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8화 (28/177)

Metamorphosis (9)

내 귀를 틀어막았음에도 은비의 신음소리가 옅게 들려왔다.

나는 그 영상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지금 내 마음속의 감정을 단순화하여 표현한다면 천박하게도 ‘화가 났다’ 였다. 

사랑하는 내 여자가 여행지에서....그것도 약혼을 기념해서 온 여행에서, 몇 번 보지도 않은 낮선 남자와 섹스를 나누는 장면을 본다는 것은 나에겐 견딜 수도, 용납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 시작은 약물이었고 협박이었다.

하지만 은비가 황 경태의 목을 두 팔로 감싸 안고, 본능적으로 그의 몸을 고스란히 느끼며, 그의 움직임을 돕기 위해 다리를 벌려주는 것을 봤을 때......나로서는 죽고 싶을 만큼 너무나 참담한 심경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옅게 들려오던 은비의 참혹한 소리가 언제부턴가 들리지 않았다.

너무나 두려웠지만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시야가 어른어른 거렸다. 내 눈에서 쉴 새 없이 아래로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급하게 훔쳐냈다.

그가 나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에게 향한 그의 그 눈빛이 지금 내 모든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고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나에게 뭐라 말하기 위해 입술을 떼었다가 다시 생각이 바뀌었는지 깊은 한숨만 한번 내쉬었다.

나에게 지옥을 선사한 거실로 시선을 돌렸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위스키가 거의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정 수연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한 여자가 술에 취했는지 내가 술에 태운 약에 취했는지 모르겠지만 소파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황 경태의 시선이 여전히 티비에 향해 있었다. 그의 바지 지퍼 사이로 튀어 나온 발기된 물건을 그는 손으로 움켜잡고 있었다. 그의 물건 끝 구멍에 투명한 물이 흘러나 귀두를 적시고 있었다. 

윤 성득의 시선 또한 티비에 꽂혀있었다. 그의 사타구니에 한 여자의 얼굴이 박혀 있었고 그는 그 여자의 뒤 머리칼을 손으로 쥐어 잡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시선이 향해있는 티비로 눈을 돌렸다.

“하아...하아...하아........”

황 경태가 은비의 얼굴 바로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거친 숨을 내쉬며 은비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과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물건 끝을 타고 흘러내린 하얀 정액의 흔적이 보였다. 

“하아.....하아.....하아....하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은 침대에 누워있는 은비도 마찬가지였다. 은비가 깊은 숨을 내쉴 때 마다 그녀의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 가슴이 높게 솟아올랐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은비는 아직 그 여운이 남아 있는지 황 경태가 자신의 몸을 떠났음에도 두 다리는 벌어진 채 허공에 떠있었다.

황 경태가 침대에서 일어나 카메라를 가지고 다시 돌아왔다. 그는 카메라를 위로 들어 올려 은비를 비췄다.

진한 정액 한 줄기가 은비의 새하얀 배와 가슴에 길게 일자로 그려져 있었다.

은비의 얼굴은......

황 경태가 뿌려놓은 정액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은비의 왼쪽 눈은 흘러내린 정액이 몰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고, 그녀의 볼과 입주위에도 많은 양의 정액이 아래로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황 경태가 은비의 왼쪽 눈을 뒤덮고 있던 자신의 정액을 손으로 조심스레 닦아 냈다. 그러자 은비는 감고 있는 눈을 천천히 떴다. 

은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을 촬영하고 있던 카메라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그런 은비의 눈빛과 표정이 너무나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황 경태는 급하게 카메라를 침대 옆으로 내려놓았다. 그러자 은비의 얼굴과 은비를 내려다보는 황 경태의 얼굴만이 화면 가득 보였다.

“하아....하아......너는......너는.....정말..........너 같은 여자는 정말.....처음이야.....”

황 경태가 더 이상 말을 있지 못했다. 은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내려다보는 황 경태와 눈을 맞췄다.

황 경태의 얼굴이 은비의 얼굴로 향했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황 경태가 자신의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은비의 입술을 정성스럽게 빨며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황 경태의 혀가 은비의 붉은 입술 사이를 겨우 비집고 들어갔다. 그러자 모여 있던 정액이 흩어져 황 경태와 은비의 입술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힘겹게 열려버린 은비의 입술 사이로 황경태의 굵은 혀가 깊게 들어가 한참을 머물렀다. 그리고 잠시 후 은비의 분홍색 혀가 황 경태의 입속으로 깊게 빨려 들어갔다가 이내 다시 제자리도 돌아갔다.

은비의 눈가에 맺혀있던 굵은 눈물 한 방울이 하얀 정액의 흔적을 지우며 얼굴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티비 화면은 다시 파랗게 변했다. 

“치....치우야....너 괜찮니?”

내 옆에 있던 그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내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나는 대꾸를 하지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가 너무나 따스하게 들렸다.

거실에는 한동안 정적만이 흘렀다.

황 경태와 윤 성득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 있었다.

윤 성득이 쥐어 잡고 있던 여자의 머리를 들어올렸다. 그러자 그 여자가 입에서 한 움큼의 정액을 토해냈다.

윤 성득의 물건 전체가 자신의 정액으로 뒤덮여 있었지만 여전히 꼿꼿하게 서있었다.

“흐음.....형님......어떻....습니까?”

황 경태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음.........음음....”

윤 성득이 목이 막혔는지 헛기침을 했다.

“저 여자애가 몇 살이라고 했나?”

“스물여섯입니다.”

“허허.....가...가슴은 손 댄 건가?”

“아니요. 자연산 그대롭니다.”

“어린 아가씨가 어떻게 벌써..... 얼굴에 색이 보이는지 모르겠네.....”

“네?”

“너 말대로 여자 몸을 보니 사내 손을 거의 타지 않은 것 같은데......어떻게 저렇게....”

윤 성득의 뒷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었다. 

윤 성득이 테이블에 있던 가득 찬 술잔을 들어 한 번에 마셨다. 그 모습을 본 황 경태 또한 자신의 마지막 술잔을 비웠다.

“경태야.....저 아가씨....내가 한번 만나 볼 수 있을까?”

“네?”

황 경태가 술에서 깬 듯 화들짝 놀랐다. 

“녀석.....하하.....내일 이야기하지.......경태야 그런데 왜 이렇게....잠이 쏟아지는지 모르겠다.” 

“아이고.....형님...저도 오랜만에 과음했더니 어질어질합니다. 잠깐만요........수연아......정 수연!!!”

황 경태가 고함을 버럭 질렀다. 그러자 잠시 후 뒷문이 열리고 정 수연이 거실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너는 어디 갔었어? 손님계신데 모시지도 않고.....”

황 경태가 짜증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정 수연은 말없이 황 경태와 윤 성득을 번갈아 보기만 했다.....무엇인가 확인하는 것처럼......

“어서....형님 안방으로 모셔”

“아니아니.....경태야...니가 안방으로 들어가라.....나는 수연이하고 할 이야기도 있고 입가심으로 맥주나 몇 병 마시고 잘란다. 들어가 쉬어라 나는 화장실 좀 갔다가.....”

“아......네....”

황 경태가 당황해 하는 것 같았다. 윤 성득이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향했다. 

윤 성득의 모습이 사라지자 황 경태가 정 수연에게 말했다.

“너 내 말 기억하지? 여기서 형님한테 대충 한번 대주고 빨리 방으로 들어와. 그리고 니 보지에 싸게 하지 말고 콘돔을 쓰든지 밖에다 싸게 해......아니면 입에 싸게 하든지......알았어?”

“오늘 자꾸 왜이래요? 이전처럼 당신이 원하던 데로 그렇게 할 거니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아요.” 

정 수연이 황 경태를 보며 쏘아 붙였다.

“뭐....뭐.....이게 돌았나? 너 정말.....” 

황 경태가 정 수연에게 다가갔다.

“둘이 뭐하나?”

그때, 윤 성득이 화장실에서 나오다 우두커니 서있는 그들을 보며 말했다. 

“아네....정리 좀합니다.....”

“그래....경태야 오늘 수고했다. 어서 들어가 쉬어라.....”

“네네. 형님도 쉬십시오.”

황 경태가 정 수연을 한번 노려보고는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의 몸은 몇 발자국 가지 못하고 힘없이 쓰러졌다.

“으하하....경태야. 이 자식....너 취했냐?”

황 경태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스스로 서있기도 위태로 워 보였다. 그러자 소파에 깊게 몸을 기대고 있던 두 명의 여자가 그를 부축해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윤 성득은 그 모습을 보고는 원래 있던 소파로가 뒤로 쓰러지듯 앉았다. 그리고 히죽거리며 정 수연을 바라봤다. 윤 성득의 물건은 여전히 발기되어 있었고 좀 전의 사정으로 인해 말라버린 정액이 허옇게 군데군데 들러붙어 있었다. 

“수연이 이리 와야지?”

윤 성득이 능글맞게 웃으며 소파 옆자리를 손으로 토닥이며 말했다.

정 수연은 윤 성득에게 다가가 그의 옆자리에 조심스레 앉았다. 그러자 윤 성득의 손이 급하게 그녀의 허벅지속으로 들어갔다.

“아......저기....윤....사장님.....아아....”

정 수연의 허벅지가 윤 성득의 손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었다.

“왜 그래? 가만히 있어봐.

“아아....아앙.....”

“으하하......벌써 젖어 있으면 어떡하나......”

정 수연의 허벅지속 깊게 박혀 움직이던 윤 성득의 손이 빠져 나왔다. 그는 정 수연의 물로 젖어 있는 손가락 몇 개를 비비며 그녀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윤 사장님. 우리 그러지 말고 술마저 마셔요.”

정 수연이 남아 있던 위스키를 급하게 그의 잔에 부었다. 그러자 잔이 넘쳐흘러 테이블을 적시고 있었다.

“어허....수연아.....그럼. 내가 이 술 다 마시면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하는 거다.”

“네.....”

정 수연의 목소리가 떨렸다.

윤 성득이 가득 찬 술잔을 단 숨에 들이켰다. 그의 입가에 미처 입속으로 삼키지 못한 갈색 위스키가 흘러 내렸다.

“팬티 벗어.”

술잔을 테이블 위에 놓자마자 윤 성득이 말했다.

정 수연의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정 수연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윤 성득을 등지고 치파오 아랫단을 조금 들어 올려 자신의 골반에 간신히 걸려있던 검은색 레이스 팬티를 벗었다. 윤 성득의 뜨거운 시선이 정수연의 엉덩이에 향해 있었다.

정 수연이 들고 있던 그 팬티를 윤 성득이 낚아챘다. 그는 작게 뭉쳐져 있던 그 팬티를 펼쳐 정 수연의 속살을 감싸고 있던 부분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으하하하........너도 별수 없는 암컷이구나......왜 이렇게 많이 젖었어?”

정 수연의 팬티 그 부분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갑자기 윤 성득이 정 수연의 팔을 거칠게 잡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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