고 있는 두꺼운 팔은 자신에게 알수없는 안락감과
평온함을 주었다. 마치 남편과 연애시절에 느낀 것과 비슷했다. 누군가 자신을
아껴주고 감싸주고 보호해 주고 있다는 그런 감정. 그래서인지 지수는 무의식적으로
명우의 가슴에 몸을 옆으로 돌리며 기대었다. 두근두근.....살아 숨쉬며 뛰고있는
명우의 심장 고동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하루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긴장감이
빠르게 더운 날에 얼음 녹듯이 풀리는 것을 알수있었다. 처음이었다. 아들에게서
남편과 같은 이런 감정을 느끼기는 마냥 명우의 가슴에 안겨있고 싶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가 다시 흔들리는 버스 때문에 명우의 가슴과 얼굴이 부딪치며 정신이
들었다.
'어멋!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지수는 살짝 얼굴을 붉혔다. 자신의 방금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웠고 왠지 가슴을
울렁이게 만들었다. 죽은 남편과 처음 안겼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떠올랐다.
그리고는 살짝 기대고 있었던 고개를 들어 명우의 잊혀지지 않는 가슴 안에서
빠져나왔고 명우는 그런 자신의 엄마를 걱정해서 위태로와 보여서 둘렀던 팔을
풀고는 창밖을 보며 조심스럽게 엄마가 중심잃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명우는 방금 전에 느껴졌던 지수의 따스했던 등의 감촉과 팔에서의 감촉을
느끼며 엄마의 모습이 더욱 애처롭다고 생각했다.
순간 넘어질 뻔했던 엄마를 무의식적으로 안았지만 이렇게까지 연약할줄은
생각도 못해봤다. 결국 엄마는 이러한 버스를 타고 항상 위태롭게 왔다갔다
하신 것이였고 그 생각이 든 명우는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엄마가 마중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갈 것을 결국 엄마를 이기지 못하고 나가지 않았던
자신에 대해 화가났다. 잘못하면 큰일 났을 뻔했던 방금의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자신을 바라보며 신기하는 듯이 다행이다는 듯이 보시던 엄마의 시선
또한 떠올랐다. 그리고는 안심하시던 편안해 하시던 마지막의 표정이 명우의
결정을 다짐하게 만들었다.
"엄마, 괜찮아요? 어디 다치시지 않았어요?"
명우는 방금 전의 일에 대해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슬픈 시선을 지수에게
맞추었고 지수는 자신이 아들 품에 안겨 떠올랐던 부끄러운 생각에 평소 같으면
시선을 맞추어 얘기할 말을 조용히 숙이며 부끄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응, 괜찮아."
진짜 다행이였다. 아들이 없었다면 오늘 그녀는 크게 다칠 뻔했던 것이였다.
그 생각에 그녀는 평소에도 심하게 움직이는 버스 안을 탔던 자신이 떠올랐고
그때마다 수없이 중심을 잃으며 견뎌냈던 자신 또한 떠올랐다. 그러면서 그녀는
오늘 같이 명우가 있었으면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떠올랐다. 아들의
따스했던 가슴을 생각하며 안심하며 갈수 있을 텐데.....그녀는 명우의 커다란
가슴과 두꺼운 팔이 닿았던 부분에서 명우의 체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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