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5화 (175/177)

◈ 180화 ◈

-- Verdampfung --

Verdampfung (1)

[으으음.....]

장 실장의 입에서 길고 뜨거운 신음이 새어나왔다.

장 실장은 소파에 몸을 완전히 기댄 채,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사라져가던 장 실장의 바짝 선 성기가 아내의 엉덩이 사이로 사라져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완전히 붙어버린 그 둘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잠시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은비 씨. 내가 약속할게. 정말 마지막이야.

나도 이러려고 오늘 불러낸 거 아니야...

믿어줘.....]

꼭 감긴 눈을 뜬 장 실장이 무엇인가로 취한 듯 한 눈빛으로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

잠시 아내의 대답을 기다리던 장 실장은 아내로부터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하자, 아내의 허리를 꼭 감고 있던 두 손이 풀려나왔다.

장 실장의 손이 향한 곳은 위쪽이었다.

단단히 여미어져 있던 아내의 민소매 블라우스가 위쪽에서부터 조금씩 느슨하게 풀려나갔다.

장 실장의 손에 단추가 하나씩 풀려나갈 때마다, 아내의 목을 부드럽게 감고 있던 블라우스 윗단이 아래로 조금씩 미끌어져 내렸다.

블라우스 가장 아래, 마지막 단추가 풀리자, 장 실장의 떨리는 손이 급하게 위로 올라갔다.

장 실장이 완전히 벌어진 블라우스를 잡고 양옆으로 끌어 내렸다.

하얀 블라우스에 감춰있던 아내의 어깨가 드러났다.

장 실장에 손에 이끌려 내려오던 블라우스가 소파를 짚고 있는 아내의 양 팔목에 걸려 완전히 벗겨지진 않았다.

하지만 아내의 젖가슴은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

그러자 장 실장은 자신의 얼굴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아내의 가슴을 뚫어져라 보기 시작했다.

새하얀 피부에 부드럽게 솟아나 있는 가장 꼭대기, 옅은 분홍빛의 유륜과 유두가, 이제 막 완전히 영그러 가는 흔히 맛볼 수 없는 먹음직한 과일처럼 보였다.

아내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음....]

아내의 어깨가 위쪽으로 조금 올라갔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움직임이 조금씩 빨라졌다.

아내의 엉덩이 속에 깊게 박혀, 전혀 모습이 보이지 않던 장 실장의 성기 뿌리 부분이 아내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흐읍.....하아......]

장 실장이 아내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아내의 입술을 빨았다.

하지만 장 실장의 입술과, 그 속에서 삐져나온 굵은 혀가 아내의 입술에 닿은 건 불과 몇 초였다.

아내가 급한 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돌려 버렸기 때문이다.

잠시 아내의 입속에 박혀있던 장 실장의 번들거리는 젖은 혀가 아쉬운 듯 몇 번 날름거렸다.

[아아아....]

아내의 소리가 크게 울렸다.

장 실장의 얼굴이 아내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장 실장의 혀가 다시 길게 튀어나와, 아내의 젖꼭지를 빨아 입속으로 끌어당겼다.

장 실장의 두 손이 아내의 엉덩이 아랫부분을 잡아끌었다.

이제 아내의 움직임은 아내가 의도한 그런 움직임이 아니었다.

아내의 몸이 장 실장의 손에 이끌려 너무나 가볍게 아래위로 들썩거리고 있었다.

[으.....아.......]

아내의 젖가슴을 빨아 재끼던 장 실장이 떨어져 나와 다시 소파에 몸을 기댔다.

[아.....아.......아......]

장 실장의 성기가 반 이상 드러났다가 다시 깊게 들어가 박힐 때 마다, 아내는 깊은 신음을 토해냈다.

아래로 떨어져 있던 아내의 얼굴이 조금씩 위를 향해 올라갔다.

[아...아...아...아음.....]

누구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지도 모를 그 신음들이 뒤섞여 룸에 울렸다.

아내의 얼굴이 천정을 향해 바짝 들어 올려져 있었다.

두 손으로 소파 등받이를 꼭 쥐어 잡고 있던 아내의 손이, 들썩이는 그 움직임이 커지자, 그곳을 떠나 장 실장의 어깨 위에 살며시 올려졌다.

아내의 손이 닿아 있는 장 실장의 어깨, 셔츠가 잔뜩 구겨져 가고 있었다.

[으.......은 비씨!........으아.......으......]

꼭 감겨 있던 장 실장의 눈이 번쩍 떠져 아내의 얼굴을 정면으로 향해있었다.

아내의 엉덩이를 터질 듯 쥐어 잡고 있던 장 실장의 손이 이젠 느슨해졌음에도 아내의 그 움직임은 변하지 않았다.

아내가 움직이고 있었다.

아내가 스스로 움직여 장 실장의 성기를 자신의 보지 속으로 쑤셔 넣고 있었다.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신음을 토해내지 않았다.

아내의 가냘픈 허리......골반만이 빠르게 장 실장의 그것을 훑어 내리고 있었다.

[으.....으.........잠...잠깐만......]

장 실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은......은비 씨...잠깐만......나올라한다........쌀려고.....아....잠깐!!!]

장 실장의 말에도 변함없이 그렇게 움직이던 아내의 허리를 장 실장이 손으로 막아 세우자 그제서야 멈췄다.

[은비 씨.....미....미안한데 나 좀....오래 하고 싶어......그렇게 움직이면......못참겠어....싸겠어.....우리 천천히 하자.......응?]

장 실장이 아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간절하게 부탁을 하고 있었다.

아내의 허리를 부여잡고 있던 장 실장 손이 그곳을 떠났다.

잠시 멈춰있던 아내가 다시 움직였다.

아내의 움직임을 확인한 장 실장은 이제 안심한 듯 다시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아내는 장 실장이 간절히 요청한 데로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존나......좋다. 정말......처음이다......]

장 실장은 눈을 감은 채, 무슨 감상을 하듯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으.......으아......정말......너 같은.....은비 씨 같은 여자는.....존나 맛있다.

그래서 이랬던 거야......그 개새끼들이......은비 씨.....건드린 게......씨발새끼들........아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아내는 장 실장의 말에 작은 응답을 하거나 대화를 섞지도 않았다.

아내는 마치 남자의 욕망을 채워주는 그런 기계처럼 반복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씨발.....김 사장은.....얼마나 좋을까....

너 같은 여자 데리고.....사는 거....얼마나 좋을까

나도 너 같은 여자라면......아....씨발....아......

은비 씨...조금....조금 빨리.......으으.....]

아래위로 천천히 움직이던 아내의 몸이 갑자기 멈췄다.

굳어 버린 것 같았다.

천정을 향해있던 아내의 얼굴이 부자연스레 아래로 조금씩 떨어졌다.

[으.....은비 씨. 좀더....빨리....움직여 봐요.....다 댔어....]

눈을 여전히 감고 있는 장 실장 나지막이 속삭이듯 말했다

하지만 이미 얼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아내의 몸은 움직일 미동조차 없어 보였다.

[뭐......뭐해요? 은비 씨?]

장 실장의 거치 얼굴과는 상반된 너무나 다정한 목소리였다.

굳게 닫혀 있던, 장 실장의 눈이 스르륵 열렸다.

[왜 그래?]

장 실장이 의아한 눈빛으로 아내에게 말했다.

[끼아아악!!!!!!]

노트북 스피커가 찢어져 버릴 것 같은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내의 목소리였다.

장 실장의 성기를 품은 채, 그곳에 꼭 붙어 있던 아내의 몸이 경련하듯 그곳에서 떨어져 나왔다.

[흐으으.......흐으으.....]

아내의 목소리였다.

그건.....마치 귀신을 본 듯한 그 정도로 놀란 비명이었다.

아내가 장 실장이 다리를 벌리며 앉아있는 곳 멀리.......소파 끝으로 급하게 기어갔다.

하얀 블라우스 사이 출렁이는 젖가슴을 아내가 급하게 가렸다.

[왜....왜 그래요.....은....은비씨....]

아내의 그 모습에 장 실장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흐으으......흐으흑.....]

아내의 알 수 없는 비명이 흐느낌으로 변했다.

[아니....왜...왜그래.....]

소파에 앉아 놀란 눈으로 아내를 보고 있던 장 실장의 성기 끝에서 하얀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누....누구.....예요......흐흐윽......

오빠.....우리 오빠.....................]

[어? 왜 그래.....그게 무슨.....]

장 실장의 말이 뚝 끊겼다.

그건 아마도 조금 전......자신이 말했던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 같았다.

[우리 오빠.....어떻게 알아요? 어떡해........흐흐윽.....]

아내가 블라우스 사이 조금이라도 가슴이 보일까 두 손으로 더욱 옷을 꼭 여미었다.

[흐으흑....우리 오빠 알죠? 아는 사람이죠? 누구세요.......흐흑....흐으윽.......]

아내가 울먹이며 했다.

[아.........그.....그게......은비 씨....그게 아니.......]

[누구냐고!!!!! 누구냐고!!!]

아내가 발악하며 소릴 질렀다.

[어...어어.......은 비씨....아아....잠깐......어어어!!]

다급한 장 실장의 소리가 들렸다.

[누구냐고 말해!!!!!]

아내가 다시 소릴 질렀다.

아내가 테이블에 있던 위스키병을 들고 장 실장의 얼굴을 향해 던져버렸다.

[와장창!!!!!]

50인치는 넘어 보일 룸 앞쪽에 달려 있던 커다란 화면이 완전히 산산조각 나 있었다.

잠시 후 룸 문이 벌컥 열렸다.

문 앞에는 신 혜원이 서 있었다.

신 혜원이 룸 안으로 들어와 주위를 둘러봤다.

방금 정액을 싸낸 장 실장의 성기가 완전히 축 쳐져 덜렁거리고 있었다.

[오빠!!!!]

신 혜원이 장 실장에게 소리쳤다.

신 혜원이 안쪽으로 들어가 소파 앞에서 엉거주춤 서 있는 장 실장을 거칠게 밀쳤다.

[흐으윽.....흐으윽.......]

아내가 울음을 터트렸다.

신 혜원은 그런 아내가 있던 소파 구석자리로 갔다. 그리곤 자신이 입고 있던 하늘하늘한 아이보리색 정장 재킷을 벗어 아내의 몸을 덮어 주었다.

‘쿵!쿵!쿵!쿵!’

노트북 화면은 멈춰버린 듯 그대로였지만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쿵!쿵!쿵!쿵!’

또 다시 들렸다.

그곳의 출처를 알고자 귀를 귀울었지만, 노트북에서 나오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 소리는 바로 방문이었다.

“오빠? 오빠? 주무세요?”

미나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노트북을 껐다.

그리고 방문으로 향했다.

“오....오빠!!!!”

방 문을 열자 귀여운 미나의 얼굴이 보였다.

“오빠...왜 전화도 안 받고........”

“어.....몰랐어....”

미나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오빠....누가 찾아왔어요.....”

“응?”

“김 치우씨!!!”

미나 뒤에서 굵은 목소리의 남자 소리가 들렸다.

문을 활짝 열었다.

미나 바로 뒤에 웬 건장한 사내 둘이 서 있었다.

그 중 한 사내가 안면이 있어 보였다.

“김 치우씨. 최 진욱씨 사망 사건 관련해서 조사할 게 좀 있습니다. 지금 바로 서로 같이 가시죠.”

“네?”

지금 내게 말한 사내가 누구인지 떠올랐다.

최 진욱이 죽고 나서, 카페로 찾아왔던 그 형사였다.

“오....오빠.....”

미나의 눈가가 조금 젖어 반짝였다.

“김 치우씨. 긴급 체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용히 갑시다.

장 형사님이 하도 그래서.......지금 이렇게 조용하게 처리하는 겁니다. 갑시다......“

“오...오빠......”

기어이 미나의 눈에 굵은 방울이 하나 떨어져 내렸다.

내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듯 그런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들을 따라나섰다.

“미나야......은비한테는 아무 말 말 하지마.....”

“오빠....오빠.....”

카페 바로 앞 도로에 승합차가 하나 서 있었다.

다행히 경찰차는 아니어서 안심이 되었다. 왜냐하면 인근 가게 사람들이 경찰차를 타는 나를 알아볼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승합차에 오르려는 순간.....

급한 소리를 내며 또 다른 승합차가 바로 뒤에 멈췄다.

운전석 문이 벌컥 열렸다.

“김.......김 사장.....”

그 승합차에 내려 나를 부르는 사람은 바로 장 실장이었다.

장 실장의 눈빛이 익숙했다.

그 눈빛을 바로 전 노트북 화면에서 보았던......

그가 아내를 보던......처참한 그 눈빛과 똑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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