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1화 (91/177)

Deception (14)

“오빠! 무슨 일이에요?”

세희를 뒤따라 미나도 급하게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하아...하아....하아....”

나는 갑자기 터져 나오는 막혀있던 숨 때문에 미나와 세희를 멀뚱히 지켜볼 수밖에 있었다. 놀란 눈으로 나를 보는 그녀들의 표정이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손님.......손님들 지금 있어? 들었어?”

“네. 소리가 너무 커서....너무 놀랐어요.....왜 그래요 오빠? 어디 아파요?”

“아니...꿈에....놀랐어....하아......하아....”

끊임없이 차오르는 숨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급하게 홀로 나갔던 세희가 냉수를 받아와 내게 건네줬다. 

나는 그 물을 숨도 쉬지 않고 한 순간에 마셔버렸다. 그러자 가슴 어디엔가 답답하게 꽉 막혀 있던 무엇인가가 뻥하고 뚫리는 것 같았다.

“이제 괜찮아. 손님들 놀랐겠다. 이제 나가봐.....”

“오빠 괜찮겠어요? 약 같은거....필요해요? 사올까요?”

“아니야. 괜찮아....”

미나와 세희는 내가 괜찮은지 몇 번을 되묻고는 방을 빠져 나갔다.

약기운이 남아 있어서인지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스마트폰의 시계가 이제 막 오후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부재중 전화가 몇 통 와있었다. 

은비였다.

나는 서둘러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여러 번 이어지는 발신소리가 나를 더욱 가슴 조리게 했다.

[오빠!!!]

밝은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웅성거리는 주위의 소리도 여과 없이 들려왔다.

[그...그래...은비야. 전화 했었네?]

[네. 카페 바빴어요? 두 번이나 했는데 연락이 없어서....걱정했잖아요]

[그랬어? 응....오늘 좀 바쁘네......지금....어디야?]

[이제 막 애들 하고 저녁 먹고 숙소에서 첫날 행사 중이이요]

강당에서 울려 퍼지는 마이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조심하고.....아니.....잘 지내다와]

[네네....알겠어요. 오빠도 음식 해놓은 거 꼭 챙겨 드세요. 알았죠?]

[그래 알았어]

[오빠.....사랑해요......]

‘오빠.....사랑해요......오빠.....사랑해요......오빠.....사랑해요......’

전화를 끊고 나서도 아내의 마지막 소리가 환청처럼 반복되어 계속 들리는 것 같았다.

“아.....”

갑자기 머릿속을 누가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는 것처럼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나는 머리를 감싸고 다시 침대에 쓰러졌다. 

한동안 침대에 누워 그렇게 가만히 있으니 참을 수 없던 두통이 조금씩 나아졌다. 하지만 또다시 잠이 쏟아 졌다.

머릿속에 또 다른 한 여자가 생각나자 나도 모르게 서서히 감기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리고 스마트폰 카톡을 열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눌렀다. 

[형부!!!]

높은 톤의 생기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은설아.....잘....잘 지내고 있어?]

[네. 형부. 근데 목소리가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아니....아니....감기 걸렸어. 지금....어디야?]

[저요? 이모 집이에요. 엄마 다른 방에 이모하고 있는데 바꿔드려요?]

[아니야....너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연락한 거야....]

[호호호....정말? 형부. 나 보고 싶구나? 나도 형부 보고 싶어....근데 언니는 내년에 복할 할 때 까지 자꾸 한국 들어오지 말래요.

치이! 치사하게 언니는 형부하고 둘이만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가봐.....나도 형부하고 언니하고 같이 살고 싶은데.....]

[아....그랬구나......지금 손님 왔네....끊어야겠다. 잘 지내고...어머님한테 안부 전해줘]

[네. 오빠....아니 형부도 잘 지내세요....헤헤헤...]

다행이었다.

은설이는.....별일 없이 도쿄에 있는 이모네 집에서 잘 지내는 것 같았다.

후회가 밀려왔다. 그리고 이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차라리 오늘.....

그 신경정신과를 가지 않았다면....

내가 그렇게 되돌리려고 했던 그 기억이 영원히 사라져 내게 완전히 잊어지진 않았을까?

나의 천박한 호기심이 모든 걸 망쳐버렸다....

아무런 생각도하지 않고 죽은 듯 자고 싶었다. 책상위에 약봉지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귀신처럼 침대에서 일어나 약봉지 두 개를 뜯었다. 그리고 4개의 알약을 입에 털어 넣고는 꾸역꾸역 물을 삼키고....삼켰다.

다시 침대에 쓰러져 머리맡에 있던 노란 스탠드를 멍하게 바라봤다. 

잠시 후 스탠드의 노란 전구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씨발....이년...이거.......미치겠네]

남자의 손이 여자의 원피스 아래로 단번에 파고 들어갔다.

[왜...왜 이러세요.....하지 마요.....] 

남자들을 번갈아 보던 여자의 붉은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 잘 들어. 며칠 전 니동생년하고 카페에 있을 때, 너한테 보낸 파일 다 봤지? 모든 게 니가 하기 나름이야. 만약 하라는 대로 안하면 니 동생년한테 간다. 동생 이름이 이 은설이지?]

[그...그러지 마세요.....동생은....안돼요....] 

[그래 그래야지. 너 지금까지 계속 일부러 피한 전화 있지? 앞으로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가는 건 무조건 받아라]

[네..네....알겠.....아아.......]

옆에 있던 사내가 여자의 허리를 감은 채, 원피스 아래에 깊게 들어가 있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전석에서 고개를 돌려 여자에게 말하던 사내가 뒷좌석에서 여자와 붙어 앉아 있는 사내를 한번 쏘아보는 것 같았다. 

[만약 니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면 니가 30분 안에 바로 연락해야 된다.....알겠어?]

[아아악......아파요......]

여자의 다리가 사내의 손 움직임 때문에 조금씩 벌어져 갔다. 

여자는 가냘픈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사이에 박혀 있던 남자의 손목을 잡고 밀어 내고 있었지만, 사내의 움직임은 집요하게 계속 이어졌다.

[아...아...아음......아아.....]

울어버릴 것 같은 여자의 소리가 이어졌다.

운전석에 있던 남자는 말없이 그 광경을 지켜봤다.

[흐흐흐........이년봐라.....] 

원피스 속에 깊게 들어가 있던 사내의 손이 슬며시 빠져 나왔다.

[이년이거....웃기는 년이네.....싼다....이 와중에 싼다....이거 봐라....흐흐흐....] 

사내는 여자의 다리사이에서 빠져나온 손을 운전석에 있던 사내에게 잘 보여주기 위해 그의 얼굴 앞에 들이밀었다.

남자의 손가락 몇 개가 흠뻑 젖어 흘러 내렸다. 사내는 개처럼 킁킁되며 자신의 젖에 있는 손가락 냄새를 맡았다. 

[와......씨발....냄새도 좋고.......보지도 보들보들하고.....물도 많고....니 말대로 이년 빠꾸리도 잘하고......존나게 맛있겠는데....]

여자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옆에 있던 사내는 그런 여자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하고.......연락 받아라....]

운전석에 있던 사내의 말이 떨어지자 여자는 급하게 차문을 열기위해 손잡이를 찾기 시작했다.

[아악....]

하지만 차를 빠져 나가려던 여자는 옆에 있던 사내의 손에 목덜미가 잡혀 다시 시트에 주저앉았다.

[아이 씨발.....선생님.....손가락 이렇게 존나게 젖게 만들어 놓고 그냥 가면 안되지...]

[아악.....]

사내가 시트 레버를 당기자 뒤로 완전하게 젖혀진 시트를 따라 동시에 남자와 여자의 몸이 그 위에 떨어져 내렸다.

[안돼.....아.....하지마.....]

사내의 손이 다시 여자의 다리사이로 파고 들어 움직이자 잠시 후 여자가 입고 있던 하얀 팬티가 힘없이 아래로 끌려 내려왔다.

[야이새끼야!]

운전석에 있던 사내의 날카로운 외침이 들렸다.

하지만 여자와 엉켜 있던 사내는 자신의 바지를 벗을 뿐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여자가 시트에 누워 발버둥 칠 때마다 원피스가 몸 위로 말려 올라갔다. 그러자 여자의 분홍빛 성기가 완전히 드러나 보였다. 

[흐흐흐......씨발 조용히 있어! 학교에서 빠구리 한다고 소문내고 싶어?]

고개를 쳐들고 있는 사내의 성기가 덜렁거렸다. 

사내가 버둥거리는 여자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 여자가 더 이상 꼼짝하지 못하게 몸 위에 급히 올라탔다.

[아악!!!]

[으으....]

잠시 후 여자와 사내의 입에서 동시에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내의 엉덩이가 여자의 벌어진 다리사이에 작은 틈도 없이 완전히 달라붙어 있었다.

한동안 그렇게 가만히 있던 사내의 엉덩이가 앞뒤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흐흐윽......아아.....]

[으....으아.....으아....씨발.....이...이게 뭐야.......으아.....] 

사내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졌다. 그러자 차가 심하게 요통치기 시작했다.

[아아.....이...씨발년... 존나게.......아....]

[아....아...아.....아윽....]

사내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던 여자의 하이힐이 아래로 떨어져 내려 검은 스타킹을 신은 맨발이 힘없이 허공을 휘젓고 있었다. 

[이.....이......씨발쌔끼가 진짜.....]

운전석에 있던 사내가 소리쳤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허옇게 젖은 채 여자의 성기를 비집고 간신히 드나드는 사내의 그것에 꽂혀있었다. 

[씨발......나....나도 모르겠다.....]

운전석에서 뒤쪽을 뚫어져라 보던 사내가 비좁은 틈을 타고, 남녀가 엉켜있는 뒤쪽으로 순식간에 넘어갔다.

[으아....으.....으......씨발 기다려...나부터 하고....]

여자 몸에 올라타 움직이던 사내가 뒤로 넘어온 사내를 한손으로 밀쳤다.

[아...아....아............흐흡!!!!]

하지만 뒤로 넘어온 사내의 얼굴이 시트위에 완전히 누워있는 여자의 얼굴을 덮쳤다. 그러자 계속 이어지던 여자의 비명과.....신음소리가 일시에 멈춰 차안은 잠잠해 졌다.

브이 자로 파여있는 여자의 원피스 사이로 뽀얀 한쪽 가슴이 다급한 사내의 손길에 딸려 나왔다. 

두 사내가 시트에 누워있는 여자를 완전히 덮어.........마치 뱀처럼......

미친 듯이 뒤엉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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