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4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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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phenia (3)
[이 선생. 당신하고 할 때는....오래 못하겠다. 이 선생 거기가 너무 조인다.....떡감이 너무 좋아.
나도 지금까지 여자 여럿 만나봤지만, 정말 너 같은 여자는 처음이야.
너는 정말 좋은.....타고난 여자야.....
다른 놈들도 그러지? 다른 놈들은 너하고 섹스할 때, 나보다 더 오래 해?
니 남편은 사고 나기 전에 매일 너하고 그 짓 했을 건데. 니 남편은 뭐래?
니 남편도 맛있다고 그러지?]
한동안 아내를 꼭 끌어안고 있던 사내의 몸이 아내로부터 서서히 떨어져 나왔다.
아내의 벌어진 허벅지로부터 벗어난 사내의 붉은 성기가 그곳을 빠져나오자마자 다시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뒤섞인 분비물로 부드럽게 적셔진 사내의 귀두가 금방이라도 정액을 꾸역꾸역 토해낼 듯 위태롭게 보이기까지 했다.
아내는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린 채, 말없이 가쁜 숨만 내쉬고 있었다.
아내의 표정을 살피던 사내가 발목에 떨어져 내린 속옷과 바지를 끌어올리며 아내가 보란 듯이 천천히 여미고 있었다.
바지 지퍼를 올렸지만, 그 속으로 들어간 사내의 성기가 바지를 밀어내 불룩하게 표시가 났다.
사내가 구석에 있던 나무의자를 끌고 와, 안내 옆에 앉고서 이젤에 걸려 있던 정장 재키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곳에 연신 사내의 입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담배 연기로 조금씩 짙어갔다.
황금색 단발머리가 아래로 아내의 얼굴을 완전히 감싸고 있어서 아내가 어떤 표정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사내의 손길에 벗겨진 조막만 한 팬티는 은색 하이힐을 신은 아내의 한쪽 발목에 걸려 있었고, 사내의 하체가 몇 분간 깊게 드나들던 아내의 허벅지 사이는 조금 벌어져, 말려 올라간 타이트한 원피스 밑단 속에 허벅지 가장 깊은 연약한 피부가 뽀얗게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잠에 빠져버린 듯 그렇게 가만히 있기만 했다.
의자에 앉아 잔뜩 미소를 머금고서 아내를 쳐다보던 사내의 손에서 이미 짧아져 버린 담배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갑자기 뒷문이 스르륵 열렸다.
“어!!!”
담배를 피우던 사내와 비슷한 계열의 정장을 입은 또 다른 남자가 입구에 들어서 있었다.
그 사내가 미처 문틀을 넘지도 못한 채, 얼어붙은 듯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 선생 왔어? 빨리 왔네? 뭐해 안 들어오고....]
[어....어....네....박 선생님. 이 선생도 같이 있었네요?]
사내가 당황해하며, 안쪽으로 완전히 들어와 문을 닫았다.
[여기서 뭐 하세요? 어!!!]
앞으로 몇 발자국 걸어오던 그 사내의 발길이 갑자기 멈췄다.
사내의 시선이 아내의 한쪽 하이힐에 걸려 있는 천 조각에 정확히 멈춰있었다.
잠시 동안 같은 공간에 있던 세 사람에게서 어떠한 움직임도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 선생 이리와......]
책상에 위태롭게 걸터앉아 있던 아내의 손목을, 나무 의장에 앉아 있던 사내가 잡아끌었다.
아내는 힘없이 끌려왔다.
사내의 완력에 이끌려 비틀거리며 아내가 자리를 잡은 곳은, 의자에 앉아 있던 사내의 무릎 위였다.
말려 올라간 원피스를 입은 아내의 엉덩이가 사내의 무릎 위 허벅지 깊은 곳에 올려져 있었다.
사내의 손이 아내의 허리를 깊게 끌어안았다.
[천 선생, 뭐를 그리 놀라?]
[예? 아니....그게.....]
아내를 끌어안고 있던 사내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몰랐어? 이 선생 내 애인인 거? 우리 이런 사이 된 지 몇 달 됐어.
그런데 양 선생 그 미친년은 아무것도 모르면서......개 같은 년.....]
[아!]
고통이 스며있는 외마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아내의 허리를 감고 있던 사내의 손이 원피스 위 아내의 젖가슴을 꽉 쥐어 잡고 있었다.
몸을 바짝 움츠린 아내의 얼굴엔 고통스러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 의자에 앉아있는 사내와 아내를 지켜보던 사내의 눈길이 아내의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남자의 손을 떠나 아래로.....아래로 향해 어느 한 곳에 멈췄다.
아마도 그 사내의 시야에 아내의 허벅지 속이 완전히 드러나 보이는 듯했다.
아내의 가슴을 쥐어 잡고 있던, 사내의 또 다른 손이 다른 사내의 시선이 멈춘 그곳.
아내의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원피스 속으로 깊게 들어가 버렸다.
[으으음.......]
또다시 아내의 입에서 막혀있던 속 숨이 새어나왔다.
사내의 무릎 위에 포개어져 있던 아내의 허벅지가 사내의 손길에 의해 조금씩 벌어져갔다.
사내의 손이 말려 올라간 아내의 원피스 밑단을 타고 위쪽으로 쓸어 올리자, 사내의 손바닥에 가려져 있던 허벅지속 검은 음모가 잠깐 드러났다가 다시 금세 사라져 버렸다.
[천 선생. 오늘 이 선생하고 조용한데 가서 술 한잔하러 갈 건데, 당신도 같이 갈 거야?]
[네...네?]
떨리는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의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아내의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이....이 선생은 이미 술 한잔한 거 같은데.......]
[아니야, 아니야. 술은 안마신거 같은데. 요즘 이 선생 분위기가......매일 야릇하잖아.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뭐에 취한 사람처럼....
근데 나는 예전보다 이 선생의 이런 분위기가 더 좋아......왠지 모르게 빈틈 있어 보이거든......혹시나 슬쩍 건드려보면 쉽게 넘어올 거 같기도 하고......
이 얼굴, 이 몸매에 이런 분위기까지.......더군다나 옷 입고 오는 거 봐라. 제발 잡아 잡숴달라는 뜻 아니겠어? 흐흐흐......]
원피스 속, 아내의 그곳을 집요하게 손으로 헤집던 남자의 손이 떨어져 나왔다.
사내는 손가락에 묻어 있던 속살의 투명한 체액을 서 있는 사내에게 자랑하듯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천 선생! 뭐 그리 멀뚱멀뚱 서 있어?
당신이 매일 이야기 했잖아. 이 선생 한번 건드려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이리 와봐...]
[박...박 선생님....그 그건.......]
[하하하....새끼이거......괜찮으니까 이리 와보라니까]
사내의 재촉에 서 있던 사내의 발걸음이 그곳으로 몇 발자국 향했다.
사내가 나무의자에 포개어 앉아 있는 사내와 아내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있었다.
[진짜.....이럴 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뭐가?]
[저...저번에 회식했을 때. 이 선생 학교에 다시 나온 날.......그땐 이 선생이 취해서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하하하....어이구....천 선생 샌님같이......
오늘 우리 이 선생 참 예쁘지? 노란 머리에.....매일 짙은 화장에..........그리고 옷은......
누가 이 여잘 보고 중학교 여선생이라고 하겠어?
천 선생.....너......]
[네?]
[너 이 선생.....한번 건드려볼래?]
[네?]
[내가 아끼는 애인이라, 너한테 절대 내어주지는 못하겠고.......한번 건드려 볼래?]
가깝게 붙어 있는 세 사람이 또다시 멈춰버린 듯 했다.
아내의 가슴에 머물러 있던 사내의 손의 원피스를 타고 아래로 서서히 내려갔다.
그것은 앞에 서 있던 사내에게 무엇인가 무언의 허락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서 있던 남자의 떨리는 손이 천천히 아내의 얼굴로 향했다. 그 손이 고개를 떨어트리고 있던 아내의 턱에 닿아 아내의 얼굴을 조금씩 위로 들어 올렸다.
금발로 둘러싸여 있던 아내의 얼굴이 완전히 드러났다.
창백한 얼굴에 짙은 눈 화장을 한 그곳이 천천히 깜빡였다. 눈동자가 흐려져 있었다.
사내의 손이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아내의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남자의 손이 머물렀던 그 가슴을 음미하듯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하....]
사내의 입에서 숨이 터져 나왔다.
사내의 손이 아내의 젖가슴을 쥐었다 풀어주기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아내의 가슴을 주무르던 사내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다른 사내의 무릎에 앉아 있던 아내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잡고 천천히 벌렸다.
[어때? 천 선생. 너 이런 거 본적 있어? 내가 말이야......
이 선생 보지 처음 보고, 사진까지 찍어 놨다니까....]
아내의 허벅지가 사내의 손에 완전히 양쪽으로 벌어졌다.
타이트한 원피스에 숨겨져 있던 아내의 그곳이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
사내의 얼굴이 그 속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신기루같이 눈앞에 펼쳐져 있던 광경이 순간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눈앞엔,
농구코트에 가득 들어차 있던 학생들과......그리고 앞쪽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들려주던 두 학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누가 뒤에서 내 어깨를 조심스레 툭툭 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착하게 생긴 학생 하나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너........너 누구니....?”
웃고 있던 학생의 표정이 갑작스레 변했다.
“어! 아저씨. 저 윤 승현인데요? 1학년 3반.......”
머리를 갸웃거리며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는 그 학생이 누군지 기억나지 않았다.
“저 승현이라고요.....저번에 여기에서도 만났고.......그리고 경주에서 우리 만났잖아요........서프라이즈.....이 은비 선생님....”
녀석은 분명히 나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어....어 그래......안녕.....”
녀석이 앞으로 돌아 벤치 옆자리에 앉았다.
“이 은비 선생님 만나러 오셨어요?”
“응......”
“나 지난번에 아저씨한테 카톡 많이 보냈었는데.....”
내가 이 녀석과 카톡까지 주고받는 사이였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아....그게.....아저씨가 좀 아팠어.”
“네? 많이요? 많이 아팠어요?”
“응.....많이.....”
“그럼 지금은요?”
“지금은 괜찮아.....”
“아.....그래서....그랬구나.......”
“응?”
“몇 달 전에 이 은비 선생님도 계속 아팠거든요......아마도 아저씨 때문에 그랬나 보다........
근데 지금은 괜찮아요. 매일매일 웃으세요. 예전처럼.......히히히....”
“그랬구나......”
“이 은비 선생님한테 아저씨 왔다고 알려드릴까요?”
“아니야. 좀 있음 나오실 거야.....”
“이제 집에 가야겠다. 근데 아저씨. 아저씨 얼굴에 살도 빠지고 아파 보여요.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많이 드세요.
우리 엄마가 나 아플 때도 그러시거든요.......”
“그래. 고맙다. 승현아......”
녀석에 벤치에서 일어났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녀석은 허리를 깊게 굽혀 인사를 하곤 경쾌한 발걸음으로 멀어져 갔다.
내 시선이 녀석이 사라진 건물 끝을 타고 3층에 가만히 머물러 있었다.
1층.....2층 계단을 오를 때 이따금씩 보이던 학생들의 모습이 3층에 들어서자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3층 중앙에 미술실이라고 적힌 하얀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문을 열고 그곳으로 들어갔다.
미술실 가장자리에 이젤들이 빼꼭하게 줄지어 서 있었다.
익숙한 모습이었다.
이젤에는 학생들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들이 하나씩 올려져 있었다.
나는 뒷문이 있는 구석으로 향했다.
철체 캐비닛 위에 있던 상자 하나를 꺼내 그 속을 들여다봤지만 텅텅 비워져 있었다. 하지만 박스 한쪽 면에 동그란 구멍이 보였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뒷문을 열어보니 책가방을 맨 학생이 미술실을 지나쳐 계단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는 게 보였다.
“얘야. 잠깐만.....”
나는 그 학생을 불러 세웠다.
“네?”
“저기 아저씨 부탁 좀 들어줄래?”
“네....뭔데요?”
“1학년 윤리 가르치는 박 선생님 좀 불러줄래?”
“박 재훈 선생님이요?
“그래...아마 그럴 거야....”
“아......네....누구시라고 말씀드리면 돼요?”
“그냥 지금 미술실에서 기다린다고 전해줄래?”
“아....네네....알겠습니다.”
나는 다시 미술실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이젤의 나무 냄새와 알 수 없는 물감들의 냄새가 혼재되어 독특한 향기가 그곳에 스며있었다.
그리고.....
오래전....어느 날 밤......아내가 술에 취해 내게 들려줬던 이야기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