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4화 (134/177)

Un Ballo in Maschera (11)

“어! 오빠 뭐해요?”

화사한 얼굴의 아내가 열린 침실 문 앞에 서 있었다.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아내의 그 시선에 순간 내 눈빛이 흔들리는 것만 같았다.

“어.......뭐 좀 찾느라고...”

나는 열려있던 그 서랍을 천천히 닫았다.

“뭘요?”

“아니야. 찾았어.”

무엇인가 들킨 것처럼 가슴이 요동쳤지만, 애써 태연한 척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오빠. 은설이는요?”

“그게.......상가 카페에 처제 친구 와서 잠깐 나갔어.”

아내는 다시금 방긋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지만, 조심스레 내 표정을 찬찬히 살피는 것 같았다.

“이게 다 뭐야?

거실 현관 입구에 언제나 그렇듯 쇼핑백 여러 개가 가득 쌓여 있었다.

“오리고기하고 녹용이에요. 

학교에 친한 선생님 친척분이 뇌출혈 수술 받고나서 오리고기하고 녹용이 좋다고 해서 계속 먹었는데, 그이후로 많이 좋아졌데요.”

생글거리며 조곤조곤 하게 말을 이어가는 아내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재잘거리며 말하는 아내의 표정과 그 목소리에는 어떤 희망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거실 소파에 앉아,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는 아내의 뒷모습만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아내는 퇴근을 하자마자, 사온 식재료를 손질하고, 단 한 순간 쉬지도 않고 그렇게 요리에 집중 하고 있었다.

그런 사랑스러운 아내의 뒷모습을 계속 보고 있자니, 마음이 울컥했다.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여러 복합적인 심경이 들어, 마음이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

“오빠!!! 다 됐어요....어서요....”

식탁위에 마지막 국그릇 올려놓으며 아내가 나를 재촉했다.

식탁에는 뭔지 모를 처음 보는 음식들로 가득했다.

인형 같은 금빛 머릿결 사이, 아내의 이마엔, 어느새 보석 같은 땀방울이 조금씩 새어나와 있었다.

나는 티슈를 뽑아 아내의 반짝이는 이마를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아내의 뜨거운 시선이 나를 향해 있었다.

조금 전 아내의 여권에 붙어 있던, 

지금보다는 조금 어려 보이는 아내의 사진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이야........이렇게 매일 먹다 보면 당신 덕분에 나 정말 건강한 돼지 되겠다. 하하하.......”

퇴근해서 쉬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고생한 아내가 안쓰러워 머쓱한 마음에 웃자고 한 농담이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생글거리며 나를 보던 아내의 표정이 순간, 사뭇 진지하게 변해있었다.

“오빠. 나는....오빠가 아프지만 않으면 돼요. 

나는 오빠가 아픈 게 너무 싫어.

오빠가 아파서 병원에 누워있는 것도 정말 싫어.

내가 아픈 거보다 그게 더 고통스러워....

그러니까 앞으론 절대로 아프지 마요.

오빠가 뭘 하든 나는 다 이해해요.

오빠가 무슨 나쁜 짓을 했다고 해도....

나는 다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앞으로 절대 아프지만 마.”

그렇게 매혹적이던 아내의 눈가가 금방 붉게 달아올라 내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내 눈 속에 깊게 들어와 있는 아내의 그 눈빛이 너무나 뜨겁게 느껴졌다.

절대 잊을 수 없게 마음속 깊은 곳에 각인을 새기는 것처럼 가슴이 아려왔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내 앞에 놓여있는 향긋한 이름 모를 그 국을 수저로 천천히 떠 입에 넣었다. 

한약 향이 가득한 그 향기만으로도 이미 내 몸이 조금씩 치유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빠. 이거 하고 같이 먹어봐요.

이렇게 같이 먹으면 정말 좋데요.”

아내가 그 국에 살짝 걸쳐 있는 내 수저에 붉은 고기 한 점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항상 그랬던 것처럼 웃으며,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수저에 살포시 올려진 그 붉은 고기가 언젠가부터 어른어른 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에 앉아 각종 화장품으로 꼼꼼하게 마무리를 하던 아내의 얼굴에 조금씩 빛을 더해가고 있었다.

아내의 얼굴엔 화사한 화장이 이미 말끔하게 지워져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아내의 얼굴은 옅은 화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투명하게 빛났다.

립스틱을 지워도 여전히 붉은 입술과, 발그스레한 흔적이 남아 있는 아내의 두 뺨이 그러했다.

오후 9시가 넘은 시간.

아내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어 여러 번 확인했다.

그리고 더욱 시간이 지나자 아내의 초조한 표정이 숨김없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정말.....얘가....”

아내는 한참을 참아온 듯, 못마땅한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기어코 스마트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휴......”

한참을 귓가에 대고 있던 스마트폰이 다시 내려오면서 아내의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 한숨의 대상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은비야. 처제.....그냥 둬.....오랜만에 친구들 좀 만나게.....처제 답답해하는 것 같아서 내가 나가라고 했어.”

아내는 다소 곤란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오늘은 정말 아내를 가지고 싶었다.

아내와 마지막으로 정상적인 성관계를 가진 게, 언제인지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아마도......그 사고가 나기 전일 것이다.

병원에서 돌아온 후,

아내는 매일 밤, 자신의 입으로 아쉬워하는 나를 달래주었다.

아직은 내가 무리하면 절대 안 된다는 말과 함께....

나는 그냥 침대에 편하게 누워있었고, 한 손으론 아내의 가슴을 마음껏 만졌다. 그러면 아내는 따스한 입술로 터져버릴 듯한 내 성기를 감싸 안고 정성 들여 빨았다.

내 그것이 아내의 입속에서 그리 오리 버티지 못하고, 사정을 하고나서 바로 잠이 들곤 했다.

아내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매일 그랬던 것처럼 힘없이 쳐져 있는 내 그것을 자신에 입에 넣어 오물거리기 시작했다.

“으음......”

아내의 입속에 빨려 들어간 쪼그라들어 있던 내 것이,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크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얇은 이불을 들썩거리는 아내의 움직임이 더욱 커져갔다.

나는 아래 이불 속에 내려가 있던 아내의 어깨를 살며시 잡아끌었다. 그러자 아내의 입속에 깊게 박혀 있던 그것이 천천히 빠져나왔다.

내 손에 이끌려 이불 속을 빠져 나온 아내가 엉거주춤 엎드린 채, 붉은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아내는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을 안다는 듯, 부정의 의미로 살며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아내의 허리를 부드럽게 안고서 침대로 눕히려는 순간,

아내가 한쪽 내 어깨를 지그시 누르며, 나를 다시 침대위로 천천히 밀쳤다.

아내는 잠시 고민에 빠져 있었다.

“오빠. 아프거나.....힘들면 말해요. 알았죠?”

아내가 얇은 이불을 아래로 완전히 끌어내리자, 그 속에 숨겨져 있던 내 성기가 위쪽을 향해 바짝 일어섰다. 

귀두와 기둥 군데군데에 좀 전 아내의 흔적이 남아 번들거리고 있었다. 

아내는 조심스레 내 몸 위에 올라탔다.

그러자, 아내가 입고 있던 얇은 슬립 아래에 소중한 그 곳을 감싸고 있는 검은 흔적이 살짝 드러나 보였다.

아내의 음부를 감싸고 있는 검은 그곳이 조금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흐트러져 있던 그곳이, 확신할 순 없지만, 조금 변해 있는 것 같았다. 

아내가 바짝 서 있는 내 물건의 기둥을 잡고, 자신의 그곳에 조금씩 적셔나갔다. 귀두 끝이 다시 따뜻한 액체로 흠뻑 젖어갔다. 

젖어 있었다.

아내도 나처럼 이미 젖어 있었다.

“으으음......”

얼마 만인가.....

그렇게 고대하던, 이 부드럽고 따뜻한 들어간 것이 얼마 만인가....

“아......음....”

아내가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의 부드럽고 탐스러운 엉덩이는 내 치골에 닿지 않았다.

아내는 혹시나 내 몸에 무리가 갈까 봐......

두 발로 침대위에 지지한 채, 자신의 엉덩이만 아래위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성기 뿌리 끝까지 삽입이 되지 않고, 거의 70~80% 정도만 그 달콤한 아내의 몸속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했다.

아내의 따뜻한 질 벽이, 딱딱하게 변해 있는 내 성기 기둥을 한없이 부드럽게 긁어내었다 풀었다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나를 보는 아내의 눈빛이 희미하게 변해 있었다. 

“아아음.......오빠!”

참다못한 내가 아내의 허리를 아래쪽으로 잡아끌었다.

아내의 입에서 짙은 신음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희미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던 아내의 얼굴이 천정을 향해 있었다.

절대 닿지 않았던 아내의 엉덩이가 완전히 내 치골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리고 내 귀두 끝부분이 아내의 속살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자궁 입구, 그 황홀한 또 다른 구멍에 살짝 박혀 있는 것 같았다.

한참을 멈춰 있던 아내의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아내의 움직임은 좀 전에 나를 걱정하던 의도된 것이 아니라, 아내의 몸이 느끼는 그런 자연스런 움직임이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아......오빠........아아........아......”

조금씩 더욱 젖어가는 아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 느낌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랐다.

하지만, 내 그것을 감싸고 한없이 꿈틀거리는 그 황홀한 속살의 느낌에, 아쉽게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만 같았다. 

[아아악!!! 아파.....아파........아!!!]

[으...으으.....으아.....으아.....]

소파 위에 남녀가 뒤섞여 꿈틀댔다.

긴 머리칼이 소파에 흐트러져 있는 알몸의 여자는 단지 빛나는 하이힐만 신고 있었다.

[아악.....아파!!!!!]

찢어질 듯한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이 울렸다.

[아......아......가만있어!!! 썅년아!!!]

여자의 긴 다리가 위쪽으로 바짝 들려 올려져, 남자가 움직일 때마다, 반짝이는 그 하이힐이 여자의 얼굴 근처에서 힘없이 버둥거리고 있었다. 

남자는 위쪽으로 딸려 올라간, 여자의 빨갛게 변해버린 음부 위에 올라타 자신의 시커먼 성기를 그곳에 빠르게 반복해 쑤셔 넣고 있었다.

[아아......아악!!! 개새끼.....]

소파위에 짓눌려 고통에 몸서리치는 여자의 얼굴이 커다랗게 클로즈업되었다.

눈물을 머금은 채, 고통에 신음하던 여자는......

은설이.......바로 처제였다.

눈이 떠졌다.

아내는 내 몸 위에 축 처진 채, 잠들어 있었다.

침실에 걸린 시계가 밤 11시를 넘겨 있었다.

아내를 침대에 눕히려 조심스레 몸을 틀자.....

여전히 내 성기를 살짝 물고 있던 아내의 음부에서 그것이 미끄러지듯 빠져나왔다.

아내의 몸에서 하얀 정액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와 허벅지를 타고 침대 시트를 적셔 나갔다. 

침대에 바로 눕혀진 아내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항상 꿈속에서 포커스가 흐려 뭉개져있던 그 여자의 얼굴이 이번엔 또렷하게 보였다.

꿈속에서 생생하게 보았던, 고통스러워하던 처제 얼굴에 덜컥 겁이 났다. 

처제가 이미 집으로 돌아왔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거실로 나가 곧장 처제 방으로 향했다.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벌컥 열었다.

처제 방이 거실과 마찬가지로 불이 꺼져 있었다.

다시 거실로 나오자 불이 꺼져 컴컴한 테이블 위에 하얀 불이 반짝이다 사라지는 게 보였다. 

그곳에 놓여 있던 내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부재중 전화 7통,

문자 메시지 4개,

한 시간 전 즈음부터 도착한 그 메시지를 떨리는 눈으로 빠르게 읽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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