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177)

Metamorphosis (10)

“아악!!!”

윤 성득에게 팔을 잡힌 정 수연이 그에게로 힘없이 딸려갔다. 정 수연의 엉덩이가 윤 성득의 벌어진 허벅지 사이에 주저앉아 버렸다. 

윤 성득의 능글맞은 얼굴이 정 수연의 얼굴로 향했다. 정 수연은 자신의 입술로 다가오는 윤 성득의 그것을 필사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아이씨....너 왜이래?”

윤 성득이 짜증이 났는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윤 사장님......우리....천천히 즐겨요....네?”

윤 성득에게 강제로 반쯤 안긴 정 수연이 차분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러자 윤 성득의 팔이 정 수연의 어깨를 완전히 감아 그녀를 꼼짝달싹 못하게 잡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

윤 성득의 자유로운 한 손이 정 수연의 치파오 아래를 파고 들었다.

“아아......제발....윤 사장님.....아아....아!!!”

정 수연의 허벅지 속에 깊게 들어가 한동안 버둥대던 윤 성득의 손이 그녀의 속살에 자리를 잡았는지 안쪽과 바깥쪽으로 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아파요......하지마.....”

정 수연의 고통스러운 신음이 터져 나왔다. 

윤 성득의 손이 정 수연의 몸속에 더욱 깊게 들어가 박히자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허벅지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타이트한 치파오가 위로 말려 올라가 정 수연의 속살을 빠르게 드나드는 윤 성득의 두 손가락이 완전히 드러나 보였다. 그의 손가락이 흠뻑 젖어있는 정 수연의 구멍에 깊게 파고 들 때 마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크게 들려왔다. 

“아.....아.....아앙.......개새끼야! 하지마.......아악.....”

빠르게 움직이던 윤 성득의 손이 갑자기 멈췄다.

“너 머라고......했어......이 씨발년이 미쳤나?” 

윤 성득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 수연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다. 그가 손을 들어 정 수연의 뺨을 내리치려 하자 그녀가 급하게 소파를 벗어났다.

“너 이 씨발년.....황 경태! 야! 황 경태! 이리 나와 봐!”

윤 성득은 방에 들어가 있는 황 경태를 불렀다. 하지만 기다려도 황 경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윤 성득이 비틀거리며 정 수연에게 다가갔다. 정 수연은 뒷걸음질을 치다 무엇인가에 걸려 뒤로 넘어져 버렸다.

그러자 윤 성득이 쓰러지듯 정 수연의 몸에 올라타 그녀의 두 팔을 자신을 손으로 결박했다.

“아악....안돼!”

정 수연의 비명이 들렸다.

윤 성득이 두 손으로 그녀의 치파오 상의를 단숨에 찢어 버렸다. 그러자 붉은 피딱지가 작게 내려앉은 정 수연의 한 쪽 젖가슴이 드러나 출렁거렸다. 

“개새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거실로 나가기위해 급하게 몸을 돌렸다. 그때 그가 나의 손목을 움켜 잡았다.

“안돼....지금 들키면 안돼!!!”

그는 나의 손을 놓아 주지 않았다.

“아아악.....”

윤 성득이 정 수연의 상처 입은 그 가슴을 거칠게 움켜지고서 굵은 혀를 길게 빼어 그녀의 목덜미를 핥기 시작했다.

“아아....제발......제발.....하지마.........”

“가만히 있어! 얼굴 반반하다고 예쁘다 예쁘다 해주니까. 이 년이 지 주제도 모르고.....너는 창녀야. 그것도 아주 더러운 창녀, 원숭이 같은 태국 놈들에게도 보지 벌려주는 년이 어디서.....” 

윤 성득은 정 수연의 몸에 올라타 집요하게 움직였다.

윤 성득은 두 손으로 정 수연의 다리를 활짝 벌려놓고 그녀의 속살에 자신의 물건을 꽂아 넣으려고 오랫동안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활발한 움직임은.....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윤 성득의 몸이 정 수연의 몸을 덮은 채, 축 쳐져 있었다. 

정 수연은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급하게 그 좁은 공간을 벗어나 거실로 향했다.

정 수연은 윤 성득의 육중한 몸에 깔린 채 그대로였다. 나는 정 수연의 몸에 올라타 있는 윤 성득의 머리칼을 신경질적으로 잡고 옆으로 끌어 내렸다.

정 수연이 입고 있던 치파오 아랫단이 허리까지 말려 올라가 있었다.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그녀의 젖은 속살이 보였다. 속살 입구가 윤 성득이 거친 손길 때문인지 군데군데 붉게 상처가 나있었다.

꼭 감고 있던 정 수연의 눈이 천천히 열렸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여 금방이라도 아래로 타고 흘러내릴 것 같았다.

나는 정 수연을 안아 올렸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 고여 있던 눈물이 일시에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소파에 그녀를 조심스레 눕혔다. 

“야! 김 치우. 지금 나가면 안 된다니까.......어어......”

급하게 나를 쫓아오던 그가 소파에 젖가슴을 드러낸 채 누워있는 정 수연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어머!!!”

그를 본 정 수연도 마찬가지였다. 정 수연은 서둘러 소파에서 일어나 말려 올라간 치파오를 아래로 내리고, 드러나 있던 젖가슴을 두 손으로 가렸다. 

“수연 씨. 내가 찾던 친구.......입니다.”

정 수연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카메라....CCTV가 있을지도 몰라....내가 확인해볼게....”

그가 거실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정 수연을 바라봤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서둘러 나의 눈을 피했다. 

그리고 나는 벽에 붙어 있던 티비를 바라봤다. 티비 아래구석에 황 경태의 검은색 USB가 여전히 꼽혀 있었다. 

나는 마치 얼어붙은 듯 그곳에 오랫동안 서있었다. 거실을 분주히 돌아다니는 그의 모습이 보였지만, 나와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정 수연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정 수연의 올림머리를 단단히 고정하고 있던 은색 비녀를 빠르게 뽑았다. 그러자 정 수연의 풍성한 머리칼이 부드럽게 아래로 흐트러지고 있었다.

나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악마가 있는 곳으로......

“안돼요!!!”

정 수연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야! 임마! 김 치우!!”

그의 목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이미 그때 나는 악마가 있는 그 문을 열어젖힌 후였다.

황 경태가 커다란 침대 위에 다리를 벌리고 가지런히 누워있었다. 한 여자가 황 경태의 몸에 올라타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황 경태의 성기가 식어버린 여자의 구멍에 살짝 박혀있었다.

나는 천천히 침대위로 올라갔다.

황 경태의 몸 위에 올라타 있던 여자를 발로 밀치자 그 여자가 장난감 인형처럼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나는 벌거벗은 황 경태의 배위에 올라탔다. 그의 앞 머리칼을 잡고 왼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의 오른쪽 목덜미에 불룩하게 솟아있는 시퍼런 핏줄이 보였다. 

“안돼요! 아악!!!”

뒤에서 찢어질 듯한 정 수연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내 손에 쥐어진 은색의 반짝이는 그것이 천천히 위쪽을 올라갔다. 그때서야 내 마음이 평온한 안식을 맞이하는 것만 같았다.

순간, 내 손에 단단한 사슬이 감겨 있는 것 같았다. 그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갑자기 누군가의 소리가 멀리서 메아리치듯 들렸다.

“.........안돼. 김 치우!!!”

그가 침대에 올라와 뒤에서 나의 그 손을 두 손으로 꽉 잡고 있었다.

“너......정말....이럴래? 정신 차려!!!”

고개를 돌려 보니 정 수연이 지옥의 문 입구에 서서 두 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감싸고는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내 눈에서 얼어버린 눈물 한 조각이 침대위로 떨어져 내렸다. 

나는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어떻게 그 방을 빠져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정 수연이 내 옆에 앉아 있었고,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거실에는 적막만이 흘렀다. 정 수연이 고개를 돌려 나를 가끔씩 보는 것 같았다.

“김 치우. 가자. CCTV는 없다. 그리고 동영상들도 찾을 수가 없어. 씨발....”

나는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 검은 백팩을 열어 분홍색 가루약을 한 봉지 꺼낸 후 정 수연에게 내밀었다.

“수연 씨. 잘 들어요. 우리가 가면 이 약을 티스푼으로 한 스푼만 물에 타서 마셔요. 그리고 황 경태 방에 가서 자요. 

황 경태와 윤 성득은 아마도 오늘 있었던 일들은 잘 기억하지 못 할 겁니다. 아침에 수연 씨가 깨어나면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하세요.

그리고 남은 약은.....남자들이......수연 씨를......힘들게 할 때......” 

나는 차마 뒷말을 이어 갈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정 수연의 삶에서 오늘처럼 그녀가 사내들을 받아들일 날들이 지속될 것을 알기에.....그 사실이 너무 서글펐기 때문이었다. 

소파에 앉아 있던 정 수연이 입술을 꼭 깨 물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정 수연을 이곳에 홀로 남겨두는 것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말했듯이 이런 삶 또한 자신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자...이제 그만 가지. 너무 늦었어.”

그가 말했다. 

나는 잠시 정 수연을 바라보다 그를 따라 거실을 나섰다. 그가 앞서 구석에 있던 문을 열고 거실을 빠져 나갔다. 

거실 중간에서부터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질 않았다. 바로 앞에 거실을 빠져 나가는 나무문이 보였다.

그때....

“저...저기... 치우 씨!”

개미 같이 작은 정 수연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네...네에?”

나는 뒤를 돌아 정 수연을 바라봤다. 정 수연은 조금 전 앉아 있던 소파에서 몇 걸음 걸어와 떨리는 눈으로 나를 보며 우두커니 서있었다. 그녀는 찢어진 치파오 사이로 가슴을 그대로 드러낸 채 그렇게 서있었다. 

“치...치우 씨...나도....가고 싶어요. 나도 여기 떠나고 싶어요. 흐흐흑....제발 이곳에서 저를 벗어나게 해주세요. 제발 나를 데리고 가주세요....이 지옥 같은 곳에서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정 수연의 갑작스런 울음소리 때문인지 문을 빠져 나갔던 그가 급하게 다시 들어와 놀란 눈으로 나와 정 수연을 번갈아가며 보고있었다.

“치우 씨.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아무것도 방해하지 않을게요. 그냥 저를......이곳에서 데리고 나가주세요......저는 혼자서.....갈 곳이....없어요.......엉엉.....흐으윽.....엉엉엉.......”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마치 엄마를 잃어버린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그렇게 서럽게......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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