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 때는 더 이상 술을 마시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러
지 말고 어디 들어가서 잠깐 쉬었다 가지."
"후후, 대리님 저 여관에 데리고 들어가서 엉뚱한 짓을 할
려고 그러죠?"
원하던 바였다. 그렇다고 기다렸다는 듯이 방향을 틀어서
여관으로 갈 수는 없었다. 김유미는 속으로는 좋으면서도 코
맹맹이 소리로 민섭의 의중을 떠보았다.
"만약 내가 미스 김을 어째 볼 생각이었으면 지난 번 노래
방에서 뭔 일이 있어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겨드랑이에 있는
점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 부분에 키스만 하고 말았잖아."
"어머머! 저 지금 너무 감격해서 오르가즘을 느낄 정도라는
거 아세요?"
겨드랑이에 점이 있다는 사실은 가족밖에 모르고있었다. 김
유미는 민섭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람들이 보건
말건 목을 껴안으며 짧게 키스를 했다.
"나도 술 한잔 더 하고 싶으니까, 일단 여관에 들어 가서몸
좀 녹였다가 화끈하게 한 잔 더 하자고. 좋지?"
"그럼요. 전 이 순간부터 대리님 말씀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을래요. 어서 들어가요, 네?"
여자와 남자와 관계라는 것은 말 한마디로 끝나는 법이다.
날 건달하고 재벌의 딸이 결혼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고, 삼
대 독자 외아들이 이혼 세 번을 한 과부와 결혼 안 시켜주면
자살하겠다고 설치는 것도 남녀의 미묘한 세 치 혀의 장난이
다.
더구나 한 여자의 육체를 지켜주었다는데 반하지 않을 여
자는 없다. 김유미는 비록 민섭이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그
가 싫증을 내지 않는 이상은 몸 받쳐서 사랑하기로 입술을
깨물며(?) 결심했다.
따라서 유부남과 아름다운 처녀가 여관에 들어가는데도 눈
꼽만한 실랑이나 갈등도 없었다. 마치 제주도에서 서울로 신
혼여행을 온 신혼부부들처럼 거리낌없이 여관 안으로 들어갔
다.
"아직도 취해?"
여관 분위기는 더 좋았다. 퀸 사이즈의 침대에 커튼도 새
것이었고, 침대에 깔려 있는 요와 이불도 미색이어서 카메라
발을 잘 받을 것 같았다.
"이상해요. 그 술이 저하고 맞지를…."
여관에 들어 온 이상 구차하게 절차를 밟을 필요는 없었다.
민섭은 얼굴을 찡그리는 김유미의 목을 끌어당기며 입술을
더듬었다.
"아!"
"음."
김유미의 입술을 더듬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혀가 빨려
들어왔다. 자고로 여자란 좀 빼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걸레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안 좋았다. 하지만 찰거머리처럼 찰
싹 안겨주는 감촉은 너무 좋아서 그런 대로 훌륭한 작품이
될 것 같았다.
"먼저 샤워하고 올래."
"대리님부터 하세요. 어떻게 여자가 먼저…."
"괜찮아 내가 불을 끌 테니까 먼저 탕에 들어 가."
켐코더를 장치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민섭은 일부러 방안
의 불을 껐다. 그리고 김유미 곁으로 다가가서 무스탕을 벗겼
다.
"이렇게 입고 춥지 않아?"
"밖에 돌아다닐 것도 아닌데요 뭘."
민섭은 이미 녹화 테잎을 봤으면서 시치미를 뚝 뗐다. 김유
미는 옷을 벗은 이상 하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청바지를 벗
었다.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고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자, 로얄 박스를 찾아라."
여직원 탈의실과 다르게 여관방에서 캠코더를 숨길 장소를
찾는 건 별로 어렵지가 않았다. 옷장 위에 캠코더를 장치 해
놓고 나서 카렌다를 축 찢어서 대충 위장을 했다. 그런 다음
에 티 탁자 위에 있던 장미 조화로 앞을 가려 놓으니까 감쪽
같았다.
룰룰! 랄랄.
민섭은 팬티만 걸치고 담배를 입에 문 다음에 당당하게 목
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김유미는 아직 옷을 벗지 않고 욕조에
물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대리님부터 하시겠어요. 난 이따가 할 테니까."
김유미는 팬티 바람으로 욕탕으로 들어 온 민섭을 보고 놀
라지 않았다. 마치 오래 전부터 같이 목욕을 해 왔던 사이처
럼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알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마른침을 삼켰다.
정말 죽여주는군.
민섭의 몸이 특이 엉덩이가 예쁘고 멋있다는 점은 이미 회
사 내에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막상 단 둘이, 그것도 엷은
팬티만 입은 민섭을 보니까 목이 탔다. 갈증을 느끼면서 민섭
에게 담배를 한 모금 피울 수 있느냐고 물었다.
"피워."
여자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민
섭은 담배를 김유미에게 건네주고 물의 온도를 만져 보았다.
아직 차가웠다.
"뜨거운 물이 더 나와야 할 거예요."
김유미는 생수 병을 들어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 길게
담배 연기를 내 품었다.
"내가 씻겨 줄 테니 어서 옷을 벗어."
민섭은 김유미의 투명한 입술에서 뿜어져 나오는 담배 연
기를 쳐다보며 일어섰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캠코더로 볼
때 보다 백배 이상이나 환상적인 몸매라서 확 끌어 안고 싶
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획은 많았다. 천천히 즐기리라 생각
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부끄러워요…."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김유미의 곡선미는 정말 빼어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적당한 가슴에 잘록한 허리, 흰색의 면
팬티는 성기를 볼록하게 감싸고 있었다. 팬티 가랑이 사이로
긴 음모 몇 가닥이 튀어 나와 눈처럼 흰 피부를 덮고 있어
섹시하면서도 숨이 막히는 듯한 야성미를 풍기고 있었다.
"부끄러워 할 필요가 뭐 있어. 우리 둘 밖에 없는데…."
"아이, 그래도…."
여자도 남자의 육체를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법이다. 김
유미는 민섭의 육체가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고개
를 흔들었다. 민섭은 그런 김유미의 시선을 무시하고 팬티를
벗었다. 순간 장대한 심벌이 곡사포처럼 번쩍 고개를 들었다.
"어머!"
남자 경험이 전혀 없는 김유미는 아니다. 하지만 민섭의 물
건은 크지는 않지만 조각처럼 단단해 보여서 꽃잎이 축축하
게 젖어 버리는 것 같았다.
"내가 벗겨 줘야 옷을 벗겠어?"
김유미의 브래지어를 벗겨 주고 난 민섭이 팬티 앞 부분을
슬슬 문지르며 물었다.
"제…제가 벗겠어요."
"어서 벗어, 나도 유미가 옷을 벗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까."
"아…알겠어요."
김유미는 쪼그려 앉으면서 팬티를 벗었다. 민섭은 쪼그려
앉은 김유미의 벌려진 성기 사이로 음핵이 선명하게 드러난
모습이 민망해서 얼른 고개를 돌렸다.
"어서 탕에 들어가. 물 온도가 딱 좋아."
이왕 카메라 발을 받게 하려면 몸이 깨끗해야 한다. 민섭은
캠코더만 없다면 김유미를 목욕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품을 만들기 위하여 최대한 부드럽게 속삭였다.
"그럼…"
김유미는 민섭의 성화를 이길 재간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럴
바에는 민섭의 친절을 무시하는 것은 안 좋을 것이라는 생각
이 들어서 천천히 일어났다.
"챙피해…."
민섭이 꽃잎을 슬쩍 문질렀다. 김유미는 얼굴을 붉히며 양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바보처럼 부끄러워 하긴, 조금 있으면 더 진하게 할 건
데…."
민섭은 김유미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까 너
무 좋아서 가슴이 뛰는 것 같았다. 이렇게 여린 속살을 소유
하고 있는 줄 알았다면 진작에 관계를 가져야 했다. 그런 줄
도 모르게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것이 후회로 다가왔다.
"자 들어가자."
민섭은 팔로 젖가슴을 가리고 잔뜩 웅크린 자세로 서 있는
김유미의 허리를 껴 않고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샤워부터 해야겠지."
민섭은 욕조에 넘치도록 흐르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샤워
기를 틀었다. 더운물과, 찬물을 알맞은 온도로 배합을 해서
샤워 밑으로 김유미를 밀어 넣었다.
"대리님 먼저 하세요. 난 나 혼자 할 수 있으니까."
김유미는 민섭의 부드러운 손이 젖가슴을 문지르는 감촉이
간지럽게 와 닿아서 목을 움츠리며 부끄럽게 웃었다.
"안돼. 넌 가만히 있어. 내가 씻어 줄 테니까. 그리고 난 샤
워만 해도 되니까, 내가 샤워를 할 동안 넌 욕조 안에 들어가
몸 좀 녹여. 알았지?"
김유미는 민섭의 아내는 너무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 들면
서 부러움을 견디다 못해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것을 느
꼈다. 물줄기 때문에 눈물이 보이진 않았으나 샤워 물줄기 보
다 더 뜨거운 것이 양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비록 우리가 남남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세상의 종말이 오
더라도 서로 사랑해야 해. 알았지?"
민섭은 김유미 어깨에 물을 뿌렸다. 가만히 앉아 있는 김유
미의 상체가 흔들리면서 그녀의 젖꼭지가 젖가슴을 문질렀다.
김유미의 젖꼭지가 굳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짜릿한 기
분이 들었다.
보통 여자가 넘는군.
민섭은 김유미의 젖꼭지에서 얼핏 스쳐 가는 감촉이 예상
외로 자극적인 점에 놀랐다. 지금까지 많은 여자들과 섹스를
했었지만 이처럼 활홀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고마워요. 역시 대리님은 제 이상형이에요."
김유미는 스무 두살 나이답게 피부가 깨끗하고 투명했다.
피부가 너무 투명해서 어깨며, 등, 허벅지 같은 곳에 손가락
으로 만질 때마다 분홍빛 흔적이 살아났다.
"몸이 너무 아름답군. 이렇게 아름다은 각선미는 처음보는
것 같아."
김유미는 민섭이 자신의 몸을 여기 저기 살펴보며 감탄을
터트리는 것을 보고 너무 고마운 나머지 고개를 숙이고 얼굴
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