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7화 (147/177)

鬼?祭 (4)

[으......으.......으아.......]

검은 실루엣이 움직일 때 마다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이.....선생.....오늘 너 출근할 때 보고 내가 얼마나.....놀랐는지 알아.....으.......으....]

창고 벽 쪽에 가까이 있던, 

검은 실루엣이 앞으로 몸을 구부린 채, 두 손은 창고 벽면을 짚고 있었다.

[아....아.........아으음........]

그 뒤에 바싹 달라붙어 있던 또 다른 실루엣이 앞뒤로 빠르게 움직이자, 벽을 짚고 있던 그것이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구름에 가려있던 달빛이 그곳을 벗어났는지, 어슴푸레하게 보였던 창고 뒤가 조금씩 밝아져 갔다.

황금색 머릿결이 달빛에 빛나 찰랑거렸다.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의 상체가 엎드려 있는 여자의 등위에 완전히 닿아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허리를 숙여, 뒤에서 여자를 바짝 끌어 앉은 채, 

뒤쪽으로 밀려 나온 여자의 엉덩이 사이로 자신의 하체를 반복해서 빠르게 쑤셔 넣고 있었다.

남자의 바지는 아래로 떨어져, 수풀 속에 반쯤 묻혀 있었고, 여자의 하얀 팬티는 두 다리 사이 무릎쯤에 걸려 옆으로 한없이 벌어져 있었다. 

여자의 미니스커트가 위쪽으로 둘둘 말려 올라가 있었다. 

달빛에 노출된 빛나는 여자의 엉덩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으.....으......이...선생......오늘....당신 얼마나 예쁜지...알아......으아.......”

“아아아!!!”

남자의 두 손이 창고 벽을 짚은 채, 엎드려 있던 여자의 가슴 쪽을 헤집고 들어가자, 여자의 머리가 위쪽으로 향하며 정제되지 않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화면이 검게 변했다.

[하아.....하아......하아....]

어둠 속, 장 실장의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화장실을 지나 어둡던 통로를 빠져나오자 마당에 환한 불빛이 가득했다. 

장 실장이 마루에 걸터앉아, 비어있는 잔에 맥주를 가득 들이부었다.

성급하게 잔을 채운, 맥주의 하얀 거품이 잔을 타고 넘어 테이블 위를 적셔나갔다. 

[어!!! 그.....그 여자다...]

장 실장의 맥주잔이 두어 차례 비워지고 나서 소리가 들렸다. 

건너편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의 시선이 한쪽을 향해 있었다.

화면이 돌아갔다.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미니스커트 속에 바짝 감싸여 있던 블라우스가 단정치 못하게 그곳을 이탈해 있었다. 그리고 황금빛 머리가 좀 전과는 다르게 엉클어져 있었다.

아내가 중간에 있던 방갈로에 서둘러 들어갔다.

[야, 씨발.....도저히 안 되겠다. 오늘 노래방가자...]

[왜? 저년 보니까 하고 싶어 미치겠냐?]

[오늘은.....그냥 집에 못가겠다. 한번 싸고 가야지....씨발....]

[미친넘....낄낄길......]

사내의 천박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화면은 여전히 한곳에 머물러 있었다.

한 남자가 화장실이 있던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

남자의 얼굴이 너무나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는 손수건을 꺼내 얼굴 주위를 여러 번 훔쳐 내더니, 조금 전 아내가 들어갔던 그 방갈로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화면이 검게 변해버렸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장 실장의 얼굴이 화면에 가득 찼다. 장 실장이 안경을 집어 들고 충전을 하려는지 케이블 같은 게 얼핏 보였다 사라졌다. 

새로운 영상이 시작되자,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가늠할 수는 없었지만, 변해 있는 주변의 모습에 시간이 꽤 흘렀구나, 추측할 뿐이었다.

넓은 마루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언제 빠져나갔는지 분주했던 그곳이 고요했다. 

장 실장이 앉아있는 테이블 하나 건너에 있던 두 남자만이 여전히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그 남자들의 테이블에 빈 소주잔이 눈에 띄게 늘어나 있었다. 

[새끼야. 그만가자. 노래방에.....]

[니가 쏘냐?]

[이 미친넘이 둘이 가면 돈이 얼만데....]

[니가 가자고 했으면 니가 쏴야지.....이 새끼는 나이 처먹고 개념이 없어....]

두 남자가 동시에 소주잔을 들어 입에 털어 넣었다.

[병신 같은 새끼들.....]

그들에게 고정된 화면에, 나지막이 속삭이는 장 실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어.......]

맞은편에 앉아, 화면에 얼굴 정면이 보이던 남자가 뭔가에 놀랐는지 고개가 한쪽으로 완전히 돌아가 있었다.

화면이 그 남자의 시선을 따라 이동했다.

그곳엔.

식당 마당 중간에, 아내가 비틀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화면이 서둘러 앞쪽으로 향했다.

[저기...아저씨! 미.....안한데요. 담배 있으면.....하나.....주실래요?]

아내가 그들이 앉아 있는 마루 앞에 서 있었다.

그윽한 그 눈빛이 천천히 깜박였다. 

술에 취한 것 같았다. 

아내의 발음도 그러했고, 조금 흐트러진 옷매무새도 그러했다.

한 남자가 스프링처럼 위로 튕기듯 급하게 무릎을 꿇으며 몸을 세웠다.

[아....네네.......있어요, 있어요.]

그 남자가 테이블 위에 담뱃갑에서 황급히 담배 하나를 꺼내 아내에게 전해주었다.

[고맙습니다] 

아내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돌아섰다. 

[저기요.....아가씨...아가씨!!!]

이제 막 돌아서 그곳을 떠나려던 아내에게, 그 남자가 마루 위를 기어가며 다급히 불러댔다.

[여기서 피워요. 담배. 우린 괜찮아......앉아요, 앉아.....] 

그 남자가 아내의 팔목을 잡아 끌었다. 그러자 아내의 몸이 뒤로 당겨와 자연스레 마루 가장자리 끝에 엉덩이가 닿아버렸다.

갑작스런 움직임에 미니스커트가 위쪽으로 바싹 올라가, 허벅지 깊은 곳을 감싸고 있던 검은 스타킹 끝과 하얀 맨살이 동시에 드러나 보였다.

아내는 조금 전 남자에게 건네받은 담배를 붉은 입술로 가져갔다. 그러자 남자가 두 손으로 라이터를 켜고 아내의 얼굴 앞에 들이밀었다. 

짙은 화장을 한 아내의 화사한 얼굴이 노란 라이터 불빛에 더욱 빛나 보였다. 

아내의 입에서 짙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콜록!! 콜록!! 콜록!!]

가냘픈 목에서 새어나오는 기침 소리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아내는 들고 있던 담배를 황토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아이고.......내 담배가 좀 독하죠? 아가씨? 

미안해서 어쩐다......어서 이거 좀 마시고 입 헹궈요. 입....]

남자가 자신이 마시던 물 잔을 내밀자 아내가 급하게 그것을 받아 마셨다.

아내의 흐릿한 눈이 물 잔을 내밀었던 남자에게로 향해 있었다. 

술에 취해서인지 아니면 조금 전 남자가 건네준 그 독한 담배 때문인지, 아내의 얼굴이 붉은 톤의 색조 화장을 한 것처럼 빨갛게 변해 있었다.

그런 아내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던 남자의 입꼬리가 빠르게 올라갔다.

[아가씨. 이러지 말고 이리 와요. 여기 앉아서 우리 편하게......]

검게 탄 남자의 거친 손이 다시 아내의 팔목을 위로 잡아끌었다.

그러자 아내의 몸이 엉거주춤 일어나, 하이힐 신은 아내의 한쪽 발이 마루위에 올라탔다. 

또 다른 남자의 시선이 벌어진 아내의 스커트 사이에 꽂혀있었다. 

[어....]

아내의 팔을 잡아 끌던 남자가 그 모습에 놀라 잡고 있던 아내의 팔을 풀어 주었다. 

[아....가씨. 소...소주나 한잔하고 가요....]

남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내가 움직였다.

마루에 걸쳐있던 아내의 한쪽 하이힐이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아내는 마루에 걸터앉아 하이힐을 벗어놓고서 마루 위로 올라섰다. 

굳어 있던 남자의 얼굴이 또다시 환하게 웃으며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요...이리와요...여기 앉아요....]

남자가 자리를 비켜주자 아내가 다리를 다소곳이 모은 채, 남자 옆자리에 앉았다.

남자 옆에 앉아 있는 아내의 뒷모습이 화면에 가득 차 보였다.

타이트 한 미니스커트, 한껏 부풀어 올라있는 아내의 엉덩이가 마룻바닥에 닿아 있었다.

잠시 멍하게 그런 아내를 쳐다보던 두남자의 손이 바빠졌다. 

남자가 비어 있는 소주잔을 아내에게 내밀자 아내의 가느다란 손이 그것을 잡았다. 그러자 또 다른 사내가 서둘러 그 잔에 소주를 따라주었다.

소주병을 든 남자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 아내가 들고 있던 소주잔이 넘쳐 테이블 위로 가득 흘러내렸다.

[아........미...미안해요......]

소주병을 들고 있던 남자가 무슨 큰 실수라도 한 듯이, 무척 당황한 얼굴로 아내를 바라봤다.

아내는 가득 찬 그 소주잔을 들고 있었다.

[자....한 잔 합시다. 반가워요....흐흐흐.....]

아내 옆에 있던 남자가 잔을 들고 아내의 잔에 살짝 부딪쳤다. 연이어 맞은편에 앉아 아내에게 소주를 따라줬던 남자 또한 자신의 잔을 아내의 잔에 부딪쳤다.

아내의 머리가 뒤쪽으로 조금 기울어졌다. 

그리고 어느새 비워진 아내의 소주잔이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그 모습을 본 두 남자가 동시에 소주를 마셨다.

맞은편에 있던 남자가 다시 아내의 소주잔을 채워주는 것 같았다.

[이야.....아가씨 소주 잘 마시네......아가씨 몇 살이야?]

아내 옆에 앉아 있던 남자의 말투가 반말로 변했다.

[아가씨 몇 살인데 이렇게 예뻐? 

뭐하는 사람이야? 

아까 보니까 저 방에 있던 사람들 다 멀끔하던데..

방송국 다녀? 아나운서? 모델? 그런 거야? 어?]

[후훗.....]

웃음 소리였다. 아내의 웃음소리였다.

그러자 아내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더욱 아내 곁으로 붙어 앉았다.

아내의 가지런히 모은 무릎과 뒤로 접혀있는 두 발이 마당 쪽을 향해 있었다. 자연스레 앉아 있는 아내의 몸이 옆에 있던 남자 쪽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었다. 

아내의 몸 뒤쪽으로 삐져나와 있던 남자의 손이 초초한 듯 조금씩 떨렸다.

[이야.....아가씨. 웃으니까 더 이쁘네?

오늘 왜 이렇게 술 많이 마셨어?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맞은편에 앉아 가만히 둘을 바라보던 남자가 다시 잔을 들어 아내에게 내밀었다.

아내의 어깨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또 =다시 아내의 얼굴이 위쪽으로 조금 기울어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야. 정말 화끈하네. 어?

아가씨! 소주 잘 마시네?]

아내의 몸 뒤, 마루를 짚은 채 한참 동안 망설이듯 들썩이던 남자의 손이 천천히 위쪽으로 올라갔다.

한참을 망설이던 그 남자의 손이 살짝 올려진 곳은 아내의 한쪽 어깨였다.

[내가 지금까지 아가씨처럼 이쁜 여자는 첨 봤어. 

정말이야. 그런 말 많이 들었지 남자들한테?]

앞쪽을 향해 있던 아내의 시선이 움직여 자신을 쳐다보는 남자에게로 향했다. 

금빛 머릿결에 감싸여 있는 얼굴에는 

부드럽게 솟아 있는 아내의 이마....

그리고 콧날과 붉은 입술까지....

화면이 멈춘 듯 아내의 옆모습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아내의 어깨에 살짝 걸쳐져, 남자의 손이 닿아 있는 하얀 블라우스가 천천히 짓눌려 구겨졌다.

그러자 아내의 몸이 남자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져갔다. 

[아가씨. 이거 무슨 냄샌데 이렇게 좋아?

비싼 향수 그런 건가?

냄새 정말 죽이네......]

아내의 얼굴과 남자의 얼굴 사이 간격이 불과 한 뼘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는 아내의 입술이 조금 열려 있었다.

아내의 눈썹이 천천히 닫혔다, 다시 열리기를 반복했다.

아내는 아무 말 없이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다. 

그러자 남자의 손이 아내의 어깨를 타고 아래로 내려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조금 남겨져 있던 아내와 남자의 간격이 이젠 사라져 붙어 버렸다.

아내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남자의 손이 미니스커트 위 엉덩이에 닿아, 그곳을 아래위로 계속 쓰다듬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남자의 손은 거침없이 움직였다. 아내는 그렇게....가만히 앉아 있었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남자의 빨갛게 변한 눈동자만이 아내의 몸에 닿아 움직이는 다른 남자의 손길을 멍하게 따라다니고 있었다. 

미니스커트 위 아내의 엉덩이를 오랫동안 주무르던 남자의 손이, 옆 라인을 타고 올라가 아내의 팔과 허리 사이, 겨드랑이 부위까지 바싹 올라갔다. 

남자의 손이 안쪽으로 사라져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의 팔뚝은 무엇을 쥐어 잡는 것처럼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아내의 가슴을 만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남자의 손의 움직일 때마다, 아내의 어깨가 조금씩 흔들렸다.

[아!!!]

순간. 전혀 다른 아내의 소리가 들렸다. 

아내의 어깨가 남자의 가슴에 닿아 있었다. 남자는 아내를 거의 반쯤 끌어안고 있었다.

[아이고.......춥....춥네.....아가씨 춥지 않아?

우리 저기 방에 들어가서 술 조금만 더 마실래?

응? 말해봐? 그래도 되지?]

남자가 물었다.

하지만 아내의 겨드랑이 속을 파고들어 움직이던 그 손은 멈추지 않았다.

맞은편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의 얼굴은 이미 터질 듯 붉게 변해 있었다.

[아가씨 갑시다. 여기 있다가 아가씨 감기 걸려.

방으로 가자......]

아내의 가슴을 만지던 남자의 손이 그곳을 벗어나자마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의지할 곳이 없던 아내의 몸이 옆으로 쓰러질 듯 기울어졌다.

남자의 바지....

성기가 있을 그곳이, 

바지를 뚫을 듯, 위로 바짝 서 있었다.

[자...가자.....]

남자는 아내의 어깨를 두 손으로 감싸고 일으켜 세웠다.

[야! 정용아. 우리 먼저 방에 가 있을 테니까. 너는 술 좀 주문하고 들어와.]

아내는 남자의 손길에 힘없이 딸려갔다.

남자는 먼저 자신의 신발을 신고, 바닥에 앉아 검은 스타킹을 신은 아내의 고운 발에 반짝이는 하이힐을 하나씩 신겨주었다.

남자의 시선이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 아내의 스커트 속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남자가 아내의 허리를 깊게 둘러 끌어안았다.

아내는 비틀거리며 남자가 이끄는 대로 따랐다.

남자가 향한 곳은 아내가 담배를 피던 하얀 벤치......바로 뒤에 있던 그 방갈로였다.

남자는 방갈로 문을 열자마자 아내를 방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내는 하이힐을 신은 채, 남자가 이끄는 대로 그렇게 방 안으로 힘없이 끌려갔다. 

방갈로 안으로 남자와 아내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문이 닫혔다.

방갈로 문 앞에는.....

남자가 벗어둔 그 초라한 신발만이 어지러이 뒤엉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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