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morphosis (6)
술에 취했는지 새빨갛게 얼굴이 변한 황 경태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정 수연이 주눅이 들었는지 고개를 숙인 채 있었다. 이따금씩 정 수연의 몸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아....어머!!!”
황 경태가 한 손으로 정 수연의 허리를 감아 자신의 몸으로 끌어당겼다. 그러자 정 수연이 황경태의 품에 완전히 안겨버렸다.
“내가 보고 싶어서 이 새벽에 여기가지 온 거야? 너 지금 젖었지? 보지 젖었지?”
황 경태의 손이 정 수연이 입고 있던 짧은 원피스 아래를 타고 들어가 몇 번을 거칠게 움직였다. 정 수연의 몸이 황 경태의 손의 움직임에 따라 들썩이고 있었다.
“아아.......아!!!”
정 수연의 소리가 창고 안에 울렸다.
“이것 봐.....젖었네. 여기에 오면서 보지에 박힐 내 자지 생각했어? 어서 말해봐!!!”
정 수연의 몸에서 빠져나온 황 경태의 젖은 손가락이 반짝이고 있었다.
“네......”
“으하하하......내가 오늘 너를 죽여줄게. 오랜만이지? 내가 너를 품는 게......”
“아악...안돼요....”
황 경태의 두 손이 정 수연이 입고 있던 원피스 윗부분을 단숨에 찢어 버렸다. 그러자 정 수연의 젖가슴이 완전히 드러나 크게 출렁였다.
“어? 뭐야 이거? 니 젖이 왜이래? 이 씨발년아.....뭐야 이거. 말해봐! 내가 없을 때 뭐하고 돌아다닌 거야? 내 허락 없이 어느 놈하고 붙어먹었어?”
황 경태가 피부가 까져 붉게 변한 정 수연의 왼쪽 가슴을 뚫어져라 보며 소리쳤다.
“그.....그게...아니에요.....그날.....경찰.......”
“뭐? 정말이야? 이 씨발새끼들이 몸에 상처 내지마라고 그렇게 말했는데....개새끼들......”
황 경태의 얼굴이 정 수연의 상처난 가슴을 자세히 보려는지 그곳으로 다가갔다.
“아아악!!!”
생전 처음 들어보는 고통으로 가득 찬 여자의 절규였다.
상처 입은 정 수연의 젖가슴을 황 경태가 거칠게 빨고 있었다......아니.....내가 했던 것처럼 입을 오물거리며 가슴을 치아로 씹고 있는 것 같았다.
“아아...악..........아파......하지마......”
정 수연이 가까스로 자신의 가슴을 물고 있는 황 경태의 얼굴을 밀어 냈다. 정 수연의 유두에 한 방울 피가 맺혀 뽀얀 젖가슴의 굴곡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그 새끼들은 니 젖탱이를 이렇게 만들어 놨는데......나는 그러면 안돼? 이게...주인도 몰라보고.......”
황 경태가 손을 들어 내리치려하자 정 수연은 그것을 피하려는지 온 몸이 움츠려들었다. 그런 정 수연의 모습이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빨아!”
정 수연의 눈길이 내가 숨어있는 곳에 잠시 머물렀다 이내 떠났다. 그리곤 검은 흙으로 된 바닥에 조심스레 무릎을 꿇어앉았다.
작은 두 손으로 황 경태가 입고 있던 바지와 속옷을 풀어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은비의 속살을 오랫동안 드나들던 검붉은 황 경태의 발기된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 수연은 한 손으로 황 경태의 성기를 잡은 채, 그것을 자신의 입속으로 넣었다. 그리고 두 눈을 감았다.
“으......으아.........으아.....”
정 수연의 입속으로 물건이 깊게 빨려 들어갈 때 마다 황 경태의 입에서 굵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아.....악”
황 경태가 흐트러진 정 수연의 뒤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쥐어 잡았다. 그의 물건을 입속에 가득 담고 있던 정 수연은 급하게 그것을 뱉어내고 고통스러운 소리를 토해냈다.
잠시 후 정 수연의 얼굴이 다시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정 수연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머리채를 잡고 있는 황 경태의 손아귀 힘에 따른 움직임이었다.
“아.....역시...너는 잘 빨아.....나는 니 보지도 좋지만, 입이 더 좋아.....으아.....으아......”
정 수연의 얼굴이 점점 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변해갔다.
“으....아.....조금 더 오므려서 조여 봐........이빨로 살살 긁으면서.......으아.......그래...그렇지......”
정 수연은 황 경태의 손길에 따라 움직이는 마치 생명이 없는 예쁜 인형처럼 보였다.
정 수연의 머리채를 쥐고 있던 황 경태의 손이 그녀를 풀어 주었다.
“켁.....켁......”
정 수연은 숨이 막혔는지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막혀 있던 숨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끝나면 안되지.....아직 시간이 많은데.....천천히 즐기자고...너는 이층에 가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다시 내려와. 그리고 화장도 말끔하게 다시하고.....중요한 손님하고 있으니까. 알았어?”
황 경태가 흙바닥에 쓰러져 있는 정 수연에게 말했다. 하지만 정 수연의 시선은 여전히 바닥을 향해 있었고 그에게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30분 있다가 거실로 내려와”
황 경태는 선반에 있던 술병 하나를 꺼내 들고서 거실로 들어가 버렸다.
내 심장이 뜨거웠다.
정 수연과 이곳에 함께 온 것이 너무나 후회되었다. 그리고....미안했다.
하지만 궁금한 것도 있었다.
왜 여기에 황 경태가 있고, 정 수연은 이곳을 잘 알고 있는지.....그리고 다급하게 전화를 했던 그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그 모든 것이 궁금했다.
정 수연은 바닥에 쓰러진 듯 그렇게 앉아 있었다. 맨 살이 드러난 그녀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나는 숨어 있던 곳을 조용히 빠져 나와 정 수연에게 다가 갔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미안...해요. 괜히.....나 때문에......”
너무 긴장을 한 탓인지 목이 막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정 수연이 힘겹게 얼굴을 들어 나를 바라봤다.
정 수연의 얼굴은.......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사람들의 얼굴 중에 가장 슬픈 모습을 하고 있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렸고 입술 주위가 붉게 변해 파르르 떨고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평생 지워지지 않게 내 심장에 깊게 파고드는 것만 같았다.
나는 정 수연의 곁에 앉아 그녀의 허리를 살며시 감고서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투명하게 반짝이던 정 수연의 무릎과 종아리는 더러운 검은 흑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손으로 살살 털어 내주었다. 그러자 내 손등 위에 정 수연의 뜨거운 눈물이 계속 떨어졌다.
정 수연의 찢어진 원피스가 그녀의 골반에 걸쳐져 있었고 브래지어는 완전히 두 조각으로 분리되어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갑자기 정 수연이 나에게 와락 안겼다.
“흐흐흑......흐흑.......나는......나는.......”
정 수연의 맨살이 내가 입고 있던 얇은 티셔츠를 통해 내 몸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는 말없이 정 수연을 안아 주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다시 황 경태가 오지는 않을까 두려워질 찰라 정 수연이 나에게 안긴 채 말했다.
“돌아가세요....위험해요. 여기 있으면 안돼요. 제 차를 가지고 파타야로 돌아가세요.”
나에게 안겨있던 정 수연의 두 팔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곤 그녀의 두 팔이 스르륵 풀려 내 품을 벗어났다.
“나는 떠날 수가 없어요. 갈 곳도 없고요. 그냥 이렇게........이렇게 사는 거 외엔 방법이 없어요.”
“수연 씨.....”
“나를 불쌍하다 생각하진 말아요. 내가 이렇게 된 건 모두 내 결정이었어요. 그러니까.....나를 동정하지 말아요.......돌아가세요......그리고 은비일은.....미안해요.....한국으로 돌아가시면 은비를 잘 보살펴 주세요. 상처받지 않게......”
정 수연이 구석에 있던 작은 계단으로 걸음걸이를 옮겼다. 그녀는 계단에 한 발을 올려놓고서 고개를 돌려 나를 잠시 바라보다 이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너무나 많은 말들을 내게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어디에 있는지 걱정이 되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맞은편에 있던 붉은색 문으로 내 시선이 향했다.
“헛!!!”
하마터면 나는 뒤로 주저앉을 뻔했다. 넘어질 듯 몇 발자국 뒷걸음질 쳤다. 나는 한 손으로 내 입을 가까스로 막아 새어나오던 소리를 간신히 막았다.
붉은색 문 위쪽 뚫려있는 공간에 붉게 충열 된 눈동자 하나가 깜빡이며 나를 보고 있었다.
“야....김 치우! 나야 나......”
붉은 문 안에서 목소리를 죽여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였다....
“빨리 문 열어줘. 씨발....이거 밖에서 열 수 있는 문이야.”
나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그곳으로 다가갔다. 손잡이는 평범한 문에 달린 그것과 동일했다. 손잡이를 잡고 아래로 내리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휴.....”
그곳에서 빠져나온 그가 다행이라는 듯 크게 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왜 여기에 있어요?”
“그게.....황 경태 저 새끼 미행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숨어 있었는데. 그 개새끼가 갑자기 이리로 들어오는 거야. 정신없이 저리로 들어갔더니 제길..... 문이 안 열리잖아.......아마도 저 곳에 여자들을 가두어 놓았던 것 같아......저 안에 여자 팬티...속옷들이 여러장 널 부러져 있는 거 보면......”
“여하튼 다행입니다. 다친 댄 없고요?”
“나는 괜찮아.....그런데 왜 정 수연이하고 여기 같이 왔어? 그리고.....왜 정 수연이가 너한테 안겨서 이상한 소리 하는 거야? 너.....혹시 정 수연이 하고 잤어?”
나는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런 거 아닙니다. 말하기 기니까. 일단 나갑시다.”
“안돼......저 새끼 더 지켜봐야 해....이런 좋은 기회는 앞으론 다시 없어”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이리 따라와 내부를 볼 수 있는 장소를 알아”
그가 서둘러 정 수연이 올라간 계단 쪽으로 향했다. 계단 옆에 좁은 공간이 있었다. 그가 그 속을 비집고 들어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나도 그를 따라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간 곳은 1층과 2층 사이의 쓸모없는 공간......기어서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다.
그가 자리를 잡고 조금 열려 있던 유리 창문을 천천히 열었다.
그러자 황 경태의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환한 실내의 모습이 보였다.
거실같이 꾸며진 정중앙에 소파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곳에 앉아 있는 두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황 경태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내였다. 그 사내의 희끗한 머리를 보아 나이가 조금 있는 듯 했다.
황 경태 옆에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 사내의 양팔에 두 여자가 안겨 있었다.
여자들은 너무나 짧은 하얀색 숏 팬츠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상체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이었다. 여자들은 하나같이 날씬한 몸매에 비해 가슴이 너무 컸다.
한 명은 태국 여자인 것 같았고 나머지 두 여자는 한국 여자인지 일본 여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경태야! 고맙다. 지난달에 보내준 아가씨들 때문에 이제야 자리를 잡았어. 애들 상태가 좋으니까 손님이 몰리기 시작하더라고......크하하.”
“아이고 형님. 별말씀을 내가 형님한데 진 빚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죠.”
“아.....아잉.....오빠......”
머리가 희끗한 남자가 옆에 있던 여자의 가슴을 움켜쥐자 여자의 젖은 소리가 들렸다.
“경태야. 너는 참 대단한 놈이다. 한국에서 사고치고 쫓기듯 여기에 와서 이렇게 자리를 잡았으니.....너는 동생이지만......정말 대단한 놈이야....”
“하하하...형님도 무슨 말씀을......우리는 이제 진짜 형제입니다. 앞으로 많이 도와주십시오.”
그 둘은 넘칠 듯 찰랑이는 술잔을 부딪친 단숨에 마셔버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들이 안주를 집어 먹여주고는 하얀 냅킨을 들고 그들의 입을 살살 닦아 주고 있었다.
“미친놈들.....”
내 옆에 엎드려 있던 그가 말했다. 나는 그의 목소리가 안쪽에 들릴까봐 노심초사 했지만 다행이 그들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형님.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뭔데?”
“얼마 전에......파타야에서 여자를 하나 낚았어요.”
“으하하하......니가 그런게 한 두 번이냐? 그런데 보고까지 한다니 썩 마음에 들었는 모양이지?”
“형님! 마음에든 정도가 아니라 완전......뭐라고 해야하나.......그년을 다른 놈에게 뺐기기 싫을 정도로....여하튼....그랬습니다.”
“허어....그 정도였나? 자세히 얘기해봐.”
“약혼한 남자하고 같이 여행을 왔더라고요. 나이는 스물여섯이고 영어 선생이랍니다. 그런데 그년이.....생긴게 얼굴도 이쁘고 키도 크고 몸매, 피부까지...입댈 것 없을 정도로 완벽해요.
더군다나 남자하고 자본적이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남자 좆 맛을 잘 모르더라고요. 그러니까 몸이 얼마나 깨끗하겠습니까?
그런데 정말 놀라운 건, 이 년 보지는 완전 능구렁이 같은 창녀더라고요. 형님 제가 어떤 놈인지 잘 아시죠? 그런 제가 이 년 보지에는 5분을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흔히 명기라고 하죠? 명기도 보통 명기가 아닙니다......그런 년은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그래? 그 정도였어? 니가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 궁금하구만....”
“으하하하.....조금 있다가 그때 찍은 동영상 보여 드리겠습니다. 참.....말나온 김에 그년한테 전화나 해볼까요?”
황 경태가 스마트폰을 꺼내자마자 그의 손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스마트폰을 테이블위에 올려놓았다.
잠시 후 익숙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좋아하는 한 여가수의 노래......
내가 그녀에게 전화걸 때마다 기분 좋게 해주고 싶다고 입력한 그 컬러링이........이곳에 울렸다.
내 눈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벌어진 입술사이 치아가 서로 맞부딪쳐 달달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고개를 돌려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