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6화 (86/177)

Deception (9)

바닥에 흐트러져 있던 그 참혹한 사진들을 하나씩 집어 들었다. 그리고 바닥에 뒤집어져 있던 마지막 사진을 주워 확인을 했다.

그 사진에는.....

반짝이는 해변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어느 화려한 레스토랑에서, 내 어깨에 은비가 살포시 기대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몇 장의 A4용지에 빽빽하게 적혀 있던 아버님의 편지를 파일에서 꺼냈다.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그것을 읽어 내리기 시작했다.

[치우야.

내가 남긴 이것이 너에게 전해지게 된다면, 아마도 우리에게 많은 것들이 변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너에게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것이 너에게 전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고....또 기도한다.

아직까지는 어리고....철없는 우리 은비를 보살피는 너를 보고 있으면, 지금까지 너에게 모질게 했던 모든 것들이 무척 후회스럽기만 하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나와 은비엄마에게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네 부모처럼 항상 진심으로 대해 준 것에 대해 이제야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지금 네가 이글을 읽고 있는 그 순간,

너와 은비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구나. 

언젠가부터 매주 걸려오던 너의 안부 전화가 뜸해지고......너의 목소리가 어둡게 변한 것을 알아차렸지만, 나는 조금씩 변하는 그런 너를 속으로 책망했었다.

이 녀석도 보통 흔하디흔한 그런 놈들하고 같구나.....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늦었지만 지금에 와서야 돌이켜보면, 그때 네가 왜 그렇게 변해갔는지.......이제는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구나. 

미안하다 치우야....

몇 주 전 한 남자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그가 너와 은비의 일 때문에 나를 만나고 싶다고 하더구나.

누군지도 모르는 사내가 교육청까지 찾아와서 퇴근할 때 까지 나를 기다렸다.

갑자기 나를 찾아온 낯선 사내를 만난다는 것이 탐탁지 않았지만, 너와 은비의 일 때문이라고 하는 그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를 만나기 전에 너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을 해볼까도 생각 했지만......왠지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단다. 

그를 만난 첫인상에서 그가 보통 사내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내게 사진을 몇 장 건네주었다. 그 사진들은 은비의......생각하기도 싫은 은비의 사진들이었다.

그에게 이게 무슨 사진인지....어디서 났는지 몇 번을 물었지만, 그는 아무런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그 사진이 찍힌 장소를 보니 아마 너희들이 약혼 후 여행을 간 태국에서 찍힌 것은 아닐까 생각을 했었다.

그는 나에게 사진을 건네주고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 그가 떠난 후 그에게 계속 전화를 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흐른 후 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었다.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천만원만 주면 가지고 있던 사진들을 모두 나에게 건네주겠다고 했다. 

나는 바로 돈을 찾아서 그를 다시 만났다. 나는 그에게 신신당부했다. 모든 건 내가 책임지겠으니 아이들만은 제발 건들지 말라고......빌고....또 빌었다.

그는 나에게 돈을 건네받고는 가지고 있던 은비의 사진들을 내게 내밀었다. 그 사진들은 처음에 받았던 것보다......더......참혹했다. 

그가 내게 말했다. 이제는 사진은 없다....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만남이라는 말을 남기고 돈을 가지고 떠났다.

그 놈을 만난 후 매일 하루하루가 내겐 지옥이었다.

혹시 그놈이 너희들에게까지 가서 해코지를 하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다행이 아무 일 없이 몇 주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렇게 간절히 원했음에도 불구하고.....그에게서 또다시 연락이 왔다. 물건을 보냈으니 확인해보라는 내용이었다.

도착한 택배상자에 USB 두개가 들어있었다.

그 USB에는 은비가 그놈들한테 당하는.....우리 은비가 너무나 말도 안 되게 그렇게....처참하게 당하는.......그런 영상들이었다.

그때서야 앞으로 그놈이 어떻게 나올지 나는 확신을 했다. 그놈이 쳐놓은 덫에 완전히 걸려들어 꼭두각시처럼 이용당할 것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경찰에 신고를 할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그 놈이 가지고 있는 그것들이 유포가 된다면.....아마도 너와 은비의 삶이 한 순간에 엉망진창으로 망가져버릴 거 같아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그놈에게서 동영상을 받고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놈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그놈은 고작 한 두 번 전화를 받는 게 다였다. 

나는 그놈에게 원하는 걸 모두 해주겠으니 만나자고 했다.

그리고.....

어제 그놈을 만났다.

그놈이 또다시 돈을 요구했다. 

돈을 준다고 해도.....그놈에게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놈이 요구한 돈이 나로서는 큰 금액이었다. 나는 그놈에게 간신히 돈을 구할 일주일간의 말미를 얻었다.

나는 방금 전 그놈을 만나고 와서 이 편지를 네게 쓰고 있다.

치우야. 이제는 모든 것이 조금씩 선명해 지는 것 같구나. 

치우야. 

지금 너는 어떻게 지내고 있니? 그리고 은비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너에게 그 어떠한 부담도 지어주기 싫지만.....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내 부탁을 이렇게 염치없게도 네게 전한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건, 너희 둘이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니가 이 글을 읽은 이 순간 은비와 벌써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해도 나는 너를 이해를 한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남겨준 이 모든 것들을 잊고 너의 일상을 살아가길 바란다.

치우야.

오늘은 네가 참 보고 싶구나...

오늘은 네가 일하는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구나...] 

아버님이 남겨둔.....힘주어 꾹꾹 눌러쓴.....그 편지를 다 읽고 나자. 갑자기 눈물이 왈칵....왁칵...쏟아져 내렸다.

그 편지에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져 내리자 아버님의 글씨가 조금씩 희미하게 번져갔다.

담담했다.....슬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아파왔다. 

아버님이 연락도 없이 카페로 찾아왔던 그날.....

아버님은 그 놈과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님은 단순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다.... 

반짝이는 은색 테이블이 흘러내린 내 눈물로 어느새 가득 고여 있었다. 

나는 테이블에 있던 것들을 서둘러 노란 봉투에 넣었다. 그리고 혹시나 남겨진 것들이 없나 몇 번을 확인하고 확인했다. 

“저...저기 고객님!!!”

금고를 빠져나와 조금 전 나를 안내한 은행 직원이 있던 데스크를 지나올 때, 그가 내게 외치는 소리가 먹먹한 귀를 통해 흘러들어왔다.

은행 앞에 대기해 있던 택시에 올라탔다.

내가 은행을 빠져나와 우리 집 현관에 도착해 있는 순간이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내겐 찰라와 같이 느껴졌다. 

거실에는 아내......은비의 좋은 향기가 가득 차, 나를 반기고 있었다. 

나는 침실 책상에 있던 노트북을 들고와 거실 테이블에 올려놓고, 서류봉투에 들어 있던 USB 한 개를 꺼내어 노트북에 연결했다.

목구멍이 갈라질 듯 타들어 갔지만 내 목을 적셔줄 물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노트북 화면에 너무나 선명한 영상이 시작됐다.

화면에서 보이는 그곳은....차 안이었다. 

파타야에서 봤던...익숙한 황 경태의 그 승합차 안.......

승합차 조수석 문이 열렸다.

[어...왔어? 뒤에 타.....]

황 경태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편한 원피스를 입고 조수석으로 타려고 하는 은비의 어두운 얼굴이 화면에 보였다. 조수석 문이 닫히고 다시 승합차의 뒤쪽 문이 열리고는 은비가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운전석에 앉아 있던 황 경태가 차에서 내려 다시 은비가 있는 승합차 뒤로 올라탔다.

[좀 쉬었어?]

황 경태가 옆에 앉아 있는 은비의 얼굴을 빤히 들려다 보며 말했다.

[제발........제발......]

은비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이....은비 씨. 왜이래......아침에 이야기 다 끝났잖아. 자꾸 이러면 복잡해지는 거 은비 씨가 더 잘 알면서 그래.....]

초췌한 얼굴을 한 은비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떨리는 손으로 연신 닦아냈다.

[치우는 지금 뭐해?]

[호텔 룸에...있어요....자고 있어요...]

[그래? 흐흐....잘됐네....]

황 경태는 한동안 말없이 은비의 얼굴과 몸 구석구석을 훑고 있는 게 보였다.

[아침에 내가 뭐라고 했지? 우리만 입 다물 면 아무 일 없다고 했지? 나를 믿어. 내가 원하는 건 너하고 치우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 까지......내가 너를 부르면 너는 이렇게 나오면 되. 알았어?]

황 경태가 좌석에 앉은 채 입고 있던 바지를 급하게 벗었다. 

그러자 이제 막 발기가 되려고 하는 그의 검은 성기가 덜렁거리는게 보였다.

[음..,,,,자 그럼.....이제 벗어....]

황 경태가 좌석에 몸을 깊게 기대고는 은비에게 말했다.

은비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시간 없어. 치우 자다가 깨서 너 찾으려면 어떡하려고 그래?]

머뭇거리던 은비의 손이 아래로 향하더니 잠시 후 입고 있던 편한 원피스가 천천히 위로 말려 올라갔다. 그러자 은비의 하얀 팬티와 브래지어가 하나씩 드러나 보였다. 

은비가 입고 있던 그 원피스가 은비의 몸을 떠나 한쪽에 놓여졌다.

[다 벗어!]

은비의 그 모습을 하나도 놓칠세라 뚫어지게 보고 있는 황 경태가 말했다. 그러자 은비의 두 팔이 뒤로 향해 잠시 머물 자 브래지어가 풀려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팬티까지도.....

은비의 눈부시게 반짝이는 알몸이 그녀의 어두운 얼굴과는 너무나 상반돼 보였다. 은비의 꽃과 같은 분홍빛 속살을 숨겨 놓고 있는 부드러운 검은색 수풀까지도....

은비가 황 경태의 벌어진 다리사이로 들어가 차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으음......]

이미 발기해 차 천정으로 바짝 서있는 황 경태의 성기가 은비의 입속을 천천히 비집고 들어가자 그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래로 박혀 있는 은비의 머리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 경태는 옆에 있던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은비의 얼굴과 은비의 입속에 깊게 빨려 들어가 있는 자신의 성기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황 경태의 손이 은비의 머리를 쓰다듬다 등을 타고 미끌어지듯 이동해, 아래로 부드럽게 흘려내려 있는 은비의 가슴을 한손 가득 움켜쥐었다.

[아음....]

그러자 황경태의 성기를 물고 있던 은비의 입에서도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좋아.......은비 씨...너 나하고 여기서 그냥 살래? 치우는 혼자 한국으로 보내고.....그 새끼 어제 죽을 뻔 했는데....용케도....운도 좋은 놈.......]

순간. 황 경태의 성기를 빨고 있던 은비가 그것을 뱉어 냈다.

은비는 황 경태를 멍한 눈으로 보며 가쁜 숨만 힘겹게 내쉬고 있었다.

그런 은비를 보던 황 경태가 은비의 목을 감싸고는 자신에게로 끌어당기자 은비의 몸이 힘없이 그에게로 끌려갔다.

[흐읍......]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은비의 입술이 황 경태의 그곳에 벌써 닿아있었다. 

은비의 붉은 윗입술이 황경태의 입속으로 깊게 빨려 들어가 한참을 머물렀다. 그리고 아랫입술........

[아아.....] 

은비의 여리여리한 분홍색 혀가 황 경태의 입속으로 강제로 빨려 들어가자. 고통스런 소리가 은비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한참을 황 경태의 입속에 박혀 휘둘리던 은비의 분홍빛 혀가 간신히 그곳을 빠져 나오자 뒤섞여 있던 타액이 파르르 떨리는 은비의 혀끝을 타고 아래로 천천히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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