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향하는 도중 아이를 본가에서 데리고 왔다.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는?' 이라는 물음을 내게 계속하는 아이에게 차마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던 난 묵묵부답으로 운전을 했고, 나도 모르게 투덜대는 아이에게 짜증을 부리며 씻기고 이른 시간에도 일찍 재우게 된다.
혼자 주방의 식탁에 앉아 맥주 캔을 비우고 있을 때.. 현관문이 열리는 문소리와 함께 초췌한 아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번?..
두번???...
고대리의 몸에 깔려 분명 질퍽한 신음소리를 냈을 아내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 난 단번에 맥주 캔을 비우곤 들어오다 내 모습에 흠칫 놀란 아내를 노려보게 된다.
"술.. 마셔요?"
"....."
"...."
"윤대리는?"
"..네??...아~.. 들어갔어요."
"뭐래?"
"......"
"그 과장인가 뭔가 하는 사람하고 계속 만날 거래?"
"...마..말렸는데.. "
"..."
아내가 머뭇거리며 얘길 이어가질 못했다.
아마도.. 자신의 얘길 윤대리나는 죄 없는 친구를 빗대어 하다 보니 머뭇거리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한 가지 추리를 하게 되었다. 만약 윤대리 일이 정말로 아내의 속내를 비취고 있는 가상의 사건에 대한 얘기라면.. 윤대리의 결말에서 내 아내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직감을 하게 되어 애써 쏘아붙이듯 얘기하던 말투를 진정시키며 조금 더 추궁하게 된다.
"그럼 윤대리는 가정을 버릴 생각인가 보지?"
"네?? 아..아니에요.."
"...그럼?"
"윤대리도.. 많이 괴로워 하고.....있어요."
"괴로워? 참나 그 여자도 정신 나갔구먼.. 아니! 다른 놈하고 바람을 피면서 괴로워하다니.. 그 남편 입장은 생각도 안하나보지?"
"...."
진정하려 할수록.. 비아냥거리게 된다.
내 시선을 피하며 이젠 안방으로 들어와 옷을 벗는 아내와.. 따라가 무심한 듯 텔레비전을 켜놓고 침대에 누워 최대한 티를 안내려 노력하며 아내에게 툭툭 던지는 식과 혼잣말을 뒤섞어 얘길 하게 된 난 나도 모르게 자꾸 말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쩐데?"
"..예?"
"결과를 생각하고 있을 거 아니야."
"저..저야 잘 모르죠...."
"얘기 했다며?"
".....윤대리도.. 관계 끝내고 싶어 하는 눈치긴 한데..."
"그런데?"
"그게.. 잘 안되나 봐요.."
"....왜? 그 과장인가 뭔가가 그렇게 밤일을 잘 하나 보지?"
"예??!!!!"
"..아니 그렇잖아. 뭔가 미련이 남으니까 끝내고 싶어도 그게 잘 안 되는 거지.. 그 과장인가 하는 놈이 협박이라도 하고 있는 거면 당신한테 얘길 안 했을 리 없지 않나?"
"...그렇죠."
"그러니까.. 그 놈이 그렇게 능력자인가?"
"저..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미련이라기보다는..."
"..."
"그래도 아이 생각해서 나중에라도 꼭 끝낼 거라고..."
"그걸 그냥 놔뒀어?"
"..?"
"당신이 어떤 여잔데 그걸 놔뒀냐고..."
"나..남의 일이잖아요.."
"남의 일??"
"......"
".."
단 한 번도 텔레비전에서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
일부러 텔레비전에 더 시선을 고정하고 아내를 단 한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아내의 거짓말 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정말로 아내를 때릴 거 같아 시선을 고정한..채.... 입만
열고 있었다..
"윤대리도.. 생각이 있겠죠. 당신도 몇 번 봤잖아요...가정을 버릴 여자가 아니잖아요."
"....."
그제야 아내를 쳐다보게 된 나였고,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씻고 온다며 아내는 속옷만 입은 채 욕실로 향했다...
나갈 때.. 내가 봤던 속옷이 아닌걸 알고 있었지만... 난 아무말도..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텔레비젼만 보게 된다.
아내의 마지막 말을 몇 번이고 다시 되새겨 본다.. '가정을 버릴 여자가 아니잖...'
방금 나와 나눈 대화가 아내의 속내가 맞다면.. 아내는 아이와 날 버릴 여자가 아니란 것일 텐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실로 혼자만의 생각으로 정리할 수 없었기에 머리만 복잡해진 난 다시 걸어 나가 맥주를 하나 더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캔맥주를 마시던 난 문득.. 작게 열려진 아이의 방문이 보였기에 조용히 걸어가 아이를 확인하듯 들여다보게 되었다.
저.. 침대에서 그날의 끔찍했던 아내와 고대리의 기억이 떠오르게 되었지만.. 곧 아이의 조용히 자고 있는 모습에 절망감과 나락으로 추락 할 것만 같았던 내 육신이 치유되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며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무것도 모른 채...
곤히 자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던 난 꽉 쥐었던 주먹을 풀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달랑 두 가지 였다..
아내에게 이 모든 사실을 밝히는 것과.. 밝히지 않는 것..
사실을 밝힌다면... 아내의 성격대로 당연히 이혼이라는 종착역으로 갈 것이 뻔했고... 그렇다고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 또 한.. 내가 도저히 용납할 자신이 없을 거라는...
내가 아내와 살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내 전자의 결론을 머릿속에서 지워보려 애를 써보지만.. 아내의 그 생생히 머릿속에 박혀있는 음란한 모습은 아내와 밤일을 할수록 다시 떠오를게
분명했기에 도저히 자신이 없어진 나였다.
남편의 바람을 알면서도 모른 채 한다는 대다수 유부녀들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 배신감을 어떻게 떨쳐버렸는지 궁금해지기까지 한 난.. 다시 길게 한숨을 내쉬게 된다..
"아빠?"
"응?? 깼니?"
"응.. 아빠 안 자?.. 엄마는???"
"...."
"엄마 아직도 안 들어왔어?"
"...들어왔어.. 씻고 있어.."
"응... 나 엄마 볼래."
"....."
이제는 제법 말도 잘하는 아이의 모습이 새삼스럽게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일어나선 종종걸음으로 안방으로 걸어간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찢어질 듯 한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는데.. 아내가 다 씻었는지 알몸으로 나오다 아이를 발견한다.
"어!.. 일어났어?"
"응..."
"에고~... 엄마가 재워줄까?"
"응."
아이가 머리의 물기도 말리지 않고는 그대로 아이를 안고 아이의 방으로 향한다.
날 스쳐지나가 아이를 침대에 뉘우곤 조용히 토닥이기 시작했다. 작은 아이의 침대에 몸을 구부리고 누워 아이의 가슴을 토닥이고 있는 모습은.. 가끔 아이엄마가 보여줬던 그 모습과 전혀 다를게 없었는데... 자꾸 그 날 저녁의 고대리와 아내가 생각이 난다....
내 마음은 아무것도 모르는지 아이가 곧 잠이 들었고,, 아이가 완전히 잠이 들자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내 팔을 잡고 안방으로 향했다.
아이를 깨우지 말라는 자연스러운 아내의 모습인데.. 알몸으로 내 손을 이끌고 발걸음을 옮기는 아내의 뒷모습이.. 생각지도 않게 음란하고 저속해 보이기 시작한다.
나처럼.. 고대리의 손을 이끌고 모텔방으로 향했을 아내의 모습이 이런 것인지.. 난 조용히 아내의 손을 뿌리치며 다시 아이의 방으로 향하다 말고 '아차..'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개를 돌려 아내를 보는데.. 역시 아내는 당황한 듯 뿌리쳐진 손을 잡고는 놀란 듯 날 쳐다보고 있었다.
"문 닫으려고.."
".....네."
"..."
아내의 시선을 뒤로 하고 아이의 방문을 닫으며 다시 한 번 아이를 쳐다본다.
정말로 평온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아무것도 모른다면... 저 위에서 뒹굴던 두 남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 평온히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아무것도 모른 채 이대로 넘어간다면.. 자고 있는 아이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시간만 참는 다면 다시 이전의 생활로 돌아올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괘..괜찮아요?"
".....뭐가?"
"......"
".."
"당신.. 좀 이상한 거 같아서요.."
윤대리 일을 추궁하듯 묻던 모습과 아내의 팔을 뿌리친 내 행동에 아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한건 다시 침대에 누워 텔레비전만 바라보던 내 모습을 화장대에 앉아 머뭇거리며 아내가 화장을 하고 있을 때 였다.
역시 내 행동에 혹시나 들킨 건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된 아내인 듯 보였다.
"이상해? 내가?"
"...."
"별 쓸데없는 얘길 하네.."
"..혹시.. 윤대리 때문에 그래요?"
"윤대리??... 남의 여자 바람 난거에 뭔... 그냥 요즘 계속 당신이 늦으니까 짜증이 좀 나서 그랬어.."
"...."
"왜? 무슨 일이라도 있어?"
"아..아니요.. 무슨.. 일은요.."
"..."
"얼른.. 주무세요."
"..그래."
아내는 계속 날 의식하며 화장을 했기에 난 처음처럼 무심한 듯 누워 텔레비전에 시선을 고정한다.
화장을 하는 아내의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기에 아내가 느끼고 있을 죄책감을 짐작하며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만 모른 체한다면.. 지금의 아내 모습은 분명 이전의 순진하고 겁이 많은 모습을 내게 보여주고 있었기에 이번 고비만 넘긴다면 이전처럼 가정의 화목을 약속받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과.. 아내의 외도를 덮고 절대 입 밖에 꺼내지 않을 내 모습을 떠올리고 각오하게 되었다..
우선 이 모든 원흉인 고대리를 만나봐야 한다..
어떻게 둘이 붙어먹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고.. 중요한 사실은 앞으로의 일이었으니 무조건 고대리를 아내에게서 떨어트려 놔야 한다는 생각만이 내 복잡했던 머릿속에 가장 중요한 한가지로 정리되어 눈을 감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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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는 애써 불안한 마음을 잊으려 노력했다.
남편 모습은 꼭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듯 보였지만.. 그걸 확인하기도.. 의심하기도 두렵기에 포기하게 된 민지였다.
만약에 알고 있다면..
예전부터 우유부단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남편 태도 안에서 가끔 가시 돋친 목소리로 핵심을 찌르는 모습에 놀랐던 기억이 있었던 민지였기에 자신에게 직접 얘기하지 않을 리 없다는 생각과 지금처럼 윤대리를 탓하는 남편의 모습은 아직 아닐 거라고 혼자 곱씹으며 애써 무시하려 했다.
그리고 민지의 걱정으로 인해 고대리와의 외출을 자제하게 된 날이 길어지며 다시 가정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자 평소와 다름없는 남편의 모습으로 자신에게 다가왔기에 그나마 안도를 하게 된 민지였다.
정작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묻어둘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 남편인 상호의 모습을 발견조차 못한 채 민지는 그렇게 조금씩 고대리와 남편 사이에서 위험한 작두를 타고 있게 된다. 한 때의 바람이길 바라며 가만히 지켜보던 상호는 자신과 아이를 속이며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 점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지만..
민지 앞에선 내색조차 하지 않았기에 민지는 꿈에도 모른 채 거짓 행동을 하게 되었다.
고대리는 민지를 알아 가면 알아 갈수록 점점 더 매료되어 민지를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신기했다. 보통의 여성의 보지라면 고대리의 굵은 자지에 많이 아파하며 결국은 참지 못하고 거리를 두거나 점점 익숙해진다 해도 처음처럼의 쫄깃한 맛이나 초반의 강한 조임도 어느새 길들어져 사라지기 일쑤였다. 결국은 맛깔 나는 보지에서 익숙해져 맛이 덜함으로 인해 고대리가 거리를 두게 된 일이 다반사였고 그건 업소녀들도 마찬가지였다.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환대를 받거나 질색을 하며 포기하듯 고대리에게 돈을 돌려주던 전문 여성들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민지만은 달랐다.
처음부터 아이엄마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정도의 구멍과 조임으로 고대리의 자지를 기쁘게 해주며 놀라게 만들었는데..그래도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변해 갈 줄 알았던 고대리였는데.
민지만은 전혀 아니었다. 직업의식에 고대리의 자지를 물고 조이길 반복한 직업여성들의 보지들도 고대리의 격렬한 펌핑이 이어지면 정신줄을 놓으며 힘을 빼기 시작한 채 받아들이기에만
급급해 하던 여자들이었는데...
민지의 보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대리의 자지를 꽉 물고 놔주질 않으려 했다. 쾌감에 몸서리치며 고대리의 자지를 더 느끼려는 듯 보지 벽이 더 밀착하여 고대리의 자지를 기쁘게 해줬었다. 고대리를 당황스럽게 만들며 일반여자들과 하면할수록 점점 맛을 잃어가던 감촉을 고대리 자신도 몸서리치며 박아대도록 만들었던 건 지금의 여친도 아닌 민지였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민지를 쉽게 포기할 수 없던 고대리였다.
아무리 가정이 있는 여자가 민지란 여자였고, 자신도 결혼할 여자 친구가 있었지만 그런 건 중요치 않았다. 사람이 의식주만 해결된다면 그 다음 성욕을 가장 탐하게 된다고 하더니 고대리 또 한 다를 바가 없었다. 마음속에 담아둔 사랑해 결혼까지 약속한 여자가 있었지만 그 여자 친구를 안으면 안을수록 점점 더 민지에 대한 육체적 갈망은 깊어져 갔다.
오랜 시간 몸을 섞어 자신에게 맞춰진 여자 친구였기에.. 처음과 같은 그 황홀함을 찾기 힘들었고, 그렇다고 이제 찬 나이로 민지 같은 여자를 찾아 헤맬 순 없었기에 민지에 대한 욕구는
점점 더 소유욕이라는 감정으로 고대리를 재촉하게 만들었다.. 어차피 결혼을 해야 한다면 자신을 가장 잘 따르는 여자 친구와 하는 것이 편할 거라고.. 그리고 어차피 민지가 가정을 버릴 수 없는 여자라면.. 이런 식의 만남이 계속 되어 진다해도 별 상관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민지의 남편이라는 남자에겐 전혀 죄책감 같은 감정을 느끼지도 못한 채.. 오로지 민지의 육체에 대한 만족으로 오히려 민지를 최상의 명기로,,, 그렇기에 이런 결과는 어쩔 수 없는 거라는 핑계를 대며 자신만이 무능력한 남편을 대신해 민지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자부심까지 느끼며 계속 민지를 찾게 만들었다.
잠시 남편의 눈치를 살피는 민지였기에 오늘도 그냥 퇴근을 하는 고대리였지만.. 그것 또 한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런 민지의 행동자체가 이미 남편의 눈치를 살피며 자신에게 더 다가오려는 모습처럼 보였기에 오히려 이 갈증을 즐기며 오늘은 그냥 퇴근하기로 한다.
'띠리~~리리링~~~~'
"......"
막 집에 들어가려던 고대리는 핸드폰을 울린 낯선 번호에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낯선 번호였지만 끝 번호는 많이 봤던.. 민지의 핸드폰을 통해 많이 봤던 남편의 전화번호임을 확신한 고대리는 잠시 고동치듯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핸드폰의 통화버튼을 누른다.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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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닥칠 일이라고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전화를 받고는 놀라지도 않는 고대리란 놈에게 내가 먼저 머뭇거리게 된 낮의 통화내용은 지금 생각해도 후회스럽다.
오히려 태연한 듯 한 목소리로 날 기다렸다는 듯 내가 누군지 설명하는 얘기에 대꾸하는 고대리의 침착함에 주눅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전화를 끊을 순 없었다.
어떻게 전화를 끊었는지도 모른 채 난 퇴근시간까지 멍하니 일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결국 지금 고대리를 기다리는 커피숍에서도 조급한 듯 연신 담배만 입에 물곤 불을 붙이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단정한 3:7가르마에 남자가 보기에도 미소가 멋져 보였고 거기에 나보다 10cm는 커 보이는 체격이 건장한 사내가 내가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기에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트리며 얼떨결에 인사를 하게 되었다. 아내의 남자라는 생각이 들기 전까진.. 그 주차장에서도, 그리고 집들이겸 초대에서도 결코 눈여겨 본적이 없었기에 이제야 고대리를 찬찬히 살펴보듯 쳐다보게 된 나였다.
아내가.. 끌릴 만 한 서글서글한 웃음이 어울리는 훈남에 체격까지 좋았기에 얼떨결에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다시 노려보듯 고대리를 쳐다본다.
"어쩐 일로 저한테 직접 전화까지 거셨습니까?"
"....."
"하하하.. 남자 둘이서 커피숍에 앉아 있으려니까 좀 거시기 하네요."
"그만 하시죠."
"..네?"
"제 와이프... 그만 만나시라고요."
"...."
"지금까진.. 그냥 참겠습니다.. 아니!.. 그냥 묻어두겠단 말입니다..."
".."
"생각 같아선.. 당장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인간적으로 경고를 하는 거니까.. 다시는 내 와이프하고 만나지 말란...."
말을 하면서도 무섭게 노려보며 입술을 깨물며 주먹을 쥐게 된 나였다..
정말로 고대리 이놈의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는 충동을 억지로 참으며 난 최대한 신사로서.. 남편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과 체념을 갖추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게 되었다.
혹여나 이놈을 해코지하면 아무것도 모르고 넘어가야 할 아내에게 불똥이 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 말하지 않도록.. 내 아내한테는 아무 말 하지 말고 이제 그만 만나란 말이다..."
"말하지 말고요?"
".......그래."
"..."
"간통으로 둘 다 콩밥 먹기 싫으면.. 내 마지막 인내를 시험하지 말라고..."
"..그런데 형님."
"뭐!!!!"
".."
"내가... 왜 당신한테 형님이라고 불려야 되냐고... 다신 볼 일없으니까.. 직장에서도 아내한테서 말이라도 걸어봐라.. 정말로......."
난 말을 곱씹으며 주먹 쥔 손을 테이블위에서 부들부들 떨었고 다시 한 번 눈에 살기를 담아 고대리를 무섭게 노려봤다.
잠시동안의 적막감이 흐른 우리 자리에서 난 더 이상 고대리의 눈을 볼 필요성을 못 느끼며 자리에서 거칠게 일어났다. 막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고대리의 냉랭한 말소리가 내 귀를 통해 후두부를 멍하게 강타하며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않았다면 난 그대로 걸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고대리를 무섭게 노려보는 나였지만.. 표정조차 하나 변함없이 나온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곤 다시 내게 확인시켜주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날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겐 못한 다면요?"
"........"
"제가 거리를 둔다고 해도.. 과연 민지씨가 절 버릴 수 있을까요? 아니.. 떨어지려고 할까요?"
".."
결국 난 자리에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콩밥을 먹어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까짓.. 한번 살다 나오죠 뭐.."
"무..뭐 이새꺄??"
"간통죄라.... 그런데 말입니다. 형님이 한 가지 관가한 사실이 그 간통죄라는 건 현장을 덮치는 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거 모르십니까? 물론 순진한 민지씨라면 대놓고 사실대로 얘길 하겠죠. 당연히 저도 거짓말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당연히 간통죄로 신고한다면 자동 이혼사유가 되고.. 100% 이혼으로 결론을 낸다는 것쯤은 알고 계실 텐데.. 그럼 민지씨랑 이혼한다는 말씀이십니까?"
"......"
"절 민지씨 몰래 만나자고 하신 건 가정을 깨고 싶지 않으신 거 같은데..."
"..정말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그래 한번 막 나가보자. 둘이 각오하고 목 빼고 기다려라.."
"...그러시던가요... 어차피 그 후엔 민지씬 저랑 잘 살 테니까.."
'쾅!~~~ 쨍그랑!~~'
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뭐가 그리 떳떳한지 계속해서 면장우피(뻔뻔한 사람)란 사자성어가 떠오를 정도로 대놓고 말대답을 하는 고대리의 멱살을 참지 못하고 억지로 상체를 숙여 잡게 되었다.
모든 커피숍안의 사람들 시선이 우리에게 집중이 되었고, 난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고대리의 멱살을 잡아 억지로 일으켜 세우는데.. 나보다 키가 큰 고대리로 인해 일어난 고대리의 멱살을 잡았다고 하기엔 손이 너무 올라간 웃긴 모습으로 씩씩대며 잠시 동안서 있게 되었다.
"치시려면 잘 생각해보시고 치세요. 폭력행사는 결코 형님한테 도움이 안 되니까요."
"이..이 새끼가....."
"한 가지 제안을 하죠."
"뭐?!!!"
"만약에 말입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민지씨를 우리 둘이 동시에 불러냈을 때.. 민지씨가 형님을 쫓아간다면 다시는 민지씰 안 보겠습니다."
"뭐라고?!!"
"아예 회사까지 옮겨드리죠."
"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윽."
"이것 좀 놓고 말합시다."
고대리가 내 팔을 뿌리치는데.. 너무 힘없이 널브러지듯 손을 놓게 되었고, 놓은 손으로 테이블에 몸을 지탱하게 된다.
와이셔츠의 주름을 없애듯 잡아 당겨 옷매무새를 정리하곤.. 내 시선을 무시하며 고대리는 다시 의자에 앉아 쏠린 시선을 경계하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뭘 보냐는 듯 눈에 힘을 주며 위협을 가한다..
씩씩대며 서 있는 채로 고대리를 노려보기만 할 뿐. 사실 고대리가 일어섰을 때의 키 차이로 이미 한풀 죽어 주먹조차 날리는 걸 잊게 되었었다.
"앉으세요. 쪽팔리잖아요."
"......"
"계속 서 계실 거면.. 한 말씀만 드리고 전 가보겠습니다."
".."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에 약속을 잡죠. 민지씨가 누구한테 가는지 말입니다."
"내.. 와이프가 너한테 갈 거 같..."
"그러니까요. 만약에 형님한테 돌아간다면.. 전 아무 미련 없이 보내드린단 말씀입니다. 다만!!.. 민지씨한테는 아무 얘기 하지 말고요."
"..."
"저도 말을 안 하겠습니다. 그걸 더 원하시죠?.. 만약에 알게 된다면 민지씬 자포자기하다 저한테 매달릴지도 모르니까요. 이 정도는 돼야 페어플레이 아니겠습니까?"
"이.."
"그럼 계속 서 계십시오.. 전 이만.."
인사를 정중히 하고.. 고대리가 계산서를 들고 커피숍의 카운터로 향했다.
여유롭게 주인에게 사과까지 하곤.. 날 홀로 남겨둔 채 그렇게 고대리는 떠났다.. 멍하니 문을 쳐다보던 난 그대로 주저앉아 집에 있으면서도 도둑을 맞은 사람처럼 멍하니 테이블 위에서 나뒹굴고 있는 커피 잔을 내려다보며 떨리는 입술과 꽉 쥔 주먹을 애써 숨기며 요동치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내가... 왜 주먹조차 날리지 못했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불안한지...
머뭇거리며 알바생이 다가와 테이블 아래로 뚝뚝 떨어지고 있는 커피들을 쳐다보며 내게 조심스럽게 말을 한다.
"소..손님 바지 젖으시는데요..."
"..."
--계속--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행운과 행복만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시원하나람님 틱톡님..에필로그까지 기다렸다가 읽으신다니요.. 이제 겨우 중반을 약간 넘었습니다.크크크. 앞으로도 많이 기다려야 하실지도../ 밴딩님, 보지방위군님. 항우님 심리묘사에 최대한 중점을 두고 쓰고 있습니다.하하.. 감사합니다./ 베르테르님한테 쪽지 보냈던 기록을 찾아봐도 저도 없내요. 소라서버거 불안하더니..그런데 분명 쪽지가 발송됬다는 창을 봤던기억이 확실합니다(ㅜㅜ). 그리고 레벨이라뇨,,저도 추천하고 댓글 무지 좋아합니다.하하. 단지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할 뿐입니다.크~. /글쎄요. 야설은 야설일뿐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저도 쓰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할때까 있지만 예전 글올릴때도 말씀드렸듯 장르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치구마님.. 예전부터 찾아주시고.. 에고 죄송해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오빠님..그렇지 않아도 남편의 좌절을 더 느낄수있도록 앞으로 전개에서의 자극적인 모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ㅋㅋ/
정말로 많은분들이 칭찬해주시고 아껴주셔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돕니다. 가볍게 겨울잠 자면서 시작한 글인데.. 요즘은 착한사람 쓰다가 만것도 뒷전이 되어버린...
거의 클라이막스까지 써놨는데... 이러다가 영영 소설계시판에 못 돌아갈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날 반갑게 반기는 아내의 모습이 가증스럽다.
아이를 막 다 씻기고 머리를 말려주고 있는 아내의 평범한 모습조차도 내 눈에는 가증스럽게 보인다.
일부러 아내가 안방에 들어오기 이전에 이미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있었고, 자는 척을 한다... 피곤하다며 아내와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으려고 말이다..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한 내 머릿속은 멍하기까지 했고, 좀처럼 회사 일에 집중 할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역시 날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 고과장은 계속 날 주시하며 경고성 시선을 날리고 있었다.
따가운 시선을 뒤로하고 어떻게 퇴근시간이 다가왔는지도 모른 채 멍하니 남은 서류들을 정리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 나였다.
오늘도 일찍 집에 들어가기가 껄끄러운 나였고.. 혹여나 오대리의 여유시간을 틈타 유부녀에 대해.. 그리고 오대리의 이혼에 대해 얘길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대리에게 시선을 옮겨보지만... 오대리는 벌써 다른 놈팽이가 생겼는지 핸드폰을 귀에 끼고 연신 미소를 띤 채 황급히 핸드백에서 화장품들을 꺼내 립스틱부터 아이라인까지 새로 그리고 있었기에 난 고개를 숙인 채 체념하듯 가방을 정리하게 되었다.
집에 들어가봐야.... 라는 생각에 도망칠 곳을 찾던 중 뒤쪽 라인에서 들려오는 남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된다.
"오늘도?"
"크크크. 김대리 정말로 미스 구한테 빠진 거 아니야?"
"하하하하~.. 생각만 해도...으~~.."
"참나.. "
"아씨~.. 단골은 좀 디씨 안되나?"
"미친놈.. 그럼 아예 발을 빼시던가요!~~"
"그러게..이거 한달 봉급 다 털리고도.. "
"정신 차려라.."
"크크.. 그런 의미로 오늘 연대리가 한 발 쏴라.. 응?~~"
"싫으내요~.. 그냥 포차나 가자."
내가 잘 어울리지 않는 김대리와 연대리..
나보다 어린 나이의 죽이 잘 맞는 동기인 두 남직원은 뭐가 그리 좋으닞 낄낄대며 서둘러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분명 평범한 대화가 아닌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기에 난 ‘올타쿠나’ 하고 두 명에게 접근을 하게 되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둘에게 말을 걸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피신처가 필요했었다.
"어디가?"
"네??"
"..."
"술 한 잔 할 거면 같이 가지? 나도 오늘은 술이 당기는데.."
"네?? 구계장님이요??"
"..안되나?"
"..."
김대리와 연대리가 시선을 교환하며 날 어쩔까 하는 생각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싫어? 그럼 말고... 오늘 한 잔 살려고 했는데.."
"정말요? 비싸요...저희.... 호프집 가는 거 아닌데..아가씨 있는 퓨전...."
"어디든 상관있나? 그렇지 않아도 돈 좀 쓰려고 했는데.. 가자고..."
역시 고민하던 비용 얘기가 나오자 김대리가 덥석 내 미끼를 물었다.
둘의 뒤를 따라가게 된 난 곧 화려함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검은색 바탕에 흰색의 미라클이라는 영문 간판을 쳐다보며 계단을 내려가게 되었다.
은은한 분홍빛 조명이 비추고 있는 카펫으로 깔려 있는 계단을 다 내려갔을 때.. 그리 크지 않은 로비에 친숙함을 표현하는 남직원이 김대리와 연대리를 반기기 시작했다. 이런 자리엔 유독 약한 나였기에 쭈삣거리며 둘의 뒤에 서 있기만 하자 오늘의 물주인 날 추켜세우듯 연대리가 내게 손을 올려 회사 간부라며 소개를 하더니 날 깊숙한 복도 안쪽으로 이끌어 갔다.
몇 번 와본 단란주점과는 좀 다른..
흡사 노래방 같은 경쾌한 분위기까지 느끼며 난 가장 중앙에 앉게 되었다.
"계장님 이런대 처음이세요?"
"..응?...그러게..."
"여기가요. 어!.. 구양아~~~~~~~~"
정말로 반기는 김대리의 모습에 난 시선을 돌려 김대리가 일어나 걸어가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화려함의 극치를 말해주는 원피스 드레스들을 입고 룸 안으로 들어온 세 명의 젊은 여자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익숙한 듯 세 명은 각자의 자리로 이동해 앉기 시작했다.
김대리가 그렇게 좋아하라하는 오양이란 여자는 가슴골까지 훤히 드러낸 붉은색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연대리의 옆에는 검은색의 좀 긴 길이였지만 등이 깊게 파인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 앉은 이름 모를 여자는 연대리의 여자와 마찬가지로 검은색의 원피스로 목까지 올라오는 목폴라식 민소매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전부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달라붙는 원피스들로 앉게 되자 그 길이가 더 짧아져 훤히 민 허벅지의 깊은 곳까지 서슴없이 보여주며 익숙한 듯 앉자마자 팔짱을 끼기도,, 입에 물고 있는 담배에 불을 붙여주기도 하며 반가움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산서도 내놓기 전에 김대리가 주문을 했고, 곧 나온 맥주들과 양주 한 병이 테이블에 올려지게 되었다.
나에게 바가지를 씌울 김대리가 아니었기에.. 그리고 어차피 내 인생자체가 꼬였기에 돈이 중요하지가 않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물으익어가기 시작했지만 정작 내가 왜 이런곳을 쫓아왔는지도 이해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냥 묵묵히 앉아 옆에 앉은 여자의 허벅지를 빤히 쳐다보며 아내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 내 모습에 김대리가 웃으며 말을 꺼냈다.
"그런데 계장님.."
"으..응? 왜?"
"혹시 처음은 아니시죠?"
"..그럼."
"아따~~ 그럼 총알을 좀 푸셔야죠~~~"
",,,총알?"
전쟁터도 아닌데 무슨 총알이냐고.. 하마터면 물어볼 뻔 했다.
각자의 파트너와 밀착되어진 이 공간에서 그 총알이랄 것이 무엇인지 뻔 할 텐데도.. 입 밖으로 나올 뻔 한 질문을 억지로 막으며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 나였다. 최소한 부하 직원 앞에서 쑥맥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한다는 체면을 유지하기 위한 발악으로 일부러 크게 웃고는 정리된 머릿속의 돈이란 단어를 생각해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갑 속에 들어있을 금액을 계산해본다.
어차피 계산은 카드로 할 것이고.. 현금이... 맞다.. 이곳에 오기 전에 만약을 대비해 찾아온 십만 원 권이 5장이 있었지...라는 생각을 하며 난 익숙한 듯 지갑을 벗어놓은 양복상의에서 꺼내 수표를 테이블위에 올려놓았다.
팁의 단위조차 어색해 했던 나였기에.. 기본 몇 만원으로 분위기를 돋궈야 한다는 그런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란 것도 모른 채 있는 돈을 다 털어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여자들의 환호성과 함께 내게 더 달라붙는 여자를 애써 피하듯 술을 마시게 되었다.
"아싸!~~ 자자~!! 울 계장님이 한턱 쏘는 거니까!! 야! 봤지!! 울 계장님 통 크신 거!! 이제 빼는 거 없이 놀기만 하는 거다! 더 이상 팁 요구하면 그냥 맥주병 들고 튀 나가는 거야!!"
"예~~ 오빠 호호호호."
"고람~~ 쿡쿡.."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여자들의 들뜬 목소리로 내가 과한 게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며 후회라는 걸 하게 되었다. 젊은 남자들을 상대하는 이런 곳은 내가 가 봤던 단란주점과는 거리가 있는 듯했다.. 암만해도 월급쟁이들의 한정된 돈으로 먹고 살 주점식 가라오케라고 해야 할 이곳의 팁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이 돈이면... 아내의 옷을 몇 벌이고 사 줄 텐데...
아이는.. 이번에 30만 원짜리 무슨 말하는 책이 나왔다고.. 그런데 돈 주고 사기엔 아깝다며 입맛을 다시던 아내의 모습이 떠오르게 되었던 나였지만.. 그런 생각들은 곧 아내와 고대리의 섹스장면이 뒤이어 떠올랐기에 이내 술만 더 마시게 된다.
그런 미안함들을 왜 느끼는건지.. 난 오늘 당연한 행동을 하는것인데.. 아내만 즐기란 법 있냔 말이다....
그렇게 비장한 모습으로 술을 마시는 내 모습에 어색함을 없애려는지,, 아니면 내가 물주임을 진즉 눈치 챈 것인지.. 내 옆에 앉은 여자가 더 살갑게 몸을 밀착하며 내게 말을 걸어 왔다.
"한양이에요."
"....네?"
"이름이요. 한민지라고요. 한양이라고 편하게 불러주세요."
"미..민지요??"
갑작스러운 아내의 이름에 난 놀라게 되어 다시 한 번 옆에 앉은 여자를 쳐다보게 된다.
스물 여....일곱??..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자신을 아내와 성만 다른 민지라고 소개하는 모습에 생각지도 못한 호기심과 불편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왜요?"
"진짜 본명이 민지에요?"
"..네. 저 닉넴 안 쓰는데.."
".."
"크크크~~ 아따.. 내가 너 보고 싶어서 오늘도 왔다는 거 아니냐~"
"어머~ 오빠는 참... 알았다고!!~ 알았어.. 내가 오늘도 서비스 끝장나게 해 줄게~"
"증말?? 웃!~..그..그래도....크크..좋다~ 이거지!! 우선 한 장씩 챙기고, 나랑 이 오빠도 선빵날릴테니 자자!~~ 이거 받고.. 저기 나머지는 딱 덮어놓을 테니 나중에 지대로 노는 년 몰아주는 거다!! 알았지~"
김대리가 지갑에서 돈을 더 꺼내 파트너에게 찔러 넣어준다. 그의 파트너는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른 듯 연기하며 그런 김대리에게 달라붙기 시작했다.
나중에야 이 돈이 2차분 포함이란 걸 알게 되었고, 이 한 공간에서의 생각지도 못한 적나라한 모습의 대가임을 알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끄러운 룸 안에 울려 퍼지는 김대리의 대화소리에 무의식적으로 난 민지란 여자의 말을 들으려 바짝 다가가 앉게 된다.
그런 내 행동을 오해했는지 여자가 내 허벅지 위에 손을 얹고는 볼에 뽀뽀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난 한 룸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태를 발견하게 되었다.
젊은 두 남자직원들은 노는 것도 다른 것인지.. 아니면 이런 곳이 원래 그런 건지.. 하여튼 과장들과 계장들의 방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며 난 놀라게 되었다. 김대리는 이미 한손은 오양의 가슴에.. 그리고 나머지 한손은 허벅지 사이 깊숙한 곳에 집어넣고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먹여주는 술과 안주를 입에 담으며 어린아이처럼 먹여주는대로 받아먹고만 있었고.. 연대리도 다를 게 없이 옆에 앉은 아가씨와 입맞춤을 계속 이어하며 가슴을 옷 위로 움켜쥐고 주무르고 있었다..
"....자..잠깐만요."
"..응? 왜요?"
"아니.. 이게 참.."
"오빠 순진하네.."
"..네?"
"호호호호.. 난 순진한 오빠가 좋더라.."
".."
대범하게 옷 위로 내 자지를 덥석 쥔 민지란 여자가 갑자기 주무르기부터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허리를 빼며 그런 여자의 손길을 피하게 된다. 행여나.. 내 작은 자지를 들키는 건 아닌지... 이미 내 내면에선 물건의 크기로 인해 자격지심까지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 숨겨둔 이면의 부끄러움이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몸부터 움직이게 만들게 되었다. 민지란 여자가 내 행동에 까르르거리며 웃고는 다시 손을 뻗어 내 허벅지 안쪽에 포개기 시작했다.
"오빠야~.. 여긴 원래 다 이렇게 노는 긴데.."
"....아..니요. 그게.."
"여기서 쑈도하고.. 빠굴도 뜨는데.."
"빠..빠굴??"
"쿡쿡호호호호~.. 진짜 오빠 귀엽다."
".."
"2차 나가는 게 보통인데.. 요즘은 대놓고 막 놀아 제끼는데.."
"..여기 서요?"
"그럼~~ 막 보여주고.. 뭐 우리야 돈은 돈대로 다 받고 모텔비까지 포함해서 팁도 더 두둑이 챙기니 좋긴 하지만.."
민지란 여자의 말대로 이미 연대리와 김대리는 각자의 파트너들과 거의 반 뽀르노를 보여주고 있었다.
연대리는 그나마 양반처럼 손만 여자의 옷 속에 집어넣고 몸을 포개고 있었지만..
김대리는 오양이라는 여자를 소파에 반쯤 눕히고 위에서 키스를 퍼부으며 이미 오양의 원피스를 허리춤까지 내린 채 덮치고 있었다. 훤히 보이는 오양의 젖탱이에 얼굴을 묻은 채 아래도 위와 마찬가지로 한껏 말려 올라가 얇은 끈 팬티로 겨우 가리고 있는 보지를 연신 쓰다듬고 있는 김대리의 모습에 난 놀란 듯 휘둥그레진 눈으로 뚫어져라 쳐다보게 되었다.
"쿡쿡.. 놀라긴~"
"...."
"잠깐만.. 내가 오빠한테도 서비스 해줄게."
"..무..뭐??""
이미 십만원권 한 장씩과 김대리와 연대리가 내놓은 돈을 챙겨 넣은 여자들은.. 테이블 위에 놓은 나머지를 눈치 보며 놔둔 상태로 진행되어진 음란한 놀이는 내 심장을 힘차게 고동치게 만들기 충분했다. 물론 민지의 다른 목적도 눈치 채지 못한 채 말이다.
그대로 내 바지위에 얹었던 손을 대담하게도 허리띠로 옮겨 익숙하게 풀더니.. 내 작은 물건을 허락 없이 꺼내 놓고는 입에 담기부터 시작한 여자의 뒤통수에 당황하면서도 느껴지는 자극적인 입속의 느낌에 이미 커진 자지를 더 성내듯 커다랗게 만들기 시작했다.. 비록 그것이 상대적으로 작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내 자지에 침을 묻히며 정성껏 빨아주기 시작한 민지란 여자의 테크닉은 과연 남자를 상대하는 전문직 여성답게 화려했고 능숙했다.
"으...자..잠깐만요.."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사정할게 분명했기에. 난 결국 민지란 여자의 어깨에 손을 얹어 억지로 때어놓게 되었다.
"쩝~~쪼~~옥..... 응?? 왜?? 오빠 맘에 안 들어?"
"그..그게 아니고.."
"....그럼 왜?"
".."
차마 사정할거 같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는 나였다.
막 시작된 오럴에.. 이제야 김대리는 자지를 꺼내놓고 오양이라는 여자의 몸 위에 막 올라타기 시작했는데... 연대리도 마찬가지로 보기 좋은 자지를 꺼내 오럴을 한 참 받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내가 먼저 금세 사정을 해버린다면.. 이게 무슨 창피란 말이다..
이래서 정말 불알 친구 외에는 이런 곳에 함부로 오는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나였다.
내 취부까지 알고 있는 친구들이라면 모르겠지만.. 하필 기분전환겸으로 온 일행이 같은 직장의 후배와도 같은 손아래 직원들이었기에.. 난 애써 진정하며 아쉬운 듯 날 바라보는 민지에게 당황하는 표정을 숨기려 다시 술 한 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런 내 속내를 눈치 챈 건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많은 남자를 상대하다 느끼게 된 필로 인한 행동인지 민지가 내 곁에 바짝 자세를 고쳐 앉고는 속삭이듯 내 귀에 나지막이 얘길 하기 시작했다.
"혹시.. 겁먹었어요?"
"..무..뭐가요?"
"울 다 깨끗해요.."
"네?? 그게 무슨.."
"병 걱정되는 거라면.."
"아니에요.. 그런 거.."
"....그럼?"
"..."
엉뚱한 오해로 숙맥으로 이미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자존심을 구기게 된 나였다.
오양의 끈 팬티를 옆으로 밀어젖히고 그대로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삽입한 채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김대리의 모습에 기가 막히기도 했지만.. 그런 것보다 더 큰 문젠 바로 이 분위기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쑈를 보거나 밀착된 스킨십 정도일 줄로만 알았던 나였고, 아내로 인해 받게 된 스트레스를 돈이라는 역겨운 물질적 수단으로 그 고대리놈과 같은 기분을 느끼고자 했다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되었던 나였기에 작고 초라한 내 자지가 사정의 기미를 보이며 신호를 보냈을 땐 정작 현실의 내 자신의 무능함을 다시 떠올리며 내가 무슨짓을 하고 있는 건지 너무도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음란한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현실을 너무도 확실히 깨닫게 된 난 민지란 여자에게 고백과도 같은 중얼거림을 시작하게 되었다.
분명.. 술이 오른 게 확실했다...
"조루.. 참나.. 자지도 작은 놈이 조루까지...이게 얼마나 불공평한 건지 알아요?"
".....엥??"
"..저 친구들은 이런 기분...에휴..."
다시 술잔을 들어 목을 적신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반말로 얘길 이어하게 되었다.
"오빠 조루야?"
"...크크크크."
"......"
"아가씨도 남편이 조루라면 바람피울 생각인가?"
"....."
내 예상 밖의 얘기에 날 빤히 쳐다본다. 이런 곳에 놀러와서 이런 얘길 한다는 게 얼마나 찌질 하게 보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갑작스럽게 이 민지란 이름을 사용하는 여자의 모습에서 아내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 나였다. 생김새도 완전히 달라고 몸매도 다른 여자인데.. 단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난 이 여자의 의중이 듣고 싶어졌다.
이미 시작된 섹스로 오양이란 여자의 입에서 연신 새어나오고 있는 신음소리나, 연대리의 파트너가 연대리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고 있는 모습들도 시선에 담지 않은 채 난 이 민지란 여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분노서린 표정을 짓게 돼 버렸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얘기하는 민지란 여자에게 나도 모르게 반말을 시작했다.
"진짜야? 어머.. 오빠 와이프 바람났어?"
"......"
"근데 그게 꼭 그거 때문은 아닐 텐데.."
"...뭐?"
"하긴 그거 좋아하는 언니들 보면 그것도 중요하긴 하더라...."
"...그럼....넌?"
"나? 나야 뭐.. 잘하면 좋고~.. 못해도 크게 상관없는데.."
"....정말?"
"쿡쿡~~크크크.. 그래도 이왕이면 잘하는 게 났지.. 근데 오빠 병원은 가 봤어?"
"....벼..병원?"
"요즘 의학도 많이 발달했다는데.. 다 고칠 수 있을걸.. 그거....작은 것도 수술할 수 있다고 하고... 아니면 링 박아라.. 링.,"
"링??"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들과 주제가 나보다 10살이나 어려보이는 여자의 입에서 술술 나오기 시작하자 오히려 당황하게 된 나였다.
못해도 크게 상관없다고 하던 여자의 말과는 다르게 너무도 해박한 지식에 놀란 나였고 그걸 또 진지하게 얘기 해주는 여자의 모습에 난 자연스럽게 풀어헤쳐진 허리띠와 바지사이로 드러난.. 어느새 본연의 모습을 찾아 3cm도 안되어 보이는 작아진 내 자지를 내려다보게 되었다..
아직 침이 묻어 번들거리고 있는데.. 왜 이렇게 볼품없이 작아져 있는 건지.. 두 커플이 내 바로 앞에서 쌩쇼를 하며 생생한 포르노를 보여주고 있는데도 내 자지는 커질 기미조차 보이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