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여직원 탈의실에 몰카를
남편이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내뱉던 말이 떠올라서 고개
를 마구 흔들었다. 절대로 공원 같은 곳에서는 섹스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면서도, 단 한번도 실행에 옮
긴 적이 없었다. 어느 사이에 남편이 원하면 자신도 모르게
팬티 속이 촉촉히 젖어 버리고는 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러는 거 싫나?"
삽입도 하기 전에 임 선생이 고개를 세차게 흔드는 것을
본 민섭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에요. 민섭씨가 해 주는 것이 너무 좋아서…."
임 선생은 불쑥 말을 해 놓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게 언
제 이런 요부 기질이 있었냐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민섭의 그것이 질을 뻐근하게 만들 정도로 꽉 찬 느
낌으로 다가오는 순간 남편의 생각은 하얗게 잊어 버렸다. 그
대신 엉엉! 하고 큰 소리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쉿! 다른 아파트에서 들으면 싸우는 지 알겠다."
임 선생이 흥분을 참지 못해서 소리내어 울기 시작하는 것
을 본 민섭은 또 다른 쾌감 속에 잠겨 들었다.
"너…너무 좋아서 그러는 거예요."
임 선생이 심벌을 처음 본 순간 감탄사를 보내던 것이 농
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민섭이도 임 선생이
흥분을 참지 못해 울음을 터트릴 정도로 해 주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우월감이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더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으…음…음!….음."
임 선생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부여잡은 민섭은 일정한 속
도를 유지하면서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엉덩이
가 뒤로 밀려나갔다가 앞으로 급발진 할 때는 찰싹거리는 소
리가 흘러 나왔다.
"허…헉… 으…윽! 윽!… 윽!"
민섭은 짤막한 비명소리를 연달아 토해내면서 임 선생의
등위에 무너졌다. 땀으로 범벅이 된 두 개의 몸뚱아리가 합쳐
지면서 힘겨운 숨소리와 함께 막 사정을 하려는 순간이었다.
임 선생이 축 늘어지고 말았다.
"어…어머!"
임 선생은 소파에 축 늘어지는 순간 그의 심벌이 쓱 빠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말 할 수 없는 허전함이 거대
한 해일처럼 밀려올 때였다.
"으으응!"
민섭이 동굴 안에 사정을 하겠다는 듯이 허리를 일으켜 세
웠다. 그리고 허겁지겁 심벌을 꽃샘 안에 밀어 놓고 몇 번 더
힘을 주었다. 그때서야 허전함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미쳐
버릴 것 같은 쾌감이 밀려와서 먹이를 찾는 승냥이의 울음소
리를 토해냈다.
"허…헉!"
민섭은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모조리 빼주겠다는 기세
로 사정을 하면서도 쉬지 않고 피스톤 운동을 했다. 그러자
윤활유를 잔뜩 칠한 피스톤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윤활유를
밖으로 밀어내듯이 용액이 밖으로 빠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아!…."
민섭이 두 번째로 등위에 무너질 때였다. 임 선생은 비로소
새처럼 자유스러운 몸으로 푸른 달빛 속으로 비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축 늘어진 채로 있었으나 민섭의 무게를
느낄 수 없었다.
* * *
월부 좋아하면 기둥뿌리 빠진다, 라는 말이 있다. 민섭은
회사로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가방맨, 속칭 외제 물건 장사한
테 기꺼이 카드를 긁어서 270만원 짜리 디지털 캠코더를 구
입했다. 소니사 제품으로 크기는 손바닥보다 조금 컸다. 하지
만 장장 12시간이나 녹화를 할 수 있는데다가 155만 화소의
CCD 채용한 제품으로 죽여주는 캠코더였다.
후후후, 이걸 써먹긴 써먹어야 하는데.
때는 점심 시간, 일반 영업부서가 아니고 지원 부서인 민섭
은 객장에 앉아 있는 직원들과 다르게 바쁠 것이 없었다. 구
내식당에서 일찌감치 점심을 먹고 와서 캠코더를 꺼내 보았
다. 마침 사무실에는 여직원 김유미 밖에 없었다. 김유미라면
언젠가 회식이 끝나고 3차로 노래방으로 가서 빈 노래방에서
진하게 패팅을 했던 사이였다.
그 때는 너무 술에 취해서 아쉽게도 물건이 일어서지 않았
다. 만약 물건만 일어섰다면 팬티를 벗겨 버리고 번개처럼 해
치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삽입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되고 말았다.
"미안해, 술에 취하고 더러운 욕망의 잔재를 채우기 위해서
널 아프게 할 수는 없어."
지금 생각해도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대사였다. 김유미의 블
라우스 단추를 따고 젖꼭지를 핥았는가 하면, 팬티 속으로 손
을 집어넣어서 잔뜩 흥분 시켜 놓았던 상황에 그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어머, 세상에 이런 분이."
김유미는 처음에는 당황하고 수치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미니 스커트 안의 팬티는 넓적다리까지 내려
와 있었고, 블라우스의 단추는 따져 있었고, 브래지어는 치켜
올라가 있는 상황이었다.
막 말로 비록 자세가 불안정 하기는 하지만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민섭이 바지의
지퍼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고 여자로서 자존심이 상하기는
했었다.
"정말 미안해. 그 대신 내가 내일 저녁 멋있게 사지."
그러나 민섭은 신사였다. 젖가슴 위에까지 치켜 올라가 있
던 브래지어를 내려주고 천천히 블라우스의 단추를 채웠다.
이어서 허리를 일으켜 새워 팬티로 끌어 올려 주면서 양털처
럼 부드럽게 속삭였다.
"절 지켜 줘서 고마워요."
김유미는 솔직히 비록 민섭이 결혼을 한 유부남이기는 하
지만 과에서 제일 멋진 남자에다 젋다는 것 때문에 한 번쯤
은 품에 안기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신사도에 감동하여 하마
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었다.
민섭은 디지털 캠코더의 손바닥만한 모니터로 테이블에 상
체를 숙이고 신문을 보는 김유미를 바라보았다. 유니폼이 살
풋 벌어졌다. 줌렌즈를 당겨 보았다. 김유미의 상체가 앞으로
빨려 오면서 살풋 벌어진 유니폼 사이로 뽀얀 젖가슴이 살짝
보였다.
후후, 캠코더 산 기념으로 미스 김이나 꼬셔서 찍어 볼까?
민섭은 캠코더를 들고 책상 밑에 있는 것을 꺼내는 것처럼
엎드렸다. 그리고 김유미를 쳐다보았다. 의자에 앉아 있는 탓
에 스커트가 넓적다리까지 올라 가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
도 다리를 꼬고 앉아 있어서 그 안의 깊숙한 부분은 볼 수가
없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영업지원팀의 여직원은 모두
이십 명이 넘는다. 그리고 그녀들은 하나 같이 쭉쭉빵빵이었
다. 민섭은 김유미의 스커트 속을 찍는 것을 실패한 순간 탈
의실의 전경이 떠올랐다. 탈의실은 문을 잠그지 않았다. 더구
나 지금은 점심 시간이라서 비어 있을 것 같았다. 얼른 설치
를 해 놓고 퇴근 후에 보면 환상적인 그림들이 찍혀 있을 것
같았다.
"미스 김. 차 한잔할까"
일단 탈의실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서는 김유미의 힘이 필
요했다. 민섭은 캠코더를 서랍 안에 집어넣고 점잖게 김유미
를 불렀다.
"어머, 그렇지 않아도 저도 커피 생각이 간절하던 참이었거
든요."
점심 시간의 전화 당번은 여직원들끼리 돌아가면서 한다.
그리고 당번은 일찍 가서 점심을 먹고 들어온다. 그 탓에 커
피 한 잔이 간절하던 김유미는 활짝 웃으며 일어섰다.
"동전 여기 있어."
쟁반을 챙겨 들고 자판기 앞으로 가려는 김유미를 불렀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동전 몇 개를 꺼내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
다.
"어머! 자판기 커피 한 잔에 얼마씩이나 한다구, 저한테도
동전 있어요."
"탈의실에도 여직원들이 있을 거잖아. 그럼 동전이 부족하
지 않을까?"
"탈의실에는 아무도 없어요. 오늘 막내 생일이거든요. 그래
서 저녁에는 다들 약속이 있고 해서 그린힐 이라는 레스토랑
에서 생일파티 하고 있을 거예요."
김유미는 민섭이 정확하게 듣고 싶어하던 정보를 흘리며
자기는 당번이라서 가지 못했다며 입술을 삐죽 거렸다.
"서운해 할 거 없어. 미스 김이 커피 샀으니까 내가 저녁에
맛있는 거 사줄게?"
"어머 정말이에요?"
그렇지 않아도 민섭을 은근히 사랑하고 있던 김유미다. 그
녀는 팔짝 뛰듯이 기뻐하며 밖으로 나갔다.
"흐흐흐, 기회는 요때다."
자판기가 있는 밖으로 나갔다. 자판기는 오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의 휴게실에 있기 때문에 적어도 오분 정도는 시간
이 소유된다. 민섭은 일단 사무실 문을 잠그고 재빠르게 탈의
실로 들어갔다.
탈의실의 크기는 20평정도 였다. 하지만 막상 설치 할 장소
가 눈에 띄지 않았다. 시간은 자꾸 흐르고 당황한 얼굴로 고
민을 하다가 출입문 벽의에 있는 고양이 그림이 눈에 뛰었다.
털실 뭉치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 그림이었다.
"옳다."
민섭은 재빠르게 고양이 그림이 걸려 있는 액자를 내렸다.
그리고 액자 뒤 뚜껑을 빼냈다. 그 다음에 그림의 털실 부분
을 열십자로 그었다. 다시 액자를 벽에 걸었다. 그 곳에 렌즈
의 초점을 맞추고 플레이를 작동 시켰다. 액자는 사십오도 각
도로 바닥을 보고 있었으므로 탈의실 안에 훤하게 보일 것
같았다.
"휴!"
간신히 카메라를 설치하고 나니까 손바닥에 식은 땀이 축
축하게 베어 있었다. 바지에 땀을 문지르며 사무실 문을 열었
다. 기다렸다는 듯이 쟁반 위에 자판기 커피 두 잔을 얹은 김
유미가 들어왔다.
"어머 왠 땀을 그렇게 많이 흘려요?"
당황하고 흥분한 끝에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는 민섭
을 보며 김유미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응, 가볍게 운동을 했거든."
"후후,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시니까 모든 여직원들이
대리님을 좋아하잖아요. 멋있게 생겼다구 말이에요."
김유미는 어치피 할 일도 없었다. 증권시세 전광판이 있는
영업장이야 점심시간에도 화장실 갈 틈도 없이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겠지만 영업 지원 부서인 점포 관리부는 바쁠 것도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는 얼굴로 보조
의자를 끌어다가 민섭 옆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