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5화 (55/177)

Disguise (3) 

[아가씨! 근데....아까 저기 다른 룸에서...........너.....나 봤지?]

“그런데....그 여자가 한 동안 날 딱 쳐다보더니 대꾸는 안하고.....갑자기 내 한쪽 팔을 두 손으로 천천히 감더니....지 가슴에 슬며시 갔다 붙이는 거야. 

나는 놀래서 여자를 봤어. 

하아......우리 와이프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내 평생 그렇게 색스런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여자는 지금까지 본적이 없어. 너희한테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미 그때 내 물건은 터질 듯 서있어서 바지 속에서 아플 정도였어......

그 여자가 혼자 술을 한잔 마시더니, 여자 손이 내 허벅지 사이로 스윽 들어오는 거야.....이 여자가 좀 전에 그 새끼하고 룸에서 미친 듯이 떡 친걸 본 터라......나는 제정신이 아니었어. 

생각해 봐! 매일 술에 찌들어 사는 발랑 까진 술집 애들만 보다가 일반인 같이 이렇게 예쁜 여자가 그런 식으로 나오면 너희들은 어떻게 할지...... 

고생을 한 흔적이라곤 전혀 찾을 수 없는........핑크색 매니큐어를 깔끔하게 바른 여자의 하얀 손이, 내 바지 지퍼를 내리고 조심스럽게 풀더라고, 그리곤 한 참전부터 서있던 물건을 꺼내서는 한손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만지기 시작하는 거야.

아.....보통이 아니었어.....아주 기분 좋게....감질나게.....남자가 미치게.....그렇게 손을 부드럽게 놀리더라고.....

이미 그때 나는 처음에 있던 그 여자에 대한 모든 경계심이 사라진 후였어. 

가계문은 아까 닫았고, 누가 찾아 올 사람도 없고......예쁜 여자하고 단 둘이 룸에서......그것도 여자가 웃으면서 터질 듯 한 내 자지를 살살 만지고 있는 그 상황을 생각해봐. 

나는 여자의 그 모습에 도저히 못 참겠어서 키스를 하려고 여자 목덜미를 잡고 내 쪽으로 확 당겼어. 근데 그 여자 입술이 내 입에 닿자마자......기다렸다는 듯이 여자 혀가 내 입속으로 깊게 쑤욱 들어오는 거야.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 싶어서 그 여자 입술을 미친 듯이 빨았지..........그때는 이 여자가 좀 전에 다른 룸에 있던 지저분한 동네 꼴통새끼하고 물고 빨고 떡친 것 따위는 생각조차 안 나더라고.... 

정신없이 그 여자와 진한 키스를 하면서 한 손으로는 여자 허리를 감아서 원피스 위로 가슴을 만지는데 와.....

브래지어는 어디 갔는지 맨가슴이더라고.....아까 골통새끼 방에는 여자 팬티만 보이고 브래지어는 없었단 말이야.....그러면 처음에 여기 올 때부터 노브라로 왔다는 건데....

그리고 더 놀란 건 슬림한 몸매에 비해 가슴사이즈가 너무 괜찮은 거야.......여하튼 수술을 한 것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했어. 한 참 키스하면서 여자 몸 이곳저곳을 만지고 있는데.......갑자기 그 여자가.......” 

[아음......사...사장님......나 여기 좀.....해줄래요?]

“한참을 그렇게 둘이 엉켜서 키스하다가 떨어지고 나니까 여자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얼굴이 새 빨갛게 변해서 말하더라고, 

여자 얼굴을 자세히 보니까 입술은 나한테 빨려서 빨간 립스틱은 다 지워져 있고, 내 것인지 그 여자 것인지 모를 침이 범벅이 돼서 부어있는 그 여자 입술을 타고 흘러내리더라고..... 

그 모습에 내가 여자 얼굴만 보고 가만있으니까, 그 여자가 내 손을 잡아 끌더니 자기 허벅지 사이로 슬며시 넣더라고. 순간 저 방에 있던 허옇게 젖은 까만 여자 팬티가 떠올랐어. 

그 여자 속살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젖어 있더라고....언제부터 그랬는지 물이 흘러서 허벅지 아래까지 젖어서 마치 오줌을 싼 건가 싶을 정도였어.

그때부터 나도 손으로 정신없이 여자 보지를 막 쑤셔댔지, 그러니까 그 여자 몸이 뒤로 휘어지면서 자지러지더라고.......아까 꼴통새끼 방에서 내던 그 섹소리를 지르면서....

[앙.....아앙.....아앙....아앙.....]

내가 정신을 차린 건 한참 후였어.

여자는 활짝 다리를 벌린 채, 소파위에 완전히 드러누워 있었어. 그리고 숨이 찬지 연신 가쁜 숨을 쉬면서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거야. 눈은 완전히 약에 취한 것처럼 멍하게 뜨고서..... 

소파하고 내 손은 여자 거기서 나온 물로 온통 젖어 있고.....그리고 언제 쌌는지 내 정액이 사방에........

그걸 보고 있으니까 덜컥 겁이 나면서 내 정신이 돌아오더라고. 

아......이거 이 여자하고 역이면 무슨 큰일이 날 것 같다......이 여자는 보통여자가 아니다..... 그런 느낌 있잖아.

그런 생각이 드니까 더 이상은 불안해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갑자기 와이프 생각도 나고..... 정말 이러다가 무슨 사단날거 같아서...........고민 끝에 정리를 했어.”

[저기....아가씨 말대로 해요. 일은 아가씨 원할 때마다 와서 해요. 그....그리고......보건증........미안한데.......보건증 좀 받아오고요.....]

“그 순간에 겁이 덜컥 나서 보건증 생각이 딱 떠올랐어. 왜 있잖아........에이즈 걸린 예쁜 여자가 미쳐가지고.....아무 남자하고 막 자는......뭐 그런 영화도 있잖아.......”

[하아...하아....사장님. 고.....고마워요.....그리고.....오늘 저하고 같이 잘래요? 저하고 자고 싶으면 사장님 마음대로 해요.....] 

“여자는 내 앞에서 소파에 누워 무방비 상태로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있고.....여자 보지에서는 한번 씩 물이 왈칵 흘러내리고.....그 모습을 보니까 미치겠더라고......거저먹으라는데.....근데....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은 거야.....

아침까지 그렇게 룸에 둘이 있다가 그냥 그 여자에게 내 연락처만 주고 보냈어. 나는 술값을 안 받는다고 했는데.....그냥 현금으로 딱 주고 가는 거야. 

그 여자하고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며칠 동안 잠도 안 오고 계속 생각나서 미치겠는 거야. 

왜냐하면 승호 너도 알다시피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학교 다닐 때 사고도 많이 치고, 화류계 들어와서 별의별 굴곡도 많았는데......그날 그 여자하고 있었던 일 만큼 흥분된 적은 없었거든...... 

그 후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길레....그때 그 여자 연락처라도 받아놓을걸 하는 후회가 되더라고.....

근데 딱 일주일 지난 그 날 밤....그 여자가 가게에 찾아왔어. 그날도 전처럼 짙은 화장에 예쁘장하게 차려입고 말이야.

웃으면서 나한테 자기 면허증하고 보건증을 딱 내미는 거야. 확인하니까 본인 게 맞고, 검사결과도 깔끔한 거야.

그때 마침 아가씨 수급이 안돼서 30분 넘게 기다리던 혼자 온 손님이 있었는데 그 방에 들여보냈지. 근데 아침까지 5시간을 그 여자하고 놀더라고. 그 손님이 가면서 고맙다고 나한테 팁까지 주고 말이야. 

그 후로 그 여자는 일주일에 두어 번은 항상 왔었어. 희한하게 그 여자가 들어가는 룸은 항상 마칠 때까지.....끝까지 가더라고 매상도 그날 탑이고.....

한번은 우리 가게에 항상 둘이 와서 놀던 손님방에 들어갔는데.......자기들끼리 싸우더라고....그 여자 때문에....그 여자 서로 데리고 가려고.... 

휴.............”

상태 형이 기나긴 이야기를 끝내고, 시작할 때 그랬던 것처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룸에는 한동안 뜨거운 정적만이 흘렀다.

나는 고개를 돌려 승호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이 터질 듯이 붉게 변해 있었다. 내 얼굴도 처음과는 달리 뜨겁게 변해 있었다.

“으하하하........아이고....미치겠네. 이양반 이거 또 장난치네. 내가 형한테 한 두번 속아? 형! 심심하니까. 우리 보고 싶어서 오라고해 놓고 어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요?”

승호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내가 미쳤냐? 바쁜 놈들 불러놓고 구라치게?”

“형 말대로라면 그렇게 마음에 들고 예쁜 여자가 형보고 같이 자자고 하는데......그걸 뿌리쳤다고? 형이? 으하하하.......형! 구라를 치더라도 제발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아이고.....미치겠네.....그때는 정말.....그 여자 잘못 건들렸다가간.....내가 미칠 거 같더라니 깐. 니가 믿을지는 모르겠지만......그 여자하고 자고 나면....내가 정신 못 차려서....여하튼.....말로는 설명을 못하겠는데.....”

룸에는 또다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상태 형은 평소에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가끔은 다소 과장된 말로 관심을 끄는 재주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번에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너무나....진지했다.... 

“나도 얼굴 한번 보고 싶네.....그 예쁜 여자. 하하하.....불러요.”

적막을 깬 승호의 말에 상태 형이 순간 당황해 했다.

“뭐...뭐?”

“아니. 일하러 온다면서.....형이 전화 해봐요.....”

“전화? 그...그건......”

“그봐....못하지? 연락처가 있어야지 부르지.....크하하.....”

승호의 놀림이 계속되었다.

“너 이 새끼. 내가 부르면 어쩔래? 저번에 왔을 때 번호는 받았는데.......”

“하하하....형 이야기가 거짓말이 아니면 내가 우리 팀 회식 일주일에 두 번씩 여기서 한다.”

“너...너 정말이지? 가만있어봐....몇시야......음.......근데 시간이......”

아마도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간 같았다. 상태 형은 시간을 확인하고 잠시 망설이다가 서둘러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어 저장된 번호를 한동안 찾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하지만......신호음이 한참을 울려도 응답이 없었다.

“아이씨....너무 늦었는데......”

상태 형이 굳은 표정으로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그는 급하게 다시 스마트폰 올려 자신의 귀에 가져갔다.

[어어....난....난데.....너무 늦었지? 

미....미안해요. 

다름이 아니라....지금 올 수 있어요?

늦게 정말 미안한데....중요한 손님들이 와서..]

상태 형은 한 동안 전화기에 들려오는 소리를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그때,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환하게 변했다.

[그래요? 그럴 수 있어요?

아이고.....고마워요. 얼마쯤 걸릴까?

한 시간? 오케이....있다 봐요]

“개 승호. 너 이 새끼! 약속 꼭 지켜라.......”

전화를 끊고 난 그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으하하하......형. 장난 그만하고, 애들 넣어줘. 어디 술집 애한테 전화해서 구라는.....”

“너 이 새끼 있다가 보자. 치우야 놀고 있어라.....” 

상태 형이 씩씩거리며 룸을 빠져 나갔다. 

“임마. 형님 진짜 화났다. 그만해....”

승호에게 말했다.

“하하....너는 저 말을 믿냐?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완전히 구라든지 아니면 이야기를 말도 안 되게 부풀려서.......저 양반은 항상 저래.......너도 알잖아. 그냥 술이나 마시자.....”

[승호야....세상에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는 없어......나하고 은비를 봐......나하고 은비에게 있었던 모든 일을 니가 알면............]

나는 속으로 그에게 말했다.

김 부장의 뒤를 따라 갓 스물을 넘긴 듯한 어린 아가씨가 룸에 들어왔다. 주말 주점에서 가장 바쁜 시간이라 아가씨 수급이 안 되는지 한 명만이 룸에 들어와서 승호 옆에 앉혔다.

예전과 같은 시간이었다.

은비를 만나기전 승호와 함께 술을 마시던 그때로 완전히 돌아간 것 같았다.

급하게 술을 마신 탓인지 승호는 점점 취해갔다. 나 또한 그러했다.

승호는 옆에 앉은 아가씨의 가슴을 만지기도 하고 입도 맞추고 신나게 놀았다. 아가씨가 노래를 부를 때는 같이 나가 여자의 스커트를 장난스럽게 들어 올려 여자가 입고 있던 하얀 팬티를 나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정신이 몽롱해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놀던 그 어린 아가씨는 승호 품에 깊게 안긴 채, 그와 진한 키스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 몸이 점점 편안한 소파를 깊게 파고 들었다. 

나도 모르게 눈이 서서히 감겼다.

아련하게 들리던 옆방의 노랫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렸다가 다시 사라졌다.

나는 눈을 떴다.

문 앞에는 상태 형이 활짝 웃으며 서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술집 여자들이 흔히 입는 반짝이는 짧은 보라색 원피스를 입은 한 여자가 서있었다.

원피스가 너무나 타이트해서 여자의 몸매 구석구석이 모두 들여다보일 정도였다. 유독 그 여자의 가슴이 도드라져 보였다. 

그리고 화장을 얼마나 진하게 했는지 마치 쇼윈도의 예쁜 마네킹이 서있는 것 같았다. 

그 여자의 긴 머리는 굵은 웨이브가 들어간 칠흑 같은 검은 색이었다.

그 여자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여자의 옅은 웃음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여자는 그 자리에 서서 얼어붙어 버린 것만 같았다.

여자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상태 형의 손이, 아래로 타고 내려와 옆 가슴을 훑고는 그 가냘픈 허리를 깊게 끌어안았다. 마치 자신의 여자인 것 것처럼......

“뭐 해요...손님 기다리시는데.....어서 안쪽에 자리 잡아요.”

상태 형이 그 여자의 몸을 앞으로 살짝 밀자, 그 여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자연스러운 하이힐 소리를 내며 몇 걸음 앞으로 걸어 나왔다.

소파에서 아가씨와 진한 키스를 하던 승호가 고개를 돌려 그 여자를 바라봤다.

피곤에 지친 내 눈이 점점 커져갔다.

진한 갈색 서클렌즈를 한 여자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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