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장 두 반 남자의 시험 1 (28/34)

11장 두 반 남자의 시험 1

그렌델과 알렉산드라는 정식 훈련이 시작된 뒤 아무한테도 단독 면담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었다. 크리스는 지원자들 중 그 누구도 집 주인들에게 최소한의 즐거움을 주거

나 효용이 될 만큼 세련되지 않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었다.

한편 어렴풋이나마 이런 낌새를 눈치채고  있는 4명의 노예들은 자신들이 거절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렌델과 알

렉산드라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려고 애썼으나 언제나 실패하는 것 같았다.

어느날 저녁 그렌델과 알렉산드라는 그들 지원자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육체의 고통이 영혼에게는 좋은 거요."

그렌델이 말했다.

"학긴, 당신은 누구보다도 그 점에 대해 잘 알고 계시겠죠?"

알렉산드라가 놀리면서 대꾸했다. 그녀는 클로디아가 변해가고 있는 모습에 대해 만족

스러워하고 있었다. 로버트가 계속 실망감만 안겨주는데 비해 클로디아는 연일 강해졌

고 전에 거절했었던 모든 것을 더욱 기꺼이 하게 되었다. 알렉산드라는 그 소녀와 눈

물의 상대적인 장점과 착한 노예라면 눈물을 어떻게  흘려야 하는가 등등을 토론했었

는데, 클로디아는 진정한 승리자처럼 반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렌델의-그의 표현대로-한 쌍의 실패자들은 전혀 진전이 없었다.

그 두사람은 너무나 천박해서 아무리 교육을 반복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그나마 샤론은 진짜 노동의 이로움과 매일매일 손을 더럽히는 즐거움을  깨달아가고 

있었다. 최소한 그것은 인격형성에 도움을 줄 것이다. 다행히 잭은 크리스만큼이나 철

저한 사디스트적인 감독자의 자질을 갖춘-여자를 밝히는- 아주 질이 나쁜 사내였다. 

그렇지만 그녀는 아주 기초적인 것에서부터 너무나 무지했다. 그렌델은 크리스의 말을

 떠올리면서 미소지었다.

"샤론이 크리스에게 처음으로 한 질문이 뭐였는지 들었소?"

크리스가 아직까지 위층에서 노예들에게 소리치고 있기 때문에, 직접 브랜디를 따르면

서 물었다.

알렉산드라가 그를 쳐다보고는 얼굴을 찡그렸다.

"아니오, 못들은 것 같아요."

"첫째날 밤, 다른 노예들은 무엇을 물을 건지도  생각하기 전인데, 샤론이 갑자기 소

리 높여 물었소. '왜 내가 그 불쾌한 마구간에 갇혀 있어야 해요?' 크리스가 대답했지

, '너한테 노동을 통해 겸손과 위엄을 가르치기 위해서야.'라고 말이요."

"크리스다운 말이네요."

알렉산드라가 웃었다.

"크리스는 그럴 때 종종 거만해지죠."

"아니, 정작 재미있는 부분은 그 다음이요. 샤론이 이렇게 말했소. '좋아요, 그럼 난 

정말 창피를 당했어요, 됐어요?' 뭐 그런 말이었다고 하더군. 크리스가 한방 먹은 거

지."

"훗훗, 그런데 그게 그녀의 진심이었을까요?"

"물론이요. 크리스는 그녀를 도서관에 내려보내고 '겸손'이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돌아오지 말라고까지 했잖소. 썩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샤론이 멋지

게 복수를 한 셈이지 뭐."

그렌델은 한숨을 쉬고 브랜디를 한 모금 마셨다. 그들은 노예들에게 1주일에 한번씩 

그렌델, 알렉산드라, 그리고 크리스에게 질문을 하나씩 하도록 허용했다. 그 질문들은

 그들의 임무에 관한 단순한 질문이 아니고  그들의 호기심이 충족될 수 있는 것이어

야 한다는 경고도 했었다. 그들은  또한 선량한 노예는 질문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말

도 덧붙였다. 그래도  두 명의 남자들은 감탄할 만큼의 역제력으로 주인들을 자극하지

 않을 질문을 했고, 오직 클로디아만이 그들의 경고를 지금까지 지켜왔다.

"적어도 클로디아는 지금까지 잘 하고 있어요. 사업 얘기를 할까요?"

그렌델이  끄덕이자 그녀는 김이 나는 커피 잔을 손으로 잡고 입을 열었다.

"저는 로버트에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는 조금이라도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에서는 매우 부적절한 

반응을 보여요. 간단한 상황이나 복잡한 상황, 가령 크리스에게서 흠씬 매를 맞게 되

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예요. 이제 그를 벌하는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요. 적어도 우

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식으로는 안돼요. 그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심해

질 거예요. 우리는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풍어야 할거예요. 그에게 털을 깍을 수 

있도록 하거나, 아니면 그럴 듯한 일을 맡기는 방법으로 푸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는 놀라울 정도로 여러 가지 힘든 일에 능숙해요.

크리스가 말하기를 자동차를 잘 다룬다고 하더군요. 그에게 운전을 시켜보는 것도 좋

은 방법일 것 같아요."

"좋은 생각이오."

그렌델이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그는 훌륭한 운전기사가 될 거요."

"바로 동감이에요, 그런데 그의  두 번째 문제는 정말 시급한 문제예요."

"그게 뭐요?"

"무대공포증이에요."

그렌델은 다시 고개를 R덕였다. 아무리 훈련을 잘 받았어도 막상 경매에 부쳐졌을 때 

제대로 그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일련의 자신감 형성를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하려고 해요. 우리에게 희

망이 있는 것이 그는 정말 헌신적이에요. 그 두 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그는 정말 보

석처럼 빛날 거예요."

알렉산드라가 말했다. 그녀는 다시 말을 멈추고, 주간 계획안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를 처음 봤을 때가기억나요, 굉장히 서툴러 보이고 멍청해 보이는 남자였어요. 그

런데 들고 있는 쟁반이 흔들렸고 과자 접시가 떨어졌는데, 과자를 하나도  떨어뜨리지

 않고 접시를 잡아내더라고요. 놀라운 균형감각이었어요. 그런 것들이 그의 잠재적인 

가능성으로 작용할 거예요."

"어쨌든 드는 지난주보다 조금 나아진 것 같소. 나한테 그를 더욱 훌륭하게 훈련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소. 내일 그걸 말해주리라. 아니요, 그 전에 내가 그를 한

 번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소."

"그게 뭔가요?"

"궁금하겠지만 좀 참아요. 하여간 당신 마음에도 들 거요."

그렇게 대꾸하더니 한참 뜸을 들이다가 다시 말했다.

"그래도 당신 일은 순조로운 것 같소."

그렌델은 자신의 보고를 하기 전에 브랜디를 좀더 마셨다.

"나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소. 브라이언은 크리스가 계속 가져오는 나

비매듭과 모조다이아를 몹시 싫어하오. 레이첼이 그가 유능하긴 한데, 남을 즐겁게 하

는데는 별로라고 말합디다. 레이첼이 좀 엄할지는 모르지만 매력적이진 않소. 내 생각

엔 그가 양성이라는 걸 말해 줄 수도 있다는 거요. 그는 진짜 킨제이 타입일 수도 있

소. 당신이 한 번 그를 시험해봤으면 좋겠는데.......?"

"전 할 일이 많아요. 당신이 한 번 해보지 그러세요? 당신에 대한 반응과 레이첼에 대

한 반응을 비교하여 판단할 수 있잖아요?""그럴 계획이었는데, 폴과 나는 너무 공통점

이 많아요. 크리스에게 한번 기회를 줄까 생각했는데, 크리스는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소."

알렉산드라의 눈썹이 올라갔다.

"그건 이상하군요."

그렌델이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강요하면 하긴 할테지만 지금은 당신 말이 옳을 것 같소. 이번 주말에 직접 브

라이언을 시험해보겠소. 그리고 샤론 말이오. 그녀가 꽤 만히 알고 있단는 것은 인정

하겠는데 그 아는 것을 제대로 사용하지는 못 하는 것 같소. 또, '겸손'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마음속으로부터 겸손은 아니오. 내가 교육을 잘못 하고 있는 것 같소

."

"글쎄요. 그렇다고 너무 절망하지는 마세요. 그녀의 제일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부터 

시작하세요. 그녀를 이곳 대학에 입학시키지 않고 교육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까요?"

알렉산드라는 그냥 농담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전에도 몇 번 그렇게 했었다.

"사실 내게 생각이 하나 있소. 로버트는 세미나 코치직이 유능한 것 같소. 로버트와 

샤론을 붙여 놓으면 어떻겠소. 로버트는 자신감을 깨칠 수 있고 샤론은 또 자신의 무

지를  깰 만한 기회 아니요? 어떻게 생각하오?"

"괜찮을 것 같군요."

알렉산드라가 인정했다. 그녀는 주간 계획안을 흘긋 쳐다보고는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

"사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요. 그건 그렇고  또 다른 문제가 있나요?"

"잭은 그녀가 성적을로 상대방을 즐겁게는 해주지만,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e

같다고 했소. 그 밖의 상황에서는 노만해져요. 당신은 내가 어떻게 하고 싶어하는지 

눈치챘을 거요."

"이미 제 승낙을 얻으신 거예요. 한 가지만 제외하면요. 아직까지 로버트 다리사이에 

있는 그 물건의 실질적인 기능을 시험해보지 않았어요. 주중까지 연구를 해보고, 월요

일 아침에 그에게 지시를 내릴 거예요."

그렌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남자이이들은 한 번씩 검사를 받겠군. 그렇소? 그리고 클로디아는 자신을 발견

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오. 그리고 월요일이 지나면 샤론은 자기가 계속 불평

해온 것에 대한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될 거요."

그는 자신의 계획안에 몇 가지를 적고는 작은 테이블 건너 알렉산드라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그립소."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녀는 그에게 키스하는 흉내를 내었고, 그는  씩 웃었다.

기진맥진하고, 두들겨 맞고 눈이 흐릿해진 네 명의 노예들은 해산을 기다리면서 정원

에 서 있었다. 그들의 몸과 마음은 이른 아침부터 계속 혹사당해 늦은 저녁이 되면 신

음 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그저 자고 싶다는 욕망만 생겼다.

그들의 시려는 몸뚱이에 난 빨갛고 하얀 선, 가벼운 타박상, 그리고 여러 가지 노동으

로 인한 다양한 상처와 긁힌 자국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들 마음과 영혼 속에서의 

반응은 새로운 광기와 더 자극적인 새로운 요구를 갈망했다. 로버트는 알랙산드라가 

시키는 대로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여전히 공포에 질려 횡설수설하거나 자비를 

구걸하고 호소하기도 하면서 계속 허둥댔다. 한편 클로디아는  1주일도 못 돼서 새로

운 자신을 찿아가기 시작했다. 비록 여전히 여러 사람이 있는 데서 발받는 것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지만남 그녀의 눈물은  이제 종용히 솟아서 반짝이는 물줄기가 되

어 얼굴을 타고 내렸다. 브라이언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바뀌었고 덜 우쭐댔다. 그는 

크리스가 다져오는 장신구와 장식품을 참아냈고 뚝뚝하게 대하거나 하면서 자신의 스

트레스를 나타냈다. 샤론도 말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도 심지

어 농담을 할 때도 점점 그녀에게 말을 적게 했고, 아무도 목욕탕에서 그녀를 도와주

지 않았다. 훈련은 바야흐로 잔인한 양상을 띠게 된 것이다.

약간의 시단이 흐르고 크리스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클로디아와 샤론, 너희들은 해산이다."

네 명의 지원자는 어리둥절하여 서로 쳐다보았고 크리스는 되풀이했다.

"너희들, 여자는 해산이야. 자러 가라."

그의 손가락이 불쑥 채찍 쪽으로 움직이자 클로디아는 몸을 돌려 달아났고 샤론도 잠

시 동안 생각하더니 이내 클로디아의 뒤를  따라갔다.

"로버트와 브라이언, 너희들은 30분동안 보기 좋게 몸단장를 해라. 그리고 나서 브라

이언는 그렌델 씨에게 가고 로버트는 알렉산드라 여주인에게 간다. 둘 다 그분들 방이

 어딘지 기억하나?"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다."

크리스는 시계를  힐긋 보고 말했다.

"지금부터 30분이다."

그 두 남자는  뛰어서 물러갔고, 크리스는 낮은 음조로 휘파람을 불면서 그들을 따라 

집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