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몽중연 (30)화 (30/100)

30.

고모님이 나가신 뒤 저는 방 안을 초조하게 거닐었습니다.

머릿속의 내용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어요. 천천히, 곱씹어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기묘하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긴 했습니다. 그래요, 분명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었고 저도 생각할 틈이 많지 않았어요. 그러나 그때 어, 하고 다시 한번 바라봤던 순간이 존재했습니다. 왜냐하면 황후마마, 그러니까 꿈에서는 태후마마셨던 제 시어머니의 오라버니께서 국공의 자리에 오르셨기 때문이었죠.

황후마마는 심씨 일족 중 한 명이십니다. 저는 종가이고 그분은 방계시지만, 우리는 같은 심씨죠. 종가가 역적모의로 인해 구대 멸족을 당했는데 방계는 승승장구하여 국공의 자리에 오른다고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황후마마께옵서 멸문지화에서 벗어나신 건 이해가 됩니다. 그분은 태자 전하의 친모시니까요. 하지만 방계도 심씨인데 어떻게….

심지어 황상께옵서 정말 미워하신 건 종가인 저희가 아니라 황후마마 가문이셨을 겁니다. 황후마마의 존재로 인해 혜비마마는 황상을 연모하지 않게 되셨으니까요. 이 감정의 변화는 모두가 아는 것이었습니다. 혜비마마는 의무적인 것 외에 황상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의 모든 정성은 아드님들, 특히 장황자이신 운왕 전하를 향해 있죠.

그래요….

어떤 상황이었을까.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방계인 황후마마의 가문이 종가인 저희 가문의 반대편에 섰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얼마나 개입된 걸까요? 물론 제 아버님은 무척 거만하고 툭하면 태자 전하의 장인임을 내세워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키시는 분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이 역적으로 치부될 만한 무엄하고 위험한 다리를 건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요? 정말 그랬다면 어떻게 구대 멸족을 당해야 하는 상황에 방계가 살아남죠? 심씨는 모조리 도륙당해야 했습니다. 살아남는 건 기껏해야 태자를 낳으신 황후마마와 신궁의 궁주이신 고모님 정도에 불과해야 맞는데….

만약 모함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태자 전하께서 들어오시고 계셨어요. 아랫사람들이 시중을 들었다 하여도 눈을 아예 맞지 않는 건 어려우셨는지 어깨가 조금 젖어 있으셨습니다. 그분이 들어오는 뒤쪽으로 어둠 속에 내리는 함박눈이 보였습니다. 저 함박눈은 세상을 하얗게 뒤덮겠지요. 더러운 건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요.

“태자 전하를 맞이합니다.”

법도에 따라 절을 하면서도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습니다. 정말로 모함을 당한 거라면 저는 심씨 가문의 자손으로서 가문의 복권을 위해 온 힘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조상님들의 한을 제가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또한 가문의 혜택을 받고 자란 몸으로서 배은망덕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상대가 누구든, 황후마마든 아니면 황상이든 저는 가문을 위해 일어나야 합니다.

강산의 주인을 상대로 연약한 아녀자에 불과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무언가는 해내야 합니다. 심장에 싸늘한 겨울바람이 고여 제 온몸을 부술 듯했습니다. 몸이 덜덜 떨렸어요.

정말 모함이라면, 천지신명이시어, 제가 무엇을 어찌해야 죽어서 조상님들을 뵐 낯이 생기겠습니까.

“왜 떠십니까…?”

“아무것도….”

태자 전하께서 냉기가 서려 있는 옷들을 서둘러 벗으시고 저를 끌어안으셨어요. 그래도 여전히 그분의 품은 차가웠습니다. 제가 몸을 더 떨자, 그분이 저를 화로 쪽으로 데려가셨어요. 끌어안은 채로 제 등을 어루만지셨습니다.

“궁주가 왔었다고 들었습니다.”

태자 전하께서 말씀하셨어요. 그분은 저를 감시하고 있고 모든 걸 보고 받고 있음을 숨기는 법이 없으셨습니다. 저는 태연히 대꾸했습니다.

“고모님이시니까요.”

“그게 다입니까?”

“예, 하나 남은 조카의 안부를 확인하러 오셨을 뿐입니다.”

“생각보다 거짓말을 못 한다는 건 알고 계십니까?”

마음이 비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분은 왜 저에 대해 이렇게 잘 아시죠? 본인의 가장 깊숙한 곳은 보여 주지 않으려고 하시면서 말이죠. 무엇보다 저는 이제 더 이상 마음을 들켜서는 안 됩니다. 제가 지금 의심하는 분은 태자 전하의 친부이신 황상이시니까요.

도대체 어떤 연유로 모함을 당했는가.

황후마마를 미워하시던 황상께옵서 왜 심씨 종가를 끝장내시고선 황후마마의 가문에는 더 힘을 실어 주셨는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냉궁에 갈 때 방계도 다 고통스러운 결말을 맞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전하.”

뭔가 있었다면 태자 전하는 아실 겁니다.

“예.”

“심씨 집안에서 참수당한 사람들은 종가 사람뿐입니까?”

“궁주가 그런 말을 하던가요?”

태자 전하께서 저를 떼어 내셨어요. 그분은 제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시며 하문하셨습니다. 찌푸려진 미간이 고모님의 태도가 탐탁잖음을 역력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아니요. 전혀 그런 말씀 없으셨습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닙니다. 고모님은 그런 말씀은 안 하셨으니까요. 복수를 하라 하셨을 뿐이지, 그 대상이 누군지는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고모님을 한 번 더 불러 독대를 해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궁은 귀가 너무 밝아요. 어떻게 단둘이 이야기를 해야 아무도 못 듣게 할 수 있을까요.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실도 아닌, 그런 얼굴이시라.”

이분이 제 마음을 알아채실 때마다 기뻤었는데 오늘은 무척 불안하고 힘겹습니다. 제 마음을 그냥 모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온 힘을 쥐어 짜내 부드럽게 웃어 보였습니다.

“전하, 제가 여쭈어선 안 될 것을 여쭈었사옵니까?”

“아니요, 당신이 물어서는 안 될 것 따위 세상에 없습니다.”

태자 전하의 커다란 손이 제 뺨을 감쌌습니다. 차가운 손이었어요. 어둠을 가르고 저에게 돌아오시느라 차게 식은 손은 제 이성을 더욱 냉정하게 식혀 주었습니다. 눈을 내리깐 채 그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자니 전하께서 입을 여셨습니다.

“처음에는 심씨 가문 전체에 해당되는 혐의였습니다만 부황의 자비로움으로 심씨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그 주동자인 종가에만 징벌이 내려졌습니다.”

처음에는 전체에 해당되었다?

분명히 황후마마께서 무언가를 하셨습니다…. 그건 알 수 있어요. 그게 뭘까요. 도대체 그게 뭐였기에 황상께옵서 뒤로 물러나셨죠?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태자 전하를 빤히 올려다보자 그분이 말씀하셨어요.

“심씨에 임부가 있습니다.”

심씨 가문에서는 임신한 여성이 느끼는 압박이 상당합니다. 그건 단 하나의 전설 때문이지요. 심씨 가문에서 ‘임부’가 어떤 의미인지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마른침을 삼켰습니다.

“설마.”

“꽃잎일 가능성이 높다는군요. 아이가 꽃잎이면 운왕부에 운왕비가 됩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친왕의 비가 된다고요. 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심씨는 이제까지 태자비, 혹은 황후만 되었습니다. 심씨의 여인은 황가의 정통성을 의미하는 상징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하늘이 성군을 내리겠다는 징조였으니까요. 하늘이 내린 성군의 어머니들. 즉, 그녀들은 하늘이 황가를 지켜 줄 초석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다음 대의 태자가 아닌 운왕부에 내린다고요? 황위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여인을 운왕비로 맞게 한다고요? 그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이 나라의 태자가 둘이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저는 평생을, 고작 스물한 살이지만 그러나 그 평생을, 황위의 정통성에 대한 하늘의 인정, 살아 있는 표식으로 살아왔습니다. 그게 뭔지 저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너무 화가 나서 눈가가 파르르 떨렸습니다.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눈가를 눌렀어요. 머리가 잠시 멈췄습니다. 생각이 잘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갑자기 머릿속에서 태풍이 몰아쳤어요. 태풍 속에 빗줄기가 쏟아지는 것처럼 생각들이 쏟아졌습니다. 심씨 중에 임신을 누가 했을까? 그 임신을 누가 확인했을까? 아이가 꽃잎이라는 걸 확인해 준 건 누구고, 이 더러운 거래를 제안한 자는 누구며, 이 거래를 성립시킨 자는 누구인가.

임신했을 가능성이 있는 젊은 두세 명의 여인이 떠올랐습니다. 심씨는 큰 가문이니까요. 방계까지 다 합치면 아주 크죠. 그러나 아이가 꽃잎이라고 확인해 줄 사람은 단 한 명입니다.

“빚을 갚아라. 자식으로서, 조카로서, 그리고 구명 받은 사람으로서.”

고모님은 지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관여하고 계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는 빚을 갚으라고 하면서 꽃잎임을 확인하여 운왕비로 책봉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요? 아니, 잠깐, 운왕비라고? 운왕비라니요? 아이가 언제 임신이 되었는데 운왕비죠? 운왕비 전하는 당시 살아 계셨….

살아 계셨는데. 어떻게 운왕비가 되신다는 거죠?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제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다시 생각해 봅니다. 운왕비 전하는 당시 살아 계셨어요. 그리고 임부의 태내에 있는 아이가 꽃잎이라고 고모님이 확인을 해 주셨다고 하더라도 이미 운왕비의 자리는 비어 있지 않았는데 무슨 수로?

둘 중에 하나겠네요.

운왕비 전하를 격하하고 그 자리에 어리디어린 운왕비를 책봉하든가.

아니면 운왕비의 자리를 비워야겠지요.

그리고 아직 아이는 태어나지 않았고 운왕비 전하는 돌아가셨군요.

“태자 전하.”

운왕비 전하는 돌아가셨어요….

“신첩의 좁은 소견으로는 작금의 사정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나이다.”

저의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본 태자 전하께서 흘끗 문밖에 시선을 주셨습니다. 어디에 귀가 있을지 모른다는 눈짓이셨어요. 저도 압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말한 거죠. 그러나….

운왕 전하는 오랫동안 공공연히 자신은 태자의 위를 강탈당했다고 말씀해 오신 분이셨습니다. 그분이 황위의 정통성을 인정받게 되는 꽃잎과의 성혼을 결코 거절하실 리 없어요. 네, 그분은 운왕비 전하를 해쳐서라도 반드시 이 성혼을 성립시키실 분이십니다. 그러나 정말 운왕 전하실까요?

이 상황에서 운왕비 전하가 돌아가신다면 가장 먼저 혐의를 쓰실 분은 운왕 전하신데요. 비록 그 성정이 몹시 다혈질이신 것으로 유명하지만 아무렴 이런 일을 저지르셨을까요. 하나 운왕 전하가 아니면 누굴까요? 누가 운왕부에서 운왕비 전하를 해칠 수 있죠? 해치기는커녕 접근할 수도 없을 텐데요.

“강 태사 대감께서는….”

제 질문에 태자 전하께서 제 뺨을 쓸어내리다 고개를 가까이하여 속삭이셨습니다.

“아십니다.”

이 전반적인 내용을 손녀를 무척 사랑하는 할아버지였던 강 태사 대감은 아시고 계셨습니다. 손녀는 격하될 위기에 있었고 그나마도 격하되는 정도가 아니라 살해당했습니다. 꽃잎을 지닌 심씨의 아이를 운왕비로 책봉하겠다는 건 아마 심씨 일족 중에 가장 발언권 강한 어른이 된 황후마마와 황상 사이의 거래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황상께서는 황후마마를 치고 싶으셨지만 정작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한발 물러나셨고 황후마마께서는 자신의 가문을 지키신 겁니다. 차후 태자 전하께서 황위에 오르시자 태후가 되신 그분의 가문은 승승장구했을 테고요…. 지금은 겨우 살아남은 수준이겠지만요.

이 거래를 지켜보고 있던 강 태사 대감의 심정이 어떠하였을지 이해가 됩니다. 아무리 친왕이라지만 강 태사 대감이 애지중지하는 손녀를 측실로 둘 수는 없습니다. 그 손녀는 놀라운 재녀라고 들었습니다. 효를 다하기 위해 운왕부에 시집갔을 뿐이지, 실제로 성장은 강 태사 대감의 곁에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 분이 친왕의 측실이 된다? 심지어 운왕 전하의 측실들은 그 출신이 비천하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유녀도 있고 기녀도 있습니다만, 하나같이 몸이나 기예를 팔던 여인들이죠. 그녀들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고요?

강 태사 대감은 분노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하물며 그 손녀가 이제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으니…. 태사 대감은 이 일이 명명백백 만천하에 드러나기 전까지는 아마 결코 물러섬이 없으실 겁니다. 본래 강직한 분으로 천지간에 이름이 높으신 분이니 그 누구도 그분을 포섭할 수 없습니다. 황상이시라 할지라도요.

그러나 다시 말하자면 이 일은 황상의 존엄함에 반기를 드는 일이 됩니다. 황상의 의지에 반하는 일투성이니까요. 황상께 가장 감사하고 효를 다해야 할 태자가 심리를 맡았는데 그는 대충 마무리 지으라는 황상의 뜻을 거절하였고, 황상의 스승이자 강력한 보증인이 되어야 할 태사는 황상의 속내를 알면서도 그에 따르기는커녕 대놓고 반발합니다.

강 태사 대감도 태자 전하도 이 일에 목숨을 건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마무리를 잘하지 못하면, 혹은 운왕 전하의 무죄가 밝혀지면 둘 다 무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문득 한 가지가 생각났습니다.

“혜비마마께옵서는 이 모든 일을….”

제 굳은 얼굴을 본 태자 전하께서 제 이마에 그분의 이마를 맞대셨습니다. 위로하듯 느리게 맞비비며 나직이 대답해 주셨어요.

“아십니다.”

혜비마마께옵서는 ‘운왕 전하의 무죄’를 주장하고자 한밤중에 동궁의 제 처소로 달려와 저를 깨우셨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아시고 계신다면 그분은 운왕 전하께서 무죄 방면되시는 게 태자 전하께는 어떤 의미인지도 아셨다는 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데 제게 오셨다고요? 그분은 매일 저에게 서신을 보내 도와 달라고 청하고 계십니다. 오늘도 저는 그 서신을 받았어요. 그런데 이 모든 걸 저와는 달리 완전히 이해하고 계셨다고요? 그런데 도와 달라고요?

“왜… 어찌 거기에 계십니까.”

이해할 수가 없어서 전하께 여쭸습니다. 왜 황상의 반대편에 서 계십니까? 제가 아는 태자 전하는 황상의 가장 큰 총애를 받진 못하셨어도 가장 큰 신뢰를 받는 분이었는데, 그대로 계셨으면 동궁의 자리도 위태로움이 없었고 황위도 오롯하게 당신의 것이었을 텐데, 어찌하여 황상의 건너편으로 스스로 움직이신 겁니까?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황상은 이제 당신을 미워하실 텐데. 운왕 전하가 무죄 방면되든 유죄를 인정받든 황상의 증오는 태자 전하를 향하게 될 텐데. 운왕 전하는 황상께서 가장 예뻐하는 첫아들, 첫 자식이란 말입니다. 그것도 너무나 애절하게 생각하는! 그걸 가장 잘 아시는 분이 왜….

저의 뜬금없는 말을 태자 전하는 이해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분은 제 손을 잡으셨어요. 그리고 천천히 제 손을 잡아 올려 제 팔목에 입술을 묻으셨습니다. 욕정이 묻어나는 입맞춤에 아연히 바라만 보고 있자니 그분이 말씀하셨어요.

“장하게 뛰기도 하시지.”

뛴다?

뭐가 뛴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태자 전하는 저를 데리고 침상으로 가셔서 눕히셨어요. 누운 채로 그분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분은 뭐가 뛴다는 건지 대답해 주시지 않았어요. 그저 제 옷을 벗기실 뿐이었습니다. 천천히 옷을 벗기며 제 목에 입술을 미끄러뜨리는 그분이 주시는 감각을 느끼다 충동적으로 전하께서 입 맞추셨던 손목 부분에 제 입술을 대 보았습니다.

맥이 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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