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4화 (54/177)

Disguise (2) 

“네? 무슨 소리요? 남자하고 여자하고? 무슨 소리?”

이야기가 끊기자 승호가 그를 재촉했다. 상태 형이 다시 술을 자신의 입속으로 한 번에 털어 넣고는 말을 이어갔다.

“휴.....룸......룸에서 여자...섹소리가 나더라고.....그때, 나는 갑자기 심장이 덜컹 내려 않았어. 가게에는 아까 들어온 여자하고 꼴통 놈, 두 방밖에 없는데......여자 섹소리가 난다?

이상하지 않아?

나는 처음에 그 미친 꼴통 새끼가 룸에서 마이크 올려놓고, 스마트폰으로 야동을 보나 생각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급하게 여자가 있던 룸으로 가서 안을 들여다봤어. 근데 마시던 술은 테이블에 그대로 있는데 여자가 룸에서 보이지 않는 거야. 

나는 놀래서 문을 열고 들어갔지. 혹시 룸 안에 있는 화장실에 있나 싶어서 확인하니까 거기에도 없었어. 여자가 앉아 있던 소파에는 여자가 들고 온 명품백만 가지런히 놓여있는 거야. 

나는 큰일 났다 싶어 여자가 있던 방에서 나와, 다시 맞은편 쪽에 있던 꼴통 놈 방으로 갔는데.......그 방에 가까워질수록 여자 섹소리가 점점 커지는 거야.

그래서 몰래 그 새끼 룸을 들여다봤는데.....하아......”

상태 형이 또 다시 목이 마른지 말을 하다 멈추고 테이블에 있던 둥글레차 캔을 급하게 들이킨 후 말을 이어갔다.

“글쎄.....그 새끼 룸 바닥에는 술병하고 안주 접시하고 깨져서 난장판이 돼있는 거야. 그런데 테이블 쪽을 보니까......테이블 위에 웬 여자 맨 다리가 벌어져서 위쪽으로 버둥거리고 있더라고.....

자세히 보니까 아까 혼자 왔던 그 여자가 테이블 위에 누워있고, 그 여자 다리 사이에 그 꼴통 새끼가 들어가서 그걸 미친 듯이 하고 있더라고.....나 참.....

큰일 났다.....저 미친 새끼가 내가 1층에서 정리하고 있을 때, 저 여자를 강간하려고 끌고 갔구나..... 

너희들 생각해봐. 가게에서 멀쩡한 여자가 술 처먹은 놈한테 강간당하면 어떻게 될까? 가게에서 강간사건 터지면 좆 때는 건 나야. 가게 접어야 돼. 

그런데 그 순간에는 나도 놀래서....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

이걸 들어가서 떼어내야 하나....어떻게 해야 되나......룸 문고리를 잡고 한참 고민하다가 도저히 아닌 거 같아서 룸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 순간.....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거야. 

그....그 소리가......여자 섹소리가.....강간당할 때 나오는 소리 같진 같았어. 내가 지금까지 여자 강간당하는 걸 직접 보진 못했지만.......

여자 그 소리.....섹소리가 좀 이상한거야.....우리 와이프하고 한참 달아올라서 할 때....와이프 입에서 터져 나오는 그런 소리 같은 거야. 

여자가 당할 때 보통 그런 섹소리가 안 나오잖아.

그래서 일단 마음을 진정 좀 시키고.....문을 살짝 열고 들여다보니까. 그 새끼는 이미 옷까지 다 벗고 여자 몸에 완전히 올라타서 정신없이 그 짓을 하고 있고, 

여자는 하이힐을 신은 채로 테이블 위에 누워서 그 새끼하고 엉켜있더라고....

스타킹은 다 벗지도 못했는지 한쪽 종아리에 걸려있고......원피스는 허리 쪽에 말려있고, 젖가슴이 다 드러나 있는 거야. 여자는 그 새끼 몸을 받아들이면서 두 팔로 그 놈 목까지 꼭 끌어안고 있고.

나는 그 광경에 놀라서 발이 떨어지지가 않더라고, 

그 순간, 

꼴통 새끼가 여자 젖가슴을 입으로 빨아 대니까 아팠는지, 여자가 갑자기 큰 섹소리를 내면서 내가 들여다보던 문 쪽으로 고개를 획 돌리는 거야.

입은 크게 벌어 진 채로 여자 얼굴이 완전히 찌푸러져 있고........진하게 화장한 큰 눈을 갑자기 확 뜨는데........그때, 나하고 눈이 딱 마주 친 거야.

나는 완전히 풀린 그 여자의 눈을 보자마자.....도망치듯 문을 닫고 나왔어. 

얼마나 놀랐는지 나는 카운터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마음이 진정이 안 되더라고... 

이건....강간이 아니다.....나는 결론을 내렸지.

나는 여자가 왜 저 꼴통새끼 방에 들어가서 저러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정신을 차리고 홀 CCTV를 돌려봤어. 

CCTV를 보니까. 내가 1층으로 올라가고 나서 좀 있다가, 여자가 룸에서 나오더니 뭘 찾는 듯 잠시 두리번거리다가.....그 새끼 방으로 들어가는 거야.

내 상식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됐어. 

왜 멀쩡한 여자가 지발로 찾아 들어가서 저런 거지같은 새끼 하고 떡을 치는지......여자가 미친년인가....아니면 약에 취했나.......별의별 이상한 생각이 다 들더라고.....

그런데......더욱 이해가 안되는 게 뭔지 알아?

좀 전에 내가 룸을 들여다 볼 때, 그 새끼하고 떡을 치고 있는 여자하고 눈이 마주쳤잖아. 그러면 여자가 그만하고 나와야 될 거 아니야...

그런데.....내가 카운터에 돌아온 이후 한동안 앙칼진 섹소리가 계속 크게 들렸단 말이야.”

“으으음.....여...여자가 형 못 본 거 아니야?”

승호가 목이 잠겼는지. 헛기침을 하곤 상태 형에게 물었다. 

“아니야....아니야.......눈이 완전히 풀려서 나를 쳐다보는 그 여자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 그런 눈빛은 생전에 처음 봤어.......그 여자는 분명히 날 똑바로 쳐다봤어.”

상태 형은 확신에 차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니까 그 새끼 룸에서 끊임없이 새어 나오던 여자 섹소리가 점점 희미해지더라고 그래서 나는 다시 홀을 비추고 있던 CCTV를 계속 들여다봤어. 

좀 있으니까 그 여자가 그 새끼 방에서 나오더라고. 그 여자 머리하고 옷하고 엉망이 돼서 나와서는 자기가 처음에 있던 방으로 그냥 쏙 들어가드라고... 

나는 너무 황당했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주점하다보면 별의별 일 다 격게 되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었으니까 말이야.

나는 좀 기다리다 그 새끼 방에 들어갔어. 룸 꼬라지는 엉망이 돼있고, 그 새끼는 옷을 입다 만 상태로 소파에 멍하게 앉아 있다가 들어오던 나를 보고는 깜짝 놀라는 거야. 

테이블 위를 보니 그 새끼 좆물인지 아니면 여자 몸에서 나온 분비물인지 허연게 이리저리 튀어서 엉망이고, 소파 구석에는 손바닥만 한 검은색 여자 팬티가 보이더라고.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지. 너무 화가 나서 그 새끼한테 뭐라고 막 하니까. 그 새끼가 술이 다 깼는지 죄송하다고 모두 변상한다고 하면서 카드를 내밀면서 파손된 거 알아서 결제하라고 하더라고...

술값하고, 파손된 물품, 실내 청소비까지 해서 카드 긋고 나니까, 그 새끼가 룸에서 나오더라고, 카드 주면서 다시는 오지마라고 했지.

하긴....그 새끼도 황당했겠지.....언감생심. 지가 평생 품어보지도 못할 그런 여자하고 룸에서 그렇게 미친 듯이 떡을 쳤으니... 

그 새끼가 가고 나서 엉망이 된 룸을 치우러 들어갔어. 소파 구석에 박혀 있던 그 여자 팬티를 집어서 보니.....참나....검은색 팬티가......그 여자 분비물로 반 이상 허옇게 떡이 되 있더라고, 가끔 보도 애들이 손님하고 룸에서 떡치고 나서 팬티 버리고 가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한데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 

그걸 보곤 도저히 치울 엄두가 안 나서, 내일 애들한테 시키려고 그냥 룸을 빠져 나왔어. 그때가 시간을 보니까 새벽 4시 반이 넘어갔더라고.

홀에서 담배 몇 대 피면서 한 동안 고민하다가 여자가 있던 룸에 들어갔어. 여자 상태가 어떤지 확인을 해야 되니까. 혹시나 룸에서 여자혼자 이상한일 벌어 질까봐.......

[아....사..사장님.....이제 가게 마쳐야 돼요?]

“여자가 술에 많이 취했더라고, 발음도 많이 꼬이고....테이블 위에 보니까 발렌타인 반 이상이 비워져 있었어. 얼음하고 언더락 잔은 그대로고.....그냥 알잔을 계속 마신거야 여자가......생각해봐 아무리 술을 잘 마셔도 그렇게 알잔을 마셨다면 남자고 여자고 배겨나나....”

[아...시간이 좀 있긴 한데.....많이 취한 거 같은데....키핑되니까. 아가씨. 다음에 와서 먹어요]

“여자 상태를 보니까 더 이상 술을 마시면 안 될 거 같아서 오늘은 가고 다음에 와서 마시라고 했어.....근데 무표정하게 나를 보던 여자 입 꼬리가 갑자기 사...악 올라가면서 나를 보며 환하게 웃는 거야. 왜 그런 거 있잖아......여자들 남자들 보면서 끈적하게 웃는 거.....“

[사장님....저하고 술 한 잔 할래요?]

[네?]

[문 닫을 때....까지.....저하고 둘이서....술....한 잔 해요.....]

“나는 고민했어. 괜히 미친년한테 역이면 곤란한 상황에 쳐할까 봐 걱정하고 있는데, 그것도 잠시더라고......

내 머릿속에는 여자를 그냥 보내라고 하는데 내 몸은 벌서 룸에 들어가 있더라고. 룸이 조금 어두워서 맞은편에 앉아 그 여자를 자세히 보려고 빤히 바라봤지. 

근데 참......대단한게......좀 전에 그 새끼 룸에 들어가서 엉망이 되어서 나왔던 여자가......언제 새로 화장을 했는지 처음 들어올 때 하고 똑 같은 거야.....입술을 새빨갛게 칠해서....” 

[저....기, 손님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아가씨가 혼자 왜 이런데서 술 마셔요?]

[흐흣.......글쎄요....내가 이상한 여자로 보여요? 미친 여자 같아요?]

[아니....멀쩡....아니.....이런 일은 드물어서....]

“그 여자가 웃으면서 나를 빤히 보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바싹 내 옆으로 와서 앉는 거야. 나는 너무 놀랐지.....근데 그 여자 몸에서 나는 향기가 너무 좋은 거야. 처음 맡아 보는 향인데...도무지 무슨 향인지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여자 향기에 취해있는데.....그 여자가 샷 잔에 술을 가득 따르더니 생글거리면서 나에게 전해주는 거야. 잔을 받아서 그냥 마셨지.....그리고 또.......연속으로 서너 잔을 마셨어. 독한 술맛이 올라 올만도 한데....희한하게 정신이 더욱 또렷해지더라고.....

생각해 봐....좀 전에 자기가 처음 보는 남자하고 떡치는 걸 내가 봤는데....그랬던 그 여자가 지금은 내 옆에 바싹 붙어 앉아 웃으면서 술을 따라주고 있는 그 상황을....”

[사..장님.....]

[네에?]

[나....여기 가끔 와도 되요?]

[아.....네....그럼요.....]

[나...여기에 가끔 와서 일......할 수 있어요?]

[네? 일요? 그게 무슨......]

[여기서....돈 받고 일하는.... 남자들하고 술 마시고......그리고.....그런 여자들처럼 남자 손님들 룸에서 일 할 수 있어요?] 

[아......아니.....우리는 고정 아가씨는......없는데..........혹시 아가씨는 이런 일 해봤어요?]

“갑자기 여자가 우리 가게서 일을 하고 싶다는 거야. 너희도 알지만 우리 가게에 고정아가씨는 없잖아......다 보도 불러서 돌리는데.....근데 그 여자한테는 이상하게 안 된다고 딱 잘라서 말하기가 힘 들 더라고...” 

[아뇨.....]

[그럼....처음이면....이런 일 힘 들텐데.....]

[할 수 있어요. 부탁해요. 그런데 가끔......내가 오고 싶을 때........아니면 사장님이 원할 때......]

[그...그럼....페이는.....시간당.....음....]

[으음.....돈은 사장님이 알아서 줘요....]

“여자는 계속 나를 보면서 생글거리고 있고......처음에는 좀 자리가 불편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나도 점점 마음이 놓이는 거야. 그래서 그 여자한테.......”

[아가씨! 근데....아까 저기 다른 룸에서...........너.....나 봤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