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2화 (152/177)

鬼?祭 (9)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반쯤 열려 있는 안방 문을 통해 거실 마룻바닥이 햇빛에 반짝이는 게 보였다. 

혼자가 아닌 것 같았다.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마다, 누군가의 시선이 내게 머물러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왠지 이 공간에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만 같았다.

멈춰있던 화면이 푸른 침대 끝을 천천히 타고 올라갔다.

피부색이 잘 들여다보이지 않는, 검은 스타킹을 신은 여자의 발끝을 타고 화면이 이동했다.

여자의 쭉 뻗은 종아리....그리고 부드러운 허벅지를 감싸고 있는 검은 스타킹이 어딘가에 긁힌 것처럼 군데군데 무엇인가로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짧은 도트무늬 스커트가 여자의 치골 바로 아랫부분을 간신히 감싸고 있었다.

단추가 몇 개 풀려 흐트러진 여자의 하얀 블라우스 사이로 브래지어가 완전히 드러나 보였다. 

가슴을 살포시 덮고 있는 브래지어가 엉망으로 구겨져 있었다.

가냘픈 목덜미 그리고 누군가에게 급하게 빨린 듯, 립스틱이 아무렇게나 지워진 도톰한 붉은 입술을 지나자 화면에 여자의 얼굴이 가득 찼다.

반짝이는 단발의 금빛 머리칼이 푸른 침대 위에 흐트러진 채, 아내는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내의 너무나 창백한 그 얼굴색 때문인지 마치 더 이상 숨을 쉬지 않고, 죽어있는 사람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흐음.....]

남자의 손이 아내의 얼굴을 깊게 감싸 조심스레 몇 번 쓰다듬었다.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아내의 얼굴에 검은 남자의 손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화면이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화면이 멈춘 곳은 도트무늬 스커트가 아내의 치골 바로 아랫부분을 간신히 감싸고 있던 바로 그곳이었다.

잠시 머뭇거리든 남자의 손이, 타이트한 스커트 위 볼록하게 솟아 있는 그 둔덕위에 올려져 쓰다듬기 시작하자, 스커트 위를 스치는 남자의 손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손이 아내의 치골을 간신히 덮고 있던 도트무늬 스커트 꼭 쥐어 잡자, 타이트한 그 스커트 끝단이 팽팽한 텐션을 유지한 채, 위로 들려 올라갔다. 

치골 위, 부드럽게 흐트러져 있는 아내의 검은 털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였다. 하지만 그 속을 감싸고 있어야 할 속옷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아래로 가지런히 쭉 뻗어 있는 아내의 한쪽 허벅지를 검은 손이 옆으로 잡아끌었다.

그러자 허벅지 사이,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아내의 붉은 속살이 조금씩 드러나 보이기 시작했다.

[하아......씨발......]

익숙한 남자의 깊은 한숨 소리가 다시 들렸다.

남자의 손에 벌어진 그 곳.....

갈라진 그 곳......

빨갛게 부어있는 아내의 그 곳은.

허연색 덩어리들이 어지러이 뭉쳐져 있었다.

벌어진 허벅지 사이 깊은 그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그 속에 품고 있었는지도 모를 농도 짙은 허연 정액이 흘러나와, 연약한 아내의 허벅지 살을 타고 아래로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벌어진 아내의 그곳에 남자의 떨리는 손이 닿았다.

두 손가락이 조금 열려있는 아내의 속살을 조심스레 벌리자, 잠시 후 그 속에서 투명한 액체와 허연 덩어리가 뒤섞여 왈칵 흘러내렸다. 

손가락 하나가 엉망으로 젖어있는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깊게 들어간 손가락이 반복해서 밖으로 나올 때마다, 손끝을 타고 속살이 품고 있던 부유물들이 밖으로 삐져나왔다. 

[으으음........]

말없이 한참 그곳을 들여다보던 화면이 갑자기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파란색 침대 위에 놓인 그것이 한쪽을 비추고 있었다. 

그것이 향하고 있는 곳은 바로 책상이었다.

화면 한쪽 구석에 최 진욱이 급하게 바지를 벗고 있는 게 보였다.

내가 항상 앉아 있던 그 책상.

그곳은 카페 안쪽에 있는,

나에게 항상 안식을 주는 쉼터......바로 그 작은 방이었다. 

파란 침대 시트 위 떨어져 있던 화면이 다시 움직였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한동안 들리더니 다시 화면이 한곳에 들여다보고 있었다.

검은 스타킹을 신고 있는 아내의 허벅지 사이가 양옆으로 활짝 벌어져 있었다.

벌어진 허벅지 사이에 들어가 침대 위 무릎을 꿇고 있는 최 진욱의 하체가 보였다.

낮은 협곡처럼 군데군데 솟아올라 부풀어 있는 성기의 굵은 핏줄이 보였다. 그곳에 손이 닿자 위쪽으로 바짝 쳐들고 있던 귀두가 아래로 조금씩 내려왔다.

귀두 끝이 향하고 있는 건, 새빨갛게 부은 채, 젖어있는 아내의 그곳이었다. 그 속에선 여전히 허연 것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광경이 앙증맞은 핑크색 장미 봉우리가 뜨거운 열기에 활짝 열려, 그 꽃 봉우리 위에 새하얀 우유 몇 줄기가 흩뿌려져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성기를 쥐고 있던 남자의 손이 아래위로 몇 번 움직이자 부풀어 오른 귀두 끝이 아내의 속살에서 새어 나오는 그것에 적셔져 반짝였다.

그리고 쉴 틈도 없이 바로, 살짝 열려있는 아내의 그곳에 남자의 성기가 조금씩 빨려 들어갔다,

[으.......] 

남자의 발기된 성기가 그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 박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새까만 털이 수북한 남자의 그곳이 아내의 치골 사이에 완전히 닿아 조금씩 움찍거리고만 있었다.

그곳에 멈춰 있던 화면이 급하게 아내의 몸을 타고 올라갔다.

화면에 가득한 건 아내의 얼굴이었다.

눈을 꼭 감은 채, 잠들어 있는 아내의 얼굴은 조금 전과 별반 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닫혀 있던 아내의 붉게 번진 입술이 조금 열려있었고, 굴곡 없이 평평하게 반짝이던 아내의 이마 사이, 미간이 조금 찌푸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아아.......아.......]

남자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전혀 움직임이 없던 아내의 얼굴이 힘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젖어 질척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때 즈음, 조금씩 힘없이 흔들리던 아내의 얼굴이 더욱 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하아..........아.......은비 씨......좀 일어나 봐요......아.....]

목구멍 속에 무엇인가로 막힌 듯한, 최 진욱의 답답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아내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화면이 아래로 떨어져 천정이 보였다.

동시에 천정을 향하고 있던 화면이 조금씩 흔들렸다.

[쪼옥.......쪽...........으아.......으.......]

조금씩 흔들리던 천정에 달린 둥그런 등불이 사내의 소리와 함께 더욱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아.......으........]

한동안 남자의 소리만이 가득했다.

[으으음.....으음.....]

시간이 지나자 남자의 그 소리에 묻혀있던 여자의 희미한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천정을 향해 있던 화면이 움직였다.

처음보다 더욱 부풀어 오른 것 같은 성기가 아내의 그곳을 빠르게 드나들고 있었다.

벌어진 아내의 속살과 그 속을 빠르게 파고드는 남자의 성기 주변이 하얀 크림이 범벅되어 있는 것처럼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지속될수록 더욱더 하얗게 변해갔다.

[아아아.....]

갑자기 아내의 들려오는 소리에 아래에 머물러 있던 화면이 위쪽으로 이동했다.

눈을 감고 있는 아내의 얼굴이 이전과는 다르게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아아.......]

아내의 입술이 완전히 열렸다.

[으아....으아아.........]

빠르게 움직이던 발기된 성기가 아내의 속살에 끝까지 파묻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하아....하아....하아.....]

남자의 거친 숨소리만이 한동안 들렸다.

아내의 그 속에 박혀 있던 것이 그곳을 천천히 떠났다. 

벌어진 아내의 몸속.....

그곳에서 하얀 정액이 끝없이 흘러나와 파란 침대 시트 위에 떨어져 내렸다. 

영상이 끝났다.

이젠 텅 빈 이 집에서,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것 따위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나는 가장 끝에 있던 마지막 파일을 열었다.

영상의 시작과 동시에 화면에 가득 찬, 최 진욱의 얼굴이 바짝 다가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노트북 화면에 쏠려 있던 내 몸이 놀라 뒤로 물러났다. 

최 진욱이 책상 위에 올려진 그것을 움직일 때마다 화면이 흔들렸다. 

그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조금 불안해 보이기도 했다.

그가 뒤로 물러나자 숨겨져 있던 그 뒷 공간이 화면에 완전히 드러나 보였다.

커다란 사이즈의 침대가 화면에 보였다. 

침대 위에는 잘 관리 된 호텔 객실처럼 하얀 시트가 깔끔하게 덮여 있었다.

나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화면에서의 그 침대와 같은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화면이 보이는 곳은 바로 이 방이었다.

최 진욱의 얼굴엔 시종일관 초조함이 묻어나 보였다.

현관에서 울리는 은은한 벨소리가 들려왔다.

최 진욱이 긴장된 얼굴로 화면을 잠시 보더니 방을 빠져 나갔다.

거실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이 보였다. 거실을 가로질러 그가 향한 곳은 현관이었다.

현관의 노란 불이 켜졌다.

[왔어요?]

현관을 향해 뒤돌아서 있는 그로부터 작은 소리가 들렸다.

한 사람이 거실로 들어섰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인지 화면에 얼굴은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여자였다.

회색 스커트를 입은 여자의 늘씬한 다리가 정확히 보였다.

거실에 서서 이야기를 하는지 한동안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최 진욱이 돌아서 이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거실 한중간에 잠시 서 있던 여자의 다리 또한 이곳을 향해 다가왔다.

안방 입구에 들어서자 여자의 얼굴이 드디어 완벽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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